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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실이네 살구나무 아래 사립문은 고샅으로 열린 그네의 하염없는 귀였지만 끝내 들리는 소리는 없다. 호시탐탐 노리는 춘복이란 놈의 음흉한 속셈만 어정거릴 뿐이다. 하여 강실이는 차라리 그를 그리워할 자격을 잃어버리자는 생각에 춘복이를 거부하지 않는다. 결과로 강실이는 홀몸이 아니게 되고 저수지에 몸을 담그려고 한다. 효원은 강실의 행동을 예측하여 안서방네에게 잘 살펴보라고 이른다.
“사람의 목숨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매.” 진창에 뒹굴어도 할 수 없다. 그 목숨과 더불어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은, 무엇보다 산 사람을 우선 살게 해야 한다. 죄가 아무리 크고 벌이 아무리 무거워도, 목숨보다 크고 무겁지는 않으리니. 그 모든 것은 일단 산 다음에 겪고 받을 몫의 절차일 뿐. 내 너를 증오하는 것은 그 다음으로 미루리라. 효원은 강실이의 목숨의 제 목을 감고 엉겨드는 것을 느낀다. (3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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