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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서 실수로 합성물질 찌꺼기가 생겼는데,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열을 가하는 순간 실크처럼 가느다란 실이 나왔는데, 이 실은 '거미줄보다 가늘고 강철처럼 강하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우리의 일상을 차지하는 나일론이었다. 이처럼 실수가 의도치 않았던 성과를 가져온 사례는 인류 역사상 드물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인물에 의한 철두철미한 계획에 의하여 세계의 역사가 오늘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는 우리로서는 그러한 실수를 크게 인식하지 못했다. 따라서 [세계사를 바꾼 49가지 실수]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수많은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과 마찬가지로 그러한 인간이 만들어가는 역사 속에서 발생한 실수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흥미를 갖게 된다.
'세계사를 바꾼', '49가지', '실수'라는 이 책의 제목을 구성하는 표현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확실히 이 책은 제목부터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게 된다. 세계의 역사가 특정한 방향으로 흘러온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건과 인물에 의하여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방향으로 진행되었으며, 그러한 흐름의 변화를 49가지의 실수로 서술하고 있으니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 책의 제목에 주목하게 된다. 그렇다면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인 '실수'는 어떤 것을 의미할까? 일상에서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가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 있지만, 세계사를 바꾼 실수는 그러한 일상의 것과는 범주가 다르지 않을까 싶은 생각마저 들게 된다. 더구나 실수의 범위와 기준은 개인마다 상이할 수 있는데, 저자는 찰나의 실수, 어리석은 판단, 잘못된 믿음을 실수의 범주에 놓고 그에 따라 서술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책의 내용이 새로운 역사적인 사실보다는 기존의 알고 있던 내용을 실수라는 측면을 더욱 부각하여 설명하고 있음을 염두해 두고 읽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이 책을 읽으면서 총 49가지의 세계사를 바꾼 실수 중에서 내가 크게 공감한 부분은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 과정 중의 넬슨 제독의 판단 미스(1798년), 라이프치히 전투를 전후로 평화 협상을 거부한 나폴레옹(1813), 운전자가 길을 잘못 들어서 발생한 사라예보 사건(1914년), 공산주의 씨앗을 심어준 독일(1917년), 히틀러의 소련 침공(1941년)과 같은 사건들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사건은 확실히 세계사에서 큰 영향력을 끼친 것들이어서 꽤 많이 언급된 것이지만, 이들 안에서 각 주체의 실수에 주목한 부분은 이 책의 취지에 부합된다고 생각된다.
가령 1798년 툴롱을 출발하여 몰타를 공격한 이후에 이집트에 상륙한 나폴레옹의 행보에 가려진 영국의 넬슨 제독의 추격 과정 중에 벌어진 실수는 '만약 그랬더라면'이라는 가정법을 다양하게 호출할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막강한 해군력을 가지고 있던 넬슨 제독은 강력한 육군을 지닌 나폴레옹을 해전으로 상대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더구나 나폴레옹이 노리던 곳은 유럽 대륙이 아닌 지중해 건너편의 이집트였기에 열쇠는 넬슨 제독이 지니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풍랑과 소소한 사건들로 인하여 프랑스 함대의 흔적을 놓친 넬슨 제독은 몰타에서 프랑스 함대가 출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합리적인 사고를 통하여 그들의 목적지가 이집트임을 깨닫게 된다. 문제는 현지인들과의 소통 과정에서 프랑스 함대가 몰타를 떠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을 간과하였기에 영국 함대는 오히려 프랑스 함대보다 이집트에 먼저 도착하여 도착하지도 않은 프랑스 함대가 벌써 상륙을 끝내고 복귀했다는 오판을 저지르게 된다. 결국 나폴레옹은 뒤늦게 이집트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 함대의 저지를 받지 않고 목표한 이집트 원정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러시아 침공 이후로 대불 연합군의 거센 공격에 직면한 나폴레옹이 자존심과 욕심으로 인하여 연합군이 제시한 평화조약(프랑스가 전쟁 이전의 영토만을 갖는다는 조건)을 거부하고 결국 라이프치히 전투의 패배와 더불어 몰락하게 되는 것 역시 실수의 역사라 할 수 있다. 그가 그동안 얻은 영토를 감안한다면 치욕적인 조건이었지만, 당시 프랑스의 전력으로 그들과 전쟁을 계속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기에 평화조약과 더불어 권토중래의 기회를 노리는 것이 오히려 더 나았기 때문이다. 2차세계대전 당시 덩케르크 철수(1940)와 소련 침공(1941)에서 보여준 히틀러의 실수 역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전쟁의 흐름을 바꾼 실수라는 점에서 공감하게 된다. 또한 초반에 언급한 나일론과 같이 페니실린의 발견(1928) 역시 알렉산더 플레밍이 실수로 샘플 뚜껑을 닫지 않고 휴가를 간 상황에서 발생한 푸른 곰팡이를 통하여 이루어진 점 역시 이 책의 취지에 부합되는 예라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내용들은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면서 세계사를 실수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통하여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요소들이다. 역사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비사(秘事) 또는 의도치 않았던 실수와 착오가 거대한 세계사의 흐름에 영향을 주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 누구라도 호기심을 갖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이 책에 대하여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을 지적해보고 싶다. 글을 쓴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십분 이해하는 입장이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오류와 아쉬움은 향후 이 책의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첫번째, 저자의 실수에 대한 그 영향력의 과도한 해석 및 추측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자가 언급한 실수가 '세계사를 바꾼' 것이 되려면 그 실수로 인한 결과와 그에 따른 저자의 해석 및 추측은 분명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오히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칫하면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역사를 잘못된 시선으로 바라볼 여지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쟁쿠르 전투(1415년)를 이전에 벌어진 크레시 전투(1346년)과 마찬가지로 실수를 통하여 프랑스가 패배한 점을 언급한 것은 실수의 예로 타당하다. 다만, 그 전투에서 실수하지 않고 프랑스가 승리하였을 경우를 언급하면서 영국을 지배하고 1776년의 미국독립혁명, 1789년 프랑스혁명이 다른 양상으로 또는 아예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한 부분은 나아가도 너무 한참 나아간 부분처럼 보여진다. 당시 백년전쟁은 실질적으로 프랑스가 영국에게 일방적으로 몰리면서 모든 전투가 프랑스 본토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쟁쿠르 전투에서 프랑스가 승리를 거두었다고 하더라도 백년전쟁의 결말을 조금 앞당길 수 있을지언정 해협을 건너 영국을 지배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다. 그리고, 이 전투의 영향력으로 수 백년 후의 미국과 프랑스의 혁명까지 연결짓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덩케르크 철수(1940)에서도 나타난다. 대륙에 파견된 수십만의 영불연합군을 섬멸할 수 있는 상황에서 독일 기갑부대에게 전진을 멈추도록 지시한 히틀러의 명령을 실수로 규정하면서 그 원인을 다각적으로 판단한 부분은 사실적이며 치밀하게 이루어진다. 문제는 영불연합군이 히틀러가 저지른 실수로 인하여 영국으로 탈출한 이후의 상황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분명 덩케르크 철수는 독일이 승기를 놓친 하나의 이유로 자주 거론된다. 그렇지만, 저자는 이들의 철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롬멜의 북아프리카 전선은 물론 히틀러의 소련 침공도 성공할 수 있었다는 극단적인 해석을 통하여 자신이 제시한 실수의 영향력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수십만의 육상 병력을 온전히 철수시켰으니 분명 영국에게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 병력의 존재로 인하여 2차세계대전의 다양한 전선의 상황과 연결짓는 것은 너무나 단편적인 시각이라는 점에서 쉽게 납득할 수 없다. 또한 사라예보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1차세계대전이 발생하지 않았으리라 단정하는 부분 역시 무리가 있다. 그 거대한 전쟁에서 사라예보 사건은 직접적인 트리거 역할을 하였지만, 전쟁의 배경과 원인을 고찰한다면 그 전쟁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부부의 복수를 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언급된 실수 자체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부분은 히틀러의 소련침공이라 할 수 있다. 1941년 6월에 시작된 이 침공을 저자는 나폴레옹 역시 6월에 러시아를 침공하여 실패한 사례를 들어 히틀러가 과거의 교훈을 반복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한다. 물론 겨울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히틀러의 실수가 분명 존재하지만, 사실 소련 침공은 나폴레옹의 원정과는 과정 중 다른 부분에서 실수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부분을 제대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둘의 원정 시기가 6월로 같지만, 전격전이라는 이름으로 기갑부대를 선봉에 내세운 독일의 속도전은 나폴레옹의 원정과는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겨울이 닥치기 전에 모스크바를 점령하는 것이 마냥 헛된 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틀러가 모스크바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는 겨울의 추위보다는 오히려 순조로운 진격 상황에서 주력 공격을 모스크바가 아닌 키에프 지방으로 틀어버린 것이 더욱 크다는 점이다. 원래 공격이 모스크바였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키에프 지방으로 공격을 변경하였으니 이것이야말로 히틀러의 소련침공의 실패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소련 침공의 실수를 겨울의 추위만을 강조하면서 상세한 분석이 제시되지 않는다는 점은 상당히 안타깝게 느껴진다.
세번째는 이 책이 다루는 내용들이 대부분 서양의 역사 및 전쟁에만 국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나마 정화의 원정을 다룬 부분마저도 명나라의 황제가 신하의 추대를 받았다고 묘사하는 것처럼 제대로 역사적인 분석을 통하여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세계사를 보다 폭넓게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미국 독립전쟁 당시 독일 용병에 대한 워싱턴의 기습이라든지 영국의 명예혁명 이후 스튜어트 왕조의 부활을 노린 컬로든 전투는 사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결코 알지 못했던 사소한 역사이기에 저자의 관심 대목이 특정 부분에 쏠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실수가 끼친 영향력을 찾다보니 전쟁에 국한되고, 또 저자가 잘 아는 분야가 자주 등장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 수 있지만, 은연중 전 인류의 역사를 포함하는 세계사가 서양의 관점으로만 보여지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표현의 오류를 들 수 있다. 예를 든다면 라이프치히 전투에 대한 설명중 프랑스에 참여한 색슨족이 연합군에게 항복했다는 대목은 단순한 오류를 넘어서서 역사의 이해에 대한 혼돈을 가져올 수 있다. 당시 프랑스와 영국이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영국의 색슨족이 프랑스의 동맹으로 등장한다니 충분히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병력수와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는 전투 초반에 프랑스의 동맹으로 참전한 '작센'을 '색슨'으로 잘못 표현한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프랑스의 '레그랑 부대(Legrand)'라는 표현도 어색한 번역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나폴레옹 시대의 '프랑스 대육군'을 상징하는 '그랑 다르메 또는 그랑드 아르메(Grande Armee)'를 잘못 해석한 것으로 보여진다. 원래 문구는 'Le Grande Armee'였을 것이다. 또한 아쟁쿠르 전투에서 프랑스의 지휘관을 '존 왕'이라 표현하는데, 당시 프랑스 국왕은 샤를 6세였고 그나마 정신병으로 인하여 참전하지 않고, 샤를 달브레가 지휘를 맡았으며, 도팽(프랑스 왕세자)인 샤를이 참전한 점을 감안한다면 '존 왕' 역시 오류로 보여진다. 이전의 백년전쟁에 '장 2세'가 있긴 했지만, 결국 '존 왕'은 프랑스의 국왕은 확실히 아니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또 히틀러에 이어 독일의 2인자였던 헤르만 괴링이 공군 원수였는데 육군 원수로 표현한 부분도 눈에 띄는 오류라 할 수 있다.
[세계사를 바꾼 49가지 실수]는 실수를 통하여 세계사를 바라보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위에서 제시한 것처럼 아쉬운 부분이 공존하는 책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왜 하필 실수가 '49가지'일까에 대하여 고민을 하다가 알게 된 것인데, 옮긴이의 이력을 보다보니 기존에 100가지 실수를 통하여 역사를 다룬 책의 내용과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이 책은 과거 100가지 실수의 사례 중에서 49개를 선별하여 출간된 것이다. 아마도 출판사가 달라서 그러한 과정을 책에 언급하지 않은 것 같긴 하지만, 새롭게 출간이 되는 상황에서도 위와 같은 표현적 오류는 이래저래 아쉽게 보여진다. 세계사가 어렵게 느껴지거나 잘 알지 못한다면 이 책도 괜찮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한 권의 책으로 세계사를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우선 이러한 과정을 거쳐 그 호기심을 형성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느꼈던 아쉬운 대목처럼 저자의 관점을 무조건 믿기보다는 읽는 이의 관점을 비교하면서 읽어본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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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느냐를 기록한 것이라면, 관점에 따라 역사를 인식하는 방법은 매우 다를 것이다. 이 책을 소개하고 있는 “역사를 통째로 바꾼 결정적 사건 49가지,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통찰, ‘실수의 세계사’를 만나다”라는 슬로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역사책으로, 어쩌면 암기과목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건들을 약간의 가십성 뒷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구성하는 것 자체는 매우 흥미로운 일이니까 말이다.
이 책은 고대 이집트 시기에서부터, 10여년 전의 글로벌 경제위기까지 3천 5백여년에 걸친 역사를 조각조각의 가십성 에피소드에 의지해서 바라보는 아주 독특한(!)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지적인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한번쯤 “너 이런 것 모르지? 나는 아는데...”라고 조금 잘난 척 할 수 있는 있는 지식들을 담고 있다. 재작년 한창 유행했던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식의 백과사전’, ‘지적 대화를 위한 얇고 넓은 지식’과 맥을 같이 하는 셈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평은 여기까지... 솔직히 별로였다. 이유는 세 가지.
첫째, 저자는 ‘실수(mistake)’와 ‘우연(contingency)’을 혼동하고 있다. 실수는 ‘조심하지 않음으로써, 하지 말았어야 할 잘못된 행동’을 의미한다. 따라서, 후계자를 남기지 않아서 알렉산더 제국이 붕괴했다던지(04 후계자를 남기지 않은 리더의 몰락), 히틀러가 나폴레옹의 실패를 알고도 러시아를 침공했다던지(26 역사를 공부하지 않아 실수한 지도자), 2차대전시 독일군의 덩케르크 공격을 지연시켰다든지(40 승리를 눈앞에 두고 저지른 실수) 하는 것들은 명백한 실수에 해당하며, 글쓴이의 의도와 부합한다.
하지만, 본인의 가치관에 입각해서 확신을 갖고 추진한 행동(유일신을 추구했던 아크헤나텐의 정치행위(01 시대를 앞서는 리더는 따로 있다), 티베리우스 그라쿠스를 암살했던 원로원의 결정(06 정치적 자살행위), 십자군을 이용해 콘스탄티노플을 공략한 베네치아의 외교행위(14 제국의 해체를 야기한 비즈니스 전쟁))을 실수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그리고 우연으로 일어난 행운을(포르투갈의 신대륙 발견(19 바람과 함께 항로를 이탈하라), 페니실린의 발견(35 인류를 구한 최고의 실수)) 실수라고 부를 수 있는가? 이처럼 여러 가지 개념을 뒤범벅해서 실수(mistake)라는 단일한 개념 하에 기술하는 바람에, 읽으면서 내내 혼란스러웠다.
둘째, 저자는 실수가 인류 역사를 바꾸었다는 주장을 펴는데, 이는 지나친 환원주의(reductionism)에 빠질 우려가 있다. 물론, 저자의 말대로 개인의 실수가 큰 세계사의 변화를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특히, 영향력이 센 지도자의 잘못된 판단은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그게 다일까? 서로마와 동로마 제국의 분할(08 제국의 분할)이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잘못된 판단에 불과한가? 라틴어를 쓰는 서로마와 그리스어를 쓰는 동로마는 애당초 문화가 달라서 단일 통치자 지배가 불가능한 구조였다는 설도 있다. 오스트리아 대공의 운전사 실수(30 길을 잘못 든 바람에 일어난 전쟁)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것도 아니다. 범게르만주의와 범슬라브주의가 발칸에서 충돌하고, 식민지로 팽창하던 제국주의 세계는 어차피 서로간의 전쟁이 불가피했다는 구조주의적 견해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독일의 레닌 지원(31 공산주의 씨앗을 심은 독일의 결정)이 볼셰비키 혁명을 가져왔다는 이야기도 조금 지나치다. 어차피, 러시아 봉건왕조는 망해가는 상황이었다. 역사는 개인의 행동과 구조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셋째, 저자의 배경 때문이겠지만, 서양과 미국 중심의 세계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짧은 세계사 지식에 비추어 봐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싸운 컬로든 전투(21 용기는 충만, 계획은 전투)는 49대 사건에 들어갈 만한 전투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49개 사건 중에서 미국과 유럽이 중심이 되지 않은 사건은 정화의 해외 원정(17 두려울 만큼 놀라운 성공), 호주에서의 토끼 번식(23 사냥꾼의 이기심이 환경파괴를 이끌다), 미드웨이 해전(42 복종하기만 하면 중요한 순간에 주저한다), 6.25 전쟁(44 불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다) 단 넷뿐이다. 그나마 실수의 주체가 유럽인과 미국인이 아닌 것은 단지 둘뿐이었고(17, 42), 나머지 둘은 실수의 주체도 영국인, 미국인이었다. 또한, 노르만 왕조의 영국 정복, 나폴레옹 전쟁이 세계사에서 가지는 의미가 나름 있지만, 이 책에서 기록하는 대로 세계사에서 가지는 비중이 2/49, 4/49나 되는 어마어마한 사건들은 아니다.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지만, 저자가 그냥 흥미 가는 대로 쓴 이 책은 역사라고 부르기도 힘들다.
p.s. 이처럼 저자의 독특한(!) 역사관 때문에 저자 소개에도 흥미가 갔다. 책 날개에 붙어 있는 대학교수이자, 롤플레잉 게임 회사의 대표라고 저자 소개를 보고 나서야, 역사를 롤플레잉 게임의 시각에서 썼기에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원저는 100 mistakes that changed history 이던데... 그럼 51개는 어디로 간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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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통째로 바꾼 결정적 사건 49가지!
처 음 가는 길을 갈 때면 늘 네비게이션에 의존하는데 그래도 길을 잘못 들어서는 경우가 종종 있곤 한다.
그래봤자 길을 좀 더 돌아갈 뿐이고 시간이 좀 더 걸릴 뿐인 작은 실수에 불과한 일일 뿐이다. 하지만 나에겐 이렇게 평범한 실수가 어떤 이에겐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 어마어마한 실수가 되기도 한다.
1914년 유럽 전역에서 인종 간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오스트리아의 왕위 계승자인 페르디난트 대공은 사라예보를 방문했다. 그 를 향한 첫 번째 암살 기도가 있었지만 실패로 끝났고, 이 일로 다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병원으로 향하던 페르디난트 대공 일행이 탄 차는 불행히도 길을 잘못 들게 되었다.
이 치명적인 실수와 함께 첫 번째 암살을 기도했던 암살 미수범 중 하나인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대공 일행이 잘못 들어선 길에 있던 우연이 겹치게 되었다. 프린치프가 쏜 총의 한 발이 페르디난트 대공의 심장 근처를, 또 다른 한 발이 그의 부인의 복부를 맞추었고 심한 부상을 입은 대공 부부는 결국 사망했다. 오스트리아 군대가 이 사건을 이유로 들어 사라예보를 침공하면서 유럽 전역이 전쟁의 화마로 몸살을 치르게 됐다.
이 실수와 우연이 만나서 수백만 명의 사람의 목숨을 빼앗은 제 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페르디난트 대공의 운전사의 실수만 아니었다면 이런 끔찍한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운전사의 실수라기보다는 사라예보의 정치적 상황이 위태롭다는 것도 알고 있고, 암살 시도로 인해 이미 일행이 다친 상황에서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집을 부려 다친 사람을 방문하려고 했던 페르디난트 대공의 판단 착오가 1차 세계 대전의 불씨를 당긴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옳지 않은가 싶다.
레 닌과 그의 동료들은 러시아 황제의 비밀 경찰을 피해 스위스로 가서 볼셰비키당(러시아 공산당)을 창당했다. 하지만 1차 세계 대전의 발발로 러시아에 있던 동료들과 연락이 두절되자 레닌은 1차 세계 대전으로 궁지에 몰린 독일 측에 러시아 혁명을 일으켜 러시아가 전쟁에서 빠지도록 만들겠다고 제안한다. 독일은 레닌의 귀국을 도와주고, 돌아간 레닌은 러시아에서 혁명에 성공한다. 볼셰비키 혁명은 러시아에서 발생한 매우 급진적인 혁명이었지만 가장 규모가 작은 혁명 운동이기도 했다. 레닌의 천재성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소수의 극단주의자들의 주장에 불과한 채 사라져버렸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레닌이 혁명을 시작할 계기조차 없었다면 러시아는 공산화되지 않았을 것이고, 공산주의의 세계화도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산당에 대한 반발로 독일에서 나치가 집권하지도 못했을 것이고, 유대인 학살도, 제 2차 세계 대전도, 냉전도, 마우쩌둥도 피텔 카스트로도 등장하지 않았을 수 있다. 베트남에서 전쟁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어쩔 수 없이 나라를 등지고 도망친 사람들이 보트 피플이라 불리는 난민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 동족 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터이고, 우리 민족이 남북으로 분단되는 아픔을 겪지도 않았을 것이다. 독일이 레닌을 도와 공산주의의 계기가 된 볼셰비키 혁명을 가능하게 만든 일은 역사를 바꾼 최악의 실수로 꼽힌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세계사를 바꾼 49가지의 실수에서 가장 관심이 갔던 부분은 바로 우리나라의 비극적인 역사 중 하나인 6.25 전쟁을 다룬 부분이다. 1945년 제 2차 세계 대전이 끝나면서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게 되었다. 하지만 그 당시 세계는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 진영과 소련이 주도하는 공산 진영으로 이념의 대립이 한창이던 시기라 우리나라 역시 이를 피할 수가 없었다. 3여년간의 미소 군정기를 거쳐 남쪽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북쪽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들어서게 되었고, 결국 1950년 북측의 선제 공격으로 6. 25전쟁이 발발하게 되었다. 6. 25전쟁이 일어나게 된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주된 원인은 ‘ 이념 대립 ’ 이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비극의 원인이 ‘ 실수 ’ 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니 무척 당혹스러웠다.
1950년 1월 12일 미국 국무장관 딘 애치슨은 미국의 영향권에 속하는 국가에 대한 공산국의 침략이나 공산화 혁명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고 경고를 했다. 여기서 문제는 그가 태평양 지역에 대해 갓 독립한 남한에 대한 이야기는 빼고 일본만 언급했다는 점이다. 당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남한을 원조하기 위한 조치도 의회에서 거부를 당했다. 4월 25일 아시아의 어디든지 공산주의 국가의 공격을 받으면 미국 자원을 지원하다는 트루먼 대통령의 조치가 있었지만 극비로 분류되는 바람에 그의 경고를 소련과 북한은 알 수가 없었다. 트루먼의 아시아 담당 특사인 존 포스터 덜레스 역시 남한 의회 연설에서 공산주의 국가의 침략에 경고하는 적극적인 표현 대신에 외교적 수사를 이용해서 경고 메시지를 모호하게 전달했다. 그 결과 북한은 1950년 6월 25일 38선을 넘었다. 미국과 UN은 북한의 침공에 적극적으로 강경 대응을 했고, 소련과 북한은 그 강경대응에 무척 충격을 받았다. 미국이 던진 모호한 메시지와 대응 때문에 그들은 침략 전에 사실상 미국이 침략을 암묵적으로 승인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러시아나 중국이 트루먼의 군사적 대응을 예상했다면 김일성의 남침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미국의 극동 방위선에서 한국과 대만을 제외하고 알류산 열도- 일본 -오키나와- 필리핀을 연결하는 애치슨 라인이 그어지기 한참 전부터 김일성이 남침을 결정했다는 것이 후에 소련에서 나온 문건을 통해 알려지게 되었다. 애치슨 라인이 6.25 전쟁의 발발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 만은 없는 일이다. 게다가 최근엔 스탈린이 애치슨 라인에 대해 낙관적으로만 인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는데 저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단순히 외교적 표현의 모호함으로 인한 실수로만 취급하기 보다는 우리나라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입장과 그 당시 상황을 좀 더 고려해야 하지 않았었나 하는 의문이 든다.
[세계사를 바꾼 49가지 실수 ] 에서는 B.C 1390년 고대 이집트의 투탕카멘 무덤의 비밀에서부터 2008년 전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세계사에서 ‘ 실수 ’ 로 전쟁과 사회, 경제의 흐름을 바꾼 49가지의 사례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 실수 ’ 를 찰나의 실수, 어리석은 판단, 잘못된 믿음 이렇게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일반적인 역사책과 다르게 ‘ 실수 ’ 라는 독특한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이 흥미로웠고 그렇기 때문에 나 역시 색다른 관점에서 역사에 대해 다시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 재밌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인인 내 입장에선 한국사에 대한 내용이라면 몰라도 서양사에 관한 내용이라면 아주 기본적인 내용만 알고 있기 때문에 부족한 배경지식 하에서 저자가 간략하게 간추려서 이야기하는 사건들이 다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책의 분량 상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역사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상태의 독자가 읽기엔 다소 불친절한 책으로 느껴졌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 실수 ’ 가 과연 ‘ 실수 ’ 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인지 다소 의문이 든다. 실수의 사전적 의미는 ‘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일으키는 인간의 행위 ’ 라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약속 편에서 영국의 강력한 귀족인 해럴드가 위험에 처했을 때 노르망디 공이였던 윌리엄은 그를 위험에서 구해 준 댓가로 영국의 다음 왕위 계승자로 자신을 지목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약속을 하고 영국으로 돌아간 해럴드는 왕의 후계자로 삼겠다는 에드워드 왕의 유언에 따라 영국의 왕위에 오르게 된다. 분노한 윌리엄은 영국을 침공하게 되고 헤이스팅스 전투에서 승리하여 정복왕 윌리엄이라는 칭호를 얻고 영국의 왕위에 올랐다. 일설엔 해럴드는 윌리엄의 강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약속을 했다고 하는데, 그의 말이 진실이라면 해럴드는 정당한 그의 자리를 지키려고 한 것 뿐인데 그걸 ‘실수’ 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해럴드의 말이 거짓이라면 해럴드가 윌리엄을 배신하고 왕의 자리를 탐했던 것이 과연 ‘실수’ 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일까? 실수가 아닌 그의 욕심과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벌어진 사건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것 뿐만 아니라 저자가 언급한 사건들은 단순히 ‘실수’ 라기 보단 ‘ 우연 ’ 과 ‘잘못된 판단’ 으로 인해 벌어졌다고 말하는 것이 온당하지 않나 싶은 것들이 많아서 개인적인 입장에서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기가 다소 어려웠다.
‘ 실수 ’ 라는 독특한 관점에서 역사를 대하는 것은 분명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지만 단순하게 ‘ 실수 ’ 라는 한 가지 요인만 가지고 역사를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에 대한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다. 역사 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이 하나의 요인이 아닌 복합적인 이유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시간에 배워서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사에 대한 기본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읽기 보단 세계사에 관한 책을 서너권 정도 읽은 후에 책을 읽어보는 편이 이 책을 좀 더 객관화 해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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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실수라고 표현한 역사적인 순간 49가지를 꼽았다. 실수라기 보다는 중요한 역사적인 순간에 하필이면, 공교롭게도, 어리석게, 무모하게 선택하고 오해한 사건들이다. 그랬었구나 싶은 순간도 있지만 꼭 그 이유 때문이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 6.25 전쟁에 대해서는 여러 측면이 많은데 한가지 이유로 퉁쳐버리는 느낌이 강했다. 저자가 한두가지 이유로 조명하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가볍게 고대 이집트부터 현대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역사적인 순간들을 콕 집어 훑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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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까먹기도 잘하고...챙긴다고 챙기는데 여기저기 놓고 다니는 것도 많고.. 아차 싶었던 적이 많아서 좀 중요하다 생각되는 일이면 기본적으로 두 세 번은 확인한다. 아침에 비가 올거란 일기예보를 보면 외출 전 창문을 닫고, 현관을 나가기 전 다시 한 번 더 확인하고.. 이렇게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직장에서 업무 처리를 할 때 실수를 줄이고자 몇 번을 확인하곤 한다. 그럼에도 꼭...실수가 , 그 당시에는 보이지 않던 실수들이 이후에 보일 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얼마나 가슴을 치는지 ㅠㅠ 진짜 내가 저지른 실수를 발견하는거만큼 부끄럽고..슬플 때가 없다. 완벽주의자는 아니지만...실수를 발견하는건..좀..많이 별로다..
가장 자주하는 실수는 우산을 어딘가에 두고 오는 일이다. 카페, 서점, 영화관 등등..두고 나온 우산이 대체 몇 개 일까. 운이 좋아 비를 안맞기도 했지만, 편의점에서 다시 우산을 사기가 귀찮아 비를 맞고 들어온 적도 있었다. 운이 좋으면 무사 통과, 운이 나쁘면 감기를 동반하고.
이런 소소한 일상에서의 실수들은 고작해야 나 한사람만 그 실수를 감당하면 되지만. 한 번의 실수로 인해서 나 한 명의 개인을 넘어서, 우리 가족, 우리 사회도 넘어서서.. 세계사를 바꾸는 실수를 하게되면 어떨까..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왔다면 두말할 필요없이 행복하고 뿌듯하겠지만.. 그 결과 전쟁이라던가..누군가의 죽음이라던가..그런 엄청난 결과를...만들어내는 실수를 저질렀다면? 정말 입장바꿔서 생각하기도 싫은 경우다.
그런 경우를 49가지나 모아 놓은 책이 있다. 바로 이책 " 세계사를 바꾼 49가지 실수".
시작전에 지은이의 말을 보는데 인상적인 문장이 있었다. "역사의 많은 부분이 위대한 리더가 세운 철두철미한 계획이 아닌 누군가의 실수에서 비롯됐다."라고. 그리고 이 책에선 역사를 바꾼 실수와 결정, 사건을 살필 것이고 그 실수는 개인의 인생, 국가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고..
"역사를 바꾼 한 명의 노예" 2번째 실수에 등장하는 크세르크세스는 대학 강의에서도 들어본거 같은 이름이었다. 왠지 너무 익숙한.. 크세르크세스.입에 딱붙는거 같은건 착각일까; 기원전 480년, 페르시아 제국을 통치하던 크세르크세스 1세. 그는 선왕이 그리스와의 전투에서 졌기에 호전적인 도시국가를 자기 발밑에 두고자 했다고 한다. 그래서 또 전쟁을..정말 역사관련 책들을 보다보면..최소 50%는 전투..전쟁...전투..전쟁이다..왜그렇게 다들 싸우지 못해...안달이었을까 ㅠ 해전을 치뤄야 할까를 두고 고민하던 중 한 노예가 나타났다. 그는 중요한 정보를 건넸고, 노예의 말을 믿고 크세르크세스는 해전을 치룬다. 결과는 ...참담... 왕은 전함도 베테랑선원들도 병사들도..심지어 자신의 형제도 잃었다. 실수로 인한 결과라고 하기엔..너무 큰...엄청난 결과가 아닐까. 아무리 지금처럼 인터넷 검색등을 통해 자료를 검색하는 시대가 아니라곤해도.전쟁을 치루는 건데.. 검증되지 않은 노예의 정보를 철썩같이 믿을 수가 있는건지..개인적으론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적어도 수백의 목숨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기다렸던 그럴싸한 정보라도 확인을 하고, 또 했어야하지 않을까..
역사가 이렇게 흐르려고 했던 것인지...책을 보다 보니 이렇게 좀 어이없는 실수로 이어진 큰 사건들이 많았는데..왠지 실수로 인한 결과라기 보다는 그저..운명이 아니었을까..나중엔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는.
6번째 실수로 등장하는 " 정치적 자살 행위". 티베리우스 그라쿠스의 죽음. 이 이야기는..솔직히 "실수"라고 하기엔..좀...말의 어패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단히 요약하면 로마의 원로원이 자신들이 원치않는, 자신들의 권력을 위협한다고 느껴지는 공약을 제시한 그라쿠스를 원로원의 의자를 떼어내 때려 죽이고, 시민들이 알고 들고 일어날까봐 그의 시신을 티베 강에 버린...대중의 리더를 살해한 실수로 원로원은 힘을 잃고 결국은 권력을 영원히 빼앗겼다는 거였는데.. 이 이야기가 과연.."실수"라는 단어를 쓸만한 이야기인가..살해가 어떻게 실수야..이건 그냥..범죄지.. 그라쿠스가 그렇게 억울한 죽음을 당함으로써...결과적으론...망해야하는 원로원이 망하긴했다만..
15번째 "고양이에 관한 미신". 흑사병의 시작. 흑사병은 워낙 유명한지라..그에 반해 그 시작이 무슨 이유인지는 자세히 몰랐기 때문에 제목부터 기대가 되었던 부분이다. 근데..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의 꼽히는 흑사병의 시작이 몽골이라니; 몽골에서 처음 발병해 중국으로 확산되었고 무역선을 통해 유럽에 유입되었다니.. 처음 알게 된 이야기에 뭔가 의외라는 생각이.."흑사병=유럽의 전염병"이란 생각이 뿌리깊게 박혀 있어서 처음이 몽골이란 글을 보고는 깜짝 놀랬었다. 고양이가 숙주라는 말이 돌면서 사람들이 고양이를 무차별적으로 죽였고, 이로 인해 림프종페스트라는 가장 흔한 형태의 전염병이 퍼졌는데 쥐가 이를 옮길 가능성이 높았다고. 쥐를 숙주로 삼은 벼룩이 사람에게 옮아갔고 쥐는 쥐대로 인간을 물어 옮겼다는...쥐를 잡는 고양이도 없고..ㅠㅠ 슬프지만 이것도 고양이를 무차별적으로 죽인일을 실수라고 보기엔 좀..ㅠㅠ
아! 드물게 좋은 일도 있었다. 18번째 "결과가 좋았던 실수".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콜럼버스가 경도 각도를 잘못 계산했고, 그가 본 프톨레마이오스 지도도 정확하지 않았고. 하지만 그로인해 발견한 신대륙. 스페인 정보는 200년 이상 새로운 곳에서 약탈한 부와 권력을 누렸고, 유럽에 대륙 두 개를 소개했다는. 이것은 정말 드물게. 좋은 경우였다. 아..발견된 입장에서는 또.. 아니겠지만..
아! 또 하나. 35번째 "인류를 구한 최고의 실수" 항생물질 페니실린. 지금은 워낙에 흔하게 복용하고 있는 약이 아닐까 싶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주 복용하고 있는 이 약이 어느 연구가의 치열한 연구 끝에 발견된 것이 아닌 어이없는 실수로 발견되었다는 것. 1928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관한 연구를 하던 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관한 연구 중 박테리아 샘플 뚜껑을 덮지 않고 방치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심지어 그대로 휴가를 떠난.. 이 어이없는 실수를 통해 플레밍은 푸른곰팡이가 주변의 박테리아를 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로인해 최초의 항생물질 페니실린을 발견하게 되었다는..놀라운...이야기..ㅎㅎ
그리고 가장 짧게 느껴졌지만..생각은 가장 오래했던.. 44번째 "불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다". 6.25전쟁. 얼마전 방구석1열이란 방송을 통해 영화 태극기휘날리며란 영화에 대해서 다룬 방송을 봤었다. 오래전 영화라 기억이 흐릿했는데..우리나라가 6.25란 전쟁을 겪으면서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는지.. 아직도 그 전쟁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지..왜..같은 민족끼리 그렇게 치열하게 싸웠고, 전쟁 이후에도 아픔을 완벽히 치유하지 못하고 있는지..여러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보다보니..1950년 1월 12일, 미국 국무장관 딘 애치슨은 미국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 발표는 러시아, 중국 그리고 그들의 위성 국가들 즉 공산국가에 경고를 보내는 것으로 보였는데, 당시 갓 독립한 남한이 그의 발언엔 포함되지 않았기에 김일성이 애치슨의 발표를 남한이 미국의 보호를 받지 않는 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기뻐했다고..이게 전쟁이 이유 중 하나라고.. 이후 1950년 '아시아 어디든지'라는 NSC68이란..강력하고 분명한 경고 선언이..극비로 분류되고... 소련과 북한은 이 조치에 대해 알 수 없었고.. 음..솔직히 이 부분은 좀 더 자세히 다루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그건 어디까지나.. 우리 역사라는 점에서 내가 더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인거 같고.. 6.25를 좀 더 자세히..그 원인이 단순한게 아니었다는거..좀더..자세히...다루어줬으면..ㅎㅎ
내 기준에서 이 책속에 등장하는 실수들 중에는 뭔가.."실수"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엔 좀.. 그 덩치? 그 대가?가 너무..치명적인게 많았다. 실수라는 거 자체가 조금만 더 확인했다면 발생하지 않을 것 같은 것들도 많았고.. 그치만 이런 실수? 이런 일들이 다..차곡차곡 쌓여서 지금이 된거니까.. 다시는 이런 실수가 발생하면 안되니까...그야말로 뼈아픈...책이었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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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회사 전자도서관에서 대여해서 eBook으로 읽는다. 유명하고 대중성이 있는 책들은 이미 모두 대여와 예약이 꽉 차있어서 무언가 읽을 만한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굳이 알 필요는 없지만 알고 있으면 괜찮을 만한 역사 이야기 같기에, 알쓸신잡 같은 느낌이 들어 선택했다. 길지 않은 49가지 역사 이야기. 어쩔 수 없겠지만 서양 중심적인 이야기. 그 중에 어떤 것들은 너무 지엽적인 것들이라 세계사를 바꿀 만한 것들이었을까란 생각도 든다. 그냥 재미로 읽을 만한 이야기들. 하지만 역사의 단면을 보다 자세히 알려 준다. 그 동안 역사적 사실로, 큰 그림으로만 알고 있었다면, 이 책은 그 큰 그림을 좀 더 자세히, 큰 그림을 몇 개로 나누어서 설명해 준다. 그리고 굳이 몰라도 되는 이야기들까지. 역사는, 인간의 삶은 계획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계획을 했다고 하더라도 실수든 우연이든 무언가 알수 없는 힘에 의해 움직이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흐른 뒤 그 결과를 고찰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그 때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 하고 탄식하는 것은 별 의미는 없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냥 재미로 읽으면 되는 책 같다. 그런데 영어 제목은 <100 Mistakes That Changed History>인데 왜 49가지 밖에 안나오는걸까? 흥미로운 책이지만, 그리고 한번 쯤은 읽어보면 괜찮은 책이지만, eBook 으로 대여하길 잘한 듯. 책으로 구입했더라면, 조금은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역사의 실수를 배우지 않는 사람들은 같은 실수를 저지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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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1390년의 투탕카멘 무덤의 비밀에서부터 2008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역사가 논하는 시대의 처음과 거의 끝까지의 과거에서 '실수'가 그 흐름을 바꿔 버린 사건들을 49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고양이에 관한 미신 흑사병의 시작. 1348년> 고양이가 숙주라는 루머는 카톨릭교회가 주도해 퍼뜨렸다. 고양이가 사라진 도시에서는 쥐가 위글거리기 시작했다. 흑사병이 창궐한 기간에 퍼진 림프종페스트는 가장 흔한 형태의 전염병이었다. 쥐가 림프종페스트를 옮길 가능성이 높았다. 쥐를 숙주로 삼은 벼룩이 사람에게 옮아갔고 쥐는 쥐대로 인간을 물어 연쇄 감염을 일으켰다... 1348년부터 1352년까지 유럽 인구의 절반이 사라졌다. 사소하기 짝이 없는 '고양이가 마녀다'라는 소문 하나에 유럽이 몰살당한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흑사병으로 인한 크나 큰 반전이 있다. 농사짓던 소작농의 숫자가 줄어들자 그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주들에게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며 유럽 곳곳에서 반란이 일어 났다고 한다. 기도로 구원을 받지 못하자 교회는 권력을 잃기 시작했다. 봉건제의 몰락과 종교적 변화, 르네상스의 태동을 이끌어 냈다. <길을 잠롯 든 바람에 일어난 전쟁 오스트리아 대공의 사라예보 방문. 1914> 하지만 페르디난트는 수류탄 폭발로 다친 사람들을 먼저 만나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사라예보 시장이 탄 차량이 앞정서 길을 안내했고, 두 대의 차량이 병원으로 향했다. 여기서 치명적인 실수가 발생한다. 첫 번째 차가 길을 잘못 든 것이다... 앞서 권총을 발사하지 못했던 흑수단 암살 미수범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대공 일행이 잘못 들어선 길에 있었다. 1914년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 피살 사건. 첫 번째 시도에서 실패하고 두 번째에 암살이 성공한 것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 줄을 몰랐다. 그리고 하필 잘 못 든 그 길에 암살 미수범이 있는 건 또 무슨 우연이람. 병원으로 가는 길만 실수로 잘 못 들지 않았더라면 1차 세계대전은 일어나지 않았을 역사였는지도 모른다. <공산주의 씨앗을 심은 독일의 결정 볼셰비키 혁명. 1917년> 러시아 혁명을 일으켜 러시아가 전쟁에서 빠지도록 만들겠다는 레닌의 약속은 곤란한 상황에 있던 독일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독일은 레닌을 고국으로 돌려보내는 데 동의했다. 레닌은 러시아 황제의 비밀경찰을 피해 스위스로 도망 가 그곳에서 볼셰비키당(러시아 공산당)을 창당했다. 레닌이 러시아로 돌아 간다면 공산주의 혁명을 일으키겠다며 독일 대사를 찾아간다. 러시아가 혼란에 빠진다면 손해 볼 것 없다는 계산에 독일은 레닌이 러시아로 귀국하는데 도움을 준다. 돌아간 레닌은 러시아에서 혁명에 성공한다. 레닌의 볼셰비키 혁명의 성공담이 포인트가 아니다. 레닌이 러시아에서 혁명을 시작할 계기조차 없었다면 러시아와 유럽에 공산주의 물결이 일지 않았을 것이고, 그러면 공산당에 대한 정치적 반감으로 1933년 독일에서 나치가 집권할 빌미도 주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히틀러의 광기가 일으킨 2차 세계대전은 그 싹수부터 없었는지도 몰랐다는 말이다.
<대공황이 부른 나쁜 비즈니스 스무트 홀리 관세법. 1930년> 이 법안은 1929년 가을, 주식시장이 붕괴된 후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시도로, 경기 회복을 위해 2만 개가 넘는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것은 유럽 제품에 관세를 부과해 미국 제품의 내수 경쟁력을 키우려는 계획이었다. 결과는 이상하게 꼬여갔다. 유럽도 미국에 보복관세 법안을 통과 시켰다. 미국의 공장들이 유럽으로 제품을 수출하지 못하게 되면서 고용주는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임금을 삭감한다. 사람들이 쓸 돈이 없자 내수 경제가 무너지고 실업률이 급증한다. 왠지 요즘 툭 하면 화면에 튀어나오는 뉴스와 비슷하지 않은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보복 관세. 한국과 일본의 경제, 정치적 갈등. 반복되는 역사의 한 오마주에 그칠지 반면교사 삼아 건설적인 역사의 한 장면으로 남을지는 두고볼 일이겠다. 까마득한 고대에서부터 2008년 현대까지의 시간을 아우르며 굴직한 사건들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반면, 49개로 토막 토막 내다 보니 어떤 파트는 유한 흐름을 보여주지만, 어떤 부분들은 탁탁 끊기는 여물지 않은 부자연스럼움도 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번역이 좀 거칠다는 느낌이다. '역사'라 함은 필연적으로 '과거'를 내포하고 있고 여기에 미래 시제는 없다. 또 '과거'라 함은 현재에서 돌이켜 봄에 반드시 상당부분 아쉬움과 후회, 실수를 품고 있다. 그렇기에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자'라는 흔해 빠지면서도 반복되는 역사를 되풀이 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인 듯하다. 지금의 역사를 후세에서 실수의 역사라는 프레임으로 돌려 본다면 어떤 멍청하고 치명적인 '실수'가 튀어나올지.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