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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지리 수업에서 '석유'를 주제로 여러 수업을 한다. 자원의 특성, 자원으로서 석유의 생산, 이동, 소비 통계와 지도, 자원민족주의 '문제'로서 석유 등 여러 주제를 지리 수업에서 다룬다. 석유와 관련한 여러 데이터와 지도를 다루면서도, 각각의 파편적인 지식을 다룰 뿐 깊이있는 석유 그 자체의 중요성에 얽힌 이야기까지는 접근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석유가 각 지역에서, 각 시기 별로 어떻게 중요한 역할을 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에 대해서 궁금했었다. 또한 화석연료가 환경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면서, 석유를 '적폐 과거' 취급을 쉽게 해버리기도 한다. 물론 저탄소 친환경적인 에너지 전환은 필수적이지만, 석유를 벌써 그렇게 저평가해버리기에는 지금도 여전히 석유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현실을 간과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우리가 미처 몰랐거나 놓치고 있는 석유와 관련한 이야기들에 더 관심을 가져야, 석유와 현대 세계체제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 저자는 한국석유공사에 근무하는 직원으로,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라는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자신의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영국에서 석유 분야의 경영학 MBA 과정을 수료한 이력이 있다. 서문에서 저자는 이 MBA 과정에서 석유 비즈니스라기보다는 석유의 역사, 정치경제적 배경을 주로 공부했다고 밝힌다. 그리고 저자는 석유가 20세기 현대사 및 국제관계에서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정말 중요했었다는 부분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저자는 한국석유공사 블로그에 오랜 기간 석유가 20세기 현대사, 국제정치에서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지에 대한 여러 글을 연재하였고(아래 링크), 이 연재물을 엮어서 이 책을 썼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고, 제1차 세계대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총 4시기로 구분하여, 시간 순으로 20세기 석유의 현대사를 살펴본다. 1장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부터 1960년대까지의 시기이다. 이 시기는 미국과 영국, 그리고 주요 석유 메이저를 지칭하는 세븐시스터즈에 의해 석유 지정학이 결정되던 시기이다. 처칠이 제1차 세계대전 직전 석유의 군사적 중요성을 알고, 해군 함정의 에너지원을 석탄에서 석유로 바꾼 사건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중동의 석유가 많이 매장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미국과 영국, 그리고 세븐시스터즈는 중동의 석유를 탐사하고 생산하여 '최고의 포상'을 받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과정에서 영미석유협약, 이란의 모사데그 축출, 수에즈 위기, 마테이의 도전과 실패 등 국제정치의 굵직한 사건들을 흥미롭게 살펴본다. 중동 지역에 석유가 많다는 사실을 지금은 당연하게 알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새삼 느낀다. 중동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확인하고, 이것의 지정학적 가치를 파악하여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최고의 포상'을 받으며, 이를 지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 국가, 정치인, 기업가들이 세계를 지배해 왔다는 점을 여러 사례를 통해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1941년 미국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석유와 중동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석유는 전쟁 승패에 결정적인 요소였고, 미국은 모든 전선에 석유를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1930년대 말부터 미국 내에서 새로운 유전을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해집니다. 미국은 해외로 눈을 돌립니다. 미국 정부는 당시 미국 최고의 지질학자이자 석유 지질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버렛 드골리에를 중동으로 보내 석유 매장량을 조사하게 합니다. 드골리에 일행은 그 임무를 수행하고 이렇게 말합니다. '중동 석유는 인류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포상'이 될 것이다.' (...) 영국은 미국이 필요했습니다. 중동을 노리는 소련의 위협을 홀로 방어하기도 힘들었고, 중동 유전 개발에 필요한 자본도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이 중동에 들어와서 영국의 기득권을 상당 부분 빼앗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복잡 미묘한 상황에서 미국 대통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뛰어난 '스케치 실력'으로 리더십을 발휘합니다.(...) 루스벨트의 제안은 1944년 영미석유협약이라는 결실로 이어집니다.(p.26-28) 모사데크는 집권 후 곧바로 영국 소유였던 앵글로-이란 석유 회사를 일방적으로 국유화합니다. 영국으로서는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었기에 즉시 페르시아만에 해군 함대를 파견하고 영국 은행에 예치된 이란 자산을 동결합니다. (...) 영국의 정보기관은 모사데크 정권이 소련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하면서 그를 놔둘 경우 이란이 공산화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때가 1952년, 한국에서는 한국전쟁으로 미국과 소련의 대립이 격화되는 시기였습니다. 영국과 미국 입장에서는 이란의 공산화는 한반도의 공산화보다 더 치명적이었습니다. 이란이 넘어가면 사우디도 위험할 수 있었습니다. 처칠은 군사 작전까지 벌여야 한다 생각했고, 실제로 플랜 Y라는 이름이 붙은 군사 작전 계획이 실행 직전 단계까지 갑니다. 그러나 미국의 국무 장관 딘 애치슨은 영국의 무력 사용을 만류합니다. 한반도에서도 전쟁 중이었고, 다른 중동 국가들과 소련을 자극하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대안이 있었습니다.(p.34-35) 마테이는 세븐 시스터즈에 도전하기 위해 1953년 이탈리아에서 Eni라는 회사를 설립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지배 체제를 깨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합니다. 먼저 중동으로 날아가 당시 영미계 석유 회사들이 석유 수익을 중동 국가들과 50대 50으로 반분하는 원칙을 깨려고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마테이의 Eni가 세븐 시스터즈를 제치고 석유 개발권을 따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수에즈 위기로 영국의 영향력이 많이 약해졌다고 판단한 마테이는 1957년 이란을 방문해 75(이란):25(Eni)의 파격적인 배분 조건으로 석유 개발권을 일부 따냅니다.(p.53) 2장에서는 1970년대를 다룬다. 이 시기만 다루는 이유는, 이때 세계의 정세가 '오일쇼크'를 중심으로 지정학적 격변이 일어난 중요한 터닝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오일쇼크는 석유 수출국 기구(OPEC)이 세계 석유 시장에서의 비중이 커지고 미국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그리고 선진국들에서 석유의 수요 및 중동 석유 의존도가 증가하는 배경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분쟁, 특히 4차 중동전쟁이 격발하면서 중동 국가들에서 자원민족주의, 자원의 무기화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된 것이다. 3차 중동전쟁의 석유 금수 조치는 별 효과가 없었는데 4차 중동전쟁에서는 효과가 있었다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석유의 지경학(geoeconomics)와 지정학(geopolitics)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을 새삼 느꼈다. 그리고 오일쇼크로 인해 여러 국가에 미친 다양한 영향이 흥미로웠는데, 특히 프랑스의 원자력 확대, 우리나라의 중동 건설 붐 등이 인상적이었다. 2차 석유파동 시기부터 미국과 원수가 된 이란이 지금까지도 미국과 최악의 관계인 점도 흥미로웠다.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도 아랍 국가들이 단행한 석유 금수 조치는 남아도는 공급 물량 때문에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변합니다. 잉여 공급 물량이 소멸하면서 공급 중단은 바로 공급 공백을 초래하는 상황이 됩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아랍은 석유 질서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아랍의 지위가 상승하고 협상력 또한 강해졌습니다. 석유는 더 귀한 자원이 되었고, 아랍 국가들이 석유의 국유화나 무기화를 통해 서구 세계를 위협할 경우 치명적인 에너지 위기를 불러올 수 있었습니다.(p.83-84) 아랍은 이스라엘보다 더 많은 사상자를 내고 영토도 회복하지 못했지만 소기의 성과는 달성했습니다. 1~3차 중동전쟁까지 형편없이 밀렸던 모습이 아닌, 대등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 주며 긍지를 회복한 것입니다. 미국의 지원이 없다면 이스라엘을 상당한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 아랍의 소득은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아랍의 강력한 무기인 석유의 힘을 드러낸 것이 더 큰 소득이었습니다. 전쟁 중 압박 수단이었던 석유 감산과 금수 조치로 인해 1차 오일쇼크가 발생합니다. 아랍은 전쟁 중에 시행된 석유 감산 조치를 전쟁 후에도 그대로 유지합니다. 종전 후에도 무기를 놓지 않았던 것입니다. (...) 아랍은 군사적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석유를 통해 전세계에 충격을 주면서 유럽과 일본 등이 아랍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합니다.(p.100-101) 한편 프랑스가 IEA 가입을 거부한 주된 이유는 세븐 시스터즈가 주도하는 석유 질서에서 배제되었다는 불만이었습니다.(...) 우선 프랑스는 오일쇼크 이후,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기 위해 원자력 발전에 집중합니다. 그 결과 2018년 기준으로 프랑스는 전력의 75퍼센트를 원자력으로 조달하는 세계 2위의 원자력 대국이 됩니다. 한국, 중국, 일본보다도 더 큰 규모의 원자력 발전을 유지하는 것인데, 프랑스가 원자력 대국이 된 것에는 이러한 국제정치적 배경이 있었던 것입니다. 대니얼 예긴은 프랑스의 원자력이 "상실한 주권의 회복"을 위한 것이라고까지 표현합니다.(p.118) 3장에서는 1980년대 석유의 시장 상품화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70년대 OPEC의 석유 자원 무기화로 인해, 석유 수입국들이 새로운 자원 탐사 및 에너지 전환을 시도하였다. 이로 인해 비OPEC 국가의 석유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OPEC의 시대가 끝이 난다. 그리고 석유도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금융 상품으로서 거래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로서 석유의 무기화 같은 현상은 이제 발생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수도 있으나, 여전히 석유 시장에서 국가들 간의 점유율 경쟁과 유가의 변동, 각국의 이해관계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국과 사우디가 석유 관련해서 가깝다는 점만 추상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부시가 사우디의 '덤핑 석유'에 관세를 부과해서 자국 석유기업을 보호하면서 경쟁하는 모습도 흥미로웠다. 1983년 이전에 원유 가격은 OPEC의 공식 판매 가격이 주도했습니다. OPEC이 정한 가격을 수요자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사우디의 주요 유종인 아라비안 라이트 등의 가격이 그 기준이었습니다. 그러나 1982년을 기점으로 비OPEC의 석유 생산량이 OPEC의 생산량을 앞지르게 됩니다. OPEC이 가격 결정권을 가졌던 시기에 유지했던 고유가가 비중동 지역의 석유 개발을 촉진한 결과였습니다. 1982년부터 OPEC은 생산량 측면에서도, 가격 신뢰성 측면에서도 시장을 지배할 힘을 상실합니다. 이제 석유 시장은 다수의 공급자와 다수의 수요자가 경쟁하는 시대로 나아갑니다. 가격의 기준도 과거 OPEC이 일방적으로 공시하던 가격에서 시장 참여자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 이제 석유는 특수한 지위를 갖는 재화에서 시장의 원리에 지배받는 평범한 '상품'이 되었습니다.(p.169) 사우디는 점유율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사우디 국영 석유 회사인 아람코는 1988년 미국 텍사코의 정유 회사 지분 50퍼센트를 취득합니다. 그리고 이 정유 회사로 하여금 자사 원유를 지속적으로 구매하게 합니다. 미국이라는 최대의 석유 소비국에서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한 것입니다. 이런 모습은 세계 5위의 석유 수입국인 한국에서도 나타납니다. 사우디 아람코는 1991년 쌍용 정유(현재 에스-오일)의 지분 35퍼센트를 취득합니다. 이후 지분을 63.4퍼센트까지 늘려 최대 주주가 되면서 한국 정유 회사에 원유를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됩니다. 2019년 4월에도 아람코는 또 다른 한국 정유 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17퍼센트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로써 아람코는 이 정유 회사의 2대 주주가 됩니다. 이 역시 셰일 혁명으로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미국에 한국 시장 점유율을 내줄지도 모른다는 아람코의 우려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6년 이후 한국의 정유 회사들은 미국산 원유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습니다. (p.192-193) 석유는 하나의 상품이었고 무역의 대상이었습니다. 석유라는 상품을 저가 덤핑으로 수출하는 국가에게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했습니다. 바로 무역의 대표적인 압박 수단인 관세입니다. 미국은 관세로 사우디를 압박합니다. 1986년 부시는 사우디를 방문해 관세 부과 의사를 밝힙니다. 관세가 부과되면 사우디는 미국 시장에서 수요처를 잃을 수 있습니다. 반면 미국의 석유 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자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1980년 전후 사우디의 하루 생산량 1000만 배럴 중 약 140만 배럴을 받아주던 곳이 미국이었습니다. 사우디의 최대 고객인 미국의 관세 부과는 사우디의 점유율 회복에 치명타였습니다.(p.198-199) 4장에서는 199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탈냉전 시기 미국 중심의 세계화는, 석유를 중심으로 한 패권을 떨치는 과정이기도 했다. 미국의 대외정책의 핵심적 요소로서 석유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계속 중요했다. 특히 '자원의 무기화'같은 이야기가 옛날 이야기가 되었을 것만 같은 90년대 이후에도 미국은 끊임없이 석유 자원을 중요한 지정학적, 지경학적 무기로서 여기고 대외정책을 실천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1991년과 2003년의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석유와 무관하지 않은 전쟁이고, 또 중앙아시아의 구소련 독립국가들에 대한 석유를 둘러싼 '뉴 그레이트 게임'을 미국이 주도한 것도 해당된다. 또한 미국이 중동 국가들에게 석유 달러를 지불했지만 그것이 무기 판매 대금으로 다시 '부의 이전'이 발생하는, 즉 석유 자원이 무기로 돌아오는 '자원의 무기화' 현상도 흥미로웠다. 2010년대 이후 미국의 셰일혁명으로 인해 미국이 대외정책이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었고, 이 역시 석유가 국제관계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이렇게 1990년대의 석유 시장은 미국의 지배하에서 안정기에 접어드는 듯했습니다. 미국은 세계화와 자유 무역의 흐름 속에서 구소련의 유전 지대였던 중앙아시아의 신생 국가를 미국 자본의 영향하에 두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반발했지만 큰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중동과 중앙아시아까지 뻗어 나가는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반발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미국에 대한 강한 저항은 여러 단체와 결사로 이어집니다. (p.228) 중동과 아랍은 20세기 석유 개발의 역사에서 부의 상당 부분을 서구가 빼앗아 갔다고 여깁니다. 그들이 아랍의 '토지'라고 여기는 팔레스타인 지역에 이교도의 국가를 건설한 것도 테러의 주요 이유입니다. 땅과 석유는 가장 중요한 부의 원천이었습니다. 헌팅턴조차도 <문명의 충돌>에서 걸프전을 "문명과 문명 사이의 전쟁으로 결국 세계 최대의 유전을 서구의 군사력에 안보를 위탁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아랍 토후국이 관리할 것인지 아니면 반서구적인 국가들이 관리하느냐를 둘러싼 대립"이라고 정의합니다. (...) 서구는 지속적으로 중동의 석유에 관여했고, 그것이 갈등과 분쟁의 시작이자 원형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과 분쟁은 이슬람 신앙과 결합하여 이슬람 세계 공통의 반서구 정서를 형성합니다. 빈 라덴은 바로 이 부분을 파고들었습니다. 미국의 강력한 힘이 세계화로 나타나는 시기에, 빈 라덴은 이슬람 세계의 반서구 정서를 대변하며 그 정서를 자신의 자원으로 가져옵니다.(p.240-242) 뉴욕대학 중동연구센터 티머시 미첼은 유출된 달러의 흐름을 되돌리는 금융 리사이클링에 가장 적합한 재화는 무기였다고 말합니다. 일반적인 식품, 의류, 자동차 등의 소비재나 기계, 장치 등의 내구재는 일정량을 구매하면 효용성이 한계에 도달하여 더 이상의 추가 구매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기는 실제 필요나 사용을 염두에 두고 구매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업적 한계의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중동 산유국은 더 강한 무기가 나올 때마다 구입을 원했고, 군수 창고에 무기가 넘치는 상황에서도 더 많은 무기를 사들였습니다.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 UAE, 이라크 등은 현재 미국의 주요 무기 수입국이기도 합니다. 중동에서 전쟁과 갈등은 무기 수요를 꾸준히 창출했습니다. 이렇게 산유국이 벌어들인 달러는 무기를 구입하거나 국채를 매입하는 데 지출되면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데, 이러한 금융 리사이클링은 금융의 세계화와 달러 통화 시스템 하에서 가능했습니다.(p.261) 저자는 책 말미에 현대사가 '기-승-전-석유'였다고 요약한다. 그리고 서울대 자원공학과 명예교수인 김태유 교수의 말을 인용하면서, 석유 수입 5위의 국가인 우리가 해외 석유자원 개발에 직접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화석에너지의 반환경적인 이미지, 미래에 재생에너지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익숙하기에, 저자의 주장은 얼핏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여겨지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여전히 석유는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도 중요한 자원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수긍이 간다. 에너지 전환이라는 장기적인 미래의 방향성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면한 현재 세계 체제에서 석유가 여전히 중요하게 사용되고 국제관계에서도 영향력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추상적으로 석유가 중요하다는 말보다는, 언제, 어느 지역에서 석유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파악하는 과정이 저자의 주장에 대한 설득력을 높여 주었다. 저자는 책의 많은 부분에서 대니얼 예긴의 <황금의 샘(The Prize)>을 인용하고 있다. 이 책은 석유 분야의 현대 고전으로 여겨지는 책으로, 2권짜리 두꺼운 책으로 번역되어 있어서 일독을 도전하기가 쉽지 않은 책이다. 하지만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를 읽은 뒤 <황금의 샘>을 읽는다면 비교적 쉽게 '벽돌책'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대니얼 예긴의 후속작인 <2030 에너지전쟁(The Quest)>, 윌리엄 엥달의 <20세기 세계사의 진실>과 같은 유명한 에너지 지정학 관련 책들을 인용하고 있다. 비교적 얇은 두께의 책이지만, 수많은 책을 인용하면서 학술적으로도 탄탄하다. 그리고 저자의 스토리텔링이 좋아서, 몰입도 있게 책을 읽을 수가 있었다. 적절한 사례를 들면서 스토리를 전개하여 이해하기 쉬웠고, 해당 사건에 대해서 더 알아보고 싶은 호기심이 들었다. 석유 자원과 국제관계 및 현대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입문서로서 권할 만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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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딱딱할 줄 알았는데, 매우 친절한 책이다. 국제정치, 세계경제를 두루 포괄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도, 쓰이는 단어나 문장은 아주 쉽다. 그래서 일단 잡으면 상당히 진도가 빨리 나간다.
이 책은 어렴풋이 알고 있는 지식들.. 가령 오일쇼크, 호르무즈 해협, 9.11, 걸프전 그리고 셰일혁명까지 쉽게 설명하는데 그렇다고 표면적인 사건만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배후에 정치적, 경제적 요인들을 출처와 함께 친절하게 설명한다. 다 읽고 나면 현대사를 보는 하나의 안목이 생기는 느낌이다. 석유라는 주제를 다룬다기 보다는 부와 권력을 향한 세계사적인 움직임에 대한 통찰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좋은 책인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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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석유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오늘날 미국에 대한 책이다. 셰일 혁명으로 미국의 세계 최대의 산유국이 된 2018년과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급격히 줄었던 2000년대 초반을 비교하면서 대외전략을 설명하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다. 당시 9.11테러, 이라크 전, 금융위기의 배후에서 석유가 작용한 내용을 각종 논문, 기사 등을 통해 추적하는데, 저자의 시점이 독특하면서도 큰 그림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33개의 장이 시간 순으로 석유가 결정한 역사적 사건을 정리하고 설명하는 데, 일단 굉장히 흥미롭게 전개된다. 33개의 서술이 개별 이야기가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데, 읽다 보면 뒤가 궁금해진다. 최근에 읽었던 '돈의 역사'보다는 확실히 굉장히 유기적으로 서술이 연결된다.
결론적으로 패권국이 미국이 석유를 중심에 두고 어떻게 세계 전략을 펼치는지를 굉장히 탄탄하게 서술한다. 그러면서 모든 내용을 세세한 출처를 밝히는데, 이 점에서는 저자의 노력을 인정할만 하다.
또한 이란과 한국의 닮은 점, 사우디가 한국의 정유회사 지분을 매입하는 이유, 그리고 산유국이 고유가를 싫어하는 점들도 흥미롭게 읽었다. 주석 페이지만 10페이지가 넘을 정도로 출처 목록이 많은 것도, 상당히 공을 들인 저작임을 알게 한다. 참고 문헌 목록만 200여개가 넘는다.
올해 읽은 책 중 탄탄한 서술과 쉬운 전개로 주변 분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책 중 하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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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경제서적 중 가장 알차고 재밌게 읽은 책이다. 석유를 통해 중동 국가와 영국, 미국 간의 이권 이야기. 지나온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 그리고 각 장 마다 유연하게 이어지는 스토리까지 저자의 노력이 엿보인다. 특히 현대사인 미국의 셰일오일 이야기까지 과거와 근대 그리고 현대까지 매끄럽게 이어진다. 경제 공부와 세계사 공부를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고 주변에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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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근동)의 역사를 알려면 석유의 역사를 반드시 알아야 이해가 가능하죠 현대사에서 역시 석유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상당히 많이 나오기때문에 이 책을 보게되면 한결 이해가 쉬울거라 봅니다, p127 고유가와 경기불황이 함께 발생하면 원유 수입국이 느끼는 충격은 상당할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과 같은 석유 수입국의 입장에서는 수급의 위협 못지 않게 경기 하강기의 유가 강세에서 오는 충격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p145 시장은 인간의 심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움직입니다. 금융위기때 일어나는 투매나 예금 인출사태, 주식시장에서 패닉으로 나타나는 폭락,부동산과 상품시장에서의 광기 어린 폭등과 자산 거품등은 대부분 경제적 요인보다 불안과 공포와 같은 심리적 특성에서 비롯합니다. 2차오일쇼크도 불안과 공포라는 심리적 요인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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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세계대전부터 현재까지 석유를 둘러싼 역사의 흐름을 공부할 수 있는 책입니다. 석유가 단순히 에너지로 기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계 정치와 경제 흐름에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석유가 현대 세계에서 이해관계의 근원적인 요소로 역할하는 것에 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석유가 나지 않지만, 세계 5위의 석유 수입 국가입니다. 에너지 안보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를 모두 아울러 고민하고 해결해나가야 점을 생각해보게 해주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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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 - 1차 세계대전에서 금융 위기와 셰일 혁명까지, 석유가 결정한 국제정치·세계경제의 33장면을 구입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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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가 세계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하는지에 관해 쉬우면서도 통찰력있는 풀이로 설명해주는 아주 훌륭한 책입니다. 석유를 중심으로 중동과 미국, 국가별 전술과 전략을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있게 서술한 책이고, 세계경제의 흐름이 정리가 아주 잘 되어있어 자칫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을 잘 설명해주는 책이라 추천합니다. 끝까지 읽게 빠져드는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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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기대하지 않고 읽은 책이나, 그 내용이나 구성이 최근에 본 책중에 으뜸인 것 같다. 석유에 대한 전략적 가치가 이리 높은줄 미처 몰랐다. 단순한 천연자원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을 바꿀 정도의 큰 역할을 하는 전략적 상품인 것을 이 책을 보고 느끼게 되었다. 내용이 무난하다. 독자가 알아야 할 석유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을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큰 흐름을 놓치지도 않고, 역사의 순서대로 잘 정리해 놓은 책이다. 인생상식으로도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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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에 관한 책 중에는 많은 훌륭한 책들이 있고 뛰어난 통찰력을 제공 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뛰어난 역사책을 원하는 분들을 만족시키는 책들과, 실무적이거나 또는 현실적인 투자를 위한 정보가 필요한 분들을 만족시키는 책들은 내용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20세기와 21세기를 관통하는 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와 석유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통찰함으로써 현대사의 중요한 갈등 및 동력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해주면서 동시에 실질적인 투자자들을 위한 거시적인 통찰력 또한 제공 해 주는 정말 드물게도 여러모로 훌륭한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