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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어떠한 것일까? 이때 누군가는 옛 문화와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라고 주장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반대로 '도대체 이건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건가?' 하는 의문만이 쌓이는고전 또한 상당히 많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이를 지루하다, 어렵다 라고 말하며 꺼리게 되는데, 이에 나에게있어 바로 이 책이 내가 꺼리는 책이다.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내용을 지니고 있다. 물론 이 책은 하나의 동화이다. 그리고 이 책의 일러스트를 보아도, 위의 많은 내용에 비해서, 상당히 동화적이고, 또 몽환적인 가치를 담아닌 것들이 많다. 하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 많은 가치를 바라보면서...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이것은 무서운 이야기도 아니요,교육적인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라는 감상이 든다. 그도 그럴것이 이 작품을 접하며 들었던 가장 첫 감상은 그 마을사람들이 보여준 무지함에 대한 허탈감과, CSI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냉정한 보안관이라도 있었으면 한다. 라는 나름의 정의실현 욕구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이야기의 주제인 '머리없는 기사' 는 전설을 넘어, 이야기속 주인공의 목숨을 앗아가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러나 그 결과와는 상관없이 이미 독자들은 어째서 '듀라한'이 등장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째서 '선생'을 습격하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너무나도 잘 알게 된다. 그야말로 듀라한의 존재로 큰 이익을 본 사람... 즉 누군가의 계획으로 인하여, 선생은 살해를 당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때문에 현대인의 상식에서 보면 이는 이미 '오컬트' 의 영역을 벗어났으나, 이어서 등장하는 다른 주변 인물들은 이 사건을 마주하며, 비극적이지만 어쩔수 없는 초자연적 사건이라 정의하며, 결국 마지막까지 아무것도 결론을 내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때문에 나는 답답했다. 범인이 뻔히 보이는데... 그리고 그 범인이 점점 원하는 그대로 모든것을 얻어가고 있는데, 독자는 그것을 그저 바라만보고 있어야 한다. 아! 그야말로 고구마 한상자를 씹어먹는 듯한 답답함이다. 허나 그것은 '어른'이 된 나의 시선일 뿐! '혹시 어린 아이들은 다른 감상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문득 이렇게 생각하니 정말로 궁금해진다. 그야말로 아주 오랜 북미사회에 있어서, 이 많은 동화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오락에서 벗어나, 그 당시만의 사고방식을 오롯이 녹여낸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날에 있어서, 그 내용보다는 이야기 속의 색을 들여다보는 것을 즐겼다. 그야말로 옛 할로윈을 글로서 마주하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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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감독 팀버튼에 의해 제작된 영화 <슬리피 할로우>를 기억하는가? 당시 명작영화 <가위손>의 감독 팀버튼과 인기배우 조니뎁과 크리스티나 리치의 주연이라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이다. 이 영화는 인기에 힘입어 미국 FOX방송사에서 미드로도 제작되었는데, 시즌4까지 제작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런 영화와 미드는 감독과 작가에 의해 현대적으로 각색된 것인데, 그렇다면 고전 원작은 어떨까? 이번에 소개할 책 <슬리피 할로우>는 19세기 미국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소설가인 위싱턴 어빙의 원작 그대로를 담은 소설이다. 과연 환상적이면서 기묘하고, 아름다우면서 스릴감 넘치는 <슬리피 할로우>의 원작은 영화만큼 재미있을까?
‘바로 그때, 예민한 아카보드의 귀에 다리 옆쪽에서 첨벙거리는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숲의 어두운 그늘 속, 개울가 한쪽에 무언가 기이하게 생긴 거대한 형체가 우뚝 솟아 있었다. 그 형체는 꿈쩍도 않고, 마치 언제라도 나그네를 덮칠 준비가 된 거대한 괴물처럼 어둠 속에서 잔뜩 몸을 도사리고 있는 것 같았다. 겁에 질린 선생은 머리털이 쭈뼛 곤두서는 오싹함을 느꼈다. 어쩐단 말인가? 돌아서서 달아나기는 너무 늦었다.‘
<슬리피 할로우 - 워싱턴 어빙의 기이한 이야기>는 에드거 앨런포, 너새니얼 호선과 함께, 19세기 낭만주의 문학의 작가 위싱턴 어빙의 단편집이다. 유명 영화의 원작 <슬리피 할로우>의 원작을 비롯, [악마와 톰 워커], [독일인 학생의 모험], [립 밴 윙클],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 [책 만드는 기술] [유령 신량] 총 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워싱턴 어빙은 유럽 민간 전설과 미국 시대상을 녹여낸 공포와 스릴, 코믹과 로맨스가 어우러진 작품을 써왔는데, 현대에도 많은 매체로 각색되고, 미국 교과서에 실릴 만큼 유명하다.
[슬리피 할로우] 테리 타운 마을에서 약간 떨어진 작은 골짜기. 그 곳은 ‘슬리피 할로우’라 불린다. 그 뜻은 ‘잠의 골짜기’라는 의미로, 골짜기의 나른한 정적과 최초 네덜란드 이주민들의 후예인 이곳 주민들의 특이한 기질 탓에 그리 불려졌다. 이곳은 주술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선량한 이들의 마음을 홀려서 끝없는 공상 속을 헤매게 하는데, 사람들은 온갖 기괴한 것들을 잘 믿고, 황홀경과 환상에 쉽게 빠져 이상한 광경을 자주 목격했다. 허공에서 노랫소리나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일 같은.
이 곳에 이카보드 크레인이 머물게 된다. 그는 지역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 이 곳에 잠시 머물게 된 것이다. 그에게 있어 이런 마을의 특징은 하나의 즐거운 취미로 여겨지게 된다. 마을사람들이 들려주는 유령과 요괴, 벌판과 개울, 다리와 집을 비롯해 특히나 머리 없는 기병이 등장하는 ‘슬리피 할로우의 질주하는 헤센 기병’의 이야기는 공포와 재미, 당혹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그에게 이야기보다 호기심있게 바라볼 한 여인이 생긴다.
카트리나 반 타셀은 부유한 네덜란드계 농부의 외동딸로 아름다운 외모와 부유한 재산의 상속녀이다. 그는 그녀에게 반해 그녀와의 미래를 꿈꾸며, 그녀에게 구애를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반타셀가의 연회에 참석하게 된 이카보드, 그리고 늦은밤 술기운과 잠기운에 취해 귀가하던 중 기이한 동반자가 그를 뒤따라오는데... 서인같이 크고, 몸에는 망토를 둘렀는데, 머리가 없는 유령 ‘헤센 기병’이 전속력으로 그를 뒤쫓아 오는데...‘그 다리까지만 도착하면 난 무사해’ 과연, 이카보드는 이 기괴한 전설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영화나 미드보다는 덜 재미있지만, 동화같은 삽화와 고전의 맛을 느낄수 있는 원작소설.
솔직히 말해서, 영화나 미드보다는 덜 재미있다. 영화와 미드는 현대적으로 우리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어 좀 더 스릴감과 로맨스적인 흥미요소가 많은 줄거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와 미드와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와, 중간중간 장면을 상상하게 만드는 동화같은 삽화, 고전의 특징인 불필요하지만 충분한 장면과 상황묘사, 유럽 민담이나 전설 속에 당시 미국 사회의 문제점인 물질만능주의 속 물욕이 가득한 인간의 내면을 녹여낸 독특한 줄거리, 당시 시대의 문구나 문학의 인용 글귀는 고전문학을 좋아하거나, 민담과 동화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요소로 작용한다.
공포와 스릴, 로맨스와 코믹. 당시의 사회를 풍자하는 웃기기만 슬프고 환상적이지만 기묘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독자타겟으로 잡아서, 너무 유치하지도 어렵지도 않은 어빙의 원작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다만, 오락요소가 다분한 장르소설을 기대하고 읽기보다는 ‘그림형제의 동화’의 원작을 읽는다는 기분으로 ‘고전’에 접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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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 그런가 글밥 많은 책이 영 읽히질 않는다. 그래픽노블, 그림책을 연속해 읽고 있는 중. 이번 책은 워싱턴 어빙의 단편모음집이다. 슬리피 할로우를 비롯해 총 6가지의 기담을 담고 있는데 그림책이지만 청소년과 성인을 두루 아우른 느낌? 아르볼 N클래식의 특징인 것 같다. 1. 악마와 톰 워커 숲에서 우연히 악마를 만난 톰 워커. 악마에게 영혼을 빼앗길까 계약하자는 제안을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자린고비에 심술 궂은 아내는 자신의 전재산을 들고 악마와 계약하러 간다. 거래를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게 만들려 한 이 잔소리쟁이를 악마가 용납할 리 없었고 악마와 머리를 쥐어뜯고 싸웠지만 결국 패해 심장을 쥐어뜯긴다. 한편 행방불명된 아내를 쫓아 숲으로 온 남편 톰 워커는 아내의 사망을 확인하고 악마가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었다는 생각에 휘파람을 불며 집으로 돌아간다. 2. 독일인 학생의 모험 프랑스 혁명기에 유학을 간 심약한 독일인 볼프강. 예민한 성격에 매일 같이 낭자한 피를 보는 일에 정신이 병들 지경이 된 그는 죽은 저자들의 무덤, 문학의 납골당과도 같은 도서관에 처박혀 책 먹는 귀신이 된다. 여느 때와 같이 온종일 책을 읽고 돌아오는 길, 공개처형장에서 비를 맞고 있는 아름다운 여성을 만나게 되고 여인에게 전혀 면역이 없던 그는 미모에 홀려 이름 모를 여성을 자신의 침대에 끌어들인다. 다음 날 여인과 함께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가고자 새벽 같이 집을 나선 그. 그러나 돌아온 그를 맞이한 것은 목이 잘린 싸늘한 시체였으니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관은 여성의 머리를 보고 흠칫 놀라 소리친다. "맙소사! 이 여인이 어떻게 이곳에 있단 말입니까?!!!" 6편의 단편 중 가장 오슬오슬. 제대로 공포특급이었다. 3. 립 밴 윙클 아내의 잔소리를 피해 캐츠킬 산맥으로 사냥을 나간 립 밴 윙클. 기이한 노인을 도와 술통을 나르고 한잠 취했다 돌아오니 기름칠 잘된 매끈한 엽총은 녹이 슬어있고 예전의 집은 삭고 낡아 알아본 수가 없었다. 친구도 이웃도 없는 낯선 세상. 그래도 아내가 죽어서 꾸중 안들어도 되는 게 크나큰 위안이 되었더라 하는 그런 이야기. 독일의 전설 피터 클라우스에서 차용한 이야기로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우리네 옛날 이야기와도 비슷했다. 4.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 마법의 골짜기 슬리피 할로우에는 이따금 목이 잘린 헤센 용병의 영혼이 나타나는데 독립 전쟁 때 터진 폭탄으로 날아간 머리를 들고 밤의 어둠을 바람처럼 질주하곤 한다. 슬리피 할로우에 부임한 교사 이카보드는 마을의 제일 가는 처녀 카트리나에게 한눈에 반해 적극 구애하는데 건장한 청년 뼈다귀 브롬과의 경쟁에서 패배해 우울한 마음으로 늦은 밤 홀로 귀가하다 헤센 용병과 맞닥뜨린다. 부서진 안장, 깨진 호박, 주인없이 돌아온 말, 홀연히 사라진 이카보드. 지난 밤 이카보드에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걸까???
5. 책 만드는 기술 옛 작가들의 글을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씩 도둑질해 책을 쓰는 "요즘"의 작가들을 혼내키기 위해 초상화를 탈출한 고전 작가들의 이야기. ""죽은 자들의 노고를 훔치는 것은 그들의 옷을 훔치는 것보다 더 큰 범죄다."라는 시네시우스의 엄중한 판결이 사실이라면 대부분의 작가들은 어떻게 될까?" (로버트 버턴의 <우울증의 해부> 중) 6. 유령 신랑 "안 됩니다! 안 됩니다! 저의 언약은 신부와 함께가 아닙니다. 벌레들! 벌레들이 저를 기다립니다! 저는 죽은 사람입니다. 도적 떼에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제 몸은 뷔르츠부르크에 누워 있습니다. 자정이 되면 땅속에 묻힙니다. 무덤이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제 약속을 지켜야만 합니다!"(p168) 유령 신랑이 너무 잘 생긴 것이 문제였다. 신랑에게 한 눈에 반해버린 신부는 신랑의 정체를 알고도 다음 날 밤 자신을 찾아온 유령 신랑을 따라 사라져버린다. 랜드쇼트 남작은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사람을 풀고 기어이 산 속에서 유령 신랑과 그의 딸을 찾아내게 되는데. 유령 신랑과 신부는 무사히 사랑을 완성할 수 있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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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이름을 올리고있는 워싱턴 어빙은 단편소설에서 해학과 풍자와 유머를 환상과 기담 속에 적절히 버무림으로써 낭만적 경향을 드러내고있는데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스케치북'에 수록된 '슬로피 할로우의 전설'이나 '립 반 윙클'이 특히 유명하다. 작품성을 인정받아 그의 단편이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했고 미국문학에서는 단편문학의 아버지로 추앙받고있는 작가이기도하다. 소년시절에 이미 허드슨 강 근처를 여행하면서 네덜란드 정착민과 관련된 전설에 호기심을 가졌고 청년기에는 유럽의 민담 전설에도 관심을 두었는데 인물과 풍습, 자연환경의 묘사에 덧붙여 인간사회의 물질주의를 비판하면서 인간의 습성과 생활상을 기이한 이야기인 기담 속에 담아낸 단편소설집이 '스케치북'이다. '슬리피 할로우- 워싱턴 어빙의 기이한 이야기'(지학사 아르볼 출판)에는 어빙의 단편소설 6편이 들어있다. 악마와 톰 워커 독일인 학생의 모험 립 반 윙클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 책 만드는 기술 유령 신랑 표제작인 '슬리피 할로우'에서 슬리피 할로우는 미국 뉴욕주 어느 외딴 골짜기 이름으로 네덜란드 이주민 후예들이 모여사는 마을인데 이 곳에 이카보드라는 떠돌이 청년이 잠시 머무르면서 교사생활을 하고있다. 그런데 이 고장의 전설적인 미신인 유령 이야기 중에 가장 유명한 유령이 독일(헤센) 출신의 머리없는 기병이다. 전쟁에서 포탄에 맞아 머리가 날아간 이 기병은 교회묘지에 묻힌 다음에도 밤이면 말을 타고 질주하면서 자신의 머리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새벽에 다시 교회묘지로 돌아온다는 무시무시한 전설의 주인공인데 마을에 회자되는 이런 미신적 기담과, 이카보드 청년이 마을의 부유한 농부의 딸 카트리나 반 타셀에게 구애하면서 그 집의 데릴사위로 들어가기를 꿈꾸지만 그런 헛된 희망이 부서지고 만다는 줄거리를 작가는 같이 재미있게 섞어놓고 있다. 전체적인 내용도 내용이지만 작가가 구사하는 은근한 풍자와 유머는 그 글과 문장을 직접 읽어봐야지 그저 줄거리를 아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어빙이 풀어놓는 밝고 가벼운 풍자와 유머 기법, 그리고 앞서도 말했지만 풍광과 인물 묘사에 뛰어난 글솜씨, 따뜻한 가운데서도 인간이 본래 지니고 있는 기이한 습성과 생활상을 블랙코미디식으로 간접적으로 꼬집는 서술은, '슬리피 할로우'뿐만 아니라 산 속에서 만난 어떤 노인의 술통 옮기는 것을 도와주고 술을 몇 잔 얻어마셨다가 취하여 하룻밤 산에서 잠든 후 다시 내려왔더니 20년 세월이 흘러있었다는 '립 반 윙클' 이야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독일인 학생의 모험'은 마지막 결말의 반전이 허탈하면서도 쓴웃음이 돌게 하는데 이런 수법은 지금에 와서는 흔한 것이지만 당시만 해도 기발한 반전이었으리라. 여섯 편의 단편이 모두 공포와 로맨스와 코미디가 함께 어우러져있으니 클래식한 고전적 외국 기담을 즐기고싶은 이들에게 맞춤한 책이다. '슬리피 할로우- 워싱턴 어빙의 기이한 이야기'(지학사 아르볼 출판)는 고급스런 하드커버에 삽화도 색감이 화려하면서 그림이 섬세하다. 대상연령은 10세 이상이어서 타겟으로 삼은 독자층이 넓게 적용되는 장점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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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한 공포가 느껴지는 6개의 단편이 들어있었어요. 처음엔 동화책인가? 싶었는데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성인까지 모두 읽을 수 있는 내용이더라구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나 민담 같이 기이한 스토리인데요, 가상의 인물도 있고, 욕심 많은 사람의 모습도 있고, 유령도 나왔어요.ㅎㅎ 작가 워싱턴 어빙은 19세기 미국 낭만주의 문학이 대표적인 소설가라고 합니다. 그의 소설은 이 책이 처음이었는데, 표지에 나온 호박 머리를 든 기사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네요. 원문에는 그림이 없었는데 이 책에는 일러스트를 추가했다고 해요.
단두대 앞에서 비를 맞고 있던 여인의 이야기를 가장 무섭고 재밌게 봤는데, 일러스트까지 잘 어울려서 마음에 쏙 들었어요. 기묘하고도 독특한 느낌~ 프랑스 혁명으로 대학살이 일어난 날 밤 이야기입니다. 가난한 청년 '볼프강'은 거센 폭풍우의 비바람을 뚫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어요. 문득 자신이 단두대 앞을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두려움을 느끼던 그때, 번개가 번쩍이자, 단두대 옆에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움츠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평민 같지 않은 그녀의 엄숙함에 비해, 홀로 남겨진 처지를 생각하니 안쓰러워졌어요. 그래서 자신의 집으로 데려갑니다. '이제 아는 이도 없고, 자신의 집은 무덤일 뿐'이라고 말하는 여인의 안타까운 사정에 기꺼이 오늘 밤 자신의 방을 양보하고 다른 곳에서 잠을 청하려 하지만, 왠지 떠나기가 아쉬워 대화를 하게 되는데요, 볼프강의 진솔한 마음과 열렬함에, 갈 곳을 잃은 여인은 감동했어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전부가 되어주자고 약속을 합니다.
그 외에 악마와 거래를 한 부부 이야기, 다른 사람을 도와주다가 시간을 뛰어넘은 남자, 목이 없는 남자, 죽은 신랑을 맞이한 신부 등 모두 재미있었습니다. 각각의 내용마다 개성 있는 일러스트가 나오니까 글로만 읽는 것보다 좋더라구요. 역시 더운 여름에는 무서운 이야기가 최고예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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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피 할로우
「립 밴 윙클」, 찾고 찾았다. 대학 때 원서 강독에선가 「립 밴 윙클」을 읽은 적이 있다. 그 후 잊고 있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한국 번역판을 찾았는데 그게 표제작이 아니었는지, 찾지 못하고 그냥 지냈었다. 그러다가 이 책 『슬리피 할로우』 목차를 보니, 「립 밴 윙클」이 들어있지 않은가. 해서 이 책을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다.
이 책 『슬리피 할로우』 에는 표제작 「슬리피 할로우」를 비롯하여 모두 6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악마와 톰 워커」 「독일인 학생의 모험」 「립 밴 윙클」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 「책 만드는 기술」 「유령 신랑」
이 책은 부제에서 말하는 것처럼 <워싱톤 어빙의 기이한 이야기> 들이다. 그런 기이한 이야기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원래 워싱톤 어빙의 『스케치북』에 실린 것들이다. 그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스케치북』은 1819년부터 1820년까지 영국에 체류하며 집필하여 출간한 것인데, 수필과 기행문을 비롯해 영국의 전통과 미국의 전설을 담은 수십 편의 단편을 실었다.
그러니까. ‘기이한 이야기’라 하는 것은 ‘영국의 전통과 미국의 전설’들을 수집, 각색해 놓은 이야기인 것이다.
예컨대, 「립 밴 윙클」 같은 경우, ‘세상을 떠난 디드리히 니커보커 씨가 남긴 서류들 가운데서 발견’(49쪽)한 것이라는 식으로 서두를 장식하고 있다. 물론 그건 사실이 아니고, 어빙이 작품소재를 어디선가 수집해서 각색을 했다는 것을 소설식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Nice to meet you, 아니 long time no see! 립 밴 윙클!
하여튼. 「립 밴 윙클」, 몇 십 년전에 읽었던지라, 그 줄거리조차 희미해져, 다만 립 밴 윙클이 뒷산에 올라가다, 술통을 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 술 몇잔을 마시고 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20년이 흘렀다는 것만 기억에 남아 있었다.
<마을에 가까워지자 립은 여러 사람을 마주쳤지만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조금 놀랐다. 이 인근에는 자기가 모르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차림새 또한 눈에 익은 옷들과는 달랐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놀란 얼굴로 그를 빤히 쳐다보았고, 그에게 시선을 던질 때면 예외 없이 턱을 쓰다듬었다. 이러한 행동이 자꾸 되풀이되자 립은 자기도 모르게 똑같이 턱을 쓰다듬었다. 그러다 자신의 턱수염이 30센티미터도 넘게 자라나 있는 걸 깨닫고 깜짝 놀랐다!> (66쪽)
잠에서 깨어나 마을에 돌아올 때 립 밴 윙클의 모습이다. 하루 동안이라 생각했는데, 그 동안에 턱수염이 30센티가 넘게 자랐다니? 참으로 기이한 일 아닌가
그렇게 돌아온 립 밴 윙클, 후일담이 무척 궁금했다. 산에서 내려온 후 어떻게 살았는지
이렇게 살았다. <립은 이제 예전에 하던 행동이나 버릇대로 생활을 이어갔다. 그 모습은 시간이 흘러 예전과 달리 많이 상하긴 했어도, 곧 옛 친구들을 여럿 찾아냈다. 그러면서도 신세대와 어울리는 일을 더 좋아했는데, 그들도 차츰 립에게 큰 호감을 느꼈다.>(77쪽)
브라보!! 몇 십년간 찾고 찾았던 립 밴 윙클의 인생이 알고 보니 이렇게 잘 풀렸다니, 잘 됐지 뭔가! 그전에는 엄처시하에, 공처가로 꼼짝 못하고 살았던 사람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워싱톤 어빙은 이런 말로 이야기를 끝맺는다. <주변 공처가들이 삶이 고달플 때 품게 되는 공통된 소망은 립 밴 윙클이 마셨던 그 술을 한잔 쭉 들이켰으면 하는 것이다.>(78쪽)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결말이다. 이런 결말은 다른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유령 신랑」 같은 작품도, 어디선가 그런 전설이 내려오는 것을 수집해 놓은 것이겠지만, 단지 유령의 출현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게 아니라 결말은 사랑의 개가를 그려놓고 있으니, 해피 엔딩이다. 그런 유령은 몇 명 만나도 좋을 것 같다.
이 시대에 새겨볼 작품은
이 작품집에서 가장 의미있게 읽히는 것은 「책 만드는 기술」이다. 그 작품을 요즘 한창 ‘책쓰기 운동’을 벌이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여러 가지 책을 대충 띄엄띄엄 읽고는, 원고를 휘리릭 넘겨가며 이 책에서 조금, 저 책에서 조금씩 갖다 붙였다. 다시 말해, 한 줄에 한 줄을 더하고, 격언에 격언을 더해 여기저기서 조금씩 가져다 쓰는 식이었다. 그가 완성한 책의 내용은 『맥베스』에 나오는 마녀의 가마솥에 들어가는 재료처럼 마구잡이로 뒤섞인 것 같았다. 여기에서 손가락 하나, 저기에서 엄지 하나를 가져다 넣고, 개구리 발가락과 발 없는 도마뱀의 독침을 섞어 만든 잡탕을 걸쭉하고 맛있게 만들겠다며 자기 자신의 잡답을 ‘개코원숭이의 피’처럼 마냥 들이붓는 식이었다.> (137쪽)
이런 식으로 책을 찍어내는지 어떤 사람은 수십 권 책을 펴냈다고 자랑을 하던데, 그런 말을 들으면 고개를 저절로 갸웃거리게 된다. 그런데 그건 나만 그런 게 아닌 모양이다. 「책 만드는 기술」이란 작품 읽어보니, 워싱톤 어빙도 분명 그런 책 찍어내기에는 갸우뚱 고갯짓을 할 게 분명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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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어빙 작가를 찾아보던 중 알게된건데, 이 책에 실은 단편 '립 반 윙클'과 '슬리피 할로우'는 어빙 작가가 제프리 크레이온이라는 가명으로 낸 <스케치북> 소설에도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가끔 가명으로 소설을 내는 분들이 있던데(해리포터 작가 j.k롤링도 가명써서 낸 소설이 있듯이) 이 경우도 그런 경우였던것 같다. 이 책은 총 6가지의 기담을 담았고 안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악마와 톰워커>의 내용은 어느 날 톰 워커는 먼 이웃동네에 갔다가 돌아오는길에 늪지를 가로지르는 지름길을 택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거기서 톰은 악마를 만나게 되는데 악마는 톰에게 남다른 호감을 가져 해적 키드가 묻어둔 어마어마한 금은보화에 대해 귀뜸해준다. 톰은 금은보화가 탐이났지만 악마와의 거래는 조심스러워, 생각할 시간을 달라하고 집으로 가지만 결국은 악마와 거래를 하게된다. 그 덕에 톰 워커는 고리대금업자가되어 많은 부를 쌓게 되는데... 부당하게 쌓아올린 부는 언젠간 망하는 법! 이 이야기는 비루하고 탐욕스러운 고리대금업자에게 따끔한 한마디를 전하는 동시에 불경기에 고리대금업자를 찾아가는 사람들에게 파멸의 지름길이라는것도 알려주고 있는 것 같다. <독일인 학생의 모험>의 주인공 고트프리드 볼프강은 여성들에게 다가가기에는 수줍음이 너무 많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여인의 아름다움을 열렬히 찬미하고 독방 안에서 자신이 보았던 여인들의 모습과 얼굴에 대한 몽상에 종종 빠져드는 사내였다. 그러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 나오는 꿈을 꾸게되는데, 비바람이 몰아치던 늦은 밤 단두대 근처를 지다던 볼프강은 자신이 꿈에서 본 여인이 거기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녀에게 자신의 집에 머물다가라는 제안을 한다. (당돌한 남잘세..) 볼프강의 집으로 들어온 둘은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되지만 다음 날 아침 뜬금없이 여인이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볼프강은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소식을 듣고 온 경관이 여인의 시신을 보고 끔찍한 소리를 하게되는데... 이 단편 읽고 정말'독특한 기담'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설마했는데 결말이 이럴 줄이야. 볼프강의 비극적인 결말이 안타까우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립 밴 윙클>립 밴 윙클은 독일의 오래된 전설인 피터 클라우스에서 차용된 이야기라고 한다. 립은 남을 잘 도와주고 아이들과도 잘 놀고 했기에 마을에서 인기가 대단했다. 딱 하나 문제는 자신의 일은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립의 아내는 립에게 맨날 태평스럽게 놀고 먹느라 식구들을 고생시킨다며 끊임없는 잔소리를 퍼부었다. 립은 이 잔소리를 피해 집 밖으로 나가곤 했는데 어느 화창한 날도 역시 아내의 호통을 듣고 밖으로나와 울프(개)와 함께 숲속을 거닐고 있었다. 그 때, 어떤 노인이 립을 향해 가까이와서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다. 립은 노인과 함께 술통을 들고 골짜기를 올라가는데 멀리서 천둥번개 소리가 들렸다. 립은 순간 걸음을 멈추었지만 지나가는 소나기 소리려니 생각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노인을 따라 도착한 곳에서 괴상해보이는 무리가 구주희(볼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노인이 챙겨온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립도 술을 홀짝홀짝 마시다 잠들어버리고 만다. 다음날 눈을 떠보니 무리는 어디에도 없고 자신은 노인이 되어있었다. 마을로 내려온 립은 너무 많이 바뀌어 있는 상황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자신을 아는 사람을 찾는데 다행히 자신의 딸을 발견하고 단 하룻밤에 일어난 일들을 딸과 마을사람들에게 말한다. 다행히 마을사람들은 립의 말을 믿어주었고(아닌사람도 있긴했다) 오늘날까지 이 이야기는 전해진다고 한다. 확실히 차용된 내용이라 큰 틀은 비슷하게 흘러가지만 대영제국의 지배를 받은 시점과 대영 제국으러부터 자유를 얻은 시점을 배경으로 설정 해놓아 그 때의 시대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제일 분량이 많았던 단편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 이카보드 크레인은 슬리피 할로우의 교사로 지내고있다. 이 골짜기를 배경으로 한 많은 기괴한 이야기들이 있지만 '슬리피 할로우의 질주하는 헤센 기병'의 유령 이야기가 단골 소재이다. 이카보드에게는 무서우면서도 즐거운 취미가 있었는데 노부인들과 기이한 이야기를 하며 함께 보내는 일이었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면 항상 공포에 떨면서 집으로 가곤 했다. 그러나 그에게 유령보다 더 당혹김을 일으키는 존재가 있으니, 부유한 농부의 외동딸인 카트리나 반 타셀양이다. 이카보드는 그녀에게 반하게 되고 그녀와 그녀의 저택을 탐하게 되어 카트리나에게 잘 보이려고 애쓴다. 그녀를 흠모하는 수많은 시골청년들과 경쟁을 벌여야했는데 가장 만만찮은 상대는 브롬 반 브런트라는 사내였다. 어느날 이카보드는 반 타셀씨 댁에서 열리는 '누비이불 모임'에 참석해 달라는 초대장을 받는다. 이 모임은 잡담을 즐기는 모임으로 여러 주제를 갖고 잡담을 하다 여지없이 유령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자신의 라이벌인 브롬이 한밤중에 마주친 유령 헤센기병과 경주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 주었고 그 이후로 서서히 연회는 끝이난다. 아보카드는 풀이죽어 무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는데 아까 브롬이 얘기한 상황처럼 유령 헤센기병과 마주치게 된다. 그 후 상황은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반전과 코미디가 어우러져있다. 영화내용은 완전 스릴러던데 이건 약간의 스릴러에 코미디가 섞여 있어 훨 좋았다. <책 만드는 기술>의 주인공은 어느 여름날, 영국 박물관의 도서관 열람실을 발견하고 구석에 앉아 책 만드는 과정을 구경하게 된다. 그러다 열람실의 깊은 정적과 노곤함 때문에 깜빡 잠이드는데.. 벽에 걸린 초상화들이 살아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꿈을 꾼다. 그리고 비극적으로 끝나는 꿈의 결말이 너무도 우스꽝스러웠던 탓에 주인공은 잠을 깨면서 큰소리로 웃어버리고 만다. 그 소리를 듣고 사서가 다가와서 허가증을 보여달라하는데 몰래 들어왔던 주인공은 기회를 틈타 후다닥 그 자리를 빠져나가면서 이야기는 끝이난다. 주인공의 상상이 너무 재밌었고 현실에서 꿈을깬뒤 사서를 피해 도망가는 모습이 너무 귀엽게 느껴졌다. <유령신랑> 남작의 아름다운 딸과 결혼하게 된 백작은 자신의 친구에게 이런저런 사연을 시시콜콜 들려주곤 했는데 가능방향이 같아 여정을 함께하다 산적을 만나게된다. 그리고 하필 백작이 공격을 받고 숨을 거두게되는데, 죽기전에 친구에게 신부에게 이 사실을 알려달라고 말하며 눈을 감는다. 스타르켄파우스트는 백작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남작에게로 갔다가 아름다운 신부의 얼굴을 보고 진실은 숨긴채 자신이 친구인척 행세하며 연회에 참석하게된다. 그러나 밤이 깊어질수록 이건 아니다 싶었던 스타르켄파우스트는 자신은 이미 죽은 사람이며 유령이라는 말을 남기곤 그 자리를 떠난다. 그 후 신부를 잊지못한 주인공은 남작에게 가서 백작과 겪은 일을 들려주고 남작이 그를 용서해 주며 모든일이 행복하게 마무리가 된다. 제목이 유령신랑이어서 진짜 유령이랑 결혼하는 내용인가 했는데 현실적인 내용이고 마지막이 해피엔딩이라 좋았다. 끝으로 여섯가지의 기이한 이야기 모두 신선하고 경쾌하게 흘러가 너무 재밌게 잘 읽었고, 그냥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민간 전설을 소재로 한 기담이라 그런지 내용들 하나하나 친근한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각주들도 자세히 적혀있어 큰 어려움 없이 본문 내용을 잘 이해하며 읽을 수 있었다. 한 단편당 그림이 하나씩 들어가있어 중간중간 보는 즐거움도 있었고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다음에 조카오면 조카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해주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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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피 할로우'라고 불리는 외딴 골짜기. 나른한 정적과 최초 네덜란드 이주민들의 후예인 주민들의 특이한 기질 탓에 붙여진 이름이다. 어떤 이는 이곳이 독일 고지의 한 마법사의 마법에 걸렸다고도 하고, 헨드릭 허드슨 선장이 이 지역을 발견하기 전에 부족의 예언자이자 주술사인 한 늙은 인디언 추장이 이곳에서 의식을 행했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선량한 이들의 마음을 홀려서 그들로 하여금 끝없는 공상 속을 헤매헤 하는 곳. 이곳의 가장 제일가는 정령은 머리 없는 기병의 유령이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헤센 용병의 영혼으로, 독립 전쟁 당시 이름모를 전투에서 포탄에 맞아 머리가 날아갓는데, 밤의 어둠 속을 바람을 타고 날듯이 질주하는 광경이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간간이 목격된다고 한다. [슬리피 할로우]에 실린 단편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에는 이렇게 머리 없는 용병에 관한 전설이나, 갖가지 기담을 잘 알고 있던 이카보드 크레인이라는 교사의 다소 덧없는 구애이야기가 오싹하고 기괴한 분위기 속에서 펼쳐진다.
칠흑같은 밤, 자신의 머리를 들고 나타난 기사와 그를 태우고 있는 말의 울음소리. 아주 오래 전 본 영화 <슬리피 할로우>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장면이다.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처음이라서 영화 속 그런 장면이 주를 이루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소설 속 기사는 영화보다 신비감이나 매력이 조금 덜하게도 느껴진다. 주인공 이카보드의, 명문가 아가씨를 얻기 위한 투쟁(?)기에 이 슬리피 할로우 기사가 곁들여진 느낌이랄까.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라서 약간 실망했지만 덕분에 워싱턴 어빙의 다른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악마와 거래하여 영혼을 빼앗긴 <악마와 톰 워커>, 독일인 학생이 만난 한밤의 유령 여인 <독일인 학생의 모험>,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 <립 밴 윙클>, 책 만드는 과정을 엿보는 <책 만드는 기술>, 결혼약속을 지키기 위해 찾아온 <유령 신랑> 등 세월의 흐름에 따라 약간 단순하게 여겨지는 작품들도 있지만, 한편 한편 읽을 때마다 이야기들 특유의 고딕적이고 민화나 전설이 전해주는 독특한 분위기에 매료되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굉장히 무섭고 소름끼치는 이야기를 기대한 독자라면 실망할 수도 있으니 가볍게 옛날 이야기 하나 읽고 지나간다 생각하면 좋을 내용들이다. 양장에 호화로운 삽화까지 굉장히 공을 많이 들인 소설집으로 다양한 민간 전설을 소재로 한 워싱턴 어빙만의 특별한 기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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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기이한 이야기나 판타지적인 요소가 섞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지라 책이나 영화, 혹은 드라마로 이런 소재들을 접하다보면 여러나라의 민담 혹은 신화, 전설을 토대로 한 이야기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도 유럽을 자주 방문하던 워싱턴 어빙이 유럽의 민담이나 전설을 토대로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하니, 그 쪽의 민담과 전설이 워싱턴 어빙의 생각을 거쳐 어떻게 탄생했을 지 궁금했다. 특히나 책에 담긴 워싱턴 어빙의 6가지 작품 중 '슬리피 할로우'는 너무도 익숙한 제목이라 더 궁금했다. '슬리피 할루우' 하면 말을 타고 달리는 목잘린 기사가 떠오르기는 하는데 이게 대체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사실 생각해보면, 이 소재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언급돼서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일 뿐, 정작 이야기를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책에 담긴 어싱턴 어빙의 여섯가지 기이한 이야기. 악마와 톰 워커 / 독일인 학생의 모험 / 립 밴 윙클 /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 / 책 만드는 기술 / 유령 신랑 사실 악마가 등장해서 악마와 거래를 하고 결국엔 그걸 후회하고 자신의 영혼을 빼앗기는 '악마와 톰 워커'이야기 라던가, 산에 올라갔다 만난 사람들의 술을 마시고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20년이 지나있었던 '립 밴 윙클' 이야기는 정말로 믿기 힘든 초현실적인 이야기이다. 반면에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이나 유령 신랑은 그런 요소들이 존재하면서도 사실 숨겨진 이야기는 전혀 설명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암시하고 있다는 점이 좀 새로웠다. '경쟁자가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의기양양하게 결혼식을 올린 뼈다귀 브롬 역시 이카보드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왠지 무언가 매우 잘 아는 듯한 인상을 주었는데, 특히 호박 이야기만 나오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때문에 혹시 아는 게 더 있으면서도 말을 아끼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날 밤 이카보드를 쫓아 말을 타고 달려왔던 건, 그리고 이카보드의 머리를 명중했던 잘린 머리는 사실 이카보드의 공포심이 더해져 믿을 수 없는 이야기로 재탄생했던 게 아닐까. 그나저나 슬리피 할로우가 이런 이야기였구나. 생각과 많이 다르군. 그리고 사람들의 오해 속 기이한 일이 되어버릴 뻔한 '유령 신랑' 이야기. '특히나 한 고모는 자신이 들려준 기이한 이야기가 다 망쳐지고, 평생토록 딱 한 번 목격한 유령이 가짜로 드러나자 너무도 분한 마음이었다. 그러나 조카는 신랑이 피와 살이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다. 이렇게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그가 유령이 아님을 신부가 감사했듯, 나도 기이한 듯한 이야기 속에서 친구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고자 원수지간의 집안을 방문했던 용맹한 기사가 사랑에 빠진 여인과 함께 하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책 만드는 기술'. 사실 다른 이야기들보다 짧은 이갸이기고 꿈에서 일어난 일에 불과하지만 기억에 남는다. 책 만드는 기술의 수수께끼에 얽힌 장면을 우연히 목격하고 신기함을 잃었다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 '여러 가지 책을 대충 띄엄띄엄 읽고는, 원고를 휘리릭 넘겨 가며 이 책에서 조금, 저 책에서 조금씩 갖다 붙였다. (...) 여기에서 손가락 하나, 저기에서 엄지 하나를 가져다 넣고, 개구리 발가락과 발 없는 도마뱀의 독침을 섞어 만든 잡탕을 '걸쭉하고 맛있게' 만들겠다며 자기 사진의 잡담을 '개코원숭이의 피'처럼 마냥 들이붓는 식이었다.' 이 부분을 읽는데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 단이가 잠깐 취직했던 출판사에서 이런 식으로 책을 펴내던 장면이 기억난다. 이런 출판 업계의 모습을 보며 그것을 용인할 수 없어 그만 둔 단이의 멋진 모습도. 그런 장면을 보다 잠이든 '나'의 꿈속에서 마기승들은 여러 옷들을 짜집기한 차림을 하고 있다. 그 속에서도 훌륭한 차림의 신사들이 있긴 했지만, 너무도 많은 이들이 이렇듯 조각조각 자신들을 치장한 채로 거만해하고 있을 때, 벽에 걸린 옛 저자들의 초상화들이 등장해 자신의 옷을 되찾아가려 하며 그들에게 비극적 결말을 선물한다. 참 웃픈 광경이다... '그런데 이 좀도둑질 같은 기질이 작가들에게 뿌리내린 게 혹시 보다 현명한 목적으로 사용되기 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태초의 작품들은 어쩔 수 없이 썩어 없어지더라도, 그 지식과 지혜의 씨앗은 대대로 보존되도록 보살펴 주려는 신의 섭리가 아닐지?' 이 말이 살짝 설득력이 있다고 느낀 건 나 뿐이려나..? 여튼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게 좀 신기하긴 했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중간중간 일러스트도 삽입되어 있는데 내용이 내용이다보니 그리 아름다운 장면은 아닐지라도 그림체나 색감이 참 예뻤다. 그리고 원작을 해석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부분을 각주로 친절히 설명해 준 점도 좋았고. 그간 어디선가 들어서 대강 알고 있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제대로 읽어볼 수 있어 좋았다. 나도 그렇지만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왜 이런 기이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걸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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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피 할로우는 들어 본 기억이 없지만 워싱턴 어빙이라는 작가의 이름과 립 밴 윙클은 들어봐서 알고 있다. 예전부터 유명한 작가나 작품을 많이 들어봤다고 하더라도 실제 읽어본 책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유독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무려 1800년대에 씌여진 작품이 지금까지 회자되고 읽히고 있다는 것은 문학사적으로 가치가 있기 때문이 아닌까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은 워싱턴 어빙의 단편 6작품이 실려있다. 여름에 읽기 맞춤인 '기이한 이야기' 6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을 그래픽 노블로 잘못알고 읽기 시작했다. 게다가 청소년 도서라 생각을 하고 정말 가볍게 읽으려고 한 책이었는데... 내 예상을 깨고 이 기이한 이야기는 잔혹 동화처럼 구체적인 장면묘사가 좀 끔찍하고 무섭다. 물론 6편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작품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느끼기에는 이 작품들이 19세기 미국문학인지라 그리 쉽지 않다. 욕심을 부리며 악마와 계약을 맺는 톰 워커의 최후는 상당히 직접적인 교훈을 주기도 하지만 독일인 학생의 모험은 그 기이함으로 인해 의미를 찾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프랑스 혁명 당시에 수많은 사람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는데, 왜? 는 사라지고 결과는 정신병원이라니... 립 밴 윙클은 미국독립만세를 말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 의미가 내게는 대단하지 않아서 그냥 하나의 동화처럼 읽을뿐이다. 그래도 이 책에 실려있는 기이한 이야기들 중에서는 그나마 무섭지 않은 평범한 옛 이야기 같은 느낌이랄까? 아니, 가장 평범하면서도 해피엔딩으로 기분좋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은 유령신랑이다. 그리고 도무지 무엇을 보여주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 아니, 물론 이카보드에게 투시된 풍자가 강하게 보여지기는 하지만 생계형 교사의 모습이 그리 보기 좋지는 않았다. 그리고 책 만드는 기술은 "'죽은 자들의 노고를 훔치는 것은 그들의 옷을 훔치는 것보다 더 큰 범죄다'라는 시네시우스의 엄중한 판결이 사실이라면 대부분의 작가들은 어떻게 될까?"에 대한 물음과 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가 찾아간 곳이 미국의 박물관이 아니라 영국의 박물관이라는 것에도 하나의 방점을 찍을 수 있는 것일까,도 생각해보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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