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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에서 나는 사보를 만드는 언니와 친했었다. 비록 회사 사람들과 가족들이 보는 두껍지 않은 사보지만 나는 그 사보를 기다렸었다. 회사 내의 사람들 이야기와 특집 기획된 재미난 이야기는 그 당시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었다. 만약 그 회사에 오래 다녔다면 책을 편집하는 일에 관심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그 당시 나는 우리 부서를 소개하는 글을 직접 작업했고, 이후에도 글을 부탁 받으면 재미있게 작업했던 기억이 있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새로 창간한 사보의 편집장을 맡긴다면 나는 어떤 이야기로 사보를 만들게 될까?
새로 창간한 사보의 편집장이 된 와카타케 나나미에게 상부에서 지시가 떨어진다. 사보에 단편 소설을 실으라는 것. 나나미는 대학 선배에게 편지를 보내게 되고 선배는 작가를 소개시켜준다. 단 작가의 이름과 신상을 비밀로 하는 것. 그리고 매달 익명의 작가 ‘나’의 원고가 사보에 실리게 된다.
4월 / 벚꽃이 싫어 벚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벚꽃을 싫어하는데 나처럼 벚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단다. 벚나무가 거대한 다세대 주택. 벚꽃이 핀 어느 봄날 다세대 6호에서 불이 난다. 요시모토라는 남자가 불을 발견해 다행히 크게 번지지 않았지만 누군가 불을 지른 것 같다. 과연 누가 불을 지른 것일까?
5월 / 귀신 직장을 그만 둔 나는 공원을 산책하다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비명소리를 따라가 보니 여자가 돈나무 가지를 꺾는 중이다. 그녀는 돈나무가 동생의 원수라며 자신의 사연을 들려주는데..
6월 / 눈 깜짝할 새에 청과물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가 찾아와 이야기 한다. 자신이 일하는 상가 야구팀과 상대팀 친선경기에서 자신의 팀 작전이 유출된다는 것. 유력한 용의자는 있지만 증거는 없는 것. 하지만 용의자가 시킨 음식에서 그 비밀을 알게 되는데..
7월 / 상자 속의 벌레 이종 사촌 동생에 나에게 괴담을 들려준다. 무서운 괴담이후 여행지에서 경악스러운 일이 벌어지는데...
8월 / 사라져가는 희망 친구 다키자와는 안쓰러울 만큼 야위어 나를 찾아온다. 어느 해부터 나팔꽃같이 선명한 푸른색 옷을 입은 여자가 꿈속에 나타나 자신을 안아달라고 하는 것. 이후 다키자와는 사고로 죽게 되고 나는 나팔꽃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9월 / 길상과의 꿈 불교 성지 고야산에서 옆방에 묵고 있던 신비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다음날 그녀는 사라지고 없다. 그리고 주지스님에게 깜짝 놀라 사연을 듣게 되는데..
10월 / 래빗 댄스 인 오텀 나에게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려준 선배가 거래처 부장과 부장의 딸 이름 알아맞히기 내기를 한다. 과연 그들은 부장의 딸 이름을 알아맞힐 것인가?
11월 / 판화 속 풍경 미술잡지 기자인 마스타니 선배는 취재 차 판화 작가의 작업실을 찾았다. 그런데 그날 작가가 쓰러지고 난 뒤 작품과 원판이 사라져 버렸다. 마스타니 선배는 범인으로 지목 받게 되고 선배는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을까?
12월 / 소심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아라이는 어릴 적 옆집에 살던 유스케 이야기를 꺼낸다. 과학지식이 풍부하고 케이크를 잘 만든다. 크리스마스에 유스케가 만든 케이크 아라이 대신 유키코가 먹고 난 뒤 소동이 일어난다. 케이크에는 뭐가 있었던 것일까?
1월 / 정월 탐정 고교 동창인 보노가 나에게 전화해 자신을 감시해 달라고 한다. 자신이 쇼핑 강박증에 걸린 것 같으니 자신의 행동을 알아봐달라고 하는데...
2월 / 밸런타인⦁밸런타인 밸런타인을 앞 둔 어느 날 나의 제자가 초콜릿 가게에서 본 여자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녀는 왜 마법에 걸린 것처럼 기괴한 행동을 한 것일까?
3월 / 봄의 제비점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대학 동창 미치코. 그녀가 사귀던 미쓰히로는 신사에서 데이트를 하며 제비를 뽑아 점을 치는 보수적인 남자다. 그러던 어느 날 미쓰히로는 어이없는 근거를 대며 미치코에게 헤어지자고 말하는데...
어떻게 보면 이런 이야기도 미스터리라고 할 수 있는 거야?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2개의 내용 안에는 나름의 개성이 있고, 유머도 있으며 경쾌하기도 하고 오싹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어릴 적 재미삼아 지어낸 짧은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해 하나의 완성된 단편으로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신기하다. 만약 편집자가 되어 이름 모를 작가에게 이런 글을 완성해 달라고 했을 때 그에 부합하는 글을 쓰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어떤 주제는 우리네 정서와 맞지 않는 것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소재와 수수께끼 같은 기담은 그 소재를 돋보이게 하는 힘을 갖는다. 나는 미스터리한 일상을 살지 않지만 어떤 사건이든 '왜'라는 생각으로 접근한다면 다양한 이야기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일본 작가들은 요런 양념 같은 글을 잘 쓰는 것 같다. 나도 이야기를 만드는 재주가 있다면 참 좋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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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를 읽다보면 정말 신기하게 그 속의 미스터리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알 수 없는 미스터리가 너무 신기하고 풀어가는 이야기에 더욱 신기함을 느끼면서 암호나 수수께끼를 푸는 책속에 풀이에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생각을 하면서 읽는다는 점에서 더욱 머리도 좋아지게 만드는 그런 미스터리를 보면 저자의 머리의 대단함을 본다. 나도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인데 하면서 말이다.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은 정말 미스터리한 일상 같다. 저자인 와카타게 나나미는 처음 접하게 되는 저자이다. 그런데 저자의 미스터리에 빠지고 말았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범죄나 수수께끼를 다룬 작품들이 많다고 하니 앞으로 저자의 다른 책들이 기대가 된다. 워낙 이 책을 읽고 저자의 세계의 빠져 버려서 인 것 같다. 저자의 다른 작품으로 <네 탓이야>, <의뢰인은 죽었다>, <나쁜토끼>, <헌책방어제일리어의 세계>,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 <네코지마 섬의 소등>등이 있다는데 정말 읽어보고 싶고 기대가 되는 작가로 나의 마음속에 푹 빠지고 말았다. 이 책은 후배인 와카다케 나나미가 선배 사타케 노부히로에게 회사 창간호에 실을 단편원고를 부탁하는 것부터 시작한데 그런데 선배가 이름 모를 미상의 저자가 원고를 한 달에 한 번씩 원고를 보내 준다는 약속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미상의 저자는 꼬박 꼬박 12달 동안 나나미에게 원고를 보내준다. 원고는 4월부터 시작한다. 원고의 미스터리를 읽는 재미가 정말 즐거웠다. 말 그대로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암호풀이, 수수께끼, 밀실, 미행, 도난, 의문의 죽음에서부터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 현상과 로맨스, 유머까지 미스터리의 오밀조밀한 단면들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라고 말하는데 맞는 것 같다.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미스터리를 경험하게 되는 그런 책이다. 내 기억에 남는 작품들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5월 달 작품 동생이 사랑한 남자인데 돈나무로 귀신을 막는다는 소재에 거기에 죽음을 풀어나가는 재미나가 솔솔하다. 동생을 사랑하지만 동생의 남자는 용서가 안 되는가 보다. 언니의 욕심이 과한 것 같다. 6월 야구 암호 유출을 식당에서 음식으로 몰래 유출해 그것을 풀어가는 재미도 참 신기하다. 어떻게 저런 방법을 쓸까? 물론 우리나라 음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자로 풀이한다는 점에서 좀 어려웠지만 그래도 그 암호를 푸는 게 너무 신기하다. 8월의 나팔꽃에게 정신을 잃어가는 남자는 상상을 표현하지 못하는 작품이다. 책 표지에 나온 작품인데 꽃이 여자로 변해 밤마다 꿈속에서 ‘안아 주세요’ 하고 온다는 것이다. 그것도 나팔꽃 색깔별로 말이다. 그런데 끝내 그 남자는 여자가 사랑하지 않는 날은 나팔꽃이 지배하는 식으로 살인되어 죽는다. 그 죽음이 신기하기만하다. 아마 저자는 살인범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살인범은 끝에 마지막 미상의 저자와 나나미가 만나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얼핏 언급을 하지만 범인은 나팔꽃이 아닌 주변인물이라 생각이 든다. 소재가 너무 특이해서 마음에 든 작품이다. 9월의 이야기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마음을 다루고 나가 귀자모신에게서 받는 길상과도 특이하고 우리 주변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다. 책속에서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여인의 한이 들어가 있다. “아무리 원해고 또 원해도 마음이 망가질 정도로 원해도 끝내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말이에요.” 낙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낙태를 해서 나오는 사람의 아이가 나에게 살려달라는 이야기를 전할 때 마지막에 그 이유를 듣고 뒷골이 오싹했다. 우리가 많이 아무 일도 없이 저지르는 낙태에 한사람의 생명이 살려달라고 외치다니. 거기에 임신을 못하는 사람의 슬픔도 나오고 말이다. 11월의 군고구마 판화는 정말 범인은 누군가 만드는 게 아니고 자기 실수로도 일어난다는 것을 말해준다. 범인을 푸는 방법이 정말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1월의 이야기는 로또 당첨을 숨기기 당첨된 사람에게 “쇼핑 강박증, 신경증의 일종이며 뭘 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서 앞뒤 가리지 않고 카드를 긁어대며 물건을 사들여.” 범인은 이렇게 당첨된 나를 망쳐가면서 로또를 차지하려는 수법이 정말 잔인한데 그 로또 당첨금이 머라고?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사람을 이렇게 만든다는 자체가 특이한 발상인 것 같다. 아무래도 이런 일이 주변에서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 이렇게 이 책은 상상을 초월하는 그런 작품들의 열전이라 너무 신기하면서 단편으로 12가지의 내용이라 읽다가 아쉬움이 많이 남게 하는 작품이다. 단편은 읽을 때 재미난데 너무 빨리 끝나서 아쉬운 점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그 방면에 단편이라 많은 소재의 이야기를 읽어서 좋은 것 같다. 마지막에 저자가 미상의 저자를 만나 이 책은 한사람의 일을 다룬 이야기라고 하는 점에서 저자의 대단함을 보게 만들고 그들의 대화에서 많은 의미를 보게 되서 너무 좋았다. 단편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를 읽고 싶다면 적극 추천하는 책입니다. 단점은 한자와 일본어 풀이라서 내가 이해 못하는 점이 있다는 점이지만 그걸 풀어서 해석해 주면 너무 신기함에 빠질 것입니다. 아마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르는 미스터리라 더욱 그런 것 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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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아가다보면 참 미스터리한 일들이 많다. 그런데 사실 결과가 있으면 다 원인이 있는 법이라고 어느 순간인가는 그 미스터리함이 우연히 스르륵 풀릴때가 있다. 물론 안그럴때가 더 많지만 그게 한참이나 지나 풀릴때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오싹해지기까지 한 일상의 미스터리를 단편으로 엮어 놓은 이 책은 읽으면서도 참 미스터리함을 느낀다. 사내보 제작을 맡게된 와카타케가 작가인 선배에게 원고청탁을 부탁했다가 익명의 또다른 지인을 소개받아 연재를 하게 되는 첫 시작부터가 미스터리한데 무언가 처음부터 꼼수가 있어 보이는 시작이랄까? 거기다 책의 편집까지 진짜 매달 사보를 받아 연재부분만 읽게 되는 그런 느낌으로 책을 펼쳐보게 하는 구성 또한 색다른 느낌을 준다. 창간호인 4월호에 실린 '벛꽃이 싫어'의 연재를 시작으로 익명의 작가가 주인공으로 등장, 자신의 주변 사람들로부터 기이한 이야기를 전해듣고 그것을 나름 추리해내기까지의 세세한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단편이다. '벚꽃이 싫어'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세상엔 그 이쁘다는 벚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여기도 있구나 하고 깜짝 놀랐다. 나또한 그 벚꽃을 그리 좋아라하지 않는 사람에 속하기 때문이다. 뭐랄까? 그 하얗게 다닥다닥 피어 있는 벚꽃을 보면 이쁘다기보다 꼭 개구리알들이 다닥다닥 붙은것 같은 징그러움을 느낀달까? 아무튼 화제 사건에서 벚꽃 꽃잎이 신발속에 들어 있다는 사실 하나로 무언가 빠진 이야기를 추리하고 사건의 진범을 가려내다니 이 사람 정말 어떤 인물인지 미스터리하다. 여동생 걱정으로 신경이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진 언니의 동생걱정은 결국 동생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가 하면 수학 여행에서 전해듣게 되는 누에 고치에 얽힌 이야기때문에 다른 것들을 착각을 하게 되고 나팔꽃 요정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져 결국 죽음에 이르는가 하면 어느 절을 찾아간 주인공이 귀신모자상으로부터 석류를 받아든 이야기등은 괴담처럼 오싹함을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야구열기가 과열되다보니 이웃지간에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기도 해 팀내에 스파이가 작전 신호를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이야기는 꼭 암호를 찾는 놀이 같은 느낌이 들고 선배의 도둑 누명을 쓴 이야기를 들으며 전혀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사건의실마리를 찾아 내는가 하면 쇼핑강박증에 시달리는 친구를 도와주려다 의외의 반전을 보여주기도 한다. '래빗 댄스 인 오텀'의 이야기처럼 우리의 일상에는 내내 간직하고 있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정리를 하고 나면 그것을 다시 찾아야 하는 미스터리한 일들이 생기곤 한다. 그것이 참 이상하게도 서랍속에 혹은 구석진곳에 내내 쳐박혀 있을 적에는 먼지만 잔뜩 쌓여 갈뿐 무엇에도 소용이 없었는데 왜 그것을 정리해서 버리고 나면 꼭 필요하게 되는가 말이다. 이미 해가 바뀐 달력이라 아무 미련없이 버려 버렸는데 거기에 계약과 관련될 중요한 이름이 적혀 있을줄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그리고 내내 붙어 있는 동안엔 그런일이 없다가 왜 하필 버리고 난 후에야 그런 일이 생기는 걸까? 우리의 일상은 정말이지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것들로 가득차 있는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밸런타인 밸런타인' 이라는 단편은 전화로 주고받는 대화로 미스터리를 푸는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이 또한 참 재미난 구성이다. 또한 '봄의 제비점' 이야기에서 익명 작가는 독자들에게 결말을 알려주지 않는 얄미운 장난을 치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내보 연작 미스터리에 대한 회사 사람들의 반응에 이 미스터리함을 풀어내는 와카타케가 다시 등장하고 자신이 연작을 읽으며 나름 추리하게 된 이야기들을 쭈욱 늘어 놓기 시작하는데 어쩌면 독자들을 대변한 와카타케라는 인물을 작가는 등장시킨건지도 모르겠다. 사실 와카타케처럼 이야기속에 화자가 가끔은 여자인지 남자인지, 혹은 같은 동일인물인지, 또는 이게 왠지 시간순으로 이야기를 하는듯 한데 어딘지 석연치 않은 그런 부분들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생활과 문화를 잘 알고 그들의 관용구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등을 어느정도 알고 있는 독자라면 단편들에 흠뻑 빠져들겠지만 괄호안에 담긴 해설을 읽어가며 글을 읽어야 하는 독자로서는 약간은 이야기속에 빠져들기가 힘겨울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충분히 감안하고서라도 책을 끝까지 읽어 내게 된다면 이 작가의 색다른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건 다름아닌 미스터리를 미스터리하게 읽게 만든다는 점이다. 한편 한편 단편을 다 읽고서도 어딘가 미스터리한 그런 느낌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내지는 익명의 작가의 편지 한통까지도 독자로 하여금 미스터리함을 끝까지 놓지 않게 하려는 작가의 작전인듯 하다. 이 가을, 신비롭고 때로는 오싹한 미스터리에 빠져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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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일상 속의 수수께끼라는 것을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내 지우개는 어디 갔을까. 왜 통장에 벌써 돈이 없을까. 뭐 이런 것들 말이다. 응? 이런 건 일상의 수수께끼라고 하기에는 좀 시시하지 않느냐고? 내게 있어 가장 미스터리한 일상은 저런 건데. 오늘만 해도 내 자가 사라져서 찾아다녔다. 항상 제자리에 없다니까. 범인은 분명히 집요정! 집요정이 몰래 내 물건 위치를 바꾸는 게 틀림 없다. .....내 기억력 문제지. 에라.
와카타케 나나미의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은 일상의 수수께끼를 이야기한다. 일상 속의 미스터리라는데, 내가 겪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애초에 '안경 어디 뒀더라'가 일상 최대의 미스터리인 나와는 당연히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말이다. 작가 와카타케 나나미는 소설 속에서 건설회사의 사내보 편집장으로 변신한다. 그녀의 소설은 설정상 아마추어 소설가의 작품으로 변한다. 틈틈이 썼던 소설은 어구의 통일도 안 되어 있고 틀린 부분도 있지만 아마추어 소설가의 작품이기에 문제가 안 된다. 게다가 그러려고 일부러 틀린 부분도 있다고 한다. 영리하다. 다만 친구 중에 미스터리풍 이야기를 쓰는 녀석이 하나 있어. 왜 그런지 단편을 좋아하는데다가 제법 시건방진 문장을 쓰지. 다만 본인도 말하듯, 아예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힘은 없어. 하지만 자기가 체험했거나 다른 사람한테 들은 이야기에 생각지도 못한 해섯을 부여하는 묘한 재능을 갖고 있거든. 그러니 미스터리풍이라 해도 될 것 같지 않나? 와카타케 군은 대학시절에 살인이 등장하지 않는 미스터리는 벤케이가 나오지 않는 간진초라고 했는데, 나이를 좀 먹었으니 지금쯤은 생각이 달라졌겠지._11쪽 미스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다 어쨌거나 사내보 편집장 나나미는 익명의 소설가에게서 사내보를 위한 단편소설을 받는다. 사나다 건설 컨설턴트의 사내보에는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총 열두 편의 소설이 연재된다. 선배의 주선으로 알게 된 작가는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나'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벚꽃놀이, 동네 야구, 발렌타인 데이, 사람 이름 맞추기 등 아주 소소한 미스터리들이다. 그냥 스쳐지나갈 수도 있는 사건을 미스터리로 해석해내기도 하고, 때로는 진짜로 미스터리한 괴담 같은 것도 들려준다. 괴담은 왜 있냐고? 마지막에 나온다. 어쩌면 이 '나'도 꽤나 명탐정 기질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건을 불러오는 사람 말이다. 아니면 사건을 직접 만드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사건이라는 건 해석하기 나름일 테니까. '나'는 정말 시시한 이야기도 웃기게 이야기하는 재능을 가진 사람처럼 별 거 아닌 일도 사건으로 둔갑시키는 명탐정의 힘, 아니 소설가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거창한 살인도 악랄한 범죄도 없는 평범한 일상을 미스터리로 바꾸는 힘 말이다. 정신이 들자 도서관 창문으로 붉은 저녁 햇살이 들이비치고 있었다. 나는 끝도 없는 상상을 접고, 책 더미를 안고 일어섰다. 어차피 상상에 지나지 않는 또 하나의 이야기에 나는 녹초가 되어버렸다._59쪽 여기서부터는 나의 상상이다._304쪽 ![]() 이야기 이면의 이야기 사소한 미스터리도 흥미롭지만 더 재미있는 것은 익명 작가의 연재 단편 소설이 그 단편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익명 작가를 섭외하는 데 오간 편지, 그리고 1년 후의 편집 후기는 단편 소설을 부가적으로 설명하는 역할을 맡는다. 열두 편의 단편은 개별 작품 내의 수수께끼만이 아니라 작품 밖의 수수께끼까지 숨기고 있는 것이다. 난 몇 가지 사실은 읽어가며 자연스레 알게 되었지만, 그걸 어떻게 연결해 볼 생각은 못했다. 나도 참 둔한가 보다. 익명의 작가가 누구인지, 뜬금없이 느껴지는 단편 소설은 왜 여기에 끼어 들어갔는지. 나야 끝까지 다 읽고서야 '그런 게 있었어?' 싶었지만, 편집 후기를 보기 전에 나나미처럼 추리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미스터리한 일상도, 일상을 미스터리로 바꾸는 것도. 나도 이런 식으로 스쳐가는 사건들을 해석할 수 있으면 생활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 나도 이런 일상을 겪을 수 있다면! 근데 그런 식으로 관찰도 못 하겠고, 나는 명탐정이 아니라 사건도 안 오니까 그냥 안 미스터리한 일상이나 보내야겠다. 그 대신 시간이 있었다. 시간이 있으면 평일의 텅텅 빈 도서관에 하루 온종일 죽치고 있을 수도 있고, 걸어서 다른 동네 주민회관에서 상영해 주는 옛날 영화를 보러 갈 수도 있다. 전날 밤 기침 때문에 고생하지 않고 기분 좋게 일어났을 때에는 조금 멀리 나가 다마천까지 쑥을 뜯으러 갈 수도 있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은퇴한 노인네 같은 생활이었지만, 그런 생활을 계속하던 중에 나는 생각지도 못한 재능을 발견했다. 즉 나는 혼자 놀기에 능했던 것이다. 이것은 상당히 뜻밖의 발견이었다._160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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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없을 것 같은 제 일상에도 나름의 미스터리한 사건이 종종 일어나곤 합니다. 막상 첫 문장을 그렇게 쓰고 보니, 엄청나게 미스터리한 일상의 이야기가 갑자기 툭 튀어나올 것처럼 보이는군요. 흠흠. 아무튼 사건이라고 해서 호들갑을 떨며 말할 정도는 아니고 여전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일이지만, 가끔 사소하지만 사건이라 부를 수 있는 일이 저에게도 일어난다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어느 날 우리 집 주소가 아닌 택배가 집에 와서 열어 보았는데 그 안에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이 수줍은 표정을 하고서 저에게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과 같은 미스터리함입니다.
와카타케 나나미의 소설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은 제목 그대로 미스터리한 일상의 나열입니다. 일 년간 사내 소식지 편집 일을 맡은 한 여성이 익명의 작가로부터 꾸준히 연재할 단편 소설을 받아서 소식지에 기재하고, 그 이야기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형태의 소설입니다. 그렇다고 단편집은 아니고, 조금 더 미스터리하다는 건더기스프와 하나로 아우를 수 있다는 분말스프를 보태어 하나의 요리로 끓여 먹는 것이 가능한 소설입니다. 연작의 형태도 아닌 것이, 이것은 그냥 일상적인 모양을 한, 한 편의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이야기 안에 있는 이야기, 그리고 다시 그 이야기 안에 있는 이야기들. 전해들은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의 이야기 형태로 다시 엮은 글이라 일단 생김새부터가 굉장히 미스터리합니다. 하지만 굉장히 복잡한 구성의 어려운 소설이 아닙니다. 오히려 유유자적하게 읽기 좋은 일상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건성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을 마치 수수께끼처럼 여기며 왜 그런 것일까? 라는 의미를 부여해 괜한 의문을 품게 합니다. 또 그 수수께끼에 대한 나름의 상상과 추리가 소설이 갖는 미스터리함을 더합니다. 그리고 이런 느낌이 좋습니다. 매우 경쾌하고 담백한 느낌으로 궁금증을 잘 해소시켜 줍니다. 굉장히 미심쩍은 무언가가 있다 하더라도 지저분하거나 잔인하지 않아 기분 상하지 않을 정도의 깔끔한 구성과 전개를 보입니다.
비슷한 느낌의 다른 소설로 미치오 슈스케의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두 소설은 일상의 작은 미스터리함을 다루었단 커다란 공통점 때문에 닮은 듯해 보이지만, 사실 그 부분을 제외하곤 전반적인 느낌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슈스케의 소설이 강아지 같은 느낌의 소설이라면, 나나미의 소설은 고양이 같은 느낌의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발랄하고 경쾌하지만 돌연 변덕을 부리며 공격할지 모르는 섬뜩함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포악하게 위협하며 발톱을 드러내놓은 느낌의 것은 아닙니다. 사건의 실상을 알고 나서야 은근히 두려운 마음이 생기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행이라 여길 만한 미스터리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점은, 와카타케 나나미 본인은 이 소설을 6년간 준비했다고 합니다. 꽤 오랜 시간동안 준비한 소설인 만큼 이야기들 간의 치밀한 구조와 트릭들 간의 균형 잡힌 모습이 좋았습니다. 아무튼, 나나미는 결국 이 소설을 통해 1991년에 데뷔하게 되는데, 소설이 국내에 들어오기 위한 번역 작업은 2007년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또 다시 6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야만 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왜 번역 완료 시기와 이 책의 출간 시기의 간격이 이토록 길까요. 알고 보면 별것 아닌 이유일 테지만, 이런 미스터리함 역시 출판사 사정에 따라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상적인 미스터리일 것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저는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것일까요. 이것 또한 미스터리입니다.
일상의 미스터리는 이렇게 끝이 없습니다. 결국 수수께끼를 혼자의 힘으로 풀지 못한다면 진실을 알지 못한 채 그저 지켜볼 뿐입니다. 미스터리를 손 안에 쥐고 있으면서 풀이를 몰라 한숨 내쉴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소설의 앞 장에 대한 줄거리도 어둑어둑해져 잘 떠오르지 않는데, 소설이 보인 미스터리한 실루엣만이 풍경과 뒤섞여 어렴풋이 남습니다. 그나저나 택배사의 미스터리한 배송은 아직도 아리송한 미스터리입니다.
다만 친구 중에 미스터리풍 이야기를 쓰는 녀석이 하나 있어. 왜 그런지 단편을 좋아하는데다가 제법 시건방진 문장을 쓰지. 다만 본인도 말하듯, 아예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힘은 없어. 하지만 자기가 체험했거나 다른 사람한테 들은 이야기에 생각지도 못한 해석을 부여하는 묘한 재능을 갖고 있거든. 그러니 미스터리풍이라 해도 될 것 같지 않나? (11쪽)
정신이 들자 도서관 창문으로 붉은 저녁 햇살이 들이비치고 있었다. 나는 끝도 없는 상상을 접고, 책 더미를 안고 일어섰다. 어차피 상상에 지나지 않는 도 하나의 이이기에 나는 녹초가 되어버렸다. (59쪽)
잠깐, 너 그게 무슨 소리야. 콩트는 하나도 안 가벼워. 장편이 무겁고 단편이 가볍다는 건 좌우지간 양만 많으면 된다는 일본사람의 가난뱅이 근성이 문화에까지 영향을 끼쳐서 생긴 망상에 지나지 않아. 무지막지하게 긴 대하소설보다 스파이시한 콩트가 훨씬 무거운 경우도 있다고. (96쪽)
형태를 먼저 작추고 나서 본질을 획득하려 하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소설가가 되기 위해 우선 자기 이름을 박은 원고지를 만들어본다든지, 골프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도구를 장만해 본다든지. 환경을 이용해서 자기 내부의 힘을 끌어내려 하는 것이겠지요. (156쪽)
소설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탐정 역인 농대 교수는 갓 결혼한 아내에게 만족해서 꼴불견이지는 않을 정도로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다. 수수께끼는 잔인하지는 않지만 흥미롭고, 등장인물은 생생하게 살아 있다. 이런 경우 사람은 자기가 세 평짜리 방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 그런 사소한 문제는 깨끗하게 잊어버리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내 이름을 부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바로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고 얼마 동안 멍하니 있었다. (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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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추리소설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소설을 읽는 내내 긴장감을 느낄 수 있고, 마지막에는 어떤 형식으로든 범인이 밝혀지니 말이다. 요즘에는 추리소설 중에서도 그냥 탐정이 나와서 사건을 단독으로 해결하는 형식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사건을 해결하는 경우도 종종 보이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12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작품집인데, 일단 발단이 독특할 뿐만이 아니라 각 작품의 완성도와 소재도 특이한 것들이 많아서 책을 읽는 내내 눈을 떼기가 어려웠다. 일상 생활에서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하던 것들을 소재로 삼아 소설로 쓴다니, 발상 자체가 마음에 든다.
소설 속의 설정으로는 사내보에 실린 단편소설들을 모아놓은 책인데, 각 작품들의 내용 구성도 치밀할 뿐만 아니라, 작품들간의 연계성에 있어서도 사전에 계획하고 서술을 해놓은 점에 있어서 구성단계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을 했을지 작가의 노력이 돋보인다. 또한 힌트를 교묘하게 숨겨놓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모두 공개함으로써 독자들과의 추리 대결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을 연출하는 자신감도 보였다. 각자의 이야기는 일상 생활을 소재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가볍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 이면에 담긴 이야기들이 얼마나 무거운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해서 알게 되었을 때 독자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잔잔하면서도 계속 읽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이 소설집은 미스터리를 평소에 좋아하는 독자 뿐만이 아니라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사람이라도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책을 좋아하던 사람이라면 치밀하게 구성된 작품에 매료될 것이고, 책에 대해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 가벼운 이야기는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우리네 일상사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뭔가 미스터리한 부분이 없지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기 때문에 평범하다고 여겨지는 것 뿐이다. 계절의 흐름과 일본 특유의 전통미를 함께 잘 살린 이 작품을 읽다보면 잔잔한 배경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충격적인 살인사건을 다룬 소설만이 미스터리가 아니다. 일상 생활 속의 미묘한 차이에서 재미있는 요소를 찾아내는 능력이야말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릴만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모든 이야기의 소재는 우리 주변에 널려있다. 평범함 속의 비범함을 찾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아마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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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와카타케 나나미若竹七海의 데뷔작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ぼくのミステリな日常]은 발표 이듬해인 1992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6위에 선정된 연작단편집이다. 일본에는 ‘일상계 혹은 일상의 미스터리’라는 범주가 있을 정도로 소소한 일상의 수수께끼를 주제로 한 작품이 많다. 수많은 작가들이 한번쯤은 다루는 장르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은 그만큼 애독자 층이 넓다는 반증이리라. 점점 더 미스터리적인 터치가 소설의 필수요소가 되어가는 바 당연한 추세일는지도 모르겠다. 하긴 폭력성이 날로 과격해지는 요즘 미스터리 소설을 읽다보면 이렇게 쉬어갈 수 있는 작품이 기대하지 않았던 작은 힐링 효과를 주기도 한다. 이 작품은 아예 제목부터가 ‘미스터리한 일상’이다. 별다를 것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내 입장에서 보면 일상에 무슨 수수께끼가 그리 많겠느냐 싶은데, 참 이야깃거리도 다양하다.
갑자기 사보편집장이 된 작중 인물 와카타케 나나미는 사보에 실을 단편소설을 써달라고 대학 선배에게 매달린다. 그 선배가 소개해 준 미지의 인물에게서 다달이 받은 원고가 사보에 실리는 형태로 연재되는 구성의 작품이다. 순수한 창작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각색한 것으로 해석 자체에 오리지널리티가 있다는 묘한 전제가 붙어 있기에 더욱 이야기는 생동감을 띤다. 로맨틱한 요소와 가벼운 터치의 수수께끼, 유머러스한 전개에 방심하고 있다 보면 오싹한 괴담이 등장하기도 하는 다양한 미스터리풍 소설은 회사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다. 하지만 그런 다양성 때문에 주의가 산만해지는 소설이라고 생각될 즈음 작가는 마지막 한 방을 준비해 두었다.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일 년 동안 작가에 대한 궁금증을 꾹꾹 눌러 참고 있던 와카타케 나나미가 드디어 익명의 작가를 만나러 가는 후기가 백미라 할 수 있다. 각각의 동떨어진 내용 같았던 12편의 이야기 속에 감춰진 퍼즐이 존재했던 것이다.
사실 초반에 괴담이 등장할 때는 그만 때려치울까도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무섭지는 않아서 꿈자리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의 한 수 때문에 결국 나의 평점은 올라갔다. 그런 이야기가 있었던가 하고 책장을 다시 되짚어 볼만큼 흥미로웠다. 나와 닮은 인간과 엄마랑 취미가 똑같은 사람이 등장한다는 것도.
벚꽃은 4월, 새 학기의 상징이다. 나는 4월이 싫었다. 주변이 갑자기 어수선해지고, 반이 바뀌고 자리가 바뀌면서 좋든 싫든 익숙해진 것들과 헤어져야 한다. 인간관계를 처음부터 새로 쌓아야 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나는 그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긋지긋하게 싫었다. 그런 주제에 소심했기 때문에, 학급 내 인간관계에서 소외되지 않으려고 친구를 확보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p. 16
나쓰미의 어머니도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눈이 크고 애교 있고 게다가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인인데, 왜 그런지 상처의 딱지를 떼는 게 취미다. 초등학생 때 나쓰미의 여름방학 숙제를 도와주러 외삼촌댁에 가자, 어느 틈에 내 무릎에 앉은 딱지를 보고 “얘, 100엔 줄게 외숙모가 그 딱지 뜯자.” 하면서 슬금슬금 다가왔다. p.92
뒷맛이 완전히 개운하지는 않아도 저 밑바닥에 감도는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벚꽃, 빙수, 보름달, 군고구마, 크리스마스 케이크, 밸런타인 초콜릿 등의 계절감을 소재로 한 것 역시 친근감을 주는 요소다. 특히 놀라웠던 것은 각 편마다 표지처럼 등장하는 사보 ‘르네상스’의 목차였다. 전국의 지점 안내라든가 동호회나 취미 소개도 다채롭게 소개되어 있는데다 이런 사보라면 다달이 받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알차게 꾸며져 있다. 작가의 세심한 노력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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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은 1991년에 발표된 와카타케 나나미의 데뷔작으로, 당시 데뷔작치곤 탄탄하고 완성도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예전에 비해 일본 소설을 자주 읽긴 하지만, 아직까지 일본 소설 작가나 작품에 대해서는 유명 작가 몇명을 알뿐이다. 이 작가는 한국에 아직 많이 알려진 작가는 아닌듯하지만, 역시나 처음 접한 작가였다.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다. 중견의 건설 컨설팅 회사에 근무하는 주인공 와카타케 나나미는 직장생활에 싫증을 느낀다. 그러던 중 창간하는 사보의 편집장으로 발탁되는 기회를 얻게 되는데, 상관은 매달 사보에 소설을 실으라고 지시한다. 대학시절 소설을 쓰던 선배에게 부탁하지만, 선배는 체험한 일이나 다른 사람에게 들은 실화에 의외의 해석을 부여하는 재능을 갖고 있는 친구를 소개시켜 주겠다고 한다. 주인공은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일년동안, 작가의 이름과 신상을 비밀로 한 채 익명의 작가로부터 매달 단편소설 원고를 받는다. 원고 속에 등장하는 미스터리들이 바로 이 소설의 제목과 연결된다. 수수께끼, 벚꽃, 나팔꽃, 빙수, 보름달, 크리스마스 케이크 등 우리의 일상을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소재들이 등장한다.
와카타케 나나미의 작품을 처음 읽어보았는데, 유독 일본에는 미스터리를 다룬 소설들이 많은 것 같다. 이 작품도 올해 읽은 <반짝반짝 추억 전당포> <히다리 포목점> <수박 향기>처럼 미스터리하면서,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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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어디선가 낯익은 책제목. 그런데 표지의 느낌은 새로웠다. 예전에 읽을려고 체크해두고, 그냥 지나쳐버렸던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표지가 바뀌어 새롭게 단장되어 출간되었던 것이다. 사람의 얼굴대신, 나팔꽃이 연달아 이어져 피어져 있는 그림. 기묘하다. 우리의 일상 속, 미스터리. 과연 어떠한 이야기들이 있을까?
새로 창간하는 사보의 편집장이 된 와카타케 나나미. 예전에 글쓰기를 취미로 했던 대학선배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선배는 자신의 친구중에 단편을 좋아하고 미스터리풍 이야기를 쓰는 작가를 소개시켜 준다.단 익명을 보장한다는 조건으로. 이렇게 주고받은 3통의 편지로 이야기는 시작되고 1년간 12편의 이야기를 사보에 싣기로 한다. 사보지의 느낌처럼 월별로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지 나타내고 있는데, 그 구성 또한 새로웠다.
이야기는 잔잔하게 파격적이지 않게 정말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었던 일들로 전개된다. 각 달에 맞추어 일본의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소재들이 다양하게 소개된다. 그 또한 일본이라는 나라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아닐까 한다. 조금 공감이 안 가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알아가는 것들이 있으니 크게 흐름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일반 미스터리 추리물처럼 잔인하고 파격적인 소재의 등장은 없지만, 일상의 소재만으로 오싹한 느낌을 들게 히였디. 벚꽃이나 나팔꽃등을 보면 꼭 이야기가 생각날 거 같은 잔상 또한 남겨 주었다.
단편들일거라 생각하면서 너무 가볍게 읽었던 탓일까? 사람들이 찾아낸다는 트릭등을 나는....맨 끝 후기를 읽고 아~! 하면서 뒤통수를 맞는 듯한. 사실, 단편의 이야기보다 그 뒤의 풀이가 더 소름끼칠 정도였으니 말이다. 데뷔작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완벽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990년대의 이야기지만 전혀 지금 읽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미스터리 추리물이라서 무겁게만 생각했던 나에게 이런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와카타케 나나미. 그녀의 또다른 이야기들이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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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일상에서 건져 올린 미스터리 -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_ 스토리매니악
이 책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은 1991년에 발표된 작가의 데뷔작이다. 데뷔작임에도 대단한 주목을 받았고, 이듬해에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베스트 6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야기는 창간된 사보 편집장이 된 '와카타케 나나미'가 사보에 이야기를 연재해 줄 작가를 찾으면서 시작된다. 매달 한 편씩 실리는 단편 소설을 써줄 작가로 선배에게 부탁했지만, 선배는 익명을 요구하는 작가를 추천해 준다. 그렇게 시작되어 열 두 편의 소설이 사보에 실리게 된다. 일상의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각기 다른 맛으로 우려낸 이야기는 꽤 인기가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이야기가 모두 실화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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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사보에 실리는 연작 단편소설이라는 설정이 재미있다. 매월 살짝살짝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마지막에는 이야기의 숨겨진 진실을 이야기하는 편집후기까지 실려 있다. 각각의 이야기가 독립적으로 구성되면서도 전체적으로 하나의 이야기 속에 들어가 있고 서로 연결되어 있는 설정이 꽤나 독특했다.
설정뿐만 아니라, 일년에 걸쳐 연재 된 각각의 이야기 또한 볼 만하다. 우리의 일상에서 건져 올린 듯한 이야기들이 다채롭게 펼쳐지는데, 때론 호기심에 때론 즐거움에 때론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처럼 각각의 이야기를 놓고 보면 상당히 다채로움을 느낄 수가 있다. 추리소설의 골격은 유지하면서 거기에 공포, 재미, 수수께끼 같은 두드러진 요소들을 덫 붙여 다양한 스타일을 느끼게 해준다.
일상적인 소재들이 사용되었지만, 추리소설로서 있어야 할 건 다 있다. 수수께끼, 밀실, 미행, 의문의 죽음 같은 일반적 추리소설의 소재가 살아 있다. 단편 소설 형식이라 깊이가 있다거나 반전을 돋게 하는 짜임새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볍게 읽어 볼만한 정도의 추리소설로서의 재미는 충분하다.
이야기들이 조금 싱거울 수는 있다.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일면들을 소재로 삼은 이유도 있겠지만, 작품 속에 자극적인 요소들이 없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일반적 추리소설에서 기대하는 잔인함, 파괴적, 혹은 유혈이 낭자한.. 같은 설정이 없다. 그러다 보니 확실히 살짝 싱거운 맛이 있다. 그러나, 그런 자극적인 면들에서 얻는 재미가 아닌, 일상 속에서의 소소한 수수께끼를 들여다 보는 재미가 있다. 단순함의 즐거움이랄까, 하나의 열쇠만 맞추면 수수께끼가 풀린 것만 같은 조바심이 이야기를 읽는 흥을 더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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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자극적이고 스피디한 추리소설을 기대한다면 살짝 실망할 수도 있겠다. 잔잔한 맛으로, 소소한 일상에서의 미스터리로 즐긴다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에 펼쳐지는 가려져 있던 진실을 보면서 하나의 퍼즐판으로 맞춰지는, 작가가 심어 놓은 또 하나의 장난스런 반전의 퍼즐을 즐겨보길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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