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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부동산을 다루고 있는데 읽는 나는 내 삶을 떠올린다. 부동산이라고 할 만한 것을 갖고 있지 않은 터라 이 잡지 중에 읽기를 미뤄 두었던 호인데, 더 빨리 읽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이렇게나 무게감 있게 나를, 내 정신을, 내 삶을, 내 이웃을, 내가 속한 사회와 정치 상황을, 배웠거나 못 배웠거나 지난 역사로부터의 교훈들을 전해 오는 글들이라니. 그렇지, 인류 역사에서 어느 지배 계층이 그들이 아닌 피지배자들의 이익을 꾀하고자 했더란 말인가. 그런 것처럼 보였어도 그마저 자신들이 권력을 잡고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었던 것을. 그럼에도 번번이 믿고 기대했다가 실망하고 속고 말았더랬지. 도대체 얼마나 현명해야, 얼마나 똑똑해야 이 진실 앞에서 제대로 대처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런 책을 읽으면 마음이 두근두근한다. 이런 글을 읽도록 내버려두고 있는 정치 체계가 고마울 정도이다. 못 읽게 하면, 알지 못하게 하면, 그리하여 백성이 무지하고 몽매하면, 정말 다스리기 편리할 텐데. 그들끼리만 알고 누리고 편집하고 적용해서 점점 더 부와 권력을 자신들끼리만 가지기를 얼마나 바라고 있을까. 섬뜩하고 섬찟하고 정녕 지긋지긋하다. 소유에 대한 내 생각을 훈련시켰다. 갖는다는 게 무엇인지, 어떤 상태인지. 땅을 갖는다는 것, 집을 갖는다는 것, 나 자신을 소유한다는 것, 나를 소유한다고 생각한다면 나를 노예 상태로 만들 권리가 있는 것인가 하는 물음까지. 소유라는 개념이 개인의 자유 의지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 기본적인 생존 조건을 갖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자유 의지를 실현시킬 배경 자체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말과도 같겠다. 그건 결국 노예 상태가 되는 것이고, 부동산 소유 문제는 어떤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노예 상태로 만들고 있다는 문제와 이어지는 셈이다. 그러고 싶겠지.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많은 이들을 노예로 부리고 싶겠지. 예전 역사의 어떤 장면들을 못내 그리워하겠지. 그러니 재산이라고 하는 것들을 그렇게나 늘리고자 하고 자식들에게 물려 주고자 하는 것이겠지. 세금 안 내려고 온갖 수단을 다 쓰면서.(갑자기 지각 없는 부자와 권력자들을 향한 증오심이 폭발하는 듯해서 그만해야겠다.) 호주 잡지라 호주의 부동산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런데 우리네 사정과 전혀 다르지 않다. 이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일 것이다. 인간의 욕망, 그 보편적인 특성과 관계 있는 내용일 것이다. 이미 너무 많이 가진 재산이 있다면 이를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는 말, 드물게도 가끔씩 그렇게 실천하는 부자의 사례가 더 감동적으로 와 닿는 이유도 욕망의 근원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안다고 해서 모두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어느 한 순간도 무심하게 넘겨서는 안 되는 영역이 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도모하는 일.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내 일이고 내 삶이고 우리의 임무다.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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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필로소퍼> 이번 호의 제목은 '부동산이 삶을 지배하는 사회'입니다. 제가 평소에 아주 좋아하는 주제라 책을 주문하고 빨리 오길 기다렸어요. 제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인지, 아니면 제가 아직 부족해 책의 내용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건지 읽고 난 후엔 전반적으로 크게 재미있게 읽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요. 토마 피케티와의 대담도 있었지만 그의 저서에 담긴 내용이나 다른 인터뷰와 다른 내용이 없었던 것 같고요. 대다수의 현대인들은 오전에 은행을 위해 일한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은 누구나 대출기관을 위해 오전 9시에 일을 시작하여 오전 11시 15분 정도까지 힘들게 일한다. 그러나 은행원과 달리 이들은 급여가 없다. 이들은 주택의 보호를 받기 위해 근무하는 것이다. 누구나 머리 위에 지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주택담보대출 부담이 더 크거나 수입이 적은 사람들은 은행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일한다. 예를 들면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말이다. 실제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라면 가계 소득의 40~50퍼센트가 대출이자로 빠져나간다. 해마다 6개월 정도의 노동을 고스란히 은행에 바치는 셈이다. 이렇게 전국의 노동자들이 은행을 위해 땀 흘려 일하고 있으니, 은행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하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p.16) <은행이 지배하는 나라>라는 글의 일부입니다. 맞는 말이죠. 우리나라의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21조4천929억 원이라고 하는데(출처),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하지만 저는 언제나, 투기 성격이 아닌 자기 집 마련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은 절대 나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집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주는 안정감과 매번 계약이 끝나갈 때 이사 준비를 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고려하면 더 그렇죠. 우리나라 은행들이 여기저기 대출을 남발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최근 재미있게 읽고 있는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저자들도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았는데, 그 대출 덕분에 다양한 일을 하게 되면서 커리어에 새로운 기회를 맞았습니다. 만약 주택담보대출이 존재하지 않아 돈을 모아서만 집을 살 수 있다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요? 아니면 아예 정부가 주택을 전 국민에게 보급해야 할까요? 전반적으로 이런 논조의 글이 많았지만, 그래도 역시 새로운 시각으로 길을 열어주는 글도 있었습니다. 영장류학자 앤드루 R. 핼로런은 <영토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에서 시에라리온의 침팬지와 인간 사이의 접촉이 왜 늘어났으며 왜 폭력적인 양상으로 변했는지 설명합니다. 시에라리온 내전 동안 숲이 엄청난 규모로 파괴되었고, 침팬지는 소규모 숲으로 내쫓기며 먹이를 구할 수 없어 인근 마을에서 농작물을 훔쳐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고 합니다. 주민들 역시 내전으로 마을 경제가 파괴되어 빚을 내어 야자 씨앗을 경작하기 시작했는데, 침팬지들이 야자나무 잎자루를 먹었기 때문에 침팬지를 죽이게 되었다고요. 이같은 상황은 누구의 책임인가? 시에라리온을 망가뜨린 자들은 이곳에 살지 않는다. 그들이 전쟁이나 정치, 경제를 통해 이 땅이 그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든 그렇지 않든, 그들은 이 땅에 매여 있지 않다. 그들은 시에라리온과 멀리 떨어져서 살아간다. 그런 이들이 살아남고자 분투하는 이들이 지내는 땅을 파괴해버렸다. 다른 이들에게 땅과 자원을 빼앗긴 이 피해자들은 불모지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살아 있는 가장 가까운 친척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p.81) 공교롭게도 이번 <뉴필로소퍼>와 함께 주문했던 책, 에멀린 팽크허스트의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가 여기에 발췌되어 있어 놀랐습니다. 이 책은 앞으로 천천히 읽을 예정이니 기회가 된다면 블로그에 리뷰를 올릴 수 있겠죠? 그리고 이번 주제에 아주 적합하다고 할 수 있는, 톨스토이의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역시 일부가 발췌되어 있습니다. 정말 오래전에 읽었던 책인데, 한 번 더 보고 싶네요. 이외에도 언제나 그렇듯 좋은 책이 많이 소개되어 있는데요, 제가 5월에 읽고 블로그에 리뷰를 올렸던 『집은 어떻게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었나』 역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개된 책 중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책은 존 러스킨의 『건축의 일곱 등불』이고요. 제가 언제나 이야기하듯 잡지는 짧게 끊어서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아주 큰 장점입니다. 단행본의 너무 긴 호흡이 부담될 때 이런 잡지를 읽으면 다시 독서의 즐거움에 빠질 준비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다양한 필자의 다채로운 생각을 만날 수 있고, 특히 <뉴필로소퍼>는 전혀 알지 못했던 책을 많이 추천해 줘서 정말 좋고요. 앞에서 기대가 너무 커서 내용이 실망스러웠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지만, 그래도 읽고 나니 참 좋았습니다. 다음 주제는 또 무엇일지 궁금한데요, 이번에 추천받은 책을 읽으며 기다리면 금방 다음 호가 나오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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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은 관심을 가지게 되는 철학이라는 분야. 하지만 누구나 그 어려움때문에 좌절하게 되는 철학이라는 분야. 그렇지만 힘든 주제이지만 갈망하게 되는 인간 본연의 철학에 대한 어려움과 낯섬을 부드럽게 해주는 뉴필로소퍼. 이번 주제는 부동산. 처음엔 부동산이라는 주제가 어색했지만 인간의 3대 요소인 의, 식, 주에서 주라는 분야를 이렇게 편하게 생각해보게 만든 좋은 잡지입니다. 분기별 1권이므로 한달에 커피한잔 정도 금액으로 철학으로 인도해주는 소중한 책 당신도 함께 하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