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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할 책도 읽고 싶은 책도 많지만 요즘... 읽기가 참 힘들다. 일주일에 한권은 꼭 읽었는데 연말과 연초가 맞물려 바빠져서 한번 놓치기 시작하니 다시 예전만큼 집중해서 읽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이책도 저책도 꼭 봐야지 하면서 바쁠 땐 바빠서, 시간이 있을 땐 다른 거 하느라... 차일피일 미루다 어느덧 3월이 되어버렸다.
봄... 나무에는 새순이 돋고 꽃은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꽃망울을 맺을 시기.
이제 다시 일주일에 한 권정도는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정말 생각만 할게 아니라 실천에 옮겨야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꺼내들었다.
0페이지책... 1페이지는 몰라도 0페이지는 있을 수가 없는데... 여기서 '0'은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존재하지 않는 장소이고 숫자 0일 수도 있고 글자와 글자 사이의 구멍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저자가 읽은 열 다섯권의 책에 담겨있는, '봄로야'란 묘한 작가명을 지닌 그녀에게 영향을 끼친 문장들만 고르고 골라서 그 문장들을 제외한 공간에 그녀의 독창적인, 때론 멋있기까지한 그림들이 펼쳐진다. 책에 연필로 밑줄조차 긋지 못하는 내게 그녀의 멋진 그림은 처음엔 의아하게 다가왔다.
왜?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나도 한번쯤은 해보고 싶어지는 일이었다. 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하라고 해도 못할 일이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깨알같은 글씨로 이런저런 단어들도 나열해보고 교과서에 했던 것처럼 알아보지 못할 그림들도 그려보고 무척 마음에 드는, 매혹적인 문장이 나오면 색연필로 밑줄치고 별표, 하트표도 그려보고... 엄청 재밌을 것 같다. 그런 날도 언젠가는 있겠지만 아직은 엄두가 안나는 일이지만 0페이지책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대리만족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미처 하지 못하는 낙서를 너무 멋지게, 세련되게 하다니!!!
비단 그림뿐만 아니라 책과 그녀의 이야기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녀가 가장 영향을 주었다던 문장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동물원 킨트'와 '암리타' 이 두 책이 몹시 궁금해졌다. 어디선가 책이 또다른 책을 이어준다는 말을 들은 것 같은데...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읽은 책보다도 안 읽은 책이 더 많아서 여기에 나오는 책들 중 내가 읽지 않은 책들을 '읽고싶은 책 리스트'에 올려서 나중에 찾아봐야할 것 같다.
책을 통해 또다른 책속으로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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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책을 읽다 보면 마음에 드는 한 구절을 적어 놓기 마련이다. 그런데 분명히 책을 읽을 때는 좋았던 구절인데, 나중에 남에게 말하려면 쉽지 않다. 앞뒤 맥락없이 잘라놓은 한 문장으로는 내가 받았던 감동을 온전히 전달하기가 힘들다.
이 책은 자신이 감명깊었던 한 문장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그 페이지를 찢어내, 그 문장에 자신이 받았던 느낌을 그대로 담아 만들어냈다. 찢어진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고 있자니 마치 전시회를 보는 것 같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좀머 씨 이야기.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 하고 외치는 절절한 심정이 그대로 와닿지 않는가.
감동은 개인적이라 공유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이 책에 내게는 좋았지만, 상대에게도 좋을지 확신할 수 없다. 또한, 내가 같은 책을 읽는다 하여도 그 때의 상황과 기분에 따라 전혀 다른 독서가 된다. 독서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행위라 그만큼 공유하기 어려운 즐거움이기도 하다.
하지만, 책이 가지는 그런 한계를 저자는 시각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때까지 한번도 보지 못한 독후감이자, 책에 대한 추천이라 신선하기 그지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최근에 원제를 살려 노르웨이의 숲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문장과 어우러진 멋진 그림이자, 소설 전체의 막막한 느낌과도 잘 어울린다.
이 책은 정말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다. 그림이 글보다 빨리 읽히는 이유도 있겠지만, 책에 대한 나와 다른 감성이 너무 흥미진진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고나니, 나도 이런 책읽기에 도전해보고 싶어진다. 물론, 저자만큼 멋지게 만들어내지는 못하겠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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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을 읽는 방법은 다양하다. 읽는 속도, 읽는 장소, 어떤 자세로 읽느냐에 따라 같은 문장도 다르게 느껴진다. 읽는 이의 마음 상태에 따라 같은 책이 다른 책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독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책일기의 모든 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분명 읽은 책이지만 내용은커녕 주인공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을 흔드는 문장을 났을 때 기억하기 위해 름의 표시를 한다. 어떤 이는 밑줄을 긋고, 어떤 이는 포스트 잇을 붙이고, 그 부분을 옮겨 적기도 한다. 『0페이지 책』은 저자의 인생을 뒤흔든 책을 조금은 색다른 방법으로 기억하는 이야기다.
각 각의 책들이 갖는 의미를 그녀만의 방법으로 기록한 것이다. 한 권의 책이 어떻게 그녀의 삶으로 스며들었는지 그녀에게 소중하게 각인된 문장과 기발하고도 감각적인 그림을 통해 보여준다. 그녀가 선택한 책은 어린 시절 누구나 읽었을 법한 <어린왕자>,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꽃들에게 희망을>를 시작으로 필독 독서로 잘 알려진 <수레바퀴 밑에서>, <호밀밭의 파수꾼>, <참을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가벼움>, 와 읽지 않았어도 제목으로 익숙한 <좀머 씨 이야기>,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상실의 시대>, <은밀한 생>, <생의 한가운데>, <자기 앞의 생>,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생경한 <동물원 킨트>, <암리타>까지 15권이다.
저자는 자신이 지나온 삶의 모든 것을 책으로 말한다. 청춘의 방황과 혼란스러운 정체성과 마주한 책, 실연의 슬픔을 달래준 책이거나 좌절에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준 책,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는 책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0페이지라 명한다. 그리고 모두에게 묻는다. 당신에게 그런 0페이지는 어디냐고 말이다.
‘0페이지는 존재하지 않는 장소다. 숫자 0일 수도, 글자와 글자 사이의 구멍일 수도,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의 빈 여 백일 수도 있다. 작가에게는 첫 페이지를 쓰기 전의 마음가짐이며, 독자에게는 첫 장을 읽기 시작하기 전에 받는 책 전체에 대한 느낌이다. 또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고 난 후의 감상 덩어리다. 책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덩어리다. 같은 책을 두 번, 세 번 읽는 반복의 형상이다. (중략) 0페이지는 성벽이 허물어지고 나와 책이 다시 탄생하는 생의 시작점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책에 대한 책을 읽을 때면 책 속의 책과 내가 읽은 책이 많이 겹치기를 바랐다. 한데 이 책은 내게 속한 내 책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내가 사랑하는 책들을 생각한다. 다시 읽고 매만지고 싶은 책들 말이다. 어두운 밤 바다를 밝히는 등대같은 이어령의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비유>, 심란한 마음을 정리해주는 김소연의 <마음사전>, 제목만 들어도 마음이 포근해지는 줌파 라히리의 <그저 좋은 사람>, 그리고 나를 돌아보게 만든 공지영의 단편집들과 정현종의 시집들 말이다. 어쩌면 내게 0페이지는 이런 마음일지도 모른다. |
"찢고 낙서하고 해체하는 발칙한 책 읽기"
어떤 연예인은 자신의 구두를 아가라고 부른다는데 나는 내 책을 그와 동급으로 아낀다. 그래서 찢고 낙서하고라는 부분에서는 정말 그렇게 해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냥 읽어도 될 것을 굳이 찢고 낙서하고 해체하면서까지 읽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하고 말이다.
『0페이지 책』책에서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만한 책 15권이 소개된다. 아마도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이나 가장 좋아하는 책에 꼭 한번은 포함될만한 책임에 틀림없다.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감명깊게 읽었고, 지금도 특이하다고 기억하는 책도 이 책에 나온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와 <좀머 씨 이야기>가 바로 그것인데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경우 선물로 받아 읽으면서 제제가 뽀르뚜까 아저씨를 잃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지는 경험을 한 바있고, <좀머 씨 이야기>의 경우 '날 좀 내버려 두시오'라고 말하며 특유의 차림으로 걸어다는 모습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는 가장 독특한 책이 아니였나 싶다.
『0페이지 책』에 나오는 15권에 대한 저자 자신만의 감상평을 적은 책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이 책은 책 여기 저기를 잘라서 재구성한 느낌이 들어서 마치 하나의 패치워크(patchwork) 작품을 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책의 내용 중에서 핵심 문장이거나 가장 인상적이였을 문장을 이렇게 한페이지에 과감하게 배치하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한다.
집에서 사랑을 받지 못했던 제제에게 있어서 라임 오렌지나무와 뽀르뚜까 아저씨는 안식처이자 나이와 존재를 초월한 진정한 친구였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때 이 문장이 의미하는 바를 쉽게 깨달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기적과도 같은 그 소중한 존재를 잃어 버린 제제가 느꼈을 상실감과 허무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아마도 제제는 어른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전과는 달리 제제 특유의 발랄함이나 그 이상의 모습들을 이제는 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느꼈던 소중한 느낌들을 저자는 글로 써내려 가고 있는 동시에 책의 본문을 가져와 그곳에 그림을 그리거나 동그라미 표시를 하는 방법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나로써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책에 대한 훼손(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문제집 같은 종류가 아닌 책에 저토록 그림을 그리고 줄을 긋고 하는 행위를 나는 감히 할 자신이 없다. 그건 명백히 책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을 당당히 보여주는 저자의 책읽기를 보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책만큼은 아닐지라도 각자마다 책을 읽는 스타일은 따로 있구나 싶어진다.
어느 날인가 한장 한장 소중히 읽었던 책을 이렇게 해석하면서, 해체하면서 읽을 수도 있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한 특이한 책이다. 새로운 시각으로 읽는다는 시도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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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책을 백명의 사람들이 읽으면 백가지의 느낌을 끄집어 낼수 있듯이 사람마다 책속의 한문장에서 다가오는 느낌은 모두 다르다. 이책은 순전히 작가의 책읽기에 호기심이 생겨서 읽게 된 책이다. 한마디로 책이 참 독특하고 특별한 느낌이 든다. 그 특별한 느낌이 무언지 모르지만 작가가 읽었던 책들중에서 나또한 이미 읽었던 책이 꽤 많기에 어떤 부분이 공감을 주려나 의문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의외로 예상밖의 조금은 충격적인 책이다. 책한권을 모두 읽고 의미하는 것 보다는 갈기 갈기 찢기고 발췌해 버린후 자기만의 느낌을 가진 문장만을 엄선해(?) 작가 나름의 방식으로 이야기 하고 있어 읽다보면 작가의 생각도 엿볼수 있고 나와 비교해 가며 다른 방식의 책읽기를 알아갈수 있어 좋은것 같다. '본질적인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p21) 어린왕자의 한 문장 이지만 왠지 작가의 책읽은 방식을 살짝 엿볼수 있는것 같은 문장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지식을 축적하는 의미도 있지만, 그외의 더욱 큰 의미인 자신만의 생각대로 해석하고 혜안을 넓힐수 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는것 같다. 책이 주는 단순한 정보 보다는 더 가치있는 본질을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이책을 읽다보면 작가는 책의 본질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작가가 던져주는 문장들을 보면 나도 이미 읽은 책이지만 예전 느낌은 온데 간데 없고, 전혀 새롭게 책을 대할수 있는 신선함을 던져주는 것 같아 호기심이 든다. '모든것은 곧 잊게돼.'( p47)-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중 오래전 어릴적 읽었던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속 제제는 지금 만나보니 전혀 그때의 느낌이 들지 않는다. 내가 읽었을때의 모든것이 곧 잊혀진다는 말은 나에게 많은 아쉬움과 외로움을 던져 주었지만 지금 읽어보니 작가처럼 새로운 시작의 의미로도 느낄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권의 책을 여러번 읽어 보는 것의 의미가 아마도 여러번의 느낌을 느낄수 있기 때문인것 같다. 0페이지의 의미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없다는 느낌보다는 새롭게 충만된 시작의 페이지란 생각이 든다. 작가가 멋지게 낙서하고 해체해 버린 문장들은 이미 그책에서는 의미를 잃었을지 몰라도 작가의 0페에지에서 새롭게 재 창조 된 것을 알수있다. 이런 책읽기가 참 신선하면서도 새롭다. 물론 난 아직은 책의 문장들을 헤체해 버리면서 까지 읽어낼 용기는 없다. 하지만 나와 책이 하나로 다시 탄생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봄로야식 책읽기가 주는 의미가 클것 같다. 작가가 자신만의 0페이지로 책과 하나가 되어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 마냥 부럽기도 하다. 봄로야식 책읽기를 조금씩 시도 하고싶은 욕심이 생기게 만들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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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신선하다. 뒤표지 김중혁 작가의 추천사처럼 봄로야의 낙서는 '차원이 다른 낙서'이고, 내가 보기에도 그녀의 책읽기는 '차원이 다른 책읽기'이다, 나와 비슷한 책읽기 방법을 소개한 책을 읽다보면 공감은 되지만 별다른 감흥은 없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전혀 시도조차 해 본 적 없는 책읽기의 방법을 보자하니 이 책이 너무 예뻐보이고 설레게 된다. 이 사람은 내가 죽는 날까지 해 볼 수 없는 일을 맘껏 하는 사람이구나 싶은 마음에 대리만족도 느끼고 동경하는 마음도 생긴다.
![]() 일단, 목차부터가 예쁘다. 물론 이것이 정식 목차는 아니지만, 차라리 정식 목차가 이런 식이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어쨌든 간에 개인적으로는 김중혁 작가의 <미스터 모노레일>이라는 소설의 목차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이 책의 목차는 그만큼은 아니지만 새롭다. 하지만 목차를 넘어 그녀가 책을 읽었던 생생한 경험의 흔적들을 만나자면 새로움을 넘어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아, 이렇게 책을 읽는 사람이!
사실 책을 곱게 봐야 한다는 어릴 적 부모님의 말씀에 따라 서른이 될 때까지는 책에 밑줄도 긋지 못했다. 그래서 옮겨적는 버릇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생각해보니 내 책을 내 맘대로 하지도 못하니 이게 내 책인가 싶은 생각에 요즘엔 밑줄도 쫙쫙 긋고 생각도 적고, 때때로 낙서도 한다. 하지만, 봄로야의 책은 그런 수준이 아니다. 필요한 부분의 문장만 살려두고(?) 나머지는 자신의 낙서로 가득 채우거나, 싹싹 검게 칠해 버린다. 더구나 그 페이지를 찢어서 보관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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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만약 해 본다면? 나름대로 협상안은 그 페이지를 복사해서 한 번 해 본다는 것인데, 좀 번거럽고 억지같아 하진 않았다. 그래도 정말 맘에 드는 페이지는 복사한 다음 낙서도 하고 꾸며도 본 후에 보관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만간 한 번은 해 볼 것 같다.
작가 봄로야는 여러 가지 예술 장르의 일을 한다고 한다. 그 중엔 물론 일러스트레이터가 있다. 그래서 그녀의 이 낙서들은 그저 낙서가 아니라 의도적인 행위로 보이고, 그것이 보기에 좋기도 하다. 또한 그런 능력 덕분에 이 책 자체가 참 예쁘다. 책을 예쁘다고 산 적은 별로 없는데 최근에는 예쁜 책들이 눈에 뜨인다. 책의 내용 뿐만 아니라 물질로서의 책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의 전환이 되고 있는 요즘이다. 글자만 꽉꽉 들어차고 그 얘기가 그 얘기 뿐인 '책에 관한 책'들만 읽는 것 보다는 이렇게 창조적 가치가 빛나는 책들을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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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만점의 책읽기 방법- 나에게 어울릴만한 책읽기 방법을 찾은 느낌이였다.
물론 나는 작가처럼 그림을 잘그리거나 꾸미기를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하지는 못하겠지만-
다른 어떤 책보다 나에게 구체적인 책 읽기를 제시한 느낌이였다랄까.
일반적으로 손으로 책장만 넘겨서 책을 읽는 타입이 아닌 작가다.
책을 꾸미고 원하는 부분만 남겨 지우고 하면서 그 책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키는 것!
그게 능력이지 않을까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책이 조금이라도 구겨지거나 손상되는걸 싫어한다.
아마 그건 언제라도 변하지 않을 내 취향일 것 같다.
그래서 전에 책에 적어야할 일이 있을때 책을 한권 더 구매했던 적이 있다.
두권의 책을 갖고 한권은 고이 읽고 보관하고 한권은 낙서를 했지만
최대한 깔끔하게 하기 위해 노력했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유별나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이 작가를 보고 나니 나는 매우 평범한 소시민임이 확실해졌다.
![]() 개인적으로 이 나이테가 너무 좋았다.
나무가 세월이 지나면서 나이테가 생기듯이 짧다면 짧을 수 있는 인생 시간이지만
책으로 인한 나이테가 생긴다는걸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_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꽤 괜찮은 책이겠는데? 하는 생각을 갖고 책을 펼쳤다.
![]() 시작부터 나에게 충격을 준건 설마 책에 이렇게 낙서를 할 줄 상상도 못했기때문이다.
정말 자신이 남기고 싶은 부분, 남겨야만 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그 책의 느낌을 살려서 책을 꾸몄다.
이건 물론 이 사람의 능력이 뛰어나기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시도를 했다는것 부터도 대단하지 않은가.
교과서에 낙서는 보통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글씨 바꾸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는 느낌을 살려서 감정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조금 많이 다르게 느껴졌었다.
![]() -어린왕자 중-
![]() -상실의 시대 중-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은 글쓴이에게 영향을 미친 책이고,
크게 표시된 페이지는 글쓴이가 그 책을 읽고 영향을 받았던 시기의 나이다.
그런 표현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 창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마무리 역시 평범하지 않다.
무한대적인 모습을 그리며 다시 모든것의 시작을 알리는 시점을 보여주고 있다.
나처럼 책을 깔끔히 보기 원하는 사람이 보면 정말 발칙한 책읽기가 아닐수 없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용기있는 책 읽기가 아닐까 싶다.
책을 정말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작가의 능력과 표현에 감탄하며
언젠가 한번쯤은 나 역시 책을 내 것으로 소화시키고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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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존의 책과는 비교를 하기 힘들다. 책의 파괴적 실험의 결과랄까? 저자가 읽고 감명을 받고 영감을 받는 책을 철저히 자신만이 예술세계로 만들어버린 점이 참으로 창의적이고 새롭다. 왜 이렇게 책의 낱장에 그림과 주요 단락을 제외한 모든 철자를 지워버리는 행위에 대한 의문은 어떻게 보면 저자의 약력을 알게 된다면 그에 대한 대답이 될 듯도 싶다. 저자는 일러스트레이터 및 큐레이터이다. 즉, 미술과 관련이 깊은 그것도 창조적인 면이 부각되는 영역에서 일하는 작가라 볼 수 있다. 하여튼, 대단한 책읽기다. 가끔 나도 책읽기를 하면서 내 경험과 비추어 비교를 해보면서 작가의 상황에 나의 상황을 대비시켜보기도 하지만, 이렇게 정말 책을 하나의 오브제로 적극적으로 자기만의 세계로 만드는 저자의 역량에 놀랄 뿐이다.
원래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제작년부터 줄곧 읽어왔던 책 읽기 혹은 독서전반에 관한 책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에서였다. 그러나, 이 책의 젊잖은(?) 양장본 겉표지안을 들추어 보기 시작하면서부터 내 기대는 어긋나고 있었다. 저자의 책 읽기 방법의 한계가 어디까지 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정말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책을 해체하고 자신의 잣대로 창의적인 낙서(?)로 도배해 놓고 있었다. 물론, 저자의 책 읽기가 너무나 책에 대한 테러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히 놀라운 시도로 가득 차 있긴 하다. 그러나, 저자의 직업인 일러스트레이터, 뮤지션(그녀의 음악을 들어보진 않았지만 대단히 실험적일 거라는 추측이 든다), 그리고 큐레이터라니 책을 마치 하나의 오브제로 삼아서 자신만의 예술의 세계로 꾸며놓은 그런 시도가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긴 하다. 하나의 현대미술작품을 쭉 둘러보는 듯한 착각도 든다. 시각적으로는 놀랍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이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 어떻게 이렇게 책에서 자신이 원하는 부분을 짜맞출 수 있는 지를 읽으면서 바라볼수록 더욱 경이롭다. 저자가 언급한 15권의 책 중에서 내가 읽어본 책은 서너 권에 불과하고 그 책들도 읽은 지 오래되어 서문에서 지은이가 말한 대로 어떤 내용인지 기억이 가물거리는 지라 이 책에서 인용한 부분들이 새롭게 혹은 낯설게 다가왔다. 어떤 책이든지 읽는 사람의 관점에서 새롭게 분석되고 이해되는 책의 속성을 이처럼 이질적(?)으로 나타낸 경우는 흔치 않은 듯 하다. 이 책에서 언급된 부분을 해당 책을 읽으면서 비교해보는 것이 이 책의 이해에 더욱 도움을 줄 듯도 싶다. 상당히 흥미로운 책으로 시각적인 감동은 있었지만, 내용적인 면은 공감하기 상당히 힘들었다. 이리저리 짜깁기한 듯한 느낌에 자꾸 책 읽기의 흐름이 끊긴 면이 있었다. 아마도, 우선은 내 책 읽기의 내공이 깊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고, 어떻게 보면 한 편의 장편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 저자의 계산된 의도였을 지도 모르겠고, 내용의 이해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책보다 저자의 미술작품내지 음악작품을 접해보고 싶어진다. 이 책의 소제목대로 발칙한 책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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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르는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 나 같은 경우는 공부가 미친 듯이 안될 때나 삶의 의욕이 떨어질 때 자기개발서를 읽고, 어디 저 멀리 떠나고 싶은데 떠날 수 없을때는 여행에세이나 가이드북을, 아무생각 없이 그저 무언가 읽고 싶을때는 만화책을 고른다. 그리고 간혹 책 속의 단 한 문구가 마음에 들어 책을 집어 들때도 있다. [ 0페이지]도 단지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하게 되었다. 이유따윈 없다. 그냥 마음에 들어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덜컥 손에 들었다. 그 호기심이 문제였다. 생각 없이 행동한것에 대한 벌일까... 책은 무너뜨린다 라는 봄로야[지은이]의 말처럼 이 책은 나를 적나라게 무너뜨렸다. [ 0페이지 ]는 봄로야[지은이]가 살아오면서 읽은 책 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와 닿았던 책속에서 기억에 남거나, 표시해 둔 구절을 기록한 것으로 분류해본다면 에세이란 카테고리 안에 넣을 수 있다. 누구나 책을 읽으면 마음에 드는 구절 하나쯤은 찾아낼 수 잇을 것이다. 그런데 그 기록을 책으로 발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인데,, 이렇게 세상앞에 떡 하니 그것도 당당하게 드러낸 것에 박수를 주고 싶다 ( 아이디어가 너무 좋다. 그리고 내가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것을 그녀(?)는 행동으로 보여준것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 더군다나 어린왕자, 호밀밭의 파수꾼,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등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도 가산점을 주고 싶다( 나도 어린왕자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을 표시해 두었는데,, 나와는 어떤 문구를 마음에 들어했는지 비교할 수 있었고 심지어 나는 왜 이 구절은 마음에 와 닿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까지 해보았다 ) 봄로야는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은 000책을 통해서 삶의 지혜를 얻었다, 살아갈 힘을 얻었다 라는 쓸데 없는 이야기를 펼치지 않는다. 단지 책을 통해서 책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단순명료하게 말이다. 심플한 그녀의 책에 대한 정의는 마치 내가 하고 싶었던 말처럼 나의 마음속을 대변하고 있었다. 우리는 어렸을때부터 책읽기를 강요당한다 초등학생때부터 사회인이 되어서도 말이다 심지어 이제 유치원에 들어간 원아들을 위해 책을 사재기 하는 부모들까지 나오고 있다. 그건 각종 미디어에서 학교에서 책이 좋다, 책을 읽어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 라는 등 무턱대고 책 읽기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더 나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책을 읽어야 한다는 사실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너무 슬프기 그지 없다. 각종 미디어에서 학교에서 책읽기를 강요하고 있기에 나는 안해야지 안해야지 하면서도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왜 책을 읽지 않냐고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데,, 읽어야 한다고 나도 모르게 소리높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들의 왜? 라는 질문에 명료하게 똑 부러지게 답해줄 수가 없다. 책이 좋다는 것은 읽은 사람들만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나였는데,, [ 0페이지 ] 라는 덕분에 내가 품고 있던 생각을 말로,,, 글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책은 살아있다 책을 통해서 겪어보지못했던 슬픔, 행복, 사랑을 느꼈다 책은 감싸준다 언제나 나의 편이 되어 주인공이 곧 나고 내가 주인공이 된다 책은 불안하다 도무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나의 생각을 글로 대변해준다 책은 대항한다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나를 강하게 그리고 똑똑하게 만들어 준다 책은 무너뜨린다 견고하게 만들어진 인생관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며 또 다른 세계로 발 디디게 만들어 준다 책은 나다 생에 녹여드는 책은 바로 나 자신이다 봄로야[지은이]는 내가 책을 읽는 다는 행위 그 자체에 정의를 내려주었다. 글이 되지 못하고 품고만 있었던 생각을 말로 만들어 주었다. 앞으로 당당하게 책읽기를 권할 수 있다. 속이 다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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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책 읽는 방식과 책을 대하는 태도가 다양하다는 사실은 어릴 적 친구에게 빌려준 책이 너덜거려졌을 때 처음 알게 됐던 것 같다.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에는 그리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지만, 책을 주었으면 주었지 남의 손을 타고 다시 되돌려 받게 되는 '빌려주기'는 더이상 하지 않겠다고 그 즉시 다짐했었다. 지금도 가장 무서운 말 중 하나는 "책 좀 빌려줘"다. 참 야박해보일 수도 있지만 내 책을 내가 읽는데도 구겨질까 조심스레 넘기고 빛 바랠까 햇볕에 두지 않고 먼지가 쌓일까 후후 불어주는 마당이니, 야박하다고 보기에는 빌려가는 그대가 더 부담스럽지 않을까.
그런데 작가, 아니 큐레이터, 아니 뮤지션인 봄로야의 지인들은 그녀에게 책을 빌리기 난감할 것 같다. 그녀는 나와 정반대로 책에 빼곡히 낙서를 해둔다. <0페이지 책>에 공개된 그녀의 책들은 본래 내용을 알아보기가 어려워, 그녀의 책을 탐하는 사람들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 대신 그녀에게 책을 빌리는 사람은 그 책의 내용을 온전히 접할 수는 없는 대신, 책에 덮인 그녀만의 스케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눈과 마음에 들었던 문장들을 골라 볼 수 있다는 점도, 색다르게 책을 읽는 또 하나의 방법일 듯하다. 물론, 그녀가 자신의 책을 빌려준다면. <0페이지 책>은 봄로야의 책을 빌린 것과 같다.
내가 봄로야처럼 책을 대하게 될 날은 아마 오지 않을 테지만, 봄로야의 책들을 일러스트와 스케치를 곁들이며 만나는 건 정말 즐거웠다. 내가 하지 않을 것이 거의 분명한 일을 다른 이가 하는 걸 지켜본다는 게 이렇게까지 즐거운 일일 줄이야. 대부분 내가 읽었던 책들이라는 점에서, 나 또한 특별하게 와닿았던 문장을 늘 기록해둔다는 점에서, 내가 마음에 품었던 문장은 무엇이었는지 되짚어 보는 일 또한 즐거웠다. 다른 책들은 어떻게 읽고 있는지, 그 책들이 봄로야의 생에 어떤 페이지를 남기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0페이지는 존재하지 않는 장소다. 숫자 0일 수도, 글자와 글자 사이의 구멍일 수도,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의 빈 여백일 수도 있다. 작가에게는 첫 페이지를 쓰기 전의 마음가짐이며, 독자에게는 첫 장을 읽기 시작하기 전에 받는 책 전체에 대한 느낌이다. 또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고 난 후의 감상 덩어리이다. 책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덩어리이다. 같은 책을 두 번, 세 번 읽는 반복의 형상이다. 같은 문장을 계속 읽었을 때 사라지는 서사 뒤에 비춰지는 어떤 이미지 덩어리다. 내 현실과 심정이 책에 새겨지는 이미지 덩어리이기도 하다. (10쪽)
어머니는 '외로운 사람이 혼잣말을 하지'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가 해외로 출장 중이셨을 때의 일이다. 아직 말문이 트이지 않은 어린 내가 어머니의 혼잣말에 옹알대며 대답했을 때의 감격을 기억하신다고 한다. 대화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외로움을 물리쳤다는 그 순간처럼, 혼잣말이 대화가 되면 그 말들은 뜨거운 온도를 갖게 된다. (37쪽)
연애도 마찬가지였다. 나에게서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고, 쓸려왔다가 밀려오곤 하는 상대방과의 사랑 놀음은 상실의 반복이었다. (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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