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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운동연구의 지배적인 이론들은 1960년대 말에서 70년대에 기원을 두고 있다. 당시 연구자들은 사회운동 활동을 기업과 시장의 은유를 활용하여 분석하며, 사회운동 활동가를 이슈 기업가(issue entrepreneur)로 칭했다. 운동 활동가가 기업가라니? McCarthy & Zald의 1977년 AJS 논문은 이슈기업가 뿐만 아니라 사회운동산업, 사회운동부문, 사회운동조직 같은 표현도 사용한다. 길거리에서 꽃과 빠를 가지고 다니는 이들이 기업가라고? 길거리가 시장(market)인가
당시 사회운동 연구자들이 기업과 시장의 은유를 도입한 것은 사회운동도 비합리적 군중심리에 추동되지 않는 흐름이 아닌 조직적이고 합리적인 지극히 운동으로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사회운동 연구는 1960-70년대에 흑인 민권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백인 대학생들이 대학원에 가면서 주도했다. 이들은 운동의 수혜자들만 아니라 잠재적 지지자 같은 대중들을 설득해서 운동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해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수단을 동원한다는 것을 체득한 상황이었다. 하다못해 언제 바리케이드를 칠지, 어디에 칠지도 모종의 계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이 대학에서 만난 선배연구자들은 사회운동을 비합리적 군중정서나 상대적 박탈감 등 사회적 불만에 의한 심리적 행동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따라서 사회운동은 비일상적이고 비정상적이라고 폄하되고 있었다.
하지만 운동은 단지 현실에 대한 불만으로 일어나지 않았다. 실제로 그렇지 않은가? 불만족만으로 혁명이 일어나고 데모가 발생한다고 보기에는 사회는 조용하다. 운동이 발발하기 위해서는 대중에게 자신의 불만이 사회적 부정의이며 행동으로 그것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인지적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당시 사회운동 연구자들은 운동으로 문제를 해결할수 있다는 인지적 믿음은 무에서 창조되지 않고 활동가들이 운동을 어떻게 기획해서 이슈를 확산시키는지에 따라 만들어진다고 보았다. 사회운동 활동가도 기업가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문제를 새롭게 개척하는 것이다!
사회운동의 합리성이론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을 무렵, 사회운동의 지나친 합리성 강조로 인지만 부각되고 정서와 감정은 운동연구에서 배제된다는 비판적 의견이 뒤따르기 시작했다. 굿윈, 재스퍼, 폴레타가 편저한 "열정적 정치: 감정과 사회운동"은 기존의 합리성 이론에 도전하며 사회운동에서 감정의 역할을 되살리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 책은 1999년 New York University에서 열린 사회운동과 감정 컨퍼런스에 발표된 내용을 기원으로 하고 있다. 당시 컨퍼런스에서는 사회운동에서 합리성 뿐만 아니라 분노나 공포 같은 감정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되었다. 때때로 저항자들은 즐거움과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운동에 계속 참여할지, 참여를 중단할지 결정한다. 하지만 기존 이론들은 과거 이론에 반대하다가 합리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감정을 간과하는 역효과로 이어진 문제가 있었다.
과거처럼 사회운동을 비정상적 활동으로 이해하는 관행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한다. 편저자들은 전략적 판단 같은 인지요인과 감정 같은 정서 요인을 종합적으로 통합하는 모델을 구축해서 사회운동을 폭넓게 이해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책이 출판된 2004년이나 지금이나 관련 연구가 성장했는지는 의문이다. 이 책부터가 이론적으로 인지와 정서를 통합하는 모델을 제시하기보다 가능성을 보여주는 제안에 그치고 있다. 사례분석도 인지-정서 통합의 분명한 예시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인지적 접근을 회피하려다가 지나치게 분석에서 감정의 강조에 매몰된 챕터도 보인다.
2004년에 출간된 책으로 시기가 오래된 만큼 결함이 존재하는 점은 감안할 여지가 있다. 그 시점에서 사회운동연구에서 합리성을 강조하는 지배적인 이론에 도전하면서도 저항을 심리학적으로 협소화하는 관행을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는 가치가 컸다. 특히 대립적으로 정의되는 인지와 감정의 통합가능성을 제안한 점에서 미래 연구 방향성에 상당한 함의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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