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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들은 이른바 '데이터 로거'라는 것을 등에 지고 다닐 예정이다. 데이터 로거는 성냥갑만 한 측정 기구인데, 온갖 데이터를 기록한다. 이 측정 데이터의 도움을 받아 비행역학과 기체역학, 현재 대기 상황에 관해 정확하게 진술할 수 있다. - p. 12 中에서 - 위와 같이 연구소의 비행 연구 프로젝트로 뜻하지 않게 ‘기러기 아빠’가 된 저자는 자연에서 기러기와 함께 생활한 약 6개월간의 일상을 [날개에 닮았네]에 담고 있다. 야생의 기러기를 길들일 수 없었기 때문에 저자는 부화 단계부터 자신을 그들에게 '아빠 기러기'로 각인시켜 그들을 돌보게 된 것이다. 애초 이러한 동행은 인간이 동물로부터 유용한 자료를 얻기 위하여 시작되었지만, 저자에게 뜻하지 않은 변화를 선사하면서 이를 읽는 우리에게도 감동으로 다가오게 된다.
기러기는 부화 후 곧 고도의 활동을 할 수 있는 '조성조'에 속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부화가 된 이후에 곧바로 움직이면서 성장하는 일곱 마리의 기러기들을 돌보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그는 점점 자신이 기러기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기러기 스스로 삶에 대한 방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변수에 저자가 언뜻 당황하기도 하였지만, 오히려 자신의 내면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사실 저자는 두 아이의 아빠이지만, 이혼을 한 상태로서 상당히 불안정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기러기 아빠'로서 그간 알지 못했던 점들을 서서히 인지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인지는 어른인 우리로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것이어서 자연스럽게 기러기들의 성장 과정에 주목하게 된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과도하게 주의를 주는 것이 아닐까? 벌어질지도 모르는 온갖 위험을 상상해서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하고, 그래서 가능성을 주는 게 아니라 방해하는 게 아닐까? 어린아이는 어른의 삶에 참여함으로써 저절로 성장하지 않을까? - p. 58 中에서 -
오로지 새끼 기러기들에게만 집중하면서 그들의 요구에만 열중하는 저자의 삶이 다소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오히려 이런 일을 통해 내면의 평화라는 기이하고도 차분한 감정을 느끼는 저자는 비로소 자신이 기러기들을 일방적으로 양육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러기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 그간 힘겨웠던 그 자신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우연히 호수에서 새끼 기러기들이 야생 기러기와 조우하는 순간 저자가 느끼는 감정은 새끼 기러기들에 대한 간절함이자 실제 이혼 이후에 만나는 자신의 자식들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는 되려 기러기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음을 드러낸다. 나 자신이 이혼한 조각보 가족의 아빠처럼 느껴진다. 입양한 아이들이 갑자기 모범적인 가정에 초대받은 느낌이다. 내 아이들이 샘을 내지 말아야 할 텐데! 내가 진짜 아빠 기러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제발 알아채지 말기를! 도망가지 말기를! 내가 자기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주기를! - p. 116 中에서 -
분명 저자는 연구 목적 때문에 일방적으로 새끼 기러기들을 돌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점점 기러기들이 성장하면서 보여주는 야생성은 오히려 저자가 그들로부터 자연의 숭고한 부분을 배우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또한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감정에 대한 솔직함은 물론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부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이 연구의 뜻하지 않은 위대한 결과라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기러기들은 나에게 뭔가 가르칠 생각이 없고 내 사생활에는 관심도 없지만, 나는 그들에게서 무척 중요한 사실을 배웠다. 철저한 수용, 삶의 손을 신뢰하며 나 스스로를 맡기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본질적인 것에 집중할 때만 '지금 여기'를 진정으로 살아낼 수 있다. - p. 164 中에서 - 기러기들은 몇 가지를 나에게 배우긴 했지만 대부분은 저절로 할 줄 알았다. 거꾸로 '내'가 기러기들에게서 뭔가를 배우게 될 거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자연은 내 착각을 바로잡았다. 자연에서는 계획할 수 있는 것이란 없고, 만사가 역학적인 비행 안에서 움직인다. 자연은 냉혹하면서도 동시에 아름답다. - p. 244 中에서 -
이러한 깨달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관계는 모든 것이 희망적이지 않았다. 애초 이 동행의 목적을 저자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시행착오로 인하여 그는 슬픔마저 느끼게 된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기러기가 생겼으며, 마치 사춘기를 겪는 것처럼 그에게 반항하는 기러기들도 생겨났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의 연구에서 필요한 고도에서 기러기들이 비행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은 저자에게 절망으로 비춰질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기러기를 개별적으로 개인 비행기에 태워서 원하는 고도까지 올라간 이후에 그곳에서 스스로 비행할 수 있게끔 하여 기적적인 성공을 거두지만, 이러한 성공에 다다르기까지 몇몇 기러기들과의 이별은 더욱 서글프게 느껴진다. 남은 기러기들도 연구가 완료된 이후에 야생으로 보내졌고, 비로소 저저의 '기러기 아빠'의 역할은 끝나게 된다. 기러기들이 모두 곁을 떠난 상황에서 저자는 그들로부터 남을 향한 사랑과 삶을 향한 사랑을 배웠음을 깨닫게 된다. 이혼으로 인하여 남다른 고통과 아픔으로 인한 괴로움을 기러기와 함께 한 시간을 통하여 극복하였던 것이다. 기러기들과 함께한 몇 달 동안 나는 기대나 가치 평가 없이 그저 '존재'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예전에는 알지 못한 감정의 자유가 내 안에서 생겨났다. - p. 246 中에서 -
우리 역시 일상에서 가치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거기에서 벗어나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었던 저자의 상황은 분명 인생에 있어서 소중한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그것이 바로 기러기들과의 교감을 통하여 이루어졌기에 그는 평생 기러기들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저작권에 대한 명시로 인하여 비록 책 속의 사진을 싣지 못하였지만, 세 마리의 기러기와 함께 경비행기로 창공을 누비는 사진은 감동적이었다. 그들의 동행이 그들의 관계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를 통하여 배우면서 변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날개가 닮았네]라는 책 제목처럼 그 순간만큼은 서로 같은 날개짓을 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 이 리뷰는 도서출판 책세상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글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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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은 많지만, 기러기를 키운다는 것은 좀 의아한 일이었다. 어떤 이유로 저자는 기러기의 아빠가 되었을까? 독일의 공립 과학연구 기관이자 세계 최대의 기초과학 연구집단인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비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저자가 기러기를 키우게 된 것은 연구의 일환이었다.
기러기들은 이른바 '데이터 로거'라는 것을 등에 지고 다닐 예정이다. 데이터 로거는 성냥갑만 한 측정 기구인데, 온갖 데이터를 기록한다. 이 측정 데이터의 도움을 받아 비행역학과 기체역학, 현재 대기 상황에 정확하게 진술할 수 있다. 이 일에 성공한다면, 몇 년 또는 몇 십년 후에는 새와 기타 동물들이 있는 세계 여러 곳의 기류와 풍속 데이터를 얻는 일이 가능하다. 이 귀중한 정보들은 위성을 통해 자동으로 모이고, 평가를 위해 지상으로 보내질 것이다. 기상관측에서 이런 정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소중한데, 안 그러면 지상 관측소에서 측정한 데이터에만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p 12
9개의 알이 들어 있는 부화기를 들여다보며 기러기를 기다리는 저자의 마음은 임산부의 모습과 꼭 닮아 있었다. 알에게 <닐스의 모험>을 읽어주고, '각인'효과를 위해 입던 티셔츠를 넣어주었다. 비행기를 타고 동행할 예정이었기에 녹음한 초경량비행기 프로펠러 소음도 들려주었다. 아이를 가졌을때 '모차르트 이펙트'를 들려주면서 나름 열심히 태교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참 행복한 기억인데, 저자도 그런 기분이었겠지? 그렇게 공을 들여 7마리의 기러기가 태어났다. 생각해 두었던 이름을 붙였다. 글로리아, 칼리메로, 닐스, 니모 ······ 다리에 색색의 링을 끼워 그들을 기억하고, 꼭꼭 이름을 불러주었다. 연구를 위해서는 기러기들의 성장이 필요했다. 그때까지 기러기들과의 생활을 위해 마련된 캠핑카에서 함께 자고, 먹이를 주고, 호수로 데리고 가서 수영을 하게 하는등 모든 생활을 함께 했다. 들길을 같이 걸으면 그에게서 벗어나지 않았다. '각인' 효과가 잘 이루어졌는지 그를 엄마, 아빠인듯 잘 따라 다녔다.
연구 목적으로 키우기 시작한 기러기였지만, 저자는 그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경험을 하고,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가까이서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에도 짜증스럽지 않게 되었고, 박새 한 쌍을 관찰하기도 하고, 하물며 기러기들의 먹이를 훔쳐가는 들쥐에게도 이름을 붙여주게 되었다. 새로운 생명체에 정을 쏟는다는 것은 다른 생명체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일까?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세상을 보는 눈을 달리하면 많은 것이 새롭게 다가올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기러기들의 성격이 서로 다르다는 말을 정말 해도 될 것 같다. 태도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왜 우리 눈에는 그게 잘 띄지 않을까? 한 종은 모두 똑같다는 듯이, 왜 언제나 '기러기들' 또는 '닭들' 이라고 말할까? -p 54
수영을 좋아하는 니모, 조용히 떨어져 있기를 좋아하는 프리다, 침입자가 나타나면 저돌적으로 방어하는 칼리메로. 그런 그들을 곁에서 보고 있다면 저런 생각도 하게 되지 않을까? 외계의 생명체가 존재해서 인간을 보게 된다면 그다지 차이를 느끼지 못할 지도 모른다. '저 인간이란 종족'이라고 말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모두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데도 말이다.
호수에 수영을 하기위해 데리고 나가도 그는 잠수복을 입고, 기러기들 가까이에 붙어있었다. 혹시라도 다른 생물의 공격을 받을까봐. 아이를 돌보는 마음이었다. 기러기들과 함께 하는 사진들이 책 뒤에 수록되어 있는데, 졸졸졸 따라다니기도 하고, 그의 옷 속에 파묻혀 잠들어 있는 모습은 사랑스럽기 그지 없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기러기들과 함께 비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비행기 소리에 놀라지 않게 하고, 혹시나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면서 비행을 해냈다. 비행기에 함께 타고 있던 파울이 천 미터 이상의 상공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처음으로 나는 기러기의 비행 동작을 차분하게 살펴볼 기회를 얻는다. 깃털과 기체역학과 공기 분자들의 완벽한 공생이다. 나는 측정 기구가 기러기 등에 자리를 잘 잡고 있는지. 주변 기단의 속도를 측정하는 작은 피토관이 잘 있는지 드디어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비행은 신경을 건드는 일이었다. 이번 비행은 높은 고도에서 즐기는 산책과도 같다. 알록달록한 가을 풍경이 우리 아래로 지나가고, 낮게 떠 있는 태양이 만물을 따뜻한 황금빛에 잠기게 한다. 이렇게 영원히 계속 날아가고 싶다. -p 235
의도했던대로 기러기를 통해 성과를 냈다. 원하던 성과를 낸 것도 물론 의미가 있었겠지만, 저자는 이 연구를 통하여 평생 경험할 수 없었던 특별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사람이 알에서 부화한 기러기들을 어떻게 컨트롤 하는 것이 가능할까? 과연 그들을 통해 연구 성과를 거둬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저자의 노력으로 그것은 가능한 일이 되었고, 그 이상의 것을 얻었다.
계획한 일은 아니지만, 기러기들은 지난 몇 개월 동안 내 안에서 뭔가를 불러일으켰거나 뭔가를 열어주었다. 기러기들이 나에게 심리 치료를 해주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새끼 기러기 일곱마리가 몇 년 동안 방향을 잃고 방황하던 나를 다시 나 자신에게 데려다 주었고,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보여줬다. 남을 향한 사랑과 삶을 향한 사랑이 바로 그것이다. -p 246
저자의 눈을 통하여 기러기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이었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라는 시처럼 부화하는 순간부터 이름을 붙여주고 함께 했던 기러기들과의 기억은 저자에게 인생을 살아가는데 든든한 힘이 될 것이다. 그 여정을 지켜보는 나도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가끔 일곱 마리 기러기들의 사진을 들여다 보며, 그들의 여정을 떠올려본다면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갈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 책세상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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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과학자의 기러기 육아일기, 날개가 닮았네
하지만 기러기들을 양육하면서,
그간의 이야기를 특유의 유머로 풀어낸 책 "날개가 닮았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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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닮았네 - 미하엘 크베팅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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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에서 이탈해 혼자 풀밭으로 달려가는 기러기는 한 마리도 없다. 의미심장하고, 생존에 필요한 본능이다. 자연은 놀라울 만큼 현명하다. 야생에서 사는 한 개체가 무리를 잃는다는 것은 사형선고와 다름없다."
《날개가 닮았네》는 진짜 기러기 아빠의 기러기 육아일기이자 기러기들과의 동거일기다. 기러기에게 초소형 카메라 측정기를 달아서 함께 날며 실험을 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고, 시작도 부화기에 있는 작은 알로부터였지만 읽는 동안 이 한 명의 인간과 일곱 기러기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일상이 마치 귀여운 동화처럼 느껴졌다. 물론 저자가 실제로 기러기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이나 쉽게만 흐르지 않는 상황들이 등장할 때면 '아, 그래 이건 동화가 아니라 에세이지 참' 하면서 급 현실로 돌아오긴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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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때 혹은 알에서 부화하기 전에 무리로부터 떨어져 나온 새를 야생으로 돌려보내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대부분의 영화의 경우, 새가 날 수 있도록 인간 친구가 옆에서 '나는 법'을 알려주는 장면을 꼭 포함하고 있어서 나는 항상 누군가가 곁에서 꼭 여러 번씩 무리에서 떨어지게 된 새들에게 나는 법을 알려주어야만 그들이 날아오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왔다. TV에서 방영해주는 새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그렇게나 봤는데도 불구하고 그랬다. 그러나 이 책의 기러기들은 역시 그런 장면들은 그건 영화에서의 감동을 배가시키기 위한 장치일 뿐, 새들의 도약과 비행과 착지도 강아지나 고양이가 유전적인 프로그래밍으로 인한 특유의 행동 패턴을 지니는 것과 다르지 않고, 때문에 꼭 특정한 훈련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때가 되면 스스로 날아오를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어떻게 보면 이 귀여운 동화같은 책이 나의 동심을 파괴한 셈이다.(아님)
처음엔 흥미로웠고 중반부 쯤 되니 재미있으면서도 흐뭇했다. 일곱 기러기들의 다양한 성격을 유쾌한 언변으로 개성 넘치게 표현해 주어서 특히 더. 그러다 후반에 이르러서는 충격과 감동 그리고 묘한 씁쓸함이 이어졌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며 단순히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감정만이 아닌 여러 감정들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참 좋았다. 실험이 끝나, 기러기들 모두 야생으로 돌아갔지만 부디 진짜 기러기 아빠가 길러낸 기러기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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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러기는 야생성이 강한 동물이라 반려동물로 기르기엔 큰 어려움이 따른다고 한다. (이 책 속의 기러기들만 봐도....) ++ 강아지나 고양이들도 성격이 다 다른데, 나는 왜 새들의 성격은 다 다를 것이라 생각을 한 번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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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의 육아일기 라는 부제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책, 날개가 닮았네
저자 미하엘크베팅은 7마리의 기러기를 품고 사는 기러기아빠다. 아니, 그는 비행역학등 현재 대기상황의 연구목적의 데이터를 위해 기러기가 필요했던 과학자다. 연구를 위해 부화기의 9마리의 알을 지켜보며, 태교?!를 했던 그에게 7마리의 알이 깨어난다. 글로리아, 칼리메로, 니모, 마딘, 프리다, 파울라, 닐스 이름대로 행동한다고 했던가..비록 기러기지만, 너무나 잘 지은 이름이다 싶게, 착착 이름과 기러기가 한몸이 되어가는 과정이 즐겁다. 이름을 붙여주고, 각인을 시키고 나니 저자에게 연구라는 것은 잊혀지고 슬리핑사운드를 내며 그의 몸에 파고들며 잠이 드는 새끼 기러기는 그를 사랑으로 사로잡고 만다. '비비비비비' 라는 소리와 에어혼을 들고 가는 남자 뒤로 들판과 호수를 다니며, 신선한 풀과 민들레는 먹는 기러기가족. 그들을 둘러싼, 다른 동물들의 이야기도 친근하고 유쾌하다. 매 페이지에 사랑을 담아 기러기가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담아내는 이 책은, 이제까지 읽어본 적 없는 가장 재밌고, 감동적인 육아일기다. 성별을 몰랐던 기러기 7마리가 모두 수컷임이 밝혀지자, 당황하는 저자의 모습은 그가 얼마나 이 기러기 7형제에게 사랑을 쏟고 있는지 알수 있었다. 사랑스럽고, 귀엽고, 똑똑하고 몸을 비비길 좋아하는 파울라가 아니다! 글로리아도 아니다! 프리다에게 품었던 의심은 맞았다. 프리다는 권위 문제가 있는 고집 센 프리더(독일어에서 아~로 끝나는 이름은 여성형이므로 모두 남성형 어미로 바꾼것).. 파울라는 그러니까 아주 사랑스럽고 보호가 필요한 '파울'이다. -p136 날수 있을 만큼의 날개가 완성되가자, 저자는 경비행기를 몰고 그들과 함께 날 준비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은 함께 난다. ........ 마냥 행복하게 마무리 될것 같은 이 육아일기는 그러나, 성장통을 겪으며 내가 원했던 결말과는 다른 이야기로 끝을 향해 간다. 건강하게 저자 곁에서 있었어야 할 기러기들은 한마리씩 자신의 방향으로 그와 다른 길을 간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어느 집에나 골칫덩어리 자식이나 말썽꾼 기러기 하나쯤은 있다. 부모가 자책해도 소용없다. 물론 말하기는 쉽지만 행하기는 어렵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프리더에게 사랑을 덜 준 건 아닐까? 그의 행동에 대한 내 초기 반응이 너무 과격해서 그 후에 이 모든 일들이 벌어진건가? -p196 저자는 기러기 라는 동물을 키웠지만, 스스로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을 다시 깨우쳤으며, 자연과 인간의 공존과 경외에 남다른 시각을 깨우치게 되었다. 읽으며, 상상만으로도 그들이 가깝게 그려졌는데, 마지막에 여러컷의 사진이 실제 수록되어있었다. 내가 상상한것과 기러기들의 털색깔만 다를뿐, 글 그대로 였다. 소설이 아닌것을 아닌데, 유쾌한 글솜씨가 더해져서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다음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으로 읽는내내 즐거웠다. 독일에서 다큐로도 방송되었다는데 어디서 구해볼까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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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닮았네 / 미하엘 크베팅 / 책세상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태도를 제안합니다! 미하엘 크베팅은 기러기들의 비행 행태를 연구하는 중이다. 기러기 등에 '데이터 로커'를 부착해 비행 상황을 기록하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행 역학 등을 연구하려는 그는 연구를 위해 기러기 아빠가 되어 기러기들을 양육한다. 그리고 그들을 가르치고 길들이려던 계획의 오류를 깨닫는데...
미하엘 크베팅 1974년 생. 과학자, 경비행기 파일럿, 베스트셀러 작가. 독일의 공립 과학연구 기관이자 세계 최대의 기초과학 연구집단인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비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 목적으로 기러기에 접근했으나, 일곱 마리의 야생 새끼 기러기들에게 마음을 빼앗기며 기러기들의 아빠가 되었다. 기러기와의 동거를 그린 그의 이야기는 독일 공영방송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큰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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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를 싫어한다. 어렸을 적 '새'라는 영화에서 충격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거리의 닭둘기들이 온갖 더러운 인간의 쓰레기를 먹고 살기에 더럽다는 인식이 되어 그들이 곁에서만 날아도 놀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이런 닭둘기들은 안녕 프란체스카의 심혜진님이 어서 잡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도시의 어느 전깃줄에 20마리 이상의 까마귀가 빽빽하게 앉아있는 것에 충격을 받아서인지도 모른다.명확하지 않은 여러 이유가 나를 새에게 멀어지게 했다. 그런데 이 귀여운 블루 표지의 그림과 따뜻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나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읽을 줄 알았다. 책은 부화편집증에 걸린 과학자가 아홉개의 기러기 알의 부화를 기다리는 자세한 묘사로 시작된다. 책을 통해서 기러기의 생태에 대해 알게 되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우선 기러기는 3~5월에 알을 낳고, 엄마 기러기가 알을 낳고 여러 상황으로 인해 알을 잃어버려도 슬퍼할 뿐 다시 알을 품지는 않는다고 한다. 다시 알을 낳지 않는것이다. 한 해를 더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의 부화편집증은 성공하지 못하면 깡그리 1년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는 그 순간의 두근거림과 기대와 탄생했을 때의 기쁨은 정말 경이로운 느낌이다. 동화책을 읽어주고 온도를 맞춰주고 여러가지 장치를 준비하고 기다리는 그 마음이 내게도 전해져 왔다. 작가는 특별히 동물을 사랑하는 채식주의자는 아니었는데 기러기를 기르게 되면서 닭고기나 칠면조등 조류를 먹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아홉개의 알의 부화를 기다렸지만 7개의 알이 부화되었고 안타깝게 2개의 알은 운명을 달리했다. 7마리의 기러기가 태어나자 글로리아, 프리다, 닐스, 니모 등 이름을 다 붙여주고 다리에 색깔고리로 표시를 한다. 이런 식으로 과학자의 기러기 육아가 계속 기록되어 있는 책이다. 유머러스하게 적은 기록들과 생활이 도서를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한다. 그리고 기러기들의 사랑스러움도 잘 묘사되어 있는 장점이 있다. 읽다보니 읍!!사진이 필요해라고 생각을 했는데 작가는 배려심있게 도서의 뒷편에 재치있는 글귀와 함께 사진을 첨부해 놓았다. 기러기들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흥미로웠던 점은 기러기의 생태도 그러했지만 작가의 모든 생물에게 이름 붙여주기였다. 책에 등장하는 모든 생명체에게 이름이 붙어 있는데 심지어는 기러기들의 사료를 탈취하는 들쥐에게도 '프리돌린'이라는 이름이 있다는 것이었다!! 작가는 매일 볼을 빵빵하게 사료를 탈취하는 프리돌린에게 흥분하지만 기러기 7마리가 먹는 양에 비하면 사실 그다지 많지 않아 프리돌린의 사료 저장소를 알아도 용서한다. 그러던 어느날 프리돌린의 사료탈취 뒷모습을 보며 인상을 찌푸릴 때 황조롱이가 하늘에서 내려와 들쥐를 움켜지고는 다시 하늘로 사라졌다. 그 모습은 이러하다. 날개 퍼덕이는 소리 한 번, 찍찍 소리 한 번, 삐이삐이 소리 한 번, 그런 다음 정적.....프리돌린은 끝났다.파울(기러기)만 황조롱이의 뒷모습을 잠시 쳐다본다. 라고 되어 있는데 내가 기러기보다 이 들쥐의 이야기를 이야기하는 건 책을 읽다가 가장 크게 웃은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들쥐의 죽음앞에서 할 짓은 아닌데 너무 당황스러워서 나온 웃음이었다. 그러면서 작가의 들쥐와 벌인 작은 싸움에 대한 후회가 나오는데 이런 진지함이 재미있기도 하고 생각하게 하기도 때문이다. 작가이자 과학자이면서 경비행기 파일럿등의 많은 일을 하는 작가는 대기기류 연구를 위해 기러기를 양육하는 이야기이지만 작가는 이혼을 한 상태였고 아이들을 마음대로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치유를 받는 것이었고 정말 열심히 양육하고 연구를 한다. 그리고 7마리의 기러기들의 각각의 특성과 성격과 매일 일어나는 일들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그중에서도 프리더는 독립적인 성격이라 공동체 생활에 적응하지 않고 어려움이 많아져 야생으로 방생하지만 결국에 마르기만 하고 떠나지 않는 프리더를 다시 데려오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다. 기러기들이 성장하여서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잠들고 사료를 챙겨주고 수영을 함께 하는 여러 날들에 비해 이별은 너무나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운 장면이 많았다. 야생기러기떼와 합류하여 날아가다가 작가의 부름에 다시 돌아와 작가를 건네보고는 야생으로 가는 장면도 마음이 뭉클했다. 기러기 육아일기라서 내가 만난 펫들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사랑은 내가 아는 것들과 비슷했다. 생명을 기른다는 것은 무척이나 조심스럽고 책임감이 따르는 것이다. 희생해야 하는 것도 많고, 말이 통하지 않기에 배려해야 하는 것도 많다. 그렇게 부딪히기도 하면서 살아가지만 이성이 없는 동물에게는 인간에게 하듯 하지말고 좀 더 인내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너무 감성적인 도서를 읽게 되어서 기뻤다. 함께 끝까지 사는 동화같은 이야기를 바라지는 않았지만 기러기가 태어나서 삶을 찾아 떠날 때까지의 여정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흥미로웠다.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그리고 도서를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살아가는 동물들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느꼈다. 그래도....닭둘기는 아직 좋아지지 않는다. 프란체스카가 데려갔으면 좋겠다. 아직 무섭다.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는구나.....아~ 인간의 나약함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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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자 과학자의 기러기 육아일기 P13 기러기는 닭처럼 일 년 내내 알을 낳는 게 아니라, 날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3~5월 사이에 낳는다 자연이 공급을 제한하니까 미식가들이 기러기 알을 고급 음식으로 간주하는지도 모른다 기러기도 상황은 똑같다 예를 들어 엄마 기러기가 수영하러 간 사이에 배고픈 담비가 기러기 알을 발견하면, 돌아온 엄마 기러기는 잃어버린 알 때문에 슬퍼할 뿐 다시 알을 품지는 않는다 기러기는 다시 알을 낳지 않기 때문이다 기러기들이 정말 슬퍼하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엄마 기러기들은 한 해 더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P49 새끼들에게 사는 환경을 조망하게 하는 것도 엄마 기러기의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다 이런 탐색은 나보다 엄마 기러기에게 훨씬 더 어렵다 사방에 방해물과 위험 요소들이 널려 있고, 그래도 나는 기러기들을 어느 정도 보호해줄 수 있으니까. 도로와 사람, 개, 집과 온갖 교통수단 등이다 엄마 기러기는 초기 탐색에서 새끼들에게 어느 곳이 안전한지, 어디를 조심해야 할지, 어느 장소에 절대로 가면 안되는지 알려준다 P53 사람과 달리 기러기는 힘든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다 P144 날개깃이 만들어지면 기러기들은 날 수 있다 한 번도 시험해본 적이 없어서 그 사실을 모를 뿐이다 경험만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엄마 기러기가 해야 할 중요한 임무가 있다 아이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야 한다 엄마 기러기는 아이들에게 설명하지도, 경고하지도 않는다 아이들이 경험할 때 '옆에 함께' 있을 뿐이다 이런 동행 방식이 사람 아이들의 양육에는 너무 적게 사용되는 것 같다 아이들을 온갖 위험에서 보호한다며, 우리는 아이들이 이 위험을 다루려면 반드시 해봐야 할 경험을 막는다 뭔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불안은 결과에 대해 이론적으로 많이 생각할수록 더욱 커지지 않을까? 보험회사들은 우리의 삶을 더 안전하게 만들기보다는 더 불안하게 하지 않나? P210 사랑과 염려는 종의 경계를 뛰어넘는다 사랑은 그저 존재한다 P244 기러기들은 몇 가지를 나에게서 배우긴했지만 대부분은 저절로 할 줄 알았다 거꾸로 '내'가 기러기들에게서 뭔가를 배우게 될 거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자연은 내 착각을 바로잡았다 자연에서는 계획할 수 있는 것이란 없고, 만사가 역학적인 비행 안에서 움직인다 자연은 냉혹하면서도 동시에 아름답다 P246 작은 새끼 기러기 일곱 마리가 몇 년 동안 방향을 잃고 방황하던 나를 다시 나 자신에게 데려다주었고,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보여줬다 남을 향한 사랑과 삶을 향한 사랑이 바로 그것이다 기러기들과 함께한 몇 달 동안 나는 기대나 가치 평가 없이 그저 '존재'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예전에는 알지 못한 감정의 자유가 내 안에서 생겨났다 표지를 언뜻 보고 처자식 외국으로 유학 보내고 뒷바라지하는 기러기아빠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과학자가 일곱마리의 야생 기러기와 함께 한 좌충우돌 기러기 조육? 사육? 이야기다 프로젝트를 위해 부화부터 그들이 자립?할 때까지 이야기 무슨 기러기와 동거일기가 이리도 재밌는지 왠만한 소설보다 더 재밌고 뭉클하다 두 아이를 두고 이혼한 작가님이 기러기와 함께 하며 삶의 의미를 깨닫는 게 아니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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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뭉클한 책을 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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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연구원이자 초경량 비행기 조종사인 미하엘 크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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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염려는 종의 경계를 뛰어넘는다. 사랑은 그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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