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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그림 단단한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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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이 우거진 드넓은 초원. 단출한 짐 가방 하나를 든 남자가 초원 위를 한참 동안 걸어나간다. 그는 분명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다시 초원이 드넓게 펼쳐진 적막한 화면. 이내 갈매기 한두 마리가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초원을 걷던 그 남자는 바다에 가까워진 것이리라. 그래픽노블 『모비 딕』은 이렇게 시작된다(본문 5~8쪽).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원작소설의 제1장과 2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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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이 우거진 드넓은 초원. 단출한 짐 가방 하나를 든 남자가 초원 위를 한참 동안 걸어나간다. 그는 분명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다시 초원이 드넓게 펼쳐진 적막한 화면. 이내 갈매기 한두 마리가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초원을 걷던 그 남자는 바다에 가까워진 것이리라. 그래픽노블 『모비 딕』은 이렇게 시작된다(본문 5~8쪽).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원작소설의 제1장과 2장을 전체 네 페이지, 열세 컷의 화면 속에 연출해냈다.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검은 초원과 하얀 하늘 위로 한 사람의 고독하고 검은 실루엣만이, 이따금 갈매기 몇 마리만이 등장할 뿐 아무런 서술도 대화도 없다. 그러나 예민한 독자가 행간을 읽어내듯 적막한 그림을 하나하나 읽어갈수록, 오랜 시간 바다와 항구를 찾아 홀로 먼길을 떠나온 사람의 고독은 더욱 진하게 전달된다.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꾸역꾸역 소설을 채워넣으려 하지 않고, 한 걸음 물러나 장엄하면서 엄청난 소설에 압도된 독자를 바라본다.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통해 강력한 그림의 언어를 보여준다. 존 아쿠디(미국 만화 작가)

다음 장면도 마찬가지다. 샤부테는 원작의 “살을 에는 듯이 춥고 쓸쓸한” “12월의 어느 토요일 밤” “황량한 거리”를 눈이 내리는 거리 풍경으로, 말없이 그 거리를 혼자 걷는 인물의 쓸쓸한 눈빛으로 표현했다. 초원을 걷던 이슈미얼이 마침내 묵어갈 여인숙을 찾아 방을 구하는 장면에서야 말풍선이 처음 등장한다. 이 밖에도 작품 전반에서 말풍선을 생략하고 그림만으로 집중력 있게 구성한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샤부테는 멜빌 원작의 주요 문장을 포함해 내용을 파악하는 데 꼭 필요한 대사만을 입혔다. 샤부테의 작품 속 그림은 단순히 글을 보조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읽어야 할 대상이다.

“지구를 열 바퀴라도 돌 것이다!
지구 이 끝에서 저 끝으로 뚫고서라도 갈 것이다!
그놈을 반드시 죽일 것이다!”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일정 부분 에이해브 선장이다”라고 말하며, 강인하고 광적이면서도 늙고 유약하며 두려움에 사로잡힌 인물로서 에이해브를 그리고 싶었다고, 그리하여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인간적인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샤부테의 『모비 딕』에는 인물들의 얼굴이, 특히 인간의 감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창으로서 인물들의 눈이 크게 클로즈업된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때로는 광기에, 때로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인물들의 눈빛을 담은 단 한 컷의 그림을 통해 작가는 문장으로서만 표현해낼 수 없는 독특한 심상을 자아낸다.

1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원작소설을 250여 쪽 분량의 그래픽노블로 각색하기 위해 샤부테는 고래와 포경업에 대한 백과사전식 묘사를 생략하는 대신 인물들의 심리와 관계, 거기서 비롯되는 극적 긴장감을 더욱 부각했다. 승선의 꿈을 품은 이슈미얼과 이교도 작살잡이 퀴퀘그의 첫 만남과 그들의 남다른 우정, 전설적인 흰 고래 모비 딕을 쫓아 무정하고 냉혹한 항해를 계속하는 피쿼드호의 선장 에이해브의 광기, 그리고 항해의 목적과 신의 뜻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복수심에 사로잡힌 선장과 대립하는 일등항해사 스타벅, 공포심을 잊으려 끊임없이 노래하는 스터브, 선장에게 마지막 파국의 예언을 전하는 페달라의 이야기 등 원작의 철학과 감동이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적막한 화면 위에 펼쳐진다

l****w 2020.04.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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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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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페이지가 넘는 원작은 아이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해서 일단 그래픽 노블을 주문해 보았다. 그래픽노블 한 권으로 대략의 스토리는 알 수 있겠지만 원작 자체의 의미를 살리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래픽 노블을 읽고 꼭 원작으로 읽어보았으면 하는 부모의 바램이^^국제만화페스티벌의 수상 작가가 그렸다는데 그림들이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특히 인물들의 표정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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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페이지가 넘는 원작은 아이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해서 일단 그래픽 노블을 주문해 보았다. 그래픽노블 한 권으로 대략의 스토리는 알 수 있겠지만 원작 자체의 의미를 살리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래픽 노블을 읽고 꼭 원작으로 읽어보았으면 하는 부모의 바램이^^
국제만화페스티벌의 수상 작가가 그렸다는데 그림들이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특히 인물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그 사람의 감정을 너무 잘 나타내고 있어 좋았다. 거대한 원작을 마주하기에 앞서 흥미롭게 빠져들기에는 충분한 책 :-)
s*******1 2023.01.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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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블 모비 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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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상의 밑바닥까지 빠져들 듯 가장 넋 놓고 있는 사람을 선택해 두 다리를 땅에 딛고 꼿꼿이 일어서게 한 다음, 한 발 한 발 앞으로 걸어나가게 해보라. 그가 반드시 너를 물가로 데려가주리라.  - 한번 이루어진 계약은 돌이킬 수 없어.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날 테지. 그래도 어쩌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모든 건 이미 예견되고 정해져 있으니 그와 함께 바닷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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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상의 밑바닥까지 빠져들 듯 가장 넋 놓고 있는 사람을 선택해 두 다리를 땅에 딛고 꼿꼿이 일어서게 한 다음, 한 발 한 발 앞으로 걸어나가게 해보라. 그가 반드시 너를 물가로 데려가주리라. 

- 한번 이루어진 계약은 돌이킬 수 없어.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날 테지. 그래도 어쩌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어쨌든 모든 건 이미 예견되고 정해져 있으니 그와 함께 바닷길을 떠날 선원이 있어야겠지. 그것이 당신들이든, 다른 누구든. 신이시여, 저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 마셔라! 그리고 맹세하라! 죽음의 포경 보드 뱃머리에 설 자들이여! 모비 딕의 죽음을 맹세하라! 모비 딕이 죽음에 이를 때까지 끝까지 추격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신께서 우리 모두를 사냥할 것이다.

-  대가리가 하얗고 이마에 주름이 잡히고 아가리가 삐딱한 고래를 발견하는 자오른쪽 꼬리지느러미에 구멍이 세 개 뚫린 그놈을자네들 중 누구라도 그 놈을 끌어올리는 사람! 이 금화는 바로 그자의 몫이 될 것이다.   

- 모비 딕, 바다의 삶에 대한 온갖 소문과 공상들이 육지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능가하듯이, 고래잡이에 관한 이야기 또한 다른 바다 생활 이야기를 능가하여, 그 어떤 놀랍고 비극적이고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뛰어넘는다. 

- 물속에 잠긴 존재는 완전히 가라 앉기 전에 두 번 수면에 오르는 법. 모비 딕도 그럴 것이다. 놈은 이틀 연속 물위로 올라왔어. 내일이면 삼일 째다. 그렇게 한번 더 올라올 것이다. 마지막 숨을 몰아 쉬기 위해서.

k****6 2019.09.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