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리 소설이 처음 등장했을 때 가장 많이 등장한 단골 메뉴는 밀실 살인 사건이었다. 엘큘 포와로나 홈즈는 밀실 살인 사건 해결의 귀재였다. 밀실이 주는 흥분과 카타르시스는 추리·스릴러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주 등장한다.
《쿠퍼 수집하기》는 뉴질랜드 산 〈범죄 스릴러〉라는 특이점 외에도 〈밀실〉이라는 공간을 전면에 등장시켜 고전적인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도시 크라이스트 처치. 연일 4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범죄의 도시라는 오명에 어울리게 매일 신문 지상에는 살인, 납치 사건이 오르내리고 있다. 멜리사 X라는 별칭을 얻은 여성 살인마가 어느 덧 이 도시의 어둠을 장악해 버렸다. 전직 형사 테이트는 교통사고를 내고 4개월의 복역을 마치고 나오는 길이다. 그의 옛 동료 슈로더는 일련의 살인 사건 해결을 위해 도움을 요청하고, 설상가상 그가 차로 친 여자의 아버지가 나타나 실종된 딸(엠마 그린)을 찾아달라고 요청한다.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 테이트는 홀로 얼굴도 모르는 살인마를 찾아 나서게 되는데.. 어느 날, 자기 집 차고에서 납치된 범죄 심리학자 쿠퍼. 그를 데려온 에이드리언은 정신병력이 있다. 오랫동안 쿠퍼를 지켜 봐 왔다. 범죄자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경이롭고, 존경스럽다. 그래서 그를 〈수집〉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이 《쿠퍼 수집하기》가 된 연유다. 그런데, 단순치가 않다. 누가 누구를 수집한 것인지, 누가 연쇄 살인범인지, 이들 사이에 숨겨진 사연은 결코 녹록치가 않다. 에이드리언이 수집한 것은 쿠퍼 뿐만이 아니었는데... 에이드리언이 쿠퍼를 수집했다면, 엠마 그린은 누가, 왜 납치했을까? 베일에 가려진 멜리사 X에 숨겨진 비밀은? “인생은 여러 가지 유혹으로 가득 차 있어요. 신이 베푸신 아이러니 중의 하나죠. 우릴 가장 강력하게 유혹하는 것들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들이니까요.“ 사건은 일견 복잡한 듯 보이면서도 명쾌하고 단선적이다. 이 책은 추리물로서의 성격은 약한 편이다. 여타 스릴러물에서 볼 수 있는 잔인함도 약한 편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추리 소설, 스릴러 소설 이라고 부르기 보단 범죄 소설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어울릴 듯 하다. 저자는 말한다. 진정한 ‘호러’는 범죄 그 자체 라고. 치밀하고, 간담을 서늘케 하는 범죄는 그 자체가 호러이고, 공포 인 것 이다. 600 페이지가 넘는 두께를 자랑하지만, 생각보다 쉽게 읽혀지는 것은 잔인함이 아니어도 스릴러로서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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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컬렉션이 된 걸 환영해"(P. 74)
폴 클리브의 데뷔작 '쿠퍼 수집하기'는 이 스릴러가 뉴질랜드 산(産)인 것만큼이나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건 두 가지나 되는데 하나는 위에 인용한 말처럼 이 소설이 '연쇄 살인마'를 모으는 사람의 이야기 라는 것입니다. 연쇄 살인마를 사냥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미드로도 만들어진 '덱스터'를 통하여 본 적이 있지만 정말로 그가 왜 연쇄 살인을 하며 그런 일을 하면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듣기 위해서 그냥 모으는 사람의 이야기는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듣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만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설정이지만 이 작품엔 또 하나의 독특성이 있는데요. 그것은 보통 스릴러의 경우 쫓기는 자와 쫓는 자가 일대일로 겨루는 이를테면 '톰과 제리'식의 게임인데 반하여 이 스릴러 '쿠퍼 수집하기'는 그 구도에 앞서 말한 연쇄 살인마를 수집하는 사람이 한 명 더 끼어드는 '3파전' 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김지운 감독의 영화 중에 세 명의 캐릭터가 서로 물고 물리는 레이스를 펼쳤던 영화가 있지 않았습니까? 바로 그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같은 게임을 보여준다는 것이죠.
소설을 주로 이끌어가는 그 세 명을 잠깐 소개해 본다면,
PROFILE NO.1 : GOOD GUY
먼저 '좋은 놈'인 테이트 전직 형사가 있습니다. 그는 머리가 비상하고 범인 체포에 아주 능력있는 형사였지만 자신의 딸과 아내를 차로 들이받고 그 때문에 딸을 죽인 자를 법의 힘을 빌리지 않고 사사로이 처형한 일로 죄의식을 느껴 결국 형사를 그만두고 경력을 살려 사립탐정을 했으나 딸 아이는 영영 떠나버렸고 사랑스러웠던 아내는 그 사고로 거의 식물인간이 되어 요양원에 있어 그 괴로움에 거의 삶을 포기하듯 살아가다 결국 음주 운전으로 한 여자아이를 들이받고는 교도소에 수감되었다가 이제 막 풀려난 자입니다. 출감하자마자 예전 그의 형사 동료 슈로더가 그들이 살고 있는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를 가장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는, 제복 입은 사람만 살해한다고 해서 '제복살인마'란 별명이 붙은 여성 연쇄살인마 '멜린다 X'를 추적하는 걸 도와달라고 의뢰해 옵니다. 하지만 그 의뢰에 채 뛰어들기도 전에 그는 자신의 변호사 도노반 그린의 방문을 받습니다. 사실 그는 테이트가 음주운전으로 들이받았던 여자, 엠마 그린의 아버지였습니다. 그가 자신의 원수와 다를바 없는 테이트의 변호사가 된 건 그 역시 법의 힘을 빌리지 않고 테이트를 직접 처단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죽이려는 찰라 테이트의 간곡한 설득으로 딸 아이의 생사여부를 지켜보고 결행하기로 작정하게 되었고 결국 기적적으로 딸 아이가 살아나자 그의 목숨을 살려주었죠. 그렇게 도노반 그린과 테이트는 같은 죄의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테이트의 처단을 도노반 그린만 유일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찾아와 말합니다. 엠마 그린이 사라졌으니 찾아 달라고. 그 때 살려준 빚을 그것으로 갚으라고.
PROFILE NO.2 : BAD GUY
그리고 나쁜 놈, '쿠퍼'가 있습니다. 그는 엠마 그린도 다니고 있는 대학의 범죄 심리학 교수입니다. 주로 연쇄살인마를 상담하여 정신분석을 하고 있는데 책도 한 권 저술했지만 그리 빛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도 수집하는 게 있습니다. 연쇄살인마의 신체 부위 입니다. 그는 그러한 병적인 수집욕을 범죄심리학자로서 범죄자의 심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애써 자위하고 있습니다만 사실은 언제 돌출될지 모르는 살인 충동을 그것으로 애써 잠재우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다 그 연쇄살인마의 엄지손가락을 페덱스로 받았던 날 그는 테이져를 맞고 납치됩니다. 그리고 깨어나 보니 한 남자가 '내 컬렉션이 된 걸 환영해'라고 말하더니 사람을 죽일 때의 느낌을 들려줘 라고 말하죠. 가까스로 살인 충동을 억누르고 살아가는 스스로는 선량한 시민이라 여기고 있는 쿠퍼로서는 정말 미치고 펄쩍 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PROFILE NO.3 : STRANGE GUY
쿠퍼를 가두고 광기로 몰아가는 사람. 그가 바로 '이상한 놈', 에이드리안입니다. 그는 오래도록 살인 병력을 가진 이들과 함께 정신병원에 있었고 그 때문에 연쇄살인마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관련된 책도 많이 읽은 사람입니다. 정신적 성숙은 채 자라지 못해 자신의 욕망을 어디까지 실현해야 하는지 가늠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상한 놈'입니다. 그는 그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뿐이니까요. 책으로만은 잘 이해할 수 없었던 연쇄살인마의 병적인 심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연쇄살인마의 신체 부위를 수집하는 '쿠퍼'를 수집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에이드리안은 그 쿠퍼가 연쇄살인마라는 사실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책에서 읽은 대로 그의 살인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그의 기호에 맞는 여인까지 납치해오는 성의를 보이죠. 그는 쿠퍼에게 연쇄살인마의 심리적 상태에 대해 집요하게 묻습니다. 그런데 거기엔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그의 비극적인 과거와 관련된 것이었죠. 그가 쿠퍼를 수집해 알고 싶어했던 건 그 과거와 관련해서 자신의 진짜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쿠퍼는 에이드리안에게 있어 일종의 대차대조표와 같은 것이었죠. 그에게는 살인도 수집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가장 중요했던 건 자신이 진짜 어떤 존재인가 하는 것이었죠.
소설은 이렇게 세 명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러면 떠오르는 의문은 이것이죠. 왜 작가 폴 클리브는 이런 설정을 택했던 것일까? 그러게 정말 왜 이런 선택을 했던 것일까요? 잠시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 영화로 돌아가보죠. 아시다시피 이 영화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유명한 서부 영화 'GOOD, BAD AND UGLY'에 대한 오마쥬이기도 합니다. 세르지오 레오네의 그 영화의 배경은 미국의 남북전쟁이었습니다. 북부의 산업자본주의가 남부의 전통적인 농경자본주의를 대체하던 순간이었죠. 그렇게 현대 자본주의의 한 원형이 만들어지던 시기였습니다. 레오네는 일부러 그 시기를 가져왔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 영화에 나오는 'GOOD, BAD AND UGLY'의 세 사람을 모두 지금 현대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이들의 원형으로 보여주려 했던 것이죠. 거기엔 타인이 어떤 처지에 빠져있던 아무런 관심없이 오로지 자신이 원하는 돈만 추구하는 'GOOD'이 있고 자신이 원하는 돈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타인의 삶 따윈 파괴해 버리는 BAD'이 있으며 있는 거라곤 오로지 돈에 대한 저급한 욕망 밖에 없어서 신념도 없고 용기도 없어서 그저 비굴하게 이리저리 오고가면서 돈 벌 궁리만 하는, 그래서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골렘의 후예라고도 할 수 있는 'UGLY'도 있습니다. 즉 레오레는 보여주려 했던 것이죠. 현대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이 셋 중 하나라는 사실을. 김지운 감독도 비슷한 생각에서 그 영화의 설정을 가져왔습니다. 그가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것은 굳이 웨스턴 틀을 가져오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하나의 은유였습니다. 레오네의 미국 남북전쟁과 똑같이 일제라는 돈에 종속된 한국 사회를 나타내는. 그러니 거기에 나오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도 사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은유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많이 이상화되고 키치화되어 본래의 그 뜻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지만.
아무튼, 폴 클리브가 하고자 하는 것도 레오네와 김지운과 비슷합니다. 그 역시 이 세 인물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습을 투영하려 한 것이죠. 특히 이 '신자유주의'라는 지옥 속을 걸어가고 있는 우리들을 말이죠.
네, 이 소설 '쿠퍼 수집하기'는 이 지옥을 견뎌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무엇보다 이 소설의 공간적 배경인 '크라이스트처치'에 대한 묘사에서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소설의 '크라이스트처치'는 어떠한 도시입니까? 폴 클리브는 소설 초반에 그 곳이 어떠한 곳인지 꽤나 공들여 묘사합니다. 그를 통해 밝혀지는 그 도시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그 곳은 '도살자'나 '멜린다 X'와 같은 연쇄살인마들이 활보하는 도시이고 테이트가 교도소에 4개월 가량 갇혀있는 동안 범죄율이 50%나 증가한 도시이며 엠마 그린의 사소한 친절조차 범죄로 오해되어 따귀를 얻어맞는 그렇게 타인에 대한 불신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도시였습니다. 테이트가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이렇게 바로 대답할 정도로 말이죠.
"이 도시 말이야. 아니, 사회라고 해야 하나? 나도 잘 모르겠어. 자넨 이 크라이스트처치를 어떻게 생각하지?" "이전보다 아주 나빠졌지." 난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즉시 대답했다. (P. 21)
폴 클리브는 이것만으로 부족했는지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이 얼마나 지옥인지 보여주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결정타까지 날려줍니다.
이제 그들은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라는 글자가 가로로 새겨진 2미터 높이의 회색 벽돌담을 지나쳤다. 이 도시의 이름 앞에는 언제나 '환영합니다'란 문구가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누군가가 처치(CHURCH)에 스프레이로 X 자를 긋고 '도와주소서(HELP US)라고 적어놓기까지 했다.(P. 22)
'크라이스트처치'는 이런 장소입니다. 그런 면에서 나중에 밝혀지는, 에이드리안도 있었던 '그로버 힐스'와 닮았죠. 겉으로는 사회의 부적응자를 요양하고 치료하는 병원이었으나 그 실상은 수감된 자들에게 가족을 희생당한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그 사적인 복수를 허용해 주었던 그 '그로버 힐스' 말이죠. 그렇게 '그로버 힐스'는 '크라이스트처치'의 원형과도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하늘로부터의 구원이 필요할 수 밖에요. 하지만 신은 죽었고 구원은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사적 복수의 공공연한 실행은 이것을 뜻하는게 아닐까요). 자신이 저질렀던 사적 복수로 인한 죄책감을 이제 타인을 도와줌으로써 갚으려 하는 테이트, 오로지 혼자 살아남는 것에만 전념하는 쿠퍼 그리고 사회가 가한 억압 속에서 정말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려 자기 존재의 진실을 알기 원하는 에이드리안은 어쩌면 우리의 것과도 닮아있을지 모르는 각 자가 만들어가는 그 구원의 궤적을 보여주는 존재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쿠퍼가 에이드리안에게 대차대조표였듯이 테이트, 쿠퍼 그리고 에이드리안 역시도 우리의 대차대조표인 것이죠.
장장 631페이지에 걸친 여정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처음으로 접해보는 뉴질랜드산 스릴러에다 연쇄살인마를 수집하는 이야기에다 3파전으로 전개되는지라 더욱 흥미를 느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특히나 후반으로 갈수록 긴장감이 고조되어 더욱 읽을 맛이 났습니다. 그러니 이 흥미로운 '대차대조표'를 여러분도 한 번 보심이 어떨까 싶어요. 어쩌면 이 소설을 읽고나서 쿠퍼를 수집한 에이드리안이 그에게 처음했던 말을 여러분 역시도 하게 될 지 모르겠네요.
"내 컬렉션이 된 걸 환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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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두께의 책을 만나게 되면 늘...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이 책의 내용은 어떤 식으로 전개될까, 어떤 내용들이 숨어 있기에 이렇게 할 이야기가 많은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스노우맨’, ‘레오파드’, ‘악녀를 위한 밤’. 책은 두껍지만 앉은자리에서 숨넘어가도록 호기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는데 이번에 만난 책은 과연 그렇게 읽을 수 있을지 기대가 컸다. 무엇보다 뉴질랜드 작가라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일본, 중국, 미국, 영국, 프랑스나 독일 그리고 북유럽 국가의 책. 이젠 마음만 먹으면 만날 수 있는 많은 나라들의 책 중 뉴질랜드 작가의 책을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그들 나라에서의 범죄 소설은 다른 나라들과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호기심을 자극하게 될지 읽기 전부터 기대 만발이다.
38도의 고온에 육박하는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 처지. 범죄 심리학 교수 쿠퍼는 출근길에 모르는 사람에게 납치된다. 그는 깨어나자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고, 이곳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비슷한 시각. 음주 운전으로 4개월을 복역하고 나온 테이트는 막 출소하여 집에 돌아왔다. 그를 반긴 사람은 음주 운전으로 자신이 죽을 뻔하게 만든 소녀의 아버지. 소녀의 아버지는 테이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소녀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 아직 죽지 않은 것 같으니 아이를 찾아 달라 부탁하게 된다. 소녀 납치 사건을 파헤치던 테이트는 그 사건이, 단순 납치 사건이 아님을 알게 된다. 사건으로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더 많은 죽음과 더 많은 사건과 만나게 되는데....
이만한 두께의 범죄 소설은 단순히 한 사건만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갈 수 없다. 지금 발생한 사건 이외의 다른 사건들이 줄줄이 사탕인양 연결되지 않으면 이렇게 방대한 이야기가 펼쳐질 수 없으니까.. 앞부분을 읽으면서는 좀 지루하다는 생각을 했다. 도대체 이런 이야기들이 사건과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 이 사건들이 앞으로의 내용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의문을 가졌었지만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속도감이 장난 아니다.
범죄심리학 교수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인간이라면 할 수 없는 짓을 저지른 쿠퍼 교수의 이중성에 놀라게 되고, 쿠퍼 교수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수집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에이드리언은 어쩜 일란성 쌍둥이처럼 닮아 있는지 모르겠다. 평범하게 엄마의 사랑을 받고 자란 쿠퍼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경악할 만하지만, 어린 시절 정신 병원을 들락거린 에이드리언과 그 남자의 어린 시절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엄마에게서 버림받고, 동급생들의 따돌림과 무시가 훗날 이 사회를 경악하게 할 범죄자를 키웠다는 것. 그 분노와 창피함을 어디에도 풀 수 없었던, 그리고 정신병원에서 생활하면서 ‘비명의 방’에 감금되어 죽지 않을 만큼 맞아도 호소할 수 없었던 그들의 아픔이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그 사건의 잔혹함만 크게 부각시켜 이야기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자라야 했던 사회적 구조 변화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내가 지금 당장 그들에 의한 피해자가 되지 않았다고 무시하고 넘어갈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사회에 불만이 많고, 사회에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감정이 억눌린 사람들이 난동을 부린다면 또 다른 피해자가 누가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테니까...
인종을, 나라를 막론하고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곳은 없는 것 같다. 어느 나라의 범죄소설이든 점점 더 잔혹하고 무서워지는 것 같은 느낌은 나만 그런 것일까? 뉴질랜드를 아름다운 나라라고 말한다. 그리고 청정지역이라고 말하는 나라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이렇게 잔인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 인간이 가진 잔인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모양이다.
보통 따돌림이라는 건 항의를 하면 할수록 더 커지고 선생님들은 손도 쓸 수 없게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에이드리언의 반 친구들은 그가 좋은 학생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걸 뭉개버렸다. (137) 가장 예민할 청소년기에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무시했다면 어쩜..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괴물을 키워버렸는지 모른다. 따돌림을 당한 친구에게 따스한 손길을 내밀었다면, 그 작은 괴물은 서서히 작아져 가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마음속에 괴물들이 점점 커져가는 지도 모른다. 혹.. 우리도 무심코 친구의 마음에 괴물을 키우게 만든 것은 아닐까? 나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마음의 상처가 누군가에게는 그 사람을 죽이고 싶은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 생각해보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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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찰 테이트, 정신병력 소유자 에이드리언, 범죄 심리학 교수 쿠퍼.. 이 세 사람이 '쿠퍼 수집하기'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이다. 하나같이 범상치 않는 이력의 소유자인데 이들은 전부 범죄를 저지른 공통점이 있다. 테이트는 상습적인 음주 운전자에 의해 딸을 잃고 아내는 요양소에 입소하게 되자, 아무도 모르게 그 상습 운전자를 살해하고 암매장해버렸다. 겉으로는 범죄 심리학 교수라는 멀쩡한 직업을 가진 쿠퍼는 강간에 살인경력이, 에이드리언 역시 납치, 살인한 이력이 있다. 한마디로 전부 강력범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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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쿠퍼 수집하기'는 이 세람 사이에 사슬처럼 관계가 형성되면서 작품은 숨가쁘게 전개된다. 쿠퍼는 대학생 엠마를 납치하고, 그 쿠퍼 교수를 다시 에이드리언이 납치하는데, 엠마의 납치범을 좇는 인물이 테이트였으니..테이트는 음주운전을 하다 엠마를 부상입히고 교도소에서 복역하는 한편 경찰에서 쫓겨난 것이었다. 이런 테이트에게 엠마 아버지는 엠마 인생에 끼어든 책임을 갖고 딸을 살려서 구해달라고 압박을 가한 것이다. 이 세사람은 다시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추적자가 됐고, 범행과 행적이 서로 물고 물리면서 점차 사건의 연결과정과 범행의 윤곽이 조금씩 밝혀지는데...
'쿠퍼 수집하기'에서 눈에 띄는 점은 납치, 연쇄 살인이란 끔찍한 흉악범죄를 다루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들이 범행을 저지르게 되는 동기나 가족 특히 부모와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진다. 그리고 피해자 가족의 복수에 사적인 복수에 대해서도 깊숙하게 파고 들어간다. 집단 폭행을 당한 뒤, 복수를 위해, 배반당한 심리에서 등등, 그리고 쿠퍼 교수의 피해자 역시 연쇄살인에 가담하고 가해자가 됨으로써,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는 허물어졌다. 거기에 범죄를 저지른 뒤 치료를 받기 위한 정신병원에서 직원들이 피해자 가족의 돈을 받고 공공연하게 자행하는 폭행과 살해는 정신병이 있는 범죄자를 치료해야 하는 정신병원이 인권의 사각지대이며, 오히려 더 흉폭한 범죄의 온상이며 범죄자를 양산하는 아이러니를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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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퍼 수집하기'는 범죄 심리학교수가 등장해서 범행을 분석하고 범죄자를 프로파일링하는 쪽으로 작품이 나아가는 건 아닐까 짐작했는데,오히려 교수가 잔인한 범죄자이자 납치당하는 반전의 설정이 흥미를 돋구었다. 에이드리안이 쿠퍼의 책에 관심을 갖고 어머니를 죽이고 싶었느냐고 묻는 대목도 그렇고, 쿠퍼가 연쇄 살인범의 손가락을 수집하는 것도 그렇고 쿠퍼 자체가 에이드리안의 수집품이 되는 것도 그렇고, 범죄자들의 심리에 대해서 여러가지 궁금증이 일었다.
작가는 '쿠퍼 수집하기'에서 단순히 범인을 체포하는 과정에 집중하진 않았다. 범행의 동기, 또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를 무너뜨린 것, 정신병원의 횡포나 여동생을 끔찍하게 살해하고 정신병원에서 주는 약을 복용한 뒤 지난 날을 참회하고 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범죄자를 조명한 것, 법에 의한 심판이 아닌 개인의 복수를 다루고 있는 것, 이 모두에서 작가의 의도와 고민이 읽혀졌다. 범인을 체포하고 재판하는 것으로 범죄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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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후기까지 634페이지다. 근간 읽은 책 중에서 아직 읽지 않은 책을 제외하고는 두깨가 있는 책이었다. 처음 책을 접하고는 이걸 언제 읽지 했는데, 이건 왠걸? '이건 뭐지?, 이건 뭐지?'를 되뇌이면서 책을 손에서 떼어 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했다. 아니, 끝나는 게 아쉬었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멜리사 X'를 역자 후기 이후에 찾고 있었으니 말이다. 책장을 덮은 후 책 표지를 봤다. 책 표지속에 모든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어쩜 이렇게 모든 내용을 책 표지에 담고 있을까? 책을 펼치기 전에는 전혀 알수 없었던 이야기들. '이젠 남반구 스릴러다!'를 외치던 출판사의 호언장담이 과장이 아니었다. 오호...폴 클리브. 이 작가 대단하다.
감금된 범죄학 교수 vs 연쇄살인범 수집자 vs 범죄자를 죽여버린 전직 경찰. 강하게 포문을 열고 있다. 그래 이야기 해봐. 들어줄테니까 하는 생각으로 책장을 펼쳤다. 40도를 웃도는 이상 기온으로 폭염에 휩싸인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 범죄 심리학 교수인 쿠퍼가 출근길에 괴한에게 납친됐다. 음주 운전으로 소녀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 전직 경찰 테이트는 4개월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소를 했다. 그에 앞에 나타난 슈로더는 테이트에게 '멜리사 X'라는 연쇄 살인범의 신원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와 함께 테이트의 변호사인 도노반 그린이 나타난다. 테이트를 죽이려던 도노반 그린. 테이트가 죽음직전까지 몰아놓었던 소녀의 아버지. 그가 테이트를 찾아왔다. 그의 딸 엠마가 실종되었단다. 빚을 갚을 길을 알려주겠다는 도노번. 엠마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멜리사 X와 엠마를 찾기위해 움직이기 시작하는 테이트. 그들 앞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범죄 심리학자인 쿠퍼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을 낙찰받았다. 엄지손가락이 들어있는 유리단지. 그의 컬렉션 80%는 서적이지만, 칼 두어 자루와 옷 가지 몇점도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호텔 벨보이가 세명의 여자들을 살해하는데 사용했던 베갯잇도 가지고 있다. 여간 이상한 남자가 아니다. 물론 그는 그의 컬렉션을 '탐닉'이 아닌 '호기심'이라는 단어로 표현을 한다. 그런 그를 양 어머니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불을 지른 에이드리언이 납치를 했다. 무슨 이유때문에? 그를 죽이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가 이야기를 하지 않는가? "내 컬렉션이 된 걸 환영해."(p.74) 라고 말이다. 본격적인 쿠퍼 수집하기(collecting cooper)가 시작되었다. 쿠퍼를 연쇄 살인범으로 알고 있는 에이드리언. 쿠퍼가 알고 있는 살인범들에 대한 이야기를 에이드리언은 듣고 싶었다. 에이드리언은 쿠퍼라는 친구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 당신은 살인범들에 대해서 공부했고, 그들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신 자신이 살인범이란 말이야. 당신 한 명만으로도 완전한 컬렉션이라는 거지." (p.91)
쿠퍼와 함께 다른 곳에 감금되어진 여인. 에이드리언이 쿠퍼를 위해 잡아온 이 여인은 누구인가? 끔찍할 정도로 모든것을 봉해 버렸다. 접착제로 입을 봉하고 입술에 빨대를 넣어서 물은 마실수 있게 했으니 죽지는 않게 만들었다. 에이드리언은 이런것을 어디서 배웠을까? 쿠퍼를 연쇄살인범이라 믿고 있는 에이드리언은 쿠퍼를 위해 살인을 할 수 있는 여인을 마련해 두었단다. 범죄 심리학자인 쿠퍼는 살인범이 아니라고 외치다가 에이드리언을 조정하기로 결심한다. 문제는 정신이 이상한 이 친구, 에이드리언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지능이 낮은 것 같으면서도 범죄심리학 책을 다 읽어 심리도 알고 있고, 쿠퍼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없다. 에이드리언이 쿠퍼를 조정고 있는 것인지 쿠퍼가 에이드리언을 조정하고 있는 것인지 읽는 독자 조차도 구분이 되지 않는다.
엠마의 행적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하는 테이트. 멜리사 X보다 테이트에겐 엠마가 강하게 다가오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끊임없이 자신의 딸이 생각날테니까. 엠마의 흔적 끝에 사라져 버린 쿠퍼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 남자는 어디로 간것일까? 한발 한발 엠마를 찾아 움직이는 테이트에게 쿠퍼의 이상한 행적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쿠퍼가 흘리고 간 USB, 쿠퍼의 집을 불태워 버린 남자. 이상한 일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테이트는 쿠퍼의 USB속에서 엠마를 발견한다. 이건 뭐지? 도대체 쿠퍼란 남자는 어떤 사람이란 말인가? 이제 알수없는 위협이 테이트를 향하기 시작한다. 테이트의 고양이, 덱스터가 죽을때까지는 그저 불운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테이트의 처마밑에 무덤에서 꺼내진 덱스터가 달려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누군가 덱스터를 죽이고 그의 처마 밑에 달아놓더니, 5개월전에 죽은 여자까지 처마 밑에 달아놓았다. '이런... 제길...' 이라는 말이 테이트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것이다.
엠마와 쿠퍼. 그리고 그둘 사이에 있는 이를 찾기 위해 테이트가 움직이고, 그 경로를 슈로더가 함께 걷는다. 그 속에서 밝혀지는 진실들. '이건 뭐지?' 라는 의문이 끊임없이 들게 만드는 이유이다. 책을 통해서 만났던 진실들이 진실이 아닌것으로 드러나고, 또 다른 비밀들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한다. 테이트가 '그로브'라는 정신병원에 있던 제시 카트맨에게서 들은 이야기들. '쌍둥이'라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나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게 만들고, 더 깊은 수렁 속으로 읽는 이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이젠 늪에 빠진 것처럼 아무것도 할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그저 읽을 뿐이다. 다음 내용을 알기 위해서, 이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을 알기 위해서 눈이 텍스트를 따라갈 뿐이다. 반전에 숨 한번 고르고 나면, 또 다른 펀치를 준비하고 있는 <쿠퍼 수집하기>. 자신만을 사랑하는 남자, 그 남자의 삶이 가장 큰 반전이 아닐까? 그리고, 그 남자가 만들어 낸 '멜리사 X'. 그녀를 우리는 동정해야 할까, 정죄해야 할까? 스릴러를 이야기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심리부터 약자에게 너무나 강한 사회의 문제까지 다루고 있는 <쿠퍼 수집하기>는 롤러 코스터의 정점에서 책을 펼치고 있는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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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Collecting Cooper 작가 - 폴 클리브
앞표지를 보면, 깔끔하게 정리된 책장이 있다. 그런데 거기에 놓인 유리병들이 심상치 않다. 사람으로 추정되는 존재가 들어 있기도 하고, 잘린 손가락이 보이기도 한다. 뒤표지 역시 평범하지 않다. 떡하니 맨 위에 쓰여 있는 문구. ‘감금된 범죄학 교수 VS 연쇄살인범 수집자 VS 범죄자를 죽여 버린 전직 경찰’
그렇다, 이 책은 범죄 소설이고 주요 등장인물이 셋이나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세 번 놀랐다. 첫 번째는 주인공 급이 세 명이나 된다는 점에서였다.
범죄학 교수인 쿠퍼, 그를 납치 감금한 에이드리언 그리고 4개월 만에 출소한 전직 경찰 테이트. 극의 화자가 많으면 읽으면서 헷갈릴 수 있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 책은 테이트는 ‘나’라는 화자로 등장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냥 ‘그’ 내지는 ‘그녀’라고 나온다. 잘못하면 시점에 화자가 헷갈리면서 내용 파악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630쪽이나 되는 분량에 서술자가 왔다 갔다 하면 읽기 힘들 텐데…….’라는 불안감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다가 ‘헐!’하고 놀라고 말았다. 두 번째로 놀란 점인데, 주인공 세 명이 번갈아 나와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데 전혀 느슨하지 않고 헷갈리지 않았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어쩌면 각자 처한 상황을 긴박하게 표현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 자신의 은밀한 비밀을 지키려는 쿠퍼와 그를 자신의 살인 파트너로 만들고 싶은 에이드리언 그리고 사라진 소녀를 찾아야 하는 테이트.
각자 생각하는 바와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은 점점 꼬여가고 복잡해진다. 거기에 중간에 다른 인물들까지 나오면서,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킨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지럽다거나 뭔가 난잡하다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가끔 글을 읽다가 느끼는 ‘이런 부분은 불필요한 것 같은데…….’라는 생각도 별로 안 들었다.
세 번째로 놀란 점은 그 모든 것들이 교묘하게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이 느슨해지지 않고, 어지럽지도 않은 것이다.
얼핏 보기에 별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모든 사실과 인물들이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되면서 하나의 커다란 문양을 그려나가는 과정에서는 ‘으아~’하면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사라진 소녀 엠마, 여성 연쇄 살인마 멜리사X, 그로브의 무법자 ‘쌍둥이’ 등등 나오는 인물이 많았다. 그리고 그만큼 동시에 일어나고 밝혀지는 사건사고들도 적잖았다. 특히 다른 사람들은 그냥 그렇구나하고 넘어갔는데, 멜리사X와의 연결 고리가 밝혀지는 부분에서는 ‘헐……. 대박’하고 중얼거렸다. 진짜 그 부분은 충격이었다. 이게 이렇게 연결될 수 있구나, 이놈이 나쁜 놈이네. 진짜 못된 놈이다. 저절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치밀하고 꼼꼼한 구성이 이 책의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밀가루, 호박, 양파, 후추, 소금, 마늘, 파, 달걀 등등의 다른 재료가 섞여서 수제비라는 멋진 요리를 완성시키는 것이라고 할까?
그리고 또 하나 꼽자면, 담담하게 모든 것을 서술하는 걸 고르겠다.
직접 눈으로 보면 끔찍해서 눈을 가리고 비명을 지를 상황이지만, 글은 아무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다못해 인물들의 격앙된 감정이나 흥분 내지는 놀라움도 드러내지 않는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늘 있는 일인 것처럼 적어놓는다.
쿠퍼가 범죄 연구가이기 때문에, 그와 에이드리언의 대화에서는 어떤 아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영향을 받으며 자라면 살인자가 되는지 간간히 나온다. 뭐, 이건 범죄 사례집을 보면 다 나오는 얘기이긴 하다. 물론 모든 사례가 다 100% 이론과 맞아떨어지지는 않지만, 가정이 아이들의 인격 형성에 제일 큰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일 것이다.
이 책의 에이드리언 같은 경우에는, 비뚤어지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의 환경이었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왕따를 당하고, 그것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서 애완동물을 죽이고 시설에 수용되어 폭행을 당하고……. 그런데 그런 상황도 그냥 옆집에 놀러갔다 오는 것 같은 분위기로 말한다.
살아남기 위해 범죄자와 처절하게 싸우는 격투 장면도 비슷하게 차분했다. 특히 고양이가 목매달려 지붕에 매달리거나, 죽은 여인의 시체가 걸려있는 건 분명히 놀랄 일이다.
하지만 책에서는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차분하다. 그런데 어떻게 생각하면, 그게 더 무서웠다.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간접 증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물기는 하지만, 일상적으로 범죄가 일어난다는 뜻이리라.
하긴 사건이 벌어지는 배경인 크라이스트처치는 연쇄 살인마가 여러 명 활개 치는 곳이니까. 그 뿐인가, 단순 강도도 있고 도둑도 있고……. 내가 몰라서 그렇지, 서울도 저곳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다만 규모가 좀 작을 뿐.
그래서 크라이스트처치는 오늘도 어제와 별로 다르지 않다. 오늘도 카페에는 크로스워드 퍼즐 풀기에 여념이 없는 노인이 앉아 있고, 커피 맛은 어제와 똑같다. 주인이 원두를 바꾸지 않은 이상, 내일도 아마 맛은 똑같을 것이다. 그리고 도시 어느 곳에서는 사람이 죽어가고, 경찰은 범인을 잡기 위해 분주히 달릴 것이다. 내가 당하지만 않으면, 방화도 살인도 단순 구경거리에 불과할 것이고.
그게 크라이스트처치, 아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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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수집하기, 이제껏 들어본 바 없는 내용이다. 볼때마다 정말 새롭다는 말을 하기 어렵게 엽기적인 [크리미널 마인즈]에서도. 심지어 전직형사겸 이 작품 속 탐정격인 남주 테이트마저..과거 음주운전으로 자신의 딸을 죽이고 아내에게 치명상을 입힌 자에게 총구를 겨눠 자기 무덤을 파게하고 머리를 쏴 암매장해버린 비밀이 있는터라 도대체 누가 더 미친놈일까...싶다.
복잡하도고 치밀하게 놓아진 복선때문에 찬찬히 머리속에 메모하며 읽어나가야만 한다.
(뉴질랜드의 이 아름다운 도시 크라이스트처지. 테이트의 묘사에 따르면 점점 더 그 매력이 줄어들고 있다. 아무리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곳이라도 사람이 사는 곳은 역시나 다 같은듯. 부촌이 형성되면 가난한 이들이 슬럼을 다시 이루고, 차 그리고 보트 등으로 부를 과시하려고 하나 집의 한구석은 썪어들어가고 있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가엾은 애 엄청 골탕먹이고 누군가는 개와 고양이를 학대하고. 하나님이 위에서 내려다보기 매우 싫을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지
1 테어도어 테이트, 전직 경찰겸 전직 사립탐정. 음주차사고를 일으킨 뒤 경찰에서 해고되고 4개월간 징역형을 살고 나왔다.그 사건을 변호하겠다고 찾아온 변호사가 실상 그 사고의 피해자인 엠마 그린의 아버지. 아내 브리짓은 과거 음주차사고에서 큰 사고로 요양원에서 지내고, 딸은 그 사고에서 잃었다. 그 사고원인자를 총으로 싸서 구덩에 묻은건 변호사 도노반 그린만이 알고있다. 사립탐정이 되어 연쇄살인범 매장살인마를 잡은 전력이 있으며 (사립탐정 라이엔스는 박탈당했지만), 그래서 전동료인 슈로더는 출소한 그를 데리러와서 사건을 의뢰한다.
2 슈로더, 수사반장. 테이트에게 크라이스트처지 도살자의 연인이자 제복살인마인 멜리사 X 사건을 의뢰했으며, 중년의 간호사를 불태워죽인 사건을 수사하고 있음에도 테이트가 엠마 그린 사건을 수사하자 돕게된다.
3 엠마 그린, 심리학을 전공하는 여대생.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착한일을 하려다 오해와 욕만 먹고 누군가에게 납치당한다.
4 쿠퍼 라일리, 심리학과 범죄심리학을 강의하는 교수. 범죄관련 물건을 수집하려다 그중 최고로 엽기적인 엄지손가락을 경매에서 얻는다. 과거 정신요양원 그로브힐을 방문한 뒤 에이드리언에게 매우 큰 인상을 주었는지 엄지손가락으로 인해 연쇄살인범이라며 납치당한다. 이제 깨어난 그는 어떻게 하면 그를 연쇄살인범으로 오해하는, 이에 관한 책은 모두 다 읽은, 의외로 매우 영리한 에이드리언을 구워삶아야하는건가가 최대 관건.
5 에이드리언 로너, 중고등학교 시절 첫사랑에 상처받고 아이들의 엄청난 공격으로 입원까지 했었다. 이에 대해 그들의 동물을 죽이고...쿠퍼를 납치해온 그날 아침 양어머니를 불태워죽였다. 자신을 학대하던 정신병원 그로브 힐스가 폐쇄되자 몰래 들어와 지하 비명의 방을 자신만의 감옥으로 만들어 연쇄살인범들을 수집했었다. (너, 고양이 부분에서 정말 xx돌아 너 죽여버리고 싶더라. 아~니가 상처를 받았다면 누군가 상처를 받는 이에 대해 더욱 더 공감할 수 있었지않니? 네가 약해서 당했는데 넌 너에게 항거하지 못하는 더 약한 존재를 그렇게 고통을 가해서 죽여야했니????)
이야기가 새로울뿐 아니라 (난 재미있어도 뻔한건 정말 싫다), 매우 세심한 전개 이상으로 훌륭한 묘사로 인해 인물의 감정에 대한 공감을 끌어올리고 (등장인물에게 공감을 시키는 작가가 정말 좋다), 앞으로 전개가 어떻게 될지 스릴이 넘치며, 최근 읽은 스릴러중 가장 두꺼움에도 지루한 구석이 없다. 흠, 잔인하다는 것은 말해야 하는데 그 사이 스릴러류에 잔인함이 넘쳐서 (마치 누가 더 잔인하니 경쟁하는듯. 그나저나 동물학대는 정말 심각한 사이코패스의 징조인듯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 ...
선의로 도움을 주었는데 폭행을 당하는 처자들,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이 상처를 받음에 불법적인 행위를 해서라도 린치를 가하는 인물들. 그런 것들을 보면서 누군가는 절망감에 또다른 폭행을 가져오고 또 누군가는 합법적인 방법이지만 개인적인 사냥꾼 기질을 발휘하여 합법적인 폭행을 가한다. 그럼에도 그 속에서 누군가는 밟혀 쓰러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고. 글쎄, 인간의 선보다는 악이 넘쳐나는 범죄소설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것은, 상처받음에도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과 희망을 찾는게 아닐런지.
여하간, 아마도 아직도 못다한, 연쇄살인범이지만 속사정은 안타까운 멜리사X와 엠마가 아마도 대결하는 속편이 나올 듯 싶다. 비슷한 아픔에도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던 두 여인네. 약간의 작위적인 이분적 구도에서 현실적이고 양면적인 테이트도 같이 나왔으면. 그나저나 자신이 당한 것을 자신이또 행함에 있어 이 아저씨는 좀 반성이라도 했던걸까..궁금하다.
요즘 북유럽 스릴러가 완전 뜨던데 (흠, 그중 요 네스뵈가 최고라고 생각됨), 폴 클리브는 남반구에선 스타인듯. 요즘 구글이 너무나 좋은게 한 인물을 검색하면 쫘르르 관련인물들이 뜨는것. 남반구 추리/스릴러에는 나이오 마쉬 여사도 있고....(흠, 그외 인물들의 작품들은 소개가 된게 없는듯 하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영국에서 활약중인 앤 페리 여사는 뉴질랜드 있을때 살인혐의로 재판을 받았었고..) 여하간, 더 많은 작가들이 소개되었으면 한다.
p.s: Paul Cleave
2006: The Cleaner 2007: The Killing Hour 2008: Cemetery Lake 2010: Blood Men 2011: Collecting Cooper 2012: The Laughterhouse 2013: Joe Victim
표지들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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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하면 영미와 일드 그리고 최근에는 북유럽권을 읽기 시작했다. 각 나라마다 특색이 있는데 오랫동안 영미나 일드에 익숙하다보니 그외 나라권은 어색할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의외의 즐거움을 주었다. 특히, 오늘 만난 이 책은 범죄심리 부분을 다루고 있어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큰 즐거움을 줄 것이다.
먼저, 정식 출간본이 아닌 가제본으로 만나게 되었으나 600페이지가 되는 상당히 두터운 책이다. <반지의 제왕>의 촬영지로 유명한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살인과 실종 그리고 납치로 사건이 발생하는데 , 이곳은 언제나 자연으로 아름다운 곳이기에 솔직히 범죄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아마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더 긴장감을 느낄 수가 있었다.
소설의 시작은 한 여대생이 어느 괴한에게 납치가 되고 그녀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은 전직 형상인'테이트'가 사건을 맡으면서 시작된다. 전형적인 납치와 살인의 스토리가 이어지기도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왜 범죄자가 되었는지를 '에이드리언'에 대해 배경을 설명을 하고 있다. 특히, '테이트'의 초점과 '그'의 시각이 교차로 이루어져 있어 이 두 사람의 심리 상태를 잘 표현하고 있다.
사건을 말하기 앞서 먼저 적었듯이 왜 그가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는지를 말하고 있는데, 오늘날 무분별한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을 보면 그들의 가정환경이 절대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어릴적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할 것을 구분하지 못하면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함으로 애정결핍으로 그들을 범죄의 길로 가게 한 것이다. 100%로 합당하다 할 수 없으나 통계를 보자면 대부분 가정환경의 영향이 끼쳤다는 것이다. 책 속에는 어릴저 학대를 받아 자신의 세계에 빠져버린 남자 '에이드리언'과 사랑을 받고 자랐고 교수까지 된 남자 '쿠퍼' 마지막으로 책에서 등장은 하지 않았으나 강간으로 살인자로 변해버린 '멜리사X' 세 사람이 등장한다.
엄마의 사랑이 필요할때 칭찬을 해 줄 사람이 없었기에 점점 어긋난 길로 가버린 '에이드리언'를 볼 때면 어린 자녀에게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가 있다. 그가 했던 모든 행위는 사랑을 받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쿠퍼'의 행위는 한순간에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그 범죄를 즐기고 있던 것이었다. 교수라는 타이틀 안에 본모습을 숨기고 행하는 모든 것이 욕지기가 올라오기도 했는데 , 이처럼 겉으로 멀쩡한 사람이 때론 범죄자가 될 수 있음을 말하기에 섬뜩 했다. 이렇듯,<쿠퍼 수집하기>는 자신도 모르게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과 ,알면서도 걸어가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납치와 살인자를 찾아가는 것에 '테이트'는 연쇄살인자인 '멜리사X'라는 사람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었다. 그녀가 누구이고 왜 경찰들만 노리고 있었던 것인지 말이다. 그가 납치된 여대생을 찾아가는 와중에 '쿠퍼'가 몇년전에 했던 일에 그녀가 속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은 사이코패스나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람을 해하는 자들 보단 물리적인 상처로 인해 살인자로 변해버린 인물을 다시한번 그려내고 있다. '에이드리언'과 '멜리사X'가 바로 그 증거들이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어버리는 상황이 씁쓸하기만 했다.
두 가지 사건을 손에 쥐고 있는 '테이트'가 과연 두 마리 토끼를 잡을까 했는데 우선 실종 사건이 마무리가 되면서 책은 끝이 난다. 그렇기에, 이 책의 시리즈가 더 이어져 출간이 될거 같은데 '멜리사X'의 범죄 행위가 언제쯤 막을 내릴까. 그녀가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분노를 그만 가라앉히기를 바라기도 했다. 다른 소설과 달리 읽은 내내 '스톡홀름증후군'까지는 아니어도 읽은 독자로써 안타까움이 일어났던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은 흥미만을 강조하고 싶지 않다. 좀 더 깊이 들어가 이 사회에 일어나는 사건들을 곰곰히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든 책이라는 사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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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퍼 수집하기 - 폴 클리브]
쿠퍼 수집하기라는 제목이 참 재미있기도하고, 한편으로는 호기심을 무척 자극하는 제목이다.
이 책은 제목에 끌리기도 했지만, 주변에서 이 책이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 책에서 나오는 쿠퍼란 범죄 심리학자의 이름을 따 만든 것 같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내 생각.
그리고 쿠퍼는 누군가에게 납치가 되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의
한편으로는 우리의 사회를 콕 집어 주기도하고,
그리고 이 책에서 나오는 주인공들 모두가,
이 책의 분위기는 많이 어둡고 쓸쓸하며, 또 한편으로는 많이 오싹함을 느끼게 해준다.
항상 추리소설을 읽으면 기분이 좀 다운되는 경향이 있고
이 소설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으나, 이 소설을 읽고있으니 참 시간이 잘 가는 것 같다. 그리고 스트레스 풀때는 역시 이런 추리,스릴러 소설이 최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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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쿠퍼 수집하기 Collecting Cooper, 2011 지음 : 폴 클리브 옮김 : 하현길 펴냄 : 검은숲 작성 : 2014.08.15.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즉흥 감상-
지인으로부터 재미있다며 책을 한 권 추천 받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반응이 시큰둥하니 아예 그 책을 손에 쥐어주셨는데요. 으흠. 표시된 것만 634쪽, 하지만 정신없이 만나보았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미칠 듯한 폭염이 한창인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 죗값을 치루고 세상으로 환원되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를 반겨주는 것은 어떤 사건에 도움을 바라는 경찰관계자와 그가 감옥에 가게 되었던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였는데요. 어떤 수단을 사용해도 좋으니 일을 맡아달라고 합니다. 한편,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범죄심리학 교수인 ‘쿠퍼’가 납치당하는 것도 모자라, 어떤 정신 나간 이로부터 수집품이 된 것을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받게 되는데…….
사실 전에도 소설 ‘눈알수집가 Der Augensammler, 2010’를 비슷한 과정으로 받은 다음, 입맛에 맞지 않아 겨우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제목의 이번 책도 무기한 대기 중이었는데요. 최근 들어 영화만 많이 본 것 같기도 하고, 두툼한 녀석이 책장에서 먼지만 쌓이는 것이 안타까워 만나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거 너무 재미있더군요.
등장인물이 많으면 이야기에 혼란이 온다. 이것은 제가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나오며 생각하고 있던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런 생각도 차츰 줄고 있었는데요. 이번 작품만 해도 납치 및 감금생활을 하기 시작한 대학 교수, 그런 그를 수집(?)했다고 즐거워하는 남자, 그리고 그 둘을 추적하는 전직경찰 등 간접적으로 이야기를 풀어 보이는 인물들이 다수 출연하고 있었지만, 시점 이동이 혼란스럽지도 않고 흐름도 매끄러웠습니다.
분량이 상당해 보이는데 읽다가 지치진 않았냐구요? 음~ 사건 자체는 단순합니다. 하지만 다수의 인물을 자연스럽게 연출하기위해 그만큼 분량이 늘어난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거듭되는 반전과 예상을 벗어나는 전개로 인해 쉴 틈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분량이 상당하다보니 정신과는 달리 몸이 피곤해하더군요! 크핫핫핫핫핫핫!!
글쎄요. 영화는 몰라도 드라마라면 괜찮을 듯 합니다. 특히 최근에 인기리에 방영했던 미드 ‘한니발 시리즈’를 좀 더 가볍고 재미있게 해서 이번 작품을 드라마로 만든다면 어떨까 하는데요. 다른 분들은 또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해집니다. 영화로 만들기에는 뭐랄까, 한정된 시간동안 이야기를 풀어내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군요.
이번 작품은 연쇄살인마의 관점까지 더해진 작품이라고 하는데 괜찮냐구요? 혹시 제가 이 책을 읽고 연쇄살인마로 변할 거 같아서 하시는 질문입니까? 아니면 악서로 추가하고 싶은 책을 찾던 중에 제 감상문을 발견하여 주시는 물음표 입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단지 무서운 걸 싫어하는데 분위기가 궁금해서 던지신 궁금증입니까? 아무튼, 비록 살인마의 시야로 진행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것을 통해 이야기되는 것은 사회의 어두운 부분에 대한 고발이라 받아들여볼 수 있었는데요. 비록 선택은 독자의 몫이라고 하지만, 가급적 이번 작품은 성인 이상만 만나보실 것을 권해봅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상황이 심각해져서 말이지요.
그럼, 8월 15일 광복절인 오늘.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의 하루가 궁금하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저는 2박 3일의 연휴(?)동안 만나볼 다른 책을 준비해보며, 기지개를 펴봅니다! 으다다다다다다~!! TEXT No. 227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