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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옛날 온천에서 태어난 여자아이가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던 용을 물리친다. 이후 그 마을을 평화롭게 지켜왔다는 전설을 간직한 조용한 스가루 마을. 외지인이 거의 없는 이 마을에 부모의 충격적인 죽음 앞에 자살을 결심한 시즈마가 찾아온다. 전설의 장소 용의 목에서 명탐정으로 이름을 날렸던 어머니의 유지를 이어받아 탐정 수행을 하고 있는 미카케를 만난다. 이후 마을의 상장이자 여신 격인 스가루 자리에 오를 예정이던 고토사키 집안의 첫째 딸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외지인인 시즈마가 범인으로 몰리고 미카게는 그 누명을 벗겨준다. 이후 새로운 희생자가 발생하고 미카게는 본격적으로 사건을 수사한다. 추리와 반전을 선사하는 이야기는 이후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사건의 종지부를 찍을 것인가?
결과가 엄연하게 존재하는 이상 원인이 있을 겁니다. 게다가 살인의 동기는 인품이 아니라 입장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고요. (77) 다 읽고 사실은 많이 허탈했다. 도대체 왜? 라는 의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자신의 복수를 위해 기나긴 삶의 여정을 독하게 살아온 사람의 아픔 때문이다. 대를 이어온 명성과 자리. 하지만 대를 잇기 위해 자신의 진정한 삶을 무시한 채, 대를 이을 틀 안에서 살아온 사람은 세상이 어떤 모습일까? 진정 자신이 그 삶을 원했다면 모를까, 어릴 때부터 그 직업을 갖기 위해 트레이닝 되어 진 삶이라면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 자신의 부모 혹은 윗대의 조상보다 나은 위치의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외로워야 하고, 고독해야 하는 사람은 많이 아플 것 같다.
가끔씩 신문이나 매스컴에서 보도하는 살인 사건을 보면 생각하는 게 있다. 살인이란 때론 평범한 내 주변의 이웃을 살인자로 만들 수 있고, 피해자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 어느 고장이나 예부터 내려오는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있다. 그 전설이나 설화의 중심에는 중요한 인물들이 있는데 우리가 보통 말하는 “신”기라는 것은 과학의 발달로 인해 결속력이 많이 줄었다. 또한 그 고장의 정신적 기반이 될 수 있는 전설은 젊은이들에 의해 부정되기도 하고 무시되기도 한다. 그런 일반적인 흐름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과, 그 자리를 차지하고자 하는 사람의 이해관계가 있다. 그 관계를 바탕으로 복수를 하려는 또 다른 사람들이 만나는 복잡한 이 사건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는 없다.
자신의 복수를 위해 타인의 삶을 짓밟아버리는 일이 너무도 무섭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식을 위해 자식의 삶을 위해 스파르타식 교육방법도 불사하지만, 자녀의 입장에서는 소통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몰아붙이는 부모가 달갑지 않을 것이다. 또한 엄마의 명탐정 타이틀을 딸이 이어가기를 바라는 아버지가, 딸에게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했다는 것 역시도 치가 떨린다. 부모는 자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삶의 방식을 강요해서도, 강제해서도 안 된다. 지금 당장은 어려서 그 의견에 동의하는 척하지만 자신이 아버지 보다 강해졌다고 생각된다면 분명 그 아픔의 반격을 시작할 테니까.
부모의 비틀린 욕망과 욕심은 자식을 힘들게 한다. 또한 그 욕심을 아이들에게 투영했다면 훗날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다. 비틀린 자식 사랑이 아이를 무서운 괴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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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추리소설이 유난히 발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추리소설을 좋아하진 않지만 명탐정 코난이라든지 일본에서 내로라 하는 추리소설 작가를 손에 꼽아봐도 열 손가락이 모자란다. 그래서 탐정이라는 직업이 진짜 일본에 있는지 궁금해서 네이버 지식인에 물어보기까지 했다. 우리나라는 탐정이라는 직업이 불법이지만 일본에는 탐정이라는 직업이 존재하고 탐정이 되기위한 사설학원까지 실제로 존재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명탐정 코난의 나라인데 당연한 것인지도....어쨌든 이런 탐정문화에 대한 일본인들의 애착은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 추리소설의 계보도 연도마다 다르고 사회파라든지 본격추리파에서 더 나아가 신본격 추리소설파까지 있다.
이 책 《애꾸눈 소녀》는 신본격 추리소설이다. 1980년대 후반 일본 미스터리계에 ‘신본격’이라는 새로운 물결이 밀려오기 시작하는데 대표작가로 요코미조 세이시, 아유카와 데쓰야,쓰즈키 미치오, 시마다 소지 등이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내가 읽어본 책은 시마다 소지의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로 본격 미스터리(트릭위주의 소설) 였다. 사회적 문제의식과 트릭이 중심이 되는 본격파 이후 사회파 미스터리가 등장하였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신본격파가 등장하는데 쉽게 말해 본격파로 돌아가자는 취지의 미스터리이다. 이 책의 작가 마타 유타카는 신본격 제 2세대로 파천황의 이단아로 불리운다고 한다.
이야기는 1985년 시즈마가 용의 머리에 앉아있는 것으로 시작된다. 천년의 전설이 살아 숨 쉬는 작은 고을에 자살하기 위해 머무른 시즈마는 용의 머리에 앉아 매일 죽음을 생각한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생활의 리듬이 깨져버린 데다가 그 죽음의 책임이 시즈마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자책감과 죄책감의 나날을 보내며 금방 죽을 것 같은 얼굴의 시즈마를 보며 다가온 한 소녀, 미사사기 미카게는 시즈마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는다.
시즈마가 고토노유라는 작은 마을이 이끌렸던 것은 대학교 때 잠시 여행하게 되면서 알게 된 용의 전설 때문이었다. 고토노유 마을에는 용이 살아서 4년마다 한 번씩 홍수를 일으켜 사람들이 많이 죽곤 하였다. 그러던 중 신의 힘을 물려받은 스가루가 용을 퇴치하였고 이후 스가루는 이 마을의 수호신역할을 해왔다. 집안 대대로 딸이 스가루의 지위를 물려받으면서 현대까지 스가루 집안의 명맥을 유지해 왔고, 스가루는 마을에서 신앙 그 자체로 받아들여진다. 현대문명에서 토템신화가 묘하게 접목되어 있는 마을이 바로 고토노유였다. 그런 분위기로 인해 마음이 갔는지 스즈마는 자살하기 위한 장소를 고토노유 마을의 용머리가 잘린 곳을 생각하고 들리게 된 것이다.
용을 퇴치하여 머리가 잘려나간 듯한 단면의 바위위에 앉아 매일 자살을 생각하던 시즈마 앞에 나타난 소녀역시도 시대를 역행하는 듯 헤이안 시대 소년들이 입던 나들이 옷을 입고 있었고, 한 쪽 눈은 비취색 의안을 하고 있었다. 탐정이었던 어머니 미사사기 미카게의 비취색 의안을 그대로 타고 났으며 그녀 역시도 탐정이 되는 것이 꿈이다. 아버지 야마시나와 함께 여관에 머물며 탐정데뷔를 앞두고 있었다.
고토노유에 첫눈이 내리는 날 , 전설의 자리인 용의 바위에서 머리가 잘려나간 시체가 발견되고 머리는 용의 머리부분에 올려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마을의 수호신이었던 스가루의 대를 이을 세 쌍둥이중 첫째 딸이 살해당한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용의 목에 앉아 매일 자살을 기도했던 시즈마가 용의자로 지목되고, 제2의 미사사기 탐정을 꿈꾸는 미카게에 의해 간신히 혐의를 벗었지만 용의자에서 제외된 것은 아니다. 첫 사건의 의뢰를 받게 된 미카게는 시즈마를 보조탐정으로 두며 고토사키 집안에서 가족들을 모두 용의선상에 두고 추리를 해나가던 중 둘째와 셋재 모두 살해당한다. 게다가 아버지 야마시나마저 살해당하며 사건은 미궁속으로 빠져든다.
첫 번째 사건이 일단락 되면서 소설은 끝이나는 가 싶더니 18년 후인 2003년으로 훌쩍 세월이 흘러 첫 눈 내리는 날, 같은 스가루 집안에 똑같은 사건이 일어난다. 18년 전의 사건을 그대로 재연한채, 다른 것이 있다면 미카게를 대신하여 딸이 그 자리에 있다는 것. 이야기는 다시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당시 탐정이었던 미카게가 놓친 범인의 트릭을 되짚으며 사건을 파헤치는데 그이면에는 상상의 허를 찌르는 놀라운 트릭이 숨겨져 있다.
마지막까지 범인을 짐작하지 못한 채 읽어내려 갔다. 비취색 의안의 소녀 미카게는 어머니의 명성을 이어 명탐정으로서 활약한다. 명탐정이 되기 위한 집착은 살인이라는 욕망을 낳고, 그 욕망은 대물림으로 내려온다. 현대문명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수호신 <스가루>의 존재만으로도 상당히 이질적이고 고전적인 느낌을 받았는데 등장인물의 사고역시도 구시대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대대로 수호신이라는 토템신앙을 이어내려오는 가문의 전통과 탐정아내의 명성을 잇기 위해 딸의 눈에 일부러 비취색 의안을 박아 넣은 아버지 야마시다의 존재가 그러했다. 헤이안 시대에서 멈춰버린 듯 배경에 명탐정의 탄생비화가 멋드러지게 어울리는 추리소설이었다.
제6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제11회 본격미스터리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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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제11회 본격미스터리대상 본격 미스터리 BEST 10 1위
본격미스터리대상작은 모조리 다 봤는데 <애꾸눈 소녀>같이 미스터리와 추리, 묘한 스릴러의 혼합은 처음본다. 미소녀의 추리와 복수,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압도적 스릴까지.. 왜 유타카라는 작가의 작품이 이제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상당히 매력적인 탐정이다. 우타노 쇼고의 통통 튀는 상상력을 보는 것 같다.
전설이 있는 스가루 마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미소녀 탐정이 등장한다. 유명한 명탕정 어머니의 과업을 이어받아 탐정이 된 외모와 분위기가 신비로운 미소녀 탐정. 그녀의 애꾸눈은 모든 걸 다 꽤뚫어보는 신기한 능력을 가졌다. 그녀의 눈으로 범인을 찾아 나선다...
본격미스터리답게 스토리, 추리, 미스터리를 보여준다. 처음부터 끝까지 식상하고 쉴 틈이 없을 정도로 긴장감을 주는게 압권!!!! <애꾸눈 소녀> 간만에 추천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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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천 년 전. 산 속에서 온천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온천수가 솟는 구멍에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세월이 흘러 아이가 아름답게 성장했을 즈음, 마을에 용이 나타나 홍수를 일으켰다. 신비한 힘을 가진 아이는 용을 봉인했다. 하지만 완벽하게 퇴치하지 못하여 4년에 한 번 홍수가 일어났다. 아이의 소문을 들은 남자들이 열렬히 구혼을 해 왔다. 아이는 봉래의 거문고를 가져온 사람을 남편으로 맞겠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한 남자가 봉래의 거문고를 가져와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었다. 두 사람 사이에 딸이 태어났다. 이 아이가 스가루. 스가루는 어머니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했다. 용이 힘을 되찾았을 때 스가루가 봉래의 거문고를 연주하자 용의 머리가 떨어졌다. 다네다 시즈마는 홀로 고토노유를 찾았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한적한 이 곳에서 그는 매일 전설이 서린 용의 목을 보러 간다. 시즈마가 이 마을까지 흘러 온 이유는 부모님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으로 첫 눈 오는 날 자살하기 위해서이다. 조용하던 마을에 목이 잘린 시체가 발견되고 시즈마는 용의선상에 오르게 된다. 그 때 같은 여관에 투숙해 있던 점쟁이 아니 자칭 탐정이라 하는 미카게의 도움으로 혐의를 벗게 되는데.. 미카게의 어머니는 유명한 탐정이었기에 경찰들의 협조를 얻어 수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아버지의 지도하에 착실히 탐정수련을 쌓아가던 미카게는 시즈마를 조수로 삼고 천 년의 전설이 어린 스가루 집안의 살인 사건을 파헤쳐 나간다. 수많은 난관을 뚫고 마침내 살인사건의 범인을 잡아내는 미카게.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첫 사건을 해결한 기쁨도 잠시, 또다시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데.. 미궁에 빠진 살인 사건, 그리고 미카게 앞에 닥친 새로운 위기. 미카게는 시즈마와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하고 탐정으로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인가? 미스 마플 같은 독특한 캐릭터의 미카게를 내세우며 정통 추리소설을 표방한 마야 유타카의 《애꾸눈 소녀》. 전통 의상을 입고, 쥘부채를 들고 다니는 오드 아이(odd-eye) 소녀 미카게의 활약상을 통해 정통 추리소설의 부활을 마주하게 된다. 그동안 서점가엔 선혈이 낭자한, 북유럽발 잔혹 스릴러물이 주류를 이루어왔다. 독자는 잔혹성보다는 추리의 과정에 더 심혈을 기울인, 독자와 작가의 두뇌 싸움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이 책을 통해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홈즈, 포와르, 미스 마플로 대표되는 본격 추리물의 부활. 마야 유타카는 이 책 《애꾸눈 소녀》로 2011년 제6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과 제11회 본격미스터리대상을 동시 수상하고 ‘본격 미스터리 BEST 10’ 1위에 올랐다. 그동안 본격 추리물에 대한 갈증을 느꼈던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 보길 권하는 책 《애꾸눈 소녀》 이다. 그리고 마야 유타카, 이 이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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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나니 맘 편히 책에 대한 해설도 읽어보고 이것저것 살펴보게 된다. 본격 소설,이라는 말을 떠올려보기는 했어도 그에 더한 `신본격 미스터리`라니 읽은 다음에 더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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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리뷰를 쓰기 전에...예전에는 작가들이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연배였는데 이제는 거의 비슷한 또래들이 많다는 사실, 본격일본미스테리의 작가들도 점점 그렇게 되는 추세이다. 마야 유타카는 69년생이니까 우리나라 나이로 마흔 네살, 나보다 네살 많을 뿐이다. 번역가들의 나이도 나보다 훨씬 어린 분들도 점점 많아지고 이러면서 나이 먹는 것을 느낀달까,,,허험, 엉뚱한 생각에 사설이 길었다. 신본격 소설들을 많이는 아니지만 여러 권 읽어왔는데 은근히 재미가 있다. 밀실트릭이나 시간트릭같은 트릭을 독자로서 풀어나가는 재미도 있고 비정한 듯한 스토리들을 읽어나가다보면 어느새 일상생활에서의 시름을 잊을 수 있기도 하고...일종의 마음의 피난처가 되기도 하는 독서가 된다. 마야 유타카의 '애꾸눈 소녀'도 마치 요코미조 세이시의 여러 장편들을 읽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애꾸눈 소녀라는 특유의 캐릭터가 주는 재미가 독특하기도 하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마지막의 반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나름 범인을 추리하며 거의 진상에 다가갔다고 생각하는 순간 뒤통수를 맞게 되는데...어지간히 읽어서 왠만한 반전엔 꿈적도 안 하는데 이번엔 꽤 놀라고 말았다. 제대로 반전을 느끼시려면 시중의 책 중에 이 애꾸눈 소녀를 읽는다면 후회가 없으리라. 그런데 꽤 두꺼운 소설이 술술 읽히지만 개인적으로 바쁜 일들이 있어서 아주 며칠을 두고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자꾸 끊어서 읽다 보니 술술 읽히는 것인지 약간은 중간 부분이 지루한 것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명작들을 다시금 읽어야지 하면서 자꾸 그냥 새로운 책들을 읽게 되는 것처럼 이 책도 다시 읽게 된다면 아마도 마지막의 반전이나 그 전의 복선만을 후루룩 읽게 될 것만 같다. 일본 특유의 자신의 업적이나 직업에 대한 사명감, 모든 것을 다 바칠 정도의 헌신 등이 잘 나타나 있는 소설이다. 다만 가까운 이의 죽음에도 가령 자신의 딸의 죽음인데도 금새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놀랍기도 하고 요코미조 세이시의 소설에서 여러명이 죽어 나가도 별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처럼 일본인의 감성이 그런것인지 모르겠지만 본격 미스테리로서는 그러한 감정의 배제가 오히려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안 읽기엔 서운하고 한번쯤은 꼭 읽고 넘어가야 할 책일 듯 싶다. 특히 일본 미스테리 팬들에게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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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고등학교시절 어떤 상을 받게되었다. 시상을 하러 갔는데, 한 선생님이 (흑흑, 선생님들은 모르겠지만, 배려없는 한마디가 정말 심장을 후벼팔 수 있답니다) 이전 수상자에 비해 이번엔 좀 뒤떨어졌다며 (아마 그 수상자가 자기반이었을껄) 뭐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기쁜 마음으로 갔다가 그런 소리를 들었기에 속으로 매우 불쾌하며 가슴이 아팠다 (난이도를 생각하라고!). 근데, 그 가슴 아픈말을 이 작품에 해야할것 같다 (아, 그러게 말야, 홈즈씨. 세상은 다 상대적인거로군요). 비록 일본추리작가협회상에 본격미스터리대상에 본격미스터리 베스트10의 1위를 차지하였어도...부족하다, 과거의 뛰어난 본격추리물에 비해서. 솔직히 작가의 작품을 발표순대로 (번역작이 세권밖에 안됨에도) 읽으면서 까우뚱하면서도 이번작품에 다시 부활했다니 하며 꽤 기대를 했는데 말이다. 그 기대치가 높으면 실망감도 클 수 있지만, 이러저러함을 다 감안하고서도.
다만 시종일관 '탐정역'의 전통적 역할을 뒤집어 보고싶은, 일관적인 새로운 시도 만큼 인정한다. 거기서 그의 별명, '파천황의 이단아'가 나왔다.
본격 자체가 논리와 트릭에 집중하며, 살인동기 또한 대체적으로 일반인이 가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기도 하지만 (게다가 사이코패스들이 등장하잖아. 걔네들의 머리 속을 어떻게..), 이 작가의 작품속은 비현실적이란 느낌이 매우 강하다. 인물들의 대사를 따라가면, 가끔 공감이 안되고 까우뚱하기도 하다. 스티븐 킹은 인물들을 던져놓고 이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저 따라간다고 하는데, 이 작가의 인물들은 생명력이 없이 움직이는듯 하여, 인물에 공감잘하기로 스스로 인정하여 매번 웃고 울고 분노하는 나로서도 그저 페이지 넘기며 바라볼 뿐이다.
탐정은 둘이 나오는데, 역시나 후자의 탐정이 더 나은듯 모든 가능성을 생각한다면서 단정적으로 배제하는 것만큼은 전자보다 후자가 더 극복을 잘하였다. 그리고 비록 독자와 공정한 싸움을 하자고 엘러리 퀸처럼 대놓고는 하지않았지만, 범인의 동기는 맨마지막에 숨겨져있어 가늠조차 못했으며 (가끔 분노하는 눈길이라도 보였으면 시즈마가 의문이라도 품었을거 아냐), 범인의 비장의 기술 (00술, 1985년도 자백의 현장에서 쓴거 그리고 또 그 가장의 무기 또한 바닥에 뚱 떨어뜨려 소리라도 달랐으면... ) 또한 무심하게 기술이라도 해줬으면 좋았을것을. 이건 완전 카타르시스만을 위한 인위적인 장치처럼, 해답만을 위해 맨 나중에 기존에 언급도, 암시도 안된 것들을 부랴부랴 쓴 느낌이 들어 그닥 논리적이란 느낌도 들지않잖아.
(헤이안 시대 하급관리가 입던 의복의 종류로 스이칸)
이야기는 1985년도 겨울과 18년뒤로 나눠져 전개된다.
온천물에서 태어난 여인과 결혼하여 얻은 딸이 홍수를 일으키는 용의 목을 자르고, 일반인과 결혼하여 스가루가 된다. 스가루가 벌과 연관된 단어이듯, 이 스가루의 집안, 고토사키가는 그녀가 여왕벌처럼 모계로 이어진 가문으로, 이 지방을 정신적으로 다스렸다. 20대초반의 다네다 시즈마는 부모의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첫눈이 오는날 자살하기로 결심하고, 이 외진, 그래서 여행책자에도 소개가 안된 고토노유온천에 오게된다. 매일 첫눈을 기다리며 목잘린 용이 변했다는 바위 위에서 매일매일 보내다 10대 후반의 데뷔직전 소녀탐정 미사사기 미카게를 만난다. 그녀는 경시청 수사과 형사 출신의 아버지 야마시나 교이치를 보호자로 이 온천을 방문하였고, 여기서 차기 스가루가 된 소녀 하루나의 살인사건 수사를 맡게된다.
그녀의 어머니는 뛰어난 탐정으로, 그녀 또한 어머니와 같이 왼쪽 눈이 의안이다. 자신말로는 오른쪽눈으로 보기에 좌뇌의 이성으로만 관찰이 가능하다며 (궤변인거지, 한눈으로 봐도 양뇌가 다 처리하는데) 꽤나 자신만만한 소녀탐정으로 외지인으로 또 하나의 증거로 인해 유력한 살인용의자가 된 시즈마의 혐의를 경탄스러운 추리로 풀어내고 수습조수로 삼아 저택안으로 들어간다. 연이어 발생하는, 차기 스가루들의 살인. 그리고 그녀는 처참한 상처를 받음에도 범인을 집어낸다. 그리고, 18년후 다시 동일한 방법의 (흠, 동일한 무기와 방법이라며 동일범이라고 하는데, 무기도 발견되지않았거니와 동일한 종류면 가능할 수도 있고, 동일 수법에도 기타 확신할 점을 제시하지않고서 바로 모방범을 배제하는 것은 뭐? 무슨 이병헌처럼 '단언'을 남발하는거지?) 살인사건이 발생되고, 시즈마는 또다른 탐정을 만나게 된다.
사건은 연속 동일하게 발생되고, 탐정은 열심히 추리를 하여 내놓고 수정하곤 하지만, 긴장감이나 위기감이 고조되는 것은 그닥이며 (유일하게 탐정에게 적대적인 인물이 압력을 행사하지만 너무 안전한 수준의 협박), 계속되는 절단의 전개에 나오는 해결은 그닥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지않는다. 맨마지막 엔딩이야 결국, 전반부에서 인간의 심리에서 다소 꺄우뚱 했던 부분을 이해시켜주기는 하지만, 동기도 방법도 맨마지막에서야 주어지는 것인지라 '아~ 그게 그거였군'하며 다리를 칠 것도 없이 작가에게 수월하게 엔딩을 마무리하여 독자가 낄 사이가 없었다. 그저 눈앞에서 다 자기가 알아서 만들고 해결하는 전개가 되는데 뭐.
아, 당분간은 본격추리물은 질려서 들여다보기 싫을거 같다. 본격물에 질려 사회파로 가는 심리를 이제 알거같다.
....그런 인상을 받은거잖아. 그것도 제한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변변치 못한 관찰에 근거한 인상이지. 그런건 '추리'라고 하지 않아...p.199 (!!!!)
p.s: 집안 지도 좀 그려넣지. 한번 읽으면서 내가 그려볼까도 했지만, 주어진 문장들만으로 그리게 부족하고. 특히 18년전에 없던 담 얘기를 하니까 정말 헷갈리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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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거참...<애꾸눈 소녀>의 매력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몇 주 전에 읽었는데 당시엔 리뷰를 쓰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쓸 수 없었다. 왜냐하면 <애꾸눈 소녀>에 나온 의문들을 풀어야 했기 때문이다. 왜 그토록 힘들게 탐정을 시켜야 했으며, 왜 죽여야 했을까? 모든 걸 다 꿰뚫어보면서 자신의 최후는 보지 못한 걸까? 소설의 모든 내용들이 다 소설의 ‘진실’인지 아닌지도 모른다. 어쨌든 명탐정이 사건을 모두 해결하지만 뭔가 찜찜함을 남겨둔다. 처음이나 마지막이나 결국은 한가지로 귀결된다는 것도 의심이 파고들 여지가 있다. ‘무언가’ 내용이 더 나올 것만 같다. 혼자 흥분해서 막 내 말만 했네.ㅎㅎㅎ 잠깐 <애꾸눈 소녀>의 내용을 얘기하자면~
시즈마는 우발적이지만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죄책감에 자살하기 위해 한 시골의 조용한 온천 마을을 찾는다. 거기서 애꾸눈의 한 여자아이를 만나는데 그 여자아이는 자신을 탐정이라고 소개한다. 아직 정식 탐정은 아니고 명탐정으로 이름 높았던 어머니처럼 탐정이 되기 위해 수련하는 중. 그녀의 곁에는 물심양면으로 그녀를 돌봐주는 아버지가 있다. 그 마을에서 유명한 집안의 여자아이들이 연속해서 살해되고 애꾸눈은 탐정 의뢰를 받아 사건을 해결한다. 그러나 수사하는 도중에도 사람은 계속 죽어나가고 결국 그녀의 아버지도 살해당한다. 그 후 범인을 찾아내어 사건 해결. 사건을 해결하는 동안 애꾸눈의 조수로 활약하며 사건을 도왔던 시즈마는 자살하려던 과거를 잊고 그녀와 함께 새로운 출발을 꿈꿔보지만, 그녀는 사라져버린다. 상실감에 빠진 시즈마는 자살을 감행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 살아야 할 이유가 남아서일까. 자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대신 살아난 그는 기억을 잃는다. 18년 후, 우연히 텔레비전에 나온 예전의 온천 마을의 모습을 본 시즈마는 잃었던 기억을 떠올리고 다시금 그 마을을 찾는다. 거기서 애꾸눈 소녀를 만나는데 그녀는 18년 전의 그녀와 너무나 닮은, 심지어 애꾸눈까지 닮은 소녀였다. 그녀 역시 18년 전의 엄마 애꾸눈과 같은 상황. 이게 대체 어찌된 영문인가?
간략하게 책의 등장인물을 소개해보자면 어리바리하고 순진한 시즈마, 애꾸눈을 한 탐정, 그녀의 아버지, 그리고 애꾸눈 탐정의 딸 소녀 애꾸눈. 이렇게 네 명이 큰 축이다. 애꾸눈 탐정과 시즈마가 첫 사건을 말끔히 해결하고 두 번째 사건은 애꾸눈 탐정의 딸인 소녀 애꾸눈이 해결을 한다. 중요한 건 둘 다 같은 조건의 똑같은 사건이라는 것. 시즈마는 조수로, 해결은 애꾸눈 소녀 탐정이 하는데 뭔가 좀 모양새가 이상하지 않은가? 동일한 사건도 사건이지만 애꾸눈 소녀가 해결한다는 것도 뭔가 탐정으로서 ABC가 맞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항상 추리할 거리들이 나오게 마련! 이건 <애꾸눈 소녀>에 하이라이트니 더 이상 설명하진 않겠지만 ‘추리적’인 요소로서는 상당한 짜임새라 할 수 있다.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여러 장치들, 한 치 오차도 없어야 도중에 멈추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는다. 다음 스테이지로 가기 위해, 레벨 업을 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처럼 명탐정이 되기 위해서는 사건을 해결해야 했다. 그런데 그 사건이란 게 도대체 누굴 위한 사건이란 말이다.(답답하다..ㅠ_ㅜ 내용 다 얘기하고 의문점들을 다 쓰고 싶다!!!!) 명탐정의 명성을 떨치기 위해 '사건'이 필요했고 그 사건으로 자신은 물론 자신의 딸까지 바통을 넘겨주는 이…… 이 엄청난 일들은 작가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이런저런 추리소설들과 비교해보면 좀 더 과감하고 거침없었다. 도중에 독자들에게 틈을 주지도 않고 흡입했다. 보여주고자 하는 게 마지막에 다 몰려 있었으니까.
<애꾸눈 소녀>는 미로 같은 추리소설이다. 읽는 동안 미로를 정신없이 통과하지만 다 읽고 나서 미로를 한번 보라. 모양이 어떤지. 읽는 독자마자 아마 그림이 다를 것이다. 조금 뻔뻔하지만 미래가 기대되는 작가 마야 유타카. 다음엔 또 어떤 작품으로 날 당황하게 만드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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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탄생을, 눈 앞에서(?) 본 경우는 [명탐정 코난]의 모리 코고로가 잠자는 코고로로 탈바꿈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그냥 그런 탐정이었던 모리 아저씨는 코난을 군식구로 들여오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마취총에 맞고 잠든 사이 자신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코난이 추리를 신나게 펼치고 난 다음 깨어나서는 아무것도 모름에도 불구하고 '아하하~ 맞아요! 제가 추리했음!' 하고 은근슬쩍 넘어가는 모습이라니.^^;; 그렇게 우리는 '명탐정 잠자는 코고로'의 탄생을 엿본 것이다. 추리력을 요하는 가장 현실적인 직업은 역시 형사다. 형사 같은 경우에는 신참으로서 베테랑 선배 형사들과 함께 조를 나눠 수사에 참여하면서 아마 이런 상황은 이렇고 저런 상황은 저럴 가능성이 높아! 하고 수사를 하지 않을까. 실로 본격 미스터리에서 만날 수 있는 트릭 같은 건 현실에서는 별로 일어나지 않고, 동기를 기초로 용의자를 색출하고 증거를 찾고 자백을 받고. 암튼 과학 기술과 심문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지, 뭐 대부분 '이 상황은 밀실이었어!'로 귀결하는 트릭은 정작 많이 맞닥뜨리진 않을 거다. 그렇게 생각하니 가장 놀라운 것은 역시 본격 미스터리 작가다. 그 트릭들을 생각해 보고 있다는 것 자체가… 트릭을 이용한 여러가지 밀실 사건은 퍼즐을 만들고 또 짜맞추는 것과 흡사해, 역시 머리는 좀 좋아야하겠지만서도 정작 퍼즐을 잘 풀 수 있는 사람과 현장을 맞닥뜨리는 상황은 간격이 커서, 미스터리 작가든 독자든 정작 눈앞에서 시체를 보면 놀라서 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어버버 하고 있을 것만 같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ㅋㅋ 아무튼 그렇게 생각한다면 명탐정은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앞서 말했듯 모리 코고로 같은 케이스는 인위적으로 '명탐정이 탄생했음'을 엿볼 수 있겠지만, 긴다이치 코스케는 어쩌다 그렇게 뛰어난 추리력으로 이리저리 오지랖을 넓혔던 것이고, 그저 손자라는 이유로 김전일 소년은 머리가 뭐가 그리 좋은 것이며, 아버지가 추리소설 작가라 한들 쿠도 신이치는 고등학생이면서 사건 현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단 말인가! 아니, 셜록 홈스는 처음부터 뇌를 쓰는 방법을 그리 잘 알아서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것 따위는 아무 쓸모 없는 지식이니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내가 필요한 것만 기억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수? 에르퀼 푸아로씨, 그놈의 회색 뇌세포 쓰는 방법 좀 알려주쇼. 루팡은 얼른 변장술을 알려달라. 점성술을 배우고 있으면 오빠처럼 똑똑해지나요? 미타라이 기요시. 환상 소설가인 도조 겐야, 실컷 돌아다니다가 사건이 종료된 다음에야 아차 이게 아닌데… 라뇨. 쩝. 히무라 히데오는 그래도 나름 범죄 임상 심리학자라니, 그리고 범죄를 파헤치겠단 동기도 있는 것 같으니 좀 봐드릴게요. 껄껄.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도대체 범인의 목표가 한 명임을 노리고 그냥 슬쩍 모두의 알리바이가 모호할 때 처리해버리면 아무런 단서도 얻지 못하고 쩔쩔매다가 살인사건이 연쇄살인으로 이어지면서 범인의 허점이 드러나길 기다린다. 말은 안 하겠음. 그럼 한 명만 노릴 땐 어쩔껀데!! 단서 같은 거 없어서 그냥 조용히 범인이 사라지길 내버려 두겠다는거예요? 그게 명탐정이야?! 피해자는 더 늘리질 말아야지 이 싸람들아. 하고 비난을 받기도 한다.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요소고─사건이 하나면 장편소설을 쓰기도 뻘쭘하다─그래도 나보다 머리가 좋은 걸 부인할 수는 없으니 인정합니다. 그렇다면 궁금해지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어쩌다 명탐정이 된 걸까?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술술 해결하게 되었을까? 타고났다,라고 모든 탐정들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니 괜히 '말도 안 돼!' 하는 쫌스런(?) 마음이 슬금슬금 올라온다. 마야 유타카의 <애꾸눈 소녀>는 그러한 명탐정의 탄생을 녹여낸 본격 미스터리다. 토속 신앙이 뿌리내린 폐쇄적인 마을에 찾아온 한 명의 이방인과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살인 사건. 모두의 알리바이는 모호하기만 하고, 사건의 정황을 보아하니 범인은 상당히 치밀한 녀석인 듯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만한 요소를 철저하게 가리고 있다. 그리고 '탐정 수련'을 하던 소녀 미사사기 미카게가 머물던 마을에서 사건이 발생하자 '수련'을 마치고 어머니의 뒤를 이어 미사사기 미카게라는 이름을 이을 수 있을지, 이 사건을 해결함으로써 증명하고자 한다. 이성을 담당하는 좌뇌에 감성의 개입의 여지를 막기 위해 오른쪽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애꾸눈 소녀가. 고토사키 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지금까지 탐정으로서의 수련을 바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미사사기 미카게와, 그녀가 누명을 벗겨 준, 마을에 머물고 있던 대학생 다네다 시즈마는 고토사키 가의 관련 인물들을 본격적으로 조사해 나간다. 눈이 내린 밤 사이에 남겨진 발자국, 모호한 알리바이, 저항한 흔적이 없는 시체, 누명을 뒤집어씌우기 위한 함정 등등 <애꾸눈 소녀>는 전형적인 본격 미스터리의 행보를 그대로 따르는 듯하다. 그리고 그 사건 현장에 놓여 있는 모순을 발견해 용의자를 물색하고, 범인을 잡지도 못한 채 살인은 이어지고 어찌어찌 용의자를 찾아내도 그마저도 범인이 쳐놓은 덫이었음을 알아챈 소녀는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하면서 성장을 해 나간다. 그렇게 고토사키 가의 살인사건은 마무리가 된 것 같았으나, 18년의 세월을 넘어서 다시 등장한 범인은 미사사기 미카게를 비웃으며 또 한 번, 그 이름을 이은 미카게의 딸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2대에 걸쳐 다시 한 번 미사사기 미카게는 지금까지의 탐정 수련을 통해 정식으로 '명탐정 미사사기 미카게'의 탄생을 알릴 수 있을까? 마야 유타카는 두 번의 연쇄 살인의 단서를 던져두고 시행착오를 통해 넘어졌다 일어서는 '명탐정의 탄생'을 보여준다. 마치 누군가가 명탐정을 기다리며 무대를 마련해 둔 것처럼. <애꾸눈 소녀>는 국내에 소개된 마야 유타카의 첫 작품이다. 그리고 이 작품만으로 마야 유타카만의 세계와 스타일을 엿볼 수 있었다. 본격 미스터리의 정석을 따르면서도 지금까지의 미스터리에서의 '탐정'의 운명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 소설은 '메타 소설'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본격 미스터리의 양식을 뒤집는 안티 미스터리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주어진 사건 정황과 그 사이에 놓여진 모순점을 발견해내며 하나 둘 가능성을 제거해 나가는 소거법을 통한 진실찾기는 탄탄한 논리 그 자체를 바탕으로 구축되어 또 다른 수수께끼 풀이의 묘미도 즐길 수 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조금 어려워서 수수께끼 풀이를 이렇게 빡세게 읽어본 것도 참 오랜만이었다. 복잡한 기계적인 트릭은 그런가보다~ 하면서 넘어가기 십상이니까, 바꿔 말하자면 함께 수수께끼를 풀이해가는 과정 자체도 상당히 즐겁다. 모순을 바라볼 수 있는 시선 앞에서 완전범죄란 없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할지도 몰라! 하고 마야 유타카는 또 다른 미스터리의 가능성을 슬쩍 내비친다. 사카모토가 지당한 의문을 입에 담았다. 정말로 전설의 명탐정이 남긴 딸이라 해도 과연 어머니와 같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_p.51 기묘한 광경이었다. 마치 시간의 일부를 잘라낸 듯했다. 그녀의 왼쪽 눈에 빛이 닿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한쪽 눈만 뜬 채 흔들림 없이 한 곳을 응시하는 소녀의 모습이 어떻게 비칠까. 어쩌면 눈빛으로 사람을 돌로 만드는 괴물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즈마에게는 아침 안개가 낀 무채색 풍경과 저 멀리 모여 있는 사람들에 감도는 긴장감, 그 중심에서 의안을 빛내는 소녀, 이 모든 것이 이 세상 것이 아닌 세계를 그려낸 그림처럼 느껴졌다. 자신이 처한 상황도 잊고 아름답다고 느꼈다._p.54 나는 너와 달리 범인이 우리 집안 사람이라는 확신이 없거든. 오히려 가족 중에 그런 악인이 없기를 바라지. 그런 사람이 탐정 일을 할 수 있겠어? 그리고 명탐정이 나오는 소설을 읽는 건 좋아하지만, 내가 직접 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어. 희희낙락 살인사건에 고개를 처박고 가족이 슬퍼하는 마당에 신발을 신고 마구잡이로 드나든다. 나는 도저히 그런 천박한 짓은 못 해. 너도 정상 같지는 않고._p.140 하지만 형사는 그런 헛수고를 꺼리지 않아. 작은 헛수고를 쌓고 또 쌓아 그 속에서 진실을 움켜쥐는 게 그들의 수법이니까. 잊지 마. 내 아버지도 예전에는 형사셨어. 어머니가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그늘에서 노고를 아끼지 않은 덕분에 어머니가 빛날 수 있었던 거라고._p.175 딸을 걱정해줘서 고맙습니다. 하지만 이걸 극복하지 못하면 미사사기 미카게의 이름을 이을 수 없어요. 탐정은 신이 아닙니다.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해 비난받을 때도 많지요. 해결하지 못해 욕을 먹거나 비웃음을 당할 때도 있고요. 그것도 탐정이라는 길을 택한 자의 숙명입니다. 탐정의 이름을 짊어진 이상 고난을 참아나가야 해요._p.193 네, 모순의 해소는 진리의 발견으로 이어지니까요._p.220 미카게 모녀가 탐정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범인의 실수가 모순이라는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완벽하게 수행한 범죄에서는 실마리를 얻을 수 없다. 그리고 이 범인은 미끼를 흩뿌리면서도 계획은 완벽하게 수행했다._p.380~3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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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은 사건이 해결되면 다시 고독한 외부인으로 돌아가. 유감스럽지만 남은 사람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건 탐정의 역활이 아니야." (p.225)
다른 여자와 바람난 아버지, 그 아버지가 아내(엄마)대상으로 거액의 보험에 들었고 돈을 목적으로 아내를 살해하고는 강도 당한 것으로 꾸몄다는 사실을 장례를 치르고야 알게 된(술취한 아버지에게 듣게 된 것) 다네다 시즈마(화자)는 홧김에 아버지를 밀었고 계단에서 밀려 떨어진 아버지는 실족사 당해 버린다. 엄마를 살해한 아버지지만 아버지를 비록 사고지만 홧김에 살해한 화자는 자살을 위해 예전에 방문한 적이 있는 고토노유 여관을 찾게 된다. '온천순례'라는 특이하다면 특이한 취미를 가진 사람이 그외에도 또 있었던 모양, 친구와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좋은 온천지를 찾아다니던 중 우연히 듣게 된 곳이 고토노유다. 생을 마무리 할만한 조용히 자살 장소를 생각했을때 떠올려진 곳이 바로 그곳이었다.
"너무 날뛰지 마라. 이 마을은 스가루 님의 것이야. 다른 사람들은 속여도 나는 못 속여." (p.63) 비록 자살할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다른 사람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채 죽기는 싫어. 마을에는 신화가 살아있고 그 신화와 관련된 사람이 살해당한 채 발견되었는데 그녀를 살해한 범인으로 찍힌 용의자가 타지에서 방문한 낯선 사람인 다네다 시즈마였다. 꼼짝없이 범인으로 몰릴 위기에 처한 그를 구해준 사람은 같은 여관에 있던 미사사기 미카게(17살, 아버지 야마시나 교이치)라는 탐정을 꿈꾸는 소녀였다. 미카게의 엄마도 같은 이름을 쓰던 사람으로 생전에 명탐정으로 명망 높던 사람이라고. 미카게는 엄마의 명성을 이을수있는 탐정이 되는 것이 소원이란다. 과연 그들은 각기 자신들의 꿈을 이뤄갈수있을까? 예전에는 명절이면 차안에서 읽을 책을 가지고 다니며 잘 읽었는데 요즘은 차에서 책읽기가 힘들어.
엄마에 이어 탐정으로 활동하고 싶어하는 미사사기 마카게를 따라 수습보조로서 고토사키 집으로 활동 무대를 넓혀간다. 다음 스가루가 될 후계자였던 첫째 하루나가 살해되고 이어 쌍둥이 동생 중 하나이자 둘째 나쓰나가 자신의 거처인 작은 당집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다. 이제 남은 것은 셋째 아키나뿐인데 아직 범인이 밝혀지지 않아 그녀의 안전도 보장받을수없는 상태다. 만약 범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18년 후 다시 똑같은 사건이 일어난다면?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일이 이 책속에서는 벌어졌다. 18년전 스가루가 될뻔한 세 쌍둥이가 연쇄적으로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졌고 탐정으로 입문하기 위해 수업중이던 2대 미사사기 미카게가 투입되었다면, 18년 후 같은 사건에는 이름을 물려받은 미사사기 미카게의 딸인 3대 미사사기 미카게가 우연인지 탐정입문을 위해 투입된다.
자신이 3대 미사사기 미카게라고 말하는 16살 소녀, 그녀는 다네다 시즈마의 친딸일까? 18년전 사건을 해결하고 사라졌던 2대 미사사기 미카게가 얼마전 사건을 해결하던 중 범인과 함께 실종되었고 몇달 후 시체로 발견되었다. 만약 예전의 일이 기점이 되었다면 미카게의 나이는 17살이 되어야 하는데, 예전에 미카게의 수습보조로서 사건 현장에 참여했다면 지금은 보호자(?)의 자격으로 사건에 참여하게 된다. 엄마가 풀어내지 못한 사건으로 탐정입문을 한다? 해결해 낼수 있다면 충분히 기념적인 일이 될테지만 실패한다면. 과연 18년전 세 쌍둥이를 살해한 범인은 누구이며 왜 그토록 잔혹한 살인을 벌였던 것인지. 또 왜 18년이란 세월을 넘어뛰어 살인을 벌이고 있는 것인지. 18년전 미카게의 엄마가 실패한 일을 딸이 원만하게 해결해 내길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