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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의 유혹에 2권을 구입했다. 구입할 때는 2권이 마지막 권인 줄 알았다. 그래서 쉽게 책에 손이 갔던 것 같다. 책을 구입하고 바로 2권의 가장 뒷부분을 펼쳐 보았다. 이 글의 기본 골격인 황재하 가족 살인 사건의 마무리를 어떻게 그려놓았는가 하는 궁금증에서다. 그런데 2권 마지막에 가도 무엇을 얘기하는지 잘 드러나지 않았다. 그래서 아하 이 책이 2권에서 끝이 나는 것이 아니구나! 하고 이리저리 궁구하게 되었다. 그래서 발견한 것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4권으로 엮여질 것이라는 것. 4권까지 구입해 봐야 하나? 조금은 아득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오면 구입할 듯한 느낌이 팍 밀려오는 것은 이 무엇인가
책이 2권에도 여전히 흥미롭게 이끌어져 가고 있다. 같은 주제로 여러 편의 이야기를 나열하는 이야기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연작 형태의 이야기로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물은 동일 인물들이고, 지역도 비슷한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사건은 만들어 지고 그 사건을 풀어나가는 인물로는 주인공 황재하<환관 양승고>가 나서게 하고 있다. 황재하는 기왕의 환관 신분으로 있으면서 물리적으론 보호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 곳곳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인물로 제시된다. 찾아가는 과정들이 논리적이고 과학적이라 추리를 해볼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간다.
하지만 글을 이끌어 나가는데 등장인물들을 너무 초인으로 만들어 놓은 경향이 있다. 기왕의 경우는 나라의 모든 일들을 해결해 나가는 탁월한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낸다. 황재하의 경우는 사건을 쫓는 눈은 심미안을 가진 것으로 그려나간다. 인간적인 능력을 초월은 듯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그래야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데 거침이 없이 작가가 원하는 대로 이끌어 나갈 수 있어서 그런 듯하다. 그들이 가는 데에는 장애가 별로 없다.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사건을 봐 나가는 것이다. 이런 글은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등장인물들이 스스로 인간적인 능력을 가지고 어려움을 겪으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을 해봤다.
중국인들이 가진 스케일의 측면을 생각해 볼 때, 이런 얘기들이 만들어 나가는 조직력, 무게감 등이 탄탄하게 이루어진다. 광대한 땅, 숱한 인간들, 비비 꼬인 사건들의 실체, 권력의 암투 등을 표현해 나가려다 보면 사소한 것들은 건너뛰어도 되리란 마음도 온다. 이야기의 범주가 무게가 있는 범위로 나타난다. 이런 얘기들을 섬세한 심리 묘사를 해나가면서 흥미롭게 구성해 나간다. 얘기 하나에도 원인과 결과를 만들어 내고, 절묘한 언어구사 등이 이야기의 맥락을 가치 있게 만들어 나간다. 즉 중국의 이야기들은 상상력의 범위도 크게 가져갈 수 있고, 유추에 따른 흥미도 넉넉하게 가질 수 있다.
2권은 공주와 관련된 사건이 중요 소재다. 공주부의 환관이 불에 타 죽는 일이 일어난다. 또 부마가 격구놀이를 하다가 말에서 떨어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황제는 공주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황재하에게 신속하고 엄격하게 조사할 것을 지시한다. 그래서 황재하가 이 사건에 뛰어든다. 이 사건들이 왜 일어났는지 그 이유를 밝히고 해결하는 일이다. 황재하는 대리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사건을 추적해 들어간다. 그 후 조사과정 속에 한 문둥이가 죽는 일이 일어난다. 이런 일들이 결국 공주의 죽음까지 연결된다. 이로서 나라가 큰 문제에 휘말리게 된다.
먼저 공주부 환관의 죽음은 사람이 많은 공간에서 초가 폭발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번개가 치고 환관이 불어 탄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손 쓸 틈도 없이 그는 불에 타 죽는다. 사람들은 그것이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 여긴다. 악한 일을 많이 한 그의 이력 때문이다. 하지만 황재하는 살인 사건으로 보고 조사를 한다. 조사하는 과정에 초를 파는 집을 방문하게 되고, 가게 주인 여지원을 만난다. 한편 황재하가 이곳에 올 때 도와준 선량하게 인식되는 인물인 장항영이 나오고 장항영의 집에는 모든 사건과 관련이 있는 아적(여적취)이 있다. 아적은 공주부에 초를 가지고 갔다가 공주에게 잘못 보여 태장을 맞고 길거리에 버려진다. 그 일에 환관 위희민이 관련되어 있다. 그런데 여적취는 길거리에 버려져 있는 상황 속에서 문둥이 손씨에게 겁탈을 당한다. 여적취가 집에 돌아갔을 때 그것을 안 아버지 여지원은 마음의 결심을 한다. 그리고 하나뿐인 딸 여적취를 쫓아낸다. 그것을 장항영이 구하고 집으로 데려와 이름을 아적이라고 하고 같이 살고 있다. 그 아적은 음식을 잘해 장항영의 친구들이 왔을 때 겉으로 드러난다. 사람들이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이야기를 자꾸 하면서 정리하는 방법도 있고, 머리에서 가지런하게 해 보는 방법, 언어를 통해 표현해 보면서 정리하는 법, 그림으로 정리하는 법, 다양하게 소품들을 모아 정리하는 방법 등 많이 있다. 그 중에 황재하는 비녀로 바닥에 그림이나 글씨를 씀으로 정리한다. 그것이 이 글의 제목과 관련이 있다. 머리에서 얽혀 있는 내용들이 비녀 끝에서 정리가 되고, 생각이 다음으로 나갈 수 있게 된다. 우리가 헝클어진 많은 사연들이 글을 써보면서 정리가 되듯, 황재하는 사건의 요소들을 비녀를 통해서 일목요연하게 하는 습관이 있다. 이 습관을 위해 기왕이 비녀를 사주기도 한다. 비녀가 뽑혀 남장 여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 공주의 부마로 위보형이란 인물이 등장한다. 황재하를 도와 시체 감안을 장교하게 해내는 주자진 도령이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한다. 말과 관련해서 전기 마차 가게를 운영하는 전관색이란 인물도 등장한다. 나중에 법인으로 오인 받아 곤욕을 치르는 인물이다. 장항영, 여적취는 죽은 모든 인물들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요주의 인물로 그려진다. 하지만 그들이 범인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그들의 성품 때문이다. 자신보다는 타인을 위하고 거짓을 말할 줄 모르는 그들이 범인이라고 생각하기는 글에서도 무리가 있다. 1권에서 사방안 사건, 낭야 왕가의 왕비 살해 사건 등을 멋지게 해결한 황재하는 향초와 마차 가게를 중심으로 해서 조사를 한다. 그러면서 기왕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글 속에서 황재하의 비밀을 알아채는 사람들이 나온다. 결혼 약속을 한 왕온, 그리고 얼굴이 수려한 황재하의 남자였던 우선 등은 글 속에 나오면서 황재하의 비밀을 안다. 그리고 넌지시 비밀을 들추는 듯한 느낌에 독자들을 긴장감 속으로 빠지게 한다. 전관색의 딸이 공주부에 있는 것과, 영릉향이라는 향, 그리고 전 황제가 그렸다는 그림 등이 요긴한 자료로 등장한다. 이들을 통해 시간이 진행되고, 중간에 범인을 잘못 잡는 일도 일어난다. 가령 여적취가 장항영이 자신을 위해 복수를 했다는 오해로 죄를 자신이 뒤집어쓰기 위해 자수를 한다. 하지만 그 후에 공주의 죽음이 이루어짐으로 여적취가 범인이 아님이 밝혀진다.
사건을 조사하고 황재하와 기왕 이서백은 서로 얘기를 주고받는다. 하지만 독자는 그것을 통해 이야기를 유추도 쉽게 못한다. 번개에 타 죽은 공주부의 환관, 자료 조사 중에 철사와 불타 죽은 사람을 불타기 전에 본 사람이 없다는 사실 등이 알려지지만 무엇 때문인지 유추하기가 쉽지 않다. 격구 중 말이 넘어져 말에서 떨어진 부마의 일도 왜 그랬는지 잘 알 수가 없다. 갇힌 방 안에서 살해당한 문둥이 어떻게 죽었는지 잘 파악이 안 된다. 공주가 왜 죽게 되었는지도 수사를 따라가는 독자들은 잘 알 수 없다. 나중에 조사가 다 끝이 나고 관련되는 사람들이 다 모였을 때 황재하가 설명을 하면서 범인이 밝혀진다. 황재하는 범인의 힌트로 여적취에게 그곳에서 빨리 도망을 치라고 한다. 그것이 범인이 누구인가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단서다. 결국 범인으로 지목된 자는 그곳에서 스스로 자살을 한다. 그리고 모든 사건이 일단락된다. 범인은 읽으면 자연히 나온다. 여기에서 범인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으리라.
그 후 전 황제의 그림 얘기를 하면서 기왕을 조심하라는 메시지가 다른 왕에게 간다. 다음 권을 추측해 볼 수 있게 만든다. 나라가 혼란스러워 질 것이고, 패망의 흐름까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그리고 우선의 등장은 공주부를 핑계로 공주 어머니인 비의 연정을 그려내는 도구로 사용된다. 또한 우선이 황재하가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가고자 하는 촉에서 만나자고 하는 약속은 다음 이야기를 조금 생각해 보게 한다. 공주부 관련자들의 살해 사건을 잘 마무리한 황재하는 기왕을 따라 촉으로 가는 여정이 곧 그려질 듯하다. 3권이 기다려 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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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읽힌다. 미스터리한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끌어 나가는 솜씨에 반하게 된다. 치밀한 구조로 짜져 있다. 중간 중간 나온 인물과 내용들이 나중에 모두 관련되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단서가 된다. 그 가운데 중심축을 이루면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인물은 우선과 주자진이다. 이들은 한 명은 반대편에서 한 명은 주인공의 편에서 사건을 헤쳐 나가는 기본적인 인물들이다. 1,2 편보다 조금 더 읽기가 쉽다. 그만큼 등장인물들에게도 익숙해 졌다는 의미가 되리라. 등장하는 인물들이 평범을 넘어서는 인물들이 되다보니, 사건의 실상을 알아가기는 쉽지 않다. 반전의 묘미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짜임이 흥분을 자아낸다.
촉으로 가는 길, 황재하의 가족 살인 사건의 진면목을 살피기 위해서 가는 길에 재하는 기왕과 함께 한다. 그런데 이 일행이 습격을 받는다. 기왕을 암살하려는 무리들의 준동이다. 이 습격에 기왕은 크게 다친다. 그 옆에 재하만 있게 되고, 재하가 약초 등을 구해 기왕의 생명을 구한다. 그런 여정 속에 기왕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재하의 노력 등은 눈물겹다. 여인의 몸을 아랑곳 하지 않고 기왕을 살리기에 총력을 다 한다.
오랜 신고의 시간을 겪고 기왕과 황재하는 변장을 하고 촉의 성도에 스며든다. 그런 과정 속에서 2권에서 연인을 떠나보낸 장항영은 그녀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기왕의 상황을 알고 호위무사를 자처한다. 기왕 이서백이 수용하고 같이 움직이게 된다. 한편 주자진은 성도에 아버지 주상이 사군으로 와 있고 자신은 포두로 근무하고 있다. 그래서 함께 기왕 일행과 어울리게 되고, 연인의 살인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운소육녀의 막내 부신원이 연인과 죽은 것이다. 언니 되는 공손연이 찾아오게 되고 시신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변장한 황재하(양숭고)와 주자진이 시체 검시를 하면서 타살임을 인식한다. 일반인들은 구하기 어려운 짐독으로 독살된 것이다.
한편 황재하의 살인사건을 제대로 살펴보기 위해 기왕 일행은 가족 묘지에서 시체를 도굴하여 살펴본다. 결과 짐독으로 죽었음이 밝혀지고, 가족들이 죽을 당시 비상을 가지고 있었던 황재하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이 확증된다. 그러면서 짐독이 어떻게 가족들의 식탁에 올라갔는가를 연구하게 되는데 그 일에 사용된 것이 팔찌임을 인지한다. 황재하는 그날의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보기도 한다.
또 사건 하나가 생긴다. 사관에서 공손연이 공연하던 것을 구경하던 제등 판관이 살해되는 일이다. 제등판관은 주자진의 문제 많은 누이와 결혼하기로 된 사람이다. 젊은 나이에 수완이 좋아 높은 자리에까지 오른 제등판관은 문제가 많다. 눈속임으로 부신원을 농락하기도 하고, 그녀를 살인까지 한 인물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연 중에 죽어버리는 일이 일어나고 범인이 현장에 있음으로 현장 조사를 양숭고와 주자진이 한다. 양숭고의 추리력은 대한한 것으로 그려진다. 결국 범인은 가장 희박한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었던 공손연이었음이 밝혀진다. 그 과정을 추리해 내는 황재하의 사고가 놀랍다. 문제 해결력이 세인을 놀라게 하는, 경이롭기까지 한 치밀함을 보인다. 물론 이야기를 그렇게 만들어 끌고 갔기 때문이기는 하겠지만 그 조직력, 추리력, 섬세한 장치 등이 놀랍게 다가온다.
이 사건을 해결하면서 부신원의 살인사건까지 한꺼번에 해결된다. 제등판관이 자신의 잘못을 숨기기 위해 짐독을 사용해 죽였다는 것이 일목요연하게 밝혀진다. 그러면서 늘 같이 조사를 했던 양숭고가 누구인지 모르는 무딘 사람으로 주자진을 내세운다. 이런 조금은 엉뚱한 인물을 제시함으로 이야기의 쫄깃한 맛을 더해준다. 황재하를 앞에 두고 늘 그의 능력을 연모하는 듯 얘기하는 주자진은 황재하를 알았을 때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어린아이 같다. 다른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데 자신만 속였다고 한 바탕 난리를 친다. 하지만 곧 고민이 해결되었다면서 좋아한다. 양숭고와 황재하 누가 더 수사를 잘 할까 고민을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또한 마지막 수사의 방향을 잡아간다. 3권의 목적인 황재하 가족 살인의 진범을 찾는 일이다. 이미 결론은 나 있다. 그 결론을 풀어내면 되는 것이다. 황재하는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면서 이야기의 진실을 찾아간다.
황재하가 어린 시절 왕도에서 황재하의 아버지가 며느리 죽음 사건을 자결로 마무리하려고 하고 있는데 황재하가 나서서 살인이라고 얘기를 한다. 그리고 남편 되는 큰 아들이 죄수로 사형을 당한다. 그 후 어머니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자살을 한다. 한편 동생은 유리걸식하면서 떠돌게 되고 성도로 흘러들어 온다. 그 아이가 똑똑하여 사군이 챙기게 되고, 아들처럼 보살피게 된다. 그러면서 사군의 딸과 연정을 가지게 되고, 둘은 깊은 마음을 교류하는 사이가 된다. 그런 삶 속에 이 아이는 사군의 집이 원수의 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과거에 급제한 후 따로 집을 나가서 살게 된다. 이는 우선이다. 이제는 사군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고, 복수도 꿈꾸게 된다. 그래서 짐독을 구하게 되고, 황재하의 팔찌 속, 비어있는 공간에 그것을 넣어 밀랍으로 봉해 놓는다. 그 후 기회가 이르렀을 때, 황재하의 습관을 잘 알고 넌지시 손으로 밀랍의 한 부분을 끍어 놓는다. 그 속에 들어있던 짐독이 식사 시간에 함께할 수 있도록. 황사군의 집에선 황재하가 국을 떠 가족들의 식탁에 놓아주는 일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행위다. 그럴 때 짐독이 국에 흘러들어 가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다. 그것이 결국 독에 중독되어 가족이 죽음으로 흐르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일들이 황재하의 입을 통해 표현된다. 그 일이 있은 다음 날, 우선은 자살한 것으로 그려진다. 이렇게 예리한 추리력으로 이야기를 흥미 있게, 세밀하게 이끌어 나간다. 이야기를 읽어 가다보면 한 시도 눈을 땔 수 없게 만든다. 다음에 대한 궁금증이 그렇게 만드는 듯하다.
이런 황재하의 수사에 나라에서 가장 능력 있는 기왕 이서백은 전적으로 도와준다. 뒤에서 같이 사건을 풀어가면서 단단한 백이 되어 준다. 여간한 일이라도 기왕이라면 한 풀 죽고 들어가는 당대의 인물들이다. 그러기에 황재하는 수사하는덴 별로 어려움이 없다. 치밀한 사고력이 돋보이는 무척이나 재미있었던 3권이다. 4권은 어떤 내용이 될까? 아마 기왕과 관련된 문제을 해결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마지막 부분에 기왕의 문제가 조금 언급되고 있다. 그 문제를 황재하가 풀어나가고, 그들 둘은 헤어질 필요가 없는 상황에 까지 이르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 본다. 4권이 기다려진다. 꼭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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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리뷰에서도 읽지만 이 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4권까지 구입해 읽었다. 각 편이 분리된 듯도 하고 이어져 있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구상해 조직해 나간 스케일이 대단하고, 놀랍다. 어찌 이렇게 방대한 이야기를 조각하여 짜임새 있게 펼쳐나가는가 하는 생각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그만큼 잘 짜져 있다는 뜻이리라. 인물들도 그렇고, 사용된 소품들도 그렇고 심리의 흐름도 그렇다. 사건을 엮어 나가는 것이, 풀어나가는 일이 하나의 예술품이 조각 되듯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흥미롭게 다가온다.
4권은 처음부터 언급되었던 기왕과 관련된 글 전체의 전반적인 내용이 문제가 된다. 1,2권이 여주인공 황재하의 능력을 드러내는 장이라면, 3권이 남주인공 기왕의 능력에 의해 황재하의 문제가 해결되는 장이다. 그리고 4권은 기왕과 관련된 글의 전체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부분이다. 글이 거대한 하나의 사건을 축으로 하여 사소한 여러 개의 사건들이 중첩되어 있고, 그것을 기왕과 황재하가 해결해 나가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기에 황재하(양숭고)의 능력은 특별하다. 사건을 보는 안목이 뛰어나고 사물을 인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리고 그가 활동하는 무대는 거침이 없다. 수사라는 차원으로 권력과 상관없이 그가 하지 못하는 일이 별로 없다는 말이다. 오늘의 우리 사회와는 대치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기회 제공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기본이 된다. 4권의 시작은 황재하가 가족 살인사건을 해결한 후의 일이다. 기왕은 황궁이 있는 장안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러면서 황재하의 왕온과 혼약을 파기해 주고 황재하에게 촉에서 기다리도록 요구한다. 하지만 장안엔 위험한 일이 기다리고 있고, 자신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런 가운데 장안으로 가려는 기왕에게 황재하는 자신도 같이 가겠다고 한다. 어떤 상태가 되던 같이 하겠다는 자세를 보인다. 한편 왕온은 낭야 왕가의 장자로 가문의 소중함을 도외시할 수 없기에 황재하를 사랑하면서도 기왕의 말을 듣고, 그녀를 올가미에서 풀어 준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황재하에 대한 연정의 마음을 내어 보인다.
기왕은 장안에서 돌연 ‘나라를 망하게 할 자는 기왕이다.’ 유언비어에 휩쓸리게 되고 세인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된다. 그런 중에 7째 동생인 악왕이 많은 사람들이 모인 궁중에서 기왕을 비방하고 건물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것을 현 황제의 총애를 받고 있는 왕공공이 조사를 하게 되고, 황재하는 왕온과 관계를 우호적으로 이어가겠다는 말을 이용해 왕가의 도움을 이끌어 내면서 그 사건을 조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물론 기왕을 위해 조사를 하겠다는 뜻이지만, 그러는 사이에 온정과 의리 때문에 애정의 갈등도 한다. 그러다가 황재하와 기왕이 악왕이 살아있다는 정보를 얻고 그가 있는 사찰에 간다. 그곳에서 악왕이 패악을 부리며 자신이 칼로 찔러 죽는데, 그 칼이 기왕의 칼이다. 그래서 당시에 주변에서 달려온 왕공공과 그 병사들이 모두 악왕이 죽으면서 기왕이 자신을 죽였다했기 때문에 모두 그렇게 믿는다. 그리고 기왕은 군권도 빼앗기고 왕궁의 한 곳에 유폐 당한다.
장안에서의 분위기는 황재하와 기왕에게 무거운 분위기다. 그만큼 적대 세력의 크기가 남다르기 때문에 쉽게 대항할 수 없음을 인지할 수 있다. 그런 가운데 황재하는 낭야 왕가의 배려를을 받으며 이 글의 양념인 주자진(시체 검역에서는 당대의 일인자)의 도움으로 사건을 조사해 나간다. 그러는 가운데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이 악역으로 이용되는 이상한 현상을 목도한다, 악왕이 그렇고 장항영(기왕부의 군관)이 그렇고 장항영의 부친이 그렇다. 이런 상황이 모두 물고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시체 검안을 통해 인지한다. 아가십열이라는 물고기가 사람들의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사람을 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안다.
이 글에서 아가십열은 중요하다. 이것은 1 권의 처음부터 나온다. 황재하가 가족 살해범으로 몰려 도망 다니며 장안에 들어와 기왕과 처음 만날 때, 기왕의 마차에서 나온다. 그리고 글의 전편에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문제가 될 것임을 암시해 준다. 이게 4권에서 그 역할을 한다. 이것은 물고기 자체로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 쉽게 죽어버리지만 작은 알 형태로 사람 몸에 들어갈 때 목구멍에 달라붙어서 부화를 시작한다. 부화된 물고기는 아주 작아서 성대 사이에서 피를 빨아먹으면서 사는데, 오래 살지는 못한다. 하지만 체내에서 죽어 썩어 없어지게 되는데, 이 고기는 독소가 있어 죽은 뒤 뿜어낸 미독이 혈관을 타고 뇌로 들어가 심각한 편집증을 불러일으킨다. 마음에 품은 의혹이 있다면 그것이 광증을 일으키고, 죽어야 끝이 난다. 이렇게 독한 고기를 사용한 사람이 있고, 그것은 악왕, 장항영, 그의 아버지를 그렇게 변화시켜 죽게 한 장본인이 된다. 이런 악의로 만들어진 얘기들이 기왕을 압박하는 요소가 되고, 기왕은 궁지에 몰린다. 결국 거대한 세력이 이들의 배후에 있게 되고, 그것은 기왕으로도 어쩔 수 없는 상태다. 그러기에 기왕의 목숨은 상황 상 경각에 달려 있다.
황재하가 기왕의 집에 있으면 기왕과 함께 행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것을 왕온이 이용하게 되고, 황재하도 선택을 하게 된다. 사랑의 줄다리기를 하면서 선택과 심리적 이완 등이 행해지면서 갈등과 환희의 관계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기왕이 얽힌 사건은 지속적으로 수사를 해나간다. 수사 과정에 기왕의 상태에 따라 마법과 같은 글자에 색이 입히는 상자가 나오는데, 그것이 관건이 되어 미묘한 수사가 이루어지고, 그 미궁이 해결된다. 글자가 똑같은 상자를 두 개 확보하면 가능하다는 상황을 생각해 내게 되고, 결과적으로 기왕의 가까이 있는 누군가의 손을 이용해 그렇게 그에게 심리적 고통을 주는 일들이 자행되었음을 알게 된다.
일을 해결을 위해 두 가지 장치를 더 제시한다. 하나는 불사리를 설치하는 것이고, 하나는 국경의 미세한 움직임과 절도사들의 반응 등이다. 불사리를 설치는 것으로 기왕이 영어의 몸에서 풀려나게 되고 사건의 전모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또 국경의 상황은 이제까지 기왕이 나라에서 어떠한 위치에 있었는지? 또 그가 다시 제기할 수 있는 기틀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인지를 기대하게 한다. 불사리가 장안에 들어오는 날, 궁중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그 자리에서 황재하는 환관의 차림으로 들어가 악왕 사건의 진실을 알린다. 그것을 황제가 듣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결국 분위기를 기왕의 모든 일과 관련된 적대 세력의 이야기로 확대해 나가게 되고, 결국 현 황제가 황위에 오를 때의 이야기까지 거론 된다. 즉 선황이 남긴 유언을 일부 세력이 훼손해 현 황제가 황위에 오르게 된 사실이 밝혀지고, 황제에 의한 기왕 죽이기가 지속적으로 전개되었음이 밝혀진다. 즉 아가십열에 의해 많은 무리한 일들이 일어났음이 증명되고 확인된다.
글 속에서 기왕의 반대 세력과 동조 세력이 불분명하다. 그것은 아가십열, 섭혼 등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세를 분석하고 상황 속에서 무엇이 나은가 하는 판단 때문이기도 하다. 왕공공과 왕온 등의 세력은 황제의 명령을 받아 기왕을 암살하는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도 했지만 황재하를 도와 진실이 밝혀지게 만들기도 한다. 악왕, 장항영 등은 기왕과 친밀한 사이인데 결국은 미혹되어 그를 매도하는 사람들로 사용된다. 무척이나 방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야기가 그렇지만 절대 권력과 그것에 대항하는 세력의 이야기로 조각된다. 그것이 흥미롭고 이야깃거리가 많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야기는 수사극이지만 그 속에 염정소설의 요소도 혼합하고 있다. 황재하를 양숭고로 하여 수사관의 탁월한 능력을 지닌 자로 그려나가고 또 17,8세의 예쁜 여인 황재하로 만들어 기왕과 정혼한 사이인 왕온 삼각관계를 만들어 내용을 끌어 나간다. 마지막 결전의 공간은 황궁이다. 황제는 병약하다. 거의 거동이 불편할 지경이다. 그런 상태에서 선황의 유지가 기왕을 황제로 추대할 것으로 밝혀지고 현 황제가 일부의 농간에 의해 황제가 되었음이 밝혀지면서 황제가 어림군을 이용해 기왕을 죽이려 하지만 기왕은 자신의 부대를 불러들여 그 공간을 장악한다. 결국 모든 권력이 기왕에게 돌아간다. 그 후 황제는 병사하고, 기왕은 자신이 황제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상황에 따라 12살 난 황자를 황제로 추대하면서 자신은 군권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황재하와 사랑의 결실을 만들어 나간다. 왕온도 기왕이 보여준 권력에 대한 처리와 지극한 연정을 높이 사 사랑에서는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다.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정말 구성이 치밀해 읽어나가는 재미가 더했다. 4권까지 읽으면서 드라마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랑야방처럼, 포청천처럼 흥미롭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시간이 많은 사람들, 중국 고전에 흥미를 가진 사람들, 추리극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나는 너무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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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모르겠구나. 이렇게 고집스럽고 완고한 너를, 어쩌자고 나는 이리도 좋아하는 것인지."
올해 잠중록을 만난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다. 운이 좋게 서평단에 당첨되어 1권을 시작하게 된 이후, 마지막 4권까지 거침없이 달려왔다! 너무 재밌어서 다음 이야기를 계속해서 기다리게 되고, 마침내 기다려온 이야기가 4권으로 끝이라니 아쉬울 지경이다. 이 책만큼은 조금 더 이야기가 길었어도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1권에서부터 궁금증을 증폭시켰던, 기왕 이서백을 둘러싼 기묘한 부적과 10년 이상을 키워온 사연있는 붉은 물고기부터 이서백을 둘러싼 위협과 음모가 쉴새없이 펼쳐져 어떤 시리즈보다 더 숨가쁘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백성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이서백을 향한 잘못된 오해와 소문들, 급기야 황제는 그를 구금하기에 이른다. 이서백은 자신의 곁에 있다가는 황재하마저 위험에 처해질것을 우려해 떠나라고 하지만 황재하는 어떤 지옥이라도, 어떤 폭풍우라도 이서백 곁에서 함께 감내하겠다는 고집을 부린다.
"전하와 손을 잡고 비바람에 맞서겠습니다. 절대 전하가 저를 버리게 두진 않을 거예요."
"어찌 그리 막무가내이냐. 아무래도 난 이미 네것이 된 것 같구나. "
한편 그녀에게 푹 빠진 정혼자 왕온은 이서백을 질투하면서도 그들이 처한 상황을 이용해 황재하와의 혼인을 밀어붙이는데...이서백을 구하기 위해 왕온의 아내가 되어야 하는 재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서백에 대한 마음만으로 꽉찬 그녀에게 왕온의 자리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음침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는 환관 왕종실과 명문가 왕가 집안의 특출한 인재 왕온만이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이서백을 도울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또한, 믿었던 사람들로부터의 배신과 이서백을 두려움에 떨게 한 기묘한 장치의 비밀, 이 모든 사건의 전말을 그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챈 황재하는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하게 두려워한다. 이 진실은 알려져야 하는가?
1권부터 궁금증을 자아냈던 이서백의 운명을 예고하는 듯한 부적의 비밀과 붉은 물고기의 비밀은 꽤 그럴싸하게 밝혀졌다. 이 기묘한 일을 도대체 어떻게 풀어갈까 하는 생각이 괜한 기우였다. 하긴 이 일들 뿐만 아니라 소설속에서 재하가 풀어온 각종 살인사건들 역시 마찬가지다. 재하가 맡게된 사건들은 하나같이 안개속에 파묻혀 도무지 밝히기 힘들어보이는, 마치 마법을 부린 것 같은 기묘한 느낌을 준다. 도대체 어떻게 풀어가려고 이러나 작가가 걱정될 정도였는데 걱정이 무색할만큼 말끔하게 해결이 된다.
심장을 간지럽히는 간질간질한 로맨스 뿐만 아니라 재하가 사건을 풀어나가는 추리과정이 책 속에 미친듯이 빠져들게 하는 요소다. 어느 하나가 과하지 않고 조화롭게 이야기를 끌어가기에 더욱 재미있다. 조금이라도 이 책에 관심이 있다면 일단 1권을 시작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시작하게 되면 끝을 보게 될거라고도 알려드리고 싶다!
마음 깊이 품고 있거늘, 어느 날엔들 잊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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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있겠다고 한 말, 기억하고 있다."
어려운 사건을 다시한번 멋지게 해결한 황재하는 이서백과 함께 자신의 고향 촉땅으로 가는 길에 자객의 습격을 받아 호위대와 뿔뿔이 흩어진채 겨우 도망친다. 그러나 이서백이 상처와 중독으로 위독해져 두 사람은 산 속에 숨어 지내며 이서백이 회복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세상에 두 사람만 있는 듯한 느낌, 처한 상황과는 달리 오히려 마음의 평화까지 느낀 나날들 끝에 두사람은 적으로부터 위협을 피하기 위해 분장을 한채 마을로 내려오게 된다. 한편 이 지역의 포두로 임명받은 주자진과 황재하는 다시 한번 의심스러운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연인의 동반자살 사건과 맞딱뜨린 황재하는 사건을 조사하던 중 어느 순간, 자신의 가족의 독살사건과 비슷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어린시절부터 사모해온 '우선'과의 엇갈리는 기억, 우선의 기억이 잘못된것인지, 자신의 기억이 잘못된것인지 혼란스러운 중에 또 하나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게되고, 도무지 범인을 밝힐수 없을것 같은 사건에서 하나둘 단서를 모아간다. 겉으로는 각각 다른 세건의 살인사건. 그러나 조사할수록 공통점이 드러나고,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면서 또 다른 사건의 실마리를 얻는다. 세가지 사건 모두 해결함으로써 재하는 드디어 자신의 가족을 독살한 혐의에서 벗어나고, 환관으로 위장하지 않은 진짜 '황재하'의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기왕 이서백의 측근 환관 '양숭고'가 아닌 이제는 무슨 명분으로 이서백의 곁에 남게 될지, 남은 4권에서는 신분을 되찾은 황재화와 이서백이 아직 남은 의문과 사건들을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기대가 된다.
가족을 독살한 범인으로 황재하를 의심하면서도 양부모의 가족묘를 살뜰히 관리하며 애틋해하는 우선, 본의 아닌 사건으로 자신과 자신의 가문을 웃음거리로 만든 황재하에게 분노를 느끼면서도 정혼자로 인정하는 왕온, 서로의 마음을 한층 가깝게 느끼고 서로에게 남다른 감정이 있음을 인지하기 시작한 이서백.
남은 4권에서는 더욱 진전 될 수 밖에 없는 로맨스가, 이서백의 운명을 예고하는 듯한 한장의 종이와 이서백이 애지중지 십년 이상을 키워온 붉은 물고기에 어떤 사연이 담겨있을지 매우 기대된다.
[p.166] "행복할 때는 말할 것도 없지만, 힘들때도 나는 현실을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 결국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마련이야. 그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나는 정면으로 부딪칠거야. 진실이 밝혀질 그날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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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없고 시끄러운 인파 속에 있었으나 황재하는 그 품에 안긴 그 순간만큼은 마치 호젓한 나루터에 정박한 작은 배가 된 기분이었다. 주변의 수라장이 서서히 멀어지며 비현실적인 배경으로 비껴나 더 이상 아무것도 황재하를 괴롭히지 못했다. (…) 이런 감정이 정말 싫었다. 세상을 냉철하고 정확하게 바라볼 수 없게 만드는 이런 느낌. (p.21)
아. 이 책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이 책은 정말이지 한 장도 대충 읽어 내릴 페이지가 없다. 사극이나 판타지의 경우는 너무 어려운 배경을 묘사할 때 나도 모르게 빠르게 대충 읽어 내리게 되고, 추리소설은 사건을 너무 질질 끌거나, 내가 이미 추리했을 때 넘겨버리게 된다. 또 로맨스도 그렇다. 평소 로맨스소설을 잘 읽지 않지만 종종 읽다 보면 그들이 엇갈릴 때 너무 답답해 휘리릭 넘겨버리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은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걸까? 사건을 해결하고 지루해 질만하면 섬세하게 심리를 묘사하고, 또 한 고비를 넘어 오르막을 오르고자 하면 숨이 찰 만큼 빠르게 올라가게 만든다. 몇 백장이나 되는 분량이 눈 깜빡 할 사이에 넘어간다. 아껴서 읽어야 3권을 받을 때까지 참을 수 있으리란 책친구님의 조언대로 아껴 읽느라 정말 혼이 났다. 이젠 또 3권이 올 때까지 병이 날 것 같고, 4권이 나올 때까지 힘겨우리라 예상이 된다. 문득 학창시절, 태백산맥이나 토지를 읽을 때의 내가 떠올라 웃음이 난다. 아. 그 놈의 장편이란.
본인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본인의 일가족을 죽인 살인범이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환관의 신분으로 살아가는 재하와 그를 지척에 두고 사랑하면서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이서백. 안타깝게도 그들은 늘 뭔가 사건에 휩싸이고, 스스로의 마음도 모르고 엇갈리며 살고, 설사 본인의 마음을 알아도 어찌하지 못할 사이로 산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서백이 단 하나,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게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것도 너무 슬픈 일이고, 한때는 부족함이 없었으나 이제는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하는 재하도 가슴 아픈 일이다.
그들은 늘 함께 있지만, 그 손을 뻗어 닿을 거리를 좁히지 못한다.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지만, 정작 한 순간도 닿을 수 없는 이들. 몸도 마음도 반 보 안에 있지만 지구 반대편보다 더 멀기만 한 반보를 앞둔 이들. 그래서일까. 그들과 닿는 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어딘지 시린 사연을 담고 있다. 어쩌면 그래서 내가 이 책에 더 끌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누구든 아픈 손가락 하나쯤은 지니고 사는 오늘날의 우리들 같아서.
“황제의 딸이 대관절 무엇이관데,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내 딸의 운명을 뒤흔들어 나락으로 떨어뜨립니까?” (…) 내 평성에 오로지 이 아이 하나 밖에 없단 말입니다. 그저 손 재주 하나로 근근이 먹고 사는 내가 딸에게 무얼 해줄 수 있겠습니까. 고급스러운 저택도, 높은 권세도, 방 안을 가득 채울 재물도 그 어느 하나도 줄 수 있는 게 없단 말입니다. 하지만 내 목숨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딸아이만큼은 잘 살아가길 바랐단 말입니다. (p.532~533)
이번 화가 특히 더 가슴이 아팠던 것은 가진 것이라곤 오기뿐인 아비의 모습에서였다. 결핍이 가득한 삶 속에서, 삐뚤어진 마음으로 딸에게까지 모진 모습만을 보여왔던 한 아비는, 결국 진심을 말하기도 전에 딸과 멀어져 버린다. 그런 딸이 사지로 내몰리고 결국 아비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이 부분을 보며 나는 현실도 과거도 가지지 않은 자에게 더욱 가혹한 세상이란 생각이 들어 가슴이 저렸다. 딸을 성폭행 한 무리들에게 칼을 휘둘러 범죄자가 된 가난한 아빠의 뉴스도 떠올랐다.
현실과 다르게 책에서는 속 시원한 결말을 꿈꾸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결말은 알려진 가해자조차 가해자가 아니었고, 어쩌면 그녀조차 피해자였다. 부모의 욕심에, 외로움에, 주변의 이용에 가련히 남겨진 외로운 사람. 어쩌면 공주는 자신에게 영원히 채워지지 않았던 그것을 얻으려 했을지 모른다는 말에 나는 문득 공주조차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잠중록을 한마디로 정리하라고 하면, 나는 감히 “리뷰를 쓰려고 앉아서 다시 읽게 하는 책”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실제 내가 리뷰를 쓰려고 앉았다가 다시 책 한 권을 몽땅 다 읽었고, 다시 읽으면서도 긴장을, 재미를, 속상함을 다시 느꼈다고 한다면 그 재미는 따로 표현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3권을 읽게 될 며칠이 너무나 길게 느껴질 것 같다. 정말 큰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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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있고 있는 4권 첫 페이지를 넘기자 아쉬움이 든다. 600여 페이지에 가까운 책이 '두툼하다' 보다 '이것 밖에 남지 않았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삶을 이어가는 황재화, 이 꽃에 부나방처럼 모여든 우선, 왕온, 이서백의 이야기, 이 이야기를 둘러싼 다양한 추리 소설적 에피소드, 이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권력의 잔혹함이 아주 잘 그려져있다. 이런 다층적 구조가 호기심을 이어가는 힘이되고, 세세하고 과장되지 않은 디테일이 흥미를 유지하는 힘이다. 1편부터 왕 황후의 여인승리를 보여주었다. 목표를 향한 연인의 절취부심이 현실에서 가동되면 무섭다. 운소육녀의 이야기도 예인의 모습과 달리 다들 보통 사람들이 아니다. 그러나 갑 오브 갑은 양숭고이자 황재하다. 신분으로도 남자인적이 없는 여인. ![]() 기왕은 황재하를 마음에 품고, 황재하는 우선을 품고, 이 사이에서 얽힌 왕온의 치열한 투쟁은 우선이 죽고, 왕온과 기왕은 서로의 목숨을 경각까지 몰아붙인다. 그리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또 태연하게 타엽하기도 한다. 이런 이성적인것처럼 보이는 행동이 대단해 보이지만, 황재하의 입장에서보면 둘다 바보아닌가? 경국지색은 미모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황재하는 그 사이를 아주 교묘정치하게 기준을 살짝살짝 넘으면 걸어간다. 그 선을 넘지 못하는 왕온과 기왕만이 그녀의 발걸음에 따라 심장이 벌떡거릴 뿐이다. 상황이 변하면 판단이 변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지키고 살아가는 셈이다. 잠시 등장했던 왕공공을 통해서 이 전체 이야기를 포괄하는 배경이 더욱 재미있어 진다. 불손하게 그 거대한 힘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는다. 작가도 그 거대한 힘에 대한 고려를 철저하게 한다. 그럴것 같다고 독자도 추정하지만, 언급도 되지 않을 뿐더러, 그에 관한 어떤 증거도 펼쳐지지 않는다. 모든 것은 황재하의 입을 통해서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다. 궁극적으로 완벽한 기왕은 그 완벽함의 범위를 넓혀주는 황재하를 차지한다. 거의 다 잡을 뻔 했던 왕온은 집안을 지키는 것을 선택한다. 원하는 것을 반드시 얻어야 한다면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이렇게 제정신이 아닌 때가 사랑에 빠질때다. 왕온은 너무 자주 제정신이었던 셈이 아닐까? 결말은 권선징악과 행복을 그리며 끝난다. 당나라 배경에 맞게 동양 고전, 전례 동화와 같은 구조가 친근함을 준다. 그러나 다음생에 황재하 같은 마누라를 얻으라면 난 거부다. 무섭다. 기왕처럼 태어나 살라고 면 이 또한 거부다. 피곤한 삶이다. 차라리 해맑게 즐거운 주자진이 더 부럽다는 생각을 한다. 드라마를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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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으니 당장이라도 2권이 읽고싶고, 2권을 다 읽고나니 3권이 너무 기대가 된다. 앞선 이야기에서 궁궐 높으신 분의 비밀을 드러낸 양숭고는 이번에는 황제의 명을 받고 사건을 수사하기에 이른다. 황제가 애지중지 총애하는 딸 동창공주는 공주를 가장 가까이에서 모시던 환관 위희민이 산채로 불에 타죽는 사건과 공주의 남편 부마의 사고를 이유로 양숭고가 사건을 수사 하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때마침 불길한 꿈을 꾸어 자신마저 죽음에 이를것 같다며 불안에 떠는 공주의 청을 들어주는 황제. 그렇게 황재하는 양숭고라는 환관으로 신분을 위장한채 기왕 이서백의 든든한 지원 아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던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야기는 크게 세개의 사건으로 엵인다. 공주의 환관 위희민의 살해사건, 여지원의 딸 여적취에게 몹쓸 짓을 한 손씨의 살해사건, 동창공주가 가장 아끼는 비녀 구난채의 도난사건. 먼저 거대한 양초에 벼락이 떨어져 그 불똥이 몸에 붙은채 죽게된 위희민과 문제의 그 초를 만든 장인 여지원의 관계는 무언가 숨겨진 내막이 있을것 같은 느낌을 준다. 오만방자한 동창공주와 공주에게 무시받는 부마 위보형 또한 숨겨진 비밀이 있음이 곳곳에 드러난다. 그리고 전편에도 잠시 등장했던 어려움에 처한 황재하를 돕고 기왕으로부터 쫓겨난 장항영과 여적취의 애달픈 이야기도 꽤 비중이 높다. 이들과 관계된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저마다 의심스러운 점이 보인다. 그러면서도 각자 다른 사연을 품은 이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하나의 범인으로 지목이 될지 읽으면서도 궁금해 다음 페이지를 계속 넘기게 된다.
또 하나의 즐거운 포인트는 황재하를 둘러싼 세 명의 남자다. 은근한 질투로 설렘을 폭발시킨 '이서백', 그는 당연히 재하의 비밀을 알고 있으며 그녀의 억울함을 풀어주기로 약속한 바 있다. 황재하가 정혼자와의 결혼이 싫다며 온 가족을 독살하고 도망쳤다는 그 소문의 정혼자 '왕온' 또한 어느 순간 양숭고의 정체가 황재하라는 사실을 눈치채며, 그녀를 향한 마음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며 그녀에게 직진으로 다가간다. 재하가 어릴때부터 함께 자랐던, 어린 여자아이를 수줍은 소녀로 만들었던 단 한사람, 우선의 등장은 꽤 마음 아프다. 특히 재하가 온가족을 독살했다는 정황을 곧이 곧대로 믿는, 다시 말해 재하를 믿지 않았던 우선을 재회하게 된 재하의 아픈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하다. 세 남자와 얽힌 로맨스는 역시나 2권에서도 충분히 드러나지 않아 아쉽지만 그렇기에 3권이 더욱 기대된다.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낸 로맨스 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딸의 관계,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캐릭터로 드러낸 부녀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다. 어느 하나 아프지 않은 사연이 없다.
[p.409] 세 여인이 있고, 세 아버지가 있었다. 하늘 아래 아름다운 것들은 죄다 딸 앞에 갖다 바친 황제. 힘들었던 시절 딸을 팔아 그 돈을 밑천으로 집안을 일으킨 전관색. 꿈속에서도 아들만 바라며, 비참한 지경에 놓인 딸을 집밖으로 내쫓은 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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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시작된 그녀의 이야기. 가족살해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촉을 도망쳐 나온지 반년. 그동안 기왕부 소환관 양숭고로 여러사건을 해결해온 황재하였지만 정작 자신의 누명만은 해결하지 못한채 여전히 오리무중이였는데, 2권에 우선이 등장하더니 이번 3권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 황재하와 이서백은 성도로 돌아가던중 자객으로부터 습격을 받게되고 이 과정에서 이서백은 부상을 당하지만 재하의 극진한 보살핌속에서 두 사람은 무사히 성도에 도착한다. 그리고 재하는 그 곳에서 자신의 가족의 죽음과 똑닮은 한 사건을 맞닥뜨리고 실마리를 발견하여 벅찬 한편, 뜻밖의 물건의 등장으로 혼란에 휩싸인다. 겨우 발견한 실마리는 재하의 누명을 벗겨줌과 동시에 거대한 권력이 버티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어서 섣부른 움직임은 자칫 죽음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미 한번 겪지 않았나. 그런 와중에 또 하나의 사건이 발생한다. 앞선 사건과 관련 없어보였던 두 사건이였으나 그 중심에는 같은 독이 사용되었음을 알게되면서 큰 충격을 받게되는 재하. 여기에 1권부터 꾸준히 등장했던 붉은 물고기가 재하의 가족 독살 사건에서도 언급되면서 휘몰아치는 전개로 정신없었던 3권. 재하의 누명 사건은 겉으로는 일단락 되는듯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왕온과의 관계, 이서백의 수수께끼같은 사건, 그리고 가장 중요한 황재하와 이서백의 관계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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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에 한 번 보기도 힘들다는 대법회. 수 많은 인파가 몰린 천법사 내에 법음 소리가 울리던 그 순간 거대한 초에 벼락이 떨어지며 순식간에 불타는 초 파편이 주위 사람들에게 튀면서 일대는 큰 혼란에 휩싸였다. 비명이 속출하던 그 순간 온몸에 불이 붙은 한 남자의 절망가득한 비명소리가 천복사 내를 가득채운다. 그의 정체는 황제가 애지중지하는 동창공주의 공주부 환관으로 모두들 그의 죽음을 향해 인과응보니, 천벌이니를 운운하며 누구하나 안타까워하는 이가 없다. 그렇게 단순히 천벌로 끝날 수 있었던 공주부 환관의 죽음은 뜻하지 않게 동창공주가 직접 나서 황재하가 사건을 해결하길 명하며 묘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사건 당시, 황재하 일행 역시 그 현장에 있었는데 천벌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해 보이는 사건으로 인해 좀처럼 해결의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그러나 공주의 명을 받은 이상 사건을 해결해야만 했던 황재하는 주자진과 함께 초를 만들었던 장인을 찾아가게 되고, 그의 딸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게된다. 그리고 하나 둘씩 드러나는 진실들. 과연, 공주부 환관은 정말 모든 사람들이 입모아 말하는 것처럼 천벌을 받은것일까? - 겉으로는 아무런 접점도 없어보이는 사건들이지만 그 중심에는 각기 다른 어긋난 부정(父情)이 자리잡고 있었다. 일방적으로 건네는 사랑이 초래한 비극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마지막으로 덧붙이면 이번 이야기에서는 황재하의 과거 인연이 등장한다. 과거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재하 앞에 등장한 연인이였던 남자 '우선'. 그의 등장이 오해를 풀고 재하의 누명을 벗겨줄 실마리가 되어줄 수 있을런지도 주목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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