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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희경이라는 작가를 좋아한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작가중에 인정옥이라는 작가도 있지만 대부분 호흡이 빠르지 않은 그런 타입의 드라마 작가를 좋아하는 편인 듯 하다. 내가 하눅드라마를 보지 않게 된건 거의 십년이 넘어가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좋아하는 류의 드라마는 보는 편이었다. 한국드라마 중에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는 '네멋대로 해라'그리고 '아일랜드' 그리고 '굿바이 솔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이 정도였던 듯 하다. ![]() 책을 읽다보면 흔히 보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피곤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간격이 넓고 말하는 사람을 다른 컬러로 표시해 놓아서 쉽게 읽을수 있고 씬(장면)별로 모아서 시간 순서대로 죽 나열되고 있기 때문에 훨씬 재미있게 읽을수 있다. 아버지가 부자지만 자신의 그 아버지의 아들이 아닌 민호와 민호의 아버지 집에서 살면서 그 일을 돕는 민호의 친구 지안. 그들과 동창이면서 카페사장이지만 건달인 남자친구를 둔 미리. 그리고 미리의 친구이면서 지안의 여자친구였다가 민호와 사귀게 되는 수희. 미 네명의 청춘들 속에서 이들이 만나고 해어지고 이들과 관계된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주된 내용이지만 가볍지 않다.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다. 이 말의 의미는 아마도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해할수있을 거라고 믿는다. 드라마에서의 모습들이 책을 보면서 동시에 OL(오버랩) 되었다. 민호를 연기했던 까까머리의 천정명은 지금은 군대를 다녀와 성숙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때 당시는 조금은 철없는 듯한 연기도 좋았고 지금은 자신의 이름으로 돌아왔지만 그 당시에 이한이라는 이름을 가진 지안 역의 김남길의 연기는 지금봐도 멋지다. 나는 그때 드라마를 보면서 왜 이 사람이 뜨지 못했을까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성숙해지는 배우가 아니었나 생각해봤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게 된 미리역의 김민희. 사실 그 이전까지는 그리 썩 연기를 잘한다고 느끼지도 못했고 그냥 그런 배우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참 깜직하고 그러면서도 아픔을 표현할줄 아는 배우라고 느꼈다. 그때 당시 뽀글거리는 사자머리를 하고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머리가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을 걸 보면 참 귀여움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지닌 배우라 생각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드라마를 다시 봐야 겠다. 그래서 대본집과 함께 대사 하나하나를 뜯어먹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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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작가의 TV 드라마는 이른바 특히 대사의 맛이 살아 있는 '웰메이드 드라마'입니다. 이 작품 굿바이 솔로도 아주 재미있게 보았던 작품이었습니다. 드라마를 영상으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일 것이라 기대하고 읽었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주인공 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까지 인물 묘사가 정말 탁월하여 등장인물 모두에게 고루고루 애정을 준다는 점입니다.
드라마 속에서 '천정명'이 연기한 '민호'는 기업을 운영하는 부자 아버지와 우아한 어머니, 잘 나가는 의사인 형이 있는 집을 나와서 홀로 옥탑 방에서 생활을 합니다. 세속적인 성공을 쫓기 보다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소박한 삶을 소망합니다. 그런데, 그 꿈을 함께 하고 싶은 유일한 여자가 단짝친구 '지안'의 연인인 '수희'입니다.
'수희'라는 인물은 나이가 들어서도 이 남자 저 남자를 전전하는 엄마를 싫어합니다. 그런데, 그녀도 자꾸 '지안'의 친구인 '민호'에게 마음이 흔들립니다. 결국, 새로운 사랑을 선택하지만 이 때문에 힘들어 합니다. '윤소이'가 '수희'를 연기합니다.
'지안'은 '민호'의 절친한 친구이자 '수희'의 애인이지만, 그들에게 조차 자기의 과거와 가족에 대해 거짓으로 포장해야 합니다. '김남길'이 시간이 자나 갈수록 거짓말이 더욱 커져서 괴로워하는 '지안'을 연기합니다.
'김민희'가 연기하는 '미리'는 '민호'의 친구로 그와 같이 일을 합니다. 화끈하고 거침없는 성격에 속정이 깊은 그녀는 자가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건달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의 반대 때문에 집을 나와 혼자 삽니다.
그리고, 이들의 주위에 세 명의 인물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불행히도 부모의 동반자살을 목격하고 고아원에서 자란 뒤 건달이 되어버린 '호철', 과거와 학력을 속이며 살다 결국 가족에게 쫓겨나 정신과 치료까지 받으러 다니는 '영숙', 그리고, 이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그저 눈빛으로 이해해 주는 말 못하는 밥집 할머니가 그들입니다.
이 작품은 이십대 초반부터 칠십대 노인까지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서로의 내면에 품은 상처를 보이고 갈등하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절절한 대사로 보여 줍니다. 그리고, '내가 정말 사랑하는 게 뭘까,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에게 정말 상처를 주었던 건 무엇이었나, 나는 사랑하는 사람한테 무엇을 바랐던 걸까?' 등을 독자들에게 묻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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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솔로. 처음으로 드라마 대본집을 읽었다. 드라마의 특성상 에피소드가 연속적으로 구성되지 않는 탓에 머릿속으로 모든 인물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으리라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이리저리 치고받는 대사에 푹 빠져들어 하룻밤 새 한 권씩 뚝딱 해치웠다. 드라마를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더 탄력을 받았겠지만, 이미 브라운관을 통해 접했던 이야기에 다시 그토록 빠져든 것은 무엇보다 노희경 작가가 그려낸 캐릭터의 성격이 대사에 아주 잘 묻어난 데서 어떤 희열을 느꼈기 때문이다. 각자 다른 아픔을 마음 한 켠에 남몰래 묻고 살아가는 인물들이 서로를 부둥켜안는 결말에 다다를수록 아름답게 산다는 게 뭔지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아련함에 마지막 마침표를 찍기가 두려웠다. 사실 인생이라는 건 이 시나리오가 보여주는 것처럼 나이를 먹어도, 사랑을 거듭해도 명쾌한 답을 찾기가 어려운 법. 그렇게 스스로를 위안하며 책과의 이별을 고한다. 굿바이 솔로. 드라마 속 영숙(배종옥)이 하는 말. 우린 남에게보다 늘 자신에게 더 가혹하다. 그렇게 자신을 괴롭히면서 우리가 얻으려 하는 건 대체 뭘까. 사랑? 이해? 아니면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것? 왜 우린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생각하지 못할까? 그래서 왜 이 순간의 행복을 끝없이 방해받을까? 사랑하는 사람과 둘이 있어서 마냥 행복한 사람, 사랑하지만 여전히 혼자인 것처럼 외로운 사람, 한 번도 사랑받지 못해 힘들기만 한 사람, 그렇게 사랑에 연연하는 한 우리는 아직 모두 어린아이다. 그녀처럼 그 누구에게도 연연하지 않을 때, 우린 아마도 진짜 어른이 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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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환경'이라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렸을 때 어떻게 유년시절을 보냈는 것에 따라 결핍이 없는 건강한 어른으로 살아갈 수 자양분이 되는 것 같다. 때때로 우리는 환경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소망과는 달리 어긋날 때가 많다. 오늘 엄마에게 끌려 먼친척분의 결혼식을 다녀왔다. 한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훗날 아이를 낳으면서 살아가는 모습은 보통의 일반적인 모습이지만 사람의 얼굴이 각기 다르듯 각자의 색깔로 그 가정을 꾸려나간다. 싸우고, 사랑하고, 인내하고, 반복적인 모습들을 보며 평범하게 사는 것이 이렇게 어렵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녀의 대본집 <굿바이 솔로>는 천정명, 김민희, 윤소이, 배종옥, 이재룡등 우리가 익히알고 있는 배우들이 출연한 드라마다. 그들의 이름만큼이나 빠질 수 없는 많은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작가, 노희경의 작품이다. 덧붙여 <선덕여왕>에서 비담과 <나쁜남자>에서 열연했던 배우 김남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대본집을 받아들었을 때 '굿바이 솔로' 라는 제목이 산뜻하게 다가왔다. 그녀가 쓴 작품의 인물들에게 의미가 깃든 제목이지만 나에게도 솔로를 바이바이한 느낌이었다. <굿바이 솔로>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성장 드라마다. 누구나 행복을 꿈꾸지만 태어났을 때부터 그럴 환경을 갖지 못한 사람들. 누구나 말하지 못한 상처는 있고, 그 것을 꽁꽁 감추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녀의 이야기 속엔 사생아 민호, 결손가정의 수희, 날라리 미리, 건달 호철, 거짓말 하는 영숙과 말을 하지 못하는 미영 할머니라는 인물이 산다.
어렸을 때 스치듯 보았던 <거짓말>의 준희와 은수의 사랑이 흐리듯 강하게 다가왔고 <그들이 사는 세상>의 지오와 준영이 방송국에서 티격태격하며 사랑하고, 미워하고, 화해하는 모습을 보며 울고 웃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필름이 끊긴듯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굿바이 솔로>에 나오는 인물은 좀 찌질하군 하는 느낌이 강했다. 당시 드라마를 했을 때도, 대본집을 처음 읽었을 때도 그랬다.
그러나 한 회가 지나고 지날수록 그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 들었다. 자신이 만들어 내지 않는 환경이 계속 그들을 괴롭히고 민호는 관조하고 수희는 피멍이 들정도로 싸우고, 지안이는 남들을 속이고 교묘히 그것을 감춘다. 똑같은 상황을 마주대해도 그들은 제각기 선택을 한다. 그들은 어린시절부터 겹핍된 아이였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결핍이 된 채 어른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쉽게 그들을 놓아주지 않는다. 가족으로 인한 상처는 곪고, 또 곪아서 언제든 쏟아지기 일보직전이다. 아버지 인줄 알았다가 친아버지가 아니란 사실을 안 민호, 엄마의 바람을 목격한 형, 아내의 외도를 묵묵히 지켜본 아버지, 남편이 아닌 사랑하는 남자를 찾기 위해 배회하는 엄마의 모습까지. 빗나간 화살은 계속해서 민호를 비롯한 식구들을 괴롭힌다. 그는 친구 지안과 여자친구 수희, 편안한 친구 미리, 미영 할머니로 부터 상처를 치유 받는다. 물론 그들의 상처를 보고 보듬으며 서로의 상처를 치유한다.
그녀의 드라마를 볼 때마다 한 회씩 마음 속의 마음을 털어놓듯 읊조리는 나레이션을 좋아한다. 짧지만 강렬하고, 짜릿하고, 찌릿한 느낌. 씁쓸하게 사랑하는 상대방을 보며 탄식하듯 내뱉는 대사를 보면 나도 모르게 눈가가 젖어온다. 맞아. 바로 저거였어, 라고. 그녀의 글은, 그녀의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사람에 대해, 인간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녀의 드라마는 작심하고 보지 않으면 마음을 너무 건드려서 도무지 그 감정에 헤어나기 힘들 정도다. 인간에겐 꿈도 희망도 있지만 삶이란 씁쓸함과 절망도 있다. 가느다란 희망과 끝없는 절망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나무처럼 그 자리에 박혀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드라마 만큼이나 큰 울림이 있는 노희경 작가의 대본집은 영상을 떠나 글 만으로도 굉장한 필력이 있는 작품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녀의 글을 읽고 드라마가 보고 싶어 다시보기를 통해 <굿바이 솔로>의 인물들을 만나보았다.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진 인물의 삶. 화면과 차이가 없는 우리들의 삶. 여전히 우리는 상처받고 이해하고, 인내하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여전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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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솔로> 대본집이 출간됐다는 소식을 듣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작가가 다름아닌 ‘노희경’이었기 때문이다. 오래전 그녀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읽고 너무나 슬퍼서 펑펑 울었는데, 알고 보니 그 작품이 드라마로 제작된 것을 소설로 재구성했다는 게 아닌가. 정말 놀랐다. 그런 드라마가 있었다니. 대본집 <굿바이 솔로>은 과연 어떨까? 궁금해졌다. 1,2권으로 구성된 <굿바이 솔로>는 각각 8부씩, 총 16부로 제작된 드라마다. 한동안 드라마를 보질 않아서인지 등장하는 배우마저 낯설었는데 거기에 배종옥과 이재룡, 남문희가 보여서 얼마나 반갑던지. 그들마저 없었다면 두 권의 대본집을 읽는 동안 드라마를 상상하는 것조차 버거웠을 것이다. 내게 있어 주인공은 민호나 수희, 미리가 아니라 그들이었다. 해서 영숙이와 호철이, 미영할머니가 등장하는 순간을 자꾸만 기다렸는데 언제나 반듯한 역을 주로 맡던 이재룡이 매사에 주먹이 먼저 나오는 건달로 등장하다니. 이것부터 센세이션이었다. 게다가 똑 부러지는 이미지의 배종옥이 깊은 상처를 입고 방황하는 여인이라? 나문희는 또 어떻고? 말을 못한다고? 그녀는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매력인데... 의외가 아닐까란 생각은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재룡과 배종옥이 아니면 그 누구도 호철이와 영숙이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들 저마다의 가슴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상처와 아픔이 와닿기 시작했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형제들도 모두 성공했지만 민호는 그것이 결코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평범하고 소박한 삶이 그의 유일한 꿈이었다. 한 남자에 정착하지 못하는 엄마를 바라보고 있는 수희도 불행하긴 마찬가지다. 지안은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가족으로 인해 언제나 거짓으로 위장된 삶을 위태롭게 이어가고 겉으로는 날건달이지만 속은 누구보다 여리고 따뜻한 호철, 그런 호철을 사랑하는 미리, 남편에게 버림받고 혼자 외로이 살아가는 영숙, 그리고 이 모두의 아픔과 상처를 묵묵히 쓸어주고 감싸안아주는 미영할머니.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면 그들은 모두 문제를 갖고 있는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않고 어딘가 불안하고 결핍된 요소가 많고 깊은 고독을 품고 있다. 그래서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아닌 듯한, 누군가 곁에서 지지해주고 보살펴주어야 할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이 서로 위로하고 아픔을 이겨내고 힘겹게 홀로서려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많은 말을 속사포처럼 쏟아내지 않아도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다운 말이 아니어도 감동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노희경, 그녀의 이야기 속에. 드라마는 어떨까?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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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어릴적부터 난 드라마덕후였던 것 같다. 할머니, 엄마가 드라마를 워낙 좋아해서 일일연속극, 주말연속극, 아침드라마에 미니시리즈, 특별기획드라마까지.. 우리나라처럼 드라마를 많이 방영하는 곳이 또 있을까싶다. 근데 더 웃긴건 그걸 찾아서 다 본다는 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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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이라는 이름에 무조건 선택하게 된 책이었다. 더군다나 전에 드라마로 접했던 작품의 대본집이라기에. 소설이나 에세이는 많이 봐 왔었도 대본집은 처음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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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 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제목이 굿바이 솔로 였는지도 이 드라마가 이런 내용인지는 몰랐다. 집에 텔레비젼이 없다보니 제대로 보지는 못하고 간혹 본적이 있다. 우연히 큰집에 갔을때? 아니면 다른 집을 방문했을때 두어번 잠깐씩 본듯 하다. 잠깐보면서 뭐 그냥 가벼운 내용이겠거니 라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런데 이게 대본집으로 책처럼 나왔다. 신기했다. 과연 어떤 내용이길래 책으로까지 나왔을까? 그들이 쓰는 톡톡 튀는 대사들은 어떨까 궁금했다.
그래서 책을 열어보고는 음...이거 드라마를 대본으로 만든거라 좀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톡톡 튀는 대사들에 술술 책장을 넘기게 된다. 마침 남편하고 아이들과 한바탕 설겆이문제로 싸운후였다. 아이들에게 중학생이 되었으면 설겆이 일을 시키는 것이 나는 당연하다 주의인데 남편은 전혀 그렇지 않다. 내가 아이들에게 설겆이를 하라고 하니 오히려 나보고 설겆이 쌓아놓고 아이들에게 시킨다고 퉁박이다. 그러면서 자기가 설겆이를 한단다. 참말로 할말이 없더군.
열받아서 설겆이를 하겠다..그래 나 식모다..하고는 앞으론 절대 내가 너희들에게 시키나 봐!!1 하고 성질을 있는대로 내다가는 삐져서 나갔다 왔다. 그리고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어여 읽어야지. 하면서 읽다보니 왜이렇게 공감이 되는지. 그리고 사람들의 대사하나하나가 나라면 이렇게 시원스럽게 하지 않을까? 아니 나는 그렇게 시원하게 말 못하고 넘어갈텐데 참 시원스럽게 한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았다.
마치 내 대신 내 아픈곳을 누군가가 시원스럽게 긁어주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말못하는 할머니에게 담긴 가슴 아픈 이야기. 할머니..어떻게 그런 삶을 살았는지 너무 속상하다. 그렇게 폭력을 쓰는 나쁜 남자들 정말 다리몽뎅이를 확...해야하는데 말이다. 그럼 일이 더 늘래나? 못 돌아다니니 이거 해라 저거해라 하면서 더 괴롭힐려나?
그리고 솔로로부터 탈출하는 한쌍의 연인. 인터넷으로 드라마를 찾아보았다. 도대체 이게 어떤 드라마였지? 누가 나왔지? 하면서 찾아보니 내가 나름 좋아하는 캐릭터 천정명이 나온다. 얼핏 드라마를 봤을때는 천정명이 터프한줄 알았는데 내용을 보니 그렇지는 않다. 아주 참하고 착하고 명랑한 아들.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태어난 자신의 출생 비밀로 인해 고통을 당하는 아들역. 정말 속상하겠다. 그런 사람들이 간혹 있겠지.
친구 지안. 지안의 이야기도 참...안타깝다. 가난한 부모밑에서 자라는 아들의 성공기. 하지만 그 성공아래는 너무 많은 희생이 있기에 그 희생이 상처로 되어 찌른다. 정말 씁쓸한 사람의 생이다.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여자친구 수희. 수희의 엄마처럼 그렇게 이 남자 저남자에게 옮겨다닌다면 참...얼마나 속상할까? 자신에게 지워진 운명을 안고 살아가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음아프면서도 시원스럽게 그려진다 . 영숙 . 가끔 그런 캐릭터가 나는 부럽다. 싸움도 못하고 겁도 많은 나는 그렇게 당차고 야무진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그런 사람의 삶이 고통스러운 만큼 성장하는 모습. 뭐 내가 그런 고통을 겪고 싶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사람은 워낙 그런 성격이기도 하지 않을까? 민호 친구 미리 처럼 말이다. 그리고 호철. 우와~~깡팬데도 왜그렇게 멋진거지? 우씨. 설겆이도 다하고 착하고 정많고 말 잘하고 야무지고 멋지다. 그렇지만 그에게도 아픈 상처가 있다.
상처가 그 사람의 삶을 이끌어가는 듯하지만 그것을 끓을수 있는 사람도 역시 그 사람 자신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케 되는 그런 이야기였다. 쓸쓸하고 힘겨울때 읽으며 힘내기에 아주 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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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조금, 내놓고 보기 민망한 제목이었다. 굿바이, 솔로. 마침 또, 짬을 내어 이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직장동료가 그러더라. "뭐야, 자기 상황이랑 맞는 책 읽고 있는거야?" 제목에 민망함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보이는 것만을 의미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그 사람의 농담조 어투에 조금 상처를 받았던 듯도 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리 콕 꼬집어서 말할 필요는 없었을텐데. 시간이 흐르고 주위 사람들이 하나 둘 자기 짝을 찾아내면서 어느 새 예민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냥 허허 웃고 넘겨도 좋을 말에 괜히 상처받고 그 사람의 생각없음이라 탓하며, 그리고 책에 또 북커버를 씌워야 하나 고민 아닌 고민을 하면서, 그래도 왠지 그러기에는 아까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권하기 위해서는 드러내줘야 한다며 어울리지 않는 고집을 피웠더랬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한 줄 한 줄 넘어가는 대사에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낀 것도 참 오랜만이었으니까.
간단하다.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의 대본집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상처를 간직한 이들의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성장의 기록, 어떻게든 이 삶을 살아내야만 하는 사람들의 성장통. 조금 청승맞게 감성적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렇게 진지하고 이렇게 진심을 내보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디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런 그들의 모습에 자꾸 공감하게 되고 동조하게 되는 것은 그들이 노희경표 인물들이었기 때문일까. 두어 해 전에 그녀의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 나오는 대사가 너무 좋다며 추천하는 지인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싫어 굳이 보지 않았던 내가, 이제와서 그녀의 모든 작품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원인은, <굿바이, 솔로>때문일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남부러울 것 없는 민호는 친구 지안의 연인 수희를 사랑한다. 지안은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과거를 숨긴 채 그 숨긴 과거 때문에 홀로 아파하고, 불안정한 삶을 사는 엄마를 보며 자신은 절대 그런 인생을 살지 않겠다 다짐하는 수희는 민호에게 흔들린다. 당차고 똘똘하면서도 누구보다 정많은 미리는 양아치 호철을 사랑하고, 호철은 그런 미리에게 마음이 가면서도 자꾸 그녀를 밀어내기에 바쁘다. 화려하고 거만한 겉모습 뒤에 말못할 사연을 가진 여자 영숙은 세상에 통달한 듯, 모든 일의 이유를 다 아는 듯 살아가지만 어찌보면 가장 여린 인물이기도 하다. 말을 할 수 있음에도 스스로 말문을 닫아버린 미영 할머니와 그런 그녀의 딸 미자,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 말 못하고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민호의 부모님과 민호의 형이자 그들의 큰아들인 민재, 호철의 마음의 짐인 지수. 가슴 속에 저마다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만이 같을 뿐, 독특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등장인물들이 내뱉는 대사들이 모두 주옥같았지만, 그 중에서도 내 눈길을 유난히 잡아끈 것은 미리와 호철의 관계였다. 열 몇살이나 차이가 나는 커플. 아이는 커녕 결혼은 생각할 수도 없는 관계. 그저 한 순간 지나가는 바람이라 여긴 미리에게 흠뻑 빠져버린 호철의 마음이 담긴 대사들에, 민호와 수희가 나누는 마음들보다 더 가슴이 아프고 설레었다. 혼잣말로만 내보였던 솔직한 마음을 상대방에게 전한다면 참 좋을텐데, 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게 한 대사들. 민호와 수희의 사랑이 여전히 풋풋하고 순수하다면 미리와 호철의 관계는 더없이 현실적이지만 그래서 더 끈끈하고 뜨겁다.
우리는 모두 외로운 사람들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업어도, 그리고 있다 해도 그 사람이 결코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이 누구나 있기 마련이다. 나 자신 이외에는, 어쩌면 나 자신조차 정확히 규정지을 수 없는 나라는 존재. 나조차도 모두 알 수 없는 나와 그리고 누군가의 마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결국 궁극적으로 솔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가는 보여준다. 서로에게 진심을 보여줄 때 외로움이 조금은 가신다고. 전부는 아니겠지만 조금이라도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옆에 있으니, 그래도 여전히 힘내서 살아갈 수 있는 거라고.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있는그대로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존재들이니까.
사실 몇 년 전에 이 드라마가 TV에서 방영되었을 때는 전혀 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 때는 호철 역을 이재룡님이 연기한다는 것이 별로 안 어울리는 것 같았고, 그런 호철이 젊은 미리와 사랑한다는 것도 이상하게 보였고, 무엇보다 그 때는 어려서, 아마 봤어도 이해 못하지 않았을까 싶다. 대본집이라는 것 자체를 처음 접했는데 생각보다 참 좋다. 배우들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지는 것 같아서 감정이입도 훨씬 잘 되고 내 머릿속에서 금방 한 편의 드라마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내가 만든 나의 드라마와 실제 드라마가 어떨 지 꼭 한 번 비교해보고 싶다. 덕분에 금방, 노희경표 대본집을 전부 장바구니에 담고 주문해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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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노희경 작가다. "굿바이 솔로"는 적어도 두 번 이상 드라마로 봤던 작품인데 이렇게 책으로 만나도 변함없는 감동과 재미를 주니 말이다. 드라마나 영화의 원작소설을 읽을 때와 대본을 읽을 때는 확실히 그 느낌이 다르다. 소설에서는 드라마만큼 생동감이 없는 대신 저간의 상황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독자가 직접 상상할 여지가 많은 반면에 대본은 특히 그 드라마를 보고난 후 읽는 대본은 읽고 있는 매 순간 머릿속에서 드라마를 찍고 있는 기분이 든다. 이렇게 책으로 묶인 대본은 <굿바이 솔로>가 처음이라서 그 느낌은 무척 새로웠다. 눈으로는 분명 글을 읽고 있는데 그 배역의 배우가 직접 등장해 눈 앞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벌써 5년전 드라마인데도 책을 읽는 동안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느낌이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들을 다시금 진지하게 파고들기에는 대본만한 것이 없음을 실감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민호, 수희, 미리, 호철, 지안, 영숙, 미영 등은 모두 각자의 상처를 껴안고 현재에도 그 상처에 아파하는 이들이다. 그 상처는 누군가에 대한 잘못, 그로 인한 죄책감이라는 형태로 존재한다. 그로 인해 각자 행복한 순간에도 그 행복을 마음껏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들이다. 또한 그 행복마저도 죄스러워 한다.
수희의 나레이션 대목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왜 우리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생각하지 못할까? 그래서 왜 이 순간의 행복을 끝없이 방해받을까?" - 굿바이 솔로 2권 中 p.28 -
저자가 <굿바이 솔로>에서 진심으로 묻고 싶은 질문은 이것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잘못(그 잘못이 본인의 악의에 의한 것이 아닐지라도)으로 현재의 행복을 놓치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용히 "괜찮다... 괜찮다..." 다독여 준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외로운 이유는 우리가 혼자여서가 아니다. 곁에 사랑하는 이들이 있어도 우리의 마음 속에서 "나는 행복하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굴레가 씌워지는 한 우리는 둘이어도 언제나 혼자일 수밖에 없다. 이 점을 노희경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각자 다른 사연들로 너무 잘 표현하고 있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에도 명 대사들이 워낙 많아서 자꾸 생각났었는데 책으로 읽으니 그 대사들이 더 큰 감동으로 마음을 두드린다. 등장인물의 특수성 속에서 보편성을 끄집어내는 작가의 능력이 참으로 놀랍고 부럽다.
주인공들이 각자의 행복을 찾게 되기까지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그들이 다시 행복해 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곁에서 한결같이 보듬어주는 따뜻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행복을 억누르는 죄책감에 대해 그것은 니 잘못이 아니라고 진심으로 말해 주는 사람, 외롭고 힘들 때만 찾아와도 한결 같이 따뜻한 밥을 지어 맞아 주는 사람, 끊임없이 밀어내도 그것이 진심이 아님을 알고 곁을 지켜 주는 사람...... 이 사람들과 진정으로 함께하게 된 순간 그들은 더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사람에게 상처 받지만 우리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것 또한 사람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참의미이자 값진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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