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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한 소녀가 있다. 물고기가 그려진 원피스를 입고 물고기 핀을 한 단발머리 소녀는 물가에 엎드려 빨간 물고기를 보며 미소 짓는다. 그 모습만 봐도 이 소녀의 물고기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이 그림책은 소녀와 물고기의 만남 그리고 이별까지의 이야기를 글 없이 아름다운 그림으로만 담아내고 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신시아 알론소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과 사물의 연결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작품을 선보였다고 한다.
표지를 펼치자 앞면지에는 다양한 종류의 그릇으로 가득하다. 물고기를 담기에는 작아 보인다. 뒷면지에는 소녀가 물속에서 빨강 물고기와 함께 노닐고 있다. 많은 물고기들이 자유로워 보인다. 앞면지와 뒷면지는 대비되는 이야기이다. 물고기를 만나고 싶거든 가져오지 말고 그곳으로 가라는 작가의 메시지로 보인다. 물속 생물들에 대한 궁금증은 있지만 물속에는 갈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생겨난 것이 대형 아쿠아리움이다.
몇 년 전 벨루가를 보기 위해 아쿠아리움에 간 적이 있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나의 손바닥에 입을 맞추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신기했다. 그때 당시에는 웬지모를 감동이 느껴졌다. 벨루가에게는 그곳이 불편하다고, 바다로 돌아가고 싶다는 신호일 수도 있는데... 이 책의 소녀도 빨강 물고기를 집으로 가져와 아쿠아리움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집 안의 모든 그릇을 꺼내 물고기가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소녀의 모습이 그림으로 잘 표현되어있다. 소녀가 선택한 공간은 물고기와 함께 놀 수 있는 작은 수영장이었다. 이 소녀에게는 함께 놀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즐거웠던 것도 잠시, 물고기가 이상해짐을 느낀다.
소녀는 물고기를 어떻게 할지 망설이지 않는다. 물고기를 담아 원래 있던 장소로 뛰어간다. 작별인사를 하고 보내주는 장면은 감동이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림책 속 소녀의 모습을 통해 고민해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