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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문학 산책
이 책은
일단 ‘장르문학’이라는 개념부터 짚어보았다. 저자는 장르문학의 개념을 이렇게 정의한다.
<장르문학은 추리소설, 무협소설, SF, 판타지, 호러, 로맨스 등의 작품을 가리키며, 고유한 장르 규칙을 따른다는 특징이 있다. 특별한 설명이 없어도 작품의 내용과 성격을 알 수 있는 대중적 작품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이들 작품은 아주 같지도 않으면서 전혀 다르지도 않은 이야기에 권선징악, 삼각관계, 행복한 끝내기, 반전, 출생의 비밀 같은 공식을 반복한다. 그래서 장르문학을 공식문학(formula literature)으로 규정하는 학자도 있다.>(28쪽)
그렇게 정의를 내려주니, 장르문학에 대한 이해를 확실히 할 수 있었다.
이왕에 문학이라는 주제를 읽는김에 장르문학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하고 그 상대적인 개념 순수문학, 순문학에 대한 자료도 찾아가면서 읽었다. 그러니 ‘문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 책이라고 할 수도 있다.
더하여 저자에게 중요한 것은 장르문학의 의미일 것이다. 저자는 장르문학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찾아내고 있다.
<장르문학은 본격 문학과 함께 문학이라는 언어예술이 지닌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으며 동시대의 아픔과 욕망과 희구를 날카롭게 반영하고 있는 동시에 우리와 늘 함께 하는 반려문학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9쪽)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장르문학의 어떤 면들을 살펴보고 있을까, 목차를 통하여 알아보자.
제1장 장르문학의 법칙 제2장 유희적 공상과 SF의 정치적 무의식 제3장 판타지, 공상에서 문학으로 제4장 무협소설 제5장 외설문학과 연애소설 제6장 마조히즘적 쾌락과 공포문학 제7장 『삼국지』라는 서사의 제국 제8장 추리소설의 미학과 사회학 제9장 미디어와 장르문학 제10장 북한의 대중문학 제11장 일본의 대중소설, 그토록 경쾌하고 대중친화적인 제12장 한국의 대중소설과 작가 제13장 문학과 장르문학의 사이와 차이 제14장 장르문학을 바라보는 다섯 개의 시선 제15장 장르문학에 길을 묻다
장르문학을 다양한 ‘장르’로 구분하여 살펴보고 있다. 무협지로부터 베르베르의 『뇌』, 『장미의 이름』, 연애소설 『안나 카레니나』까지. 그러면, 그런 다양함과는 별도로 깊이는 어느 정도일까 제 7장 삼국지를 다룬 부분에서, 어떠한 것들이 어느 정도인가 알아보자.
『삼국지』들의 역사 / 『삼국지』의 진실과 거짓 / 『삼국지』의 명품들/ 『삼국지』를 뒤흔든 5대 전투/ 촉한정통론과 『삼국지』 정치학/ 관우, 신이 되다 / 『삼국지』, 게임이 되다 / 일본의 『삼국지』 / [고우영 삼국지] / 『삼국지』의 이모저모
『삼국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실제 역사로부터 만화, 게임에 이르기까지, 『삼국지』하면 나올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나온다. 그러니 깊이 또한 대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은 그저 덤이다. <독화살을 맞은 관우를 당대의 명의 화타가 치료해주는 장면이 삼국지에 등장하는데, 이 때는 서기 219년의 일로 화타는 서기 208년에 이미 죽고 세상에 없었다.> (171쪽)
정리하고 또 정리하기
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순수, 장르를 가르지 않고 문학에 관한 용어부터 시작하여 여러 작가, 여럿인 작중 인물들을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맛볼 수 있었다.
불신의 자발적 중지 (49, 163쪽)
후던잇, 와이더닛(whydunit) (230쪽)
요즘 세태를 반영한 최신 용어를 만난다. : 절단신공 (切斷神功) 웹소설들이 자주 사용하는 이른바 절단신공은 결정적 대목(장면)에서 이야기를 중단하는 신문연재소설의 단절기법의 변용이다. (256쪽)
탐정소설의 본질 한국 추리소설의 신기원을 연 김내성은 「탐정소설의 본질적 요건」(1936년)이란 짧은 논문을 통하여 “탐정소설의 본질은 ‘엉’하고 놀라는 마음과 ‘헉!’하고 놀라는 마음이며, ‘으음!’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심리적 작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356쪽)
미스터리 범죄의 이야기와 조사의 이야기라는 두 트랙을 통해 서사가 전개되는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372쪽)
두껍게 읽기 (thick description) 역사적 사건이나 작품이 지닌 여러 겹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읽어내는 것을 말한다. (35쪽)
에피스테메 (82쪽) 에피스테메 [epist?m?] : 과학적, 기술적, 전문적 지식 등의 지식 일반을 이르는 말
우점종 優占種 (93쪽) 식물 군집 안에서 가장 수가 많거나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종. 전체의 성격을 결정하며 군집의 분류에도 쓴다.
언성 히어로 (120쪽) 언성 (彦聖) : 뛰어나서 사리(事理)에 통달함. 또는 그런 사람.
외설과 청소년 문제
근대사회의 성립과 함께 출현한 ‘청소년기’의 탄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생물학적 청소년기는 모든 인간이 거쳐야 하는 과정이겠으나 문화적 청소년기는 근대 사회의 산물이다. (146쪽)
아, 이런 후일담도 있구나
만화 <라이파이> <라이파이>캐릭터에 들어간 별이 인공기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작가인 김산호는 돌연 남산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일주일간 심한 고초를 겪는다. 그 뒤 작가는 홀연히 미국으로 떠난다. (85쪽)
손창섭 (1922-2010) 『잉여인간』으로 유명한 소설가 손창섭은 무협소설 『봉술랑』(1978)을 끝으로 절필하고, 그리고 혹독한 정치적 암흑긱 거듭되던 한국의 역사적 현실에 절망, 1984년 문득 일본으로 건너가 귀화하여 우에노 마시루(上野 昌涉)가 됐다. (120쪽)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독서의 가장 큰 장벽은 ‘읽는다’는 것 자체의 괴로움과 읽어야 하는데 무엇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선택의 난감함 그리고 지침의 부재이다. (45쪽)
여행은 현실에서 지지고 볶고 사는 우리가 꿀 수 있는 최고의 로망이다. (60쪽)
고전은 읽는 것도 고전이지만, 읽지 않아도 평생 고전한다. 고전은 내용이 어렵고 진지하여 진입장벽이 높기도 하지만, 내용이 잘 알려져 있어 읽지 않고서 읽었다고 착각 - 사실은 합리화 - 하는 경우가 많다. (75쪽)
사랑의 다른 이름은 결핍 (150쪽)
다시 이 책은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제목이 ‘장르문학’이라고 해서, 문학의 수많은 갈래 중 어느 하나인 ‘장르’인줄 알았다. 특정인들이 좋아하는 특이한 장르에 해당하는 장르문학, 그런데 그게 아니라, 모든 장르를 다루고 있으니 문학전반을 아우르는 책이다. 해서 문학 전체를 조망할 수 있었으니 그래서 행운이라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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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장르문학 산책-한국에서의 장르문학 ![]()
전세계적으로 책시장에서 장르문학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단, 한국을 제외하고. 여전히 한국에서는 장르문학에 대한 눈초리가 따갑다. 아이들이 고전을 읽고 있으면 기특하다고 칭찬을 하지만(심지어 그 고전 중에서도 장르 문학이 있는데도) 장르문학을 읽고 있으면 그 시간에 도움 되는 책을 읽으라는 잔소리가 날아든다. 게다가 순문학과 장르문학을 뚝 떼 놓고 상위문화와 하위문화로 분류하려는 경향도 강하다. 왜 장르문학에 대해서만은 이렇게 야박한 인식을 고수하는 걸까? 인셉션, 인터스텔라, 디즈니 애니메이션들, 마블 시리즈, 해리포터, 셜록홈즈, 잇츠 등 최근 영화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은 대부분 장르 문학에 속한다. 아마 <장르문학 산책>은 사람들의 이런 인식을 조금이라도 개선해보고자 나온 책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사람들이 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을 나누고 가르는 것이 낡은 사고관이며 근대적 문학관이라고 말한다. 장르문학은 우리 생활 곳곳에 있지만 정당한 평가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저자의 의견에 구구절절 공감하며 책을 읽었다.
<장르문학 산책>은 장르문학을 어렵게 따져가면서 정의하고 분류하지 말고 산책하는 기분으로 읽으라고 붙인 제목이다. 저자의 의도처럼 이 책은 세계적인 문화 현상으로서의 장르문학부터 시작하여 장르문학이라는 용어의 발생, SF의 정의, 판타지의 유형, 무협소설, 외설문학과 연애소설, 삼국지, 추리소설 등 다양한 장르문학에 대해서 다룬다. 장르문학이 무엇인지 궁금했던 사람부터 장르문학의 정체성을 찾고자 했던 사람, 장르문학의 역사와 유행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절한 책이다. 다만 저자가 문학 평론가이고 대학 강단에 서다 보니 일반적으로 잘 쓰지 않는 전문용어, 한자어 등이 곳곳에 나온다. 대중성과 장르문학에 대해 보통 사람들을 대상으로 논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조금 감점 요인이 된다. 또한 젊은 세대들이 즐기고 있는 장르문학에 대해서는 아직 다루지 않았다. 이영도 작가의 초기작들, 아바타, 인셉션, 무라카미 하루키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 대해서는 얘기했으니 나온 지 조금 된 작품들까지만 언급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장르문학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드문 책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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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좋아하던, 또는 궁금했던 작품을 어떻게 다루고 있을지 기대했던 ‘장르문학 산책’은 마지막 장까지 읽는 내내 감탄의 연속이었다. 저자가 ‘짧고 간단한 칼럼 형식의 글쓰기(7쪽)’를 선택한 이유에 수긍하면서 주제당 2쪽 내외의 많지않은 분량이지만 그 깊이는 충만해 독자를 매료시킨다. 사실 글쓰는 일을 선망하는 사람으로써 차원이 다른 유려함과 폭넓은 전개에 위트까지, 이런 문장 앞에서 나 자신 변신의 그레고르 잠자가 된 기분을 여러번 느꼈다. 이해되는 한도 내에서 느낀 감상이고 물론 여지껏 읽지 못한 많은 작품을 대면할 때에는 그저 추측과 고군분투에 머물기도 했고 ‘격렬하게 읽고 싶다, 알고 싶다’는 열의를 다지는 시간이었다. 그 중 하나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인데 저자는 ‘석학이 쓴 최고의 추리소설’이라고 명명하며 ‘유례를 찾기 힘든 명작’이라 덧붙인다. 삼국지를 포함해 읽어야 할 도서목록은 빠르게 늘어간다. 전체 15개의 장을 순서대로 읽어나가면 좋겠지만 관심있는 파트를 먼저 펼쳐보기도 한다. 삼 세 번의 원칙을 비롯한 장르문학의 공식들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자주 사용하는 공식과도 겹친다(25쪽)는 사실도 흥미롭다. ‘창의력과 생각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주입식 교육과 술 대신 SF를 권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고전을 읽어야 살면서 고전하지 않는다.(77쪽)’시간의 무게에 빛바래지 않은 고전의 중요성에 동의한다. 힘 닿는데까지 읽고 싶은 마음이다. 자연스럽게 두껍게 읽기, 무시독서, 무처독서, 고전읽기....그 모두에 동의하게 되고 관건은 늘 실천이다.
8장 ‘추리소설의 미학과 사회학’도 재미있었다. 에드거 앨런 포,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문제적 인물 프랑수와 외젠 바독, 뤼팽의 모리스 르블랑 등 반가운 이름을 다시 만나 오랜 기억을 불러낸다. 홈즈의 행적을 일관된 문체로 쓴 ‘명탐정 셜록 홈즈 행장’은 눈에 띈다. 모르고 지나쳤을 법한 우리 작품을 ‘간추려 본 한국 추리소설 100년’에서 잠시나마 엿볼 수 있었다. 일목요연하게 특징을 정리해준다. 여러모로 읽을수록 더 읽고 싶어지는 중독성을 경험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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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장르문학 산책이라는 교양 수업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 문학평론가 조성면이 2016년 7월 1일부터 2018년 1월 10일까지 연재한 총 101회의 연재글에 미처 발표하지 못한 열한 편의 글을 보태어 책으로 출간했다. 평론가의 글이라 어렵지는 않을까 지루하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책머리에서부터 기우였을 뿐이라는 확신을 팍팍 준다. 삶이라는 여정에 문학이라는 반려를 갖는 것이 큰 행운이라고 말하는 그. 팝아티스트 로메로 브리토의 말을 빌려 예술은 혼자 즐기기엔 삶에서 지나치게 중요한 일이며 그렇기 깨문에 꼭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 그가 얘기하는 장르문학들을 살펴보자.
1. 장르문학의 법칙
작가에 따르면 라면에 스프가 있듯 장르문학에도 공식이 있단다. '악인은 처벌을 받고, 간절한 사랑은 이뤄지며, 미스터리는 해결되고 모험과 미션은 완수된다. 현실은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장르문학에서 "미션 임파서블" 같은 것은 절대 없다.'(p24) 장르문학의 법칙을 읽으며 나 되게 몰개성한 독자였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앞서 설명한 딱 저런 이유로 내가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탐정, SF, 기타 모험물을 좋아하니까 말이다. 공식대로의 독자라니 나한테 실망이얏!
2. 중공군에 비유된 작품이 있었다?
"문화의 적이요, 문화의 파괴자요, 중공군 50만명에 대항다는 적군"이라는 비판을 받은 작품이 있었다. 정비석 작가의 자유부인(1954년). 서울대 법대 교수 황산덕의 발언이었는데 책의 내용이 어땠길래 라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알고 보니 유부녀의 일탈을 다룬 멜로물이었는데 (실은 에로물인가 했다;;) 막판엔 큰 깨달음을 얻고 다시 가정으로 돌아간다는 교훈(?)적인 내용이 담겨있다고 한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화장하고 춤추고 남자 만나는 유부녀에 대한 신문연재소설이 충격이었을수도 있겠다 싶었다.
3.sf, 과학과 자본의 결혼?
문학의 한 장르를 두고 어째서 동양보다 서양에서 먼저 등장했는가 하는 식의 생각을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SF가 동양이 아닌 서양에서 먼저 시작된 이유는 장르사적 우연이 아닌 역사적 필연이라는 해석. 근대과학과 유럽 제국주의의 연대 속에 문화인류학과 진화론이 만들어진 것이 결국 SF 장르를 등장시키고 발전시켰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4. 톨킨과 판타지와 갈라파고스 증후군
톨킨의 작품을 한 작품도 읽어본 적이 없다. 영화만 봤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을 두고 가족 부재의 문학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결손 가정의 후예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얘기에 보통 판타지는 다 그렇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해리포터나 네버무어, 십이국기, 티어링의 여왕, 퇴마록 기타등등 생각해 보니 내가 읽은 판타지 소설 거의 다가 결손가정인데 이건 그냥 시작부터 주인공에게 고난을 주기 위한 장르적 장치 아닌가? 왜 자폐적 갈라파고스 문학이라고 하는 건지 잘 이해를 못하고 있다.
5. 문장 부호와 장르문학
장르문학의 특성을 문장 부호를 통해 설명한 이가 있었다. 한국 추리소설의 신기원을 연 김내성의 논문을 보자. "탐성소설의 본질은 엉? 하고 놀라는 마음과 헉! 하고 놀라는 마음이며, 으음!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심리적 작용이다." (탐정소설의 본질적 요건) 해석하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퍼즐을 제시하는 도입부가 물음표(?)로 시작된다면, 조사의 이야기를 통해서 밝혀지는 범인의 트릭과 탐정의 명쾌한 해명은 느낌표(!)로, 미스터리의 해결과 대단원은 통쾌한 마침표(.)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끄덕. 추리에 약한 독자다 보니 물음표 두어개로 시작했다가도 각종 반전에 느낌표가 열두개 !!!!!!!!!! 붙는 식으로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느낌표가 다다다다다닥 붙어올 때 더욱 재미있는건 두말할 필요도 없고.
쓰다 보니 엄청 길어졌는데 이밖으로 줄 쫙쫙 쳐가며 재미있게 읽은 이야기가 엄청 많다. 내가 몰랐고 앞으로도 읽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해방 후부터의 장르문학 특히 무협지나 만화 같은 부분에 대한 설명들이 흥미로웠다. 무협지 같은 경우 독립운동가가 번역한 경우가 꽤 많다는 사실! 북한의 대중문학,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일본의 장르문학, 세계문학 속에서 장르문학의 위치, 한중일의 삼국지 등등등. 논문 형식의 무거운 글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칼럼 형식의 글쓰기를 선택했다는 작가의 생각이 적중했달까. 워낙에 관심영역이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한편 한편이 간결하고 알차고 재미있는 내용이 많아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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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적은 2016년 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경인일보에 연재한 글을 모은 내용으로 대부분의 작품은 저자가 대학에서 강의한 것을 주로 다루고 있다. 19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대중문학을 한 권의 서적에 정리한 부분이 높이 평가할만한 부분으로 평하고 싶다.
이 서적은 총 15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장르문학의 법칙부터 SF소설, 판타지소설, 무협소설, 연애소설, 호러, 공포소설, 삼국지, 추리소설을 거쳐 일본, 북한, 한국의 대중 소설과 작가까지 정리한 후 문학과 장르문학의 차이와 경계, 장르문학의 미래에 대해 기술하고 마무리한다. 이 서적의 부록에는 1900년대부터 200년대 베스트셀러 목록을 수록하고 있다. 저자는 장르문학이 상업적인 분야라 경시되고 낮게 평가되는 것에 대한 반론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며 현대인들의 다양한 삶의 측면을 반영한 다양성에 대해 강조한다. 1800년대 시작된 SF 소설의 기원 <프랑켄슈타인>을 소개하며 SF란 신조어를 만들어 낸 휴고 건즈백의 일화도 공개하며 장르문학의 출발과 지식을 기록한다. 저자는 SF는 물론 장르문학을 읽지 않는 국내의 독자들에게 장르 문학의 고전부터 읽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장르문학의 고전을 많은 지면을 할애해 소개한다. 김동인, 듀나 작가의 SF소설과 반지의 제왕을 이용해 토착화 한 <드레곤 라자>를 비롯한 판타지 소설, 고전 무협소설, 외설소설<반노>, <즐거운 사라>, 공포문학 <장화홍련전>, 국내에 평역된 <삼국지>의 매력, 다양하고 저명한 추리소설<셜록 홈즈>, <장미의 이름>, <대부>, 김성종의 <최후의 증인>등 고전부터 명작까지 많은 작품을 소개하여 독자의 흥미를 끈다. 저자가 이토록 장르문학에 집착한 이유는 현재가 장르문학의 위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 하겠다. 시대성과 언어를 탐구하는 언어예술로 상상을 넘어서는 새로운 창조 작업을 장르문학이 발전하기를 희망하는 저자의 희망이 14장과 15장을 통해 드러난다.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으로 무장해 대중성과 공감을 주는 장르문학이 등장하여 국내 장르문학의 독자가 증가하는 책무가 장르문학가들에게 주어져 있다는 내용이 저자가 주장하는 핵심 포인트라 하겠다.
이 서적의 내용이 40 ~ 50대 독자들에게는 과거를 추억하며 많은 공감을 줄 내용이란 생각이 드는 반면 20대 독자들에 공감을 주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르문학 중 사회문제를 다룬 내용이 담긴 소설의 경우 그 시대가 아니면 크게 공감이 가거나 가슴에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의 희망대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장르문학의 등장을 기대하며 장르문학의 역사와 변천과정을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