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10.0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랑의 우주에서 한가롭게 고통을 즐기고 난 후 다시 미소지을 수 있으니 바로 행복, 단테와 사랑에 빠지다
"사랑의 우주에서 한가롭게 고통을 즐기고 난 후 다시 미소지을 수 있으니 바로 행복, 단테와 사랑에 빠지다" 내용보기
당신, 존재의 의미를 한 단어로 표현해보세요.   당신 존재의 의미를 한 단어로 뭉뚱그려 말해볼 수 있을까요.   사, 랑,     그 이상의 것도 그 이하의 것도 모두 사랑일 따름입니다.   단테에게 존재의 의미 운운하는 어리석은 질문을 할 수 있다면 단테는 아마도 이렇게 대답을 하지 않았을까 나름 상상을 해본다.   A.N. 윌슨의 [사랑에 빠진 단테]를 눈 깜짝할
"사랑의 우주에서 한가롭게 고통을 즐기고 난 후 다시 미소지을 수 있으니 바로 행복, 단테와 사랑에 빠지다" 내용보기

당신, 존재의 의미를 한 단어로 표현해보세요.  

당신 존재의 의미를 한 단어로 뭉뚱그려 말해볼 수 있을까요.

 

사,

랑,

 

 

그 이상의 것도

그 이하의 것도

모두 사랑일 따름입니다.

 

단테에게 존재의 의미 운운하는 어리석은 질문을 할 수 있다면

단테는 아마도 이렇게 대답을 하지 않았을까 나름 상상을 해본다.

 

A.N. 윌슨의 [사랑에 빠진 단테]를 눈 깜짝할 새 읽어버렸다.

550페이지의 두꺼운 책을 눈 깜짝할 새 읽는 재주 따위 물론 내게는 없다.

550페이지를 읽는 시간이 눈 한번 깜박 감았다 다시 뜨는 그 찰나처럼 짧게 느껴졌다는 말이다.

정확히는 480여페이지다.

 

단테의 [신곡]을 읽어본 적이 있던가?

있다. 하지만 지옥편과 연옥편만 흥미롭게 읽었을 뿐, 천국편을 읽으면서는 좀 졸았던 기억 난다.

잘은 모르겠지만 천재였던 거 같다는 느낌만 살포시 남아있는 걸 보면 제대로 읽지 않은 건데

그 세세한 독서의 기록이 떠오르지 않아도 그러니까 단테의 [신곡]을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 해도

전혀 쫄 일이 아니다. 읽었다면 물론 좋았겠지만 그것도 참 그런 게 이 두꺼운 책을 다 읽고난 후에도

곧바로 다시 단테의 [신곡]을 손에 붙잡고 쓰다듬고 펼쳐놓고 다시 읽고파서 어쩔 줄 몰라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하고자 했으나 나는 눈 깜짝할새 이 두꺼운 책을 읽어내느라 눈이 아주 피곤하고

눈의 피곤과는 무관하게 영혼이 둥실둥실 떠다니는 것만 같은 환희에 어쩔 줄 몰라서 [신곡]을

아직 펼치지 못한 상태이다)

 

밑줄을 긋고 또 긋다가 나중에는 힘들어서 밑줄 긋기를 포기했다.

진짜 재미있다.

이 한마디로 이 뚱뚱한 책을 다 읽고난 후 리뷰를 대신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정말 그 한마디면 족한데 성의 없다고 읽는 이들은 눈살을 찌푸릴지 모르겠지만

정말이다. 진짜 재미있다. 이 한마디면 족하다.

그러니 이후에 떠드는 잡설은 모두 잡설에 불과할 뿐이다.

 

단테의 [신곡]을 읽기 전에 단테라는 인물에 대해서 알고 있다면 신곡 읽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그런 생각은 누구나 할 것이다. 그런데 윌슨이라는 이 아저씨는 단테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그의 혀 아니 손가락에서 이 책이 나왔다는 건데 너무 쉽고 단순하게 설명을 쑥쑥 풀어내서

마치 그의 혀 위에서 잠깐 놀다 온 것만 같다. 그만큼 윌슨이라는 아저씨의 썰, 대단하다. 쨌건 다시 단테에게로.

 

그 어두컴컴했던 중세 시대를 건너오기 전 한 르네상스 인간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 바로 단테 알리기에리.

현대 이탈리아어를 만들었다 할 수 있는 인물, 165cm의 단신에 강건한 몸을 갖고 있었으나 전해지는 초상화를 보면

추남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인물, 그럼에도 당대 최고의 시인으로 인기를 누렸고 당대 정치의 한복판에 서 있었던 인물,

여성의 매력에 끊임없이 유혹을 당했으면서도 줄곧 베아트리체라는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을 죽을 때까지 놓지 않았던 남자,

여성의 선천적인 아름다움과 지성이 묶이면 세계의 최고 자리에 놓여야 한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았던 남자,

여성에 대한 사랑과 신에 대한 사랑을 완벽하게 하나된 반죽으로 치대고 또 치대던 한 인물.

이리저리 왔다갔다 살아있는 내내 일관되게 살지 않았던 모순의 대명사라고 일컬을 수 있는 인물,

자신 안의 역설을 시대의 역설과 함께 완벽하게 조율했으니 그 사람 바로 단테 알리기에리.

 

시인이자 정치가였던 단테가 인생을 딱 절반 살았다 하여 중년이 되어 인생을 뒤돌아보는 그 지난한 여정,

최고의 시인이었다 불린 베르길리우스를 길잡이로 삼아 죽음 이후의 여행길을 인생의 한 페이지로 기록했으니

그것이 바로 단테의 [신곡]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더 할 수가 없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땅을 치고 후회할뻔 했다.

이탈리아어에 대한 정열에 장작이 되어주었으니 고맙고 또 고마울 따름이다.

단테도 꼭 이탈리아어로 읽고 말아야지,

이 책을 쓴 윌슨 아저씨는 소설도 썼다는데 그가 쓴 소설도 꼭 찾아 읽어봐야겠다.

때마침 이탈리아어를 공부하고 있는 와중에 이 책이 내게 왔다.

2012년 올해 만난 책 중에 최고로 꼽고자 한다.

아직 한달 남았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큰 감동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받기는 힘들지 않을까.

때마침 나는 내 안으로 들어가서 내 안의 세계를 여행하고 있던 와중이다.

하여 이 책이 더 선물처럼 느껴진다.

때마침 시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지고 있던 중이다.

 

다시,

사랑이다.

 

"단테의 세계는 사라졌지만, 그의 시는 살아 있다. 그러나 단순히 사랑스럽고 기교 있는 운율 때문에 사람들이 읽는 시들이 있는 반면, 단테의 시는 단순히 (동시대의 유럽 대성당들에 비견할 만한) 대단한 아름다움을 지닌 미적 대상이 아니라, 세상을 읽는 하나의 방식이다." (482)

 

"추방과 유배의 시인이요, 새로운 언어의 시인인 단테는 지금 어쩌면 과거에는 하지 않았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부르크하르트는 단테가 인간의 정신이 '자신의 비밀스러운 내면세계를 의식하는 쪽'으로 나아가도록 도왔다고 보았다. 우리의 비밀스러운 내면세계에 관한 혼란은 유물론자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내적이고 정신적 자원을 가지고 있다는 확실성과 결합하여, 단테의 글, 특히 [신곡]을 지적, 정신적 자양분이 풍부한 영역으로 만든다.

 그는 전부터 거기 있어왔던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신앙을 버리고 있건 아니면 신앙으로 회귀하고 있건, 우리가 정치에 전적으로 환멸을 느끼고 있건 세상의 불의에 대한 정치적 해결책에 희망을 품고 있건, 우리가 가장 깊은 사랑을 어린 시절에 경험했건 아니면 성인이 되어 성생활의 일부로 경험했건, 단테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한 광범위한 총서(summa)에서 어떤 현대 시인보다 더 분명하게 그 주제들에 대해 말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실제로 현대 시인이다."  (484)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신곡]을 가리켜 문학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선물이라 말한다." (517)  

 

 

 

















 
v******s 2012.11.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