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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형학자인 권동희교수가 한국의 지형 연구를 집대성한 책이다. 우리나라의 지형 연구는 약 100년 전 일본 지질학자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일제에 의해 근대 지형학이 도입되었다가 광복 이후 맥이 끊겼고, 거의 백지의 상태에서 몇몇 연구자들이 다시 일으키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수많은 연구자들이 학문적 성과를 축적하였고, 지리학의 분과학문으로서 지형학이 독립적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특히 6년만에 개정된 이 책에서는 그간의 연구성과를 추가하여 수록하였다. 우리나라의 지형은 외국의 그것처럼 거대한 스케일과 아름다움을 가졌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면이 없잖아 있다. 하지만 오랜 지형형성 역사와 다양한 조건을 통해 여러 지형이 발달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객관적인 근거를 통해 알고 보면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지형이 존재한다. 풍화지형 파트에서는 특히 화강암 지형의 다양성이 인상깊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화강암은 다양한 지형형성작용을 통해 여러 지형을 형성할 수 있고, 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형경관이라고 할 수 있다. 보른하르트, 토르, 암괴원, 침식분지, 평탄면 등의 다양한 지형발달에 영향을 주었고, 많은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진 주제였다. 그리고 제주도의 세계유산 선정으로 인한 사회적 관심의 증대로 인해, 화산지형 단원이 초판에 비해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우리나라 지형이라고 무작정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각 화산지형의 특징과 객관적 시선으로 본 가치를 인식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의 화산지형은 객관적 관점에서 보아도 충분히 가치있는 지형이기 때문에 세계자연유산 및 지질공원으로 선정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더 아는 만큼 우리 자연환경이 아릅답게 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형학의 학문적 틀 내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거나 여가생활과 관련이 많은 지형에 대한 연구가 흥미로웠다. 7장의 습지지형 부분에서는 람사르 협약 그리고 생태관광 차원에서의 사회적 관심과 관련해서 습지지형 연구의 성과를 정리하고 있다. 산지습지, 하천습지, 연안습지 등 다양한 종류의 습지가 있었다. 각 습지의 지형적 특성 및 형성과정, 그리고 생태적 가치를 주목하여 보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9장의 해안사구 역시 그러했다. 해안사구가 단지 '한반도의 사막'에 그치지 않고, 해안사구 지형의 올바른 이해를 통해 많은 일반인들이 생태적 가치를 제대로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12장의 화산지형 파트 역시 생태관광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지형이었다. 특히 독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으로 인해 독도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는데, 독도의 지형적 특성을 이해하고 방문한다면 더 느끼는 것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5장의 산맥 부분이 주목할 만했다. '태백산맥은 없다' 라는 책과 백두대간 종주 열풍 등으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었던 '산맥도-산경도 논쟁' 이 있었다. 사회적으로는 산맥도가 일본인이 만든 것이고, 이를 학교에서 무비판적으로 가르치는 지리학계의 비논리성을 질타했다. 여기에 대한 지리학계에서의 입장은 "산맥도와 산경도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이다" 이다. 각자의 특성에 맞게 활용가능한 분야에서 활용한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산맥도와 산경도의 차이를 이해하고 잘 맞는 곳에 활용하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앞서 말한대로 우리나라의 지형연구 축적이 적어 일반화 정도가 낮기 때문에, 아직도 지형 해석에 있어서 논란이 큰 경우가 있다는 사실이 아쉽기도 했다. 5장의 고위평탄면의 경우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금과옥조처럼 다루어지고 있으나, 학문적으로 일반화가 덜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과거 데이비스식 지형연구의 유산이 남아있기도 하고, 지반운동 자체가 검증하기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8장에서 선상지와 산록완사면 논쟁이 있다. 이는 본질적으로 지형 연구에 중요하지 않은데, 너무 소모적인 논쟁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9장의 해안단구 부분 또한 타 학계에서 해안단구의 성인적 의문 제기가 있었다고 한다. 지형발달과정 규명이라는 본질에 충실한 더 많은 연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수록된 여러 컬러사진과 그림은 개념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부록에는 지형답사 코스가 지도에 도해되어 있다. 실제로 지형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책에 실린 지형 중에서 일부만 소개된 것이 한편으로 아쉬웠다. 그렇지만 꼼꼼하게 책을 제작한 저자의 지형학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지리학 내의 분과학문으로서 지형학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지리학 자체의 저변이 그리 넓지 않다보니 연구성과의 축적이 적은 편이다. 앞으로 이 책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지리학 서적을 통해서 지리학의 저변이 넓어지고 많은 연구결과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