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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의당에는 일곱 명의 용왕과 두 명의 영주가 있다. 두 명의 영주는 천살령주와 천기령주이다. 천살령주는 살인청부를 담당하고 천기령주는 정보와 인력관리를 맡고 있다. 이정문이 "쾌의당 천살령주가 종남파 장문인을 죽이기 위해 무당산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이 있소. 진 장문인과 쾌의당과의 관계, 진 장문인과 종남파의 현실, 그리고 당금 강호의 정세와 앞으로의 판국에 대한 예상 등 몇 가지 상황들을 복합적으로 검토해 보고 내린 결론이오"라고 말했다. 진산월이 "천살령주는 어떤 인물이오?"라고 물으니 이정문은 "나도 그의 정확한 신분이나 정체는 모르오. 아마 쾌의당에서도 몇몇 용왕들과 당주를 제외하고는 알지 못할거요. 천살령주는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누구라도 죽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고 그는 살인 청부를 받아야만 움직일 수 있다고 들었소. 진 장문인에 대한 살인 청부가 있고 그걸 완수하기 위해서 천살령주가 움직인 것이라 진 장문인에게 온 것이오. 진 장문인은 서장 무림과의 대결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사람이오. 그러니 나로서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소. 진 장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서장 무림과의 대결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될 거요."라고 했다. 쾌의당과 서장 무림의 관계는 사안에 따라 서로 협력하기도 하고 때로는 경쟁하거나 반목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진산월과 관련된 일이라면 그들은 손을 맞잡고 있다. 종남파와 서장 무림은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싸움을 벌였으며 둘 중 한쪽이 완전히 무너질 때까지는 그 싸움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산월은 생각했다. 이번 무당산의 화합은 종남파의 명예회복을 위한 실로 중대한 자리였다. 이번 기회를 놓인다면 그야말로 천추의 한이 될 것이다. 진산월은 그것을 위협하는 어떠한 변수도 원하지 않았다. 그런데 상황은 그의 기대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산 넘어 산이라고 종남파의 앞에는 왜 이토록 험난한 일만 펼쳐지는지 한숨이 흘러 나왔다. 진산월은 이정문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당신은 돌 하나로 두 마리 새를 사냥하는 걸 좋아하지. 천살령주가 나를 위협한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당신이 직접 나를 찾아올 필요는 없었소. 이제 당신이 왜 나를 찾아왔는지 진짜 목적을 밝히는게 어떻소? 또 누군가를 살해하는 일이라면 사양하겠소."라고 말하자 이정문이 "이 일은 진 장문인에게도 큰 도움이 될 거요. 서장의 야율척에게 세 명의 제자가 있다는 건 알고 있을거요. 그중 둘째 제자가 이 근처에 와 있소. 그를 잡는 걸 도와주시오." 진산월이 이정문과 헤어진 것은 어둠이 깊어진 늦은 밤이었다. 이정문과의 대화는 여러모로 신경을 쓸 일이 많았고 적지 않은 피곤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다 보니 정신적인 피로감이 상당했다. 4년 전 이정문이 세운 계획 중 가장 공을 들이고 많은 심력을 소모한 것은 서장무림 제일의 지략가로 서장이 중원을 침공하는 모든 작전을 통솔하는 가장 핵심적인 인물인 단목초 암살 건이었다. 당시 이정문은 오랜 추적 끝에 단목초가 가장 아끼는 제자 상관욱을 제거하고 그의 시신을 이용해 단목초를 암살하는데 성공했다. 그로 인해 야율척은 중원 침공을 몇 년이나 뒤로 미루어야만 했다. 그때 이정문이 세운 계획은 한 사람의 희생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그 희생자가 종남파 장문인 진산월이었다. 진산월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그를 이용한 이정문은 그의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름대로 방법을 강구했으나 간신히 진산월을 살려냈을 뿐이었다. 죽음의 끝까지 갔던 진산월의 몸과 마음에 영구히 남을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말았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