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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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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주의 미학만을 심도 있게 다룬 책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제목과는 달리, 다원주의 미학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목이 틀린 것도 아니다. 다원주의 미학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왜 다원주의로 흘러가게 되었는지, 그 여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미학의 주된 관심사인 미, 예술, 비평 중 뒤의 두 카테고리를 가지고 미학적 사유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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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주의 미학만을 심도 있게 다룬 책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제목과는 달리, 다원주의 미학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목이 틀린 것도 아니다. 다원주의 미학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왜 다원주의로 흘러가게 되었는지, 그 여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미학의 주된 관심사인 미, 예술, 비평 중 뒤의 두 카테고리를 가지고 미학적 사유가 다원주의로 나아가게 되는 궤적을 보여준다. 모방론에서 출발하여 다원주의에 이르는 서구의 예술론의 흐름을 보여주고, 그러한 예술과 예술론의 흐름에 대응되는 예술비평론의 흐름을 보여준다.

사실, 이러한 예술론과 비평론의 내용은 새로울 것이 없다. 다른 책들을 열심히 읽다보면 다 있는 내용들이다. 이 책의 미덕은 내용의 참신함이 아니라 구성의 탁월함에 있다. 저자는 영미 미학과 대륙 미학에서 발전된 예술론과 비평론을 편중 없이 적절히 배치하고 구성해내고 있다. 기존의 미학 서적에서는 드문 경우이다. 영미 미학 관점에서 예술과 비평을 주로 접해왔다면 대륙 미학을 맛볼 수 있을 것이고, 대륙 미학의 관점에서 예술과 비평을 주로 접해온 독자라면 영미 미학이 생각보다 건조하지 않다는 것, 즉 논리와 분석에만 치우친 것은 아니라는 놀랍고 기쁜 발견을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영미와 대륙이 어우러질 수 있었던 것은 저자가 답의 유형을 따라 논의를 전개한 것이 아니라 예술과 비평에 관련된 핵심적 물음을 붙들고 논의를 전개하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모호하고 어렵게만 여겨지는 미학의 기본 물음이 상당히 명료하게 제시되면서 글의 흐름을 끌고 간다.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쉽게 읽힌다는 점이다. 이는 한 편으로는 간결하고도 명료한 문체의 덕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저자의 글쓰기가 선결문제를 남기지 않는 편이기 때문이다. 어떤 문장이나 문단을 읽고서 이해가 되기보다 의문이 든다면, 글 읽기는 더 이상 진전되기 어렵다. <다원주의 미학>은 던져놓은 물음에 대해 충실히 답하려고 애쓰며, 답하지 못할 문제는 던지지 않는 편이다. 그 덕 혹은 그 탓에 약간 싱거울 수도 있겠지만, 싱겁게 느껴지려면 상당한 내공이 필요할 것이다. 그만한 내공이 쌓이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이 책의 글쓰기는 매우 고마운 유형이라 할 수 있다.

<다원주의 미학>은 같은 저자의 <예술에 관한 일곱 가지 답변의 역사>를 읽은 다음 쯤에 읽기에 적절한 책이다. 완전 교양의 수준에서 한 걸음 나아가고자 할 때 좋은 길잡이가 될 만하다. 학부 수준의 '미학 원론'으로 아주 적합한 책이다. 미학을 제대로 공부해보려는 대학생들이 읽거나, 그런 대학생들에게 강의를 해야하는 강사들이 강의교재로 사용하기에 딱 좋을 법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c***e 2012.11.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