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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사 후원의 천방에서도 가장 구석진 곳에 위치한 어느 작은 선방으로 안내된 진산월은 병풍 앞 조촐한 술상 주위에 세 사람이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 중 우선 진산월의 눈에 들어온 것은 중앙에 앉아 있는 모용봉이었다. 모용봉은 이런 자리에서도 여전히 망사가 달린 모자를 쓰고 있었다. 모용봉은 자신의 좌측에 앉아 있는 인물에게 시선을 돌리며 "이 사람은 유장령이라 하오. 나의 몇 안 되는 적수 중 하나요."라는 뜻밖의 말을 했다. 진산월은 모용봉의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다정한 모습으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이 친구가 아니라 사실은 적이라니...... 진산월이 놀란 것은 그것 뿐이 아니었다. 화산파가 눈에 가시처럼 여기며 말살시키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문파가 종남파였고 화산파의 외로운 독수리라는 화산독응 유장령이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었던 것이다. 허리춤에는 볼품없는 철검 하나를 달랑 매고 있었는데 그는 섬서성 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검의 귀재였고 화산파에서 자랑하는 최고의 후기지수였다. 모용봉이 "그는 지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상태이니 진장문인께서는 양해해 주시오. 그가 이곳에 온 것은 나와 검을 겨루기 위해서였소. 내가 거절하여 잔뜩 심통이 난 얼굴로 앉아 있는 것이오. 나는 이번 천룡사와의 일전이 끝날때까지 다른 일에 심력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소."라고 말했다. 진산월은 빙그레 웃고는 모용봉의 우측으로 시선을 돌렸다. 삼십 대 중반으로 보이는 뚱뚱한 중년인은 연신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손수건으로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내 동생은 석지명이라 하오. 듣자하니 얼마 전에 진장문인의 일행에 합류했다고 하더군. 나는 그 녀석의 가장 큰 형이오."라면서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강북에서 가장 부유한 석가장의 십이지공자 중 대공자인 석성이었다. 석성은 가주인 석곤에 못지않은 이름난 상인이었다. 십이지공자 중 가장 어린 나이에 도선출재의 관문을 통과하였고 그 후로 이십 년 동안 크고 작은 사업을 모두 성공하여 아버지인 석곤에 못지않은 부를 쌓았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모용봉으로 인해 화산파의 유장령과 석가장의 석성과 연결고리가 생기게 된 종남파의 장문인 진산월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