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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남오선 중의 유일한 여인인 조심향을 사이에 두고 매종도와 정립병이 갈등을 일으키면서 종남파에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매종도와 정립병이 싸움을 벌였고 이긴 매종도와 패한 정립병이 모두 종남파를 떠났다. 그들의 실종에 충격을 받은 조심향마저 고향으로 돌아가 버렸다. 우일기는 그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잠시 종남을 떠날 생각으로 하정의를 임시 장문인의 지위에 올린 후 매종도를 찾아갈 생각으로 길을 나섰는데 종남산을 벗어나기도 전에 전신을 흑포로 감싼 세 명의 괴인들의 습격을 받았다. 세 명의 흑포 괴인들과 오랫동안 격전을 벌이느라 진력이 고갈 난 우일기에게 숲속에서 하나의 인영이 튀어나와 강호제일의 지공으로 공인받은 절세무적의 난화지공을 펼쳤다. 우일기는 암습을 피하지 못하고 가슴에 다섯 개의 피구멍을 뚫리고 말았다. "사매... 네가!" 우일기는 경악과 비통에 젖은 음성으로 소리쳤다. 우일기가 피분수를 뿌리며 허공을 훌훌 날아간 곳은 공교롭게도 천길 낭떠러지가 있는 곳이었다. 절벽으로 떨어진 우일기는 천단신공의 호심결 비결을 체내의 진원지기까지 끌어올려 떨어지는 상태에서 몸을 뒤집어 절벽 쪽으로 이동했다. 절벽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천단신공의 천강결이 주입된 오른손을 절벽으로 쑤셔박았다. 콰악! 뿌드득! 단단한 암석도 종잇장처럼 찢어버린 천강결의 위력으로 우일기의 오른손은 팔꿈치까지 절벽을 뚫고 들어갔으나 고통이 심해 그대로 혼절해 버렸다. 하루가 꼬박 지나서 깨어난 그는 절벽에 매달린 채로 멀지 않은 곳에 박쥐들이 드나드는 광경을 보고 하나의 동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절벽에 박힌 채 못쓰게 된 오른팔을 팔꿈치 아래로 잘라버리고 왼손으로 절벽에 구멍을 내면서 간신히 동굴로 들어갔다. 우일기는 자신의 최후가 멀지 않았음을 직감했고 지금까지의 과정을 글로 담아 후대의 누군가에게 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종남파의 장문인으로서 능히 강호를 주름잡았던 우일기는 권장쪽에 조예가 깊어서 그 분야에 관해서 종남파 사상 최고의 고수로 인정받고 있었다. 우일기의 마지막 희망은 이백 년이란 기나긴 시공을 넘어 마침내 종남파 해조림 고수의 눈에 뜨이게 되었다. 옥함 속에는 그동안 절전되었던 태인장과 옥뢰신장, 구반장법, 낙뢰신권 등 칠종의 절학들과 천단신공의 비급, 우일기가 사용하던 병기인 묵령갑이 담겨 있었다. 종남오선 중 매종도와 정립병은 검에만 매진했고, 우일기는 권장법에, 조심향은 지법과 신법에, 하정의는 잡학에 자신의 심혈을 쏟아 부었다. 해조림은 평생 검만을 익히며 살아온 사람이었으나 자신은 이미 나이를 먹었기 때문에 설사 매종도나 정립병의 절학을 발견한다 하더라도 그로서는 익힐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해조림은 우일기의 절학을 익히기 시작했다. 십 년이 넘게 노력했으나 너무 적은 성과만을 보여줄 뿐이었다. 다행이라면 내공 방면은 성과가 있어 천단신공을 팔성이상 익혔다는 것이다. 해조림은 배가 고프면 동굴에서 서식하는 박쥐들을 잡아먹거나 동굴 벽에 있는 이끼나 버섯들을 먹었고 목이 마르면 박쥐의 피를 빨면서 계속 무공을 수련했다. 그러던 어느날 절벽 위에서 희미하게 싸움 소리를 듣게 되었다. 천단신공이 구성에 가까워지면서 생긴 천이통의 능력 때문이었다. 해조림은 호기심을 느끼고 동굴의 입구까지 다가갔다. 그때 절벽 위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해조림은 바짝 긴장해 있다가 그 물체가 둥굴을 지날 때 접인신공을 발휘하여 물체를 동굴로 끌어당겼다. 그 물체는 과연 사람이었다. 이목구비가 상당히 뛰어난 젊은 청년이 가슴 부근에 큰 상처를 입은 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이다. 초가보의 공격을 받아서 절벽에서 떨어진 낙일방이 살아남게 된 사연이었다. 낙일방은 해조림으로부터 자신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종남오선의 절학 중 하나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꼈다. 그때부터 낙일방은 해조림에게 무공을 배우기 시작했다. 해조림은 낙일방이 검법 보다는 권장지각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는 말을 듣고 크게 기뻐했으며 그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리라 결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