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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간호사들의 소소하고 소박한 일상에서 온기와 긍정으로 존재의 행복을 얻는다. 간호사 이야기지만 대부분이 경험하는 사회 초년의 성장통, 따뜻한 시선으로 즐기고 배우며 나아간다. 팍팍한 일상을 경험하고 여전히 힘든 직장 생활에 대한 고민이 많은 나를 위로해주었다. [공감구절] 간호사로 살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고, 환자들이 생존을 위해 힘겹게 사투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소소하고 소박한 내 일상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이부자리를 내 힘으로 정리하고 일터로 나와 누군가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일한다는 건, 어찌 보면 하늘이 준 축복이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P12 사람들은 사회생활의 '쓴맛'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일하고 있는 이유는 이 '쓴맛'을 덮고도 남을 '참맛' 그리고 따뜻한 사람의 향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P70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내 주변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됩니다. 그러면 이전에 보았던 것들이 새롭게 나에게 다가옵니다. 환자가 환자로 보이지 않고 독립적인 개체를 넘어서 누군가의 소중한 존재임을 알게 되고 그와 연결된 세계를 느낄 수 있게 되는 거죠. 즉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뿐 아니라 연결된 모든 것들이 보이게 됩니다. P2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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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는 간호사가 되어간다』
1. 저자에 대하여
김혜선
국립중앙의료원의 20년차 간호사이며 그 길을 지금도 계속 가고 있다. 그녀는 힘든
순간보다 따뜻한 순간들을 먼저 떠올릴 줄 알고, 어두움을 긍정으로 물들여 갈 줄 아는 사람이다. 글쓰기 동반자들이 지어준 ‘삼월이’라는
필명은 겨울을 녹이는 따뜻한 삼월의 봄바람을 의미한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든 글귀
P9 사람과 사람이 만나 좋아하면 두 사람이 사이에 물길이 트인다고 했습니다. 물길이 트이면 그 사이로 사람의 마음이 조금씩 흘러가죠. 처음에는 짧고 얼마 되지 않는 물길이지만 마음이 흘러 들기 시작하면 길은 넓어지고 깊어집니다. 저쪽에서 슬프거나 힘들어하면 물길을 타고 내 마음으로 전달되어 나 또한 아파집니다. 바쁠 때는 가뭄이 든 것처럼 물길이 약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금해 할 것 없습니다. 여유로운 쪽에서 물을 조금 더 흘려 보내주면 되니까요. 한껏 기쁠 때는 물길이 파도처럼 출렁이며 요동치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튜브를 타고 즐겁게 놀며 기쁨을 나누면 됩니다.
→ 사람간의 만남에는 많은 것이 작용합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교감이 있어야 진정한 사귐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작은 물길이 트입니다. 그 물길로 사랑과 마음이 흘러갑니다. 그렇게 흐르다 보면 물길이 냇물이 되고 그것이 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마음의 흐름을 다른 이에게 흘려 보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과는 물길이 강이 될 수도 있지만 어떤 이와는 물길이 흐르다가 그냥 마를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사랑의 마음이 많은 보낸 쪽에서 흘려 보내주면 됩니다. 그러면 그 메마른 물길이 다시 연결되어 강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P13 누군가에게 온기를 전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먼저 따뜻함이 충전되어야 합니다.
→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를 원합니다. 반대로 다른 이에게 받기를 원하기도 하지요. 우리가 다른 이에게 전하려면 우리가 먼저 가득차 있어야 합니다. 핸드폰 보조배터리도 늘 충전해 놓지 않으면 핸드폰을 충전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따스함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완충되어 있어야 하고 때로는 사랑의 보조 배터리도 가지고 다녀야 할지도 모릅니다.
P32 돌이켜보면 내가 누리고 있는 상당수의 일은 이렇게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수고로움으로 이루어져 있다. 당연한 건 하나도 없다. 그 모든 일들을 ‘씨앗’을 심는 것과 같고 그 ‘씨앗’이 자라서 지금 내가 누리는 것이다. 우리 간호사들도 마찬가지다. 선배들이 심어놓은 씨앗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힘들지만 현장에서 버텨준 선배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 세상에는 공짜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말은 진리입니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에는 어떤 이의 수고가 깃들어져 있습니다. 요즘에는 현대인들이 너무 편한 것에 익숙해져 있고 당연시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것은 누군가가 먼저 씨앗을 뿌려 그 열매를 누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먼저 간 선배들이 길가에 꽃씨를 뿌렸기 때문에 나중에 걷는 사람이 그 길에 활짝 피어있는 아름다운 꽃을 보는 것과 같죠. 간호사뿐만 아닐 겁니다. 그동안 묵묵히 환자들을 간호하면서 의사와 환자를 연결해준 많은 선배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P70 사람들은 사회생활의 ‘쓴맛’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일하고 있는 이유는 이 ‘쓴맛’을 덮고도 남을 ‘참맛’ 그리고 따뜻한 사람의 향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 사회 생활이 쉽지 않다고 이야기 합니다. 때로는 무척 어렵다고 합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들여놓고 쓴맛을 많이 봅니다. 그런데 쓴맛만 보고 물러서는 안타까운 현실이 너무 많습니다. 쓴맛이 있는 것 사실이지만 거기에도 때로는 달달하지는 않지만 사람을 끌리게 하는 참맛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수많은 쓴맛을 보다가도 어쩌다 운좋게 맛보는 참맛 때문에 사회 생활을 계속하는지도 모릅니다. 우리 자신이 어쩌다가 운좋게 맛보는 참맛이 되는 것도 좋을 겁니다.
P135 한 사람이 남긴 것 가운데 가장 오래 기억되는 것은 그의 이미지라고 한다. 사람을 처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첫인상에서 이토록 부정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를 상대에게 심어놓는 건, 전적으로 본인이 한 일이다.
→ 선입견, 처음 본 사람, 처음 본 면접,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느끼는 사람의 이미지가 대부분 오래 가지요. 그런데 그 첫 이미지가 맞을 확률은 높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도 그 이미지를 만들어 놓는 것은 상대방에게 보이는 우리 자신,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를 느끼게 할 수는 없지만 살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갈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컨셉이 될 수 있고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았다고 하면 그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 이미지를 평생 완성해 나가는 과정인지도 모릅니다.
P135 당신 스스로는 몰라도 당신의 주변에서 오래 머무른 사람들은 당신에 대해 잘 알 겁니다. 당신이 막도장과 같은 점 표식을 지니고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그런 점 표식이 없는 인감도장 같은 사람인지를 말입니다. 처음 한두 번은 모르고 지나쳐도 사람들은 곧 알게 되어 있답니다. 그래서 슬프게도 결국 사람마저도 막도장과 인감도장처럼 쓰임새가 정해져 버리죠. 중요한 일에 중용이 되는 사람이거나, 아무 일에나 아무렇지 않게 쓰이는 사람으로 말입니다. 당신의 삶, 막도장 같은 삶입니까? 아니면 인감도장 같은 삶입니까?(광수생각)
→ 요즘은 도장을 찍는 일이 드물지요. 하지만 예전에는 도장을 찍는 일이 많았습니다. 도장을 찍는 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인정을 하는 행위입니다. 도장 중에도 중요하지 않은 일에 또는 도장을 잊고 왔을 때 가까운 곳에 가서 이름 세 글자만, 그것도 한 글로 새기는 막도장이 있습니다. 막도장의 용도는 정말 아무 문서에나 막 찍는 막도장입니다. 하지만 집문서라던가, 공식적으로 중요 문서에는 인감도장을 찍습니다. 특히 재산권을 행사하는 중요 문서에는 아주 고급스러운 소재로 만든 인감도장을 찍습니다. 우리는 어떤 도장처럼 쓰이고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중요한 자리, 내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곳에서 소중하게 쓰이는 자리에 있다면 당신은 인감도장처럼 살고 있는 것입니다.
P144 같은 위치에서 바라보고 느끼려는 그 마음, 타인의 삶이지만 그 안에서 나를 바라보고 너를 느끼고 같은 마음을 가지려고 하는 것, 그것이 공감이 아닐까
→ 같은 위치에서 상대방을 보고 느끼는 마음에 그 위치에서 나를 바라볼 수 있어야 공감이 생깁니다. 상대방밖에 보지 못하면 거기에는 공감이 생기지 않습니다. 상대방 자리에 나를 대입해보고 내 자리에 상대방을 대입해보아야 공감이 생깁니다. 상대방의 말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자리에서 나를 돌아보고 그 마음을 느껴보는 것, 그것이 공감의 시작입니다.
P160 내가 행복해야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내 안에서 솟아오르는 행복이 진정한 행복인 거다. 그래서 난 요리도 못하고, 살림도 못하는 엉터리 엄마지만 아이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줄 수 있는 엄마다. 살아가는 모든 순간을 행복의 순간으로 바꿀 줄 아는 ‘나’이기에 말이다.
→ 다른 이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정말로 자신이야말로 행복하게 사는 사람입니다. 말로만 행복하게 살으라고 충고하기 보다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사람이야 말로 행복한 사람의 증거입니다.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어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그 행복을 느끼게 하는 사람. 아마도 그런 엄마가 행복한 사람이고 그 엄마와 같이 자라는 아이는 또 다시 행복한 사람으로 커 나가고 있습니다.
P168 사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천사’가 될 수 있다. 당신은 나의 ‘천사’가 되고, 나 역시 당신의 ‘천사’가 될 수 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나는 수많은 ‘천사’를 만났고 그들의 도움으로 이 자리에 있다. 흔히 천사는 날개가 달린 깨끗하고 하양 이미지에 광채가 나는 모습으로, 악마는 뿔이 달리고 찢어진 눈에 무서운 모습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런 모습의 천사와 악마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극히 평범한 모습으로 나타나기에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 수 있게 된다.
→ ‘수호천사’ 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서로의 수호천사입니다. 자신이 누구의 천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누군가의 진정한 수호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단지 모를 뿐입니다. 살면서 누군가의 천사가 된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동화책 키다리 아저씨처럼 천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천사가 누구인지 살면서 알아가는 것도 어쩌면 인생이 재미입니다.
P175 사람의 고운 품성과 마음은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며, 재산이나 직업, 성별에 관계없이 끊임없이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걸러내야 가능한 일이라는 걸 말이다.
→ 사람의 품성은 인격이나 교육이라는 여러 필터로 걸러내야 합니다. 우리 마음이 늘 깨끗하고 고결하지 않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배우면서 우리는 마음과 품성을 더 작은 필터로 걸러내는 정화작업이 필요합니다. 굵은 채로 먼저 덩어리 같은 것을 걸러내고 계속해서 눈이 고운 채로 걸러내다보면 우리의 마음은 정말 순도높은 품성을 지닐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 채는 자신이 직접 만들어합니다. 그것이 배움이, 훈련이, 노력이, 또는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채를 계속해서 곱게 유지해야 합니다.
P190 사람은 그렇게 개념정리가 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물과 같은 존재여서, 조용한 데 이르면 조용히 흐르고 돌을 만나면 피하고 폭포를 만나면 떨어진다고 했다. 결국 내가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타인을 판단하지 않으며 주변 사람들을 좋은 사람으로 인정하면 나 스스로가 매력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매력이란 게 결국은 사람을 끄는 힘이 아닌가. 사람은 유유상종(類類相從)하기 마련이다.
→ 매력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쉽지 않다. 물은 상황에 맞게 높은 데에서나 낮은 곳에서나 상황에 맞게 잘 적응하고 대응한다. 때로는 잘 융합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물처럼 양도 많아야 다른 것을 받아들일 수 있고 희석 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스스로가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다 품을 수는 없습니다. 모든 사람과 상황속에서 자신의 고유함을 갖추면서 살아가는 매력있는 사람이 그립습니다.
P190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도 중요하지만 내면의 인상을 가꾸는 데 더 많은 노력과 정성을 들여야 진짜 매력 있는 사람이라는 걸 시간이 지날수록 새록새록 느끼게 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외모는 불량감자처럼 생겼지만 이야기를 나눌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끌리는 사람이 좋다. 이런 사람이 진정 매력이 톡톡 넘치는 사람이자 알아갈수록 향기로운 사람이며, 내면이 깊은 우물을 길어 올린 사람이기에 말이다.
→ 외모를 가꾸기 위해 치장이나 옷, 장신구을 걸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성형수술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매력은 시간이란 변수에 제한을 받습니다. 또한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도 하지요. 매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인격적으로 나는 사람의 향기가 좋아야 합니다. 그 향기는 그 사람의 말투, 인상, 표정 뿐만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마음 씀씀이에서 드러납니다. 그렇기에 이런 것이 하루 아침에 갖추어지지는 않습니다.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랜 내공이 쌓여야 합니다. 우리가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내면에 깊은 곳에 좋은 물이 고이기를 기다리면서 자신을 훈련해야 가능합니다. 그런 가운에 우리는 내면의 아름다운 사람, 좋은 향기를 품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P205 죽음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병으로 인해 힘들고 외로운 그 시간을 같이 갈 수 있는 따뜻한 이들이 곁에 있음이 가장 소중하다는 걸 난 간호사를 하면서 깨달았다.
그러면서 욕심이 생겼다. 아주 큰 욕심. 그건 바로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사랑의 통로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다. 통로는 말 그대로 길이다. 나는 길이 되고 싶다. 사랑을 전하는 길 말이다. 물이 흐르는 곳은 그 주변에 식물이 피어난다. 길은 가만이 있지만 그 안에 물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이 지나가는 통로가 되고 싶다. 그래서 그 사랑을 이곳 저곳에 나눠주고 싶다. 사람이 욕심내며 살면 안 된다고 하지만 난 이 부분에서만큼은 욕심을 내고 싶다. 그리고 그 마음이 변하지 않기를 바란다
→ 죽음 앞에서는 모든 것이 무의미해집니다. 진시황제를 비롯한 많은 왕들이나 영웅들도 죽음 앞에서는 혼자였고 외로웠습니다. 죽음을 자주보고 일상처럼 느낄 수 있는 간호사들은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죽음을 대할 때마다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느낄 것입니다. 죽을 때 부귀영화는 못 가지고 가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느끼고 가지고 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사랑을 전하는 길, 사랑을 전해주는 통로처럼 산다는 것은 얼마나 흥분된 일입니까. 죽을때도 느끼게 할 수 있는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이 자신을 통해 지나가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런 선한 욕심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많이 나누어주어야 하니까요
P213 화향천리 인향만리(花香千里 人香萬里)
꽃들이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기 위해서는 많은 비바람이 아픔과 시련 그리고 어둠의 시간을 견뎌야 하듯 우리의 삶 또한 그러할 것입니다. 이 세상이, 나의 내면이 뜰이 복잡하고 소란할 때면 꽃들의 고요함이 더욱 그립고 좋습니다. 향기는 침묵으로 많은 말을 합니다. 늘 고요히 깨어 있어야만 향기를 제대로 맡을 수 있음을 일러줍니다.
→ 계절마다 피는 꽃은 자신만의 향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맡을 수 있는 향기는 제한되어 있습니다. 향기는 사람의 뇌에 순간까지 기억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향수는 대부분 아름다운 꽃이나 식물들입니다. 향기는 자신을 공기중에 퍼트림으로 인해 자신이 역할을 다 합니다. 우리도 꽃들처럼 자신만의 고유한 향기를 품어내고 있습니다. 그 향기는 단지 자신은 맡을 수 없습니다. 오직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만 은은하게 풍길 뿐입니다. 때로는 자신과 비슷한 향기를 내뿜어내는 사람과도 잘 어울립니다. 이렇게 평생 살아가면서 꽃과 같이 아름다운 자신만의 향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간의 인내와 사랑, 아픔을 견디어내야 몇 방울의 향기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런 시간이 필요합니다.
P217 나이 먹는 것과 비례해서 사랑의 마음이 커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온화함과 순수함은 그야말로 자기노력과 성찰에 의한 결정체이며, 각진 네모의 마음이 인생에 의해 둥글둥글해지는 과정을 통과한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빛나는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 나이 먹는 것과 더불어 사람의 마음이 넓어지고 유순해졌으면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이 나이 들어가면서 다른 사람보다 더욱 자신에게 집중하는 경향이 생긴다. 세월이 모난 성격을 둥글게 깍아주고 다듬어줄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을 둥글게 다듬어서 누군가와도 잘 어울리는 조약돌이 되면 참 좋을 것이다. 거기에는 자신과 어떤 대상과의 마찰이 있어야 가능하다. 우리는 그렇게 자신을 다듬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둥글둥글해지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이 모든 사람에게 둥글둥글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P219 불교의 연기설에는 ‘인드라의 그물’의 비유가 나온다. 우리는 모두 그물의 코에 달린 유리구슬과 같아서 서로의 모습을 비춰줄 뿐 아니라 상대에게서 내 모습을 보면서 살아가는 관계라는 것이다.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고 관계망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가장 높은 수준의 해탈이다.
→ 아마도 사람이 모여 사는 것은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라는 신의 배려인지 모른다. 우리는 서로에게 거울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자신의 모난 부분, 어두운 부분등을 잘 반사해서 상대방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남들에게 결점을 발견할 때마다 나에게도 그런 모습이 있는지를 돌아보는 삶의 지혜가 필요하다.
P222 간호는 케어 즉 ‘돌봄’이잖아요. 그에 반해 의사는 ‘큐어’Cure죠.
→ 의사와 간호는 같은 것 같지만 서로 다르다. 간호사의 전문 분야는 케어Care, 의사는 큐어 Cure이다. 큐어는 한 번에 질환을 잡아내고 한 방에 수술하는 것이라면 큐어는 늘 빈틈없이 보살피는 관심이 필요하다. 의사는 짧은 시간에 고도의 집중력으로, 간호사는 부드럽지만 매의 눈으로 환자를 대하는 관심의 영역이다. 이 두가지 큐어와 케어가 오직 환자에게 집중되어야 한다. 그리고 두 가지의 조합이 환자의 건강으로 연결된다.
P248 한비야 작가는 먹을까 말까 고민될 땐 먹지 말고, 살까 말까 고민할 때는 사지 말고, 공부를 할까 말까 할 때는 공부하는 것으로 선택한다고 한다. 또 시골의사 박경철 작가는 상황의 노예가 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나를 둘러싼 환경이 나에게 선택을 강요하도록 놔두지 말고,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가면서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선택 시 ‘어느 쪽이 인생에서 나를 좀 더 쓸모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길인가’하는 가치관에 따르면 된다고 조언한다.
→ 인생은 선택의 순간들의 합과 같다. 그러한 순간이 모여서 자신이 되는 것이다. 내가 처하는 상황이 남들이 선택하거나 강요한 것이기보다는 내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한 상황이 되어야 자신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고 감사할 줄 알게 된다. 그리고 선택의 순간에서 자신이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쓸모 있는 상황이 되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스스로가 어디에서든 쓸모가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가 부단한 노력과 열정없이는 되지 않기 때문이다.
P249 살아가는 과정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로 지금, 이 자리에, 이 모습으로 내가 서 있는 것이다. 즉 지금의 내 삶은 운명이 아니고 내 의지와 선택의 결과인 것이다.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주변의 조언을 구하지만 결국 선택은 자신의 몫이라는 걸. 지금의 내 모습도 내가 선택한 결과이고 우리가 살아갈 미래도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란 걸. 미래를 알 수 없기에 정북향을 가리키며 부들부들 떠는 나침반처럼 우리는 떨면서 나아간다. 하지만 결정이 되었다면 다음은 전진이다. 비틀거리며 흔들리지만 방향성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것이다. 다른 선택을 안 한 것에 대한 후회가 아니다.
→ 무엇을 먹든, 어디를 가던, 어떤 것을 선택하던 자신의 행동의 결과이어야 한다. 요즘처럼 수 많은 선택지가 있는 가운데 한 두 개를 선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대학이나 배우자나 직장을 선택하는 것도 오로지 자신이 선택하고 감당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구 어디에서나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나침반이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나침반은 자성을 띠고 있기에 어디서는 북쪽을 가리킨다. 많은 유혹들로 인해 나침반의 자침이 흔들릴 수는 있어도 그 방향을 보고 오로지 따라 가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꿈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그 꿈의 방향이 자신의 삶의 방향이기 때문이다.
P250 박웅현 작가는 어쩌다가 길이 잘 트여 좋은 기회를 만난 경우를 ‘미시적 우연’이라고 했고, 나의 능력을 크게 키워 실력대로 쓰임을 받는 그때를 ‘거시적 필연’이라고 했다. 드물지만 기회는 온다. 기회가 왔을 때 나의 것으로 만드는 건 전적으로 나의 역량이다.
→ 우리는 살면서 만나는 기회를 ‘우연’이라고 한다. 물론 우연히 만난 것처럼 느끼지만 거기에는 내가 평소에 알게 모르게 하는 행동과 선택에 의한 결과이다. 하지만 크고 중요한 선택에 있어서는 상황이 나 자신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거시적 필연이 필요하다.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가 자신을 피해가지 못하도록 만드는 거시적 필연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P259 나는 나의 먼 후일이 무척 기대가 된다. 얼마나 아름다워졌을지 고와졌을지 궁금하다. 사람이 살아가는 건 나를 재료로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아름답고 빛 고운 색으로 물들여가는 과정이다. 어떤 모습의 내가 되어 있을지, 어떤 빛깔의 내가 되어 있을지를 그려보며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것 그리고 계속해서 그 모습을 지켜가는 것, 그것이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이다.
→ 자신의 미래를 그리는 일은 쉽지 않다. 자신이 바라는 모습과 실제로 미래가 되었을 때의 모습은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미래 모습을 생각하고 기대하는 삶은 치열하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자신의 노력이 많이 담겨져 있다. 남들이 나를 바라보는 모습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기대하는 모습은 정말로 아름다워야 한다. 어는 부분은 세상의 어느 빛깔보다 진해야 하고 어떤 부분은 엷은 파스텔 톤의 색깔일수도 있다. 내가 지금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고, 먹고 마시는 행동이 나의 미래 모습의 한 부분을 색칠하고 수 놓은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이 매우 중요하고 소중하다. 미래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리는 것은 지금을 정말로 치열하게 잘 사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3. 이 책을 읽고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등장하는 것은 카리스마 있는 의사, 또는 보통 의사들을 능가하는 의술을 가지고 있는 실력 있는 외과 의사가 등장하다. 그 어디에도 환자들을 간호하고 돌보는 간호사의 모습은 가려져 있다. 실제로 병원에서는 의사들 보다 더 많은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음에도 간호사들에 대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없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다. 저자의 지적처럼 많은 이들이 간호사가 되기 위해 대학을 졸업하고 면허를 취득하지만 절반 이상이 장롱면허로 잠자고 있고 실제 근무 연수도 5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근무 여건이 힘들고 어려운 사실이다. 실제로 몸이 아프다는 것은 모든 우선 순위가 사라지고 사람의 신경이 오직 몸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극도로 신경이 예민할 뿐만 아니라 거기에 가족의 걱정 반, 근심 반으로 가득 찬 곳이 그들의 근무지인 병원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강산이 두 번 변경될 정도의 시간을 우연히 끌린 간호사의 기대감으로 대학을 다니다가 공부를 해서 간호사가 되었다. 그 길로 들어서도 많이 힘들고 낯선 상황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자신을 통해서 많은 아픈 환자들에게 사랑을 흘려 보내고 있는 사랑의 통로로 살고 있다. 정말로 ‘삼월이’라는 필명답게 자신이 서 있는 위치가 어디서든 그 긍정과 밝음의 향기를 품어내고 있다.
1. 간호사가 되기까지, 간호사가 되어서, 간호사가 가야 할 길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간호사가 되려는 것은 처음부터 아니었다. 그 꿈을 품게 된 것은 자신이 보호자로서 병원에서 의학드라마를 보게 되면서부터라는 것이 의외였다. 저자의 밝은 모습이라면 처음부터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이 타고난 꿈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평범한 학생이 간호사가 되기까지 어떤 공부를 하고 되었으며 그 과정이 어떠했는지를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적지 않은 20년의 간호사의 생활을 통해서 자신이 보고 들을 것을 후배들을 통해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고 있다. 자신이 보기에도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간호사는 어떠하고 처음으로 간호사의 첫 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친절한 언니의 웃음 띈 코칭을 하고 있다. 또한 이 길을 같이 걷고 있는 간호사와 간호사 가족을 둔 이들에게 보여지지 않는 어려움을 하나씩 풀어내면서도 용기를 주고 있다. 일반인들이 모르는 간호사 생활의 어려움을 짐작할 뿐이였는데 실제의 생활은 어느 직업부터 힘든 것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겉으로 보이는 하얀 유니폼과 웃음 띤 얼굴 이면에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직업이자 소명이라는 것을 느끼게 돤다. 또한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간호사들에게 희망을 준다. 이 길이 힘들지만 어렵지만 그 가운데 느끼는 삶에 대한 감사와 기쁨, 그리고 소명이라는 것을 잘 설명해주는 듯하다. 이런 간호사들이 더욱 사회 곳곳에서 활약했으면 한다. 많은 병원에서 마주했으면 하고 병원 뿐만 아니라 아픈 마음까지 간호해주는 ‘마음 간호사’가 넘쳐나는 꿈을 꾸어본다.
2. 사람이 태어나고, 살아가고, 하늘로 가는 모든 애환이 담겨있다.
저자가 경험하는 간호사의 생활에는 모든 것이 담겨져 있는 삶의 압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평범한 사람들이 경험하는 그 이상의 고민과 슬픔, 고통이 있는 현실이 저자의 일터는 한 마디로 전쟁터라고 할 수 있다. 일터가 기쁨이나 좋은 일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픈 환자들이 와서 검사하고, 치료하는 곳이기에 경사보다는 애사가 더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자도 아가를 임신하고도 자신의 할 일을 다하기 위해 양수가 나오는 것을 감수하고도 일을 했다. 실제로 그로 인해 첫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휴직을 가지고 다시 그 전쟁터로 돌아갔다. 병원에는 완쾌되어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치료중에 눈을 감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은 생명이 저물어 가는 것을 더 많이 보게 된다. 그곳이 일상이고 삶이다. 저자는 병원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2세를 낳고, 불규칙한 Shift 순환근무를 하고 잠깐 만나는 인연이지만 사람들의 죽음을 보고 있다. 병원처럼 사람의 일생이 다 담겨 있는 곳도 쉽지 않은 곳이다. 그러기에 저자는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보기에 저자의 삶이 더욱 깊어지고 그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깊은 지혜물을 퍼내고 있는지 모른다. 저자의 삶이 많은 환자의 삶과 어울려지면서 문학과 글과 사랑이 잘 곁들여져서 아픈 환우들에게 잘 전달되는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바란다.
3. 슬픔과 아픔 속에서 피어나는 삶의 진한 향기가 퍼져나가고 있다.
이 책이 전반에는 아픈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다가 긴급하게 온 콜을 받고 나가는 힘든 간호사 생활이지만 곳곳에서 뿜어내는 긍정의 이야기기 책 곳곳에 숨어있다. 저자는 힘들수록 더 튀어 오르는 삶의 긍정적인 면을 보고 있다. 나이트 근무를 하고도 아침에 삽겹살을 먹고 디저트를 먹고 목욕탕에 가서 수다를 떠는 진솔한 아줌마의 모습도 보이고, 육아휴직을 내고 아이를 데리고 전국으로 틈을 내서 여행 다니는 삶을 즐기는 장면도 있다. 레지던트에게 간식을 사게 하고 같이 근무하는 전공의 선생님들의 재미난 이야기도 실려 있다. 건강한 사람들이 가기 힘들어하고 어려워하는 병원 안에도 우리와 같이 같은 나라에서 숨을 쉬고 살아가는 의사분들과 간호사님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가 병원에서 마주하는 병원 관계자분들도 실제로는 우리와 별로 다를 것 없는 사람들이며 그들도 우리와 같이 힘들고 싫어하는 일도 맡은 소명이나 직업이기에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픔이 많은 곳에서 뿜어내는 그분들의 삶의 향기가 있기에 우리의 가족뿐만 아니라 친지들이 좀 더 편하게 치료받고 케어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세상에 왔을 때 단지 맡은 역할만 다를 뿐이지 이 세상 여행을 하고 가는 여행자 입장은 동일하다. 요즘은 병원에서 태어나서 살면서 병원을 여러 번 가게되고 결국은 대부분의 사람이 병원에서 삶을 마감하게 된다. 삶의 시작과 끝이 있는 병원에서 우리와 같은 지구 여행자가 있음을 감사하게 된다. 간호사 분들의 향기가 더욱 짙어져 병원내에 진동하고 아픈 환우와 보호자들에게 아로마처럼 늘 치료의 향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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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한 직종에서 마음을 다해 일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천직일수도 있고 그 사람의 심성일수도 있겠다.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저자처럼 부끄럼없이 임하는것이 세상을 얼마나 따뜻하게 하는 것인지 알수 있다. 세상은 이렇게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불을 밝히는 것이리라. 현장의 가감없는 소리에 눈이 번쩍 뜨이기도 한다. 간호사러서의 그대를 응원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