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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새를 부르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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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모는 청암부인의 상에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저녁 까치가 은행나무 둥우리로 날아가듯이, 먼 길에서 부음을 받고 황황히 돌아오는 강모가, 고샅으로 지나가는 발걸음 소리를 들으려고 강실이는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채 귀를 기울이지만, 부음은 강모를 흡인하여 부를 만한 어둠이 아니었나 보다. 과부 옹구네가 붙은 춘복이란 놈은 變動天下에서 강실이를 감히 넘보고 있건만. 따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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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모는 청암부인의 상에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저녁 까치가 은행나무 둥우리로 날아가듯이, 먼 길에서 부음을 받고 황황히 돌아오는 강모가, 고샅으로 지나가는 발걸음 소리를 들으려고 강실이는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채 귀를 기울이지만, 부음은 강모를 흡인하여 부를 만한 어둠이 아니었나 보다. 과부 옹구네가 붙은 춘복이란 놈은 變動天下에서 강실이를 감히 넘보고 있건만.


따라갈 수 없는 공중으로 날아다니는 새들이 진종일 비워 놓은 둥우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는지도 모르는 새가 까칠하게 비운 둥우리를, 그저 새가 날아간 곳을 바라보는 것만을 할 수 있을 뿐인 나무가

“돌아오라.”

기다림이 목메인 둥우리로 새들을 부를 수 있는 목소리는 오직 어둠뿐이다.

그리하여 전신에 차 오른 어둠이 한밤중의 고비에 이르러 묵광(墨光)으로 검게 빛날 때, 그 깊은 어둠으로만, 나무는 새들의 거친 날개를 순하게 잠재워 제 품에 안을 수 있는 것이다.

비록 그 새가 내일은 다시 날아간다 할지라도. (170쪽)

YES마니아 : 골드 g*******g 2025.01.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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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토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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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에서 혼불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 후 쉽사리 이 책의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작가가 기염을 토하듯 써놓은 문체와 노력했을 노트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쉬 지나쳐온 페이지를 다시금 들추어 보게 된 탓이었다. 이 편에서는 혼불의 전체 배경에 짙게 깔린 신분에 대한 생각과 그 신분이 흔들릴 수 있다는 현 시점. 전통과 현재의 사이에서 흔들리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듯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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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에서 혼불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 후 쉽사리 이 책의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작가가 기염을 토하듯 써놓은 문체와 노력했을 노트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쉬 지나쳐온 페이지를 다시금 들추어 보게 된 탓이었다. 이 편에서는 혼불의 전체 배경에 짙게 깔린 신분에 대한 생각과 그 신분이 흔들릴 수 있다는 현 시점. 전통과 현재의 사이에서 흔들리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듯 하다. 우례의 아들로 나오는 봉출이의 등장이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유자광이라는 인물을 세워 봉출이가 회를 더함과 같이 자라나서 일대 파란을 일으키는 걸까? 하는 나만의 생각 속에 머리가 복잡하다. 첫부분은 강모와 강태가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는 과정에서 오유끼를 만나게 되고, 그 때 일어났던 일화 속에서 오유끼를 강태에게 보이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끼고 살겠다는 강모에게서 난 왠지 알 수 없는 연민과 안타까움과 함께 분노가 치밀기도 했다. 그리고, 강모 때문에라고는 말하기 그렇지만, 어쨌든 그네로 인하여 슬픔과 고뇌를 껴안은 강실이를 어떻게 해보려는 촌복과 옹구네를 보면서 화가 나기도 하고, 그 마음이 이해되기도 하고.. 옹구네를 나쁜 사람으로는 보지 않았었는데(다만 그네가 품은 한이 많고, 입이 거칠은 세상에 약간은 환멸을 느끼는 말많은 과부 쯤으로 생각했는데) 완전한 악역으로 전환하는 것 같아서 생각보다 옹구네의 맡은 역할이 크구나 하는 생각에 놀라울 따름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청암부인의 마지막 삼우제와 같이 전통 장례의 의식이 보여지는데, 역시나 작가의 노력에 탄복할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평토제란, 관을 흙속에 넣고, 땅을 평평하게 만든다는 말이다. 3권과 4권에 걸친 청암부인의 장례로 인하여 평토제란 소제목을 붙였다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읽으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놀라울 따름이다.
c*****l 2004.09.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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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의 작가 최명희가 만든 대작!
"집념의 작가 최명희가 만든 대작!" 내용보기
최명희의 '혼불'은 참 많은 사람이 좋은 책이라고 추천하는 책이다. 고등학교 때 국어 선생님이 '혼불'은 우리나라 민간신앙이나 세시풍속에 대한 백과사전이라고 말할 정도로 방대한 양이 자세히 표출된 작품이라고 하셨다. 이렇게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라고 선정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작가의 모든 혼이 집약된 책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작가가 17년이라는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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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의 '혼불'은 참 많은 사람이 좋은 책이라고 추천하는 책이다. 고등학교 때 국어 선생님이 '혼불'은 우리나라 민간신앙이나 세시풍속에 대한 백과사전이라고 말할 정도로 방대한 양이 자세히 표출된 작품이라고 하셨다. 이렇게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라고 선정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작가의 모든 혼이 집약된 책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작가가 1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거의 이 책 '혼불'에만 매달려서 집필했기 때문에 좋은 책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이렇게 볼 때 한 작가가 평생에 좋은 책 하나 남기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대하소설은 박경리의 '토지'와 조정래의 '아리랑'이다...이 책들도 작가의 엄청난 시간과 노력 속에 탄생된 작품들이다...비록 최명희란 작가는 이제 없지만 그의 작품 '혼불'은 길이길이 남아서 우리들 마음 속에 혼불로써 존재할 것이다.
m****y 2001.12.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