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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시대의 불안한 변곡점에 어울리는 소설
"지금처럼 시대의 불안한 변곡점에 어울리는 소설" 내용보기
라데츠키 행진곡 합스부르크 풍경화같다 소설 자체가. 난 왜 이 시대에 큰 향수를 느끼는 것일까 고지식함이란 무엇인지가 너무 잘 나온다. 그리고 주인공을 보며 젊을때 고지식해도 문제고 너무 충동적이어도 문제되는 것 같다. 역사상 행복했던 사람은 없었고 인생사 자체가 문제다. 트로타 집안 사람들이 다 그렇다. 아버지 군수도 고지식하다. 모저가 유일한 친구라면서 대충
"지금처럼 시대의 불안한 변곡점에 어울리는 소설" 내용보기
라데츠키 행진곡 합스부르크 풍경화같다 소설 자체가. 난 왜 이 시대에 큰 향수를 느끼는 것일까 고지식함이란 무엇인지가 너무 잘 나온다. 그리고 주인공을 보며 젊을때 고지식해도 문제고 너무 충동적이어도 문제되는 것 같다. 역사상 행복했던 사람은 없었고 인생사 자체가 문제다. 트로타 집안 사람들이 다 그렇다. 아버지 군수도 고지식하다. 모저가 유일한 친구라면서 대충 대하고 피하는 군수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 도박이 나오고 제국이고 직업군인 이야기인데 러시아와는 매우 다르다. 보드카를 마시고 삶이 여전히 비참하지만 그래도 러시아식으로 심연으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술에 취해도 정중하달까 남자는 여자를 좋이하고 여자는 자신의 젊음을 사랑한다. 타우리히 부인이 트로타를 사랑하는 방식이 콜레트의 셰리와 비슷했다 직업군인, 공무원의 고지식함이란. 그런데도 이때는 낭만이 있었다. 그리고 시대가 변하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게 이들 시스템에 충실한 보수적인 사람들이라는 것도 역력하다. 백작과 청년들이 반동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주인공 시점에서는 못마땅하게 나오는데 이들은 세계, 생계, 인생과 합스부르크 사회가 직결되어있기 때문이다. 진짜 공무원 사회라서 재밌다. 변화하고 쇠락히는 시대에 어떻게 반응할까 하는 것은 자신이 지금 사회에서 어느 위치에 속해있는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능력이 있거나 아니면 아예 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한 사람들이 유리한 것이다 시대를 움직이는 힘이 어디에 있는지가 핵심인 것 같다. 이당시 출세의 방법은 전쟁에서 황제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지금에야 기업이 큰 힘을 갖지만 이때 당시만 해도 국가가 아주 절대적인 힘을 가졌던 것이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이 생각났다. 다만 일의 품위가 근면성실에 있는게 아니라 긔족적 명예에 있다는 것만 다르다 현대로 바꿔봐도 재밌을 것이다. 도박은 주식으로, 군수는 고위직 공무원으로, 군인은 rotc 입학으로 대체 기존질서가 와해되고 새질서가 생기는 과정에서 어떠한 태도를 취할 것이냐. 무수한 변화를 겪은 한국근현대가 생각난다 츠바이크의 어제의 세계가 문학가의 오스트리아였다면 이 책은 군인의 오스트리아라는 점이 다르다 프란츠 요제프 황제라는 시대의 거인의 심리를 정면으로 묘사하는 것은 마치 만의 로테 바이마르에 가다의 괴테가 연상되었다. 만의 괴테가 세상과 자연속에서 조화를 이룬 모습이었다면 로트의 카이저는 “두개의 신체”를 가지고 늙은 황제였다. 황제의 상징성이라는 게 거의 제국을 추동하는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그 제국이 황제의 나이민큼 늙은 제국이며 그 수명이 거의 다했다는 덧을 이 상징적 존재를 통해 보여줘서 작품의 예술성에 감탄했다. 기억력이 감퇴하고 자신의 나이에 충격먹고 이미 신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직위인 예루살렘의 왕이라는 타이틀도 갖고있는, 그러나 오랜평화로 늙어버린 제국. 엘리자베스2세의 영국도 생각난다. 군주제가 유지될 수 있던 이유는 엘리자베스라는 어른이 있었단 것이다 제국의 존속가능은 프란츠 요제프의 장수에 큰 이유가 있었다. 다민족국가 합스부르크 제국은 정말 매력적인 것 같다. 기본적으로 신성로마제국을 계승한 헝가리의 왕이자 그리스 정교회의 축복을 받기도 하며 우크라이나까지 영토가 펼쳐져있다. 또 유대인들도 충성을 바치며 이들도 귀족이 될 수 있었다. 수많은 민족이 또 결국 민족주의로 나가게 되는 것도 다 예정되어있는것만 같았다 중간중간 나오는 노동투쟁이나 민족주의가 시대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또 시대간 다른게 시대가 달라서라는게 지금 내 경험, 대부의 알파치노와 더불어 공감된다. 과거에는 안정된 사회었다면 이제는 그렇지 않으며 불안할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독교가 겉보기에는 제국 전체를 유지시키는 것 같지만 누구도(심지어 황제마저도) 기독교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 것은 흥미로웠다. 볼테르의 유명한 말. 신성하지도 않고 ㄹ로마도 아닌 제국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되었다 유럽 역사소설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간결한 문체가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번역서의 경우 특히 서양번역서의 경우 한국어와 문장구조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간걀한 문체의 작가들을 번역하는게 한극어로 읽을때 자연스럽고 쉽게 읽히는 것 같다. 예컨대 이 책과 더불어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책처럼. 츠바이크의 어제의 세계는 자서전이며 망명한 상황에서 썼기에 무지 주관적이라서 어찌보면 감정적으로는 동화되기 쉽지만 당시 오스트리아를 왜곡시키는 느낌도 있다면 로트의 소설은 보다 더 객관적이다. 츠바이크가 수많은 예슬가들과 예쁜 문화들만으로 비엔나를 하나의 문화적 예루살렘으로 신화화시켰다면 로트는 아주 구체적이다. 관료로서의 아버지, 군인 아들이라는. 츠바이크가 호프만슈탈과 프로이트 말러의 비엔나라면 로트는 비더마이어, 황제, 제국의 광범위한 영토 등을 다룬다. 이 당시 시대가 명예를 기장 우선시했다는 것을 되게 잘 보여준다. 아들때문에 돈을 빌려야하는 상황에서 폰 트로타를 추동하는 것은 아들에 대한 사랑보다도 관료적인 명예다. 가문을 떠받치는 것도 황제를 구했다는 것으로 제국이 없어지면 너무도 허망하게 사라지는 종이쪼가리같은 명예다 stat pristina rosa nomine est, nomine muda tenemus. 합스부르크 제국이라는 한때 강렬했던 장미는 라데츠키 행진곡이라는 작품속에 남았다. 그리고 함축적 묘사가 정말 좋다. 한문장으러 표현할 말을 정갈한 문장들로 되게 은유적으로 세련되게 썼다. 예컨대 이렇게. 그냥 “군수는 그때부터 신념을 잃고 영혼이 없었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은채 기계적으로 일했다“를 군수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출근했다. 폰 트로타 씨가 신념을 잃었다는 것을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오늘도 매우 면밀하게 업무를 처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치밀성은 완전히, 철저히 종류가 다른 것이었다. 손과 눈과 코안경의 정밀성에 지나지 않았다. 폰 트로타 씨는 열정이 사그라지고, 영혼이 멍하고 텅 비었으며, 손가락만이 아무 신명 없이 여러해 전부터 몸에 밴 대로 생기없는 기억을 더듬어 올바른 음을 내고 있는 연주자 같았다. 하지만 아까 말했듯, 이를 알아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라데츠키 행진곡>, 요제프 로트 지음 / 황종민 옮김 이렇게 표현한다. 허세와 가식없이 오랜만에 너무 재밌어서 손에서 놓기 힘든 책을 읽었다.
b*****2 2025.10.29. 신고 공감 13 댓글 11