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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듣는 사람은 부처가 귀에 있다 하고 조선 시대 역관 출신의 시인 이언진의 시다. 부처는 독경에도 설법에도 있지 않다. 마음 바깥에서 부처를 찾는 짓은 미망이요 어리석음이다. 오직 묵조의 선을 통해 내 안의 부처를 찾을 수 있을 뿐이다. 김호귀의 『묵조선』(도피안사, 2012)은 선불교의 역사와 유래를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다소 학구적인 성향이 있어서 처음 접하는 입문자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척 정리가 잘 되어있는 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불가의 선수행이 마음챙김의 수양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불법과 선수행에 관심이 있다면 전반적인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참고할 가치가 있다. 불교는 깨침의 철학이다. 지혜와 자비가 깨침의 내용이고, 중생격에서 불격으로 진화하는 인격화의 구체적인 실현이 지혜와 자비의 보살행이다. 출가 후 붓다의 수행과정은 크게 요가수행(수정주의), 고행(고행주의), 선정(선정주의), 성도의 단계로 구분된다. 수정주의修定主義는 몸을 움직이지 않고 호흡을 가다듬어 정신적으로 망념과 망상이 사라지고 순수한 정신의 경계까지 들어가 오로지 정신적 자유를 지향하는 것이다. 고행주의苦行主義는 해탈을 얻는데, 정신을 장애하는 육체로 인해 부자유하고 윤회하므로 육체를 철저하게 괴롭혀 정신의 자유 및 그로부터 해탈을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을 내세운다. 선정주의禪定主義는 육체와 정신의 조화를 통한 해탈의 방법으로, 사선수행四禪修行으로 정리된다. 초선은 번거로운 현실을 벗어나 고요한 경지를 맛보는 경험이다. 일상생활의 망념을 벗어나 기쁨과 즐거움을 경험하는 것으로, 이생희락離生喜樂이라 한다. 제이선은 선정을 통한 기쁨과 즐거움의 경험으로 정생희락定生喜樂이라 한다. 제삼선은 지속적인 선정을 통해 기쁨마저 벗어나고 즐거움만을 경험하는 경지로서 이희묘락離喜妙樂이라 한다. 희는 감각적이고 현상적인 즐거움이고, 낙은 정신적이고 지속적인 즐거움이다. 제사선은 일체의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아만과 의심을 깡그리 여의고, 앞에서 경험했던 즐거움마저 벗어나 모든 사념이 고요해지는 적정상태인 사념청정捨念清淨의 경지다. 분별적인 고와 낙을 초월하기 때문에 불고불락不苦不樂이라고도 한다. 붓다는 제사선에서 사마타[止]와 위빠사나[觀]의 중도균형을 바탕으로 깨침을 완성한다. 사선은 이후 사정四定이 더해져 '사선팔정'이라는 수행계위修行階位로 정립된다. 사정은 공무변처정空無邊處定, 식무변처정識無邊處定,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이다. 사선은 욕계와 색계에서 터득하는 선정이기에 사색계선四色界禪이라 하고, 사정은 무색계에서 터득하는 선정이기에 사무색정四無色定 혹은 사공정四空定이라고도 한다. 여기에 아홉째에 해당하는 멸진정滅盡定을 합하여 구차제정九次第定이라 한다.
공무변처정空無邊處定은 색에 집착하는 생각을 버리고 무한한 허공을 관찰하여 그 경지에 안주하는 경지다. 식무변처정識無邊處定은 외면적인 색상을 관찰하여 그 속박에서 벗어난 경지에서 다시 주관적인 내면의 식이 증대하여 무변하다고 관찰하는 경지에 머무는 것이다.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은 식이 무변하다는 주관적인 식상마저 버리고 그 무엇에도 얽매임이 없는 무소유의 경지를 관찰하여 머무는 선정이다.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은 상의 초월과 비상의 초월이다. 멸진정은 멸수상정滅受想定이라고도 하는데, 육식의 경계에 있는 분별심과 분별심소의 모든 것을 소멸하여 일어나지 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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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묵조선의 연원과 개요를 밝힌 책이다. 중국의 선은 크게 보면 화두선과 묵조선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선 중에서 화두선이 주류이다. 우리나라 조계종은 화두선 계열이며 여러 종류의 화두선 중에서 임제선사의 전통을 이어받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일본은 조동종 계열의 묵조선을 주류하고 한다. 선심초심으로 유명한 스즈키 순류, 번뇌 리셋의 류노스스케 스님들이 모두 조동종 계열 선사라 볼 수 있다. 묵조선이 무엇을 어떻게 수행하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펼쳐들었으나 이 책은 참으로 난해하고 어려운 책이다. 이해는 독자의 몫이기는 하지만 참으로 어렵고 무슨 말이진 알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