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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화자이자 예슬이는 20대 초반의 방통대 다니는 학생이자, 필리핀 이주여성의 딸이다. 예슬이는 투렛증후군을 앓고 있다. 투렛증후군이란 스스로 조절하기 힘든 반복적인 동작(운동틱)이나 소리를 내는 현상(음성틱)을 뜻한다. 외설적이고 저속적인 말들을 동어반복하며 사용하는 예슬이의 모습은 어수선해보이기도 하지만 그녀만의 시선과 입담으로 한국으로 시집와 어느 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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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화자이자 예슬이는 20대 초반의 방통대 다니는 학생이자, 필리핀 이주여성의 딸이다. 예슬이는 투렛증후군을 앓고 있다. 투렛증후군이란 스스로 조절하기 힘든 반복적인 동작(운동틱)이나 소리를 내는 현상(음성틱)을 뜻한다. 외설적이고 저속적인 말들을 동어반복하며 사용하는 예슬이의 모습은 어수선해보이기도 하지만 그녀만의 시선과 입담으로 한국으로 시집와 어느 날 자취를 감춘 자신의 어머니_조세피아와 자신의 삶을 들려주기 시작한다.

경상도 시골에 살고 있는 예슬이네는 일명 다문화 가정이다. 필리핀에서 대학까지 다니고 영어와 스페인어까지 곧잘했던 똑똑한 엄마, 도축일을 하는 무식한 아빠, 며느리를 쥐잡듯이 하는 전형적인 시어머니, 엄마가 동남아 사람이라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똑똑한 여동생이 살고 있다. 필리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언어, 문화,생활방식이 다른 한국으로 시집온 엄마는 서로다른 환경과 생활방식에 힘들어 한다. 특히 필리핀에서는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성스럽고 당연한 표현방식으로 배웠지만, 한국에서는 남편과 진솔한 사랑을 나누는 것도 남들의 입방에 오르내리는 것에 힘들어 했다. 특히 언어장벽으로 사람들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던 엄마는 영어소통이 가능한 삼촌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잦아지면서, 엄마와 삼촌이 불륜관계라는 소문이 마을사람들에게 퍼지게 되었다. 소문이 점점 짙어질수록 아빠가 엄마를 때리는 폭력의 강도는 높아질 뿐이다. 틱장애와 혼혈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았던 딸을 위해, 엄마는 고향인 마닐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아빠의 반대로 무산되고, 큰 말다툼과 함께 엄마는 안개속으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살짝 건드려도 와르르 무너질거 같은 위태로운 예슬이네 가족은 누구나 예상했던 비극적인 결말을 향해 치닫게 되는데...

도시에 비해 열악한 농어촌 생활환경은 여성들이 농어촌 남성들과 결혼하는 것을 기피하게 만들어 주었고, 노총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결혼을 통해 동남아 여성들과 다문화 가정을 꾸려온건 하나의 관행이 되어버렸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결혼이 아니라 단순히 가정꾸리기에 급급한 결혼은 한국사회에 큰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서로 다른 환경과 문화, 언어속에서 살다온 이질적인 이들이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란 어려운 것이다.

"백인의 입장에서 보면까만 피부나 한국의 황색 피부는 별 차이가 없다. 한국은 끝없이 분류해서 타인을 만드는 나라이다."

(P187~188)

동남아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과 그들보다 우리가 잘살고 월등하다는 잘못된 인식들이 동남아 사람들을 정처없이 겉돌게 만드는 요인이다. 사랑과 보살핌이 없이 성장한 예슬이는 마약과 아무 남자와 서슴없이 성관계를 갖는 모습을 보며, 누가 그녀를 욕하고 탓할까?? 물론, 예슬이 가족이 다문화 가족의 모습을 대표하는건 아니다. 분명히 어려움과 시련을 극복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다문화 가정도 있지만, <카니발>은 다문화 가정의 실상을 공감받기 위해 내용을 극대화시켜 다문화 가족에 대한 차별과 부당한 대우, 한국 농어촌의 폐쇄적인 모습 등 한국사회에 깊숙히 뿌리박힌 사회문제들을 되짚어 주는 작품이다.

m********3 2019.09.2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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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어요. 외모가 달라도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한국인이에요.그런데 여전히 편견과 차별은 줄어들지 않는 것 같아요.작년에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의 피해 학생도 어머니 국적이 러시아인 다문화가정이었어요.가해자들은 초등학교 동창생들로 사건 이전부터 갈취와 폭행을 해왔다고 해요. 피해자와 가해자들 모두 14살.피의자 중 한 명은 피해 학생의 패딩점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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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어요.

외모가 달라도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한국인이에요.

그런데 여전히 편견과 차별은 줄어들지 않는 것 같아요.

작년에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의 피해 학생도 어머니 국적이 러시아인 다문화가정이었어요.

가해자들은 초등학교 동창생들로 사건 이전부터 갈취와 폭행을 해왔다고 해요. 피해자와 가해자들 모두 14살.

피의자 중 한 명은 피해 학생의 패딩점퍼를 입고 법원에 출석해 논란을 일으켰죠. 죄의식이나 양심은 눈곱 만큼도 없다는 증거겠죠.


강희진 작가님의 <카니발>을 읽으면서 앞서 말한 그 사건이 떠올랐어요.

그 사건을 접하면서 소름끼쳤던 분노의 감정이 대상만 바뀌었을 뿐, 똑같이 전해져서 힘들었어요.

주인공 예슬이는 필리핀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에요. 한국에서 태어났으니 당연히 한국인이죠.

하지만 황토로 팩을 한 것 같은 까무잡잡한 피부와 이국적 외모 때문에 튀기, 잡종 등 몹쓸 말들로 놀림을 당했어요.

더군다나 틱 장애, 투렛 증후군을 앓고 있어서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영어로 말할 때는 괜찮은데, 한국말을 할 때는 심하게 더듬고 이상한 소리를 내요. 진짜 문제는 심한 욕을 마구 내뱉는다는 거예요. 외설스러운 욕, 괴성, 동어반복, 얼굴 찡그리기, 머리 끄덕이기 등은 전부 투렛 증후군 탓이지만 그 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미쳐 날뛰는 걸로 보이는 거죠. 그래서 예슬이는 학교에서 쫓겨났어요.

이 소설은 예슬이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처음에는 욕설이 난무해서, '도대체 얘는 뭐지?'라는 편견이 있었어요. 어쩌면 예슬이를 괴롭혔던 주변 사람들처럼 차갑게 바라봤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점점 예슬이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예슬이뿐 아니라 엄마 조세피나가 처한 상황이 보였어요. '다름' 그 자체가 차별과 학대의 이유가 되는 현실.

유독 엄마를 닮은 예슬이는 혼혈이라는 것이 눈에 띄어서, 외국인이 거의 없는 시골 마을에서 표적이 된 거예요. 반면 동생 예진이는 거의 한국인과 흡사한 외모인 데다가 공부까지 잘하는 모범생이라서 왕따를 당하지 않았어요. 공부로 따지자면 예슬이도 잘했지만 튀는 외모 때문에 따돌림을 당했고, 틱 장애가 욕설로 발현되다보니 문제아로 찍혔던 거예요. 예슬이로서는 자신을 위한 방어였는데, 그걸 이해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거죠. 오로지 엄마, 엄마는 늘 예슬이를 걱정하고 마음 아파했어요. 예슬의 틱 장애를 멈추는 건 엄마의 손이었어요. 그런데 엄마가 사라졌으니... 예슬이는 폭주하고 말았어요.

누구라도 예슬이와 같은 왕따와 멸시를 당한다면 막 소리지르고 발악할 거예요. 도대체 니들이 뭔데!!!

절대 참을 수 없는 일을 매일 매순간 당해야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일에는 무심하죠. 자신의 일이 아니면 상관 없으니까. 어쩌면 방조와 무관심도 보이지 않는 폭력인 것 같아요. 결국 그로 인해 누군가는 죽을 수도 있으니까.

<카니발>은 예슬의 목소리를 통해서, 부당한 현실을 목청 터져라 외치고 있어요. 불편하고 괴롭지만 반드시 들어야만 하는 이야기.

"Don't hurt, Please......"    (224p)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a*****7 2019.09.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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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로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충격적인 보도를 했다. 전남 영암군에서 베트남 출신 아내가 ‘한국어가 어눌하다’라는 이유로 주먹과 발, 소주병 등으로 폭행을 당해, 다발성 골절로 전치4주를 진단 받은 사건이었다. 당시 2살된 아들도 폭행을 당했고, 이미 수차례 폭력에 노출된 아내는 자신이 폭력을 당하는 상황을 핸드폰으로 녹화했다. 이 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ㅤㅘㄱ산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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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로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충격적인 보도를 했다. 전남 영암군에서 베트남 출신 아내가 ‘한국어가 어눌하다’라는 이유로 주먹과 발, 소주병 등으로 폭행을 당해, 다발성 골절로 전치4주를 진단 받은 사건이었다. 당시 2살된 아들도 폭행을 당했고, 이미 수차례 폭력에 노출된 아내는 자신이 폭력을 당하는 상황을 핸드폰으로 녹화했다. 이 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ㅤㅘㄱ산되면서 많이 이들의 공분을 사, 처벌에 관한 청화대 청원까지 이어진 상황이었다. 한국남성과 외국이민자 여성의 이혼확률은 40%, 그 중 폭력의 피해자로 놓인 여성이 상당수지만 실상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실태라 한다. 이에 정부는 가정 폭력 전과자가 국제 결혼을 할 수 없는 법률과 이민자가 가정폭력의 위험에 처하지 않은 환경조성 및 가정폭력 발생시 대응방법이나 체류 및 귀화제도에 대해서도 다방면으로 방책을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소개할 책 <카니발>은 폐쇄적인 농촌사회에 시집온 한 필리핀이주여성의 수난사를 다룬다.



‘근데, 진짜로 재미있는 게 뭔지 알아요?

제 동생도 저랑 꼭 같은 잡종인데,

따를 당하지 않았어요. 애들은 튀기를 싫어하는 게 아니에요.

겉모습이 자기와 달라 왕따를 시킵니다‘

- 딸의 입을 통해 폭로되는 이주민여성의 고난사

이주여성들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실존소설

화자 예슬이의 집안은 농촌에서 주목받은 집안이다. 그 이유는 필리핀 출신의 엄마 때문이다. 엄마는 스페인어 장학생으로 대학에 입학한 명석한 두뇌를 가진 여성이지만, 한국 경상도 산골마을의 이장이자 도축업자인 아빠에게 시집온다. 가난한 집안 살림과 미국인 애인이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당시 엄마는 한국인 선교사가 필리핀에게 보여준 호의적인 태도로 한국남성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었고, 또한 결혼당시에 아빠가 엄마의 친정으로 매달 얼마씩 송금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된 부부생활은 엄마의 출신성분으로 인한 ‘소문’으로 금이 가기 시작한다.

소문이 떠돌기 전 아빠와 엄마는 열정적인 사랑을 나눴다. 엄마는 외국에서 산 탓인지 애정표현에 거침이 없었고, 보수적인 한국사회에서는 그 사랑이 매우 천하게 여겨졌다. 엄마는 개방적이며 남의 이목을 두려워 않고, 열정적이고 솔직했다. 이런 문화차이 때문인지 할머니와는 애초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고, 마을사람들은 삼촌과 엄마에 대해 이상한 풍문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 소문은 집안내 유일하게 영어를 하는 삼촌이 엄마와 말을 섞기 시작하면서, 둘이 말뿐이 아닌 몸을 섞는 ‘간통’ 관계라는 것이었다. 이 소문이 떠돌기 시작하자 아빠는 엄마에게 폭력을 가하기 시작했고, 어느날 엄마는 실종되버리는데...

이 소설은 한국사회에 살고있는 많은 이주민들의 아픔을 대변한다. 한국에 정착하고자 했던 이주민인 엄마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편견과 풍문이 만들어내는 잔혹함과 그에 따른 한 가정의 불화, 붕괴를 서늘하고 날카롭게 표현한다. 잘못된 전통과 집단주의가 만들어낸 폐쇄적인 사고방식, 남성적 펀력에 의해 파괴되는 한 이주민여성의 모습은 비단 소설안에서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 사회가 가진 이주자에 대한 비윤리성과 비보호적인 사회적 법적 시스템, 우리가 한 번쯤 고심해야하는 이 문제점을 이 미스터리적 기법이 두드러진 실존소설을 통해 생각해 보면 어떨까?

h*****h 2019.09.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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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은 작가 강희진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작가님은 유령이라는 작품으로 세계문학상을 수상하셔서 작가님의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소설 카니발에서는 이주여성의 가족사를 보여주는 실존 소설이다. 책을 펼쳤을 때, 딸 예슬 양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주요 인물들로는필리핀 중부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장학생으로 뽑혀 스페인어를 공부한 꽤나 박학다식한 엄마농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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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은 작가 강희진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작가님은 유령이라는 작품으로 세계문학상을 수상하셔서 작가님의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소설 카니발에서는 이주여성의 가족사를 보여주는 실존 소설이다.

책을 펼쳤을 때, 딸 예슬 양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주요 인물들로는

필리핀 중부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장학생으로 뽑혀 스페인어를 공부한 꽤나 박학다식한 엄마

농고를 중퇴하고, 우둔증을 가지고 있는 다소 무식한 도축업자 아빠

손녀들은 이뻐하나 며느리는 죽일 듯이 잡아먹는 육두문자를 잘 쓰는 노망난 할머니.

어릴 적 앓은 소아마비 때문에 한쪽 다리가 조금 안 좋은, 외고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인 삼촌.

이 4명의 얽힌 이야기를 예슬이가 들려주는데,


엄마는 참 복도 없는 여자였다. 첫사랑 미국인과 헤어지지만 않았다면, 실연의 비극만 없었더라면 무식쟁이 아빠를 만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까? 잘못된 만남의 시작이었을까, 그렇게 한국으로 들어온 엄마의 수난사가 시작된다.

전형적인 시어머니 시집살이, 튀기라는 차별, 다른 인종이란 이유로 놀림, 입방아, 무성한 소문들. 적응이라곤 도저히 할 수가 없을테이다. 끊임없이 필리핀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엄마. 소설은 이렇게 시골에서의 엄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중간에 할머니와의 관계와 삼촌과의 관계, 또 아빠와의 관계 등을 이야기한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던 예슬이, 그리고 삼촌과의 관계는 쇼킹했고 결말은 잔인하고 충격적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책 속에서 대마, 돼지, 안개 등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면서 읽었다.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백인의 입장에서 보면 동남아 까만 피부나 한국의 황색 피부는 별 차이가 없다. 한국은 끝없이 분류해서 계속해서 타인을 만드는 나라이다."

실존 소설이라 그런지 책은 읽는 내내 가슴이 조금 먹먹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이주여성이 엄청 많다고 알고 있는데,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이지 학대나 괴롭힘, 왕따를 당하는 사람들이 많다. 얼마 전에 뉴스에서 베트남 여성이 남편에게 아이가 보는 앞에서 두들겨 맞아서 sns에 퍼진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게 참 안타깝다. 책 속에서도 조금 잔인하게 느껴졌던 부분이 조금 힘들었는데 실제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드니 더 무서웠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예슬이를 비롯한 사람들에게 대마란 무엇을 의미할지도 생각해본다. 어쩌면 모두에게 마음의 안정, 도피처가 아니었을까.. 안타까운 엄마만 그 도피처를 찾지 못했을 뿐.. 엄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는..

우리나라에 현재 다문화 가족들이 많은데, 그들이 잘 적응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 든다. 그동안 나의 편견은 없었는지 내가 그 소설 속에서 동네 주민들 같은 행동을 하진 않았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모든 인간의 평등함과 존엄성에 대해서도 깊은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 어두운 세계의 이야기가 나의 마음속에 깊이 사무친다.



a*******n 2019.09.1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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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것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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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도입부에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 <완득이>였다. 완득이와 담임 선생님의 관계가 조금은 익살스럽게 그려지긴 했지만 베트남 출신 엄마와 난쟁이 춤꾼 아버지의 이야기가 보태지면서 짠한 여운을 남겨 준 영화였다. 사실 우리 주변의 소외계층을 그린 작품은 많다. 미혼모를 다루었거나 다문화가정을 다루었거나. 대표적인 작품이 <도가니>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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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도입부에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 <완득이>였다. 완득이와 담임 선생님의 관계가 조금은 익살스럽게 그려지긴 했지만 베트남 출신 엄마와 난쟁이 춤꾼 아버지의 이야기가 보태지면서 짠한 여운을 남겨 준 영화였다. 사실 우리 주변의 소외계층을 그린 작품은 많다. 미혼모를 다루었거나 다문화가정을 다루었거나. 대표적인 작품이 <도가니>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들을 향한 우리의 관심이다. 관심... 관심이라는 말은 사랑과 미움을 동시에 끌어안는다. 그만큼 관심을 갖는다는 건 중요하다. 늘 단일민족을 말하는 한국이지만 이제는 그만 그 틀을 깨고 나올 때도 되었다. 당장 살고 있는 주변을 둘러본다면 타국인들을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까닭이다. 지구촌이란 말만 들어도 그렇다.

 

카니발... 축제라는 의미로만 너무 쉽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말속에 그렇게나 무서운 의미가 담겨있을거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찾아보니 이런 말이 나왔다. 사람을 먹는, 미개인의, 혹은 잔인한 사람, 야만적인 사람... 이 작품의 話者 예슬이는 투렛증후군이다. 저속한 언어로 말하는 외설증과 남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반향언어증, 특정 단어를 반복적으로 발음하는 동어반복증의 음성틱이 심하다. 그 힘겨운 아이의 입을 빌려 필리핀에서 경상도의 산골마을로 결혼이주민이 되어 온 엄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녀의 남편은 도축업자, 나쁘게 말해 백정이다. 개도 잡고, 닭고 잡고, 돼지도 잡는다. 그것도 원시적인 방법으로. 그러다보니 그녀가 살아야 할 집은 마을과도 떨어져 외진 곳에 있다. 당연히 이웃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접촉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엄마는 필리핀에서 대학을 중퇴했다. 공부도 잘했다. 그러니 이제부터 펼쳐질 이야기는 말하지 않아도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결국 어느날 아빠와 심하게 다툰 엄마가 사라져버리고 아빠는 우물을 메웠다. 작품속에서 엄마의 흔적을 찾아내기 위한 딸의 의심과 불안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누군가를 바라보며 말하는 형식을 취하지만 그 누군가는 책을 읽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처음부터 더듬거리며 저속어로 시작을 하니 약간은 껄끄러웠다. 그럼에도 진심을 다해 자신의 마음과 지나간 일에 대해 말하고 있는 예슬이에게 이내 공감하게 된다. 그 껄끄러움이 오히려 더 많은 느낌을 전해줄 때도 있다. 솔직히 지금의 대한민국은 그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힘들고 더러워서 싫다고 한 일들을 그들이 하고 있는 까닭이다. 공사현장을 가봐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부분이고, 병원의 간병인, 식당노동자, 공장노동자,.. 농촌은 또 어떤가. 저자의 말처럼 한국사회는 변해야 한다. 언제까지나 그들을 이방인으로 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들이라고해서 우리보다 못할 이유는 없다. 살기 위해서, 혹은 가족을 위해서 말도 안통하는 타국에서 버텨내고 있는 그들... 그만큼 씁쓸한 이야기다.

 

이 책의 저자는 장편소설 <유령>으로 세계문학상을 받았다. 세계문학상 당선작들에 관심이 있어서 그랬는지 이 책은 바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회적인 문제, 특히 우리가 외면하거나 무시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더욱 더 많아지기를 바라면서 책을 덮는다. 한국은 끝없이 분류해서 계속해 타인을 만드는 나라이다. 그래서 더더욱 아이를 한국에서 교육시키면 안된다. (-188쪽) 보면 볼수록 가슴을 서늘하게 하는 말이다. /아이비생각

 

i****9 2019.09.0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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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 강희진 지음 나무옆의자   이번에 읽어본 이 책은 이미 『유령』으로 제7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강희진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유령』과 『포피』를 통해 각기 젊은 남녀 탈북자 세대의 고민과 실상을 실감나게 그려 '진화'된 형태의 분단 문학을 선보인 강희진 작가는 이 책, 『카니발』을 통해서 한국에 정착하고자 했던 필리핀 이주민과 그 가족사를 통해 삶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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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진 지음

나무옆의자


  이번에 읽어본 이 책은 이미 『유령으로 제7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강희진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유령포피를 통해 각기 젊은 남녀 탈북자 세대의 고민과 실상을 실감나게 그려 '진화'된 형태의 분단 문학을 선보인 강희진 작가는 이 책, 카니발을 통해서 한국에 정착하고자 했던 필리핀 이주민과 그 가족사를 통해 삶의 잔혹함과 불화를 당대와 연결시킴으로써 글로벌화 된 형태의 실존소설을 선보이고 있다. 가끔씩 볼 수 있는 국내 작가의 작품이라 반가운 마음이 앞서서 선뜻 참여를 하게 되었다. 작은딸이 고3이고 보니 이번 수시원서 접수 과정에서 너무 몸살을 하고 힘에 부쳤고 이어서 추석 명절을 바쁘게 준비하고 보내다 보니 생각보다 책을 여유있게 읽지 못한 것 같다. 

항상 욕심은 앞서고 해야할 일은 많은데 그 반면 할 수 있는 시간은 그만큼 허락되지 않는다. 이 소설의 화자인 예슬이는 이십대 초반의 방송통신대학교 여대생이다. 흔히 주인공은 그렇듯 예슬이도 이쁘고 늘씬하고 똑똑하다. 경상도의 산골마을에서 할머니와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 그녀는 필리핀 이주여성 '헤르난데즈 조세피나 알레그래'의 딸이다. 필리핀 여성이지만 스페인계 혈통을 이어받아서 아마도 이름이 스페인스러운 모양이다. 예슬이는 배우만큼이나 잘생기고 체격 좋은 아버지와 장애를 갖고 있어서 불구의 몸이지만 똑똑하고 영어교사인 삼촌 그리고 학력을 소지하고 있지만 가난한 환경 탓에 한국으로 시집올 수 밖에 없었던 엄마와의 복잡한 관계에 얽혀있다. 약간 까무잡잡한 피부와 깊고 짙은 갈색의 눈동자, 서구적인 이목구비를 가졌다. 그러나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은 욕설이거나 혹은 유의어의 반복이다. 변태와 폭력 이로서 겪게되는 공포와 아픔 이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싶다는 바램이 간절해질 것이다.

화자이자 주인공인 예슬이는 강박장애를 동반한 외설틱(Coprolalia)과 동어반복틱(Palilalia), 즉 투렛증후군 환자이다. 강박장애나 투렛증후군, 외설틱, 동어반복틱, 음성틱 등등의 용어가 너무 낯설어서 딱 와닿지 않아 그닥 흥미롭게 느껴지지는 않았아. 예슬이가 쉬임없어 떠들며 쏟아내는 이야기는 버벅거리며 반복되는 그녀의 말만큼이나 중언부언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혼란스럽고 정신없기 이를데 없다. 비록 음성틱을 앓고 있지만 화자는 유장한 입담으로 엄마의 실종과 관련한 자신의 삶을 털어 놓는다.

이주민 가정과는 전혀 교류가 없어서 이들이 겪는 혼란과 아픔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이들처럼 부부가 정신적으로 제대로 교류할 수 없다는 점은 또다른 문화적 차이를 양산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된다.

2019.9.18.(수)  두뽀사리~ 

i***2 2019.09.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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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강희진의 이력을 읽다 보니 <유령>이란 전작이 어쩐지 낯익었다. 아니나 다를까 2011년 제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이 작품을 나는 그해 8월에 읽고 서평까지 남겨뒀었다. 벌써 8년 전 읽은 책이라 그 제목만 어렴풋이 기억날 뿐 어떤 내용이었는지 전혀 떠오르지 않았는데 마치 낯선 이의 글을 보는 듯 생소한 나의 서평을 읽고 나니 그제야 조각으로 흩어진 기억이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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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강희진의 이력을 읽다 보니 <유령>이란 전작이 어쩐지 낯익었다. 아니나 다를까 2011년 제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이 작품을 나는 그해 8월에 읽고 서평까지 남겨뒀었다. 벌써 8년 전 읽은 책이라 그 제목만 어렴풋이 기억날 뿐 어떤 내용이었는지 전혀 떠오르지 않았는데 마치 낯선 이의 글을 보는 듯 생소한 나의 서평을 읽고 나니 그제야 조각으로 흩어진 기억이 어느 정도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이후에도 강희진 작가는 몇 권의 책을 더 냈으나 <카니발>이 내가 읽는 그의 두 번째 작품이었다.


이 책의 화자는 방송통신대학에 다니는 20대 여성 예슬이다. 경남 산골 마을의 외딴집에서 예슬이네는 네 식구가 살았다. 개를 잡는 아버지,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어머니, 허구한 날 며느리를 구박하는 할머니, 천재 소리를 듣는 여동생이 함께 살았고, 가끔 외국어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절름발이 삼촌이 집에 들렀다. 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마을공동체의 편견과 억측이 만든 헛소문은 예슬이네를 점차 파괴한다. 그리고 그 파괴의 장본인은 다른 누구도 아닌 아버지와 할머니였다.

 

혼혈인으로 외모가 다른 예슬이는 또래에게 왕따를 당했다. 게다가 어릴 때부터 투렛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반향언어, 욕설, 같은 말을 반복하는 음성 틱 증상이 특히 심해 결국 학교에서도 쫓겨난다. 예슬의 엄마 오무라(조세피나)는 필리핀에서 나름대로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으로 남편이 결혼 때 약속했던 필리핀 송금이 그나마 한국에 사는 외로움과 고난을 잊게 하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촌사람들에게 쉬운 안줏거리에 불과했다. 남편과의 사랑도 그녀의 헤픈 행실로 둔갑해 비난당했고, 유일하게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시동생과의 대화는 친족 간의 불륜으로 치부됐다. 오무라는 영어나 필리핀 향토어를 쓸 때 틱 증상을 보이지 않는 예슬이를 위해서라도 필리핀 이민을 떠나고 싶었다. 그러나 남편은 가족 이민의 불행한 결말을 이유 삼아 극구 반대했고, 동생과 아내의 소문이 무성할수록 잔인한 폭력의 강도만 높아졌다.


오무라의 불행했던 한국 생활은 그렇게 딸 예슬의 입을 통해 증언된다. 예슬이가 알지 못했던 일들은 오무라가 남긴 일기로 채워진다. 오무라의 일기에서 한국인들의 이해할 수 없는 오지랖 문화와 인종 차별, 성차별 등의 행태는 비단 책에서만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카니발>에서와 같은 일은 마치 극단적인 일례처럼 보이지만, 가끔 뉴스에서 보도되는 이주 여성의 현실은 더 가혹한 경우가 많았다. 가족의 생계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이방인과의 결혼을 선택하여 낯선 나라에 온 그녀들에게 한국은 차별과 학대의 나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마지막에 작가의 말 제목인 ‘우리 자신을 위해서’라는 이 글이 긴 여운을 남겼다.

 

가끔 업무 차 출입국 관리사무소를 방문하곤 한다. 갈 때마다 많은 이주 노동자와 이주 여성이 북적이고 있다. 한국인이 기피하는 힘들고 위험한 일은 이주 노동자들이 대신하고 있고, 시골이 싫어 도시로 떠난 한국 여성들을 대신하기 위해 외국인 신부가 증가 추세이다. 그들을 한국으로 불러들인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한국인이다. 우리 역시 유색인종이고, 한국을 벗어나 백인 국가에 가면 그들과 다를 바가 없는 존재이다. 그런데 단지 피부색이 다르고, 경제적으로 못 사는 나라의 민족이라는 이유로 무시와 차별을 일삼는 우리의 이중성은 깊이 반성할 문제이다. 강희진 작가의 소설 <카니발>이 지적한 이 부끄러운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 아이들이 까만 피부를 싫다고 하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자기보다 더 까만 피부가 싫다는 뜻이다.

백인 입장에서 보면 동남아의 까만 피부나 한국의 황색 피부는 별 차이가 없다.

한국은 끝없이 분류해서 계속해 타인을 만드는 나라이다.

그래서 더더욱 아이를 한국에서 교육시키면 안 된다.


(오무라의 일기 중에서 p.187~188)

m*******6 2019.09.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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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 세계문학상 대상 작가 강희진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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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입으로 폭로되는 한 결혼이주여성의 수난사! 이 책이 농촌 이주여성들의 문제를 다룬 실존소설로 세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가가 쓴 책이라 호기심이 생겨 냉큼 읽어보았다. 그런데 정말 그 어떤 막장드라마도 이보단 낫겠다 싶을 만큼 충격적이다 못해 입이 쩍 벌어지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이 집구석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거기다 동네 사람들까지 합세해 한마디로 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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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입으로 폭로되는 한 결혼이주여성의 수난사! 이 책이 농촌 이주여성들의 문제를 다룬 실존소설로 세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가가 쓴 책이라 호기심이 생겨 냉큼 읽어보았다. 그런데 정말 그 어떤 막장드라마도 이보단 낫겠다 싶을 만큼 충격적이다 못해 입이 쩍 벌어지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이 집구석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거기다 동네 사람들까지 합세해 한마디로 개판 5분 전. 정상적인 가정이라고 보기 힘들 만큼 감히 상상도 못할 범죄와 사고를 가지고 있는데 나름 각자 사정이 있고, 그럴만한 이유가 명확했지만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못해 숨이 턱 막힌다.

 

소설의 화자인 첫째 딸 예슬이를 통해 경상도 산골 마을 나이 많은 이장에게 가족들을 먹여 살리려 젊은 나이에 시집온 필리핀 이주민과 그 가족사를 생생히 들여다볼 수 있다. 하루아침에 먼 타지에 와서 언어와 문화와 사고방식이 달라 힘들어했던 예슬이 엄마, 혼혈로 태어나 생김새와 피부색이 다른 데다 치료법이 없는 병에 걸려 친구들에게 놀림당하고 초등학교에서 쫓겨난 예슬이, 한국 생활을 하면서 겪는 차별과 무시 등 안타깝고 슬픈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공감하며 따뜻하게 감싸주고 싶었지만 내용이 헐.. 럴수 럴수 이럴수가!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대마초를 빨아대며 듣기 거북한 욕설을 내뱉는 예슬이 기다렸다.

 

무슨 상황인지 곧장 인식을 하지 못하고 꿈을 꾸나? 상상인가? 아님 제대로 미쳤나? 생뚱맞게 여우는 또 뭐람? 싶었는데 진짜 대마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 듯 자기 할 말만 줄곧 쏟아내기 바쁘다. 거기다 외설틱과 동어반복틱, 투렛증후군 환자라 욕과 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내뱉고 환상적이고 몽롱한 정신 상태로 기분 째진다며 제멋대로 신나서 떠들어대니 머리가 어지러워 같이 미처 돌아버릴 것 같았다. 진심 한 마디 할 수 있다면 빨리 정신 차리고 그 입 좀 제발 다물라고 해주고팠다. 하고 싶은 말이 도대체 뭔데?

 

그렇게 인내심의 한계가 올 때쯤 내가 먼저 백기를 들고 어느 순간 예슬에게 익숙해지면서 담담하게 엄마의 실종과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하나씩 털어놓는 얘기에 집중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가슴이 너무 아파 소설이라 천만다행이다 싶었다. 할머니, 아빠, 엄마, 삼촌, 여동생이 있지만 평범한 가족처럼 다 같이 행복하게 어울리지 못하고, 마음을 닫은 채로 서로 눈치 주고 피하기 바쁘다. 그렇게 편가르듯 벽을 두고 의심과 집착을 반복하다 결국 이 가정은 위태로운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대반전은 정말 무슨 상황인지 모를 정도로 황당해서 어리둥절했다.

 

사사건건 참견하고 구박을 하는 시어머니의 시집살이, 우유부단하고 폭행을 일삼는 남편, 답답하지만 기댈 수밖에 없던 삼촌과의 소문, 큰 딸의 틱장애, 엄마를 창피해 하는 작은 딸, 고향 식구들 걱정, 시골생활에 적응하려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서도 예슬의 엄마는 혼자서 많이 외롭고 힘들었을 것 같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아빠가 대마를 하는 걸 본 지켜보다 배우지 말아야 할 것에 너무 일찍 손을 댄 예슬이, 엄마의 실종으로 충격받고 틱장애로 힘들어서 그랬다지만 어린 여자아이가 미성년자일 때부터 원조교제까지 하고 있었다니 정말 말문이 막히더라는. 처음엔 조금 모자란가? 싶었는데 예슬이는 영어실력도 우수하고 검정고시를 패스해 어엿한 여대생이 된 영리하고 참 똑똑한 아이였고, 누구보다 자신의 속마음과 직접 경험하고 본 것을 꾸밈없이 솔직하고 논리 정연하게 잘 표현했다. 오히려 너무 아무렇지 않게 당돌하게 말하니 당황스러울 정도로.

 

그럼에도 발랑 까져서 대마중독과 아무 남자와 스스럼없이 관계를 가지는 예슬이를 보면서 가족의 보살핌을 제대로 못 받은 것 같아 너무 안타까웠다. 아무리 기대고 의지할게 없었다고 해도 말이다. 그리고 고향이 그리웠던 엄마가 좋아했던 돼지, 그 돼지가 그런 의미고 그런 존재였다니. 결국 돼지우리에서 나타난 예슬이 때문에 깜짝 놀랬더랬다. 책을 덮고도 엄마가 어딨냐는 예슬이 질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아빠의 한마디가 귓가를 맴돈다. 이 모든 게 예슬이가 꾼 끔찍한 악몽이었길... 순간순간 화가 났다 울컥했다 슬프다 못해 허탈했던 <카니발>. 술술 읽히지만 맘이 편치만은 않았던 요 책! 가슴속 작은 울림이 여러 생각을 갖게 하는 시간이었다.

 

 

h********2 2019.09.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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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은 믿고 싶어하는 것을 믿을 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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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의 기준이 있을까. 본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대방을 좋은 사람으로 믿어버리는 데서  비극이 시작되는 건 아닐까.  예슬(주인공)의 엄마가 한국행을 결정한 이유는 아마 본인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필리핀에 와서 선교 활동을 펼친 한국인을 보고 '한국인은 다 좋은 사람일 것이다' 라고 믿는 데서 비극이 시작된다. 주인공의 말처럼 " 정말 순진한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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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의 기준이 있을까. 본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대방을 좋은 사람으로 믿어버리는 데서  비극이 시작되는 건 아닐까.  예슬(주인공)의 엄마가 한국행을 결정한 이유는 아마 본인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필리핀에 와서 선교 활동을 펼친 한국인을 보고 '한국인은 다 좋은 사람일 것이다' 라고 믿는 데서 비극이 시작된다. 주인공의 말처럼 " 정말 순진한 생각이다.

 

인생의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이유가 뭘까,를  고민하게 하는 소설이 바로 강희진 작가의 카니발』이다.많은 사람들이 상대방 잘못으로 인생이 꼬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사람의 기준은 내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


 

1******g 2019.08.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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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던 이 소설을 며칠동안 붙잡고 있었다. 생각보다 무거운 주제가 담겨있으리라는 건 예상을 했지만 이건 그 정도가 아니다. 너무 끔찍하다. 허무하게 끝이 나버리는 건가, 싶었을 때 섬뜩한 결말이 다가온다. 이건 예슬이만의 운명이 아니다. 우리들의 운명이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야기의 시작은 투렛증상이 있는 예슬이가 대마에 취해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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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던 이 소설을 며칠동안 붙잡고 있었다. 생각보다 무거운 주제가 담겨있으리라는 건 예상을 했지만 이건 그 정도가 아니다. 너무 끔찍하다. 허무하게 끝이 나버리는 건가, 싶었을 때 섬뜩한 결말이 다가온다. 이건 예슬이만의 운명이 아니다. 우리들의 운명이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야기의 시작은 투렛증상이 있는 예슬이가 대마에 취해 자신의 이야기를 해나가는 장면이다. 처음부터 쏟아지는 욕설과 대마와 그녀의 원조교제 이야기에 슬그머니 책을 덮어놨다. 이게 현실인가, 비현실인가 생각해보려고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판타지는 아닌게 확실하다. 어느 농촌에선가 대마를 재배하다 들켰고, 어느 아파트에서는 대마를 수경재배하다 검거됐다는 뉴스는 나도 언젠가 본듯하기 때문이다. 이주 여성들의 처참한 현실에 대해서는 말해무엇하겠는가. 바로 얼마전에도 베트남 여성을 폭행한 사건이 공분을 사지 않았는가. 이 무서운 이야기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카니발,은 축제라고 하지만 사실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의 살육제의 느낌도 있었는데 이 소설이 왜 카니발,인가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예슬이의 엄마는 똑똑하고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어쩌다 실연을 당해, 딱 그시기에 예슬이 아버지를 만나 한국의 산골마을로 시집을 오게 되면서 무지랭이가 되어버렸다. 아니, 무지랭이 취급을 받는다. 따갈로그어가 아니라 한국인 영어 선생보다 더 월등한 영어실력이 있어도 영어 못한다고 무시당하고, 고향에서 부부간의 사랑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배웠는데 한국에서는 부부가 사랑을 나누는 것도 손가락질 받는 요부, 화냥년이 되는 걸 모르는 바보인 엄마는 그래도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엄마'이다.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는 트렛증후군이 있는 예슬이를 위해 한국을 떠나 필리핀으로 가려 하지만 정작 똑똑해서 적응을 잘 하리라 믿었던 둘째 예진이가 그녀의 고향 친척들을 무시하고 싫어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별 소득없이 한국으로 돌아온다. 이곳에서도 그곳에서도 그들은 이방인이 될수밖에 없는 것일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선뜻 할수가 없다. 작가의 묘사가 끔찍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그 누군가의 죽음만 섬뜩하다고 느꼈었는데 마지막의 대반전을 깨닫는 순간 아무런 말도 할수가 없다. 아무렇지 않게 잘 살아가는 아버지와 동생 예슬이와 할머니. 그들이 끔찍한가? 단지 그들이라고 손가락질 할 수 있는 것일까?

개를 잡아죽이고 도축하던 백정인 아버지는 개를 잡는다는 혐오스러움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처음부터 카니발은 즐길만한 축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저 외면해볼 걸 그랬다. 이제 출퇴근길에서뿐만 아니라 점심시간에 밥을 먹으러 나갈 때도, 집앞 골목길을 잠시 걸을때도, 동네 목욕탕에서도 끊임없이 들려오는 외국어는 여전히 그들이 우리에게 이방인일뿐인가 생각해보자. 시골이 고향인 친구는 삼촌이 베트남 여성과 결혼을 했다고 하는데 작년에는 남동생도 베트남인과 결혼을 했다고 한다. 이제 그들은 외국인이 아니라 가족이 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많아지는 만큼 현실의 변화를 위한 우리의 실천도 필요한 때이다.

 

어쨌거나 나는 이 책을 두번 읽고 싶지는 않다. 여름철의 호러보다 더 무서운 이 소설은 지금도 대한민국의 어딘가에서 판타지를 가장한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는 걸 떠올리게 하는 호러...니까. 난 호러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r***2 2019.09.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