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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비로 살아가기.
조선시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조선시대하면 가장먼저 유교숭배사상, 철저한 남존여비사상이 지배했던 폐쇄적인 사회라는 문구들이 가장먼저 떠오르곤 한다.
이처럼 여성에게 지극히 편협한 태도를 보였던 조선왕실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것도 평범한 여성이 아닌 절대 지존의 아내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흥미로운 주제임에 분명했고 나는 주저 없이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심재우, 임민혁, 이순구, 한형주, 박용만, 이왕구, 신명호 이렇게 총 일곱 명의 공동저자가 책을 집필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역사관련 정보 서적은 다 수의 공동저자의 집필 서적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그 분야에서 있어 정말 반박할만한 여지가 없는 독보적인 일인자가 집필하는 것이 아닌 이상, 다수의 공동 집필자가 교차 체크를 통해서 집필을 하는 편이 한 사람의 독단적인 주장에 치우치지 않고 보다 객관적인 중심 잡힌 내용을 독자에게 전달하리라는 생각에서다.
본 책 조선의 왕비로 살아가기는 총 7장의 챕터로 나뉘어 있다.
서장 : 조선시대의 왕비 이 챕터에서는 왕비의 위상과 역할에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 왕실 여성의 위계와 왕비의 궁중생활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역사적으로 왕비를 어떻게 조명할 것인가 총체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제1부 : 왕비의 간택과 책봉 이 챕터에서는 왕비를 간택하기 위해서 금혼령을 내리는 것으로 부터 시작해서, 왕과 왕비의 혼례절차, 그리고 왕과 왕비의 첫 동침은 어떻게 하는지 등 한 여성이 왕비가 되어가는 그 첫 과정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제2부 : 아이를 낳고 기르다 이 챕터에서는 혼례식을 올리고 왕과 동침을 한 왕비가 회임을 하여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어떻게 자라나는지에 대해 상세히 다루고 있다.
제3부 : 왕실 여인의 권력 참여, 수렴청정 이 챕터는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있었고, 가장 흥미로운 챕터였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이 리뷰의 가장 앞 서 서두에서 밝혔듯이 조선시대는 남성 중심 사회였고 여성을 천대하는 사회였기에 여성이 정치적으로 진출할 기회가 전무한 사회였다. 그런 여성차별적인 사회에서 정말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여성이 정치에 참여 할 수 있는 기회는 바로 이 왕실 여인 (왕비나 대비)가 수렴청정을 하는 경우 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른 어떤 챕터보다도 이 제3부는 나의 시선을 끌었다.
이 챕터에서는 남존여비 사상이 지배한 조선시대에서 여성이 공식적으로 유일하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었던 이 수렴청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함과 동시에 수렴청정을 하는 대비의 권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독자에게 알려준다.
제4부 : 왕실 여성의 독서와 글쓰기 국모로서 왕비에겐 그에 따른 지식들이 요구되었는데 바로 이 챕터에서는 왕비가 어떤 공부를 했는지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특히 왕비들이 쓴 실제 편지들을 생생한 컬러 사진 자료로 보여주고 있는데, 마치 인쇄한 듯한 정갈한 글씨체를 보면서 새삼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제5부 : 왕비와 왕실의 외척 이 부분은 많은 사극 드라마에서도 다루었던 왕비의 외척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결혼 이라는 것은 두 사람만의 결합이 아니라 가족 간의 결합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일반 가정도 아닌 조선시대의 최고 권력을 지닌 사내와 부부의 연을 맺은 왕비의 가족은 어떻겠는가? 그들은 일순간에 조선시대 권력의 최정상에 다가서게 되는 것이고 그만큼 많은 문제들을 일으켰는데 이 챕터에서는 그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제6부 : 왕비와 궁중 여성들 이 마지막 챕터에서는 왕비와 궁중에 있는 또 다른 여성들(대비, 후궁, 상궁, 궁녀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다루었다. 특히 조선시대의 왕비하면 빠질 수 없는 또 다른 여성들인 후궁의 삶에서 자세하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챕터였다.
남존여비사상이 지배했던 사회 조선시대. 그런 조선시대에서 유일하게 여성으로서 정치에 참여해서 자기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존재인 왕비. 그녀들의 삶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이 매장마다 첨부 된 생생하고 다양한 컬러 자료 사진들과 함께 내 눈과 머리를 즐겁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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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에 발행된 초판본을 사 놓고 10년을 넘게 책꽂이에 묵혔다가 이제서야 읽었더니 책은 시간의 손을 타버렸다. 책 발행 이후 시기에는 고증이 잘 된 드라마나 영화가 많이 제작되었고 잘 쓴 역사책도 많이 나왔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것들을 꽤 보고 읽었다. 그러다 보니 책의 내용이 새삼스럽지도 않았고 특별한 전문성이나 깊이를 느낄 수도 없었다. 책이 별로라거나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이렇게 느낄 수밖에 없었던 건 내 탓이라는 거다. 문학이 아닌 다음에야 사실에 기반한 책이라면 따끈따끈할 때 읽어야 제 가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묵히면 똥 된다는 진리를 몸소 체험하며 읽은 <조선의 왕비로 살아가기>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7명의 연구원들이 공동 집필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전달해야 하는 역사책에서 이런 점은 책에 대한 신뢰 그 자체가 된다. 자칫하면 개인의 역사관이나 해석이 스며들 위험은 철저히 차단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영화가 극적 긴장감을 강조했다면, 이 책은 역사적 기록을 통해 삶의 구조를 사실 그대로 배열하고 있다. 궁중 생활의 화려함보다는 제약과 희생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조선의 왕비로 살아가기>는 새로운 발견을 주기보다는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들을 학술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조선에서의 왕비라는 존재는 한 인간이 아니라 국가와 제도의 상징으로 살았다는 사실이 안타까운 여운을 남긴다. 새로움은 없었지만 나에게 <조선의 왕비로 살아가기>는 정리의 의미를 가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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