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에 무식했던 내가 이제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썰을 풀 정도가 되었다니 뿌듯함이 샘 솟는다. 뭐, 그래봐야 땅 짚고 헤엄치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암튼 이제부터 내가 이해하게 된 인플레이션을 풀어보려 한다.
우선, 인플레이션은 물가상승을 유발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화폐가치가 하락하여 물건의 가격이 상승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테면 떡볶이 한 그릇의 가치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제 2000원 하던 떡볶이 한 그릇의 가격이 오늘은 2500원이고 내일은 3000원 한다면 그만큼 화폐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화폐의 가치는 왜 떨어지는 것일까? 시중에 돈이 그만큼 많이 풀렸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면 물가가 상승한다.
그렇다면 시중에 돈을 많이 풀리게 하는 요인에는 무엇이 있을까? 돈이 많이 풀린다는 건 저축을 하기보단 소비를 더 많이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금리가 떨어져서 저축을 해도 이자가 많지 않으니 소비를 늘려서 실물을 가지고 있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저축 이자가 떨어지면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보다 금반지를 사놓는 것이 더 확실한 투자가 된다. 이해가 되는가.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실물가치는 올라간다. 그러므로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저축을 많이 하는 것은 금리도 떨어지는 마당에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니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화폐를 실물로 재빨리 바꾸어두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아참, 시중에 돈을 많이 푸는 요인을 말하고 있었지...우리 나라에서도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흥선대원군 때 외세의 침략과 개화를 요구하는 세력에 맞서서 왕실의 위엄을 되살리기 위해 경복궁을 중건하려 하였다. 뭐, 결과를 알고 있는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지만, 왕조국가였던 당시로서는 그나마 최선의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암튼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국고를 탕진하였고, 부족한 경비를 마련하고자 양반들에게 원납전을 거둬들였지만 공사비용을 충당하기에 턱 없이 모자랐고, 결국 당백전이란 새로운 화폐를 시중에 풀며 공사를 강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상평통보의 100배에 해당하는 당백전은 제 값을 다하지 못했고 원래 가치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화폐는 물가상승을 유발시키며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발생시켰다.
정리하면, 국가의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막대한 경비가 필요해지면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세금을 올리거나 화폐를 더 발행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세금을 올리면 국민들의 저항이 심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편리한(?) 더 많은 화폐를 발행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물론, 극단적인 설명이고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는 요인이 이런 예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물가가 상승하면 가장 타격을 받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월급쟁이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엄청난 배상금을 물어야 했던 독일은 패전의 아픔보다 더 극심한 물자부족을 겪었다. 그래서 독일사람들이 성냥불을 하나 켜려면 4사람이 모여야만 했었다는 우스개소리도 이때 유행했었다. 실물이 절대 부족한 시절에는 월급이 올라도 기쁘지 않다. 왜냐면 물가가 월급보다 더 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월급쟁이는 월급을 받는 즉시 실물로 바꿔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를 따라잡지 못하는 월급으로 한 달을 버티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 이제 인플레이션이 결코 반갑지 않다는 이야기는 다 했다. 그런데 오늘날에도 물가는 계속 오른다. 많은 경제학자들도 약간의 인플레이션은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아주 조금이라도 물가가 상승하면 서민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우리가 직접 겪어 보았다. 분명 과거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은 돈을 갖고 있는데도 생각보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 그 증거다. 그런데도 경제언론들은 경제성장을 내세우며 시중에 돈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약간의 인플레이션은 오히려 양적완화(?)를 불러와서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속닥거린다.
진짜 그럴까? 경제계에서 하는 유명한 거짓말 중에 하나가 바로 '낙수효과'다. 기업에 대한 세금을 낮추고 기업이 투자를 늘리면 일자리는 늘어나고 결국 서민경제가 살아나게 된다는 낙수효과는 그럴듯한 거짓말에 불과하다. 뭔소리냐고? 삼성(대기업)이 내는 세금을 늘리면 그 세금으로 국가는 공적자금으로 활용이라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일자리를 만든답시고 삼성이 내야할 세금을 깎아주면 삼성은 그 혜택만큼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더 만든다고 하면서도 끝내 이핑계 저핑계를 대며 투자는 엉뚱한 곳에 일자리는 쥐꼬리만큼 늘리고 만다. 결국 낙수효과는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는 거짓부렁과 다름이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양적완화', 다시 말해, 시중에 돈이 잘 돌지 않을 때 시중에 돈의 양을 많게 하여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정책은 장밋빛 경제정책일까? 단적으로 말하면, 경기가 반짝 좋아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화폐가치의 하락으로 인해 물가가 상승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월급쟁이와 같은 서민경제의 부담은 증가하게 되어 빚을 지지 않고는 살 수 없는...아니 저축을 해도 유리할 것이 없으니 소비를 부추기고 오히려 빚을 지는 것이 더 유리(!)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결국 양적완화는 서민들에게 빚을 지고 살라는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다.
요즘 가계의 빚이 점점 늘어나는데 소득은 줄고 부동산의 가격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대로면 서민경제의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여기저기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자, 국가가 경제적 위기를 맞으면 두 가지 해결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세금을 더 많이 걷거나 시중에 돈을 많이 풀거나...후자는 위험하다. 인플레이션은 서민경제에 빚을 지게 하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러니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 물론 국민적 저항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래도 더 걷어야 한다. 누구한테? 게이츠나 버핏이 말했다. "나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어라"라고 말이다. 정답은 부자세 인상이다. 물론 극단적인 경제초보자가 내린 결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