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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꿈꾼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는 직접 떠나는 것말고 상상 속의 여행을 즐긴다. 그래서 요즘 즐겨 읽는 책은 여행 에세이. 여행지 자체의 정보 보다는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적은 작가의 생각을 읽는다. 여행을 하고 나서의 생각은 확실히 사람의 생각을 깊게 해준다. 다양한 세상을 보면서 마음 속에 산만하게 담긴 생각이 정리된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우물 밖으로 뛰쳐 나가는 것은 우물 안의 개구리들에게는 위험천만한 일이겠지만, 우물 밖에서 보면 아무 것도 아니다. 그것은 개구리를 멋진 왕자로 변신시켜주기도 하는 일이고, 또다른 생을 살아볼 경험을 선사해주는 일이다.
저자의 책은 <떠나라, 외로움도 그리움도 어쩔 수 없다면>으로 처음 접했다. 그 책을 읽으면서도 지금 이 책을 읽고도, 나는 비슷한 생각에 잠겼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외치면서도 사회적 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나이에 얽매이게 되는 현실을 느낀다. 서른을 앞두고 있었을 때 불안초조했던 심정을 기억한다. 오히려 서른이 넘어가면서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꼈는데, 마흔이 다가오니 다시 불안초조해진다. 숫자에 불과하다는 나이의 문턱에서 방황하게 된다. 아무렇지도 않다고 스스로 다짐하지만, 이미 마음은 마구마구 흔들리고 있나보다.
이 책 <떠난 뒤에 오는 것들> 표지에 보면 여행에서 찾은 100가지 위로 라는 말이 적혀있는데, 이것이 위로인지 아닌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저 책 속의 사진과 글을 보며 지난 날을 떠올리고, 여행을 기억하며, 스스로의 시간을 점검해보는 것이 위로라면 위로일 것이다. 여행을 할 때 지나다니는 여행 경로라든가 비용 등은 결코 중요한 것이 아니고, 마지막까지 기록에 남겨야할 것은 여행 중의 생각이라는 것이 새삼 느껴진다. 여행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희미해지니 더욱 그런 생각이 커진다.
따뜻한 봄날이 오면 배낭을 꾸려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서른의 나이가 지금 생각해보면 풋풋한 때라는 것이 새삼스러워지니, 마흔의 나이도 언젠가 떠올려볼 때 여행다니기에 젊은 날이었다고 회상하게 될 것 같다.
여행이 누구에게나 똑같은 감동을 주지 않는다. 내 머릿속에 내 마음에 무엇이 들었느냐에 따라 담기는 것도 다른 것이다. (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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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람작가의 책을 기다려 왔기에, 신간 소식을 듣자마자 서점으로 달려갔다. 에세이 코너에서 눈에 띄는 예쁜 표지의 책. 보자마자 마음에 가을 바람이 부는 것 같았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떠난 뒤에 오는 것들을 담았다. 굳이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감성들... 지날칠수도 있었던 소중한 감정들을 저자는 짤막한 글을 통해 일깨워주고 있다. 예를 들어, 낡은 골목길에 앉은 연탄더미 위에서 부모님의 추억을 꺼내주었고, 갈대와 눈과 낙엽들에서 사랑했던 감정들. 이별을 담담하고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 사랑이 왔을때 머뭇거리지 말고 돌진해야 하는 ... 인생에서 놓치기 쉬운 것들을 작가는 반드시 꼭 붙들라고 말해준다. 목차는 순서에 상관없이 아무 페이지나 펼치면 잔잔한 사진과 에세이가 펼쳐진다. 작가의 담백하고 담담하고 소박한 시선이 참 좋았다. 나도 노트를 꺼내 글을 끄적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
![]() 글은 주제마다 두 페이지를 넘지 않는다. 나처럼 지루한걸 못참는 사람들에게는 술술 읽히면서도 결코 낼름 한번에 다 읽기는 또 아까운 책이다. 여행에세이라고 하기엔 수필에 가깝고 수필이라고 하기엔 시에 가까운 글들. 여행가고 싶다고 불쑥 욕구가 치밀어 오르다가도 내가 사는 곳에서 여행같은 감성을 지니며 열심히 살아야지 라는 생각도 들고... 떠나기와 머물기를 적절하게 섞어 놓은 책이다. 이 책 추천사에 ,, 여행이 사랑에게 말을 거는 풍경들이라고 쓰여있는데 딱 맞는 말 같다. 이하람 작가도 책에서 이 책은 풍경의 목소리를 받아 적은 노트라고 했다. 우리 주변에 이토록 눈부시고 눈물나는 풍경의 이야기가 있었다는 게 놀랍고 감동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