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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이란 말이 널리 쓰이기 시작한지도 시간이 많이 지났다. 이제는 오히려 식상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그런데 4차산업혁명이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사람마다 답이 갈린다. 이는 아직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항목이 하나 있으니 바로 인공지능(AI)이다. 사람들은 AI가 분명 우리의 생활방식을 예전과는 아주 다르게 변화시킬 것이고, 어쩌면 우리는 AI와 공존이 아닌 대립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두려워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이 책 [디지털 유인원]의 저자들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 종은 자연선택과 돌연변이를 통해 진화를 계속하며 새로운 환경에 맞추어 왔다며, 만약 기계가 우리보다 더 강력해지고 우리의 통제를 벗어난다면 인류 역시 그에 맞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AI와 같은 지적이고 증강된 기계와 인간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디지털 유인원이란 초고속 도구를 사용하는 것에 적응된 인류를 말한다. 이들은 언제, 어디서든 네트워크 접속이 가능하며, 집단 지성과 집단 창의력을 가지고 있고, 생활환경 역시 초복잡, 초고속 시스템 속에 둘러싸여 있다. 누구나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디지털 기계들이 바로 그런 환경을 만들고 있다. 다시 말해 그런 도구를 벗어나서는 생활할 수가 없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세계인 셈이다. 그러기에 저자들은 현재의 인류를 디지털 유인원이라고 명명하는 것 일 게다. 인류의 진화는 도구를 떠나서 생각할 수가 없다.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한 것도 도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석기는 약 330만 년쯤 전에 사용되고 있었고, 호모 사피엔스는 25만년 전쯤 출현했다. 호미닌의 뇌는 우리가 등장하기 전 대략 20만 세대에 걸친 도구와의 관계 속에서 진화해 도구를 사용하는 데 적응했다. 우리가 초기 도구를 발명한 게 아니라 도구가 우리를 발명했다. 우리의 뇌, 마음, 본능, 신경계, 손가락 모양, 팔 길이는 모두 도구 사용에 의해 생겨나 형성되었다.’(117쪽) 모든 작업에 의식을 기울이거나 혹은 취급하는, 우리의 뇌와 손은 우리 몸의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그것이 도끼든, 불이든, 의복과 피난처이든 바로 도구에 적응한 산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우리를 만든 핵심적인 원동력은 도구이며, 그렇게 볼 때 ‘인류가 도구를 만든 것이 아니라 도구가 인류를 만들었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이처럼 도구로 인해 현재에 이른 인류는 이제 우리 자신의 진화는 물론 우리가 관리하거나 키우기로 선택한 모든 다른 종의 진화 마저도 제어할 수 있는 지적, 물리적 도구를 가지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세계를 초고속, 초복잡 사회로 만든 온라인이라는 디지털도구가 자리하고 있다. 인류를 다른 종과 구별하는 사회적관계 역시 도구에 적응한 뇌가 만든 산물이다. 디지털도구는 이런 인간의 네트워크를 보다 강력하게 만들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생활환경의 변화를 주도하는 기술은 모두 온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것은 바로 우리가 디지털 기계를 사용함으로써 만들어지고 있다. 이른바 집단지성, 집단 창의력, 빅데이터 등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들은 이 책을 시작하기 전, 이 책의 서사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초기 인류는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하기 300만년 전부터 도구를 사용했고 그것이 현대 인류가 출현한 원인 가운데 하나이며, 현대 인류가 도구로 사용하는 디지털 기술의 핵심적인 특징은 무엇이지, 그리고 생활환경의 변화에 함께 인간본성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예측이 그것이다. 허나 나는 책을 읽으면서 저자들이 주장하는 것을 두가지로 나누어 받아들였다. 하나는 디지털기술의 핵심인 디지털기계와 인류의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거대 기술기업에 대한 경계이다. 우리는 기술의 발달에 따라 로봇이나 AI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류는 처음 아프리카를 떠난 이래 생활방식의 가장 큰 변화를 최근 몇 십년 동안에 겪고 있다. 바로 호모사피엔스에서 디지털 유인원으로 거듭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진행형이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를 디지털 유인원으로 거듭나게 만든 지적이고 증강된 기계가 의식을 가지고 인류에게 해를 끼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AI는 많은 방식에서 영리하지만 우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영리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영리함은 의식 혹은 자기의식 같은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며, 그러기에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아니라 초고속기계와 그 지능이 생활 속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동안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인간의 타고난 어리석음이라고 한다. 또한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디지털기계가 인간적인 지능을 가지는 일이 아니라, 매우 빠르고 극도로 교묘하고 항상 안정적이지 않는 속성을 가진 기계의 영리함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제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기술변화는 불가피하고 개개의 새로운 기술이 전면적으로 도입되는 것 역시 불가피하다. 따라서 로봇이나 AI가 폭넓게 이용되는 것을 억제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그러나 디지털 유인원에게는 선택권이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과거에도 인류는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험을 억제하기 위한 집단적 선택이 이루어졌음을 핵무기를 예로 들어 설명하는 저자들은 AI에 대해서도 같은 선택이 내려질 수 있고, 내려져야 하며, 내려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저자들은 우리가 막연히 품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안, 즉 지적이고 증강된 기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게 되는데 따른 두려움을 인간과 도구와의 맥락 속에서 해소해준다. 이와는 별도로 저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초복잡, 초고속 세계에서 개인이 자기 자신의 데이터와 사이버생활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즉 정부나 거대기술기업 쪽으로 균형이 기울어진 현실이다. 저자들은 그들을 거대한 짐승이라 부른다. 거대한 짐승에는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거대기술기업, 은행과 금융회사, 그리고 정부를 포함한다. 이들은 개인에 대한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보유 혹은 독점하며 개인을 감시하거나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재산을 해외에 은닉하고 개인들에게 요금을 부과한다. 더군다나 이런 지적 기계의 인프라는 대부분 소수의 엘리트 집단이 관리하며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그들은 막대한 부를 소유하면서도 그에 관한 모든 것을 자신을 제외한 어느 누구에게도 설명할 책임이 없으며, 지금의 흐름이라면 이런 지적 기계에 대한 통제권을 그들 소수집단에게 영원히 빼앗길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그래서 저자들은 초복잡시스템도 핵무기나, 기후변화와 같은 위협으로 간주해야 하며, 디지털권리에 인권을 포함하고, 개인정보의 수집과 분석에 합리적인 한계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우리는 일거수일투족 모두를 감시당하며 살고 있다. 그중 대부분은 우리 스스로 우리의 정보를 거대한 짐승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사실을 체감하지 못하고 기꺼이 그들의 수익을 보태 주는 도구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기에 그들은 자신들 몫의 세금을 자진해서 전세계에 납부해야 하고, 그들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의 실체적인 요소를 모두의 이익을 위해 공개해야 한다는 저자들의 주장에 공감이 간다. 이 밖에도 저자들은 기계와 인간의 결합에 따른 긍정적인 부분도 소개하고 있다. 위키피디아나 오픈스트리트맵과 같은 사회적기계는 인간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으며, 로봇과의 개인적 관계는 곧 현실의 사회관계가 될 것이고 이는 많은 이들의 인생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라며 사실과 허구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저자들은 인류역사의 맥락 속에서 기술발전이 우리에게 미친 영향을 고찰하면서 우리의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단지 과학기술적 변화만이 아닌 우리사회가 가야할 변화의 방향도 제시한다. 오늘도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온라인에 접속하여 초복잡 세계를 초고속으로 향유하며 보낸다.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계는 이제 우리의 본성 그 자체와 얽혀 있는 도구가 된 지 오래다. 디지털 환경이 지배하는 시대에 과연 디지털 유인원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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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딜 가나 어린 아이가 부모의 휴대폰으로 게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른들에게 휴대폰은 사회 생활을 하는 데 없으면 불편해 사용하는 도구지만,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장난감처럼 인식되는 것 같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디지털 기기에 친숙한 이 아이들이 성장하면 앞으로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까 궁금증이 들곤 했다. <디지털 유인원>은 이런 궁금증으로 신청한 책이다.
<디지털 유인원>이라는 제목을 통해 예전에 화제가 됐던 데즈먼드 모리스의 <털 없는 원숭이>가 떠올랐다. 아닌 게 아니라 저자는 그의 책에서 제목의 일부를 발려왔다고 한다. 도구를 조작하는 능력을 기르고 생활 환경을 지배하며 수백만 년 동안 도구를 사용해온 호모 사피엔스가 오늘날에도 뇌의 기본형식은 숲과 산에서 동물을 사냥하고 식물을 채집하는 데 맞게 발달한 그대로인데, "뇌는 기소성이 있어서 한 사람 안에서, 그리고 세대에 따라서 용도에 맞게 변한다"고 한다.
현대 유인원은 뇌와 협력해 뇌를 더욱 효과적으로 가동하는 사회제도와 물리적 실체인 '지능가속 장치'를 만들어왔다. 여기에 지난 70년 동안 급진전이 있어 슈퍼차저가 붙은 인간의 뇌가 일으킨 중대한 변화는 현시점에 이르러 인류의 존재 방식을 변화시키고, 문명의 다음 단계에서는 인류를 변모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는 것이 기계의 이용이다.
문제는 우리의 지능을 증강하고 우리 경제와 일하는 방식, 생활방식을 바꾼 컴퓨터 과학의 영토에서 최신 기술이 거대 기업 몇몇의 손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서양에서는 아마존,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이, 동양에서는 바이두, 텐센트, 샤오미, 화훼이, 그리고 알리바바가 엄청나게 많은 디지털 유인원의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무수히 많은 앱을 제어하고 있다." "최신 기술을 지배하고 있는 서양의 거대 기업은 모두 소수의 미국인이 설립한 것으로", "그들은 세계 모든 나라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모든 인터넷 운영은 사이버 공간에서" 하며 "시이버 공간의 물리적 실체는 주로 서버 팜에 있다." 이들은 규모에 비해 적은 액수를 세금으로 지출하면서도 납세를 피하기 위해 온갖 전략적인 장소를 선택한다. 모든 거대 짐승 기업은 인공지능이라는 또 다른 짐승을 쥐고 로봇 괴물을 만들어 우리의 두려움을 팽배시키고 있다.
저자는 21세기에 들어와 "호모 사피엔스는 디지털 유인원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고 한다. 디지털 유인원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사소한 일들을 게재하며 그 옛날 호미니드와 침팬지처럼 공개적으로 우쭐대는 집단 동물이지만 이러한 즐거움은 날이 갈수록 사생활 보호 구역이 좁아져 감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종의 생존에 중요한 정책이 영리 조직에 의해 거의 비밀리에 결정되는 상태를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된다" 고 주장한다. "지능을 가진 기계의 세계가 초래하는 위험과 기회에 대한 토론은 다른 세계적 난제에 대한 토론과 마찬가지로, 우리 문화생활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창발, 초복잡성, 인공 지능은 기술 문제라기보다는 주로 정치, 사회적 문제다. 우리의 도구가 너무 빠르게 진화하는 탓에 우리는 도구에 속아 넘어갈지도 모른다. 더 가능성이 큰 이야기는 엄청나게 강화된 능력을 가지고 나머지 우리를 대신해 선택을 내리는 소수의 디지털 엘리트가 특혜를 받고 대다수의 사람이 경시되는 미래가 오는 것이다. 엄밀한 의미의 AI의 종말은 오지 않을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인간이 원하면 전원 플러그를 뽑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인간은 누구일까? ... 현재 알고리즘과 초복잡 데이터의 흐름은 우리에게 무엇보다 특별한 기회를 제시한다. 그것은 우리의 부를 계속 증대시킬 것이고, 우리의 마음과 공감 능력을 확장할 것이다. 디지털 유인원은 제2의 계몽 시대의 이상적인 지도자 역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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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일개 ‘국민’의 대우를 받고 살려면 꼭 갖추어야 할 도구의 대명사가 있다. 정식 명칭인 모바일 폰 또는 셀룰러 폰으로 불리기도 했다가 살짝 엉터리 같지만 듣는 순간 바로 이해되는 ‘핸드폰’ 되시겠다. 모 통계에 따르면 하루 중 이 디지털 도구를 손에 넣고 만지작거리는 시간은 대략 8시간쯤 된다고 한다.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이 도구가 때로는 인간을 도구로 삼아 살아가는 유기체 같다는 느낌이 든다. 도구에 통제당하는 인간이라니..
길가에 흔하던 동전 공중 전화기가 전부이던 시기부터 호출기와 수신전용 시티폰으로 영업을 다니다가 핸드폰으로 인터넷 뱅킹을 하게 된 오늘에 이르기까지 발달의 역사를 함께 해온 세대로서, 도구에 적응하는 속도를 비교하자면 요즘의 10대들은 그야말로 날고 기는 수준이다. 예전 주머니 속에 폴더형 전화기를 쥔 채로 보지도 않고 문자를 전송하던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스파이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렸던 기억이 새롭다. 길어야 30년도 되지 않는 최 근래에 일어난 변화일 뿐이다.
어느 일간지에서 요즘 10대가 유례없이 가장 멍청한 세대라는 기사를 읽었다. 물론 손아귀에 전화기를 쥐어주지 않았을 때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면 과히 틀리지 않는 말 같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가 누려오던 모든 생활의 단면이 이 디지털 기술에 다 녹아들어가 있고 하루도 빠짐없이 도구로 사용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조금은 위험한 생각일 수도 있다. 일상생활에 끼치는 그 편리함의 혜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지만, 반대로 이러한 기술력에 상당부분 의존하며 산다는 것은 소실했을 경우 그 폐해를 되돌릴 수 없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엄청난 양의 개인정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소유한 자체가 거대한 권력과 금력을 의미하게 된 지금, 이를 잘못 다루어 관련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이 그 좋은 본보기라고 하겠다. 소수의 디지털 엘리트가 나머지 유인원들을 위한 선택을 독차지할 가능성은 어떤가. 저자가 말미에 밝혔듯 이런 문명의 이기를 잘 다루고 못 다루고는 아직 디지털 유인원의 몫이고 선택권은 여전히 우리에게 있다고 말한다.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이 스스로 진화하여 인류의 생존을 위협했지만 인간의 아토피처럼 스스로를 공격하여 자멸하는 시나리오는 그래서 흥미롭다.
옛날 선풍기에 비하면 대단한 기술적 발전을 이룬 냉방장치의 경우, 그저 시원하기만 하면 되던 가정용 에어컨에도 ‘인공지능’을 접합하여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운전을 결정하며 제습건조와 공기청정 기능도 작동하게끔 만들었다. 물론 인간의 공학적 노력의 산물이기는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마치 스스로 진화하는 유기체를 닮아있다. 편리함을 추구할수록 인간은 그 유혹의 그늘에서 벗어나려 들지 않는 것 같다. 도구로부터의 구속을 받으면서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 기묘한 모습이다. 사용자의 접속 기록을 분석하여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받거나, 입력된 검색어를 데이터베이스로 자동완성 기능을 제공받기를 마다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 벌거벗은 유인원이 10만 년 전쯤 나무에서 내려와 도구를 사용하게 되면서 문명을 이루었으나 역설적이게도 스마트 기기의 출현으로 이를 벗어나 살기 어렵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SNS와 같은 ‘사회적 기계’의 순기능 부분은 매우 인상적이다. 얼굴도 모르고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의견을 같이하며 아마존 정글처럼 정신 사나울 것 같은 온라인 세상에서 집단지성을 꽃피우기도 한다. 덕분에 발품을 팔아야만 했을 시간과 비용을 절감했다고 좋아하면서도 적잖은 액수의 통신 및 인터넷 사용요금을 지불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에서 문명을 제외한 삶은 상상조차 어렵다. 지금의 디지털 유인원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도구를 만들어 낸 유인원이 다시금 도구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들춰 볼 것을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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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인원' 책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4차산업혁명을 떠올렸다.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이 차세대 산업혁명은 지금도 그렇지만 재빠르지 못한 나도 한동안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책들을 몇권 읽어보게 될 만큼 주목받는 주제였다. 4차산업혁명은 예정된 미래이자 현실이기 때문에 기술과 이론의 원리와 구조를 이해하는 소수에 비해 중간의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쥐어진 현대 기술 발전의 산물을 이용만 하는 다수에게 미래는 존재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디스토피아적 뉘앙스를 보여준다. 때문에 처음 이 책을 봤을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좀 더 이해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며 읽었다.
책은 호미닌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존재하는 호모 사피엔스가 "외부의 물건을 능숙하게 다룸으로써 지구 전체를 변모시키"고, "우리 자신이 살아가는 생활 환경 전체를 변화시켰(19)"음을 시작으로 왜 우리가 '디지털 유인원'으로 이름 붙여졌는지 설명한다. 다른 유인원들과 달리 나머지 네 손가락들과 마주보도록 진화한 인간의 엄지손가락을 통해 수만년전부터 도구의 사용이 인간의 발달에 영향을 끼쳤음을 자연스럽게 연결 짓는다.(23) 인간이 사용해온 그 '도구'는 주변에서 얻어진 주먹도끼(117)에서 시작하여 엄지손가락 기술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핸드폰까지 연결된다. 이를 통해 손안에 놓여진 도구의 종류만 다를 뿐 그 근본은 여전히 도구를 사용하는 존재임을 자연스럽게 연상하게 된다. "도시 혹은 시골의 환경, 그녀가 하는 일의 사회적 목적, 하루중의 이런저런 사건에서 그녀가 느끼는 인간적인 감정은 옛날과 매우 비슷하다. 디지털 기술은 새롭지만, 유인원은 옛날 그대로다(319)"
초반의 몇장에서는 기술의 발전이 인간 사회의 시대적 흐름에서 어떤 식으로 진행되어 왔는지를 서술하는 한편, 인간으로부터 만들어진 기술이 다시 어떤 식으로 인간에게 영향을 주어 변화시켰는지를 말한다. 털이 적은 몸이 불을 사용하는데 어떤 이점을 주었는지, 추위를 막기 위해 어떤 식으로 군집했는지, 외부에서 소화 단계를 거치고 들어온 음식물이 위를 작게 만들고 에너지를 어디에 더 집중하도록 만들어 주었는지, 뇌의 크기가 어떤식으로 변화하였는지를 동원하여 인간이라는 종이 다른 동물들을 제치고 어떻게 가장 큰 발전을 할 수 있었는지 과거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개인적으로는 위의 부분들이 어렵지만 꼭 필요한 통과 지점이었는데, 책을 찍어낸 종이에 수면제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인쇄소에 확인을 해봐야되나 싶을만큼 읽기 더뎠던 부분이기도 했다.
5장의 내용으로 들어서면서부터는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생명과학에 관련된 주제들이 하나씩 등장하기 때문에 좀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벌써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무인상점들을 비롯하여 노동의 상당부분을 인간 대신 로봇이 대체하게 될 근미래에 이로 인한 부작용을 해결할 방법으로 언급된 '로봇세'와 이 노동경쟁에서 진 인간에게 어떻게 소득을 보장해 줄 것인지에 관해 어떤 의견을 보여줄까 궁금했었다. 이미 로봇에 인격을 부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유럽의 실제적 사례가 있기 때문에 탈노동 생존보장의 한 방안으로 가볍게 생각했었는데, 로봇세는 비유적 표현(328)일뿐 제안이 될 수 없음을 짚어낸 부분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또 재미있었던 부분은 8장, 데이터와 관련된 내용들이었는데 "서양 세계 전역에서 범죄율이 떨어지고 있는 한 가지 이유(319)"가 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의 현 상황이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파놉티콘의 형상을 띄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전부터 중국의 텐왕(AI를 이용한 폐쇄회로 감시시스템) 프로젝트에 대한 자료를 볼 때마다 부정적으로 생각했었는데, 우리의 생활도 강도에 차이가 있을 뿐 같은 시스템안에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 더불어 기록되어 사라지지 않는 데이터들이 어떤식으로 관리되어야 할지 '거대한 짐승'들이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있는 개인들의 정보를 어떤 식으로 규제하고, 데이터로 인해 발생하는 이윤을 어떻게 분배하여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과거 미래사회를 떠올릴 때 그 명암을 상상할 뿐이었다면 지금은 그 갈림길에 서 있는 존재가 되었다. 로봇의 노동에 세금을 부과함과 동시에 인간다움의 규정을 넘어 인간 자체에 대한 규정을 내려야하고, 기차역의 전등을 켜고 끄는 일로 인간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새로이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주어질까 이 책을 통해 조금은 답을 찾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뒤로 갈수록 새로운 디지털 통화로 언급된 비트코인(360)이나 무선 샤워기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하는 와이파이(454) 부분 같이, 지금 우리가 접하고 고민해왔던 익숙하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룬 내용들이 많아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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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손에 도끼를 들고 태어났다
나는 가끔 내게 논술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개구리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떤 한 개구리는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 할머니이었다고. 학생들은 진화론을 배웠기 때문에 얄팍한 나의 설명에도 충분히 동의한다. 우리는 어떻게 개구리에서 인간으로 되었을까? 개구리에서 원숭이가 되기까지는, 과학에 대해 문외한인 나도, 자연 현상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가 원숭이에서 벗어나 사람이 되었을 때, 우리 손에는 도끼가 들려 있었다. 도끼가 원숭이를 인간으로 만든 셈이다. 이후 20만 세대가 흐른 현재 우리 손에는 디지털 도구가 들려 있다.
『디지털 유인원』의 공동 저자 나이절 섀드볼트는 인공 지능 분야에서 주목받는 영국 최고의 컴퓨터 과학자로서, 인지심리학, 컴퓨터 신경과학, 인공 지능, 시멘틱 웹(semantic web) 등 다양한 주제로 500편이 넘는 학술 논문을 썼다. 그리고 로저 햄프슨은 이론경제학자이자 사회 정책 분야 정부 관료로, 2016년 초까지 16년간 영국 레드브리지 자치구의 수석 장관을 맡았다. 그는 혁신적 사회 정책을 실현했으며, 정치적 광고의 경제학, 지역사회의 복지, 사회 서비스에 관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글을 써 왔다.
이 책의 중심 논제는 현재의 우리는 디지털 세계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 진정한 '디지털 유인원'이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와 과학이 만들어낸 정교한 도구와의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돌도끼를 들고 사냥을 하던 초기 인류와 디지털 기기로 하루를 시작하여 디지털 기기를 종일 만지다가 디지털 기기를 끄면서 하루를 마치는 현재 인류를 비교해 보면 현재 우리는 '디지털 유인원'이 분명하다. 저자들은 책의 개요를 소개하면서 글을 시작한다.
어떤 책이든 독자를 이끌고 가기 위해서는 서사가 필요하다. ... 우리는 초기 인류가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하기 300만 년 전부터 도구를 사용해 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그것이 현대 인류가 출현한 결과가 아니라 원인 가운데 하나였음을 지적할 것이다. 현대 생활 환경의 대부분은 호모 사피엔스를 출연시킨 도구를 계승하고 사용해 인간이 스스로 창조한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정교한 기술 환경의 핵심적인 특징을 살펴보려 한다. 우리는 요즘 신경과학자들이 마음과 뇌의 본성이라는 매우 난해한 문제를 모델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설을 이해하기 쉬운 말로 바꾸어 현대 기술 환경의 특징과 연결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사실이 초복잡 세계를 살아가는 호모 사피엔스에 대해 무엇을 말해 주는지 고찰한 다음, 현대 생활 환경이 앞으로 얼마나 빠르게 발전할지, 이제껏 항상 기술과 함께 어떻게 바뀔지 확실한 근거에 기반을 둔 예측을 내놓을 것이다. (13)
우리는 머지 않은 미래에 새로운 동반자가 뉴스와 날씨를 알려주고, 그가 불러주는 노래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인공 지능 로봇이 죽은 아내를 대신해서 일상의 사소한 일을 도와주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놀라운 일은 우리의 새로운 동반자는 인류의 모든 지식을 순식간에 인식할 수 있고, 이를 적용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이다. 인류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능력을 갖춘 새로운 동반자와 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공존할 수 있는가?
인류의 도구, 문화, 유전자는 그 환경과 호혜적으로 진화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언제든지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창발성은 무언가 결합하면서 때때로 예기치 않게 출현한다. 네안데르탈인이 호모 사피엔스에게 밀려났듯이 우리도 우리를 능가하는 예기치 않게 출현하는 어떤 위기에 밀려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52)
우리는 96퍼센트의 유전자를 챔팬치와 공유하고 있다. 우리를 인간이게 만드는 독특한 4퍼센트 유전자가 초고속이고 초복잡하고 엄청나게 강력한 디지털 도구를 만들었고, 지금껏 20만 세대 동안 만들어 온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종류의 디지털 생활 환경을 창조했다.
이것에 관한 우리의 지식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까?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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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단점은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희망을 갖는 거야. 인간들은 그걸 꿈이라고 하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A.I.(Artificial Intelligence)의 대사입니다. 영화 속 인간이 되기를 꿈꾸는 어린이 로봇에게 어른 로봇이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에서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A.I.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보면 멀지않은 날 현실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디지털 유인원>입니다. <디지털 유인원>, 나이절 새드볼트, 로저 햄프슨, 을유문화사, 2019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인류에게 축복일까요? 저주일까요?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N.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호모데우스>에서 유전자 조작, 로봇 공학, 인공지능(A.I.), 빅테이터 기술과 같은 최신 기술의 발달은 이전의 어떤 변화 큰 변혁이며, 인류 진화의 최종결과라고 말합니다. 지난 70,000년 동안 인류를 괴롭혀 온 기근, 전염병, 그리고 전쟁의 공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고, 최신 기술의 진보는 인류가 자신의 미래를 직접 편집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호모 데우스(Homo Deus)가 되는 것이죠. 그러나 이런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인간복제의 문제나 유전자 조작식품, 그리고 최근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다양한 문제에 있어서 철학적 고민이 따르지 못해 방향 감각을 잃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나이젤 새드볼트(Nigel Shadbolt)와 로저 햄프슨(Roger Hampson)의 이 책은 중요한 시사점을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옥스퍼드대학 컴퓨터 과학 교수인 새드볼트와 공적 부문에서 첨단기술을 적용하는 작업을 해온 햄프슨은 과학기술 발달과 인류 진화의 상관관계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통해 과학기술 발달이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고찰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결론은 <디지털 유인원>(Digital Ape)라는 책 제목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인류의 지적 능력에 대한 예찬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근본적으로 유인원으로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가까운 친척인 침팬지와 96%가 같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저자들은 인간과 물고기가 유전자의 70%를 공유한다고 말합니다.) 70,000년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는 여전히 ??유인원과 같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첨단 기술의 발달은 인류와 침팬지의 단 4%의 차이를 엄청나고 중요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침팬지는 여전히 침팬지이고, 인류는 이 지구를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 따라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종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첨단 기술의 발달은 인류로 하여금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류 앞에 장밋빛 미래만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이러한 기술의 발달을 인류의 미래와 어떻게 관계 지을 것인지 현명한 선택을 해야만 합니다. 저자들은 20세기 후반 50년 동안의 기술변화가 실제 20세기 전반기만큼 크지 않았음을 경제사학자 로버트 고든(Robert Gordon)의 연구를 인용하여 설명합니다. 1890년에서 1950년 사이, 인간은 소총, 말, 모스 전신의 세계에서 원자폭탄, 제트 항공기 및 텔레비전의 세계로 발전했습니다. 이처럼 20세기 초 기술혁신에 의해 만들어진 상당 부분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50년의 변화가 상상을 뛰어넘는 분야가 바로 정보, 데이터 및 컴퓨터 분야입니다. ‘무어의 법칙’이라는 법칙아닌 법칙처럼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기하급수적으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원숭이는 10의 제곱으로 확장되는 새로운 가상 세계를 만들었습니다."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과제를 제시합니다. “인류의 집합지성은 이 신세계의 형태, 구조 및 구성원리를 이해하고, 초복잡성이 만들어내는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1991년 첫 깜박임을 시작한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은 10억 개 이상의 웹 사이트로 연결되었고, 페이스 북은 7억명을 하나의 SNS로 묶었고, 매년 약 2.5조개의 인터넷 검색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컴퓨팅 파워의 폭발로 가능해졌고, 이 책은 그 과정과 결과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장치는 1970년대의 어떤 최신 기계보다 백만배는 더 강력합니다. 만약 항공기 속도가 같은 속도로 향상 되었다면 런던을 떠나 시드니에 도착하는데 0.2초가 걸릴 정도로 디지털 기술의 발달 속도는 엄청납니다. 현명하게 관리한다면 이러한 기술 역량을 인류에게 큰 혜택을 줄 것입니다. 저자들은 특히 위키디피아(Wikipedia)와 같은 소셜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집합지성을 인류의 창의력과 기술이 조화된 사례로 봅니다. 인류의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이 기술발달에 따른 문제의 해결책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합니다. 또한 저자들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대량기술실업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에 반대합니다. 산업혁명기 러다이트운동이 틀렸듯이 이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많은 직업이 사라지겠지만,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저자들의 의견에 조금 토를 달고 싶습니다.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합한 지식으로 무장한 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결국 정보 기술을 가진 이들과 가지지 못한 이들로 사회적 양극화가 더 확대되는 것은 아닐까? 기본적으로 저자들은 ‘터미네이터’의 스카이 넷과 같은 독자적 판단력을 가진 인공지능과 ‘아이로봇’에서와 같은 로봇 반란에 대한 두려움은 필요 없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최종적 조종자는 인간이라는 생각입니다. 저자들이 인공지능의 인류에 대한 공격이나 로봇의 반란보다 저자들이 위험하게 생각하는 것은 ‘거대한 짐승’이라 칭하는 소수의 거대 정보기업에 의한 엄청난 기술력 집중과 초복잡성의 위험입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가 월가의 수학자들이 만들어낸 복잡하게 조합된 파생금융상품에서 시작된 것처럼 소수의 거대 정보기업에 디지털 정보가 무단 이용되고 독점될 때 인류의 통제를 벗어난 정보폭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페이스 북이나 유투브와 같은 SNS기업은 게시물에서 개인적, 사회적, 정치적 맥락을 떼어 내고 그것을 알고리즘적으로 재포장하여 자신들의 상업적 목적에 맞게 재포장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을 조종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SF영화 속의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들이 주장하듯이, 인류는 최종적 조종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최신 기술의 발달, 특히 정보기술의 발달이 아무리 빠르게 진행된다 해도, 발달의 결과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회적 선택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유인원>은 기술 발달의 장밋빛 미래만을 단순히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인류 진화의 상관관계에 대한 탁월한 역사적 고찰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찰을 바탕으로 정보기술을 발달에 대한 전망과 인류의 방향을 제시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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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인원 서평 인간은 도구를 활용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발전시켜나갔다. 그래서 과학이 발전했고, 살기 편해졌으나, 두려움도 커졌다.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면 어쩌지, AI의 발전은 어떤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지. 나도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 이 책 ;디지털 유인원이 끌렸다. 꽤 두꺼운 책이고 익숙한 내용은 아니라 겁이 났지만 이 책은 친절한 책이었다. 첫장에 어떤 내용이 나오는지 설명도 나와있고, 충분한 예를 들어 설명한다. 그리고 디지털의 역사라고 제목이 생각날 만큼, 개론서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디지털 발전이 정리되어 있어 우리가 막연히 알던 것들을 정리할 수 있다. 그 중에 스마트폰의 발전과 지식의 확장 얘기가 흥미로웠다. 피부로 와닿는 변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덕분에 편리해진 건 맞지만 그만큼 자신의 정보가 공개되고, 원치않는 불편도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여러 사이트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가져와 개인이 관리하는 ‘개인 자산 혁명’을 주장한다. 결국, 진정한 디지털 유인원이 되려면 인간이 그 도구를 제대로 지혜롭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동안 막연히 두려워 했는데, 이 책의 마지막 장을 읽으며,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어둡지만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이 아니라 도구를 관리하는 인간이 되야겠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차분한 어조로 설명하는 저자의 생각을 따라 디지털의 역시와 미래까지 전망할 수 있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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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지에 적혀있는 저자의 한마디 "우리가 도구를 만든 것이 아니라 도구가 우리를 만들었다." 이 한줄에서 저자가 디지털 유인원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1장 첫머리에 데즈먼드 모리스의 [벌거벗은 유인원]을 인용하며 인간을 유인원이라 칭할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오늘날 세계에는 193종의 원숭이와 유인원이 있다. 그 가운데 192종이 털로 덮여 있다. 예외인 단 한 종은 스스로를 호모 사피엔스라고 칭하는 유인원이다. 초복잡 시대를 살아가는 호모 사피엔스에 대해 무엇을 말할것인지 확실한 근거에 기반을 둔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현재의 우리는 진정한 디지털 유인원이라는 것'입니다. 300만년전에 출현한 여러 호미닌 중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은 이유는 도구, 불의 사용 때문이며, 도구를 사용함에 따라 손과 팔의 주요 기능이 진화를 하였고 불을 사용해서 음식을 조리해서 먹음으로서 사전 소화를 하여 위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고 뇌의 용적을 더 키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지능이 발달하는 기계가 출현함에 따라 발달된 인공지능이 창조자인 인간의 말을 듣지 않고 인간의 존재 이유를 되묻는다면 어떻게 될까? 핵에 의한 지구의 파괴에 버금가는 위협이 될 수도 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 마법과 구별이 되지 않는 상태까지 되고 있고, 초복잡성, 마법적인 도구, 세계적인 경제 팽창, 기후 변화를 모드 곱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저자는 기술의 발달로 만들어진 초복잡 사회와 초복잡 사회의 상단에 위치한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지능이 대부분의 인간을 지배하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으며, 디지털 유인원과 인공지능의 동반 관계를 통해 지혜의 확장을 꾀할 수 있음을 논하고 있다. 하루 중 단 한순간도 휴대전화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시대에 저자의 경고가 크게 와 닿았다. 인공지능과의 공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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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인간의 뇌와 손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독특한 특징에 주목하라. 우리의 뇌는 모든 작업에 의식을 기울이고, 우리의 손은 모든 작업을 취급한다. 뇌와 손은 우리 몸의 다른 주요 부분과 마찬가지로 적응의 산물이다. 다시 말해 그 주인이 환경의 도전에 대응할 수 있게 만든 우연한 변이가 무수히 조합된 것이다. 수천 년 동안 특정한 능력에 드는 비용이 일반적인 대응 능력에 드는 비용으로 교체되었다. 즉, 지금까지 하던 일을 새로운 방법으로 하면서 같은 에너지로 다른 일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예컨대 소나 양처럼 여러 개로 나누어진 큰 위를 포기하는 대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지능을 획득했다. P23 결국 다원주의 생물학의 중심 원리는 모든 종은 환경에 적응된 동시에 항상 환경 변화에 의해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인간 외의 지적 동물은 호모 사피엔스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모든 종을 앞지르는 방법을 획득했다. 주변에 위험한 동물들이 있지만 그 어떤 동물도 우리를 파괴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새로운 문제다. P43-44 ‘로봇robot’ 이라는 말은 체코 극작가 카렐 차페크가 1920년에 발표한 희곡 <로섬의 만능 로봇> 에서 유래했다. 그 단어의 어원은 농노에게 떠맡겨진 강제 노동울을 뜻하는 체코어인 ‘robota’다. (...) 기계가 도입되는 과정과 기계의 스위치 메커니즘은 수백만 명의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초래했다. P195-196 이미 디지털 사회에 발을 넣었고 허리까지 올라 온 디지털의 물결에서 살고 있는 우리...좀 더 명확하고 예리하게 분석했다. 책을 통해 다양한 문제점과 앞으로의 방향을 조금이나마 예측하는데 도움이 됐다. 지루하지 않게 지식을 잘 전달해주는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