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일 전 SBS 스페셜 <적게 벌고 더 잘사는 법>을 보았습니다. 프로그램 내용 중 일부에 소개된 후지무라 야스유키선생님의 "3만엔 비지니스"의 기반 사상과 함께하는 생각들이 제게 와닿는것들이 있어 급하게 선생님이 저술하신 책이나 논문이 있는지 부터 확인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찾다보니 SBS 스페셜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의 타이틀과 매우 비슷한 "이 책"을 발견하게 돼어 망설임없이 결제를 하였습니다. 사실 책을 구매하고 받아보기 이전까지만 해도 몇 푼 안되는 돈으로 후지무라 야스유키선생님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것만 같은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 조한혜정 선생님의 "추천의글", 후지무라 야스유키선생님의 "한국의 독자들에게", "들어가는 글"만 봐서는, 제가 기대한 만큼의 무언가 얻어갈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습니다. 하지만,,하나하나 글을 읽어나갈수록, 반복되는 내용이 많고, 정작 알맹이는 맛볼수 없는 '수박 겉핥기식의 지식전달이 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좋은 사회를 만들자, 행복한 삶을 살자, 누군가 도울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 쟁탈이 아닌 협력을 통해 윤택한 삶을 만들자, 더 많겠지만 대충 제가 읽은것들을 생각나는 대로 요약하자면 이정도가 되겠는데요...지나치게 내용이 막연하고, 유토피아와 비슷하게 이상향적인 것들을 근거와 뒷받침되는 내용 없이 저술하다보니 내용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집니다. 물론 일부 통계적, 수학적 수치를 통해 '3만엔 비지니스'의 이점과 다른 사실들에 대한 이점들을 근거로 표현하시긴 하였는데요..그러한 사실이 존재하고 정량화 된건 알겠지만 "그래서?", "어떻게 해야 우리도 목표한 것들을 실행할 수 있을까?","무엇을 준비해야 되지?"와 같은 질문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발명품을 만들기 앞서 어떠한 이는 발명품을 만들기 위한 지적 자산이 준비되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후자이기 때문에 무언가 '뚝딱' 만들어내는 야스유키선생님의 전반적인 삶의 배경과 교육, 관심사 등 책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부분을 접하지 못하고 책의 이상향적인 내용만 보게 되니, 어느 순간 "똑같은 사람인데 나는 왜이러지..?"라는 생각마저 들더군요...(농담반 진담반) 끝으로 책을 읽고, 제 스스로는 '이러한 삶의 방식이 내 삶을 풍요롭게, 더욱더 행복하게 만드는데 있어서 보다 나은 길이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것 까지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허나 과정없는 결과없듯이, '어떠어떠한 준비과정을 통해 이러한 삶에 도달하자'라는 구체적인 방안과 조언이 저술되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은 마음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습니다... '3만엔 비지니스'의 예를 몇가지 들기는 하였으나, 아이디어 공모작에서 수상된 수상작들로만 비춰질뿐 능력없는 제게는 참고를 위한 참고서가 아닌 뜬구름 잡는 얘기로만 들리네요... 개인적으로 너무 기대를 하고 읽었던 터인지,,,주저리주저리 불만만 잔뜩 내뱉고 가네요.... 야스유키 선생님, 선생님의 치부를 들춰내고자 이런 리뷰를 적은 것이 절대아닙니다. 더 배우고 싶은데...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아 글 남기고 갑니다.... 유쾌한 글은 아닌것 같아 죄송한 마음 전해드리며 물러나겠습니다. 항상 건강 행복하세요..! |
|
창작하는 사람들과 일하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창작하는 사람들이 창작 이외의 활동에 돈을 많이 안 쓴다는 사실이다. 창작에 필요한 도구를 구입하거나 기술을 습득하거나 영감을 주는 작가나 작품에 관련해서는 아낌없이 돈을 쓰지만, 겉치장이나 인테리어, 음식, 명품 등 창작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에는 돈을 쓰지 않는다. 그렇게 쓴 돈과 에너지는 고스란히 창작에 '재투입'되어 창작물로 '재생산'된다. 벌고 쓰고,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투입하고 생산하고, 투입하고 다시 생산한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결코 수입이 넉넉지 않은데도 풍요롭고 부유하다. 한 달에 몇 백, 일 년에 몇 천만 원씩 벌면서 '텅장'과 마이너스 카드를 면치 못하는 사람들과는 표정부터 다르다. <3만엔 비즈니스 적게 일하고 더 행복하기>의 저자인 일본의 교수이자 발명가, 사회운동가 후지무라 야스유키가 주장하는 바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가 제시하는 '3만엔 비즈니스'란 월 이틀 일하고 3만 엔을 버는 일을 세 가지 해서 한 달에 6일을 일하고 9만 엔을 벌고 남은 24일 동안 자기가 원하는 활동을 하면서 지내는 것이다. 이틀 일하고 3만 엔(우리 돈으로 약 30만 원)을 버는 방법으로는 농사 짓기, 번역, 편집, 가이드 등 여러 가지가 있다. 3만 엔 비즈니스를 연 가지 해서 월 30만 엔을 벌어도 한 달에 20일을 일하고 남은 10일을 여유롭게 쉴 수 있다. 문제는 한 달에 9만 엔(우리 돈으로 약 90만 원)으로 생활이 가능하냐는 것인데, 저자는 '지출이 적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술이나 담배, 게임, 명품 등 별도의 오락이나 기호품을 찾는 건 생활이 즐겁지 않기 때문이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고 원치 않는 삶을 사는 것을 무의미한 소비로 보상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창작자들의 삶은 정반대다. 이들은 경제적 형편이 '88만원 세대'보다 결코 낫지 않은 수준인데도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 집세 내고 생활비 쓰고 세금과 보험료를 내면 1~20만 원 남는데도 즐겁다. 일이 곧 취미이고 여가 생활이고 저축이고 노후대비이기 때문에 따로 취미나 여가를 즐기거나 저축, 노후대비를 하지 않아도 걱정 없다(언젠가 소설가 김연수가 적금을 안 한다는 얘길 들었다. 그에겐 작품이 곧 적금인데 뭐하러 따로 적금을 붓겠는가). 이렇게 말하는 나도 지금 당장 3만엔 비즈니스의 생활로 뛰어들 엄두는 나지 않는다. 이틀 일해서 3만 엔을 벌 만한 기술도 없거니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을 모으기도 어렵다. 저자는 과학자답게 이런저런 발명을 하고 기술을 개발해서 그걸로 특허도 출원하고 사업도 하는 것 같은데 발명은커녕 이과형 머리가 없는 나로서는 언감생심이다. 하지만 현재의 생활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든다. 스마트폰이 한 달에 몇 만 원, 일 년에 몇 십만 원을 지출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물건일까. 옷이나 화장, 신발 따위가 피땀 흘려 번 돈을 쓸 만한 상품일까. 이런 것들을 생각 없이 만들고 파는 게 이 세상에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일까. 생각해 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