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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수영하던 것을 즐기던 빌리는 엄마의 '만성피로증후군' 발병 이후 엄마와 함께 수영하지 못한다. 학교에서는 짓궂은 친구에게 놀림을 받고 새로 산 운동화를 도둑맞는다. 늘 에너지 넘치던 아빠도 지쳐보인다. 모든 것이 다 귀찮고 지겨워고, 힘들어지기 시작할 즈음, 그는 전학첫날부터 그를 도와준 듬직한 친구 패트릭을 만나고, 혼자 바다로 수영을 하러 들어가서는 '말하는 물고기'를 만난다. 바다 속에서 고등어떼와 신나는 시간을 보내는 빌리는 그곳에서 나오고 싶어하지 않는다. 엄마의 휠체어, 도둑맞은 신발을 잊을 수 있는 곳, 미친놈 취급받지 않을 수 있는 곳, 그리고 그들 무리 '우리'에 속할 수 있는 곳. 시간과 공간을 잊고 그들과 어울려 놀다보면 바깥세상은 잊게된다. 하지만 그를 마지막까지 붙잡아주는 친구, 말하는 물고기가 있다는 사실도 믿어주는 친구 패트릭이 있고, 그를 위해 콩통조림으로 암호를 만들어주는 아빠가 있고, 이겨내 보겠다고 하는 엄마도 있다. 청소년 소설이다. 표지에 '말하는 물고기'라는 정보를 가지고 기대했던 이야기와 달랐다. 단순하게 정말 아이와 훈훈한 대화를 나누는 물고기가 나올줄 알았다. 상상력의 한계.... 거기다 청소년 소설을 성인소설 처럼 읽다보니 패트릭이 그렇게 의심스러워 보일 수가 없었는데, 읽고나서 반성했다. 대체 얼마나 세상에 찌들어 있었던 것인가.....쩜쩜쩜. 자극적인 이야기 없이 따뜻한 이야기. 아이들에게 그들을 믿어줄 수 있는 어른, 친구 한명씩만 있어도 잘 자랄 수 있을거란 믿음이 생겼다. *밑줄 그렇게 된 이유는, 무언가 이름을 붙여 부르면 우리 기분이 나아지기 때문인 것 같다. 이름을 붙이면 우리의 통제 안에 놓이게 된다는 듯, 무엇인지 감조차 잡을 수 없던 것들이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는 듯. "사람들은 뭔가 알아내려고 들쑤시는 걸 멈춰야 해요. 간섭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둬야 해요. 그 자체로 있게 둬야 해요." "그랬다가 잘 안 되면?" 엄마가 묻는다. "뭔가가 잘못되면?" 물방울이 콘크리트 바닥에 스며드는 모습을 바라본다. "자연이 해결할 거예요. 자연은 최고거든요. 자연이 고칠 수 있어요. 우리가 그냥 맡겨두기만 하면요. 언제나 그래요. 자연은 언제나 방법을 찾아요." 우리 행성은 푸른 행성이다. 나는 그저 그 표면에서 깐닥이고 있는 작디작은 점 하나일 뿐이다. '마술의 세계'에서 읽었는데, 마술의 비결은 믿음이래. 사람들은 믿고 싶으니까 믿는 거야. 난 널 믿어. "그리고 말야, 말하는 물고기를 만난 사람 몇 명이나 알아?" 나는 고개를 젓는다. "거봐, '물고기 소년'. 그 고등어는 널 만나로 온 거야. 오로지 너만." "넌 할 수 있어, 빌리." 패트릭이 말한다. "하지 않으면, 넌 남은 인생 내내 궁금해하며 살게 될 거야. 그걸 했더라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내가 놓쳐버린 게 무얼까 하고. 그냥 한번 부딪쳐봐야 해, 그래야 해." 여기 말고는 그 어디에도 있고 싶지 않다. 절대. 우리는 흘러간다. 둥글게, 둥글게. 여기 아닌 다른 세상이 존재하기나 하던가? 모르겠다. "너무 지쳤어." 엄마가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맨날 지치는 것도 이젠 지쳐." 그러고는 손등으로 코를 훔친다. 나는 떠올린다. 사이가 나빠진 아빠를. 부엌에 있는 엄미의 얼굴을. 휠체어를. 누군가 날 원한다는 건 기분좋은 일이다. 내가 원하는 건 거기에 있는 것, 그게 전부다. 다시 녀석들과 함께 회전하는 것. 모든 것으로부터 멀어지는 것. 나는 나침반을 리셋한 새로운 머리를 장착하고 교실에 들어간다.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인다. 그동안 내내 내가 잘못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는 듯. 그리고 생각한다. 우리가 모든 것을, 서로를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일을 말아먹고, 멍청하게 비춰지고, 비웃음당하는 것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우리는 눈을 뜨고 거기에 그대로 선 채 내다본다. 이 세상을, 일어날 수도 혹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모든 것들을. 어떻든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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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소년은 정말 맘에 들었어요. 내 나이가 몇 개인데 아이들 성장소설을 읽으며 공감하고 위로 받는지. 내가 사실은 호러도 좋아하고 범죄물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들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이런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된답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시름시름 앓고 있는 엄마와 자신을 괴롭히는 학교 친구들에 대한 문제'를 정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회피하고 도망 다니는 아이, 빌리. 수영을 좋아해 그럴 때마다 바다로 가서 수영을 하는 물고기 소년.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빌리를 도우며 절친이 된 패트릭. 읽다 보면 뻔한 성장소설이고, 뜬금없이 고등어와 대화를 하는 장면에선 엉? 하는 상상력 부족한 '어른'의 감정이 살아나기도 하고, 결론이 어떻게 날지도 알 것 같지만, 그럼에도 읽게 되는 것은 스토리의 탄탄함과 작가의 사유 깊은 문장들 때문이었지요. 또한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언제나 세상을 자연의 법칙으로 바꿔 보라는 남자, 데이비드 경"의 말들이었어요. 중간중간 의미 있게 등장하는 데이비드 경의 말들은 빌리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더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