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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식은 밥,이라고 알았는데 가만 보면 밥보다 김치를 더 많이 먹는다. 밥 먹을 땐 당연히 김치를 먹고 라면을 먹을 때도 김치, 막걸리를 마실 때도 김치, 고구마도 김치랑 같이 먹는다. 쌀 떨어지는 것 보다 김치 떨어지는 게 더 불안하다. 밥은 면이나 빵, 감자 고구마 등으로 대체할 수 있는데 김치는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나의 주식은 뭐? 밥이 아니고 김치다.
이 책을 산 이유는 '발효가족'이라는 제목과 개다리 소반에 차린 소박한 밥상 사진 때문이다. 똑같은 밥과 반찬이라도 이렇게 차려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다.
집에서 혼자 밥 먹는 모양은 이렇다. 우선 대접에 밥을 푼다. 그 위에 김치를 듬뿍 얹는다. 그리고 깨소금을 잔뜩 뿌리고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조금 넣는다. 가끔, 영양의 균형을 맞춘답시고 달걀후라이를 해서 얹기도 한다. 더 가끔, 김이 먹고 싶을 땐 김을 구워서 부스려(부숴뜨려? 부슬려? 아무튼) 넣는다. 물을 한 잔 뜬다. 쟁반에 담아서 TV 앞으로 가져간다. TV를 보면서 먹는다. 정신 놓고 TV에 빠져서 숟가락질을 하는 내 모습은... 내가 생각해도 가관이다. 밥을 먹는건지 사료를 먹는건지 헤깔리는 수준... 신사의 품격이라는 드라마 때문에 올해 유난히 '품격'이라는 말을 많이 보고 들었는데, 매일 이런식으로 밥을 먹다가는 우리집에서는 품격이라는 말이 다 사라져버릴것 같다.
그러면 쓰나! 구슬이 서말 있으면 꿰어서 보배를 만들어야지!
밥은 있다. 김치도 있다. 된장 고추장 간장 참기름 들기름 깨소금 소금 설탕 매실엑기스 파 마늘 양파 감자 달걀 두부 마늘장아찌 잔멸치 국물멸치 다시마 미역 청양고추 고춧가루 라면 소면 당면 밀가루 찹쌀 현미 검은콩 흰콩..(우와! 죽 늘어놓으니 정말 많구나!) 이 모든게 있다. 1년 내내. 떨어질만하면 사다 놓고 떨어질만하면 사다 놓는 이 많은 식재료가 있는데. 그럼 뭐하냐고. 밥상을 제대로 차려 먹질 않으니!
이 책을 보면서, 하루 한끼를 먹더라도, 혼자 먹더라도, 사람답게 이뿌게 아름답게 고상하게 우아하게 맛있게 그렇게 차려 먹을 생각이다.
먹는대로 산다고 했다. 잘 먹고 잘 살아야겠다. 막 먹고 막 살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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