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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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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음식물쓰레기통에서 발견되었다. 세번째 파양되고 나서 나서 위탁부모인 이모 집으로 돌아왔다. 자신은 몰랐는데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함묵증이라는 거였다. 설이는 이모와함께 방문한 병원에서 곽은태 선생님에게 진찰을 받는다. 이름도 어쩌면 그렇게 곽은태 선생님과 잘 어울리는지 모르겠다. 곽은태 선생님은 무척 친절하다. 그래서 어느 때면 곽은태 선생님이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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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음식물쓰레기통에서 발견되었다. 세번째 파양되고 나서 나서 위탁부모인 이모 집으로 돌아왔다. 자신은 몰랐는데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함묵증이라는 거였다. 설이는 이모와함께 방문한 병원에서 곽은태 선생님에게 진찰을 받는다. 이름도 어쩌면 그렇게 곽은태 선생님과 잘 어울리는지 모르겠다. 곽은태 선생님은 무척 친절하다. 그래서 어느 때면 곽은태 선생님이 자신을 입양했으면 좋겠다. 곽은태 선생님은 자신을 입양할 생각이 전혀 없으신 걸까. 누구보다 다정하고 아이들을 어여뻐하시는 선생님인데.

 

설이는 무척 영리한 아이였다. 책을 많이 읽고 학원을 다니지 않는데도 점수가 좋은 아이였다. 입양되어 외국으로 가게 되었다고 학교에 다 알렸었는데 파양되고 나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가게 된 곳이 사립학교인 우상초등학교였다. 우상초 학부모들은 예외로 둘 수 없다며 설이의 학력 테스트를 받게 되었다. 모든 학보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려한 영어 솜씨를 발휘해 우상초 학생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교실에 들어가자 다정하신 선생님은 설이를 시현이 옆자리에 앉혔다. 시현이 문제였다. 잘생긴 외모와 길죽한 키의 시현은 우상초의 모든 것이었다. 우상초에서 6개월만 잘 버티면 될 것 같았는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립학교인 우상초등학교는 보통의 아이들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다. 벌써부터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많았고, 교육비도 무척 비싸다는 사실. 영리한 설이가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 궁금해했고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엄마들은 설이에게 관심을 두었다. 이 장면들을 보면 마케팅에 사용하는 'SKY 캐슬'이라는 드라마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소설에서 바라볼 것은 설이가 좋아해마지 않은 곽은태 선생님의 심리다. 병원에 오는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다정할 수 없는 의사 선생님이면서 왜 자신의 아이한테는 다정하지 못하는 가였다. 시현이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동영상을 아이들에게 퍼트리고 그 사건을 계기로 곽은태 선생님의 집에서 살게된 후에 알게된 사실이었다. 의사 선생님으로서의 곽은태 선생님과 시현이 아빠로서의 곽은태 선생님은 많이 달랐다. 다른 사람 같았다. 그토록 다정한 의사 선생님인데 왜 시현이에게는 시현이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하게 할까.

 

우리가 사랑이라고 이름을 부르지만, 결국엔 부모로서의 욕심일 뿐인가.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 자라 열심히 공부해 의사가 되어 성공했지만, 모든 조건을 갖춘 아이가 자신의 뜻대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 결국 부모의 욕심이잖는가.

 

 

어른들은 모두 거짓말쟁이였다. 나도 이미 굉장한 거짓말쟁이였고 어른이 될 무렵이면 완전한 거짓말쟁이가 되겠지만, 내 안에 아직 조금의 정직함이 남아 있을 때 이 문제를 얼른 해결하고 싶었다. 어른이 되면 착한 마음으로 거짓말을 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그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221페이지) 

 

위탁 부모인 이모와 함께 사는 설이가 불쌍하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부모보다 더 사랑받으며 살아왔다. 친부모와 살고 있는 아이들을 부러워했지만, 나이가 든 이모가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도 누구보다 사랑받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원하는 대로 그대로 보아주는 이모였다.

 

 

 

아이를 진정 사랑한다면 아이가 하고 싶은 하라고 말해야 하지만 부모들이 어디 그런가. 아이들 위한다는 명목으로 가기 싫은 학원을 보내고, 과외를 강요한다. 잘생기고 노래와 춤을 잘추는 시현에게 주변 사람들은 아이돌로 키우면 어떻겠냐고 그러지만 시현의 엄마와 아빠는 절대 그럴 생각이 없다. 시현의 미래를 생각한다는 이유였다. 

 

아마 시현 같은 아이가 있다면 나도 그럴지도 모른다. 그게 부모라는 것인지도. 불확실한 미래를 사는 것보다는 확실한 무언가가 되기를 바라는 게 부모의 마음이다. 그래서 시현의 부모도 이해되고 아이들의 뜻도 이해된다. 소설을 읽으며 독자로서 나는 시현과 설이를 응원하지만 시현의 부모의 마음을 모른척 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걸 해야 행복한건지 곰곰 생각해 볼 수 있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9.03.04. 신고 공감 12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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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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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에게.설아, 안녕. 잘 지내고 있니?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에게 편지를 받아 많이 놀랐지? 너는 나를 모르지만 나는 너를 조금은 알고 있단다. 어떻게 알고 있냐고? 바로 심윤경 소설가가 쓴 너의 이야기인 『설이』를 읽었기 때문이지. 감상을 먼저 말하자면 너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다가도 환해지기를 반복했단다. 어떤 장면에서는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하고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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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에게.

설아, 안녕. 잘 지내고 있니?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에게 편지를 받아 많이 놀랐지? 너는 나를 모르지만 나는 너를 조금은 알고 있단다. 어떻게 알고 있냐고? 바로 심윤경 소설가가 쓴 너의 이야기인 『설이』를 읽었기 때문이지. 감상을 먼저 말하자면 너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다가도 환해지기를 반복했단다. 어떤 장면에서는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하고 책을 들고만 있었단다. 쉽게 할 수 없는 너의 마음속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줘서 정말 고마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너의 말을 듣고 간직하고 있을 거야.

부디 힘내

라는 식상한 말은 하지 않을게.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설이 너는 씩씩하게 이모와 살고 있을 테니까. 통백 식당의 양념 돼지고기와 파김치를 맛있게 먹고 있겠지. 그런 너의 모습을 상상만 해도 즐거워. 새해 첫날 풀잎 보육원 근처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버려진 너를 원장 선생님은 설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지. 네가 간직하는 최초의 기억은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울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한 것이었어. 너는 있는 힘껏 다해 울음을 터뜨렸지. 세상의 사람들은 너를 불쌍하고 가엽게 여겼지.

괜찮다고 말해도 사람들은 너를 마음 아파했어. 따가운 시선과 의혹의 눈초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너는 공부를 잘하는 쪽을 선택했어. 사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선택보다는 선택을 당하는 쪽이겠지. 공부란 노력해도 되지 않을 때가 더 많은 법이니까 말이야. 솔직히 말하면 난 너의 명석함이 부러웠어. 네가 유기아동이든 아니든 그건 상관없어. 너는 선택을 하는 사람으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줄 아는 아이니까 말이야. 설아, 배경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야. 환경도 마찬가지야. 불우하다고 해서 전부 나쁜 세계에서 살아가는 건 아니야.

그걸 네가 증명해줬잖아. 헝거 게임을 보며 영어 공부를 하고 화장품을 사기 위해 상금이 걸린 각종 경시대회에 나가는 설이. 올림피아드 수학 문제를 너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씩씩한 설이. 그 모든 행동은 너다움을 잃지 않기 위함인 걸 나는 눈치챘단다. 나 역시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사소한 노력을 해가며 살아왔거든. 소설의 끝으로 갈수록 네가 세상에 대해 깨닫고 알아가는 것에 지지와 박수를 보냈어. 너와 나의 삶이 어느 순간 교차되고 비슷한 시간을 살아가고 있어 너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기울일 수 있었어.

공감과 연대를 보여준 너의 삶에 나는 무한한 존경을 바치며 이 편지를 마무리할게. 세상은 각박하지만 온기로 물들어 있다는 걸 알려줘서 고마워. 네가 자라는 동안 너를 지켜주고 돌봐주는 사람들이 꼭 있을 거야. 힘을 내지 않아도 힘이 나는 하루를 보내기를 바랄게. 우리는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거야. 무한정 밝은 사람으로 살아가라는 말이 아니라 너로 인해 누군가 기뻐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해.

사랑한다

는 말을 꾸밈없이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면 되는 거야, 우리의 삶은. 


s*****m 2019.06.01. 신고 공감 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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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설이] 성장 소설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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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설이] 성장 소설 읽기   이 소설은 심윤경 작가의 두 번째 성장소설입니다. 첫 번째 성장소설 <나의 아름다원 정원>의 주인공 동구와 세상 아이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고자 쓴 소설이라 합니다. 도대체 어떤 빚을 졌을까요? 동구에게 폭력을 가했을까요?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을까요? 그저 참고 살기를 원했을까요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 작가의 작가적 책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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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설이] 성장 소설 읽기

 

이 소설은 심윤경 작가의 두 번째 성장소설입니다. 첫 번째 성장소설 나의 아름다원 정원의 주인공 동구와 세상 아이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고자 쓴 소설이라 합니다.

도대체 어떤 빚을 졌을까요?

동구에게 폭력을 가했을까요?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을까요? 그저 참고 살기를 원했을까요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 작가의 작가적 책임과 책무가 무엇일지 궁금하였습니다.

 

소설의 시작에서부터 은밀한 긴장이 흐릅니다. 아이들이 하는 짝짓기 놀이가 이렇게 잔인한 놀이였을까요 

 

어지럽게 춤을 추다가, 서로서로를 흘끔흘끔 쳐다보다가, 선생님이 호명한 숫자대로 뭉쳐야 하는데. 나만 짝이 없다! 서로서로 끌어안고 또 밀쳐내기도 하고. 그렇게 숫자대로 뭉치기 위해서 맹렬한 시선들이 엇갈린다. ‘얘랑 뭉칠까, 말까?’ 그러나 나는 그대로 얼어붙는다.

 

짝짓기 놀이라는 무리에서 아무에게도 속하지 못한다는 공포. 그 공포의 위력은 대단하다. 짝짓기 놀이를 하다가 방 한가운데서 오줌을 싸고 만다.

 

, 여기까지 읽다가, 이 소설 심상치 않구나, 그렇게 보이는, 또는 대놓고 직접적으로 행하는 폭력이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서술자 의 상황과 태도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서술자이자 주인공인 나(설이)는 정말 대... 아이입니다.

 

버려진 아이! 그것도 설날 아침에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아이.

그리고 파양 세 번!!

그런데, 아주 똑 부러집니다. 상황과 매락 파악 능력이 뛰어나서. 본인이 어떤 사건(사태)에 놓여 있는지, 또 그 이후의 할 일을 잘 압니다. 독특하고 당당하고 다부진 아이입니다. 그런데 진짜 이 소녀 설이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내 피부엔 보이지 않는 촉수가 촘촘히 자라 있었고 내 배 속은 온통 휘발유였다.” (55)

 

어쩌면 초등학생이 감당할 수 없는. 그야말로 어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들. 그에 더하여 부모에 대한 원망과 분노, 그리움까지 설이가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요 

 

나는 예쁘고 아무 생각 없는 별이 되는 대신 피곤하고 부끄러운 유기아동이 되어서 세상의 몫이 되어야 마땅할 창피함을 대신 짊어졌다. 과연 이 바보 같은 세상은 그런 생각을 해보기나 했을까? 자기들이 나에게 얼마나 큰 빚을 지고 있는지 알기나 하려는지.” (27)

 

세상이 설이에게 얼마나 많은 빚을 지었을까. 감히 상상도 못할 영역입니다. 우리는 설이가 되어 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세상은 설이에게 빚을 아주 아주 많이 졌습니다. 소설의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그 빚은 쌓이고 쌓여서. 그래서 이모의 편지글이 등장하는 순간에 터지고 맙니다. “내 아가 설아. 그동안 이모가 너에게 했던 모든 거짓말을 용서해다오.” 라는 시작 문장을 읽으면서. ‘, 그랬구나. 그랬어. 설이에게 세상은 어마어마한 빚을 졌구나. 그 빚을 대신하여 설이가 그 엄청난 수모와 창피함을 짊어져야 했구나.’ 확인하기 시작했고. 그리고는 결국 미안하다, 설이야.”라는 말이 쏟아지고 말았습니다. , 이게 결국 심윤경 작가의 작가적 책임에 대한 고백 같은 것인가, 그런 느낌도 들었구요.

 

그리고 이모라는 인물. , 이 순박하고 속 깊은 담담한 인물, 대가를 모르고 줄 줄만 아는 진짜 사랑을 실천하는 이모님. 소설을 읽는 동안 문득문득,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동백이 엄마 이정은 배우도 떠오르고. ‘나의 아저씨의 고두심 배우도 떠오르고. 나의 친 이모도 떠오르고. 그러더니 가슴이 뭉클뭉클... 눈물이 흐르고 말더라구요.

 

설이에게 이모가 없었다면. 설이의 성장은 풀잎 보육원에서 멈춰 버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작가님이 설이에게 이모라는 인물을 곁에 있게 해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설이를 받아들이는 이모의 소박하지만 넉넉한 품이 정말 좋았습니다.

보육원! 아무니 좋은 시설이라 하더라도. 가시적인 결과만을 중요시 여겼던 풀잎보육원 같은 곳이라면. 그곳에서 설이는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설이와 이모. 바늘과 실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사람. 그들의 진짜 사랑이 너무 좋았어요.

상처받은 아이와 가족이 없던 사람이 가족이 되는 과정. 상처 많은 가족들이 보듬고 어떻게든 위로하며 살아내려는 모습.

 

성장 소설. 아이와 어른과 가족들과 모두가 성장하는 소설. 진짜 가족이 된다는 것, 진짜 부모의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소설.

 

이야기 전개 자체가 인물 관계와 사건(갈등)이 복잡하게 엮여 있진 않지만. 문장과 문장 사이에 (나쁜)인간들과 세상의 보이지 않는 이기심과 가차 없는 차별이 숨겨져 있어서 엄청난 날카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쉬이 읽을 수 있는 문장들이지만, 세상을 향한 설이의 여리지만 강한 기백과 투쟁이 담겨 있어서. 큰 힘을 얻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그야말로 상처가 있지만,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소설 같아서, 청소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소설입니다.

n******6 2020.03.24. 신고 공감 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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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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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완벽한 가정은 존재하는 것일까? 아마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완벽한’에 대한 정의가 가족 구성원마다 다를 수 있고, 완벽한다는 단어가 주는 압박감이 상당할 수 있으니까. 어떤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는 건데 감정이라는 게 언제나 완벽할 수 있을까 싶다. 아무튼 나도 완벽한(?) 엄마라는 욕심(?)을 버리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작은 녀석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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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완벽한 가정은 존재하는 것일까? 아마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완벽한’에 대한 정의가 가족 구성원마다 다를 수 있고, 완벽한다는 단어가 주는 압박감이 상당할 수 있으니까. 어떤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는 건데 감정이라는 게 언제나 완벽할 수 있을까 싶다. 아무튼 나도 완벽한(?) 엄마라는 욕심(?)을 버리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작은 녀석에게 온 사춘기 때문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세상 사랑스럽던 아이. 그 아이가 저기~~~~~~~~ 우주계 어딘가에서 온 외계인으로 변할 줄 누가 알았을까 싶다. ^^ 아무튼 작은 녀석에게 온 사춘기를 시작으로 우리 집은 음..... 조금 시끄러운 집이 되었다. 음.... 목소리가 높아지는 집이 되었다. 음.... 상대의 말을 적당히 무시하는 집이 되었다. 아이의 말이나 행동에 일일이 반응하다보면 내가 혈압상승으로 쓰러질지 모르니까. ^^ 암튼 그렇게 우리 집은 적당히 목소리가 오가는 집이 되었다. 평범하지만 화목한 가족이라 생각했던 우리 집의 요물단지 작은 녀석. 그 녀석 덕분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고, 지금은 그 녀석 덕분에 날마다 혈압이 상승하지만 그 자체로 나쁘지 않다.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이니까. 그리고 생각한다. 좋은 가정은 무엇이고, 완벽한 가정은 존재할 수 있는 것인지...

 

이 책의 주인공 설이는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아 풀잎 보육원에서 자란다. 설이는 눈 오는 새해 첫날 보육원 앞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됐고, 그 장면이 텔레비전에 방영되면서 원장으로부터 특별대우를 받는다. 좋은 조건의 가정에 설이를 입양시키지만 여러 이유를 들어 파양되고 설이는 함묵증을 앓는다. 원장은 이런 설이를 유명사립초등학교인 우상초로 전학시킨다. 교육에 대한 열정이 얼마 전 방영된 스카이 캐슬의 초등 버전인 이곳에서 설이는 살아남는다. 그리고 자신을 지속적으로 괴롭힌 우상초 짱 시현이 설이가 꿈꾸던 이상적인 아버지의 아들임을 안다. 학교에서 발생한 일 때문에 설이는 시현이와 함께 살게 된다. 완벽한 부모, 완벽한 가정을 상상했던 소아과 의사 곽은태 선생님 댁. 하지만 실제는 너무 달랐다. 소아과 아이들에게 항상 웃는 얼굴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고 하지만 자신의 아들 시현에게만은 그렇지 않았다. 좋은 조건을 안고 태어났으니 그만큼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곽은태 선생님... 이 가정에서 설이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3자가 보기에 화목하지 않은 가정은 없다. 가끔 우리 아이도 말한다. 누구네 집은 참 좋겠다고. 하지만 그 가정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늘 화목하기만 할까? 우리 집도 그럴지 모르겠다. 우리 집 역시 아이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한다. 가능하면 아이들 의견에 맞게 키우고 특별히 강요하며 키우지 않지만 아이들 속내는 어떨지 아무도 모를 테니까. 그 안에서 불만이 나오고 불평을 하는 게 아이들이니까. 그래서 늘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부모가 되는 것도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것도. 그러면서 생각한다. 이 아이들도 부모가 되면 엄마 아빠를 이해할 수 있겠지 하며... 아이들이 말하는 진짜 부모는 무엇이고 부모의 사랑은 무엇일까? 늘 반어법을 사용하는 작은 녀석을 보면서 저 아이의 진짜 생각은 무엇인지 묻고 싶을 때가 있지만.. 그냥 놔둔다. 언젠가는 알겠지 하는 마음으로. 고등학교 담임 쌤과 면담을 하면서... 우린 보자마자 웃었다. 그 웃음의 의미는 나와 쌤만 알기로 하고... 암튼 좋은 부모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YES마니아 : 로얄 k*****3 2019.06.30. 신고 공감 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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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들면 놓칠 수 없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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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한국소설을 즐겨 읽었다. 과거형이다. 지금 부서로 온 뒤, 업무 때문에 한국소설을 거의 읽지 못했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30권 정도를 읽었는데, 그중에서 한국소설은 0권. 그럼에도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은 나올 때마다 사뒀다. 2019년은 한창훈과 그리고 심윤경의 신작을 구매했다. 심윤경 소설가를 흠모한 계기는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한겨레문학상 작품을 좇아 읽다가 만났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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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한국소설을 즐겨 읽었다. 과거형이다. 지금 부서로 온 뒤, 업무 때문에 한국소설을 거의 읽지 못했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30권 정도를 읽었는데, 그중에서 한국소설은 0권. 그럼에도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은 나올 때마다 사뒀다. 2019년은 한창훈과 그리고 심윤경의 신작을 구매했다. 심윤경 소설가를 흠모한 계기는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한겨레문학상 작품을 좇아 읽다가 만났거나, 2008 예스24 문학캠프 당첨되었는데 그해 초청 소설가가 심윤경 작가여서이거나. 시간상 선후 관계가 헷갈린다만, 여하튼 심윤경 소설가의 작품을 두루두루 읽었다. 등단작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포함하여 『달의 제단』, 『이현의 연애』, 『서라벌 사람들』, 『사랑이 달리다』, 『사랑이 채우다』까지 장편은 다 읽었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과 『달의 제단』은 내가 꼽는 한국소설 Top 10에 무조건 포함되는 - 그때 그때마다 목록이 달라지긴 한다만 - 작품이다. 구조 속 개인이 가해자가 되기도,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 장면을 우아하게 그려내며 역사적 격변기의 순간을 잘 포착했다. 그래서 근작 『사랑이 달리다』, 『사랑이 채우다』는 다소 실망했더랬다. 현대인의 사랑을 알콩달콩하게 그려낸 이야기인데, 재밌기는 한데 전작에서 느껴졌던 중후한 주제의식은 옅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설이』가 출간되었을 때 주저하지 않고 샀다. 믿고 읽는 심작가의 작품이기에. 드라마 스카이캐슬과 유사한 문제의식을 던진다는 마케팅 문구를 여기저기서 본 듯하다.

# 1
그외 소설에 관한 일체의 정보는 전혀 모르고 읽었다. 보통은 소설 읽을 때, 인터넷서점에 게재된 책소개나 출판사리뷰 정도는 읽고 보는 편이나 『설이』는 전혀 보지 않았다. 책을 사고, 책 뒤표지에 있는 문장도 읽지 않았다. 사전 지식이 거의 없이 읽어내려갔지만 빨려들어갔다. 세 번의 입양과 세 번의 파양 뒤, 설이는 이모(친이모가 아닌 보육원 주방에서 일했던 사람) 손에 키워진다. 이모는 보육원에서 나온 뒤 식당에서 일했는데, 그 식당의 단골 손님이 명문 사립 초등학교인 우상초등학교 교감 선생님이었다. 설이의 기구한 사연을 안 교감 선생님은 설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했고, 자신의 학교로 전학을 추진한다. 학부형은 학교 분위기 흐린다고 격렬하게 반대하지만, 설이는 어려운 입학 테스트를 간단히 통과한다. 기구하게 자라 가정으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했으나 머리가 굉장히 영민한 아이, 다소 상투적인 설정이긴 한데 설이가 바로 그런 캐릭터다. 

우상초는 상류층 자제가 모인 학교다. 상류층 아이들이라고 해서 우아하게 살지 않는다. 아이들이란 다 그러하듯, 아니 인간이 그러하듯 내집단과 다른 존재를 용납하지 않는다. 계층으로 봤을 때 명백히 다른 존재인 설이가 우상초에 들어오자, 아이들은 설이를 괴롭힌다. 따돌림을 지휘하는 존재가 시현이다. 시현이 설이의 출생의 비밀 - 음식물 쓰레기더미에서 발견됐고, 이 장면이 공중파 방송을 통해 중계됨 - 이 담긴 영상을 반에 배포하고, 여기에 분노한 설이와 몸싸움을 벌인다. 시현의 부모님이 학교에 불려온다. 시현의 아빠는 놀랍게도 설이의 주치의인 곽은태 선생님이었다. 곽은태 선생님은 설이가 믿고 의지한 어른이었다.

# 2
그는 늘 설이에게 많이 웃으라고 말했다. 좋아하는 걸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이 말을 지키지 않았다. 자신의 아들 시현이 춤을 좋아하는데,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춤 대신 공부를 강요한다. 부자 관계는 어그러질 대로 어그러졌고, 시현은 자신의 좌절된 욕망을 학교에서 비뚤어진 방식으로 표출했다. 이 책이 막 출간되었을 때는 '스카이캐슬'에 비견되었다. 지금 내게는 어떤 한 사람이 떠오른다.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에서의 세계관이 다른 그 사람. 경쟁 아닌 협력을, 이익 대신 진리를, 성적보다는 인성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자신의 자식에게는 다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돈과 명예가 곧 행복이라 말하는 장면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났다. 인사 청문회가 열리면 너무나도 똑같이 반복되는 사연이다.

# 3
『나의 아름다운 정원』이 국가폭력을 우회적으로 다룬다면, 『설이』는 일반인의 얼굴을 한 폭력을 다룬다. 저마다 정의를 좇고, 그 정의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를 위해서라 하지만, 너로 지목된 사람은 행복하지 않은, 그래서 모두가 피해자가 되어버리는 상황. 제로섬조차 되지 못하는 게임 말이다. 가족이라는 이름 하에 자행되는 거짓이다. 어른이 되면 모두 거짓말을 하고, 이 거짓말들이 뭉쳐서 구조적 모순을 만들어내고, 이 구조는 곧 폭력이 된다.

# 4
표지, 본문, 작가의글까지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작품이다. 아코 - 혹은 벡터 - 로 추정되는 개와 설이가 함께 뛰어노는 장면을 표현한 표지를, 이야기를 다 읽고 나서 바라보면 형언할 수 없는 벅참이 올라온다. 설이가 시현네 집에서 살게 되는 과정은,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라고 느끼긴 했지만 - 곽씨네 집안의 속사정을 설이의 시선으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  그외 나머지 이야기는 흠 잡을 데 하나 없었다. 펼쳤다 하면 뒷이야기가 궁금해 끝까지 보고말게끔 하는 필력이 대단하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적재적소에 명문장을 곳곳에 심어놓는 기교가 여전하다. 입체적인 인물도 마음에 든다. 이 작품에 나오는 인물은 선/악 이분법으로 나뉘어지지 않는다. 즉,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이라는 의미다. 상처받고, 상처주고, 거짓말하고, 반성하고, 다시 잘못을 저지르는 그런 인물 말이다. 나는 이렇듯, 입체적인 인물이 좋다. 과연 심윤경이다.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 5
역시 내 상황이 상황인지라, 내가 어떻게 성장했는지보다는 앞으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나갈지에 관해 더 고민하게 만든 소설이다. 별로 도움은 안 되겠지만 『에밀』을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은근하게 비치는 메시지, 그러니까 상류층도 상류층 나름의 고충이 있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상류층의 고민과 하류층의 고민이 같을 수 없다. 그리고 뭣보다, 학교에서 공부가 취미이자 특기인 학생을 많이 만났다. 어릴 때부터 있는 집에서 태어나 엘리트 코스를 밟고 명문대에 온 사람들. 공부하면서 스트레스를 별로 받아본 적 없다 했고, 오히려 공부가 재밌었다는 친구들을 꽤 봤다. 나 역시 공부가 재밌긴 했지만, 지방에서 자란 내가 결코 따라갈 수 없는 자산 - 특히 영어 - 이 부러웠다. 그런 애들은 부모가 떠밀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한다. 땡보와 꿀이는 어떤 쪽일까. 이럴 때는 『양육가설』 에 기대자. 지네 운명대로 살겠지, 뭐. 

# 6
한국입시, 관해서는 역시 한국소설만큼 적확하고 재밌는 책이 없다. 이 방면에 관해서는 정아은 소설가의 『잠실동 사람들』도 명작이다.

# 7
세 번의 입양과 파양을 서술하는 대목. 소설에서는 국내 입양을 시도하다 안 되어 마침내 해외입양을 보내지만, 현실은 다르다. 『아이들 파는 나라』를 보면 대한민국은 선후 관계가 뒤바뀌었다. 별다른 고민 없이 한국은 해외입양을 추진했고, 국내입양은 미진했다. 늦었지만 지금에라도 한국은 헤이그협약에 가입해야 한다.

--- 

그때 내가 운 덕분에 반대로 세상은 부끄러움을 조금 덜었다는 점이다. 예쁜 옷을 입은 아이가 음식물 쓰레기통 속에서 얼어 죽은 채 발견되었다면 이 세상은 지금보다 좀 더 부끄러운 곳이 되었을 것이다. (26쪽)

내가 관찰해서 깨달은 사실인데, 어떤 아이가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면 그 아이의 부모는 기뻐하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싫어했다. (47쪽)

동그라미를 그리려면 흔들리지 않는 중심점이 꼭 있어야 한다. (78쪽)

우리는 그곳에 속하지 못할지언정 그런 세게와 그런 사람들이 어딘가에 존재하고, 언젠가 운이 좋아지면 어쩌면 우리도 그 세게의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은 중요했다. (145쪽)

그들은 각각 최고의 것을 눈앞에 놓고도 그건 하나도 좋은 게 아니라고 손발을 내저었다. 가족이란 내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세상이다. (177쪽)

어른들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개들을 버렸다. (187쪽)

사실이라는 건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 같아.
그게 그렇게 무서우니까 세상엔 그렇게 많은 거짓말들이 있는 거겠지.
나는 거짓말하는 사람들을 다 이해해. 너무너무 이해해.
나는 지금도 거짓말을 하고 싶어서 미치겠거든. (194쪽)

어른들은 모두 거짓말쟁이였다. 나도 이미 굉장한 거짓말쟁이였고 어른이 될 무렵이면 완전한 거짓말쟁이가 되겠지만, 내 안에 아직 조금의 정직함이 남아 있을 때 이 문제를 얼른 해결하고 싶었다. 어른이 되면 착한 마음으로 거짓말을 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그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221쪽)

"응? 그건 설이가 애니까 그런 거지... 원래 그 나이 때는 그런 거니까. 지금 버릇없이 군다고 못된 아이가 되는 게 아니거든." (245쪽)

사랑과 욕심, 감사와 미움처럼 극과 극으로 다른 것이 그 경계조차 알 수 없을 만큼 한 덩어리고 합쳐진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원래 그렇게 뒤섞여 있는 거라는 결론으로 끝나는 게 분하고 억울했다. 내 인생을 다 바쳐서라도 그것들을 한 겹 한 겹 발라내 각각의 요소로 분리해놓고 싶었다. 온통 뒤섞인 감정들의 무더기 속에 화사한 사랑과 감사는 맨 거죽에 겨우 한 줌뿐, 뒤로는 시커먼 욕심과 날선 미움들뿐이었다고 세상에 목청껏 외치고 싶었다. (256쪽)

그분은 조건법 문장이 아닌 방식으로 아이를 사랑할 줄 몰랐다 (270쪽)

하지만 부모의 어깨 위도 알고 보니 멀미 나게 흔들리는 곳이었다. 이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어깨는 없다. (270쪽)


YES마니아 : 플래티넘 l****i 2019.08.26.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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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윤경 - '설이'와 '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 '설이'와 '나의 아름다운 정원'" 내용보기
심윤경 작가의 '설이'를 읽었다. 분명히 평범한 아이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온 아이인데, 또 몹시 평범하고 우리 주변에 쉽게 찾을 수 있는 아이였다. '설이' 주변의 인물들 역시 읽으면서 내가 아는 그 누군가를 이입하고, 또 다른 이를 이입하고 하면서 읽고 함께 즐겁고, 분노하고, 슬프고, 감동받고. 내가 아는 감정의 종류들을 다 끄집어내면서 공감하면서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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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윤경 작가의 '설이'를 읽었다.

 

분명히 평범한 아이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온 아이인데, 또 몹시 평범하고 우리 주변에 쉽게 찾을 수 있는 아이였다. '설이' 주변의 인물들 역시 읽으면서 내가 아는 그 누군가를 이입하고, 또 다른 이를 이입하고 하면서 읽고 함께 즐겁고, 분노하고, 슬프고, 감동받고. 내가 아는 감정의 종류들을 다 끄집어내면서 공감하면서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글을 빠르게 읽어내린 후, 작가를 널리 알린 계기가 된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찾아 읽었다.

시간의 간격이 꽤 많은 작품이고, 사건의 배경이 되는 시간과 공간, 인물들 역시 많은 차이가 있는 작품이었지만, 또 많은 부분에서 통하고 있는 내용이 많았다.

'동구'와 그 식구들, 마을 사람들, 주변 인물들. 1970년대 후반의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그 시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사건이 진행되지만, 나는 묘하게 '설이'의 인물들도 함께 떠올리고 있었다.

 

각각의 작품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잘 읽히지만, 두 작품을 연이어 읽어보면 그 재미가 두 배는 될 것이라 자신한다.

 

작가 심윤경. 찾아보니 꽤 많은 책을 출간했고, 장르나 대상독자가 다양했다.

필력이 심상치 않음은 두 권의 책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으니, 이제 다른 작품을 찾아 읽어야겠다.

h******7 2019.10.2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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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 모든 날 그렇게 사랑할 수 있기를..
"모든 순간, 모든 날 그렇게 사랑할 수 있기를.." 내용보기
서른여섯, 네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내게 ‘사랑’은 내 삶과 분리될 수 없는 주제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나의 부모 됨을 돌아보게 만드는 아이들의 행동 앞에 나는 수없이 아이를 향한 내 사랑의 형태를 관찰하게 된다. 하지만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 ‘네게 최고의 엄마가 되어줄게’ 라고 했던 가슴속 다짐에 비하면 지금의 내 모습이 한 없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설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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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섯, 네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내게 사랑은 내 삶과 분리될 수 없는 주제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나의 부모 됨을 돌아보게 만드는 아이들의 행동 앞에 나는 수없이 아이를 향한 내 사랑의 형태를 관찰하게 된다. 하지만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 네게 최고의 엄마가 되어줄게라고 했던 가슴속 다짐에 비하면 지금의 내 모습이 한 없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설이를 읽고 난 뒤에는 더 그랬다. 나는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난 뒤 한참을 멍하니 앉아 생각했다. 설이를 향한 이모의 사랑, 나는 한 번이라도 그 뜨거운 것을 아이들에게 준 적이 있던가?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할 틈도 없이 다른 생각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런 사랑을 받아본 적이 있던가?’...

 

  ‘복잡한 조건법 시제 따윈 없이 나는 그렇게 사랑받았다라고 했던 설이의 덤덤한 고백이 가슴에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시작된 삶이지만 그런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설이가 부러웠다. 상처투성이 삶이지만 그 조차도 온전히 껴안고 두발로 당당히 선 설이의 삶에 질투가 났다.

 

  사랑받고 싶어 발버둥 치며 살았던 유년시절의 기억이 밀려와 나를 흔들었다. 내게도 그런 사랑을 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은 설이가 그랬듯 이미 지나가 버린 삶에 의미 없는 덧셈과 뺄셈을 무한히 반복하게 만들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13살 설이는 더 이상 하지 않는 일을 서른여섯의 내가 하고 있다는 것. 나는 갑자기 감기 몸살이라도 걸린 사람처럼 맥없이 푹 퍼져 버렸다. 그렇게 설이를 침대 머리맡에 두고 며칠을 끙끙 앓았다.

 

  어느 날 책읽기를 좋아하는 첫째가 와서 내게 물었다. “엄마, 그 책 재미있어?”나는 별 생각 없이 이라고 대답했다. 아이는 자기도 읽어 보겠다며 설이를 들고 나갔다. 한 두 시간쯤 지났을까? 아이가 내게 오더니 무심코 던진 말에 머리가 띵 하니 울렸다. “엄마. 이 책은 너무 비현실적이야. 세상에 이런 사람이 어디 있어? 뭘 해도 다 받아주고, 애들은 원래 그런 거라고, 그렇게 크는 거라고 말하는 사람을 나는 본 적이 없는데?”

아이는 설이 이모의 모습이, 그 뜨겁고 깊은 사랑이 낯설었나 보다. 읽다 만 책을 툭 던져두고 무심하게 뒤돌아 나갔다. 대체 부모의 사랑이 뭐 길래 서른여섯의 나는 아직도 사랑에 목말라 하고, 초등학교 2학년인 첫째 아이는 그런 사랑이 없다고 하는 걸까.

 

  통백식당 이모의 사랑은 정말 소설 속에나 존재 하는 것일까? 내가 그렇게 원하고, 또 나의 아이들에게 주고 싶던 그 사랑은 정말 비현실적인 걸까?, 설아, 설이야, 네가 받은 사랑이 내 삶에는 존재 할 수 없는 거니?...나는 다시 한 번 설이의 삶을 쫓아 천천히 책장을 넘겼다.

 

  곽은태 선생님의 어깨가 설이 앞에서 한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진짜 부모의 사랑이 무엇인지 추궁하는 설이 앞에 곽은태 선생님은 짐승 소리를 내며 절규 했다. 나도 함께 울었다. 보육원 아이들과 사랑만 빼고 평생 동안 모든 것을 주고받았던 원장님의 삶이 곽은태 선생님의 삶과 겹쳐졌다. 자신이 살아온 삶에 기대어 베푸는 사랑, 그럼에도 그것이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들...한 사람의 시간()사랑이라는 가면을 쓰고 또 다른 상처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

 

  반석 같던 곽은태 선생님의 어깨가 한없이 흔들렸던 것처럼, 살아가는 순간순간 내 부모님의 어깨도 그렇게 흔들렸을까? 보육원 원장이 설이 때문에 설이에게 화를 냈던 것이 아닌 것처럼, 나를 향했던 부모님의 질책과 비난도 나 때문만은 아니었을까? 나는 대답 없는 질문을 타고 나의 유년시절로 돌아가 본다. 상처받고 상처 주며 보냈던 부모님과의 시간들. 기억하고 싶지도 않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던 난폭한 시간들 사이에 서서 부모님의 삶을 굽어본다. 설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실은 부모님의 어깨위도 알고 보면 멀미나게 흔들리는 곳이었다고(p270)', ‘사람들은 종종 화를 내지만, 그 이유가 실은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다고(p172)’...

 

  사랑받지 못해 외로움에 떨어야 하는 건 스스로가 못났기 때문이라 여겼던 내게 설이는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한다. 열세 살 상처투성이 설이가 서른여섯의 메마른 가슴을 만져준다. 나는 눈물을 흘리고, 슥 한번 웃고, 긴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첫 번째 질문을 다시 꺼내본다.

 

  축축히 젖어 한결 부드러워진 마음에 네 아이의 얼굴이 하나둘씩 떠오른다. 첫째라서 특별한 아이 윤, 하나밖에 없는 딸이라서 애틋한 사랑, 사랑스러운 개구쟁이 셋째 현이, 귀염둥이 막내 혁이 까지. 나는 천천히 아이들을 향했던 내 사랑의 형태를 그려본다. 후회와 절망, 실망과 자책, 불안과 두려움 이라는 슬픔의 감정들 틈에서 아닌 척, 씩씩한 척 홀로 고군분투 하고 있는 내가 서 있다. 나는 그렇게 메마른 가슴에서 쥐어짠 사랑을 아이들에게 주고 있었다. 늘 부모님과 함께 했지만 그래서 더 지독하게 외로움을 느꼈던 나처럼, 우리 아이들도 외롭진 않았을까?...

 

 ‘최고의 엄마가 되어 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그 다섯 글자가 무엇을 의미 하는지 아직도 정확하게 묘사하지 못한다. ‘부모의 사랑은 그저 본능적으로 나오는 감정일 뿐 무엇을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지 못했으니까. 나는 설이 이모의 삶을 쫓는다. 설이의 삶에 깊이 녹아있는 그 뜨거운 것을 찾아, 스스로 다짐했던 최고의 엄마를 좀 더 선명하게 그려보려고 또 다시 책장을 넘긴다.

 

  나에게는 네 개의 나침반이 있다. 그것이 차례로 흔들릴지, 동시에 흔들릴지는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건 설이의 나침반처럼 그 방향이 결국 옳은 방향을 향하리라고 나는 믿고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나침반이 쉼 없이 흔들려도, 혹 생각지 못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더라도 흔들림 없는 터전(p243)’으로 아이들 곁에 있어주는 것이리라.

 

  우리 아이들의 작은 어깨가 말없이 흔들리지 않기를...반짝이는 눈동자가 불안에 떨리지 않기를...투명한 마음에 그늘이 일지 않기를...바라며, 나는 설이 이모가 그랬듯 무심하지만 달콤한 확신으로 그렇게 아이들 곁에 함께하고 싶다. 사랑한다. 나의 윤이, 사랑, 현이, 혁아!

 

- 2019.8.23 책 읽는 엄마 -

    

s*******l 2019.08.24.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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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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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속에서 설이라는 아이는 정말 매력적인 아이였다. 그동안 읽었던 성장소설속의 주인공들과 다르게 좀 되바라지고 발랑 까지긴 했어도 설이는 솔직하고 똑똑한 그런 아이였다. 그런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주변인물들에 대한 묘사는 너무 직설적이고 잼있었다. 첫장부터 너무 흥미로워서 단숨에 읽어버렸는데 설이라는 아이가 겪은 슬픔과 어른들의 거짓말때문에 상처받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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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속에서 설이라는 아이는 정말 매력적인 아이였다. 그동안 읽었던 성장소설속의 주인공들과 다르게 좀 되바라지고 발랑 까지긴 했어도 설이는 솔직하고 똑똑한 그런 아이였다. 그런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주변인물들에 대한 묘사는 너무 직설적이고 잼있었다. 첫장부터 너무 흥미로워서 단숨에 읽어버렸는데 설이라는 아이가 겪은 슬픔과 어른들의 거짓말때문에 상처받는 모습을 보고 맘이 너무 아팠다. 감정이입을 너무 해서 읽는내내 설이를 보듬어 주고 싶었다. 오랜만에 정말 괜찮은 소설을 읽은거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다. 다른사람한테도 추천해주고 싶은 그런 소설이다.

YES마니아 : 골드 w********5 2019.02.1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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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가 나를 쳐다보지 않으면서 온몸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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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그들을 곁에 두고 싶어하고내가 가진 가장 좋은걸 안겨주며 친구가 되길 원하는 요즘의 내게 설이는행여나 곁을 주는게 들킬까 온 몸으로 아니라고, 소리치지만 따뜻함이 목마른 그 작은 몸을 오래오래안아주고 싶은 아이였다.내가 가진 교육관이랄 것도 없지만 지금까지 해왔던건 아이를 저 원하는 대로 내버려두는 것.내가 딸에게 원하는 어떤 것도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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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그들을 곁에 두고 싶어하고
내가 가진 가장 좋은걸 안겨주며 친구가 되길 원하는
요즘의 내게 설이는
행여나 곁을 주는게 들킬까 온 몸으로 아니라고,
소리치지만 따뜻함이 목마른 그 작은 몸을 오래오래
안아주고 싶은 아이였다.
내가 가진 교육관이랄 것도 없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건 아이를 저 원하는 대로 내버려두는 것.
내가 딸에게 원하는 어떤 것도 충족되지 않는 날들도
있었고 울었던 시간도 많았으나 그건
내가 재단한 딸의 시간이었을뿐 딸이 원하는건
한톨도 없던 엄마의 희망사항이었던 걸 일찍
깨달은 덕분인지
딸도 나도 불행하지 않았고 평화스런 날들이었다.
남들이 말하는 성공이란 잣대에는 턱없이 초라할테지만
이 험한 세상을 무탈하게 살아내고 있는 인생동지로
잘지내고 있는 우리 모녀사일 돌아보며
새삼 내 선택이 옳았다고 위안삼게 되더라.

설이가 세상에 던져질 때부터 위악을 덮어썼지만
그 작은몸에서 어찌 그런 에너지와 총명함이
뿜어져 나왔는지 고맙고 신기할따름.

심윤경 작가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고 이해시키고
폭발시키고 다시 안아주는데 가히 천재적이다.
늘 감탄하지만 설이,를 읽으며 또다시 인증.
스포일러 너무 많은  리뷰, 좋아하지 않지만
이토록 스포일러 한톨 없는 리뷰,도 코웃음 만땅이지만

할 수 없다.
독자들이여, 설이, 만나는걸 주저하지 마시고
못만난걸 후회하지 않길 당부드린다...ㅎㅎ
o*****a 2019.02.1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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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바로 우리 아이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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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의 동구가 나의 마음 한켠에 자리잡아 오랜 감동의 여운을 주었기에 주저없이 두번째 성장소설 <설이>를 구입하여 읽었다. <설이>는 바로 오늘날 어른과 아이들의 모습을 잘 느낄 수 있고, 사춘기 아이들을 키우는 나에게 더욱 큰 감동과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나 많은 상처들로 무수히 많은 보이지 않는 안테나가 돋아나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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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의 동구가 나의 마음 한켠에 자리잡아 오랜 감동의 여운을 주었기에 주저없이 두번째 성장소설 <설이>를 구입하여 읽었다.
<설이>는 바로 오늘날 어른과 아이들의 모습을 잘 느낄 수 있고, 사춘기 아이들을 키우는 나에게 더욱 큰 감동과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나 많은 상처들로 무수히 많은 보이지 않는 안테나가 돋아나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픔들을 감지하고 경계하는 설이.
다른 이들에게는 한없이 따뜻하고 믿음직한 의사선생님이지만, 정작 자신의 아이에게만은 욕심과 기대를 버리지못하는 아버지 곽은태 의사선생님의 모습.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에는 누구보다 빛이 나지만, 이를 인정해주지않는 부모때문에 소통을 거부하는 시현.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책읽기를 잠시 멈추고 나의 모습을 반성하고 있었다.
한 곳만 바라보고 그 곳으로 내 아이가 달려가게하기위해 우리는 주위를 둘러보지못하고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아가고 있었다. 아무도행복하지 못하면서.
사춘기를 키우는 부모님과 아이를 건강하게 잘 키우고 싶은 분들이 꼭 읽어보아야할 책이다.
t********6 2019.02.04.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