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10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8.0
리뷰 총점 종이책
내가 가장 착해질 때
"내가 가장 착해질 때" 내용보기
처방   여든세 살, 덕산 할머니가   오늘따라 자꾸 숨이 가쁘다는데   마을 할머니들 처방은 다 다르다.     밥을 많이 묵우서 그렇다.   밥을 많이 안 묵우서 힘이 없어 그렇다.   숨이 가빠도 밥을 많이 묵우야 낫는다.   지랄하고 자빠졌네.   숨이 가쁜데 밥을 우찌 묵노.   죽을 무야지.   야야, 고마 해라.   죽어야 낫는 병이다.
"내가 가장 착해질 때" 내용보기

 

처방

 

여든세 살, 덕산 할머니가

 

오늘따라 자꾸 숨이 가쁘다는데

 

마을 할머니들 처방은 다 다르다.

 

 

밥을 많이 묵우서 그렇다.

 

밥을 많이 안 묵우서 힘이 없어 그렇다.

 

숨이 가빠도 밥을 많이 묵우야 낫는다.

 

지랄하고 자빠졌네.

 

숨이 가쁜데 밥을 우찌 묵노.

 

죽을 무야지.

 

야야, 고마 해라.

 

죽어야 낫는 병이다.

 

산목숨 안 아픈 사람이 어디 있노.


**

가만히 들여다보면 서글픈 내용인데.  웃음이 났다.

할머니들이 모여 앉아 서로들 다른 처방을 내리며 손을 내젓는 모습까지 연상될 정도로 생생하게 와 닿는다.

소리를 내어 읽어보니 사투리의 정감이 재미를 더한다.

마지막 할머니의 말씀이 압권이다. 

"죽어야 낫는 병이다. 산목숨 안 아픈 사람이 어디 있노."

명쾌한 처방이다.

 

사랑니 빼는 것이 힘들었는지.

거울속에 비친 얼굴이 핼쑥하다. 꺼칠하다. 보기싫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읊조려 본다.

산목숨 안 아픈 사람이 어디 있노.

산목숨 안 아픈 사람이 어디 있노.

40년이 넘도록 써 온 몸, 어디라도 한구석 아프지 않은 게 되려 이상하지.

 

아픔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살아있음의 반증이 되기도 한다.

 

***

농부들이야말로 하느님, 부처님 말씀을 온몸으로 따르는 살아있는 성직자라고 말하는 농부시인 서정홍의 시들.

가난하지만 이웃과 서로 마음을 나누며 사는 사람들의 생활에서,

순박함이 보여주는 아우라가 얼마나 큰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시집을 읽는 동안, 나도 덩달아 착해지고 싶었다.

YES마니아 : 로얄 c*******7 2013.11.14. 신고 공감 2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