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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 갔을때, 어떤 장면이나 풍경을 보았을때 예전에 있었던 일 같기도 하고, 어디선가 본것 같은 느낌을 받을때가 많다. 그걸 '기시감'이나 '데자뷰'라고 하는데 그럴때 우스개소리로 전생에 만나거나 겪은 일이라며 웃곤 했었다. 이 책은 '환생' 즉 회귀를 겪는 이들을 다룬 책이다. 내가 전생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때로는 궁금하기도 했지만, 과거의 생을 기억하고 있는 삶을 산다는 것도 굉장히 힘든 일일거라 생각이 든다. 과거의 삶이 자꾸 생각나고 과거속의 사람을 다시 만난다면 너무나 고통스럽지 않을까. 우리에게 인중이 있는 이유, 어느 책에선가 읽은 건데 과거를 기억하지 말라고 태어나기 직전에 손가락으로 누른 자리랬는데. 이 책에서처럼 모든 것을 기억해버리면 현재의 삶은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과거속의 삶에서 빠져나오기 힘들것이다.
여기 과거의 한 시대, 친구였던 세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고 현재의 삶에서 과거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작가는 1920년대의 김명순, 나혜석, 김원주. 거의가 문맹이던 시절 독립운동을 하고, 죽을 처럼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던 여성들이 동시대에 현생에 환생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과거 김부전이었던 유아리는 작가이다. 전생의 상처들을 소설로 쓰며 현생을 살아가고 있다.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석해인 역시 과거 김한주이며, 현재 형사인 손재엽은 과거엔 나유석이란 여자였다. 그리고 자신의 환생을 조형예술을 빚으며 살아가는 로즈 이가 밀러가 있다. 이 책에서는 이들 네사람이 주인공이며 과거에 서로 엮여진 사이였다. 동시대의 사람이었던 이들이 다시 현생에서 만난다는 게 쉽지 않을것 같은데 실제로 이런 일들이 많다고 한다. 실제로 지구 전체 인구의 100분의 1이 환생하고, 회귀를 겪는 인간중 대부분이 자신의 회귀를 의식하지 못하고 보통사람으로 살아가는데 반해 그중 10퍼센트는 자신의 회귀가 전생의 기억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명확히 인식한다니 상당히 놀랍다.
책에서는 아무래도 이들 네사람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그들 주위에는 환인들이 많다. 우리 주변 사람들의 대부분이 환인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책에서는 회귀살인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과거의 삶에서 자신에게 해를 끼친 사람에게 현생에서 철저한 계획하에 죽이거나 해를 끼치는 걸 말한다. 과거에 아프게 했던 사람에게 미운 감정이 드는 건 당연할테지만 현생을 살아가기 때문에 그것에 적응을 해야 하는 것도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 과거에 모녀관계라던가, 친구관계인 경우 그 친밀감이 생기는 건 어쩔수 없을 것 같고 애틋한 마음때문에 가깝게 지내기도 하는 것 같다.
-환還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거야. 이생에서, 환생의 악순환에 매듭을 짓자는 것. 그렇게 해서 다시 환인으로 태어나지 말자는 것. (45페이지 중에서)
회귀 과정을 겪었든, 이겨내었든 간에 고통스러운 건 어쩔수 없을것 같다. 작가인 유아리가 『간지러움』이란 책 첫머리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죽어서는 안 되겠기에' 라는 브레히트의 시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란 시를 적어놓듯, 로즈 밀러가 전시회 제목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를 쓴 것처럼 사람의 마음이란게, 좋아하는 게 어쩔수 없는 것인가 싶다.
회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나는 이들 주인공들인 아리나 재엽, 해인, 로즈가 참 안타까웠다.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생보다는 다음생에 어떻게 태어날지 그런 걸 생각해본다. 친구들과 우스개소리로 '넌 다음 생엔 어떤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어?'하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어떤 이는 동물로, 어떤이는 식물로 태어나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고, 나는 세상을 구경하며 여행하는 자유로운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했었다. 여자로 살면서 마음껏 해보지 못한게 한이 되었던지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과거의 생이 있고, 다음 생이 있다지만 솔직히 그걸 확신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이란 생각을 어쩔수 없이 해보기는 한다.
내가 다음 생에 남자로 태어난다면, 나는 현생에서는 아리처럼 책을 열심히 읽고, 다음생에서는 세계를 여행하는 자유로운 남자가 되어 여행 에세이집을 낼수도 있겠다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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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지하철, 버스에서 언뜻 언뜻 어디선가 본 듯한 사람을 만난 적이 한번 쯤 있지 않을까? 처음 오는 곳, 처음 대하는 장면, 처음 만나는 사람인데 어디선가 이미 본 것 같은 느낌. 우리는 이것을 기시감(旣視感) 또는 dejavu 현상이라고 한다. 인류에게 이런 현상의 경험은 비교적 보편적으로 일어나나, 경험 당시의 비현실적 느낌이나 신비감 때문에 문학에 있어서 중요한 소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 기시감을 소재로 한 영화나 소설은 심심찮게 보아왔다. 하지만 이 소설은 이 기시감을 비현실적인 현상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환생한 사람들의 제 2, 제 3의 인생으로 치환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사람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누고 있다. 회귀回歸하는 사람과 회귀하지 않는 사람. 회귀를 겪는 인간 중 90퍼센트 가량은 일상에서 겪는 회귀를 일시적 데자뷰나 환상, 환영, 꿈 등으로 치부한다. 회귀를 겪는 이들 중 일부는 자신의 회귀가 전생의 기억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명확히 인식한다. 환인이라 일컫는 이들은 전생에 지녔던 감정과 겪었던 고통도 함께 가지고 태어난다. 책에서는 이 환인들이 세상과 함께 공생하며 살아간다.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들은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환인들이 거듭되는 윤회의 삶 속에서 스러지지 않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야기의 큰 축을 이루는 세 친구는 전생을 공유한 환인이다. 이들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현생에서 만나 삶과 죽음을 넘나들며 서로를 지켜내는 이야기가 이 소설의 큰 얼개이다. 환인의 가장 큰 불행은 전생의 나쁜 기억, 가장 아픈 기억으로 회귀한다는 걸 거야. 삶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것일까? 거듭되는 윤회의 삶은 영원한 삶에 근접한 축복일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랜덤 인생은 불운일까? 전생의 나쁜 기억은 현생에서의 복수로 되풀이되고 마는 비정한 현실과 환인들의 복수를 저지하려는 가디언들의 활약. 복수를 위한 살인과 그 살인을 막기 위한 또 다른 살인. 누구의 정의가 더 진정성이 있는 정의일까? 책은 읽는 내내 물음을 던졌고, 환인으로 살아가는, 그리고 다시 태어나기 위해 죽어가는 그들의 삶이 내게 투영되어 심한 가슴앓이가 되었다. 가슴에 돌덩이 하나 올린 듯한 거북함이 계속되었다.
처음 사랑을 했던 그 사람과 헤어지며 신파극의 한 장면에서처럼 ‘다음 생’을 기약하였었다. 그것이 말도 안되는 자기기만이며, 현실 외면임을 뻔히 알면서도 그 가느다란 운명의 끈을 붙들고 싶었다. 인간 수명 100세 시대에, 더 이상 준비 없이 오래 사는 것이 축복만이 아님을 이제는 안다. 지구상 많은 종교가 환생과 윤회를 말하지만, 그건 어쩌면 강요된 축복이 아닐까? 이 소설은 수백 년을 이어 온 이야기만큼이나 깊고 짙은 상념을 독자에게 강요한다. 독자들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한 번쯤, 아니 생각보다 오래, 삶에 대하여 상념에 잠길지도 모르겠다. 내가 사는 이 삶이 한 번 뿐인 삶인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우며, 그러기에 더 치열하게, 더 순수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 많은 말이 필요치 않다. 일단 읽기를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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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 교수의 「경계인의 사색」을 읽으며 골치가 아팠다. 그래서 어쩌자는 얘기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고 정치적 각성을 하기 전 세상을 향한 분노로만 가득 차 있던 내게 송듀율 교수는 이도 저도 아닌 회색분자로 비춰질 뿐이었다. 대선을 앞두고 이런 저런 공작과 네거티브 전략이 통하지 않았던지 예전부터 줄곧 해오던 북풍관련 전략을 새누리에서 짜고 있는 듯하다. 느닷없이 NLL이 어쩌고저쩌고, 녹취가 있니 없니, 빠방!!! 터뜨린 새누리 의원은 며칠 지나자 슬그머니 발톱을 오므리고 그러고 있다. NLL 관련해서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고 리영희 교수의 「반세기의 신화」를 읽으면 단박에 정리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은 분명하고 명확한 것을 요구한다. 그래야 똑똑하고 현실 감각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다. 여성들도 가장 싫어하는 남성의 성격이 우유부단함이라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실상 일상에 부닥치는 수많은 현상과 사건들 속에는 칼로 무를 잘라내듯 딱 떨어지고 맞아 들어가는 것만 있지 않다. 거기에서 혼란이 오는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닌 뜨뜻미지근한 현상과 사건 천지다. 포스트모던주의가 시대를 지배할 때 키워드는 다름과 다양성이었다. 절대불변의 진리를 신봉하던 중세를 무너뜨리고 새 시대를 연 것은 ‘이것이 아니면 절대 아니다.’ 라는 절대적 가치가 아니라 ‘이것이 아니더라도 틀린 것이 아니다.’ 즉, ‘다른 것이다.’ 라는 상대적 가치이다. 따라서 옳고 그름의 분별은 2차적인 잣대가 되었다. 또한 다변화 된 가치의 혼동 속에서 순위를 매기고 줄을 세우는 일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옳으니까 니가 틀린 것이다. 라는 명제가 무너지고 나면 나와 다른 것이 존재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하고 다변하며 다층적인 인식이 세계를 아울렀다.
삶과 죽음에 대한 개념은 종교적·문화적·지역적·국가 간 상이하다. 내제된 유·무형 가치의 총체이기 때문이다. 상이한 개념이지만 절대적인 진리는 단 하나다. 인간은 반드시 죽는 다는 것. 이것은 포스트모던이고 뭐고 간에 변할 수 없는 진리이다. 어떻게든 노화를 멈추고 영원불멸의 삶을 추구한 진시황이나 성인으로 추앙받는 예수, 마호메트, 공자를 비롯하여 굵직한 혁명가였던 체 게바라, 마틴루터 킹 등도 모두 죽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분명한 것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삶과 죽음처럼 경계가 모호하고 불분명한 것이 또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전생과 후생을 믿지 않는다. 종교적인 신념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가 믿는 신앙에서 말하는 영원한 삶을 그다지 꿈꾸지는 않는다. 내게 있어서 신앙은 현실에서 치열하게 부딪치고 고민하며 살아내는 행위다. ‘지금은 힘들고 괴롭지만 영원한 안식의 세계를 꿈꾸라.’라는 도그마는 내겐 허황된 공염불로 느껴질 때가 많다. 그렇다고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지나친 탐닉과 강조는 교조적 종교행위를 낳을 뿐임을 경계하는 것이다. 이 책 「천 개의 바람이 되어」는 전생과 환생에 대한 이야기다. 철학적 문제제기가 깊게 들어가거나 나의 실존과 맞닥뜨려지는 접점은 찾을 수 없었지만 흥미로운 소재이고 내용이었다. 작가 송은일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작가의 글이 탄탄하고 문장이 촘촘해 읽어 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글에 자신감이 넘쳐 보이고 굳이 독자에게 많은 말을 하려 하는 욕심을 내려놓아 부담스럽지 않았다.
“‘돌아온 연놈’은 환인들에 대한 비칭이었다.” (p.12) 돌아온 연놈들은 케이블 방송의 심령 프로그램이나 특정 제보 프로그램에서 본 듯하다. 지옥이나 천당을 체험하고 왔다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전생과 후생을 볼 수 있는 사람도 있었다. 내게는 뜬 구름 잡는 이야기일 뿐이었다. 하지만 최소한 책을 읽으면서는 ‘혹시 진짜 돌아온 환인들이 있을까?’싶었다. 책에서는 구체적인 추정 숫자와 그들의 네트워크들 까지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환(還)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거야. 이생에서, 환생의 악순환에 매듭을 짓자는 것. 그렇게 해서 다시 환인으로 태어나지 말자는 것.” (p.45) 환(還)-돌아온다는 것은 뭔가 아쉽고 한스럽고 안타깝고 다시 살고 싶기 때문이다. 전생에서 누릴 복 다 누리고 하고 싶은 것 다 해 보고 먹고 싶은 것 다 먹어 봤다면 돌아갈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물론, 작품 내에서 환(還)의 설정은 환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벌어지는 것이기는 하다. 실제로 환인의 숫자가 꽤나 많고 그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교류하고 있다면 책에서 환인들 스스로 문제시 한 것처럼 한이 많고 원수를 갚고 복수하는 것에 혈안이 된 환인의 복수극이 난무할 것이다. 책에서는 그런 문제까지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조직 내 임무를 주어 관리하고 불상사를 미리 차단하는 데 주력한다. 유아리, 재엽, 로즈, 해인은 모두 환인이다. 소설의 중반 이후부터는 유아리와 로즈 사이의 다생환인, 트윈리턴피플이 중심이 된다. 하지만 나는 그것에 주목되지 않았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대표적인 젊은 환인 4명은 모두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자신이 환인인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4명 모두 의도하지 않았지만 고통스러운 회귀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 회귀를 겪은 날 한강 유람선에서 정신을 차렸을 때 곁에 있던 여자는 하얗게 질려 있었다. 간질 발작으로 알았던 것이다. 유람선에서 내린 재엽은 그 여자로부터 버려졌음을 느꼈다. 그 이전부터 여러 차례 겪어 온 익숙한 방식의 결별이었다.” (p.71) 같은 듯 다른 모습과 방법으로 힘든 청춘을 지나왔다. 앞서 언급한 TV속 심령 프로그램이나 제보 프로그램에서 알 수 없는 환청, 환시, 질병에 시달리다 자신에게 신이 온 것을 알고 신내림을 받아 무속인이 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자꾸만 그 장면들이 떠올랐다. 그것과는 많이 다른 내용이지만 자신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살아내려는 의욕이 피치 못할 타의로 인해 통제 되고 자기 자신의 운명조차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는, 그래서 삶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함의 극치에 이르는 네 청춘이 안쓰러웠다. 사이비 종교 단체로 나오는 창세교는 소설에서 이야기 하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더욱 모호하게 만드는 설정이다. 대통령 측근 비리를 덮기 위해 미디어와 공권력이 움직여 이상한 종교 집단 창세교를 파헤친다. 세상에서 버려진, 그들의 운명을 타인에게 맞겨버릴 수밖에 없었던 이들이 창세교 안에서는 천국의 기쁨을 맛본다. 차별도, 고통도, 고민도 없는 곳에서 함께 일하고 먹고 즐기며 살아간다. 창세교를 움직여 돈을 벌고 부정한 방법으로 그들을 이용한 자들은 처벌받아 마땅하지만 그 자들에게 이용되는 것조차 모른 채 하루하루를 땅에 발을 디딘 천국에서 지내는 그들에게 삶과 죽음의 경계는 아무 의미 없는 일이다.
“보고 싶지 않아도 보이는 그들이었다. 아무 데서나 출몰했다. 한 통속인 그들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인터넷도 안 되는 곳에서 눈을 감고 살았는데, 그들은 아무 때나 로즈의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나타나 뒤흔들었다. 안 보고 살 수 없는 사람들이라 보며 살아야 한다면 봐야 하는 것이다. 유아리를 가운데 두고 덤불처럼 얽혀 있는 그들을 어떻게 볼지가 문제였다.” (p.346) 하지만 솔직히 우리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내지는 그 언저리에서 이제 막 탈피한 나비의 감격스럽고 황홀한 날개짓처럼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그 사람의 종교가 무엇이냐. 어떤 교육을 받았냐. 어떤 책을 읽었냐.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누구도 죽음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고 누구도 삶의 실제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30년 동안 할아버지 곁을 지켜 온 워낭소리의 소처럼 그 곁을 우리는 떠날 수 없다. 수의사로부터 ‘소가 올해를 넘길 수 없다.’ 라는 말을 들었던 것처럼 우리도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을 수 없다. 바쁘게 살고 일상에 치여 살다 보면 이런 문제들에 관심을 기울일 시간적 여유도 마음의 여유도 없다. 그저 하루를 살아 밀어 내는데 만족하며 사는 것이다. 소소한 슬픔도 기쁨도 맛보며 그렇게 일상을 살아 내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실제로 환인이 있는지 없는지, 내 전생이 어땠는지, 내 후생이 어떨 것인지 그것 알아서 무엇하겠나 싶다. 그저 하루를 살아내고 발 디딘 현실에서 소소한 감정을 소비하며 살아가는 것. 나는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작가도 작품에서는 인물들을 통해 현실의 치열함을 투영한다. 환인이 된 운명적인 인생에서 넋 놓거나 포기해 버리거나 하지 않고 운명을 이겨내려 애쓰고 사랑하고 갈등하며 때론 사회의 거악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그려 낸다. 그래서 나는 네 명의 젊은 환인들의 분투를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신의 씨는 당신 삶 이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삶을 생각하기도 바쁜데 삶 이후? 생각 안 해본 거 같은데?” “또 삶이 있을 거라고 믿어?”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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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와 전생을 믿는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었다. 새벽 3시, 마지막 장을 덮으니 밤새 창문을 시끄럽게 두드렸던 바람처럼 천 개의 바람이 내마음을 사정없이 두드리는 것 같았다. 지구 전체 인구의 100분의 1쯤이 회귀를 겪는다고 추정한다. 나는 회귀의 경험을 갖지 못했으니 1%의 회귀인은 아닌 모양이다. 살아오면서 윤회와 전생, 후생의 존재에 대해 나는 깊은 신뢰를 해온터였다. 수레바퀴처럼 돌고 도는 어느 한 지점에 내가 서있다고 믿었고 과연 내게 전생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내내 궁금하여 최면요법을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전생에 사람이었는지 미물이었는지 모르지만 이 시대 이런 모습을 살고 있는 지금의 내가 후생에서 어떤 모습으로 환생할지도 궁금했다.
4년 전 가을, 1896년에 태어난 세여자가 작가를 찾아왔다고 했다. 김명순, 나혜석, 김원주! 당시 신여성이라 불린 여자들의 다른 이름 '화낭년'으로 굴곡진 삶을 살다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그녀들이 작가를 찾아 왔다고 표현한 것은 내가 환생을 믿기 때문이다. 전생에서 이루지 못한 꿈때문에 풀지 못한 한 때문에 전생의 기억을 갖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줄 사람을 찾아왔다고 믿기 때문이다. 재능을 지닌 예술가들중에 환인들이 많다고 한 것을 보니 혹시 작가도 환인이 아닐까. 그녀들의 이야기를 반 년만에 접고 다시 '천 개의 바람이 되어'로 우리에게 오기까지 작가는 무던히도 속을 썩였던 모양이었다. 전쟁의 기억을 가진 환인들의 이야기는 꺼내기 힘든 소재였을 것이다.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비웃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일으킨 천 개의 바람을 오롯이 느꼈다.
분명 미친 듯이 소설을 써서 전생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유아리와 전생에는 혜석 (이 작품에서는 유석)이었으나 지금은 남자로 환생한 재엽, 그리고 신문기자가 된 또나의 환인녀 해인! 전생에는 마음을 나누는 절친이었고 현생에서는 서로를 알아보는 환인으로 다시 만난 세 남녀가 각기 전생의 기억을 극복하고 현생에 적응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전생의 기억에 맺힌 사람과 부딪히면 극심한 회귀통을 겪으면서 과거의 기억까지 떠안고 살아야 하는 슬픈 존재들! 하지만 거듭 살아낸 지혜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기도 한다는 환인들의 삶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환인의 아픔을 겪지 않는 평범한 삶이지만 역시 재능조차 변변히 지니지 못한 범인의 부러움이라면 용서가 될까. 비범한 예술가의 모습으로 혹은 장애를 지닌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을 지도 모를 환인들의 삶을 생각해본다. 현생의 업을 소멸시켜 후생에는 죄를 짓는 인간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해진다. 송은일 작가와는 첫만남이었지만 이렇게 심도깊고 치밀한 구성을 가진 작품을 쓴다는 것에 깊은 존경의 마음이 우러났다. 그녀 역시 전생과 현생을 잇고 환인과 속세를 이어주는 샤먼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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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말하는 윤회를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믿고 안믿고를 떠나 가끔 그런 생각을 하긴 한다. 정말 내가 어느 전생에 살았던 누군가였다면 나는 왜 다시 사람으로 환생했으며 어떤 전생을 살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 그리고 가끔 어디선가 있었던 일같고 언젠가 봤던 장면같은 데자뷰를 느낄때면 정말 내게 전생이 있어 이미 똑같은 일을 겪었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전생과 환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이 무척 흥미진진하게 여겨질듯 하다.
가끔 드라마나 영화에서 전생에 다 이루지 못한 사랑때문에 다시 환생하는 연인들의 이야기를 보게 되면 역시나 그들의 환생은 엇갈려 있다. 여자였던 애인이 남자로 환생해 있는가 하면 삼각관계에 있었던 사람까지 환생을 하는 바람에 다시 환생을 기약해야하는 그런 이야기가 등장할때면 환생이란 정말 끝이 없을것만 같은 그런 느낌을 받는다. 이 소설속 여주인공 유아리는 다생환으로 여러 사람들의 전생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런데 그 전생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비참한 죽음을 맞아 그 기억을 떠올려야하는 유아리는 그것을 글로 써내는 작가로 환생한다. 그리고 같은 시대에 여자여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다음 생을 기약했던 친구 둘도 함께 환생한다. 그런데 애틋한 감정을 가졌던 한친구는 이번생에서는 한재섭이라는 남자다. 그래서 두 사람은 첫만남에서부터 서로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이 환생한 사람들이 하나의 단체를 만들어 그들을 주관하고 다스리기까지 하는 이 소설속에는 다생환의 억울한 원한을 풀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와 같은 환인들을 찾아 제거하는 가디언이라는 임무를 수행하는 존재도 있다. 그들중 하나가 바로 유아리의 애인으로 환생한 한재섭! 세상에서 현직 경찰인 그는 갖가지 사건들을 파헤쳐 가는데 마침 의문의 파주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하다가 그 사건을 모티브로 글을 쓰려하는 유아리와 직접 대면하게 되고 그녀의 전생과도 연결되어 있는 사건이라는 사실을 짐작한다. 그리고 유아를 유괴해 자신들의 수를 늘리려하는 사이비 종교도 등장하는데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도 충격적이다. 실은 그 세력을 비정상적으로 늘리던 사이비 교주의 한사람을 제거해야했던 임무를 맡았던 한재섭은 그로 인해 엄청난 시련을 겪기도 한다.
그리고 유아리와 같은 전생을 가진 또 한사람의 환인 로즈 이가 밀러, 그녀는 어려서 버림받고 미국으로 입양되어 그곳에서조차 행복하지 못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태국에서 딱 한번 마주친 유아리와의 만남에서 어떤 영감을 얻고 그녀의 조각상을 만든다. 생모를 찾아 다시 돌아온 한국에서 자신이 환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보는 사람들을 만나지만 어쩐지 그들은 그녀의 분신과도 같은 유아리와의 만남을 혹시 있을지도 모를 충돌을 우려해 주선하지 못한다. 하지만 유아리와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과 로즈 이가 밀러는 어쩔수 없이 한 동선에 서 있어 어떻게든 둘이 만나게 되리란 사실을 아는 독자들은 과연 어떻게 그 둘이 서로를 알아보게 될까 기대하게 되는데 빛과 그림자와 같은 그 둘의 만남이라고 해야할까?
환생의 인연 또한 참으로 얼키고 설켜 있다. 이생의 인연은 아니지만 전생의 기억때문에 서로가 알게 모르게 엮이게 되고 또 다음 생을 기약해야하는 그들에게 원한을 맺지 않고 더 이상의 업을 갖지 않는 아름다운 한마리의 나비로 환생할수 있는 그런 날이 올까? 전생의 기억도 없고 환생을 믿지 않는 지금 우리의 삶 또한 서로의 인연의 끈으로 알게 모르게 엮여 있어 다음 생을 기약하지 않더라도 이삶을 올바르게 열심히 살아야하는것은 매한가지다. 어쩐지 다음이야기를 기약하는것처럼 그렇게 여운을 남기고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전생과 환생을 소재로 우리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보게 하는 작가의 이야기가 무척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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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 환생... 회귀...
정말 뛰어난 영재 아이가 TV에 나올 때나, 처음가본 곳에서 낯설지 않음을 느낄 때, 나는 전생의 존재를 생각한다. 비단 나 뿐만은 아닐 테지만. 그리고 ‘레드썬’으로 우리 일상에 갑자기 나타난 최면 속에서도 한때 전생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전생의 유무는 둘째 치고, 송은일 작가님의 ‘천개의 바람이 되어’와 함께 환(還)인들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 필요했다. 그것은 나의 성격과 나쁜 머리와 관련 있으니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다. 일단, 책을 펼치고 100P넘게 까지 힘들게 읽어 내려갔다. 왜냐하면 난 인물들의 관계나 각각의 인물에 대한 정립이 확실치 않으면 쉽게 읽어 내려갈 수가 없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 소설은 한 인물이 몇 개의 생을 또 가지니(다생환인이라고 표현한다) 도저히 헷갈려서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 난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위의 이미지와 같이 인물들의 표를 그려가며...나의 머리 나쁨이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자 송은일님의 이야기가 드디어 내 머릿속에 자신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이때부터는 한달음(조금 과장이다)에 마지막장에 다다르고 이를 아쉬워하며 넘기게 되었다. 이 소설은 프롤로그에서 지구의 전체 인구 중에서 전생의 기억을 인지하는 회귀를 겪는 사람이 1%남짓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소설에 나오는 사람의 대부분이 회귀를 겪고 있었고 거의 대부분이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사실 설정이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같은 동시대에 알고 있던 사람들이 현세에 이렇게나 많이 얽혀 있다는 사실도 개연성이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회귀를 하는 이유가 전생에서 자신에게 해를 끼친 사람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또는 전생에서 못 다한 사랑을 하거나 우정을 다지기 위해서 등이라면 이해할만한 수준이기도 하다. 하여튼 각설하고 ‘천개의 바람이 되어’는 400P라는 분량이 모자랄 만큼 복잡한 여러 사건들과 인물들이 얽혀 있지만(이것이 머리 나쁜 내가 쉽게 읽지 못했던 이유) 작가 송은일님은 소설책 한 권에 그 모든 걸 담아내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 주신다. 전생에서 신여성으로서 함께 했던 재엽과 해인 아리와 로즈밀러 이들이 다시 현세에서 만난 이유는 뭘까? 난 언젠가 환생에 관한 책에서 환생은 완전한 령(靈)으로 향하는 하나의 과정이란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환인들이 느끼는 환생의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복수를 위해 또는 복수를 위한 환인들을 처단하기 위해 존재하는 환인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평범하게 전생을 느끼며 이생을 살아가는 환인들도 등장한다. 전생의 복수를 위해 나타난 환인들은 원수가 있는 생에 태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고 복수는 완전한 령으로 나아가는 길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재엽, 해인 그리고 아리와 로즈밀러 이들이 함께 현세에 함께 나타난 이유는 알 길이 없다. 단지 지나친 우연일 뿐. 이중인격자나 도플갱어와 비슷해 보이는, 다르지만 같은 아리와 로즈밀러. 이 둘은 자신의 전생을 표현하는 방법이 달랐을 뿐 같은 전생의 내용을 표현 한다. 둘 다 예술(소설과 조형)로써 자신의 전생을 표현한다. 하지만 이 둘의 삶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이것은 결정적으로 전생의 동시대를 살았던 재엽이나 해인으로 인해서 아리와 로즈밀러의 삶의 방향이 달라지기도 하고, 같았지만 이제는 다른 아리와 로즈밀러의 성격의 차이 또는 전생(김부전으로서의 아리와 로즈밀러와 현생 사이의 전생)에서 살아 온 다른 모습과 현생에서 자라온 다름으로 인한 것이기도 하다. 마지막 아리와 로즈 밀러의 만남에서 재엽의 로즈 밀러에 대한 완강한 거부감이나 아리의 날카로운 눈초리에서 난 로즈 밀러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느꼈다. 여태껏 재엽이 로즈 밀러를 만나지 않은 것은 현세의 삶(아리와의 사랑)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인 현실에의 충실함 때문이었을까? 자신의 친구이자 아리의 친구이기도한 재엽과 해인에게서 아리와는 상대적으로 버려진 것 같은 심정이 로즈를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눈이 많이 온 길. 전시회에서 5분 떨어진 거리가 강조되어진 정비소. 왠지 로즈 밀러가 안전하게 가야 할 길을 가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을 가지며 책을 덮었지만 로즈밀러가 전생과의 인연이 없는 새로운 곳에서 새 희망을 가지길 바라본다. 현생에서 나의 또 다른 나를 만난다면 어떨까? 두렵겠지? 그래 아무리 생각해도 두려울 수밖에 없다. 도플갱어의 위험을 알고 또한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읽은 이상. ‘천개의 바람이 되어’는 수많은 등장인물의 현세 생활과 전생의 생활을 함께 보여주는 복잡한 인연을 광범위한 시간을 넘나들며 보여준다. 이 정도의 설계도를 그리려면 얼마나 힘들까. 난 인물 설계도를 그리지 않고는 따라가지도 못했는데.. 송은일 작가님의 노고와 치밀함 그리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박수를 보낸다.
ps. 난 이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기까지 이야기를 예측하기는 커녕 쫓아 가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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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우리, 무슨 영화를 보고 싶어서 다시 태어났을까? " 회귀. 지구 전체 인구의 100분의 1이 환생을 격는다. 그들중 90%는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고 평범하게 살지만 나머지 10%는 전생들을 고스란히 기억하며 살아간다. 환인이라 불리우며.. 유아리, 로즈밀러, 석해인, 손재엽. 현생을 살아가지만 이들은 환인이며 동시대의 전생을 가진이들이다.
왜 다시 태어났을까. 그것도 환인으로. - 119p
초반은 색다른 소재덕분인지 오랜만에 책을 잡았기 때문인지.. 기대했던 것보다는 집중을 하지 못 했지만 그 이야기의 궁금증에 계속 페이지를 넘기며 읽게 되더군요.
실제로 저는 사람들은 저마다 환생을 했을 수도있고 아닐 수도 있으며 기억하지는 못하나 전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을 한적이 있었기 때문인지 꽤나 흥미롭게 다가와 선택한 책입니다.
전생에 김부전,김한주,나유석이라는 이름으로 동시대를 살았던 세 여인이 현생에 석해인, 손재엽, 유아리 그리고 로즈이가밀러 4인으로 환생을한다.
다생환인인 유아리. 그녀는 과거의 전생들을 바탕으로 글을 써가는 작가이며 한 순간에 젊은 인기작가로 발돋움을 한다. 기자인 해인은 인터뷰차 아리를 만나 회귀하고 그들이 과거 동시대 친구였다는것을 느끼게 된다 또 이미 먼저 만나 회귀했던 재엽에게도 그 사실을 알리고 세사람은 현생에서 절친이 되는데 우연히 들른 로즈밀러의 전시회에서 해인은 또 다시 회귀를 하고 아리와 로즈가 과거 김부전이라는 동일인이라는 것을 알게되는데..
환인들은 전생에 지녔던 감정과 겪었던 고통도 함께 가지고 태어난다.
그건 대게 격렬한 정서이기 일쑤이며 그 정서가 분노일 때는 현생의 삶을 뒤흔들어 위험에 빠뜨린다. - 7p
처음엔 네 남녀가 전생으로부터 연결된 인연으로 생기는 달달한 이야기이지 않을까 했었습니다만.. 완전 착각해 버렸습니다. 시원하게 김칫국 원샷!! 읽다보니 전생에 연이 닿았던 네 남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더군요. 사랑도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좀 더 심오한 사건들이 펼쳐집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에 감정을 대입했다가는 정신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무척이나 피곤하게 될것입니다. 제가 그랬어요.. 원래 이 책은 파랑새들이라는 제목으로 1896년 태어난 세 여자의 이야기로 쓰여지던 중이었나봅니다. 하지만 작가는 도무지 끝까지 글을 쓸 수 없었고 왕인이라는 책의 초고를 마친 뒤 컴퓨터에 여적 잠자고있던 파랑새들을 삭제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파랑새들이 천개의 바람이 되어 또 네 남여의 이야기로 탈바꿈하여 태어난 모양입니다.
나의 묘지 앞에서 울지 말아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이 되어 드넓은 하늘을 날고 있어요.
(노래 <천 개의 바람이 되어>중에서) - 267P
솔직히 말하자면.. 이들이 겪은 전생과 현생에 대해 큰 공감을 받지 못한터라 초반 몰입이 힘들어 한페이지 두페이지 읽고 덮은 나날도 있었지만 결말로 갈 수록 흥미진진해져 틈틈히 시간이 날 때마다 볼 정도로 책을 지니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환인의 가장 큰 불행은 전생의 가장 나쁜 기억, 가장 아픈 기억으로 회귀 한다는 걸거야. - 335p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며 든 생각은.. '휴....결국 무탈하게 끝나는건가..' 하며 작가 후기를 읽었더랬죠..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또 어찌 보면 무언가 사건이 벌어질것같은 여운을 남겨 결국엔 새드엔딩일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오픈 결말 란게 이런걸까요? 책을 다 읽은 후 궁금증이 몽글몽글 솟아나는 늦은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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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골목길이나 와보지 않앗던 어떤 장소가 생소하지 않은 적이 누구에게나 있지 않았을까. 꿈을 꾸고 난뒤에 왠지 낯설지 않은 꿈..언젠가 한번 꾸었던 꿈을 반복해서 꾸는 것 같은 느낌.. 나쁘지도 않지만 왠지 쓸쓸하다는 느낌이 들때도 있다. 나의 전생은 무엇이었을까? 한번씩 다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전생의 삶을 그대로 인지하고 다시한번 태어나 또 다른 생을 사는 사람들.. 회귀생 回歸生 -전체 세계인구중에서 100분의 일이 회귀를 겪는다고 한다. 살아온 날들이 낯설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회귀의 90%이상이 자시의 회귀를 인식하지 못하고 일지적인 데자뷰나 환상, 환영, 꿈 등으로 여긴단다. 자신이 회귀함을 알고 그것이 전생의 기억들과 연결되어 인식하는 환인들 [천개의 바람이 되어]는 이 환인들이 살타래 처럼 엮이어 삶을 회귀하는 독특한 상상으로 그려낸 글이다. 유아리 손재엽 석해인 그리고 로즈밀러..모두가 1986년에 태어나 여자들의 문맹이 당연하던 시대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독립 운동까지 하던 화려한 이력을 지니고 살았던 여인들 김명순-김부전 나혜석-나유석 김원주-김한주 라는 이름들이 오늘날의 또 다른이름으로 태어나 그 당시의 기억들을 그대로 싸잡아 안으며 진저리 치면서 작가에 의해 다른 생을 이어가고 있다. 다수의 환인들이 현생직전의 전생으로 휘귀하지만 드물게 몇생이 중첩 된 기억으로 혼란을 겪는 다생환인들도 있는데 주인공들 유아리가 깁 명수의 헌신으로 아리 로즈와의 이분화 환인으로 태어나있고... 복잡하다. 읽다가 노트를 꺼내어 주인공들의 전생인물과 연결하고 도 다른 환인과 연결하고.. 그래도 헷갈린다. 환인들은 자신과 같은 환인들을 만나면 몸에 반응이 온다고도 한다. 책에서는 회귀하면서 고통을 격엇거나 격고 있는 사람들의 공동체인 환에 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전반적인 책의 흐름은 김부전의 화신 로즈밀러와의 공유한 생을 가지고 태어나 유아리라는 작가를 중심으로 이어져 가고 있다. 자기가 전생에 겪은 여러가지 상황을 글로 그려내면서 그 당시에 토해내지 못한 울분이나 억울함 그리고 보이지 않는 복수등이 미로처럼 역어져 책의 흐름을 잠시라도 놓치면 다시 앞장으로 넘어가 확인 해야 하는 작업을 해야 할 정도의 집중력을 요한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파주 노인들의 살인사건이나 기독교의 이단이라 할 수 있는 창세원의 도가니 같은 사건들의 이야기들도 전생에 이루지 못한 억둘함들이 모여 나쁜 방향으로 표출된 것이라는데 유아리는 교묘한 방법으로 전생의 삶을 복수하며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 책의 이름을 빌리자면 회귀살인이다. 일반인들은은 알지 못하는 것을 -환 還에서는 알아내고 그들을 경계하는 것이다. 나름대로의 질서는 지켜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책의 주인공들이 다 환인들로 이루어져 어찌 보면 먼 나라 같은 느낌도 들지만 혹 주위에 그런 사람이 없나 다시한번 둘러 보게 하기도 한다. -아리는 제 몸속에 <천일 야화>를 담고 있다. 세헤라자데처럼 이야기를 해야만 목숨을 부지하는 것은 같되 이야기속 주인공은 모두 그 자신 이었다-p328 환생과 회귀는 전생의 결핍때문에 생기는 거란다. 현세의 아픈 기억들을 다음생애에는 좋은 기억으로 바구어보고 싶고 아픈 기억들 아쉬운 것들을 다음에는 꼭 이루고 싶은 인간의 집착이랄가.. 책은 이쁘게 결말 나진 않는다. 전생을 이용해 복수를 하던 유아리도 누군가에게는 도 다른 복수를 낳게햇고 그렇게 그녀 또한 이생에서도 납치 구금 강간 이라는 아픈 기억을 갖게된다. 지나왔던 삶이 슬퍼 치유하려다 또 다른 슬픔과 살기를 갖게되는 사람의 회귀와 더불어 삶도 회귀된다면 그것은 끝나지 않은 고리의 인연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끝나지 않는 이야기..우리네 삶이라는것이 나혼자서 만드는 것은 아닐게다. 이런 저런 인연으로 엮어진 삶에 이렇게 한이 많아 다시 회귀된다면 발전은 없다. 적어도 감정이라는 것은 변해야 한다. 그래야 잊고 도 다른 삶을 이어갈 수 있기 대문이다. 그렇게 보면 환인들은 불쌍하다. 그래서 그렇게 아픈 고통을 수반하나 보다.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 이번 가을에 더 나은 삶을 꿈구는 사람들이 한번즘 읽어 볼 만한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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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환생에 대한 이야기는 책, 드라마나 영화를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다루고 있어 생소한 소재가 아니다. 흔한말로 전생에 내가 엄청 도움을 준 사람은 부모님으로 만나고 내가 누군가에게 빚을 졌거나 마음을 아프게 해서 갚아야 할 것이 있는 사람은 자식으로 만난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흔하디흔한 존재 중의 하나가 전생에 대한 이야기다.
'천 개의 바람이 되어' 송은일 자각의 책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송은일 작가님의 책은 처음이다. 어떤 작가일지 궁금증도 있었으며 어떤 식으로 스토리를 이끌어 갈지 책표지만 읽고서는 작가가 가지고 있는 색깔을 파악하기 힘들어 내심 궁금해 했었다. 불교에서 말하는 업을 통해 계속적으로 생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을 통해서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온전히 안다는 것이 어떤 삶일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스토리를 이루고 있는 김명순, 나혜석, 김원주... 3명의 여성이 주 축을 이루고 있다. 김명순, 나혜석, 김원주 세 사람이 살았던 시기는 지금과 달라도 많이 다를때다. 아니 이들이 원했던 것은 신여성 일명 화냥년이라고 불리우지 않고 남성과 동등한 대접을 받기 바라고 원했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여성들의 입장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토로할 만큼 여전히 남성중심의 세상 속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권리와 사랑을 위해 투쟁아닌 투쟁을 하게 된다.
기존의 환생에서는 한 명이 또 다시 환생하여 다른 삶을 살아가는 환인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였는데 '천 개의 바람이 되어'에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한 명의 사람이 각각의 인격체를 가진 두 명으로 분리되어 각자의 삶을 살다가 운명에 이끌려 필연적으로 나머지 분리된 나를 만나게 되고 대부분 자신의 또 다른 분신을 먼저 발견한 사람이 악인으로 묘사되며 그는 결국 자신을 위한 자신의 분신을 죽일 수 밖에 없다고 묘사하고 있다.
파주에 살고 있던 노인들의 잇따른 죽음을 파헤쳐 가는 형사 손재엽은 환인으로서 이 사건의 분명한 환인에 의해 이루어진 살인이라는 심증을 토대로 유력한 용의자로 '유아리'란 여성을 주목하게 된다. 그녀는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전소명 작가가 '간지러움'이란 글을 표절한 원작자다. 자신에게 배우던 학생의 글을 표절한 작가 전소명.... 그녀는 자신이 내 놓은 모든 책에 대한 신빙성이 없지만 자신이 가진 사회적 지위로 인해서 그녀가 표절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흐지부지 없어진다.
전소명으로 인해 나혜석이였던 형사 재엽을 만나고 김원주로 생을 살았던 석해인과 만나게 되는 유아리.. 그녀의 모습에 두 사람은 왠지 모를 애뜻함과 안쓰러운 복잡하면서도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전쟁에서는 여자였지만 지금 생에서는 남자인 재엽은 유아리에게 자꾸만 끌리는 자신을 보게 된다.
처음 등장부터 남다른 또 한명의 인물 로즈 밀러.. 조각가로서 자신의 색깔과 매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처음에는 악마적인 느낌을 잔뜩 풍기며 등장한다. 그녀는 다시 만난 엄마를 위해 기꺼이 살인도 불사 할 모습을 보인다.
형사 재엽이 말했듯이 환인들을 규제하는 테두리를 벗어난 사람을 해하면서 발생한 일이 결국 더 큰 불행을 초래하는 결과를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어느정도 공감을 했다. 결코 있어서도 안되는 사이비종교에 빠져드는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목적을 취하려는 사람과 이를 막아내려는 사람.... 결론적으로 어느정도 온전히 다 매듭을 짓지 못하고 여전히 독버섯처럼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까웟다.
처음에 다소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조금은 산만하게 느껴졌다. 환생을 소재로 하다보니 전생에 살았던 인물과 현생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때 잠시라도 딴 생각을 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헷갈릴 수 있다. 전생에 꼬인 인연과 매듭을 풀어야만 하는 환인들의 이야기는 빠른 전개와 흡입력 있는 스토리로 인해서 읽는 동안 나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만드는 소설이다.
책의 첫 장에 나오는 제목과 같은 시는 작자 미상에 죽은 자가 산 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데 왠지 모르게 서늘한 느낌이 책의 내용과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은 곧 인연과의 만남의 연속이다. 나로 인해 상처 받는 사람도 없었으면 좋겠고 나 또한 남에게 상처를 덜 받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자신에게 다음 생이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면 지금을 좀 더 열정적이고 성실하게 살아가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으며 유아리, 로즈 밀러.... 두 사람이 결국 한 명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더라도 결국 서로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다음 생이 있어도 모르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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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의 세계를 이야기하는 것은 신비주의에 휩싸일 수가 있다. 소설로써는 그러한 이야기를 그려볼 수 있지만 그것이 개연성을 갖기 위해선 많은 장치들이 필요할 듯하다. 사실적인 내용으로 위장하는 것이 그럴 듯해야 하며 많은 근거를 제시하여 타당성을 검증하는 듯한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읽어나가는 독자들이 신뢰성을 가지고 읽을 수가 있고, 흥미를 배가시켜 나갈 수가 있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은 많은 부분 혼미하게 이끌어나갈 우려가 있다. 몽환적으로 만들어 내용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스스로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각자의 의식 속에 이 글을 매개로 하여 새로운 각성을 일으키고, 그것에 쫓아 자신을 몰아가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사후 세계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사후라도 전생의 문제를 현실로 가져와 서로 관련시켜 나가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들이 전생에 맺었던 인연으로 인해 서로 인지하는 상황이 되고, 현실 속에서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느낌으로 그 관련성을 만들어 나간다. 작가가 관심을 가진 1900년대 초의 세 여자, <김명순, 나혜석, 김원주> 그들의 삶을 조명해 보던 가운데 여성으로 묶어 어찌할 수 없었던 기억이 이렇게 현실 속으로 그들을 가져와 이야기를 만들게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느낌이 현실 속에서 서로 인식의 도구가 되고, 자극의 형태로 나타난다. 결국 숙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져 나가게 되고, 그것이 과거 삶의 한 요소가 현실에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듣는다. 그럴 듯하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흥미롭게 빨려들기도 한다. 하나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담고 있기에 우리들은 그 내용을 따라가기 위해선 신뢰를 마음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 책의 내용은 네 명의 환인이 나온다. 환인이란 전생의 기억을 가진 사람들을 말한다. 전생의 일들이 이생의 삶에 영향을 주는 이들의 삶은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는 설정으로 그려진다. 전생의 상처를 긍정적인 이미지로 치환하여 살아가는 작가 유아리, 그녀는 전생의 기억들이 자신의 작품 토대가 되어 그녀의 작가 생활을 이어가게 만든다. 그리고 그녀의 현생은 비교적 밝은 분위기로 그려진다. 그녀와 전생을 공유한 여인이었던 손재엽, 그는 현실 속에서 경찰로 그려진다. 살인 사건을 쫓는 인물로 작가인 유아리, 기자 생활을 하고 있는 석해인 등과 교류가 이루어진다. 유아리에게는 미묘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그들은 모두 전생의 여인들이었기에 서로에게 격의 없는 모습으로 상대를 보게 되는데, 젊은 미모의 작가인 유아리에겐 남자로 환생한 손재엽이 이상한 감정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결국은 현생에서 결혼하여 부부가 된다. 또 유아리와 동체의 다른 성격을 지닌 인물로 로즈 밀러가 예술인으로 그려진다. 작품을 퉁해 그의 악한 면을 여지없이 드러내면서 현생의 우울함을 만들어 간다. 복수의 화신이 되어 현실의 삶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간다. 이야기의 모든 면이 그녀와 연관이 되어 부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내고 있다. 모든 사건의 뒤에 환인이 된 그녀의 과거가 도사리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환인은 전생의 능력을 그대로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기에 현생에서 타인들보다 출중한 능력을 드러낸다고 본다. 그들은 이미 겪었던 일들을 다시 배우기 때문에 쉽게 체득하고 소화해 나간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나은 능력을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것은 타인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타인을 이용하고, 타인을 도구로 사용하여 사욕을 채워나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이 사이비로 제시되는 종교 집단을 통해 극단화될 수 있음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글을 읽으면서 지난 날 집단 자살로 사건이 된 종교집단의 문제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집단의 인적 구성원들을 교묘하게 스스로 기쁨과 행복으로 무장하도록 만들어 가고 있음도 하나의 줄거리로 보여 진다. 밖에서 보면 참으로 참람한 일이지만 그들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그 속에서 구속의 자유를 누리는 여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법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그것이 증오와 복수라는 이름으로 문제가 해결되어 나온다. 그것을 쫓는 경찰들의 모습도 상황을 잘 이해하게 만들어 나간다. 참으로 다양한 소재가 엮여져 각색되고 정리되어 나타난다고 보여 진다. 환인의 문제도, 범죄에 대한 추리의 문제도, 집단적인 최면의 문제도 이 책에서 논의해 보고자 한 이야기가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들을 통해서 사회적 문제들을 터치해 보고 바른 해법을 생각해 보도록 만드는 일도 이 책이 하고 있는 역할이 아닌가 여겨진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혼란스럽지만 무형의 것들을 유형의 것들로 만들어 끌어나가는 작가의 솜씨에는 경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참으로 환인의 세계는 있는가? 100명 중 한 명이 회귀를 겪고, 그 중 1/10이 자신의 과거를 느낀다고 하는 사실을 전제하면서 이 글은 환인에 대해서 풀어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모든 사람들이 환인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보여 지는 사람마다 등장하는 인물마다 환인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 가는 세상은 선지식을 가진 세계이기에 타인들에겐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런 책을 읽고 있다 보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은 모두 환인의 모습이 재현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도 된다. 지금 우리 주변에도 환인들이 같이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책은 불교적인 인식이 바탕이 되어 있음을 본다. 가장 기저에 있는 사상은 윤회 사상이다. 환인은 그 윤회를 자각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자각하는 사람들은 회귀할 때 심한 고통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타인들로부터 기이한 존재로 인식된다고 한다. 회귀할 때는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심각한 질병을 앓는 사람으로 치부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격리되기도 하고, 그들만의 세계에 머물기도 한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인물들이 만들어 나가는 전생의 비밀을 중심으로 한 현생의 문제다. 아리는 소설을 쓴다. 전생의 모든 문제가 그의 소설 소재가 된다. 그것이 같이 환인이 된 사람들에게 읽히면서 그들을 자극하게 되고, 서로들의 관계가 형성되어 간다. 사람들이 죽고 그 배후에 전생의 문제와 연결된 사악한 그들이 있음을 알 수 있도록 만들어 간다. 중간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은 이 환인들을 그려내기 위한 수단이다. 그리고 시대를 풍자하기 위한 수단이다. 사고의 혼란과 정치적 관심 돌리기 등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창세교 사건의 본질이라고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이 죽고, 그 경위를 밝혀나가는 과정 속에서 창세교라는 조직이 드러나고 그들의 뒤에 환인이 있는 상황이 제시되면서 이야기의 결론은 무의미해져 간다. 다중 환생 속에 이분화 환생으로 이루어진 아리와 로즈, 결국 그들이 만들어 내는 현실의 문제는 과거의 연속일 따름이다. 그리고 서로 때문에 혼란스러워 한다. 반면 선하다고 생각했던 아리의 같은 존재에 대한 증오의 눈길을 우리는 느낀다. 가령 어떤 사람이 자신의 복제물을 보면서 느끼는 정감처럼 아리의 시선을 느낀다. 인간의 평범해야할 일들이 전생에 얽매여 고통의 대열에 끼이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읽었다. 작가의 보이지 아놓는 세상을 만들어 내는 상상력에 경외의 마음을 가진다. 흥미보다는 그 생각의 깊이를 쫓아가는 마음으로 읽었다. 비현실적인 내용을 현실적인 공간을 사용해 읽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