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체가 태어나 죽기까지의 과정.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당연하다 여기며 지나쳤던 일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숨겨진 과학적 사실이 많다. 그러나 수업 시간에 교과서와 문제집으로 외우며 익힌 지식은 그저 정보의 나열에 그치며 머리를 스치듯 지나갈 뿐이다. 중고등학교 때 화학을 제외한 물리, 생물, 지구과학을 좋아했고 (성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이제 와 다시금 그 지식을 들여다보면 어떻게 손을 데야 할지 막막해 지레 포기하기 마련이다. 마음먹고 열심히 공부하려다가도 과학 교양서를 읽기에 무지한 나의 과학 지식이 금세 바닥을 드러내고 어쩌면 지금 내가 공부한다고 해서 어떤 유익이 있을까 싶어 이내 포기하기 쉽다. 『내가 유전자를 고를 수 있다면』은 생명현상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가는 것이 얼마나 흥미롭게 나의 일상에 닿아있는 일인지 소개하는 책이다. 책의 각 장부터 "생, 노, 병, 사"로 이루어져 있어 한 번쯤 들어보고, 익숙한 주제를 통해 생명과학을 청소년들이 가볍게 접할 수 있는 교양서다. 특히 생명과학에 대한 지식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중간중간 생명과학과 의학을 공부하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직군에 대한 소개는 이 책의 숨은 매력 포인트다. 책을 읽기 전에 좀처럼 알지 못했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의학을 공부하면, "의사" 외에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는 책을 통해 자세히 확인해보면 된다. 저자는 생명과학에 대한 청소년의 호기심을 자아내기 위해 생명과학에 대한 지식 외에 다양한 과학 지식을 책을 통해 전한다. 예를 들어 생명의 탄생될 때 수정란을 복합현미경을 통해 관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며, 넌지시 현미경을 발명한 사람 중 한 명인 레이우엔훅에 대한 설명을 더한다. 또 인류의 역사를 지배한 전염병에 대한 이야기는 전염병이 신체에 어떻게 침투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전염병이 세계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함께 알 수 있어 과학에 약한 친구들도 생명과학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생명과학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생명과학과 닿아 있다는 다른 학문분야와 일상에까지 닿아 있는 책의 내용 덕분에 과학이란 장벽이 조금은 낮아진 듯 느껴진다. 책을 읽으며 내가 숨을 쉬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모든 순간과 닿아있는 학문분야인 생명과학이 무엇을 배우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과서에 알고 있는 지식이 쉽게 적혀 있는 책이라 생각하면 착각이다. 교과서에는 다 담기지 않은 삶과 밀착되어 있으나 배우지 못했던 인체의 비밀이 담겨 있다. 가령 마약으로 알았던 코카인이 마취제로 사용되었다는 이야기, 복제 인간에 대한 오해, 사망 판정을 받아야만 냉동인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책을 읽기 전에 몰랐던 흥미로운 사실들이다. 생명과학에 호기심을 가진 자녀에게 이 책을 권해보면 어떨까? 지식뿐만 아니라 진로까지 한 권의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좋은 청소년 교양서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