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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랑받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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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인형을 갖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예쁜 공주 옷을 입은 인형과 비밀 이야기를 나누고 진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던 어린 시절이다. 인형놀이를 할 인형은 없었다. 그 시절 인형을 갖는 건 공주 옷을 입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었으니까. 공포 책장이라는 뚜렷한 주제의 동화 『인형의 냄새』는 그런 아련함을 불러왔다. 그런데 인형을 떠올리면 왜 얼굴과 예쁜 옷이 따라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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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인형을 갖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예쁜 공주 옷을 입은 인형과 비밀 이야기를 나누고 진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던 어린 시절이다. 인형놀이를 할 인형은 없었다. 그 시절 인형을 갖는 건 공주 옷을 입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었으니까. 공포 책장이라는 뚜렷한 주제의 동화 『인형의 냄새』는 그런 아련함을 불러왔다. 그런데 인형을 떠올리면 왜 얼굴과 예쁜 옷이 따라오는 것일까? 아마도 인형을 통해 대리만족을 원했기 때문일 것이다.

 

예쁘다고 할 수 없는 아이가 의자에 앉아 있는 표지 그림, 뭔가 화가 난 것 같다. 이 아이는 누구일까? 동화의 주인공 열한 살의 미미다. 부자 외할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들은 미미는 놀랐다. 그리고 초대를 받았다. 엄마와 새아빠를 떠나 혼자 어마어마한 대저택에서 지내게 된다. 엄마가 말하기는 미미가 아기였을 때 외할머니가 우리 공주 하면서 예뻐하셨다고 하는데 할머니는 다정한 눈길을 주지 않는다.

 

안내를 받고 2층 방에 도착하니 기분이 달라졌다. 정말 공주 방 같았다. 그런데 그곳은 미미의 방이 아니라 지원의 방이었다. 지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밀랍 인형. 미미의 눈에도 예뻐 보였다. 아무리 할머니가 아끼는 인형이라지만 방까지 있다니. 다른 방에도 인형이 있었다. 하지만 지원이처럼 예쁜 인형은 아니었다. 할머니도 집을 관리하는 사람들도 미미보다는 지원이를 챙긴다. 미미도 지원이를 돌보는데 시중을 들었다. 정원에서 사진을 찍는다고 해서 따라갔더니 지원이만 사진을 찍었다. 할머니 손님이 와서도 모두 지원이만 궁금해했다. 미미는 할머니 집에 없는 사람 같아서 화가 났다. 엄마는 네가 잘 해야 너한테 모든 걸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끊어버렸다. 미미의 눈에도 다 보였다. 할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건 지원이라는걸. 미미는 지원이가 미웠다. 인형 따위가 자신의 자리를 빼앗는다고 생각했다.

 

 

 

 

 

매일 같은 방에서 생활을 해서 그럴까. 어느 순간 미미는 지원이가 말하는 걸 들었다. 작게 벌린 입에서는 냄새도 나는 것 같았다. 할머니에게 말했지만 믿지 많았다. 분명 숨을 쉬고 입에서 냄새가 났다. 다른 방에 있는 인형과는 분명 다른 무언가가 지원이에게 있었다. 인형이 된다면 엄마와 할머니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미미의 마음을 아는 것처럼 지원이가 말하는 부분은 정말 섬뜩하다.

 

- 네 껍질은 이미 흐물흐물하고 너는 텅 비어 있어. 단단한 내 껍데기 속으로 들어와. 눈을 감아. 눈을 감고 같이 주문을 외우는 거야. 그러면 모든 게 다 괜찮아질 거야. (130쪽)

 

-살아 있는 몸이 갖고 싶어. 딱딱한 밀랍 껍데기가 아니라, 쪼글쪼글하게 말라붙은 피부가 아니라, 굳어 버린 근육이 아니라, 본드로 붙인 입이 아니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몸을, 마음껏 지껄 일 수 있는 입을 갖고 싶어. 네 머릿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어차피 네 머릿속은 텅텅 비었잖아. 멍청아! (131쪽)

 

영화에서 왜 인형이 공포감을 주는 존재가 되었는지 알 것 같다. 사랑을 원하는 미미의 외로움이 인형에 대한 질투와 합쳐져서 거대한 공포를 만든다. 당분간은 인형을 보면 미미나 지원이가 생각나서 눈길을 거둘 것이다. 어른인 내게도 서늘한 여운을 남겼으니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무서울까. 그러니 뜨거운 더위를 오싹하게 날려줄 재밌는 동화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s 2019.07.29. 신고 공감 6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