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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고, 하루라도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으면 허전하게 느껴지는 나를 발견하면 인터넷이 없던 예전에는 도대체 어떻게 시간을 보냈을까 싶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예전의 나는 인터넷을 하지 않는 대신, 심야 라디오를 들었고 뒹굴거리며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인터넷이 없어도 딱히 생활이 불편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오늘날 우리를 편하게 만들어 주는 수많은 과학적 산물들 비행기, 자동차, 컴퓨터, 텔레비전등이 없던 시대에도 사람들은 세계 여행을 하고, 엄청난 양의 지식들을 도서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보관하여 전달하고, 극장에서는 대중들을 울고 웃기는 무대를 만들었다. 아마도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된 이유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음에 대한 합리화이기도 하겠지만 - 나는 아직 2G폰을 사용하는데 주위에서 왜 아직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아직 필요성을 못느껴서라고 대답하면 그들은 스마트폰으로 어떠한 것들을 할 수 있는지 구구절절 설명하는데 그럼에도 딱히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 우리 시대의 과학이 너무나 높은 자리에 올라와 있지는 않은지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과학이 오늘날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과학은 노화억제, 불치병의 치료약 개발, 석유에너지 대체물질 개발, 우주여행등으로 과거에는 상상으로 밖에 할 수 없던 수많은 일들을 가능하게 만들었지만,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그 부작용은 과학의 성과들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엄청난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한 바 있지 않은가. 2011년 3월의 일본대지진으로 인한 원전사고와 올해 9월의 구미 불산가스 유출사고는 우리에게 크나큰 재해이다.
사설이 길어지긴 했지만, 과학은 카이스트 학생만이 공부하는 학문이 아닌 우리의 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임에는 확실하다. 이쯤에서 생기는 의문 한가지는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 - 을 가능하게 해주는 '과학은 과연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산업혁명의 시발점이 된 증기기관을 발명한 18세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의 과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책에서는 인류의 4대문명 발상지에서 이미 과학의 씨는 뿌려졌으며 고대 그리스에서 그 씨가 꽃을 피웠다고 알려준다. 광학(보는 것), 음향학(듣는 것), 기계학, 화학, 지리학과 지질학, 기상학, 천문학, 생물학, 의학, 심리학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사료들을 들어가며 책의 저자는 그리스에서 꽃피운 과학의 증거들을 보여주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유산이라고 하면 의례적으로 '철학'을 떠올리곤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철학자로서만 알고 있던 인물들을 과학자로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플라톤은 철학자이자 과학자이기도 했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는 기계학 분야에서 힘과 관성의 원리를 기술하기도 했다. 그는 올림픽의 원반던지기 경기를 보면서 왜 던져진 원반이 아무런 힘의 제재를 받지 않는데도 멈추는 것인지 궁금해 했다. 그 호기심은 아리스토텔레스가 관성의 법칙이라는 과학적 발견을 가능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러고보면 과학이라는 학문은 큰 의미에서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철학'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인생관, 세계관 따위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진리인식의 학문 일반을 가리켰으나, 중세에는 종교가, 근세에는 과학이 독립하였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모든 것이 신의 섭리라고 생각했던 주위의 나라들과는 달리 왜 그러한 현상이 일어나는지 인간의 관점에서 궁금해하면서 그 원리를 규명 하고자 했던 그리스의 국민성은 '과학'이 시작되기에 가장 적합한 토양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그리스의 위대한 유산은 로마에게 이어졌고, 이 유산은 중세의 암흑시기를 거쳐 르네상스 시대에 비로소 빛을 보게 된다. 그리고 르네상스 시대의 인본주의는 근대의 시민혁명에도 영향을 끼쳐 오늘날의 민주주의가 가능하게끔 만들어준 토대가 되었다. - 그러고보니, 민주주의의 시초 역시도 그리스다.
과학의 시작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자면 '그리스의 철학에서 시작되었다' 정도로 요약된다. 그리고 고대 그리스 문명이 우리에게 남겨준 유산은 진리를 탐구하는 과학적 태도일 것이다. 과학의 시작점에 서 있었던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있어서 과학의 미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다. 과거 어느 때 보다도 과학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에도 미지의 세계는 분명히 남아있다. 광활한 우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도 깊은 바다 속은 인간이 탐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이다.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규명하는 게놈 프로젝트는 완성되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노화의 원인이라던지 죽음은 신의 영역으로 치부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미지의 세계에서 그리스인들처럼 용감하게 지혜를 찾되, 그들이 남겨준 경고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과학은 선과 악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을 선으로 혹은 악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은 아직까지는 인간이다. 그 능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도덕적 한계를 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 도덕적 한계를 무시하고 과학을 맹신할 때, 우리는 그 고삐를 영영 놓치고 말지도 모른다. 과학의 시작이 그리스인의 것이었다면, 과학의 미래 역시도 우리 인간의 것이 되어야 할것이다. 주객이 전도되는 일은 상상만 해도 끔찍할 뿐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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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과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를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환경의 중요성이다. p.23-우주를 자물쇠에 비유한다면, 지성은 이 자물쇠를 여는 열쇠였다. 인본주의, 합리주의, 호기심, 개인주의, 탁월함을 추구하는 정신, 자유를 사랑하는 정신 등 p.355-아르키메데스는 전형적인 그리스인답게, 먹고 사는 데는 별 도움이 안 되면서 이 책은 그렇게 싹튼 고대 그리스 과학의 각 분야에 일리아드, 오디세이아 같은 그리스 고전을 <이것은 과학이 아니다>라는 책도 철학에서 과학으로 바뀌는 과학사를 다뤘는데 조금 어렵고 지금처럼 막대한 자금을 들여야만 과학을 한다고 말하는 시대에 보기에는 고대의 과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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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인문학자 버트먼 교수의 과학사 산책 원제 - The Genesis Of Science 저자 - 스티븐 버트먼
제목이 무척이나 관심을 끌었던 책이다. 인문학과 과학은 분야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성향도 다르고, 사물을 표현하는 방법도 다르고. 그런데 인문학자가 과학을 말한다? 호기심이 생겼다. 어떻게 접근을 해서, 어떤 방식으로 서술을 할까?
이 책의 뒤표지에는 ‘인류 최초의 과학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머릿속에서 시작되었다!’고 적혀있다. 책을 펼쳐보면, 목차도 그러하다. 신석기 시대나 고대 이집트는 ‘과학의 탄생, 그 이전의 과학’이라는 제목으로 다루고 있다.
왜 그럴까? 의아했다. 그리스 이전의 고대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도 도구를 만들어서 다양한 물건들을 만들어서 사용했고, 그것이 그리스 인들에게 영향을 주었는데, 왜 그건 과학 이전이라는 부제가 붙은 걸까? 이집트인들의 지렛대 원리를 이용한 기계장치나 고대 장의사들이 썼던 천연 탄산소다의 효능이라든지 10진법을 이용한 수학이 왜 그렇게 분류되었을까? 거기다 메소포타미아의 천문학과 60진법 수학까지!
저자는 그들은 신화에 너무 얽매였기에, 진정한 과학이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래도 과학은 과학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따지면 그리스 로마 사람들도 신화를 갖고 있긴 했는데 말이다. 물론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의 신들보다는 좀 더 자유분방하고 인간보다 더 난잡하긴 하지만. 그리고 가끔 그들도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은 신들의 영역이라고 여기지 않았던가?
하지만 어찌되었건, 이 책은 그리스 시대에 발전한 다양한 분야의 과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과학책들처럼 어려운 이론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 시대의 문헌에 나오는 여러 이야기들을 예로 들면서, 이런 식으로 이런 분야의 과학이 이렇게 발전해왔다고 말하고 있다. 그 예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나 일리아드 오디세이 같은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음향학’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고 치면, 일리아드 오디세이에 나오는 소리에 관련된 일화가 먼저 나온다. 그리고 음계를 인식한 피타고라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우연히 대장간을 지나가다가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금속판의 길이에 따라 톤의 높낮이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한 고대 그리스의 극장 건축에까지 이야기는 확장된다. 반원형의 극장과 좌석의 배열이 어떻게 배우의 음성을 멀리까지 보낼 수 있는지, 그들이 연구한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대의 음성학에 관련된 여러 가지 분야들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마무리한다.
거의 이런 식의 구조로, 광학, 음향학, 기계학, 화학, 지리학과 지질학, 기상학, 천문학, 생물학, 의학 그리고 심리학을 얘기한다. 현대 과학의 거의 모든 분야가 그 시대에도 이미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가들은 천재인 모양이다. 철학가이자 음악가이자 수학자이고 과학자이고 건축학자까지 겸업을 하고 있으니. 어느 책에선가 나와 이 세상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한 철학에서 거의 모든 학문이 뻗어 나왔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 모양이다. 아마도 생각을 하는 인간만이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가 멸망한 다음, 로마인들이 어떻게 그들의 과학적인 업적을 기록하고 응용하고 보존했는지 언급한다. 그리고 십자군 전쟁과 르네상스까지 약간 다루고.
과학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지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아, 그리스 사람들 이름이 좀 길어서 ‘이게 누구지, 앞에서 나왔던 사람하고 비슷하네, 아 다르구나.’ 이런 생각이 자주 들기는 한다. 하지만 어려운 이론이나 용어가 나오는 게 아니라서, 편하게 읽었다.
거기다 신화의 이런 부분이 이렇게 연결된다고 신기해하기도 하고, 한번쯤은 들었을 법한 사람들의 일화를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에필로그 부분에서 그리스 시대와 현대의 과학자들의 차이에 대해 읽으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철학은 모든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학문이 돼야 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그리스 이외의 시대에 대해서는 별로 다루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 시간에 배우기는 중국 문명이 더 일찍 발달했다고 알고 있는데, 모든 과학이 그리스 시대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고 꼬집어 말할 수 있을까?
거기다 중국에 대해 다루고 있는 항목의 부제는 ‘고대 중국, 질주를 멈춘 과학의 기차’였다. 그리고 달랑 9장 한쪽의 분량. 글쎄, 질주를 멈추었다고 봐야하나? 진짜로? 서양이 이후 더 발전을 했기 때문에, 그리스 시대의 과학을 더 높이 산 것일까? 하지만 서로 영향을 받았는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중국이나 고대 마야 등은 아예 다루지 않는 편이 더 나았다고 본다. 그 부분에서는 뭐라고 해야 하지, 음. 빈약하다. 그래, 그런 느낌이 들었다. 구색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넣었다는 그런 인상을 받았다. 그 부분이 이 책의 옥에 티였다고 본다.
서양인이 썼기에 그리스 시대 중심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동서양의 모든 역사와 신화를 아우르는 사람이 썼다면, 균형이 맞춰졌겠지만 그런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하는 의구심도 들고. 나중에 동양인이 쓴 과학사에 대한 책이 있다면, 한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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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는 궁금한 것이 많았다. 해는 왜 떠있을까? 소리는 어떻게 들릴까? 엄마는 내 마음을 어떻게 잘알까? 이런 생각들이 아마도 우리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질문이지 않을까? 지금 말하면 쓸데없다고 무시당했겠지만 저자는 스티브 버트먼 교수는 이러한 질문들과 호기심이 과학의 탄생을 알렸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움직임은 그리스에서 가장 활발하게 볼 수 있다. 때문에 그리스 철학자들이나 과학자(당시에는 학문이 철학으로 불리었으므로 딱히 별다른 구분은 없다)들이 알아낸 것들은 후세에 고전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큰 영향을 준다. 인문학자인 버트먼 교수는 따라서 자신의 호기심을 바탕으로 세상의 과학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많은 문헌들을 통해서 기원을 추적해간다. 심리학, 기상학, 화학, 광학, 천문학, 생물학, 의학 등 모든 학문의 시작을 엿볼 수 있다. 간간이 나오는 그리스 역사와 철학자들의 주장 역시 교양을 쌓는 데 좋을 것 같다. 책을 보면서 놀랐던 것은 당시에 발견된 과학적 지식이 꽤 수준높다는 것이다. 헤론이란 기술자는 이미 영국에서 산업혁명의 시발점이 된 증기기관을 1500년 전 이미 발명했다는 것이다. 아마 그 기술이 당시에 놀라운 산업혁명을 가져다 주었다면 우리의 현재는 매우 달라져 있을것이다. 심리학은 철학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그리스 신화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어서 조금 이색적이었다. 물론 플라톤이라 여러 철학자들이 인간의 심리에 대한 통찰을 내보였지만, 지금도 그리스 신화를 읽으면 다양한 신과 인간군상들의 행태를 바탕으로 우리 자신이 안고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처음이나 기원을 찾는 행위는 보다 풍부한 해석이나 해답의 맥락을 찾기 위해서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우리의 문화와 문명을 발전시킨 그 처음에 다가가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들이지 않고 인문학자의 해설로 우리도 상상해본 그 과학의 시원을 확인해본다는 앎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
인문학자인 스티븐 버트먼 교수는 고대문서와 신화, 유물 등을 통해 세상 모든 ![]()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과학자였던 헤론의 발명품 중에는 `신전의 이중문`이라는 게 있었다. 사람의 힘이 아닌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이 문의 비밀은 지하에 있었다. 원리는 이렇다. 지하 물탱크에 불을 때면 물탱크 내 공기가 팽창하고 그 힘으로 물탱크의 물이 양동이에 쏟아지도록 되어 있었다. 물이 담기는 바람에 무거워진 양동이는 아래로 내려가면서 연결된 쇠사슬을 잡아 당겨 문이 열리게 했다. 다시 신전의 불을 끄면 물탱크 안에 갇혀 있던 공기가 응축되어 양동이의 물을 다시 빨아올렸고, 양동이가 가벼워지면서 문이 다시 닫히도록 되어 있었다. 이미 그때 내연기관과 증기기관의 원형이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그리스인이 인류 최초로 신의 손바닥에서 벗어나 '지성을 위한 지성'을 탐구하려 노력했다는 점을 들어 현대 과학자들에게 날카로운 일침을 날린다. 그는 "객관적 진실이 정치적 의도에 꼬리를 내리고, 종교의 교리에 억압당하고, 대중의 무관심에 시든다면" 그리스인이 남긴 위대한 유산을 좀먹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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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대체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동안 다양한 책을 읽고 리뷰를 여러 편 써봤지만, 내용과 구성 모두에서 별점 5씩 만점을 준 건 정말로 오랜만인 것 같다. 처음엔 '세상의 과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라는 제목과 'The Genesis of Science'라는 원제를 보고 다소 딱딱한 느낌의 이론서를 상상했던 것이 사실이다. '인문학자 버트먼 교수의 고대 과학사 산책'이라는 부제목이 그런 느낌을 더했다. 교수가 쓴 과학의 기원서라면 틀림없이 약간의 지루함을 감수해야 할 거라고 예상했다.
성급한 나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음에도, 그저 만족스러운 것은 이 책이 주는 특별한 여운 때문이다. 저자 스티브 버트먼은... <이야기꾼>이다. 그래, 그런 투박한 표현이 그에겐 가장 어울릴지 모르겠다. 고대 과학사를 이렇게 체계적이면서도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꾼이라고 불릴만하다.
정말... 너무 너무 재미있고, 너무 너무 매력있는 책이다. 한없이 재미있고 흥미를 자극하면서, '유익함'이란 단어가 가장 부합하는 책이기도 하다. 수많은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사실적 기반 위에 새로 쓰여진 색다른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나가는 듯한 재미와, 고대의 그림이나 조각품과 같은 예술작품을 감상해나가는 듯한 풍요롭고 감미로운 기분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만일 이 책의 제목과 표지만 보고 그동안 봐왔던 지루한 과학이론서를 상상했던 나같은 사람이 있다면, 제발 이 책을 펼치고 한두 장 만이라도 얼른 읽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책 중간 어느 부분을 펼쳐들든, 한 장만 읽어도 금세 이 책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버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40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이지만, 4부, 총 17장이라는 어마어마한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마다 또 다시 5-7개 정도의 세부목차까지 있으니 방대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고작 400페이지에 그 모든 걸 담아냈으니 각 장의 내용이 수박 겉핥기 식으로 부실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로 불필요한 우려라는 것을 보장한다.
<제1부 과학의 탄생>에서는 과학의 탄생 이전, 선사시대부터 줄거리를 풀어 나가고, <제2부 그리스인, 과학을 시작하다>에서는 외부 세계(광학, 음향학, 기계학, 화학, 지리학과 지질학, 기상학, 천문학)와 내부 세계(생물학, 의학, 심리학)로 나누어 과학의 여러 분야 전반에서 다양하게 펼쳐진 과학사를 조명하고 있다. 또한 <제3부 과학이 살아남는 법>에서는 로마가 그리스를 정복하고 로마의 물질 만능주의적 사고가 그리스의 과학적 탐구 정신을 위협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그리스의 과학이 살아남았는지를, <제4부 또 다른 문명에서 잉태된 과학들>에서는 지중해의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벗어나 고대의 다른 문화권에서는 어떤 과학의 시작이 존재했는지에 대한 서술을 담고 있다.
총4부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고 풍부한 내용은 제2부에 들어있다. 그 내용을 여기에 상세하게 옮길 수는 없지만, 그 세부 목차의 제목만 봐도, 각 장의 내용이 얼마나 흥미롭고 매력적인지를 느낄 수 있다. <제6장 화학>을 예로 들면,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 / 지중해의 씽크탱크 / 사막의 실험실 / 황금의 레시피 / 골드러시 / 유레카 /유대 여자 마리아 / 연금술사의 후계자들"이 세부 목차의 제목이다. 제목만 봐도 그 내용이 궁금하고 끌리지 않는가?
과학의 범위를 넓게 파악한 저자는 의학과 심리학 등의 분야에 대한 이야기식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제12장 심리학>의 세부 목차는 "심리학의 맹아 / 환자를 치료하는 극장 / 사랑의 과학 / 술에 취한 켄타우루스 / 몽상가의 땅 / 동굴의 죄수 / 영혼의 삼위일체"이다.
예를 들어, 세부 목차의 하나인 '환자를 치료하는 극장'에서는 자신들을 선생님으로 생각했던 그리스의 극작가들이 주로 비극적인 작품의 공연을 통해 교만하고 자만심 강하며 고집이 센 그리스인들에게 어떤 식으로 교훈을 남겼는지를 다양하고 재미있는 연극 작품의 내용까지 분석하며 소개하고 있다. 이 정도만 들어도 이 책의 내용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재미있으면서도 동시에 과학사 이론적으로 유익하게 꽉 차있다는 나의 생각이 대강은 이해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 책의 편집을 맡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분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눈에 띄는 붉은 색 각주를 적재적소에 잘 배치해서 내용이 한 눈에 들어왔고, 내용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사진과 그림 자료들이 책 사이사이에 보물처럼 끼워져 있어 마치 보물지도를 보면서 보물을 찾아나가는 듯한 짜릿한 흥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하는 사람, 그게 아니더라도 신화와 서사시를 좋아하는 사람, 과학의 기원을 최고로 재미있게 풀어낸 책을 찾는 사람, 무겁지 않으면서도 절대 가볍지 않은 유익한 과학사 책을 찾는 사람... 아니, 그저 문학이나 과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재밌다는 말이 믿겨지지 않는다면, 언제든 서점에 가서 그냥 한 번 휘리릭 넘겨보기만이라도 해보길 권한다. 이렇게 재밌게 쓰여지고, 이렇게 멋지게 편집된 과학사 책이 과연 또 있을까? 중간중간 발췌수록된 고대 서사시와 다양한 참고서적의 인용문들이 내용의 흥미를 더하고, 수많은 그림과 사진자료들이 재미를 더한다.
추천한다. 이 책이 주는 놀라운 재미가 믿기지 않는다면, 가서 읽어보시길. 두 번 읽으시길. 또 읽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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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발달과 미신의 쇠퇴는 비례관계가 아니다. 진리의 발견과 신앙의 소멸이 정비례관계가 아닌 것처럼 말이다. 우주에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마당에 여전히 초자연적 힘이나 귀신과 악마를 믿는 이들이 존재한다. 고백하건대 나도 한때는 그런 어리석은 부류였다. 어릴 때 아주 먼 과거에 현재보다 더 발달한 최첨단 과학문명이 존재했다는 공상을 하곤 했다. 고대 7대 불가사의에 관한 얘기는 들으면 들을수록 외계인에 의한 첨단 문명의 흔적을 호기심과 경외감이 반반인 눈으로 찾으내려 한 적이 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란 기자 피라미드, 바빌로니아의 공중정원, 올림피아의 제우스 신상,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레움,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로도스의 콜로서스,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 등대를 말한다. 아, 나는 과학정신을 배양할 근본적 필요가 있다.
인문학자 스트븐 버트먼은 서양과학의 원형을 그리스인들이 남긴 자취에서 찾는다. 세계 최초의 과학자는 그리스인이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합리주의와 인본주의, 호기심, 개인주의, 탁월함을 추구하는 정신, 자유를 사랑하는 정신이 과학을 낳았다고 강조한다. 인본주의는 신의 관점이 아닌 인간의 관점으로 자연의 원리와 사물의 본질을 탐구한다. 합리주의는 진리를 찾는 방법으로 계시와 직관이 아니라 이성과 논리를 중시한다. 한편, 고대 그리스의 인본주의와 합리주의의 대척점에 있는 것이 고대 이스라엘의 반지성주의와 복종을 강조하는 종교적 가치관이다. 중세 시대가 문명의 암흑기로 불리고 있는 이유도 성서적 개념에 근거해 성직자의 권위에 절대적인 복종을 강요하고 인간이 자연에 완전한 지배권을 가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스인들은 광학에서 반사, 굴절, 원근, 착시의 4가지 현상을 탐구했다. 유클리드, 아르키메데스 등 고대 그리스 과학자들의 광학에 대한 탐구는 오늘날에 이르러 집광형 태양로, 콘택츠 렌즈, 현미경·망원경, 광섬유 등으로 이어지고, 피타고라스와 아르키타스의 음계에 대한 연구와 에피다우루스 원형극장의 음향설계는 오늘날 콘서트 홀, 멀티플렉스의 튼튼한 기초가 되어 주었다.
그리스인들의 교훈을 통해 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어때야 하는지 저자는 책 말미에서 이렇게 조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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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의 고대 과학사 산책이란 부제에 어울리게 인류 최초의 과학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머릿속에서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는 책입니다. 고대 그리스라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철학자인데, 과학이라니 조금 의야하기도 합니다. 철학자를 뜻하는 philosopher란 말의 어원이 ‘sophia(지혜)를 philo(사랑)하는 er(자)’에서 왔다니 어느 정도 수긍이 가긴 합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피타고라스니 유클리드니 수학에서 우릴 괴롭(?)히던 이들도 그리스 철학자였으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인의 특성 가운데 으뜸은 지적 능력에 의지해 문제를 풀고 해답을 찾는 합리주의라고 합니다. 신에게 기도하며 바깥에서 도움을 구하기보다는, 지성이야말로 목표를 성취하는 최적의 도구라고 확신했고 내면으로 고집스럽게 눈을 돌려 두뇌를 활용했다는 것입니다. 즉, 모든 자연 현상의 이면에는 질서가 존재하고, 이러한 질서는 고유하고 정돈되어 있으며, 인간의 지성으로 이를 발견할 수 있다(p. 67)는 생각이 고대 그리스 인들에게 정립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를 전제로 외부 세계와 내부 세계로 나누고, 광학, 음향학, 기계학부터 천문학, 의학, 심리학까지 모든 과학 분야에 대해서 그들의 자취를 찾아갑니다. 따라서 곳곳에 OO스라는 그리스인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중에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인물도 있지만, 히파르코스, 소스트라토스 등 처음 들어보는 인물들도 많이 등장하였습니다.
부제인 “산책”이란 말이 어울리게 다양한 분야를 살펴보지만, 깊게 들어가진 않습니다. 이러한 인물들이 이러한 연구를 했다는 정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천문학에 대한 장에서는 "직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돈을 얼마나 버느냐에 좌우되는 실용적이고 배금주의적인 현세대에서, 지식 그 자체를 추구했던 고대의 천문학은 우리의 탐구가 무엇을 지행해야 하는지 많은 점을 시사한다. (p. 234) "면서 따끔한 일침도 잊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영화 <300>생각이 났습니다. 소위 수많은 몸짱 스파르타인이 나온 영화인데, 혹자는 '크세르크세스' 왕이 이끄는 페르시아 군대가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가 이끄는 스파르타 군대에게 승리하는 역사적 사실을 동양인인 페르시아인은 괴물같이 묘사하고, 서양인인 스파르타인은 영웅으로 묘사해 지나친 서구우월주의를 가진 영화라는 평을 하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기타 다른 문명을 언급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고대 그리스 문명을 집중적으로 서사를 하는 점이 많이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비록 한국어판 서문에는 장영실의 언급이 있긴 하지만, 저자가 동방의 나라에서 공부를 한 인문학자였으면 과연 어떻게 책을 썼을까라는 생각이 든 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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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특히 서구문명에게 고대 그리스는 마르지 않는 샘이다. 그리스는 파고 파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 다양한 분야의 기원을 품고 있다. 민주주의와 제국주의의 시작, 전쟁과 역속에서 보이는 카리스마와 리더십의 원형, 깊은 사색과 철학적 통찰, 수많은 저작물의 영감의 원천이 되는 신화와 기록 등 그리스문명이 없는 인류의 문화와 진보는 상상할 수 없다. [세상의 과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는 그리스 고전문헌을 속에 들어있는 과학의 기록에 대한 온갖 것을 끌어 모아 정리한 책이다. 책을 만든 인문학자 스티븐 버트먼은 ‘누가 과학이란 학문을 만들었을까’라는 궁금증이 일었고, 그 답은 서양 문명의 원형인 고대 그리스인이었다고 말한다. 지은이는 인문학자의 깊은 지식과 소양으로 고전문헌 기록 속의 과학의 여러 분야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흔히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으로 나뉘는 과학의 너른 영역을 광학, 음향학, 기계학, 화학, 지리학, 지질학, 기상학, 생물학, 의학, 심리학으로 더 세분화해서 각 장의 분량은 간결하다. 그래서 책은 변주곡처럼 지루할 틈이 없이 쉬이 읽힌다. 낯선 인물들과 용어를 색을 달리한 주석과 그림으로 설명한 책의 구성 또한 무척 돋보인다. 지은이 버트먼이 고전 속에 여기저기 흩어진 과학의 조각들을 모아 얼개를 짜 맞춘 덕분에 그리스인들이 남긴 찬란한 과학의 자취를 즐거이 탐험할 수 있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인본주의와 합리주의를 바탕으로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과 열렬한 탐구심을 키웠고 깊디깊은 성찰로 헬레니즘 과학을 이끌어냈다. 그들의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고 싶은 끝없는 갈망과 무한한 상상력의 결과물은 심원한 시간과 장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정교하고 정확하기도 해서 무척 놀라웠다. 내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누리는 모든 것들이 사실은 인류의 위대한 정신의 자산인 것이다. 책은 그리스 문명을 기록한 방대한 고전을 종횡무진 파고들어 최초의 과학을 살피고 더불어 고금의 역사와 문화,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에 대해 생생하게 설명한다. 책을 읽는 내내 강렬한 호기심으로 진리탐구에 매진했던 고대 그리스인들의 열정과 수많은 예술작품, 철학자와 사상, 민주주의를 만들어낸 위대한 문명에 경탄했다. 한편으론 재정위기로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재 그리스의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 떠올랐다. 경제위기가 단지 그리스만의 일은 아니기에 그 씁쓸함은 더했다. 지은이는 영국의 고전학자 G.E.R 로이드의 말을 빌어 ‘고대인들은 지배하거나 개발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현명해지기 위한 목적으로 자연을 탐구했고 탐구를 가능케 하는 원천은 지식 그 자체였다고 강조한다. 과학이란 유용해야 하지만 유용함의 기준은 물질적 풍요가 아닌 과학의 이해임을 지적하며 현대과학의 배금주의를 꼬집는다. 책은 세계 유수의 학회지에 실리기 위해 논문조작도 서슴지 않는 학자들, 이를 부추기기라도 하듯이 매년 노벨상의 수상시기만 되면 우리는 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느냐는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들, 기술과 돈을 좇는 사회와 그 속의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적탐구에 심취했던 고대 그리스인들의 순수성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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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 그리스 안티키테라 섬 앞바다에서 로마 시대에 침몰한 난파선을 발굴하던 그리스 다이버들은 괴상한 모양의 석회덩어리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모두 이것을 난파선의 부서진 잔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수분이 빠지고 틈이 갈라지자 석회덩어리에서 그리스 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수십 개의 톱니바퀴와 다이얼들……. 이것은 2천 여 년 전 고대 그리스에서 만든 천체 컴퓨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