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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보는 그리스신화
이 책은
이 책 『인문학으로 보는 그리스신화』는 <오늘, 우리를 위한 그리스신화의 재해석>이라는 부제가 이 책의 내용과 성격을 잘 말해주고 있다.
저자는 박홍순, <글쓰기와 강연을 통해 사람들을 미술과 인문학으로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 앞만 보고 전력 질주하느라 성찰의 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고전과 미술 등을 매개로 인문학을 벗으로 삼도록 하는 데 애착을 갖고 있다. 특히 인문학이 생생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순간 화석으로 굳어진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일상의 사건과 삶에 밀착시키는 방향으로 글을 써왔다.>
저자의 책으로 최근에 읽은 책은 『그림으로 읽는 장자』가 있다.
이 책의 내용은
화가들은 그리스 신화에서 그림의 소재를 곧잘 찾아낸다. 그런 그림을 잘 살펴보면, 의외로 신화의 주안점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는 경우를 잔 만나게 된다. 그래서 여타의 그리스 신화에 관한 글 보다는 그림 한 폭을 통해서 그리스 신화의 깊은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 이 책에서 알게 된다.
먼저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이 어떤 게 있는지 살펴보자.
- 티치아노 〈시시포스의 형벌〉 - 워터하우스 〈에코와 나르키소스〉 - 고야 〈아들을 집어삼키는 크로노스〉 - 도레 〈지옥에 갇힌 거인들〉 - 모로 〈프로메테우스〉 - 르동 〈이카로스〉 - 퓌슬리 〈안티고네를 발견한 하이몬〉 - 루벤스 〈헥토르를 공격하는 아킬레우스〉 - 메이니에 〈빛·예언·시의 신 아폴론〉 - 카라바조 〈디오니소스〉 - 다비드 〈헬레네와 파리스〉 - 벨라스케스 〈거울을 보는 아프로디테〉 - 앵그르 〈제우스와 테티스〉 - 들라크루아 〈메데이아의 분노〉 - 잘라베르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 - 워터하우스 〈페넬로페와 구혼자들〉
일단 그림 제목에 대상이 되는 인물들 이름이 등장하니, 어떤 그림일지 짐작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붙여 놓은 설명을 통해서 그림에 대한 이해는 물론 그리스 신화가 의미하는 바를 심층적으로 알게 된다는 점에 이 책의 특징이 있다.
이 책의 특징을 몇 가지 짚어본다
첫째,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하는 그림이 많이 있다. 그런 그림들을 소재로 하여 그리스 신화를 해설하는 책들이 많이 있는데, 간혹 그림 설명이 어설프거나 잘 못된 경우를 만나게 된다. 그런 책과는 달리 이 책은 거의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충분하고, 정확한 설명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본다. 페르가몬 신전에 있는 <신과 거인족의 전쟁>이라는 조각을 해설한 부분이다. 먼저 조각을 살펴보자. 책에 수록되어 있는 것이며, 이는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작품이다.
<기가스와의 전쟁 이야기를 연작 형식의 부조로 만들어 장편 서사시를 보는 듯하다.>(87쪽)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관련된 '신들의 전쟁'은 세 번이나 벌어진다. 제우스는 제왕으로 등극하기까지 세 번의 전쟁을 치르게 되는데 이 전쟁을 마키아 라고 한다.
티타노마키아 (Titanomachia) - 티탄족과의 전쟁 기간토마키아 (Gigantomachia) - 기간테스족과의 전쟁 티포노마키아 (Typhonomachia) - 티폰과의 전쟁
위의 조각은 흔히 거인들과의 전쟁인 ‘티타노마키아를 묘사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것을 바로 잡는다. 기가스와의 전쟁, 즉 기간토마키아의 한 장면을 묘사한 것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설명을 더 들어보자.
전쟁의 여신 아테나가 거인에게 일격을 가하는 중이다.
전쟁의 여신 아테나는 황금의 투구와 흉갑, 방패와 창으로 유명해서 조각이나 회화에 이 모습으로 자주 등장한다. 방패에는 메두사 머리가 붙어 있어서 휘두르기만 해도 상대방은 두려움에 떤다. 이 조각의 아테나도 방패를 든 모습인데, 안쪽 면인게 아쉬워 가슴 갑옷에 메두사 머리를 넣은 듯하다. 격렬하고 역동적인 동작을 통해 전쟁 현장에 있는듯한 생생함을 전한다.
오른 쪽 위로 날개달린 승리의 여신 니케가 날아오르며 승리의 관을 씌워주는 중이다. 결정적인 승리의 장면을 알게 해준다.
조각가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거인들의 저항이 절망 상태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치도 첨가한다. 니케의 아래로 보이는 여신이 그러하다. 상반신만 나와 있어서 생뚱맞아 보이지만 땅에서 솟아오르고 있음을 나타낸다. 바로 거인들을 낳아 이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인 대지의 여신 가이아다. 가이아가 거인들을 죽이려는 아테나의 옷을 부여잡고 자신의 자식을 죽이지 말아달라며 애원하는 모습이다. (88쪽)
두 번째 특징은, 그리스 신화가 역사적 맥락에서 해석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그러므로 그리스 신화를 여과없이 그대로 교훈이나 진리의 기준으로 삼으려한다면 참으로 우둔한 발상이다. 그리스 신화는 당시의 역사적 사실이나 해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지닌다. (……) 특히 그리스 신화가 서구 문화의 원형을 형성했고, 현재 서구의 사고방식이 우리의 일상을 상당 부분 지배하는 이상, 그리스 신화에 대한 역사적이고 현대적인 재해서이 중요하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94쪽)
그래서 위에 제시한 페르가몬 신전의 조각에 대한 설명, 그 결론으로 이렇게 해석하고 있다.
가이아의 처량한 모습에서 ‘군사력으로 복종시키려는 고대 국가 추진세력에 패배하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원시 공동체'의 암울한 현실이 느껴진다. (88쪽)
그리스 신화를 역사적 사실과 별개로 두고 이해할 때에 그리스 신화는 그저 한 편의 이야기에 불과하게 된다. 그러나 신화는 어디까지나 그 신화가 형성될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는만큼, 신화 속에 녹아 있는 역사적 사실을 찾아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한데, 독자들은 그런 안목을 이 책을 통해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어떤 신화든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그리스 신화의 확실한 이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문학 지식이 요구된다. 그리스 신화를 그저 하나의 ‘전설 따라 삼천리’식의 이야기로만 이해한다면 그리스 신화 속에 들어있는 인생관과 세계관을 피상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건 그리스 신화에 대한 모독이다.
그런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그리스 신화에 관한 책들 중 인문학적 토대가 굳건하게 되어있는 책을 선별하여 읽어야 하는데, 이 책은 바로 그런 책이다. 그리스 신화가 의미하는 바가 어떤 것인지 또한 인문학이 어떤 것인지를 바로 알게 해주는 이 책, 그래서 읽을 가치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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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보는 그리스신화를 읽은 뒤 적는 리뷰입니다. 만화 그리스 로마신화로 인해 어릴 적부터 항상 주변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친근하게 존재했습니다. 점점 커가며 당연하게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생각했던 신화가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를 합쳐 부르는 거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리스의 신화만을 다룬 책이 궁금해졌습니다. 우리에게 그리스 신화가 친숙한 만큼 그리스신화를 다룬 책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저는 책을 고를 때 표지 디자인 또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 책의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구매하게 됐습니다. 글 중간중간 글의 이해를 돕는 그림들이 함께 있어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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