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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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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 이야기 2015-235   『천상병 시선』 천상병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1.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歸天 - 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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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235

 

천상병 시선천상병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1.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歸天 - 主日전문

 

찬상병 시인의 시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다. 아마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소풍 온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경지다. 참으로 깨끗한 마음이다. 소풍 길엔 단지 한 두 끼니 먹을 것, 마실 것만 있으면 된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어떤가? 당장 내 주변을 돌아볼 때,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없어서는 안 될, 꼭 가져가고 싶은 그 무엇이 있는지 차분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가서, 이 세상이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이 되어야겠다. 그러려면 지금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 겉으로 드러내놓는 삶이 아니라 내 삶의 내면이 아름답고 향기로운 삶이 우선이어야 한다. 그러면 내 주변도 아름다워질 것이다.

 

 

 

2. “아침은 매우 기분 좋다/ 오늘은 시작되고/ 출발은 이제부터다// 세수를 하고 나면/ 내 할 일을 시작하고/ 나는 책을 더듬는다// 오늘은 복이 있을지어다/ 좋은 하늘에서/ 즐거운 소식이 있기를.” 아침전문

 

아침을 맞이하는 마음은 사람들 마음 마음마다 각기 다를 것이다. 기대감으로 가득한 아침을 시작하는 사람, 떨림과 두려움으로 시작하는 사람, 제발 아침이 밝아오지 않길 간절히 기도했을지도 모르는 사람. 매일 아침 떠오르는 태양은 어제일은 잊어버리고 새로 시작하라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어둠의 장소로 숨어들지 않는 이상 태양은 그 빛을 모든 이들에게 고루 전해준다. 아무리 힘든 어제를 보냈더라도 새로 시작하는 오늘은 좀 덜 힘든 날이 되길 소망한다. 당신과 나에게.

 

 

 

3. “날개를 가지고 싶다./ 어디론지 날 수 있는/ 날개를 가지고 싶다./ 왜 하느님은 사람에게/ 날개를 안 다셨는지 모르겠다./ 내같이 가난한 놈은/ 여행이라고는 신혼여행뿐이데/ 나는 어디론지 가고 싶다/ 날개가 있으면 소원 성취다/ 하느님이여/ 날개를 주소서 주소서.....” 날개전문

 

李箱날개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이젠 돈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세상이다. 시인도 결국 그 부족함을 토로한다. ‘가난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참 묘하게 그리 궁색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낭만적으로 들린다. 여행을 가고 싶단다. 외국의 어느 가난한 작가가 주머닛돈을 털어 신문에 광고를 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크루즈 여행을 하고 싶다. 그 나라 남쪽의 어느 따뜻하고 조용한 섬에도 가보고 싶다고 광고를 냈다. 우연히 어느 크루즈의 선장이 그 광고를 보고 그 작가의 소원을 들어줬다고 한다. 천상병 시인이 날개를 주소서 주소서....’대신에 좀 더 구체적인 표현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물론 그렇게까지 욕심을 안 낼 분이라는 것이라 짐작한다. 그나저나 시인에게 날개가 달리면 어디를 제일 먼저 가보고 싶으셨을까? 아마 지금은 더욱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여기 훌쩍 저기 훌쩍 다니시고 계시리라.

 

 

 

4. “지금은 다 뭣들을 하고 있을까? 지금은 얼마나 출세를 했을까? 지금은 어디를 걷고 있을까? // 점심을 먹고 있을까? 지금은 이사관이 됐을까? 지금은 가로수 밑을 걷고 있을까? // 나는 지금 걷고 있지만, 굶주려서 배에서 무슨 소리가 나지마는 그들은 다 무엇들을 하고 있을까?”  

    〈同窓전문

 

 

연말이 다가온다. 각종 모임이 늘어나는 때다. 특히 동창 모임은 예민한 기운이 감도는 모임이다. 내가 생각하기엔 그럭저럭 먹고 살만한 사람. “지금 뭐해?” “사업 잘 되고 있지?” 에 그래도 할 말이 있는 사람들이 참석한다. “그런 데로..” “힘들어 죽겠어..”하는 사람들은 아직 죽을 정도는 아니다. 시인을 바라본다. ‘나는 지금 걷고 있지만, 굶주려서 배에서 무슨 소리가 나지마는...’ 이런 생각도 든다. 시인은 지금 걷고 있다. 그러나 걷기는커녕 앉기도 힘들 정도의 깊은 질병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단지 배가 고플 뿐이라면,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에 비하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내가 가장 비참하고,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은 버리자. 나보다 못한 사람 분명히 있다. 나 정도면 천년만년도 살겠다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그러니 내 삶을 사랑하자. 내게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자. 다행히 시인도 시에 담은 것은 원망이 아니다. 지금 나는 이런데 그 친구들은 잘 되고 있을까? 잘 되고 있겠지 하는 소박한 바람을 담을 뿐이다. 시인은 늘 이런 마음을 잃지 않고 소풍 길을 잘 다녀갔다고 생각한다.

 

 

 

 

 

s******5 2015.11.25. 신고 공감 4 댓글 3
리뷰 총점 종이책
천상병, 「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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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으로 온 소풍 온 시인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 천상병, 「귀천」     귀천(歸天)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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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으로 온 소풍 온 시인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 천상병, 귀천

 

 

귀천(歸天)은 하늘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늘은 저승을 가리킨다. 죽음이란 의미가 귀천이라는 말에는 내포되어 있는 셈이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라는 시구로 시인은 죽을 때가 되어 하늘로 돌아가는 상황을 표현한다. 인간에게 죽음은 무엇일까? 서양철학의 근원이 죽음에 대한 탐색과 연관되어 있듯, 죽음은 인간을 항상 한계지점으로 내몰고 있다. 한계지점은 말 그대로 삶과 죽음 사이에 걸려 있는 경계이다. 이 경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명은 없다. 불멸을 꿈꾸는 인간도 다르지 않다. 불멸을 꿈꾼다는 말 자체에 이미 시간의 한계에 갇힌 인간이 들어 있지 않은가? 천상병은 이 시에서 기꺼이 죽음을 맞이하는 현자(賢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내가 죽은 날 장자는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고 하던가. 장자에게 죽음은 육신을 벗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과정일 뿐이다. 아내가 더 좋은 세상으로 죽어서갔는데 남편이 서글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시인은 새벽빛이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과 더불어 손을 잡고 하늘로 돌아갈 거라고 선언한다. 풀잎에 맺힌 아침이슬은 해가 솟으면 반짝이다가 이내 스러진다. 반짝임과 스러짐 사이에 아침이슬이 내보이는 삶이 있다. 찰나에 왔다가 찰나에 사라지는 삶을 어찌 아침이슬에만 적용할까? 100년을 산다는 인간 또한 우주 역사에서 본다면 찰나에 왔다가 찰나에 사라지는 삶에 불과하다.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은 불로초를 구하려고 여기저기에 사람을 보냈지만, 결국은 이 찰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했을까? 불로초까지 구하려는 지독한 욕망에 들뜬 이가 어떻게 편한 죽음을 맞았겠는가? 아침이슬이 내주는 손을 잡고 하늘로 가는 시인의 마음을 진시황은 아마도 죽어서까지도 이해하지 못했으리라. 돌려 말하면 우리가 어떤 마음을 품느냐에 따라 삶과 죽음은 그 의미를 달리한다. 일체유심조(一體唯心造), 우리가 보는 세상은 마음이 만든다는 말은 그래서 진실에 가까운지도 모른다.

 

아침이슬과 손을 잡은 시인은 이제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하늘로 돌아가겠다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아침이슬이 있으니 노을빛도 있어야 한다. 아침에서 저녁으로 흐르는 시간은 찰나에 드리워진 우리네 삶을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삶으로 우리는 죽음을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간다. 삶으로 가는 길이 곧 죽음으로 가는 길이라는 진실에 무어 그리 슬퍼할 필요는 없다. 슬픔은 죽음을 삶의 끝으로 생각하는 마음에서 뻗어 나온다. 죽으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한다. 날마다 거울로 보는 자신과도 헤어져야 한다. 손으로 몸 구석구석을 만져본다. 살아있음이 이렇게 느껴지는데 죽음이라니! 얼마나 슬픈가.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슬피 운다. 시인처럼 노을빛과 기슭에서 놀다가 하늘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이게 죽음을 한계지점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이 내보이는 보편적인 감성이다.

 

시인은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통념을 알고 있다. 시인이라고 해서 죽음이 두렵지 않을 리 없다. 태어나 죽는 일 자체가 고행이라는 부처의 말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사는 일은 언제나 우리를 고통에 빠뜨린다. 세상 일이 마음대로 되면 그나마 낫겠지만, 세상 일이 어디 우리 뜻대로 돌아가던가? 천상병 시인만 해도 문둥병에 걸려 온갖 육체적 고통에 빠졌던 사람이다. 그럼에도 그는 짜부라진 눈으로 아침이슬을 보고, 노을빛을 본다. 아침이슬과 놀고 노을빛과 논다. 마음이다. 그는 마음으로 세상을 본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로 표현되는 천상병의 서정은 순수한 마음이 아니면 그려내기 힘들 정도로 맑다. 그는 고통을 받기 위해 세상에 온 게 아니라 소풍을 즐기기 위해 세상에 온 것이다. 소풍이라니! 태어남 자체가 고통인 세상에서 즐거운 소풍으로 삶을 인식하는 시인의 상상력이 그저 경탄스럽기만 하다. 즐거운 마음으로 소풍을 온 세상이므로 시인에게 세상은 항상 아름답게 비쳐진다.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라는 이 시의 결구에는 세상을 향한 시인의 이런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고 하겠다.

 

세상이 정말로 아름다운지는 여기서 중요하지 않다. 시인이 아름다운 눈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새벽빛에 스러지는 이슬을 보고, 노을빛과 노는 마음으로 구름 손짓을 기다리는 이 시인에게 죽음은 삶을 얽어매는 멍에가 아니다. 그는 죽음과 삶을 나누지 않는다. 삶이 아름다우면 삶 너머, 곧 죽음도 아름답다. 죽음이 아름다우려면 마음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이치가 여기서 성립된다. 장자는 죽은 아내를 보며 춤을 추었다. 아름다운 마음이다. 천상병은 아침이슬의 손을 잡고 하늘로 돌아갔다. 아름다운 마음이다. 이 세상 소풍을 끝내고 하늘로 돌아가는 시인의 순수가 느껴지는가? 순수는 자기 마음을 끊임없이 수련하는 과정 속에서 나온다. 천상병이 지닌 아름다운 마음은 이기심에 빠져 타자를 돌아보지 않는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그러고 보면 윤동주 시인도 서시에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삶을 살겠다고 노래하지 않았는가? 순수한 사람들은 이렇게 시대를 거슬러 올라 서로 통하기 마련인 것이다.

 

 

 

o*****s 2018.09.2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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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인 천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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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제일 작은 카페>

내 아내가 경영하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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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을 의자가 열다섯 석밖에 없는
세계에서도
제일 작은 카페
그런데도
하루에 손님이
평균 60여 명이 온다는
너무나 작은 카페
서울 인사동과
관훈동 접촉점에 있는
문화의 찻집이기도 하고
예술의 카페인 ‘歸天’에 복 있으라.

이제는 없어진 귀천1호점에 대한 시다.

천상병 선생님을 아는 분은 이미 다 아시겠지만

현재 인사동에 2호점이 남아있으니 꼭 방문해보길 바란다.

g******9 2021.08.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