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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얼굴이라고 할 수 없었다. 얼굴의 피부 대부분이 꿰맨 자국투성이였고 살점이 떨어져 나간 부분도 군데군데 있었다. 특히 왼쪽 뺨은 살이 썩어서 허연 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였다. 그나마 그 얼굴이 여러 차례의 수술로 많이 나아진 상태였다. 붕대가 풀리면서 진산월의 얼굴이 점차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살점이 떨어졌던 곳에서 새로운 살이 돋아나면서 생긴 붉은 반점이 군데군데 보였고 이리저리 꿰맨 자국이 마치 뱀이 기어가는 듯한 끔찍한 흉터를 남겨놓고 있었다. 살이 썩어 들어가서 광대뼈까지 드러나 보였던 왼쪽 뺨만이 아직도 완전히 아물지 않아서 보기 흉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었다. 무림제일신의 철면군자 노방의 무남독녀 외동딸인 노소연은 진산월의 얼굴 전체에 동여맸던 붕대를 모두 풀고 누르스름한 연고가 담겨 있는 작은 병에서 연고를 찍어 그의 얼굴에 정성껏 발라 주었다. 그 연고는 그녀의 집안에서만 내려오는 비전의 성약 중 하나로 새 살을 돋게 하고 죽은 피부를 살리는데 놀라운 효험을 가지고 있었다. 진산월이 그나마 지금 정도로 얼굴이 좋아진 것도 그녀가 매일 이 귀한 재생고를 그에게 발라 주었기 때문이다. 재생고를 그의 얼굴 구석구석까지 모두 바르고 재생고가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새로운 붕대를 꺼내 그의 얼굴에 감기 시작했다. 그녀가 막 붕대의 마지막을 마무리하고 있을 때 지금까지 시체처럼 미동도 않고 있던 그의 손가락 끝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어머.." 그녀가 깜짝 놀라 경악성을 터뜨릴 때 그의 손떨림이 점점 커지더니 몸 전체가 떨리기 시작하면서 굳게 감겨 있던 그의 눈이 돌연 번쩍 뜨여지며 붉게 충혈된 눈동자가 나타났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쏜살같이 밖으로 달리면서 "아버지! 깨어났어요. 그가 깨어났어요!"라고 외쳤다. 진산월이 눈을 떴지만 보이는 것은 온통 시뻘건 색 뿐이었다. 다시 눈을 떴지만 세상은 여전히 붉은 색이었다. 또 다시 한 차례 눈을 감았다가 뜨자 그제서야 붉은 색이 점차로 가시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얼마간의 붉은 빛은 없어지지 않았다. 이곳이 어디인지 자신이 왜 이곳에 누워 있는지, 그리고 자신에게 어떠한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이대로 언제까지 꼼짝도 않고 누워 있고만 싶었지만 그의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문이 갑자기 벌컥 열리며 2 명의 인물들이 안으로 뛰어 들어왔던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철면의 사나이로 이름이 높았던 노방이 앞서서 들어왔고 그의 뒤에는 그의 딸 노소연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서 있었다. 노방이 "지금 자네 눈에는 모든 것이 붉게 보일걸세. 눈에 있는 실핏줄이 터져서 그런 것이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네. 얼마의 시일이 흐르면 눈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네. 궁금한 게 많을 테지만 우선은 절대적으로 안정을 취하는 게 급선무라네. 얼굴의 상처도 많이 아물었으니 며칠만 더 지나면 모든 것이 괜찮아 질 걸세." 노방은 자신의 등 뒤에 있는 딸을 앞으로 끌어내면서 "이 아이는 내 딸인 연아일세. 자네가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이 아이가 자네를 돌볼 걸세. 명심하게 체내의 독기가 완전히 빠지지 않았으니 자칫 방심하다가는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릴 수도 있네. 그럼 푹 쉬도록 하게. 조금 전에 그에게 연락했으니 아마도 내일쯤이면 그가 여기 올 걸세." 진산월이 '내가 얼굴을 다쳤었나? 독에도 중독되었단 말인가? 그라니? 대체 누구를 말하는 건가?' 생각했다. 노방은 딸의 손을 잡고 방문을 열고 나가려다 문득 생각난 듯 뒤를 돌아보면서 "나는 이정문과 내기를 했지. 자네가 살아날 수 있다는데 걸었네. 자네는 이정문을 패배시킨 최초의 사람일세. 그러니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걸세."라 말하면서 방문 밖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의식 저편에 있던 기억들이 차례로 떠오르며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진산월은 단목초를 죽이는 역할은 결코 자신이 아니고 자신은 주위의 이목을 끌어 이정문의 계획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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