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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공부를 할 때에는 의무감으로 시집을 마주한 적이 많았다. 논문을 써야하기에, 또는 발표를 하야하기에 기계적으로 시를 읽고 평을 하고 함께 공부하는 이들과 시를 두고 논하는 어리석은 일을 하였다. 그렇게 철부지스러운 이십대를 보내고, 더이상 의무감에 빠져 시를 읽지 않아도 되는 때에 다다르니 어찌나 좋은지. 아마 목적이 있는 글 읽기가 아니기에, 마냥 좋은 것도 같다. ![]() 정일근 시인의 시에는 어머니가 무수히 등장한다. 시다, 시!라는 어머니의 詩에는 어머니의 팔순 인생이 담겨있고 어머니를 향한 그의 따듯한 눈빛을 느낄 수 있다. 한 번도 마주한 적 없지만, 글로써 느껴지는 시인의 그 마음은 굳이 보지 않아도 충분히 마음속에 와닿아 있었다. 이렇게 마음에 먼저 와닿는 글, 그런 문장을 나는 참 무던히도 동경했었다.
저녁의 고래는 그간 보았던 시집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는데, 아마도 그건 출판사의 편집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전 세계로 나아가는 우리글, 우리시. 그리고 우리만의 감성이 세계적으로 나아가는, 감동이 자리했다. 시인에 대한 이야기와 해설, 그리고 시인의 에세이까지 한데 묶여있기에 더 의미가 있는 K-포엣 시리즈의 앞으로가 상당히 기대된다.
열이가 착하게 닦아놓은 유리창 한 장에 시인의 시가 한 자 한 자 적히는 것 같은 상상을 해본다. 정일근 시인의 시가 교과서 밖에서 반짝반짝 더 빛나길, 열이의 창으로 더 밝게 눈부시기를 '바다가 보이는 교실'에 나오는 그 맑은 세상으로 찬찬히 나아가길 빌어본다. **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책을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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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뭔가 엉뚱 기발한 생각은 나만 가지는 생각인가! 저자의 기억속에 나도 한번 동화책 속의 그림으로 변신한다. 고향이 그쪽 사람이라도 줄가자미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을 터 벗꽃이 만개할 때 바다가 있는 고향사람만 아는 낭만이다.숨을 죽이고 산다는 것은 죽은 것이 아닌 체하는 것인가!
생청 부처를 읽으면서
가끔은 열반에서 성불을 감당하는 열락을 생각해본다.죽인다는 것은 나를 비우는 것이다.그 빈곳에 채워지는 성스러운 살청의 부활은 거룩한
생명이다.저녁이
와야 우주의 밤은 오고 밤이 와야 바다의 새벽이 와서 숨쉬는 하루를 선물 받아 일해야 그 하루를 살 수 있는 사람과 살아야 그 하루를 생존할 수
있는 저녁의 고래는 저녁이 있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요즘은 옛것이 그리울 때가 있다.빈대, 벼룩,이 요즘 사람들은 생소하리라.벼룩의 간이라는 말도 하지만 벼룩은 생존을 위해 뛴다는 것을 시인은 보여주고 있다.벼룩보다 못한 인간의 무력함을 통촉하고 있다.살다가 지진이 겁나 무서웠다.그것을 시인도 느껴지는 불안감을 표현했다.시인은 감성이 풍부해야 되나! 당연하다 느낌이 없는데 무슨 표현이 되냐?
어쩌면 말도 않되는 글을 써서 들고오기도 한다.그렇지만 한번 두번 쓰다보면 늘어가는 것이 글이다.마치 연애편지를 쓰듯이 단어에 함축된 의미는 시인의 시력을 일러주는 이력서와 같다.소년의 감수성에서 완숙한 성인의 경험에서 나오는 완숙미가 보여진다.따가운 햇살아래 익어가는 청포도의 모습처럼 서정의 아름다운 맛을 영원히 보여주는 작가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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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친근한 시인. 어디서 그를 봤을까? 그의 시가 교과서에 실려 있다.
<바다가 보이는 교실>
참 맑아라 겨우 제 이름밖에 쓸 줄 모르는 열이, 열이가 착하게 닦아놓은 유리창 한 장
먼 해안선과 다정한 형제섬 그냥 그대로 눈이 시린 가을 바다 한 장
열이의 착한 마음으로 그려놓은 아아, 참으로 맑은 세상 저기 있으니
(정일근, 바다가 보이는 교실, 전문)
이 시는 지금은 창원으로 통합된 경남 진해 출생인 그가 처음 국어 선생님으로 근무했던 진해 남중학교 첫 발령지에서 쓴 시다. 마치 동시 같은 그의 이 시는 그의 첫시집 『바다가 보이는 교실』에 실려 있다.
나도 결혼하고 첫 삶의 보금자리를 진해에 두었으니, 어쩐지 낯이 익더라,는 첫 느낌이 어쩌면 가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의 신작시집 『저녁의 고래』는 고래를 사랑하는 고래시인 정일근의 새로운 시 20편이 부부 번역가 지영실과 다니엘 토드 파커에 의해 영어로 번역되어 한국 최초 한영대역 시집으로 발간된 작품집이다. 아시아 출판사는 통 큰 기획으로 [K-포엣] 시리즈를 발간하여 곁에 두고 읽고 싶은 한영대역 한국 대표 시선을 발간하고 있는데 정일근 시인의 신작시집 『저녁의 고래』가 첫 번째로 발간되었다.
달랑 스무 편의 시로 시집을 만들어 좀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나 나란히 놓인 영어 번역본을 생각하면 결코 얇은 책은 아니다. 굳이 영어로 번역된 시를 다 읽지 않더라도 특유의 한국적 표현이 들어간 시어들이 나오면 영어로는 어떻게 번역해 놓았지? 하며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가령 두 번째 시 ‘눈의 바다’ 같은 경우에는 영어 제목을 ‘Sea of Snow / Sea of Eyes’로 번역해 놓고 주를 달아 한국의 ‘눈’이 두 가지 뜻을 가진다고 자세히 설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연은 우리가 읽는 그 시적 언어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것 같아 번역문을 보면서도 괜히 마음이 달아 오른다.
‘기다렸던 눈은 아니지만, 참 푸짐한 눈이다 청어 떼들 헤엄쳐 돌아오는 눈의 바다다‘
‘Not the snow she was waiting for, but remarkably abundant eyes A sea of snow where a school of herrings swim back home.‘ (정일근, ‘눈의 바다’에서)
시는 전체를 읽으면서도 파도처럼 밀려오는 바다를 느낄 수 있지만, 어떨 땐 부분만 떼어놓고 읽어도, 발끝을 적시는 바다의 내밀함을 느낄 수 있다. 가령, ‘어머니의 문장’이란 시에서 아래의 시를 읽을 때처럼.
어머니란 주어가 잠시 비운 사이 먼지 한 톨 끼어들 틈 없는 긴장에 간장종지 하나라도 위치를 바꾼다면 이 문장 와장창 깨어져 비문이 될 것 같다 어머니 혼자 주무시던 이부자리에서 (정일근, ‘어머니의 문장’에서)
시는 한 번 읽고 밀쳐버리는 그런 책이 아니다. 짧은 만큼 시간을 두고 곱씹어야 한다. 시는 산문보다 더 감정을 지닌 글이다. 뒤늦게 가슴을 울린다. 코끝을 울리고 심장을 벌렁거리게 한다.
고래를 사랑하고, 자연과 생태를 사랑하는 정일근의 마음은 이 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좋다. 아무렴. 시인이라면 그래야 한다. 사랑할 것들을 사랑해야 한다.
시를 다 읽고 나자 시 같은 산문이 하나 부록처럼 붙어 있다. ‘가을, 겨울, 봄, 여름, 다시 가을’이라는 수필이다. 부족한 졸시집 ‘봄부신 날’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으로 이어진 것을 생각하면 그의 계절, 가을로부터 시작하는 그 어긋남은 실로 기막히다. 그리고 그의 글 속에서 또 아름다운 시 한 편 발견하고 조용히 글갈피로 만들어 본다. 그의 마음이 오롯이 담긴 시 한 편과 같다. 그렇게 생각한다. 이 시집의 모든 것은 바로 이 한 문장에 담겨 있다.
빠름의 선물은 ‘편리’이고, 느림의 선물은 ‘사유’입니다. 천천히 걸을 때 좋은 생각이 찾아옵니다. (81쪽)
이제 시작하는 가을, 시집 읽기 딱 좋은 계절이 왔다. 천천히 걸으며, 좋은 생각하며, 좋은 시들을 많이 읽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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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집을 한영대역본으로 출간이 이례적이라고 하는데, 시인이 영문번역을 염려해서 시른 쓰는것은 맞지 않겠다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시를 읽어보니 그런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오히려 영문으로 번역하신분이 힘드셨을것 같다. 문학적인 요소를 담은 시 저녁의 고래 시인은 참으로 고래를 좋아하는 듯 하다 나 역시 드넓은 바다를 커다란 몸집으로 헤엄치는 고래가 멋져보인다고 생각을 한다 시 하나하나 시인이 추구하는 이상과 현실을 다 담은듯 하다 저녁의 고래가 우리의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돌아가는 집에 가듯이, 고래도 그렇게 종일 바다를 수영하고 집으로 돌아가는것인지, 고래는 알까? 어머니가 그릇을 그륵으로 말하시는것에서 나도 예전에 할머니가 가위를 가쇠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났다. 사전을 찾아가며 가위가 맞다고, 할머니가 틀리다고 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것이 뭐가 중요할까. 오랜 삶속에 녹아든 단어가 국어사전에 정확하고 명확한 말로 쓰여져 있는 단어 이젠 알것 같다. 가위는 가쇠가 맞다고 그릇이 그륵이 맞는것처럼 우리는 삶에서 미쳐 확인하지 못하고 바쁘다고 지나치는것들이 있다. 순간의 기쁨, 순간의 환희, 순간의 모든것들 무당벌레가 홀씨의 바람에 저 멀리 우주로 날아갔을때, 하필이면 눈부시게 아름다운 봄날에, 다양한 소재에 시인의 감성이 더해져,시로 표현하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시인 정일근 그의 다음의 시가 또 기대된다. 이 책은 리뷰어스클럽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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