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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을 안고 산다. 어제는 요가를 해도 계속 머리가 무거웠다. 롤러코스터 같은 성격이 아직 남아 있어, 무던해지려고 애를 쓰는 순간이 오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왜 일을 하는 걸까, 돈이 정말정말 많다면 일을 하지 않을까. 아, 그럴 리는 없구나. 배지영 소설집 <근린생활자>는 일에 대한 사건과 생각이 가장 클 시기에 읽게 됐다. 여섯 작품 모두가 인상적이었지만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 <청소기의 혁명>이 너무 마음에 남는다. (처음엔 표제작인 <근린생활자>가 더 좋았는데.) 크고 실용적인 말들을 때문에 놓쳐버린 사소하고 작은 말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시원전자 연구원 길 씨가 회사의 무자비한 처우와 판촉사원으로의 보직 이동에도 묵묵히 자신의 청소기를, 그리고 그 청소기를 사용할 사람들의 마음을 지켜가는 걸 보다 울컥했다. 으그, 바보야. 너만 알잖아, 너만! 다들 신경도 안 쓰는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하며 답답하고 안쓰러운 마음을 내뱉다가도,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아이를 보며 더 이상 자신이 지켜온 신념과 세상을 지켜나가지 못하는 길 씨에게 한없이 미안했다. 결국 그렇구나, 싶기도 하고. 투덜거리긴 해도 나는 별일 없이 살고 있다. 속 시끄러운 일들이 좀 있긴 했지만, 지금은 스스로 회복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뛰거나 요가를 하거나 수영을 하고, <유퀴즈온더블럭>을 챙겨 보고,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읽고 있으며, 샘김의 <향기>를 듣고 있다. 길 씨도 그랬으면 좋겠다. 아니, 소설집 <근린생활자>에 나오는 모든 이들(엘리베이터 수리기사, 태극기부대 할아버지, 박카스 할머니, 폐기물을 묻는 산림청 하청업체 노동자, 비정규 도수관 청소 노동자)이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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