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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구네가 강실이를 데리고 있으면서 춘복이 큰 마누라처럼 행세하자 공배네는 강실이를 자기 집으로 모시려고 한다. 일본에 유학 중인 강호가 춘복이 약값을 주자 옹구네가 가로챈 모습을 본 데다가 옹구네가 강실이 짐보따리를 앗으려고 자기 집에 가두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락호락한 옹구네가 아니다. 결국 둘은 강실이를 가운데 두고 몸싸움을 한다. 그러니까 강실이는 사내(강모, 춘복)한테 몸을 더럽히고 두 아낙(옹구네, 공배네)한데 몸을 농락당하는 신세가 된다. 처참하여라, 강실이의 생이여!
아아, 더러운 목숨. 강실이는 두 아낙이 제 몸뚱이 하나를 찢어 가지려고 악다구니 쓰는 와중에, 검불같이 흩어져 버리지도, 의연하게 나무라며 위의를 갖추지도 못하는 자신을, 차라리 이들이 찢어 버렸으면 싶었다. (221쪽) |
| 1998년 최명희님이 타계하셨을 때 그 분의 역작이 혼불뿐이라는 데 안타까웠다. 요새 우리 가족은 혼불을 읽는다고 정신이 없는데, 시대 흐름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얼마 전 기말고사 때 선생님께서 혼불의 특정 부분을 읽고 그 내용을 알아야지 풀 수 있는 문제를 낸다고 하셨다. 그 땐 정말 아무 생각없이 그냥 읽기에 급급했었는데, 선생님께서 보라고 하신 부분만 볼 수가 없었다. 이게 바로 혼불의 메리트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것... 시험기간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많이 읽었다. 그리고 당장 눈앞의 시험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는 상투적인 말이 있다. 맨날 듣는 말이라서 그냥 흘려들을지도 모르나 세상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는 우리기에 이런 대하소설을 읽으며 시대 흐름을 알 수 있는 눈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물론 10권을 다 읽기에 벅찬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꾸준히 그리고 이 책에 한 번 빠져들기 시작하면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읽게 될 것이다... ^^ |
| 7편의 리뷰를 보면서 왜 책의 소제목을 꽃심을 지닌 땅이라고 붙인 것일까에 대한 의문이 8권에 와서 명쾌하게 해결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8권의 내용은, 강모나 강실 이야기, 그리고 효원보다는 (강모와 강실을 묶어서 효원에게 미안하네;;) 전라도 일단, 전주의 향토사?에 관하여 많이 알 수 있었다. 이제까지 내가 알던 역사 교과서 속의 역사들이 많이 오점과 억지를 가지고 승자의 관점에서 무자비하게 상대적 패자의 역사를 난도질 하고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러한 점에 아무런 의문을 품지 않고 역사를 배워왔다는 사실, 그리고 앞으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역사를 배워갈 것이란 사실이 안타까웠다. 나는 경상도 사람이기때문에 내 개인적인 감정으로 전라도 사람들을 기피하지는 않지만, 그러한 지역 감정에 관한 소리를 익히 듣고 자랐다. 하지만, 글쎄. 전라도 사람들이 꽃심을 지녔기에 비판을 받는 것이라면 그것은 옳지 못한 것 같다. 훈요 10조에서 언급한 왕건의 속좁은 심사와 소인배 악인으로 견훤을 언급한 역사. 그리고 새로이 알게된 신라의 추태.. (물론 이 소설에서 알게 된 여러 사실들에도 비판할 점과 새로이 수정되어야 할 점이 있겠지만) 3000명의 궁녀를 단합해서 한자리에 죽게 할 정도로 매력이 있었을 의자왕등.. 많은 사실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흠.... 꽃심이라..... 부럽구나.... |
| 이 책의 저자는 초기 단편 몇 편을 제외하고 평생 혼불 집필에만 집중하셨다더군요. 정말 그 혼이 절절히 느껴지는 소설입니다. 표지에 '대하예술 소설'이라고 써있는데.... 정말 예술 입니다. 우리말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구요. 내용 또한 낯붉히는 것 없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절절하다고 해야 하나요? 한 사람 한 사람 감정이 정말 잘 그려져 있습니다.. 이책은 한 집안의 흥망성쇄를 다루면서 민족의 아픔까지 간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어느 프로그램에서 이 책 저자가 일제 시대는 잠시 우리 민족의 혼불이 빠져나간 때라고 하셨는데.. 그 혼불이 제 마음속에서 활활 살아 았음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잊어버린 우리나라 세시 풍속과 정서를 한올 한올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구요.. 표현 또한 아름답습니다... 정말 대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