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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몇 년 전,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를 감명 깊게 읽은 이 후, 미니멀라이프 관련 영상을 찾아보고, 서점에서 유명 미니멀리스트 들의 책 들을 사 읽으면서 이 단순한 삶의 방식에 한껏 빠져 들었었다.
미니멀라이프에 빠져든 건 나만이 아니었다. 다들 브레이크 없는 소비 생활에 지쳤던 것인지, 아니면 이제 더 이상 그렇게 소비할 여력이 없었던 것인지, 각종 미디어에서도 미니멀라이프를 주제로 많은 방송을 하고, 서점가에도 돌풍이 불었다 할 정도로 많은 책들이 나왔다.미니멀라이프를 유행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미니멀라이프라는 새로운 삶의 방식의 매력에 빠졌던 것 같다.
나 또한 많은 물건을 정리하고, 저자들의 책에 나온 대로 무채색의 심플한 인테리어, 각 잡힌 정리법, 줄무늬 티셔츠 등을 돌려 입는 코디법도 따라해 보았다. 미니멀라이프가 곧 일본의 무인양품 인테리어로 오해 받는 한 차례 돌풍이 휩쓸고 간 후, '오호, 이러니 고민하지 않아 편한데!' 했던 마음이 조금 지나고 나니 '아휴 이건 나랑 안 맞아!'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이제야 미니멀라이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던 중, 미니멀라이프의 주제로만 엮어진 심플리 매거진을 읽게 되었다. 심플리는 미니멀리스트인 탁진현 씨가 펴낸 본격 미니멀라이프 권장 매거진이다.
심플리 매거진 옷장편은 이제 막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특히 옷이 많은데 이상하게 계절마다 또 입을 옷이 없는 것만 같은 20-30대 들에게 추천한다. 매거진의 특성 상, 가볍게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 만은 않다. 주제는 옷장이지만, 미니멀라이프가 포용하고 있는 여러 갈래에 대해 넓게 생각해 볼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3.살다 와 4. 치유하다 파트를 더 눈여겨 보았다. 3. 살다에서는 한국의 미니멀라이프 열풍을 일으킨 대표 작가인 ‘도미니크 로로’의 인터뷰를 만나 볼 수 있다. 나는 4. 치유하다의 ‘도연스님’과 패션NGO ‘크리스티나 딘’의 인터뷰가 좋았다. 미니멀라이프를 알게 되고, 옷 혹은 집안 정리를 시작으로 인생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 냈다면, 그 후에는 계속된 공부로 그 가치를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된다. 미니멀라이프 하니까 좋아, 라는 단순한 말도 좋지만, 그 이상의 세계로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도연스님의 인터뷰가 가장 기억이 남았다.
그 중
옷이 넘치는데, 입을 옷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명확한 해결책이 있을까요? 는 질문에
“제가 어떻게 명확한 해결책을 줄 수 있겠어요.(웃음) 사람마다 사정이 다른데. 특히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처럼 계절별로 두 벌씩만 입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어요. 다만 소유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게 많은 옷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사람마다 사정이 다르니 명확환 해결책은 없다. 다만 소유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게 많은 옷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대답이 딱 스님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옷이 그 사람의 개성의 나타내 준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동의한다. 어떤 색을 좋아하고,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고, 심지어 어떤 브랜드를 좋아하고. 사람마다 처해 있는 사정이 다르다 보니 옷에 대한 정답은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기도 했다. 하지만 미니멀라이프를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하지 않는다, 즉 검이불루 화이불치로 많이 표현하는 것처럼 큰 틀은 자신이 필요한 만큼만 소유하도록 노력하는 것, 지나치게 많은 양을 소유하지 않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스님이 말한 것처럼 사실, 많은 양의 소유는 어느 정도는 남들에게 나를 잘 보이고 싶은 욕망이 때문이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혼자 있는 집에서는 무릎 늘어난 츄리닝 입고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지? 결국 보는 눈이 없어서 그런 거니까.
헌옷으로 365일 폼나게 다시 입기의 패션 NGO ‘리드레스’의 크리스티나 딘의 인터뷰 내용도 좋았다. 현대의 대부분의 산업이 그렇겠지만, 패션 산업 또한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 옷을 생산하기 위해 막대한 천연 자원이 쏟아 붓고, 또 옷을 마구 내다 버리는 구조는 사실상 지구가 직면한 환경문제와 맞닿아 있다.
“의류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옷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유행에 따라 새 옷을 마구잡이로 사는 대신 의식을 가지고 옷장을 꾸리고,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담아 스타일을 연출하라.”
자신의 가치과 신념. 결국 자기를 아는 공부가 필요하다.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들에 대해 인식하고, 또 그것과 연관되어 있는 것들을 훑어 가다보면 결국 환경문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을 것이다. 리드레스가 펴낸 <드레스 윤리학>도 읽어 보고 싶다.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책들은 거의 비슷한 맥락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맥시멈을 향해 가고 있던 현대인이 소유에 대한 회의를 품고 미니멀라이프에 들어서면서 소유하고 있던 물건을 하나씩 버리고 진실한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 나는 소유의 관점에서 본다면 미니멀리스트에 가깝지만, 인식, 가치관의 관점에서 보자면 미니멀리스트는 아니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항상 갖고 싶었다. 능력이 안 되어 참았을 뿐이지. 그렇지만 지금은 소유하지 않는 것을 가난으로 생각할 것인가, 아니면 돈의 유무와 상관 없이 삶의 가치관으로 생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아마 미니멀라이프 라는 것을 알고 나서 부터인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이 공부하고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그래, 적은 것도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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