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다양한 길을 걸어간다. 조용한 숲길이나 사람들이 붐비는 아스팔트길도 걷고, 흙내음이 일어나는 시골길을 걷기도 한다. 길을 걷다가 가끔 내가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볼 때가 있다. 방금 걸어온 길인데 때로는 낯설어 보이고, 어떨 때는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만큼 정겨움이 묻어나기도 한다. 인생의 길도 발로 딛고 서 있는 길과 마찬가지인가보다. 보고, 듣고, 만지고, 느낀 경험은 분명히 나의 것이었지만 어느 순간 생소하게 다가오는가 하면, 그리운 추억으로서 가슴에 잔잔한 물결이 넘실거리게도 한다. 추억...아주 짧은 순간 네모난 방에 붙잡히는 사진의 추억들은 작은 이차원 평면에 찍히는 다양한 색의 조합일 뿐이지만,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4차원의 끈이다. 사진기는 그 통로라고나 할까?
나는 어렸을 적에 장롱에 있는 아버지의 사진기가 신기해 틈만 나면 꺼내어 만져보곤 했다. 요즘 유행하는 디지털 카메라가 아니라, 필름을 사용하는 아날로그 카메라였다. 카메라 윗 부분에 동그란 모양의 다이알이 여러 개 있었는데, 셔터 속도를 8,000분의 1초까지 조절할 수 있는 다이알도 있었다. 그 카메라로 찍었던 어렸을 때의 사진을 보면서, 예전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서인지는 몰라도 아날로그 사진이 디지털 사진보다 더 따사롭게 느껴지는 것은 어인 까닭일까. 나는 지금도 그 옛날과 마찬가지로 도시에 살고 있지만, 같은 도시 생활이라도 예전의 향수에 젖을 수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플라스틱 라이프>의 김석원 작가는 여러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도시인의 일상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도시인의 일상은 보통 반복적이고 단순하게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의 사진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사랑, 삶과 죽음, 여장남자, 추억 등을 담은 사진들은 작가들의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된 우리들의 일상이다. 김석원 작가는 이 사진들을 작가 자신의 경험이라는 양념을 버무려 맛깔스러운 요리로 만들어 독자에게 선사한다. 스마트폰으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이나 사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도봉산, 수락산의 경치를 찍는 것 외에는 사진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던 나조차도 이 형형색색의 만찬에 매료되고 말았다.
책을 손에 들고 읽기 시작하자마자 김석원 작가와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평소 그가 가졌던 소소한 삶에 대한 생각들에 크게 공감을 해서였으리라. 한편으로는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는 나에 비해 그의 삶이 자유롭게 느껴져서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자신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 어찌 부럽지 않으랴. 그 길이 비록 험준한 산이거나 높은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일지라도. 나는 오늘도 에베레스트 정상에 등극하고 달에서 유영하는 꿈을 꾸며 작은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나는 내가 걸어서 지나온 길, 그 길 위의 낙엽, 지금 내가 걸어가는 길을 한없이 사랑한다. |
|
사진에 대해 관심을 갖게된 건 사실 사진으로부터가 아니라 소설로부터였다. 대학시절 교양수업에서 이청준의 소설 <시간의 문>을 접하게 되었고, 찰나를 포착한다는 태생적 운명과 인간의 시간 속에서의 화학작용이 인상깊었다.
플라스틱 라이프.. 도시에 대한 사진 에세이다. 도시에 살면서 도시를 사랑하지만 때로는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도시가 키운 사람들과 도시라는 공간 자체에 대하여 작가가 삶 속의 순간순간의 단상을 글로 적어 놓았다. 재미난 것은 저자의 글이 발화하는 지점이 글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다. 어떤 것은 영화, 소설, 글귀 등에서 사진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일상 사람들의 부대끼는 일화 중에서 사진으로 들어가기도 하며, 사진에서 일상으로 혹은 또 다른 지점으로 들어가면서 저자의 생각이 자유롭게 유영한다. 그래서인지 그렇게 가르치려는 고자세를 보이지도 않고, 사진에 대하여 마치 지인의 대화처럼 느껴진다. 편안하게 풀어내는 저자의 깨달음들은 때로는 소박하고, 때로는 깊숙하기도 하여서 진한 여운과 동감을 느끼게 하기 보다는 머리 속을 훅훅 스치고 지나간다고 느낀다면 내가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일까? 그 점에 대해 지적하기 보다는 그렇기 때문에 보다 거리감 없이 손에 잡혔고, 지하철에서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작은 짬짬이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페이지를 넘겼을 무렵, 비로소 사진을 말하며 이 책에 담고 싶어던 게 무엇인지 조금은 느껴진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이해한다. 그리고 이를 기억하고 기록할 때 자연스럽게 편하고 잘하는 방식으로 하게 되기 마련이다. 작가에게는 사진이 그랬던 것 같다. 어떠한 지점에서 생각이 발화하였든지 간에 결국 돌아돌아 정리되는 것은 결국 사진이었던 것 같다. 지나치게 논리로 맞추려 하기 보다도, 그냥 자연스럽게 연상작용을 통해 흘러가다가 딱 생각의 발걸음이 멈추는 곳이 사진이였던 것이다. 생각의 발걸음이 멈추는 자신의 지점이 사진이었다는 책을 읽고 난 깨달음이 어쩌면 가장 큰 수확이 아니었을까 싶다.
|
|
이 책을 읽어가면서 재미있다 흥미롭다 생각을 많이 했다. 이 책은 사진을 통한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담겨진 그 의미를 생각해 본다. 때론 진지하거나 아니면 의외이거나 흥미로운 해석들로 가득차 있다. 도시의 모습을 통해 독자에게 일상과 인생을 한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책은 세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도시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도시의 목소리들 그리고 도시속의 나와 너를 통해서 도시라는 공간에서 찍어진 사진들을 통해 작가의 작품들을 재해석 하고 있다. 여러 가지 사진들을 통해서 매우 흥미롭고 어떻게 하면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소설가 은희경 이문열의 사진이 특히 매력적이었다. 사진을 통한 공상과 해석이 흥미로웠고 순간적으로 포착된 표정과 자세 속에서 독자의 흥미를 더한다. 솔직히 이런 책을 접하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은 여러 작가들의 사진들이 도시에 한 이야기와 함께 수록 되있다. 도시와 사회에 대한 이야기들로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를 새롭게 바라 볼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사진에다 비평과 재해석이 특이하고 독자의 흥미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사진에 대한 독특하고 개성 있는 관점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이 책을 통해 내 일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고 일상이 좀 더 유쾌하지고 때로는 진지해 지기도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저가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
|
이 책은 한 마디로 표현 하자면 정겨운 사진관의 이야기,혹은 테마가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뭔가 우울해 보일것 같은 인상을 주는듯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울과는 거리가 있는 산뜻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네요.제겐 신선한 느낌 이었고 저자가 이야기를 통해 전해주는 도시와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이 담겨져 있는 모습들은 신선하기까지 했습니다.
도시에 사는, 도시를 사랑하지만 때로는 벗어나고 싶어하는 도시가 키운 사람들.... 저 자신도 도시가 키운 사람 가운데 한사람 이라고 생각하니 이 책에 그려진 사진이나 글들이 다른 의미로 다가왔어요. 이제 저는 50이 넘은 중년 여성이 되었고 여전히 그 도시라는 공간 자체에서 살고 있지만 도시 생활자들의 낮과 밤에 체리 향기가 되어 주고 싶다는 영화 '체리의 향기'라는 이야기를 통해 도시생활에서 느끼는 것들에 대하여 영화나 그에 맞는 사진들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저자의 안목이 참으로 탁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초반부에는 홍수로 인해 산사태 피해를 입은 우면산 인근 지역민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저자의 생각이 좀 인상적으로 다가 왔습니다.굉장히 인간적인 따스한 면이 보였다고나 할까요.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 에게는 힘든 일만 닥치고 아쉬울 것 없이 편안하게 사는 사람들 에게는 행운이 계속 이어진다면 삶이 너무 불공평 한것이 아니냐며 ... 그 말이 맞기도 하는 동시에 틀리기도 하다는 생각은 순전히 제 개인적 견해 이지만 저자의 따스한 감성이 글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책 입니다.
특히 '시크릿' 이라는 책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라고 말하는 저자에게 저도 모르게 그만 독자로써 사랑을 느끼게 되었답니다.아주 멋진 사진에세이 집을 오랜만에 접하게 되어 깊어가는 이 가을이 더 풍성해 졌습니다 |
|
행복하다고 느낄때는 어떤때일까? 아마도 자신의 처지에 만족할때 가장 행복하다는 생각이다. 불행의 시작은 남과의 비교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이를 뒷받침 한다. '플라스틱 라이프'는 이런 비교적인 삶에서 불행을 느끼기 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찾아 바라보는 관찰자로서의 자신을 바로 보는 법을 말하고 있다. 사진을 통하여 도시 사람들의 생활과 피사체의 내면을 들여다 보며 우리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다
도시의 복잡한 생활속에 서로 마주치며 생활하지만 그들은 각자 자기만의 삶을 영위하고 싶어 한다. 같은 공간에 존재하지만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열심히 움직이지만 그것은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행동이다.
작가는 사진을 통하여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고 있다. 또한 그들의 내면을 포착하는 사진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작가가 포작하는 피사체 내면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군대생활의 상념에 빠진 신병의 얼굴에서 고단함을 느낀다. 비오는날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에서 세상의 아름다움을 본다. 난민촌의 사람들을 보면서 상대적 행복감을 느끼고 사진속의 모습을 통하여 우리는 많은 편견을 갖을수도 있다.
사진은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므로서 현대인들이 단면을 표현하고 있다. 누군가의 편견이 상대방에게는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는 말에 나도 누구가의 트라우마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술작품을 감상하는데는 정답이 없다. 작가는 작품에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고 작품을 보는 사람은 나름의 해석으로 관찰하면 되는 것이다. 사진이 순간의 내면이 표출된 부분을 포착하는 것이라면 감상자는 작가 김석원의 말처럼 자기만의 시각으로 사진을 보고 이해하는 것이리라.
사진작가의 사진을 보면서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잔잔하게 표현한 '플라스틱 라이프'는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편협되지 않고 눈에 보이는 이미지에 대한 맹목적인 판단에 빠져 들지 말라고 한다.
|
|
플라스틱 라이프라는 제목과 도시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말에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을 담아낸 사진집이라고 생각을 했다. 막상 책을 읽어보니 도시에서 살아가는 많은 종류의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여러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도시라는 공간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형태를 사진으로 담고 글로 풀어내고 있었다. 특히나 처음에 나오는 사진들은 정말 신기했다. 실제 존재하는 사람의 모습처럼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찍으면 이렇게 보이는지 신기해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색감도 뭔가 다르고 어느 부분을 집중해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인지를 더욱 더 집중해서 사진을 들여다 봤다. 책 속에 나오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였고 그 속에서 나 또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더 처연했다. 도시라는 곳은 누구나 살아가고 싶어하면서도 벗어나고 싶어하는 하나의 공간이었다. 도시속에 삶을 이어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사진들과 글들을 통해서 다시한번 절실하게 느꼈다. 도시라고 불리는 한정된 공간만이 아니라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살아간다. 그 사람들끼리 싸우고 빼앗고 빼앗기는 반복된 삶속에서 증오가 생겨나고 다른 종류의 인간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 같다. 사진은 그 단면을 보여주고 글은 좀 더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중간의 나오는 남녀의 사진들과 글은 좀 그랬다. 그러나 처음에 나오는 신기한 사진들과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읽고 싶어지는 책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
|
도시하면 차가운 인상이 떠오른다. 오죽하면 차도남, 차도녀일까? 당장 길을 나서면 사람은 많은데 이상하게 재래시장에서 느껴지는 사람이 많아서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이미지는 아니다. 사람은 많은데 묘하게 더 외로워지게 하는 이상야릇한 도시라고나 할까? 그렇다면 사람이 많이 모여있으나 사람들의 온기는 잘 느껴지지 않는 곳이 도시일까?
하지만 그런 단편적인 이미지만을 끄집어내서 그 부분만 보아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도시는 어쩌면 생각처럼 차갑고 딱딱한 그런 곳이 아닐지도 모른다. 책에서 소개된 영화, 체리향기처럼 삶의 끈을 놓아버리려던 노인을 붙잡은 체리나무의 열매향기처럼 도시에서도 가슴이 두근거리게 만들 그래서 내일을 기다리게 만드는 체리향기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도시의 체리향기를 아직 맡아보지는 못했지만 책에서 보여주는 도시의 일상의 단편의 사진과 글속에서 도시도 사람이 사는 곳이구나하는 당연한 사실의 재발견을 했다. 흙내음이 아닌 아스팔트위의 딱딱하고 빽빽한 상가나 아파트가 즐비한 도시지만 그래도 기왕 발붙여 사는 이 곳에 정을 붙이려면 틈틈히 도시속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되지 않을까 싶다. 결국 거대한 하나의 도시를 분해해서 보면 그 속에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 보일 것이고 이 책은 그런 시도를 한 책 같다. 그래서 딱딱해 보이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그래도 살만한 곳이 도시이길 바란다.
|
|
이 책의 제목이 왜 `플라스틱 라이프`일까 생각해봤다. 내가 알기로 플라스틱이란 천연자원이 아니라 도시공업이 발달하면서 생겨난 공업원료, 합성수지로 알고 있다. 우리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생활용품들의 많은 것들이 플라스틱용품으로 바뀌어가고 있는데 그것은 생활의 편리성과 발전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왠지 획일화되고 틀에 박혀 동질화되어만 가는 현대 도시인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
|
플라스틱 라이프 도시생활자의 낮과 밤
플라스틱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도시 인생. 회식빛의 어두운 도시를 담고 있는 표지가 굉장히 우울하게만 다가옵니다. 그런데 책 속 내용은 표지와는 상반대는 느낌으로 다가오며 우울과는 거리가 먼 신선한 이야기였어요.
이 책은 한마디로 "이야기가 담겨있는 사진관"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미술관의 그림을 그냥 감상하는 것보다 그 속에 담겨진 이야기를 알고 보면 전혀 다른 것들이 느껴지고 보여지듯이!! 저자가 이야기를 통해 설명해주고 있는 도시와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담고 있는 사진들은 묘한 매력을 풍깁니다.
"먼지와 함께 도착한 어떤 순간들의 기록 . 도시에 사는, 도시를 사랑하지만 때로는 벗어나고 싶어 하는, 도시가 키운 사람들, 그리고 도시라는 공간 자체의 이야기를 담았다. - 저자의 말 중"
저자는 영화 "체리 향기"에서 불행한 결혼 생활 끝에 자살을 시도하려다 달콤한 체리 나무의 열매 때문에 마음을 돌린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해주며 죽으면 체리 향기도 맡을 수 없다는 노인의 말에 삶에 대한 애착을 느낀 것처럼 플라스틱 라이프가 기계화, 거대화된 도시생활자들의 낮과 밤에 체리 향기가 되어주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비록 거친 쇠냄새만을 풍기는 도시지만 도시와 그 속의 사람을 담은 책속의 거친 사진들은 또 다른 향기를 뿜어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자가 도시생활에서 느끼는 것들을 영화와 그에 어울리는 사진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는 것들이 신선하고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홍수로 피해를 입은 우면산 인근 주민들을 다룬 다큐멘타리를 보며 느낀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지하 셋방에서 노모와 사는 한 남성이 울먹이며 힘들다고 하는 장면에 가슴 먹먹했다고 해요.
"자연재해마저도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 쉽게 접근해서 안그래도 힘든 사람들을 더 가혹한 상황에 처하게 하는 것 같아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는 힘든 일만 닥치고 아쉬울 것 업싱 편안하게 사는 사람들에게는 행운이 계속 이어진다면 삶이 너무 불공평한 것 아닐까? -10 page"
다큐멘타리를 버드아이뷰(새의 관점 조감도)로 촬영한 화면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을 세상을 객관적이고 넉넉하게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지상은 한층 객관적으로 보이고 피해를 복구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참혹한 현실의 무게를 덜어내는 역한을 한다. 그래서 한편으로 자연재해라는 엄청난 일도 어쩌면 함께 이겨나갈 수 있는 일로 생각할 수 있게 접근할 것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12page"
홍수로 힘겨운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연민을 느끼는데 그치는데 반해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이야기들이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특히나 이런 이야기들과 함께 어울리는 사진작가의 사진들을 함께 싣고 있어서 이야기와 함께 보는 사진관이다라는 느낌이 확 들었어요.
걸리버가 바라본 소인국의 풍경과 유사한 미니어처처럼 보이는 권경용 작가이 사진도 소개해주고 있는데 도시의 풍경이 이렇게 미니어처처럼 보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됩니다. 버드아이뷰 사진 촬영을 보고 난후 저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그에 어울리는 버드아이뷰의 시선을 담은 사진들을 소개합니다.
이 책은 이렇게 저자의 이야기와 사진작가들의 사진으로 꾸며진 책이에요.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진 속에 이야기를 담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주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 완벽히 남남이 된 듯한 연인, 아쉬움이 남아 있는 연인, 마치 지금도 사귀고 있는 듯한 연인, 지금 사귀고 있지만 앞으로 헤어질 것 같은 연인 등 각 커플이 풍기는 느낌이나 분위기가 다양하다. ...... 분명 헤어졌음에도 현재진행형 연인처럼 보이는 것은 두 사람의 마음 한구석에 남은 미세한 감정의 흔적 때문 아닐까? 흥ㅁ로운 것은 비록 헤어진 연인이지만 각 커플의 생김새나 이미지가 비슷해 보인다는 점이다. -207page "
아직까지 도시의 체리 향기는 맡을 순 없었지만 도시를 좀 더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맛볼 순 있었어요.
청춘, 사랑, 성에 대한 고정관념, 아름다움, 살아가는 것, 세상 모든 것과의 교감등 현대인들이 살아가는데 한번쯤 생각해봤을 과제들에 대해서 독특한 시선과 생각을 담은 이야기를 읽어가다보면 도시가 그렇게 삭막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도시생활에 찌들어 있다면 도시에 긍정의 에너지를 넣어주는 이야기들을 접해보길 권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