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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난중일기가 있지만, 그중 이 난중일기만이 가진 장점은 기자의 입장에서 쓰였다는 것이다.
충무공 자신의 난중일기-어릴 적 힘겹게 책장을 넘겼던 기억이 흐릿하게 남아 있다-는 충무공의 주관적 시점이다. 무관으로 극히 절제되고 억제된 삶을 살았던 그의 글은 주관적 시점의 글이지만 감정의 솔직한 표현과 세상에 대한 자신만의 솔직한 인식조차도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다. 독자는 행간을 읽으며 그 속에서 충무공만의 고뇌와 아픔을 읽어나간다. 메소드 연기를 위해 대본을 탐독하는 배우처럼.
1인칭 시점이든 3인칭 시점이든 극화된 난중일기는 역동적인 드라마다. 독자는 글 속에 빠져들어 역사적 현장에 현존한다고 느끼고, 충무공의 마음속 생각까지 글로 읽어내린다. 하지만 독자는 작가의 해석을 바탕으로 필연성을 띤 채 논리적으로 치밀하게 전개되는 글 속에서 역사 소설이 가지는 진실의 문제에 마주하게 된다. 진실은 어디까지이고 작가의 해석은 어디까지인까? 소설은 소설이니까 재미로 읽는다? 그럼 난 충무공에 대해 어디까지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조진태 작가의 난중일기는 충무공 이순신의 종군기자 입장에서 쓰였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다. 기자가 쓴 글이기에 사실과 의견은 명확히 구분된다. 작가는 기자였다. 기자로서의 몸에 밴 습관 탓인지 전란 중 벌어진 사실에 대한 기술과 기자의 주관적 의견이 명백히 분리되어 있어 읽는 이는 마음에 부담이 적다. 때론 충무공조차도 자신의 일기에서 감히 드러내 표현하지 못했을 격렬한 감정이 작가적 상상력으로 되살아나지만 3자의 객관적 서술이기에 역설적으로 담담하고 솔직하다.
이 책의 백미는 가볍게 넘길 법한 사소한 것들을 큰 그림 속에서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해주는 작가의 능력이다. 충무공 이순신의 사람됨을 보여주기 위한, 또 글을 거시적으로 짜임새 있게 만들어 나가기 위한 것이겠지만 작가가 그를 공부하면서 깨우친 삶의 지혜가 담겨 있어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큰 가르침이 된다.
글은 간결하고 힘있는 문체로 박력있게 진행된다. 여러날에 걸친 일들이 짧은 한 단락 속에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산만하게 흩어진 사실의 단편들이 깔끔하게 엮이어 큰 틀을 이루어 가는 게 재밌다. 글이 천천히 정유년과 무술년을 향해 가면서 긴장감도 더해진다. 르뽀 형태의 글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충무공의 삶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였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소설적 전개를 위한 각종 기교와 수법 없이 그의 삶을 관찰하고 소박하게 적어내려 가는 것만으로도 한편의 서사시가 완성된다. 충무공의 삶이 그랬고 작가도 그것을 알았으리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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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이민와서 일이년이나 됐나? 문득 당시에 인터넷으로 연결해 보던 한국뉴스에 광화문 광장이 스쳐지나가길래, 넷째 막내딸에게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