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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신군부가 권력장악을 위해 민주화를 외치던 광주시민들에게 무기로 시민들을 제압하고 살인을 저지르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지금도 온 국민을 분노에 떨게 만드는 역사적 사건이다. 아직도 그 당시 피해자들 그리고 자식, 부모를 잃은 가족들의 슬픔을 보듬어주고 감싸안아주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것 같다. 5.18 광주민중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 책을 볼때마다 가슴이 아리고 마음속 한켠에서 분노가 인다. <오래된 뿔>은 1987년 6.29 민주화 선언이 일어났던 시대를 배경으로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지방의 신문사 기자가 누군가에 의해 위협당하더니 결국 깡패에 의해 살해당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경찰은 단순 시시비비사건으로 마무리 지으려고 하지만 싸움의 흔적도 없고 단칼에 급소가 찔린 점 등에 의문을 품은 동료기자는 친구의 죽음을 개인적으로 조사하기로 한다. 친구가 죽기 몇일전 이상한 행동과 그가 남긴 유품들을 근거로 조사에 들어가자 정치 실세 장상구 국회의원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연결고리가 이어진다. 하지만 범인이 누구인지 심증은 있지만 확실한 물증은 없으니 동료 기자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내기에는 긴긴 시간들이 소요된다.
1980년 5월 처참했던 그 시절과 1987년 6월을 오가며 장상구를 향한 복수심으로 가득한 또다른 두 인물이 등장한다. 너무 많은 인물들과 복잡한 이야기의 흐름에 지루함도 있었지만 누가 범인인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범인은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을지, 복수심에 불탄 세사람은 어떤 방법으로 범인을 단죄할까란 궁금함에 이 책을 읽게하는 묘미였다.
5.18 광주사태는 교과서나 신문기사, 드라마를 통해 보면서도 두렵고 무섭고 그 당시의 권력을 장악하려는 군부세력에 대한 반감이 많았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때의 상황을 너무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대충 알고 있던 역사적 지식을 이 책을 통해 상세히 알게 되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그 시절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몇몇 권력자들의 지시에 의해 어쩔수 없이 가해자가 되어야만 했던 사람들, 그 사람들 또한 사람을 해쳤다는 정신적 피해로 오랜 세월을 피해자, 피해자의 가족들만큼이나 힘들게 살아왔다. 오랜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들의 상처에 난 뿔은 점점 더 자라나고 있는데 가해자들은 시대적 상황이라면 외면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아직까지도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모르고 오히려 권력을 휘두르며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는 장상구 의원의 모습에 분통이 터진다. 어떻게 해야 이 사람의 당당함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그 사람 주변에서 어떻게든 콩고물이라도 얻어 먹으려고 갖은 아부를 떨고 있는 사람들 또한 우리사회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아직도 변하지 않는 모습들에 또 한번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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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현대사의 가장 비극적인 일이라고 불리우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를 다루고 있는 소설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오래된 뿔' 역시 5.18 광주민주화운동 현장 속에 있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군사독재정권의 편에 있었던 가해자는 떵떵거리며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기는 커녕 진실이 밝혀질까 끊임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으로 피해자는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목숨을 지키기 위해 오히려 진실을 숨겨야만 했다.
지방 신문사에 근무하는 기자는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밝히고 싶었던 진실을 숨기고 조용히 사직서를 제출한다. 그의 이름은 박갑수... 얼마전에 그는 필화미수사건 칼럼을 담당했으며 이 일로 인해 그가 사직서를 냈다는 것을 회사내의 유일한 동료 양창우는 어렴풋이 짐작하게 된다. 창수는 떠나는 갑수와의 마지막 술자리에서 우연히 갑수가 써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명함을 가져오게 된다.
박갑수가 파헤친 필화미수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현직 국회의원인 장상구 의원으로 그는 박정희 군사독재가 끝난 이후 육사 11기 선배들이 벌이는 일을 눈치채고 누구보다 선배들의 일을 도와주며 세력을 키워 온 인물이다. 자신이 터를 잡고 세운 학교를 4년제 대학으로 승격화 시키며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실질적인 인물이다.
신문사를 떠난 박갑수가 시비 끝에 죽음을 맞이 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 양창수.. 창수는 갑수가 이야기를 나누던 오마담을 통해 이 사건이 단순 살해사건이아니라 계획적인 살인임을 감지하게되고 예전에 술자리에서 주었던 명함 속 인물에게 전화를 걸게 된다.
'오래된 뿔'은 등장인물마다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신문사 사주인 민응수, 장근수의원, 양창수, 오마담, 깡패로 나오는 변도수, 박태춘을 비롯해서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서창수.... 그는 5.18 당시 장근수 밑에 있던 부하로 장근수 부인은 물론이고 진압 당시 결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고 보지 말아야할 것을 본 것으로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다. 또 한사람 다른 사람으로 행세하고 살아가는 의문의 남자
양창수기자는 죽은 동료 갑수의 살해 비밀을 파헤쳐간다. 갑수가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수수께끼 속에 남긴 물건은 무엇인지..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감시하는 장의원의 행보는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또 양창수 기자가 박갑수의 고향 집을 찾아갔을 때 그에게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쌍둥이 형제와 일제치하 친일파로 살고 국가의 권력이 옮겨갈때마다 갈아타며 여전히 한국사회를 이끌어 가는 중심에 서 있는 사람들에 대해 토로한 이야기는 씁쓸한 뒷 맛을 남긴다.
1권은 정확한 진실은 무엇인지 뿌연 안개속에 가려 있다. 저자 고광률 작가님은 비극적 역사적 진실을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입을 통해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절묘한 스토리로 풀어내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궁금하고 다소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지만 역사가 가지고 있는 비극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간이라 즐겁게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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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아픈 근대사가 있다. 상처없는 역사가 어디에 있으랴만, 그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 덮어버리려는 그래서 건강해진 역사도 있을 수 없다. 아픔을 치유하는 고통의 과정속에서 또다른 상처를 예방하는 지혜를 찾음으로써 종내에 이 아픈 근대사가 역설적으로 건강한 역사발전의 토대가 되는 가치를 부여받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에게는 아픔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생략되고 있다. 오히려 이독제독(以毒制毒)의 방법으로 과거의 상처에 대한 아픔을 새로운 상처를 통해 잊게 하려는 위험한 접근이 시도되는 듯하다. 결국 우리 역사의 몸속에는 여러 종류의 독이 서로를 응시하고 우르렁거리며 언젠가는 터질듯이 잔뜩 부풀어 있는 형상이다. 태풍의 눈속에서의 고요함을 '안정'의 상태로 바라보는 어리석음의 상태이다.
이 소설은 크게 네 부류의 등장인물이 존재한다. 먼저 일제시대에 나라와 민족을 팔아먹고 부귀영화를 누렸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우리 민족의 독립과 함께 숙청의 대상이되어야 했었으나, 반공의 기치를 내걸고 오히려 독립투사들을 제거하고 사회 권력자로서 더욱더 위치를 공고히 한다. 둘째는 앞선 검은 권력자들의 폭력에 직접적인 피해를 당한 부류이다. 이들은 쌓인 울분을 서투른 방식으로 표현하여 제3자들에게 또는 사회일반에 검은 권력자들의 만행을 또한 본인들의 직접적인 피해상황을 제대로 전달해내지 못하고 있다. 셋째 부류는 앞선 검은 권력자에 기생하는 부류이며 넷째 부류는 아마 우리와 같은 일반사회 구성원들이리라. 이들은 검은 권력자의 행태를 비판하고자하나 검은 권력자의 비리를 파헤치는 수고는 하려하지 않는다. 더불어 검은 권력자에의해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을 위로하려 하지만, 그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이해하거나 적극적으로 치유하려는 수고도 하려하지 않는다.
소설속의 양창우 기자는 의문사한 박갑수 기자의 친구로서 등장한다. 작가는 양창우 기자를 네번째 부류인 우리를 대표하는 인물로 설정한 듯 싶다. 양기자는 주어진 단서들을 통해 스마트하게 추리해내지도 못하고, 의심가는 사건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몰입해내지도 못한다. 이런 답답한 캐릭터의 양창우 기자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작가는 이야기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하여 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표현한다. 80년 5월의 광주에는 검은 권력자와 권력자의 개들과 그 개들에게 물어 뜯기는 사냥감이 존재한다. 사냥개와 사냥감 모두 인간으로서 취급받지 못한다. 모두 가련한 피해자들이다. 권력자들은 이들 피해자들을 개와 사냥감이라는 구도로 서로를 응시하도록 시선을 묶어둠으로써 자신에게 쏟아질 해부의 시선을 제거한다. 권력자에게 돈이 몰리고 권력자들은 이 돈으로 새로운 사냥개를 곁에 둔다. 이들 사냥개들은 검은 권력자에게 권력과 돈이 집중되도록 보조 역할을 충실히 한다. 아이러니함은 이들 사냥개들은 사냥감들 중에 선택되어 진다는 것이다. 사냥개로 변신한 그들은 그들이 과거에는 사냥감이었음을 망각하고 사냥개로서의 지위에 만족하며 권력자에 기생한다. 그들은 과정의 투명성 보다는 결과의 포장에 가치를 부여하는 권력자의 구도에 자신의 생의 가치를 위탁하는 것이다.
결국 작가의 의도를 몇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겠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가치관에 대한 비판이 있다. 물질만능주의로 대변되는 이 가치관은 과정의 불합리와 폭력성, 위법성, 추악함 등을 모두 무시하고 결과만을 중요시한다. 결국 과정이 무시되므로 돈이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불문하고 상대의 것을 뺏고 빼앗기는 구렁텅이에 빠져든다. 이 구렁텅이 싸움에서 승률을 높이기 위해 권력이라는 도국를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자가 있음을 탓할 수는 없다. 우리는 과정을 무시해도 된다는 전제로 이 구렁텅이로 뛰어들었음으로. 이들을 탓하려면 먼저 우리 스스로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룰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우리 사회와 삶을 지탱할 철학이 필요한 것이다. 진지한 사유가 요구되는 순간이다. 작가의 다른 메시지는 이런 우리의 철학을 세우는 우리의 자세에 대한 메시지이다. 양창우 기자로 표현되었던 사회 일반의 우리들은 우리 역사 또는 사회에 대한 좀더 냉철한 시선이 요구된다. 우리의 아픔을 찾아내어 위로만이 아닌 적극적인 치유를 실행해야 함은 물론, 아픔의 근원을 찾아내어 도려내는 수고와 고통 감내를 요구한다. 행동하는 양심이 요구되는 것이다.
작가가 요구하는 진지한 사유와 행동하는 양심은 우리를 자유롭고 풍요롭게 해줄 키워드임은 자명하다.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방법론과 프로세스 구축이 관건으로 여겨진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같이 고민하고 동참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2005년 5월 31일에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이 공포되고, 같은 해 12월에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다. 이 단체의 활동 목적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전후, 1945년 8월 15일부터 권위주의 통치시까지 항일독립운동, 해외동포사, 민간인 집단 희생 등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여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자'라고 단체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 2010년 6월에 활동을 완료했고 2010년 12월에 해산했다. 그간 승자의 목소리에 묻혀 왔던 이들의 억울한 희생과 죽음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고자 만들어지고 활동했던 단체였기에, 위원장을 맡았던 이의 위와 같은 발언은 더욱 큰 충격과 당황스러움으로 다가온다. 이 짧은 망언을 통해 그간의 위원회의 활동마저도 과연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였을까 하는 회의가 드는 것이다.
<오래된 뿔 1, 2> (2012, 고광률 지음, 은행나무 펴냄)은 1987년, 격렬한 시위 끝에 민주화와 대통령 직선제를 약속한 6 · 29 선언이 나와 민주화에 대한 기대가 싹트던 때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1980년에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이 잔인한 살육으로 끝나고 의도적인 왜곡과 은폐로 숨겨져 있던 시대에, 이런 민주화 바람은 진실 규명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낳았다.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쌍둥이 동생을 잃은 박갑수는 신문사의 기자가 되었고, 당시 진압군의 지휘관으로 부하들에게 살육을 명령하고 박갑수의 쌍둥이 동생을 사살한 장상구 대령은 국회의원이 되어 이 사건의 중심을 이룬다. 이들 사이에서 기록과 서류를 맡은 서창수 중사, 북파 간첩 출신으로 당시 광주에 잠입했다가 박갑수와 인연을 맺게 된 구성도, 박갑수에게서 야학으로 공부를 배웠던 우명순 등이 광주의 그 잔혹한 나날들을 구성하며, 박갑수의 죽음을 추적하는 양창우 기자가 사건의 내막을 짜맞추는 역할을 한다. 피해자는 피해자대로, 가해자는 가해자대로 괴로움을 겪지만, 정작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하는 장상구를 위시한 정치가와 군인 들은 국가를 위한 일이었다면서 죄책감은커녕 당위성과 분노를 표현한다.
한나 아렌트는 나치 장교이자 유태인 학살의 주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 과정을 담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악의 평범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광주민주화운동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겠다. 위에서 내리는 명령에 무조건 복종한 이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고 여긴다. 생명보험처럼 끝까지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명령 기록을 챙겨 다니는 장상구의 모습은 바로 그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일까?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이 부조리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라는 유행어만 낳은 광주민주화운동 청문회에서도 전혀 해소되지 않았고, 오히려 그 억울함만 더해 가고 있다.
정치권력과 언론, 폭력 조직, 거기에다 경찰까지 더해, 그들만의 연계가 이런 억울함을 더하는 족쇄가 되어 있는 듯해서 암담하기만 하다. 벌써 발생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규명되지 않은 이 살육의 정리와 진실, 그로 인한 화해가 더 늦기 전에 절실해진다. '용서하지만 잊지 않겠다'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죄를 지은 자들의 뉘우침과 사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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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회원이 사서로 일하고 있는 부산 터널 입구의 [글마루 작은 도서관]에서 모였다. 도서관 이름이 참 정겹고 예뻤다. 토요일 늦은 오후라 그런지 도서관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밤 8시까지 문을 연다고 했다. 1층은 어린이들 책들이 있었고 2층에는 성인들을 위한 책들이 다양하게 있었다. 평소보다 회원들이 빨리 도착해서 토론도 일찍 시작됐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요즘 읽고 있는 책이나 읽은 책에대해서 말하는 시간이 되었다. 나는 [오래된 뿔]읽고 있다고 했다. 이책이 어떻더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5 .18 광주를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했더니 어떤 회원이 자신은 5.18을 다룬 책들이 너무 많아서 식상하다고 했다. 물론 그 사람은 5.18을 겪지 않은 경상도 사람이다. 나는 80년대 중반에 대학을 다닌 사람이다. 한학기도 제대로 수업이 진행된 적이 없었다. 학교주변에는 늘 전경들이 배치되어있었고, 학교안에도 짭새가 진을 치고 있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5.18 광주에 관한 이야기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대자보를 통해서 사진과 함께 나붙기도 했다. 그러다 87년에 6.29선언이 있었다. 그후 소문으로 입에 오르내리던 5.18 광주에 관한 것들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정말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처참한 광경이 실제로 자행되었다니! 난 거의 50평생을 살았지만 아직 광주에 가보지 못했다. 전라도 쪽에는 친척도 거의 없다. 이모가 한분 계시지만 전주에 사신다. 그러한 고로 5.18과 관련된 아픔은 전혀 없는 사람이다. 내 입장에서 5.18은 정말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안타까운 우리나라의 현대사일 뿐이다. 그래서 5.18 당사자들의 아픔이 어떨지 짐작만 한다.
[오래된 뿔]의 박갑수는 5.18의 피해자이고, 장상구 는 가해자이다. 피해자인 박갑수는 장상구를 응징하기 위해서 그가 5.18 광주에서 저질렀던 만행을 만천하에 밝힐수 있는 자료를 공개 직전에 살해 당한다. 박갑수 살인 사건을 맡은 경찰은 장상구에게 매수 되어서 단순 살인사건으로 처리하고 박갑수 살인사건은 심증은 있으되 물증이 없는 사건으로 오리무중 속으로 잠겨들어간다. 결국 해결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가해자 장상구는 온갖 비리속에서도 굿굿하게 정치생명을 이어가고 있다는 결말이다.
5.18의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그이야기 너무 식상하니까 이제 그만 우려먹었으면 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5.18의 피해자들은 어떤 시원한 결말을 보지 못했다. 새로 정권을 잡은 사람들은 변죽만 울리고 자기 밥그릇 챙기기 바쁘다. 가해자들은 이제 기득권을 차지하고 색깔론을 앞세워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그러니 피해자들은 정말 뿔이 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다. 결국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체 끝난다. 소설이 진행되는 방식도 계속 변죽만 울려서 독자를 답답하고 지루하게 만든다. 그리고 결말은 허무하기까지 하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처럼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결말을 원한 독자들은 실망을 금치못할 것이다. 나는 거기까지는 가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글의 흐름이 너무 깝깝해서 짜증이 나기까지 했다. 작가가 그런것을 의도 했다면 대 성공이다. 5.18 가해자들이 버젓이 하늘을 이고 살아가는 것을 보는 피해자들의 심정이 딱 이럴거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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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둘이다. 물과 전기, 정상인 최동우와 병신 최동우, 네가 물에 잠겨 고통으로 발버둥 칠 때, 야구장에서는 기쁨의 함성이 터져 나온다." "제2의 박종철이 되지 말고 잘 생각해 봐라." (p.192)
《오래된 뿔》은 80년 5월 광주를 시작으로 1987년 6월 10일부터 6·29선언이 있기까지 약 20일 동안 계속된 민주화시위까지를 그 당시의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목격자, 기자들의 시선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80년 5월 광주의 소식을 뒤늦게 알다면 87년 6·29선언이 있을 당시 난 서울의 가까운 거리에서 그것을 지켜보았고 그래서 더 가깝게 느껴지는 일이었다. 비록 소설속의 이야기에 불과 할지라도 80년 5월 광주의 가해자들이 어떻게 변신에 성공했고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와 그 당시의 피해자들은 아직도 수면 아래에서 고통받으며 살고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언제쯤 그들의 억울함을 속시원히 풀어줄수있으며 자유로이 그 시절을 말할수있게 될까?
중면학원 설립자 장근수와 그의 아들인 현 국회의원 장상구의 비리를 알고있던(?) 박갑수 기자가 카페에서 술을 마시다 칼을 맞고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그간 수면 아래 감쳐줘 있던 사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만약 박기자의 사건이 우발적 범죄가 아닌 계획하에 이루어진 사건이라면 누가 어떤 이유로 그를 살해하려 했던 것이며 그 사건에 숨겨진 비밀을 친구이자 동료인 양창우 기자는 밝혀낼수있을까? 작게는 한 기자의 살해사건이지만 파내려가면 갈수록 달려오는 넝쿨들은 굵직한 씨알(비밀)을 달고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밝혀져서는 안되는 비밀이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꼭 밝혀야 할 것이 될수있다는 사실, 박기자가 장상구의비밀을 파헤친 이유에는 80년 광주에서 죽은 그의 동생이 있었다.
80년 5월 광주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군인들에게 끌려갔다 실종되었고 후에 시신으로 발견된 그의 동생 박갑영, 그것은 단순히 그의 동생만의 이야기가 아닌 그 당시 광주가 집이라는 이유로 볼일을 보러 광주에 갔다 갇혀버린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기도 하겠지 싶었다. '시국사범'으로 체포된 재학생인 최동우는 구속을 원하고 구속을 통해 장상구라는 의원을 치는 것이 목적이란다. '장수근의 친일반민족 행위로 여론을 주목시키고, 장상구 의원의 광주학살 관련 물증과 교비 유용 문제' 등 비리를 세상에 알리는 것이 주목적? 나를 죽여 상대를 해치려는 행동을 하는 그가 잘 이해되지는 않았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책은 처음부터 누가 배후자인지 누가 범인인지를 밝혀놓고 왜 피해자가 살해당할수밖에 없었는지를 풀어가고 있다. 그 와중에 잡혀있는 거대한 물줄기에 거스를 힘이 없어 힘없이 딸려가고 있는 나를 비롯한 독자를 발견하게 될 나름이다. 신문사 사주인 민응수, 장근수의원, 양창수, 오마담, 깡패로 나오는 변도수, 박태춘을 비롯해서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서창수 등은 각자의 입장으로 삶을 이야기하며 다른 한편으로 다른 누군가에 의한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 인물들이다. 권력의 정점에 서 있는 장근수 의원의 비리를 파헤치고 그것을 세상에 밝혀내기란 물 한 방울이 바위를 뚫는 것처럼 어렵고도 어려운 일인데 그것을 목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하긴 때론 무언가의 목적이 삶을 살아가게 만들어주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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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뿔1,2』을 읽고 광주는 내 자신의 제 2고향이 되었다. 원 고향은 전북 정읍이다. 중학교까지 고향에서 다니다가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나왔고,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해서 첫 근무지로 익산에서 일을 하다가 군대를 갔고, 제대를 한 후에 야간 대학교라도 갈까 해서 광주로 복직을 하게 되었고, 벌써 34년이 되었다. 복직 후 우선 직장에 충실하게 임했으며 도중 27세 때 야간대학교에 들어갔고, 2학년 중간쯤 직장 사표를 내고 공부에만 전념하게 되었고, 교직과정을 이수한 것이 결국 학교로 연결되어 졸업하고 바로 중학교에 들어가서 사회과 교사로서 학생들 앞에 섰고, 벌써 28년을 임하고 있다. 광주사람이 다 된 것이다. 지금까지 광주에 와서 직장을, 대학교를, 학교 근무를 하고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아 있는 사건이 바로 광주5.18민주화운동의 모습이다. 당시 근무하는 철도 직장 숙직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젊은이로서 그 모든 것을 직접 눈으로 목격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발단이 되었던 공수부대의 출병은 물론이고, 각종 장비들도 열차를 이용해서 수송이 되었고, 그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숙직실에서 이른 아침 역 대합실에 나가보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았고, 당시 광주역 광장의 분수대 주변으로 불타버린 뼈대만 남은 자동차들의 모습과 부근에 있었던 방송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시민들이 몽둥이를 들고 광주역사와 구내에 정지하고 있는 열차에 와서 유리창을 깨는 등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였다. 마치 전쟁이 끝난 시점의 모습이었다. 약 일주일간의 치안부재의 상황에서 결국 시민의 목숨을 지켜야 할 공수부대원과 시민과의 투쟁 속에서 많은 죄 없는 시민들이 목숨을 잃고, 부상을 당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당시 권력층이 내세운 것은 광주 시민이 북한의 불순세력과 손을 잡고서 폭동을 일으켜서 이의 진압을 위한다는 명분이었다. 내 자신 철도에서 일하는 공무원 신분이어서 앞장 서 참여할 수 없는 입장이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있을 수 없었던 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엄연히 발생하였고, 많은 희생과 함께 광주의 이미지가 완전 추락하는 식으로 호도하였지만 결국은 진실을 밝혀지고, 모든 사안들이 정리가 되면서 광주사태에서 민주화운동으로, 망월동 묘지에서 국립묘지로 승격이 되고, 희생자나 부상자는 보훈대상자로 인정을 받게 되고, 광주의 명예회복이 이루어져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바로 이러한 사실들을 내 자신이 사회과 교사가 되어서 교과 시간에 우리 학생들에게 그 당시 이야기를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되었으니 역사는 참으로 아이러니칼 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도 내 자신이 직접 경험한 바를 솔직히 이야기해주면 학생들의 받아들이는 자세가 매우 진지함을 느끼곤 한다. 실질적으로 경험을 하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당시의 배경과 함께 5.18광주민주화운동 이후에 전개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그냥 대략적인 내용을 알고 있을 뿐이었다. 자세한 내막과 함께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한 획을 장식한 자세한 내역은 소홀히 하고 있었는데 비로소 이 좋은 책을 통해서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우리는 생활해오면서 아니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서 일일이 간섭은 하지 못하지만 나름대로 해답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말 엉뚱하게 어떤 일이 다른 것으로 호도가 되는 경우를 보면 정말 알 수 없는 분노까지 일기도 한다. 그렇다고 하여 그것을 완전히 까발리고 할 수도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가슴속에 구멍 하나씩 간직하고 있다. 즉, 오래된 뿔을 숨기고 산다 할 수가 있다. 그 뿔이 폭발하는 날을 기대하지만 또한 그렇게 할 수가 없는 것도 현실이다. 방관자도 이럴지언대 당시 직접 당사자는 어찌할 것인가? 내 자신보다도 더 큰 구멍과 더 오래된 뿔을 숨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더라도 역사적인 진실은 밝혀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소설은 미스터리성 소설 형태를 빌려서 당시 권력의 얼굴을 뒤집어 쓴 야만에 대해서 철저하게 해부하면서 역사적인 진실에 접근해가는 저자의 창작력이 대단하다. 역사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한 작가의 멋진 모습을 감지할 수가 있었다. 한 기자의 죽음을 계기로 그 죽음을 다각적으로 접근하여 펼쳐나가는 발자취는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쉬지 않고 많은 부분을 볼 수 있도록 이야기가 흥미있게 접근해 나가고 있다. 그래서 당시의 권력의 그늘과 함께 그 음모가 밝혀지게 되는 역사 소설의 하나라고 할 수가 있다. 특별한 경험을 겪은 내 자신에게 소설의 모든 내용들이 너무 가깝게 다가오면서 확실하게 이 당시 상황을 알 수가 있어 너무 좋았다. 우리 학생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지식을 얻게 되어 매우 행복한 독서시간이었다. |
학교에서 현대사는 중학교 때는 막판에 한시간 몰아서 슬쩍 주요 선언들 중심으로 집고 넘어갔고 고등학교 때 역시 수능에 나올만한 순서나 남북간의 선언문 위주로 슬쩍 집고 넘어간 게 다였다. 생각해보니 글자도 없던 신석기 구석기에 뭘로 밥해 먹었는지는 열심히 배웠는데 막상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는게 없다.
태어나서 전라도를 두 번 가봤다. 한 번은 학교에서 수학여행 갈 때 남원 광한루에 갔다가 전주비빔밥을 먹었고 나머지 한 번도 학교에서 단체로 광주 비엔날레에 견학 간 것이다. 전라도도 광주도 나에게는 그냥 먼 도시 먼 지역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솔직히 5.18에 대해서 뭘 아냐고 물으면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박상원이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서 홀로 정지 상태로 있던 이미지가 첫 기억이다. 그 다음은 뉴스에서 군인들이 피흘리는 민간인들 (혹은 폭도라고 규정된) 사람들을 끓어앉혀놓은 영상을 본거랑 광주 진공작전을 해서 많은 인명피해가 나고 대통령 후보자들이 5.18 묘역에 참배를 해야할 만큼 큰 사건이었다는 정도...
<오래된 뿔>을 받고 1권을 읽기 전에 뭘 알아야 이해하려나...생각했지만 그렇지는 않다. 읽으면서도 알아갈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그러면서도 흥미진진하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도 어지럽다는 느낌없이 매끄럽게 읽힌다. 주제와 소재는 무겁지만 읽는 재미가 있다. 뒤가 자꾸 궁금하다.
하지만 좀 갑갑하다. 네비도 안찍고 모르는 길을 이정표만 보고 더듬더듬 찾아가는 느낌이다. 지방지 기자 박갑수가 죽은 뒤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과 그를 중심으로 한 인물들이 속속 등장할 때마다 코끼리 다리를 만지는 장님같은 느낌이다. 전체 그림이 안나온다. 이 소설에서 악의 축인 중명재단의 장근수 의원, 보좌관 허용국, 장근수부인 차수민,박갑수의 처 송영주, 박갑수의 친구 양창우,박갑수가 다니던 신문사주 민응수, 민응수의 동생이자 국정원 민응복, 카페 입술의 오마담, 장태춘, 변도수, 기리, 최동우, 양애숙 그리고 가장 중심인물 서창수, 아직은 미스테리한 인물인 사내 등등...인물이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이는 코끼리 귀, 이는 코끼리 다리...... 분명 하나 버릴게 없을 텐데....혹시 잊을까 싶어 적어가며 봤다. 양창우가 박갑수가 죽기 전까지 행적을 쫒아다니며 얻은 힌트들을 하나하나 잊을까봐 그것도 적어가면서 읽었다.
흥미진진하지만 갑갑한 마음을 해소해 줄 방법은 2권을 읽는 것이니~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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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우리 세대에게 광주민주항쟁은 그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역사적인 화두였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광주'라는 글자가 호남에 위치한 도시의 지명으로 떠오르지 않고,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아픔으로 다가오게 된다. 하지만 동학농민운동이 우리에게 아득하게 느껴지듯이 젊은세대(10~20대)들에게 광주민주항쟁 역시 그저 역사 속의 한 사건으로 인식될 수도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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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서평을 쓸려고 하니 마음 한편이 먹먹하다. 대선을 앞둔 요새 일어나는 과거사 문제와 맞물리면서 더욱 기분이 착찹하다. 일제식민지 시대를 지나, 광복이라는 시간을 지난 우리 현대사는 사실 기쁨으로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 역사를 되짚어가면 너무나 가슴 아프고, 애통한 사건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6.25 전쟁, 남북분단, 유신통치, 5.18사태, 제주 4.3 항쟁, 삼청교육대 등등 크고 굵직한 사건만 다루어도 손으로 꼽고도 남을 정도이다. 그런 시대에서 아픔과 어려움을 겪은 사람은 셀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이 <오래된 뿔>은 그 하나의 단편적 역사를 다루고 있었다.
한 사내가 시비끝에 칼에 맞아 죽는다. 그 사내는 바로 박갑수, 전직 기자였다. 박갑수는 죽기전에 자신의 아내와 뱃속의 아이에게 다가오는 협박에 굴복하여 사표를 던질수 밖에 없는 기자였다. 그런 그가 죽기 전 협박을 당했고, 결국에는 살해당했다. 여기까지만 듣고도 솟구치는 궁금증이 있을 것이다. "왜 협박을 당했고, 죽음까지 이를수 밖에 없는 박갑수 기자가 아는 비밀이 무엇인가?" 이다. 더구나 그의 전직이 기자였다는 점을 살펴보면, 그가 어떤 취재를 했는가가 더 궁금해 진다. 바로 이점을 찾아 움직이는 인물이 바로 동료였던 양창우이다. 그는 박갑수가 죽기 전에 그와 술자리를 가졌고, 박갑수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명함을 하나 발견했었다. 이것이 하나의 단서가 되어 죽은 박갑수의 과거 행적과 취재한 사건을 찾아보기 시작한다.
1권은 죽은 박갑수와 그 주변인물 그리고 양창우의 이야기가 혼재되어 나타난다. 신문사 사주인 민응수, 그의 동생이자 국정원 소속인 민응복, 카페의 오마담, 중명재단의 장근수 의원과 보좌관 허용국, 장근수 부인인 차수민, 장태춘, 그리고 알수 없는 인물 서창수. 이런 여러가지 이야기와 인물이 나온다. 그래서 하나씩 퍼즐을 맞춰나간다. 2권에서는 그 퍼즐들이 그려내는 그림을 만나볼수 있다. 수많은 퍼즐을 맞추고 하나의 완성된 진실의 그림을 만나면 만족감이 들기 마련인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떫은 땡감을 한입 베어물어 온 입안이 그 무엇으로 떫은 맛을 지울수 없는 것같이 답답하고 우울하고 슬프고 화까지 났다. 이 책이 추리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특히 무언가 진실을 마주했을때 느낄수 있는 쾌감이나 반전의 놀라움은 전혀 없었다. 제목 <오래된 뿔>처럼 감추려 모자를 쓰고 가발을 쓰고 아무리 노력해도 드러나는 낡은 뿔처럼. 뽑아내고 싶은 마음이지만 안고 가야하는 아픔처럼.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매번 마주해야 하는 뿔처럼. 그렇게 다가왔다.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도 명료했다. 그리고, 책도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나, 아팠고 슬펐고 불쾌했고 떫었다. 그러나 결코 모른척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많이 찾아봤고, 펼쳐보았고, 뒤져보았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눈감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일들이 일어나지 않게, 작은 씨앗이라도 심어지지 않게 감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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